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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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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2월 16일 00시 49분 등록
나는 연구소가 내게 부자유스럽다고 느꼈을 때 오랜 고민끝에 떠나기로 결정했다.
그때 가장 괴로웠던 것은 연구원을 지원할 때의 나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약속이었다.
나는 오랜 고민 끝에 떠나기로 결정했다.
나는 스스로 내 길을 가기로 했고 또 다시 혼자임을 선택했다.
연구소가 찍어내는 내가 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분명 연구소는 내게 큰 울타리가 되어 줄 수 있었다.
내가 사랑하는 선생님도 동료 연구원들도.
하지만 그렇게 가기에는 내 삶이 내게 너무 소중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나는 연구원의 누구도 걷지 않은 삶이 될지라도 내 길을 가기로 했다.
그리고 연구원의 사람들에게 잊혀지기를 힘들지만 기다렸다.

지금 나는 내 멋대로 산다.
그 결과야 어떻든 나는 힘들지만 내 삶을 매 순간 붙들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산다.
그것의 종착점은 나도 모른다.
그저 길을 간다는 것밖에....

불안하지만 나는 평온하게 내 길을 홀로 가기를 기도할 뿐이다.

(이 곳에 오면 보고 싶은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참는다.)
IP *.44.152.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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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석
2006.12.16 09:45:27 *.81.25.181
나도 혼자 지내는 타입이라 종승님 기분을 알 것같기도 하네요.
요즘의 내 생각을 말해본다면,
졌다. 혼자서는 살수도 없고, 의미도 없는 것이 사람이다...
이제는 혼자 나아갈 수 있다는 생각, 감히 하지 않아요.
사회적인 위치나 연령에 상관없이 사람이 얼마나 타인의 인정에
목말라 있는지, 요새는 그런 것이 자꾸 보여요.

한 달에 4권의 필독서와 리뷰, 네 편의 컬럼, 한 번의 미팅으로 나타나는 연구원생활은, 느슨하다면 느슨하고
자발적으로 끌어안자면 새로운 세계와 연결될 수 있는 교량이라고 봐요. 읽고 쓴다는 것의 생활화가 가져오는 위력이지요.
나는 내 인생 최대의 전환점에 연구소를 놓습니다.

그것은 우연의 모습을 한 필연이었지요.
내가 누군가를 만날, 새로운 세계를 만날 준비가 되어있었기에 만날 수 있었던 인연이었어요.

그만 둔 자리에 다시 자취를 남긴다는 것은,
홀로 간다는 것의 무망함을 반증하지요.

누구나 마음이 편안한 곳을 떠나지는 않아요.
무언가 불편했을텐데, 그것의 정체를 분석해보세요.

홀로 간다는 결정을 했다고 하지만,
그런 경우, 소통에 대한 지나친 열망에서 나오는 경우도 있는 것같아요. 그 누구도 진정한 소통을 외면할만큼 강하지는 않다는 생각이예요.
혹시 다른 사람의 인정과 시선에 너무 민감한 측면은 없었는지요,
외부에 과도한 기대를 한 적은요?

결국, 모든 문제는 내 안에 있다... 는 말을 하고 싶어요.
종승님이 편안한 준거집단을 만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썼습니다.
제 글의 행간을 읽어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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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6.12.17 01:42:40 *.70.72.121
왜? 불안한가요? 혼자라서? 돌이켜보니 상대적으로 처질까봐 두려워서? 내발로 나왔기에 돌아갈 수 없어서? 후회되어서? 자신없어서?

만나고 헤어짐이 인간사 아닌가요? 오고싶을 때도 있고 떠나고 싶을 때도 있겠지요. 그리고 그리울 수도 있고, 사랑한다고, 사랑했고, 아직도 기억하고 있노라고... 너무 원했지만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더라고 좀 더 신중했어야 했고, 신중하게 선택하시라고, 마음이 아련하고
더러 그립기도 하다고, 외로움을 선택한 것은 나였지만 그 때 그것이 나에게 최선이었다고, 이제와 생각하니 아쉽기도 하더라고, 혼자서도 잘 해내고 싶고 잘 살아 가겠노라고, 나는 잊혀지겠지만 부디 잘 들 계시라고... 아마도 최선이었겠지요, 나름의 이유가 있었을 테고...

여기가 무슨 아오지탄광도 아니고 떠나면 돌아올 수 없는 강이라도 되나요? 모두 잘 되기만 하면 무슨 걱정이 있겠어요? 그런 완벽을 기대하지 않으실 거에요. 아닐 수도 있지요. 다만 서로 그 마음만은 가져가자고요, 잘 하려고 모였고 그렇게 서로를 기원하는 것, 이곳에 모인 꿈 벗들의 모습 아닌가요? 연구원이든 아니든 이미 꿈을 간직하고 살아가는 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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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명수
2006.12.20 13:54:04 *.57.36.34
모처럼 종승님의 글을 읽었습니다. 무척 반가왔구요
숙제에 열중하다보니 사실 책 리뷰하고, 컬럼쓰는 난만
보게 됩니다. 이곳은 어쩌다, 아니 잘못눌러 들르는 정도예요.

그런데 여기다 그동안의 감회를 올리셨네요.
충분히 이해합니다. 동감도 하고요.
그리고 자주 만나지 못했지만 같은 연구원의
한사람으로 늘 같이 하기를 원했어요.

저처럼 나이가 많은 사람이 거의 없었기에
더욱 그런 마음이 들었지요. 그런데 스스로 그만두었다는
이 글에 섭섭함이 오는 것은 왠일일까요.

11명의 연구원 중 이제 8명만 남았어요.
연장자의 한사람으로서 모두함께 하지
못한 것에 나름대로 죄책감도 있지요.

연구원에서 물러났다고 너무 괘념치 마세요.
여기는 자신을 바꾸고자 하는 모든 사람의
마음의 문이지요. 그것이 지금이 아니라고 생각해버리세요.
그러니 자신을 변화시키지 못한다는 생각은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봅니다.

그 때가 이 때가 아니라고 차분히 여기시고
언제든지 때가 되면 찾아오세요. 스스로를
바꾸고자 하는 사람만이 세상을 바꿀수 있다는 말은
정말 옳은 말이거든요.

절대로 자신을 자신없는 자신으로 만드는 것에 반대합니다.
인간의 위대성은 본인 스스로 찾는데서부터 출발합니다.
그런 기회가 지금이 아니더라도 반드시 한번은
경험해보시기를 간곡히 권합니다.

그리고 다시 만나는 날이 우리곁에 기다리기를
바랍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즐거운 나날이 이어지길..

도 명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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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엽
2006.12.21 17:42:55 *.153.215.61
안녕하세요- 종승님.

기억하시죠? 그동안 몇 번 같이 연구할 기회가 있었던 것을요. 그때마다 제가 종승님께 따뜻하게 대하지 못한것이 마음에 걸립니다. 종승님께서 쓰신 글을 읽고는 저도 문득 맨 처음 연구원에 지원했을때를 떠올려 보았습니다. 그리고 연구원 공고를 다시 보았습니다.

3번 '연구의 방식'란에 에 이렇게 써 있었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훌륭한 스승이며, 믿을 수 있는 파트너며, 창조적 경쟁자인 관계를 통해 더불어 성장한다 ”

제 자신을 반성해 보았습니다. 제가 과연 '서로에게 훌륭한 스승'이 되었으며, '믿을 수 있는 파트너' 였으며, 또한 '창조적 경쟁자인 관계' 를 만들었는가를 요.

이런 글을 올리시지 않으셨어도 충분한 뜻을 전달 하셨을수도 있을 법한 일을 본인의 의지를 분명히 하시면서 '아름다운 퇴장'을 하시려는 그 발걸음에 박수를 보냅니다.

단, 한가지 아쉬운 것은 이것이 종승님도, 그리고 연구원들 모두 다에게 이것이 마지막이 아니라는것, 그리고 보고 싶으시면 참지 않으셔도 된다는 것입니다.

윗글의 도명수 선생님께서도 언급하셨듯이, '그 때가 이 때가 아니라고 차분히 여기시고 언제든지 때가 되면 찾아오'시길 바랍니다.

늘 건강하시고- 이 아름다운 퇴장이 한송이 꽃을 피우기 위한 씨앗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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