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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월 1일 11시 39분 등록

사랑하는 사부님께

정신없이 뛰어들어 사부님을 뵈옵게 된 것이 오랜 갈망, 평생의 처음 있는 일이기에 아직도 어떨떨 합니다. 저는 감히 올해 초가을 언저리에, 우연히 로또 한 장 꼬깃꼬깃 수첩 한켠에 넣고 다니다가 대박을 터트린, 이렇게 단방에 해결될 일일 거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한 행운을 걸머쥐듯 사부님을 뵙게 되었습니다. 참 감사합니다.

그래도 미심쩍어서 한동안 이미 저지른 삶의 잔영에 전전긍긍하며, 애타고 그립게 내 살을 꼬집어가며, 내 의식을 파헤쳐가며, 갖은 발광을 다 떨어가며 조금씩 천천히 이곳 변화경영연구소의 정체를 더듬어 가기 시작하였습니다. 저는 확실히 운 좋은 사람입니다. 그래서 아직 송구하기 그지없으나, 받은 만큼 웬수(?)를 갚는 못된 성깔과 폐를 끼치지 않으려는 자만심까지 버리지 못하였으니 어떻게 해서라도 이 공간의 한자리를 비집고 들어가 일단 궁둥짝을 걸치고, 나의 여생의 이정표로 삼으려는 욕심과 어떻게 줄기를 곧게 세워야 하는지를 딴엔 골몰하고 있습니다. 살아생전에 꽃 한 번 피우고 싶었지요.

몽오리만 맺은 채로 오랜 세월 열병을 알아 성장을 멈춘 채, 내게 꽃은 없나보다 이파리나 보전하며 살자 멍에를 걸머진 체념의 몸부림을 아마 마지막으로 칠 때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여기가 어딘지 의아한 조름 겨운 무심함이 저의 처음이었기에, 미처 정신 차리지 못하고 서성이며 둘러보고 헤매고 있습니다.

Me story가 무언지, 왜 써보라는 건지, 도대체 앞선 이들의 환희와 눈물의 의미가 무엇인지 -나는 세상의 잔치에 어느 날 초대되어 사막의 어느 구렁텅이의 한 단면일 테지 마음을 버린 채-그저 무심히 당신들의 놀이를 지켜보았을 뿐입니다. 그리고는 어, 어! 이게 뭐야? 하며 눈까풀을 비벼댑니다.

간이역이라 하셨습니까? 너무 길게 머무르지 말라함은 끝까지 목표를 잃지 말라는, 반드시 마디를 키우고 죽을 열정으로 나이테를 만들어가라는 부드러운 채찍인 것입니까? 나의 길에 어디가 종착점인지를 모르는 채 그저 막연히 기차에 올랐더랬습니다. 안다고 하여도 진정 그것이 참으로 앎이었는지 내 자신의 불확실성 속에 여행을 시작하였고, 나는 이 역에 그저 오고 싶어서, 내리고 싶어서, 이 역은 어떤 이들이 오가는지, 어떤 모양인지, 누가 살고 있는지, 인심은 어떤지, 산세랑 들은 어떠한지, 무얼 먹고 사는지, 표정은 어떤지, 무슨 일들을
하며 있는 건지, 누가 이장이고 누가 어떻게, 어떤 모양으로, 무엇을 이야기 하며 사는 건지, 색깔과 풍경과 향기와 느낌과 분위기 등을 마치 사냥개처럼 코를 벌름거려 킁킁 냄새 맡고, 시비 걸고, 딴지걸어 보며 나로서는 당신들이 이방인이고 객이었기에 남의 터전을 살펴보고 있었습니다. 채팅 한 번 안 해본 미숙의 내가 세상을 향한 처절하고 절박한 몸부림을 시작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마음은 석 달 전, 실제는 한 달 남짓한 탐색이었지요.

저는 이곳이 마음에 듭니다. 아담하고 수수한 역사가 남다른 편안함을 주었기에 내려 더듬고 있었을 겝니다. 평화롭고 안정된 인상을 주었으나 그래도 낯 선 곳, 처음인 곳이고 전혀 이런 역사에 도착한 적이 없기에 일말의 경계심도 있었을 겝니다. 역에 다닳았다하면 잊고 있다가도 먼저 왜 그리 주변의 식당을 둘러보게 되는지요. 우선 출출한 듯 먹을 만한 곳을 찾다가 이내 별수 있나 싶어 그 까이꺼 대충 골라 혹시나 문을 열고 들어가, 살짝 엉덩이를 걸쳐 주춤주춤 두리번거리며 차림표에서 시장기를 면할 만만한 것을 골라 주문을 함과 동시에, 처음 대면하는 식당 아지매의 인심이 어떠할지, 맛이 없어도 많이 줄지, 상차림은 어떠할지, 고춧가루가 덕지덕지 붙은 찬을 내어 줄지, 물 컵에 기름이 둥둥 떠 있는 것은 아닌지, 남이 먹다 남긴 찬을 그대로 내어 주지는 않을 런지, 손맛이 있을 런지 등등을 허기짐과 가격은 어느새 잊고 순식간에 내 몫을 챙기기에 여념이 없이 재빠르게 계산을 해대고 있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 꿍심을 번개보다 빠르게 살핀 후에 아지매 관상을 흘깃거리며 주방의 손놀림과 분위기를 조금 느리게 슬슬 보아가며, 쥔 아지매겸 주방을 총괄하며 바쁘게 오가는 그가 무슨 말을 걸어오나, 내가 뭘 던져볼까 능글능글 혹은 멀뚱멀뚱 켜놓은 텔레비전의 프로도 보고, 널부러진 신문지도 쳐다보며 그제서야 사람들이 먹는 풍경과 말소리가 귓가에 들려오고 뭘 시켜먹는지도 보게 됩니다.

지금의 요 모양 요 꼴에서 행여 신기루를 꿈꾸기도 하고, 더 깊이 나를 끌어내 보기도 하고 펼쳐보기도 하며, 엉망이 되고 헝클어진 내 모습에 울었다 웃었다를 반복하며 무엇인가 한 가닥의 희망을 발견해 내려 진한 몸부림을 쳐댑니다. 자신 있고 씩씩하게 무어라 말할 수 없음이 안타깝고 아쉬웠으나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지금 당장에 어렵더라도 나는 여기에 머물러야 하겠다는 확신과 신념이 분명하게 섰다는 것입니다. 워낙에 방치해온 삶인 것인지, 업을 많이 지어와 그런지 청산할 무거움과 번민 또한 많았습니다.

그리고 이제 바야흐로 서드에이지를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가 무엇보다 큰 관건이고 무게였습니다. 살아온 날보다 살아야 할 날들이 늘 버겁듯이 이제 마지막, 제발 끝까지 내달릴 수 있는, 그 초석을 다질 일을 찾는 다는 것이, 지금부터는 내 인생의 완결판이 된다는 것을 절실하게 알기에 참으로 고되었습니다. 저는 낙관적으로 인생이 많이 남았다고 생각해 왔었습니다. 한 때 5년을 50년처럼 지루하고 힘겹게 살았던 기억이 있었고, 빨리 늙어 결말을 보고픈 초조함도 있었습니다. 모든 책임을 지고 홀로서기 하는 동안에는 하루가 너무나
빨리 지나가고 미처 내가 이루지 못한 사이에 세월이 너무나 빨리 흘러가는 모습을 보고 두렵기까지도 했었습니다. 책임감 때문에 목표가 있었기에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정체성 없는 삶의 미숙함으로 인해 어느덧 지쳤고, 어설픈 삶의 대가를 치르며 사추기 같은 한 해를 맞이하게 되었으며 그 고단함에 맥이 풀어지는 나 자신을 위태롭게 바라보다 본능적인 필사의 허우적거림으로 마침내 변화경영연구소에 문을 밀치고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제 안의 감옥에 갇혀 오랜 동안 스스로 세상에 이방인인 채로, 객으로 살아온 습관을 일순간에 버리고 동화되기란 만만치 않았으나 나는 세상 한켠에서 아직도 질곡의 삶을 헤매고 있는 나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되겠다는 자각을 소중히 잡았고, 그 순간에 사부님 같은 위대(胃大)하신 분(?)의 위대(偉大)한 진면목을 생생히 지켜보며-한 술 더 먹고 싶을 때 유혹에 굴하지 않고 숟가락을 내려놓으시는 사소한 일상의 사부님 모습을 존경하며- 이 연구소에서 나의 여장을 풀고 나를 환골탈태하기 전에는 한발자국도 움직이지 않겠다는 각오를 새로이 새기며 이 역을 거쳐 가는 이들의 건강한 모습에 나의 이름을 적어보기를 간절히 소망하기에 이릅니다.

나를 제대로 알아야 하고 내 자신이 나를 들여다본다는 것이 늘 살아온 내 몸뚱이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흉허물과 나를 오롯하게 발가벗고 투명하게 들여다본다는 것이 삶을 옹골차게 살아내지 못한 저로서는 한없이 부끄럽고 초라해서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아직도 울면서, 울면서 내 가슴을 찧으면서 나는 이 고비를 넘겨야 함을 알기에 나라는 가식을 걷어내고 다시 태어나길 간절히 소망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부족함이 많은 이 사람이 행여 이 연구소를 아름답게 하지 못할까 염려도 했고 두려움도 일었지만은 저의 작은 바람으로 이곳에서 열심히 노력하는 자세를 보이는 한 사부님의 가르침을 배울 수 있다는 확신에 마음이 놓이는 섣달그믐을 맞이합니다. 사부님의 뜻과 연구소의 취지를 소중히 생각하며 배워나가겠습니다. 내 한 몸을 지키기에 급급해서 남을 돕는 다는 것은 생각도 않고 살아왔습니다. 어려서는 했었는데요, 그 기억을 더듬게 하시고 찾아 행하도록 일러 주셨지만 아직 미흡하기 그지없음에 몸 둘 바 몰라 당황합니다. 더 늦기 전에 이제는 시작해야 할 때이고 나 스스로를 먼저 도와 산 증인이 되고 그것으로써 도울 수 있는 힘을 얻기를 기도하며 새해를 시작합니다.

저를 오래 지켜봐 주셔야 하기에 또한 아름다운 꿈 벗들의 영원한 사부님이시기에 댁에 건강과 행복을 손 모아 축원합니다. 올 한 해 가장 행복한 사건이며 생에 길이 간직될 변화경영연구소와의 만남에 감사하며 무궁한 발전과 건강함이 영원히 유지되기를 합장하여 기도합니다. 새해에는 좀 더 환한 얼굴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초아선생님께

막내딸 대하시듯 안쓰러이 쓰러주시며 보살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직 미천하와 선생님의 가르침을 잘 행하고 있지 못한 듯합니다. 자신감을 찾고 꿋꿋한 삶을 찾아 나서게 되면 찾아뵙고 못 다한 말씀과 조언 나누며 맛있는 식사를 대접해 드리고 싶습니다. 그 날이 되도록 빨리 오기를 희망하며 선생님의 가정과 하시는 모든 일이 만사여의 하시고 태평하시길 기원합니다. 항상 꿈 벗을 사랑 하시고 아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새해에 뵙겠습니다. 건강하십시오.


어당팔님 서정애님께

사업은 잘 되시는 지요? 서정애님께서는 방학을 하셨겠습니다. 대나무 숲을 삐집고 불어오는 솔바람 향기를 훤히 유리창을 부시며 파고드는 햇살과 함께 흔들의자에 앉아 독서를 즐기시는 지요. 아니면 시를 읊고 계실 것 같습니다.

미지의 사람의 방문에 따뜻하게 맞아 주시어 감사했습니다. 늦은 10기이고 별로 글로 친숙하지도 못한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두 분의 기대 이상의 배려에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지 싶습니다. 늦도록 맥주를 걸친 호프집 이름이 ‘간이역’이었는데, 왜 그리 간이역 간이역 하셨는지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또 좋은 책 내시겠지요? 꿈 벗(연구원)은 체득된 삶을 글로써 남기고 조명하며 후배들의 귀감이 될 수 있도록 단단한 삶을 살아내는 것이니까요. 새해에도 기대가 됩니다. 또한 서정애님의 시집이 나올 법도 한 것 같은데요. 무척 기대가 되어요. 모쪼록 분발하시고 새해에도 좋은 일 많이 이루시길 기원합니다.


마실짱! 천안의 자로님께

마실엔 손님 가득 하십니까? 새해엔 마실이 마실다움으로 만원사례 발디딜틈 없이 바빠지시길 바랍니다. 자로님 너무 열정적이라 새해엔 또 무슨 일을 더 맡으실지 행여 누가 그냥 놔두기나 하려나 모르겠습니다. 하 하 하.

많은 일을 한다는 것, 누군가 그에게 일을 맡긴다는 것 자체가 그 사람의 역량이지요. 책도 내셔야 하고 이제 학기도 더 올라가니 게다가 마실을 잘 경영하셔야 하니 고단하실 테지만 새해에도 건강하게 잘 이루어 나가시길 기원합니다.

무엇보다 아내 되시는 분의 건강이 많이 회복되시길 바라며 -갑자기 <보왕삼매론>이 생각나네요, 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마라... 나중에 한 번 보셔요. ^^

그래서 저는 자로님께는 안주인님의 건강을 우선 빌어드리겠습니다. 새해에 꼭 만원사례 만드시고요. 한 번 더 쳐들어가게요. ㅋㅋ


사랑하는 "따로 또 같이" 우리 10기 에게

KKK회장님! 안녕하십니까요? 무척 바쁘신 것 같네요. 억수로 뵙기 힘듭디요. 아따 새해에는 글도 좀 올려주고 혼자서만 잘 살지 말고 우리에게도 쪼깨 쓰쇼잉. 파주에 <해이리> 감성, 내 연락하리다. 그때에나 면상 대면 할 수 있을 렁가 모르것네요잉. 바쁘다 바뻐! 아 그놈의 가족문화랑은 그만 챙겨불고 10기 좀 챙겨달랑께요. 나도 이제 을메 있음성 바쁠끼요. 엇따 사람이 소식일랑 전해야 쓰제. 쥐도 새도 모르게 잠적한 겨 뭐여 이거이 시방. 히히힛. 또 봐유. 아참 새해 복 허벌나게 많이 받으시고 얼굴일랑 보면 쓰것소. 글도 쬐까 올려주고잉.


막내 옹박은 올해 대박 났어. 자넨 완전 운수대통인 걸세. 알지? 허참, 쬐깐 것이 누나덜이 즐비한데 지가 먼저 설쳐야. 싸가지 없는 자슥. 정화야, 모모야 안 그냐? 우쨌거나 잘 했다. 니가 젤이여. 처음에도 그랬고 시방까지 너처럼 운수대통한 놈은 ?졍
IP *.70.7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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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박
2006.12.31 21:03:59 *.55.54.160
ㅎㅎ 입가에 미소가 번지네요~
누나, 새해 제 운을 좀 나눠드릴께요. (옛수,ㅋㅋ)
그 복 더해서 새해 복 만땅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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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제
2007.01.01 18:28:18 *.150.31.21
써니님의 글이 점점 깊어지고 마음도 점점 붉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새해에 좋은 소식이 있길 기대하며,
꿈이 꼭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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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장
2007.01.02 20:18:45 *.103.178.75
글 사이에 여백이 많은 걸로 봐서리, 문서작성 후 날라온 거 맞죠?
지금 껏 책 두권 분량 정도는 올리신 것 같은데,
써니님의 책은 언제 나오능교?.. 정해년엔 책을 꼭 정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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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7.01.02 21:40:20 *.70.72.121
함장님 안녕하세요. 아직 막내(?)10기 써니를 기억해 주시다니 감사합니다. 무슨 말씀이신지요? 저는 그저 바로 글을 쓰거든요, 근데 왜 여백이 생기는지 안그래도 누구에게 물어보려 그랬어요. 맨날 까먹어서...
제가 주책없이... 글쓰기가 처음이라서... 게다가 워드나 겨우...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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