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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월 12일 00시 26분 등록
저의 게으름을 신고합니다.
저는 거짓말쟁이 입니다. 노가리를 풀려는 게 아니면서도 제대로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순전히 나태해빠진 썰쟁이입니다. 도무지 틀이 잡히지 않는 바보 멍충이 떠벌이 푼수에 허풍쟁이입니다.

늘 계획만 근사하게 난무하고 금새 슬금슬금 아랫목에 길게 누워 시체 같은 생활을 하기 일쑤에 아닌 척 시치미를 뚝 때고서는 뽀다구만 잔뜩 내서는 허영을 떨어대는 그야말로 또라이 사기꾼 일보 직전입니다.

나는 나를 깨 부셔버리겠습니다.

저에게도 후배가 생겼습니다.
11기들이 새콤 달콤 싱그러운 꿈 바가지들을 쏟아 낼 것이며 야무지고 깜찍하게스리 이리저리 치고 들며 날고뛰고 할 터인데 나는 도무지 뭘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한 것보다 안 한 것이 더 많고 시간은 너무 휙휙 바람결에도 지나가는지 소리 없이 제 몫을 다 불사르고 내 앞을 스쳐 빠이빠이 속절없이 떠나갑니다.

그런데 그리 낙담되지 않는 이유는 또 뭔지요.
그세 노는 맛에 젖어든 걸까요? 저의 본성을 모르겠습니다.
원래 놀고자하는 것이 삶의 목적이었는지 뒹굴뒹굴 어슬렁거림이 재미있으니.
내가 추구하던 삶이 이것 이었을까 반문하게 됩니다.

노는 것이 사치나 허영 또는 무가치함이라 인습되어져 그런지 이래도 되나 싶기도 합니다만 이 한가함과 함께할 조금 더 적극적인 일을 잡는다면 좋겠지요.
그제는 교보문고에 갔다가 많은 책들에 겁먹고 짓눌려서 필요한 책 몇 권 사들고 냅다 도망쳐 나와 버렸습니다. 기가 죽었던 게지요.

저는 할 일이 많습니다.
기도도 많이 해야 하고 약한 몸도 단련시켜야 하고 늘 꾸준한 공부에 내가 꼭 해야 할 그 일도 열심히 찾아야만 하며 이 아름다운 세상에 한 사람으로 생이 다하는 그날까지 우주만물과 벗들과 사랑하며 예쁘게 살아가야 하거든요.

근데 근데 시간이 왜 이리 잘 가는 겁니까요.
우리들의 귀자는 2007 자신의 한 해 꿈 프로젝트를 근사하게 계획하고 모두 앞에서 뽐내며 기염을 토하고 마실의 자로님은 벌써 지난해에 새해의 꿈을 설계하여 아마 한참 몸매를 다듬고 계실 테고 도선생님이랑 모두들 부지런하신데 저는 마음만 태평해지니 이 무슨 연고인 겐지요.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 아라리가났네 에헤에헤 아리랑 음흠흠 아라리가났네.

또 뭘 하냐면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 총체적으로 이 시점에서 생각해 보고 한 해를 기도와 함께 설계하고 가장 존경하는 분을 따르고 밖을 걷고 뛰며 그래도 책을 간간 읽어가며 좋은 벗들을 만나며 하루는 비교하며 우울하고 어떤 날은 중심잡고 서기도 하며 북까페랑 들러가며 분위기도 살펴보고 차도 마셔보고 음식 맛이랑 전시된 책도 뒤적이며 주변거리도 거닐며 혼자서 쭈볏쭈볏 서성대며 잘 놉니다.

1월이 가기 전에 이쁜 귀자와 영화나 연극 한 번 봐야하고 (그녀 너무 바쁘다)
정화랑은 까페에서 이야길 나누던 가 밥을 먹던가 하고 (그녀 공부 많이 한다)
나와 동명이인이며 2007 새해 벽두부터 가장 큰 생산성 있는 대박을 터뜨린 복도 디기디기 많은 재동님의 아내이며 시인인 성북동 그녀를 삼칠일이 지난 후에, 맛난 죽이라도 싸들고 가 대박아드님 대통(운수대통)이를 만나 보아야겠고
요즘 들어 갑자기 동창들이 모이자고 난리니 거기에 마실도 가야한다. 그러네? 마실 이야기가 나오니 마실 생각도 나고 몇 명 동창 불러 놀이삼아 마실에도 한 번 댕겨 와야 쓰것다. 후후 와이리 좋노.

어디엘 가다가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는 것 참 아름다운 풍경이다. 나를 성토하기 위해 서두를 시작했는데 갑자기 미소가 번지는 건 요상한 즐거움이다.
게다가 늘 놀아도 바쁘다며 끙끙대는 나를 보던 친구들이 시간있을 때 보자며 사흘도리로 불러내는 통에 몸살이 날 지경이다. 벗이 있어 반기니 그 아니 즐거우랴 띵가 띵가다.

그래도 안다. 사부님은 도처에서 나를 지켜보고 계신다. 우하하. 요괴 대부?
멀리 초아샘도 귀문둔갑술로 언제 어디에 나타나 이놈! 하실지 모른다.
나는 꼼짝 없이 지옥 불 꿈길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이다. 오직 한 길 탈출구는
날개를 달아 나비가 되어 날아가는 길 밖에는 없다. 훨훨. 후야~
IP *.70.72.121

프로필 이미지
초아
2007.01.13 20:56:56 *.231.72.130
난 써니의 엄청스런 정열에 까무러 치겠구먼... 처음에는 구선생님 싸이트에 너무 많이 기고 한다고 생각했지만 점점 글솜씨가 늘어가는 걸 보고 괜찮은 공부의 방식 이라 생각이든다.
써니와 나는 한번 부산에 찾아와서 본 것과 한번 내가 전활 했지, 그것밖에 없는데 몇십년 사귀어온 사이 같이 느끼는 건 어디서 온 매듭일까?
그런 정력과 잠재해 있는 글재주, 최고로 여자로써 사랑받고 싶은 애증의 열기, 어찌면 질서 없는 것 같은 자유로움을 품고 포출치 못해온 자네를 이해 할 것 같다.

써니양!
뒷날 성공하면 지금의 행동도 허물이 된다. 동(動)과 정(靜)을 골고루 갖추는 미모의 여인이 되어라. 꿈벗이 써니와 식사 한번 하는 것이 영광이 되도록 인기있는 여인이 되거라.

"解而拇 朋至 사孚"
<내가 가는 방향을 모든 벗들이 믿으면 세상을 건질 열쇠를 가진것이다.>

써니를 믿고 존경하며 따르는 사람이 많아지도록 하여라 그것이 작가로로써 가져야 할 하나의 덕목이다. 난 써니의 글의 변화를 읽는 것도 삶의 재미 이 구나 부디 열심히 수행하고 정진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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