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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기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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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월 26일 02시 41분 등록

< 프롤로그 >



가장 최근에 본 영화는 '미녀는 괴로워'였는데 워낙 많은 분들이 이런저런 각도로 이바구한 관계로 특별하게 덧붙일 야그가 없었던 관계로 리뷰를 패스해 버리고 나니 도통 무비토피아에 올릴만한 소재가 없었다. 그래도 명색이 자칭 영화매니아인 동시에 리뷰어 아니었던가..



우짜둥둥, 이런 섭섭한 감상에 젖어있을 쯔음에 괜찮은 리뷰대상이 어제 발견되어 좋아라 리뷰작성에 돌입하였는데.. 리뷰를 쓰기전 다른 이들의 감상평을 선음미하는 버릇이 있는데 아래의 글을 읽어보고는 맥이 탁 풀리고야 말았다. 이유는 아래글에 본인이 직접 단 댓글로 확인들 해주시길..ㅜㅜ



http://blog.joins.com/fivecard/7466054



< 시간개념 해석영화에 대한 오마주 >



다른걸 다 떠나서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익숙한 '평면적이고 직선적인 시간개념'에 한방 먹이는 '입체적이고 다차원적 시간개념'을 들고 나오는 대표적인 영화들에 열광해 왔던 나같은 사람에게 이 영화는 무조건 먹힐 수 밖에 없었다.



시간을 거슬러 미래로도, 과거로도 갈 수 있으며(당근 타임머신류의 매개체가 필수적임) 현재를 비롯한 과거, 미래의 결과를 바꿀 수도 있으며(물론 언제나 원하는 바대로 바뀐다는 보장은 없다) 찰라지간의 우리의 선택에 따라 여러 차원의 시간들이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는 것 등이 위에서 언급한 시간개념 해석영화들에 깔려 있는 핵심이론이 아닐까 싶다.



우선 생각나는대로 이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영화 리스트를 살펴보도록 하자.



백튜더퓨처 시리즈 - 과거, 미래, 더 과거순으로 종횡무진 시간을 갖고 놀았죠?

터미네이터 시리즈 - 어디가 시작인지를 의심케 하는 이야기 구조의 원조가 아닐까요?

레트로 액티브 - 정말 여러번 시간여행을 되풀이 할 수 밖에 없었던 뺑뺑이 버젼.

프리퀀시 - 아기자기하면서도 흥미롭고 새로운 감각의 시간해석을 보여줌.



이외에도 직접적인 연관이 없긴 해도 생각나는 몇가지 리스트도 보자면..^^



사랑의 블랙홀 - 하루가 이렇게 여러번 반복될 수 있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첫키스만 50번째 - 매일 기억을 잊어버리는 여인과의 수없이 많은 첫키스의 의미는?

강풀의 타이밍 - 아주 짧은 시간의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능력을 보유했던 남자.

만화 리플레이 - 아주 후회스럽고 절망적인 순간에 또 다른 삶의 기회를 얻은 남자.



위에서 언급한 영화 몇편 정도를 이미 경험한 관객들에게 '데자뷰'는 그리 신선하거나 새로운 영화가 될 수는 없다. 물론 과거의 일을 현재의 시점에서 생중계하듯이 지켜볼 수 있다는 설정과 이를 최첨단 정보기술의 힘에 의한 것으로 포장하는 노련함은 점수를 줄만하지만 말이다.



동시에 아직은 이런식의 시간개념 비틀기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들에게는 다소 머리를 굴리고 집중해서 관람해야 하는 수고를 필요로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그 수고는 다행히 괜찮은 보상을 받게될 것이니 너무 걱정들 하지 마시라.





< 눈길을 끄는 배우 vs 눈에 안띄는 배우 >



덴젤 워싱턴은 언제나 듬직하고 진지하며 정감이 가는 배우다. 그가 아닌 다른 배우가 '더그 칼린'이 되어 두려움과 혼란스러움으로 당혹해 하는 '클레어 쿠체바'에게 그간 있었던 일을 설명했다면 우리들은 얼마만큼의 공감을 보내줄 수 있었을까? 물론 정말 위트있는 설명이 대본에 적혀있긴 하지만 말이다..^^



당 영화에서 처음 대면하게된 '폴리 패튼'은 시간여행의 고통과 소생술이 성공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을 이겨낼만큼 매력적이다. 그녀의 모습에서 '보디가드'에서 열연했던 휘트니 휴스턴을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었는데 분명한건 업그레이드 버젼이라는 사실이다..^^



사족이긴 하지만 주연급 남자 흑인배우의 상대역으로 백인 여배우가 설정되는 경우가 거의 없는걸 보면 영화산업에서조차도 인종문제에 대한 부담감은 존재하고 있는 것이 틀림없어 보인다. (예외적인 경우가 있으나 다른 측면에서 역시 안배가 들어간다 -흑인과 백인 상대역의 관계나 러브씬의 수위조절 등)



당 영화에서 가장 눈에 띄지 않는 배우인 발 킴머는 출연결정을 한게 의심스러울 정도로 개성빵점의 캐릭터로 분하고 있다. 이런 캐릭터라면 드니로옹이나 파치노옹이 한다해도 별 수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탑건', '히트', '세인트', '배트맨'에서의 당당한 발 킴머를 다시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쪼매 아쉬웠던 점 >



일단 개인적인 컨디션이 졸릴만한 상황인 것을 감안한다 해도, 초중반 전개가 루즈한 경향이 있다. 실제로 잠깐잠깐씩 졸음과의 전쟁을 치뤄야 할 정도였다. 다행히 폴리 패튼 엿보기가 시작되면서 진정이 되긴 했지만..^^



감독의 연출상에도 문제가 있어 보였지만 여러 대목에서 음악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쉽게도 뭐라고 꼬집어 설명할 능력은 없지만 말이다. 좀 더 쿨한 음악이 흘러야할 때 지나치게 진중하거나 클래식한 느낌의 음악이 사용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 에필로그 >



써놓고 보니 데자뷰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이 없었던거 같은데, 개인적으로 평소에 기시감을 자주 느끼는 편이다. 그중에서 '착각'과 '혼동'으로 밝혀진 것이 물론 훨씬 많긴 하지만 말이다. 그러나 단 한번이라도 진짜 기시감인 것이 있었다면 그 의미는 찬찬히 되새기고 음미해 봐야하지 않을까? 모두들 당신의 데자뷰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놓치지 마시기를..
IP *.140.145.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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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 언
2007.01.26 07:56:02 *.116.34.169
아, 요고 재미있지요.ㅋㅋ 사람들이 흔히 시간이 수직으로 흐른다고 생각하는것에 새로운 패러다임의 가설을 제시하는 하나의 입장을 영화로 잘 표현했다고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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