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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정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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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2월 1일 23시 06분 등록
이월 초하루 입니다.
어서 두툼한 겨울을 벗고 하느적 내리는 빛살의 봄날을,
약동하는 생명의 기쁨을 온몸으로 맞아들이고 싶어요.
노래하고 싶습니다. 봄날을.
동토의 땅을 이겨내고 생명의 환희로 움터 오는 새순들의 함성을 듣고 싶어요.
눈속에서도 피던 샛노란 복수초, 햇빛 향한 지고지순한 사랑을 가진 노오란 애기 수선화(그녀는 꽃대궁이 마저도 햇빛 향해 얼굴을 돌린답니다.),
제가 무척 좋아하는 자줏빛 자운영, 보라색 제비꽃들이 먼 산자락에서부터
달려온 산들바람이 먹인 간지럼을 타며 웃음을 터뜨리겠지요.
큰 것들이 올라와 그늘을 만들기 전에 먼저 한 생을 살고 씨를 물고 다음 생을 기약할 작은 꽃들로부터 이 봄은 그렇게 우리들에게 올 것입니다.
긴 겨울의 어둠 속에서도 푸른 생명의 끈을 놓지 않으며 기다림의 등불을 밝혀 두었을 작은 생명들 보며 가슴이 벅차오른다는 말을 실감하겠지요.
하루에도 몇 번씩 고 작은 꽃들의 자리 앞을 서성입니다.
개인적으로 유난히 길었던 올 겨울을 빨리 벗어버리고 싶어 그런 게지요.
입춘을 얼마 두지 않았으니 새해 새날들 맞을 차비를 해야겠습니다.
힘든 겨울이었던 만큼 봄이 더 간절합니다.

친구와 3시간 예정으로 동네 뒷산에 올랐습니다.
작은 산이지만 구릉지가 많아 오르락 내리락 제법 운동량이 되었습니다.
능선으로 접어들자 어디서 우릴 기다리고 있었던지 된바람이 순식간에
얼굴을 칩니다. 마구 두들깁니다.
볼이 얼얼하여 멍든줄 알았습니다.
그 횟수를 여러 번 반복하며 많이 걸었어요.
하산하여 파전 안주 하여 동동주 반 툭배기. 낮술 마셨습니다.
제법 취기가 돌더군요. 낮술 취하면 에미, 애비도 몰라 본다던데......

잔뜩 웅크렸던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 희망을 노래하고 싶습니다.
봄이 오고 있음에 감사의 기도 드리고 싶습니다.
IP *.81.13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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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아
2007.02.02 08:53:32 *.145.79.74
멋지다 못해 눈이시릴 정도의 화려한 문장이다. 뒷날 책을 내여 유명한 작가 되었을 때, 아무도 외국어로 번역하지 못할 정도로....
같이 살고, 같이 냄샐맛는 운제선생이 이런 화려한 아름다움을 마마 모르겁니다. 우리집에 처음온 사람은 멀리 보이는 부산 앞바다를 보면서 감탄치 않는 이가 없지만 정작 나는 무심한 눈으로 매일 바라볼 뿐인 것과 같이 말입니다. 그러나 그대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운제 만이 알 것입니다. 그게 부부입니다.

"无攸遂 在中饋 貞吉"
<아무것도 하지 않고 家人은 집에만 있어도 가정을 행복하게 만든다.>

뒷날 울릉도 여행은 운제와 같이가면서 바같양반 흉이나 같이 봅시다. 그리고 오징어회와 소주도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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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인
2007.02.03 19:36:34 *.34.114.9
여기 낮술 좋아하는 사람 몇몇 알고 있는데 다음에 꼬옥 같이 한잔..
바깥은 아직도 겨울인데 서정애님의 봄의 찬가에 마음은 고삐풀린 망아지처럼 봄을 향해 달려가려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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