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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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2(목)
드디어 내일이다.
구․본․연에 발을 들여 놓은 후 이 안에서 노는 사람들의 냄새를 맡아볼 기회가 생겼다는 것, 꿈만 같다.
물론 사람향기 물씬 풍기는 홈페이지인지라 들어올 때마다 그 내음에 취해 나가는 것이 부지기수였지만
이렇듯 사람의 형체를 보면서 이야기 할 기회가 생겼다니..
궁금하다. 다들 어떠한 형상으로 내 앞에 나타날 것인가.
결혼하고 첫애를 낳기 전의 심정이 이 심정이라면 너무 과한 허풍일까?
‘이기찬’ 이름만 기찬게 아니라 글솜씨도 기찬 이 분은 홈페이지 사진처럼 두루뭉술 해 보일까?
아니다. 블로그엔 보다 잘 나온 사진으로 올려 놓았을테니 실제 보면 못알아 볼 것임에 틀림없다.
과연 몇 명이나 자리를 채워줄까?
메일을 날린 숫자를 세어보니 21명이다. 반의 반이라도 나올까?
2,3명이 앉아서 ‘역시 오프모임은 어려운거다’ 하며 소주잔을 기울이지는 않을까?
별별 걱정이 앞선다.
소풍전야의 비 올까 하는 걱정처럼 설레임과 노파심에 제대로 잠을 이룰 수 없다.
4/13(금)
평소 저녁 9시, 10시 퇴근함에도 불구하고 저녁 6시 ‘땡’하고 종치자 마자
앞뒤 보지도 않고 가방싸서 나와 버렸다.
괜히 팀장, 직원들과 눈이라도 마주치면 모든 계획이 어긋날 수도 있다.
단, 1%의 위험 가능성도 조심해야만 한다.
단장님껜 ‘땅굴을 파서라도 여의도까지 가겠다’고 큰 소리 쳐놓은 상태다.
저녁6시에 만나는 사람들이 꽤나 신선하게 느껴진다.
바삐 움직이는 이 사람들은 다 어디를 가고 있는 것일까?
낯설은 사람들의 모습에서조차 일말의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건
내 마음의 넉넉함과 기쁨이 반사되기 때문일까?
여의도는 혼잡하기만 하다.
더군다나 벚꽃축제 기간이니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룰 정도다.
예정된 장소인 삼환까뮤 건물을 찾으니 웬 잠바를 입은 남자가 정문 앞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다.
그 모습이 건물 경비인 듯 싶었다.
그를 지나쳐 별관 건물을 헤매다 마침내 별관 5층 리쿠르트 사무실로 들어섰다.
심호흡 한번.
빛이 나는 듯 하였다. 열정과 피어나는 젊음의 활기로 가득찬 듯 싶었다.
괜히 온 듯 싶었다. 돌아가고 싶었다.
하. 지. 만.
참여하고 싶은 욕구가 내 발걸음을 움켜쥐었다.
자리에 앉으니 서로 얼굴만 볼 뿐 별 이야기가 없다.
무척 어색하기만 하다. 더군다나 모두들 샌드위치를 먹고 있으니 더 조용하다.
누군가가 샌드위치를 권한다.
목이 메일까봐 샌드위치는 손대질 못하겠다.
다행히 단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누군가가 자기소개를 하자고 한다.
메모를 안했더니 기억이 가물가물 하다.
하지만 첫인상과 2차에서 얘기 나누었던 분위기만 기술해본다.
김성주님 : 여행에서 방금 돌아온 옷차림. 이름이 생각나질 않으면 아나운서 김성주를 기억하라고. 얼굴과 전혀 매치가 되질 않아서 솔직히 기억 못하겠음. 그러나 그의 메모습관과 확실한 가치관, 그리고 여행, 삶에 대한 열정은 언제 만나든 절대 잊지 못할 것임.
주명훈님 : 해맑은 미소, 밝은 분위기 그리고 새색씨같은 수줍음. 나중 2차에서 이제 곧 아기를 볼 예정이란 얘기를 듣고 인간의 외모만으로 나이를 판단한다는 것이 실로 어렵다는 사실을 다시 깨달았음. 향후 써포터즈의 얼굴마담이 될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음.
김지혜님 : 3기 연구원 레이스에서 마지막 순간에 포기하신 안타까운 과거를 지니신 분. 자신의 주관과 앞날을 개척해 나가려는 불굴의 의지가 온몸에서 느껴졌음. 현재 고민을 안고 살아가지만 자리만 잡으면 누구보다 월등한 포스를 보일 가능성이 99.99%임.
사무엘님 : 흐흐.. 곰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으셨다고. 누나 삼고 싶다고 하면 딱 맞기 좋겠지만 그만큼 내공이 쌓이신 분이라 생각됨. 편안한 미소와 넉넉한 웃음은 앞으로 써포터즈안에 팬클럽이 생기지 않을까 심히 우려됨. 이야기를 경청할 때의 표정은 심히 압권임.
마실이님 : 이목구비가 뚜렷?(주명훈님의 표현) 원래 내 나쁜 습관 중의 하나가 미인은 제대로 쳐다보지 못한다는 것이다. 옆눈으로 힐끔힐끔 쳐다보기만 했더니 얼굴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다소 까무잡잡했던 피부와 키가 꽤 컸던 걸로 기억된다. 다음 오프모임엔 기필코 옆에 앉아 이야기를 제대로 들어봐야 겠다...(죄송..ㅋ)
임효신님 : 나와 마찬가지로 3기 연구원 레이스에서 물 먹으신 분. 차분한 말투와 사려깊은 이미지가 기억에 남음. 마실이님과 마찬가지로 다음 오프모임 때 필히 옆자리에 초청하여 이야기 하고 싶으신 분. 타의 추종을 불허할 내공을 전수받음과 동시에 ‘기’도 받았으면 함.
하효진님 : 머나먼 수원에서 여의도까지 두 아이를 팽개치고 오신 분. 소녀같은 말투와 때묻지 않은 웃음이 보는 이로 하여금 최소 10분씩은 젊어지게 만드는 능력을 갖고 계신 듯 함. ‘오늘은 택시비 챙겨왔어요!!’라고 말하며 웃는 모습에 ‘용인’에 살면서도 12시에 사라져야 할 내 가슴은 찢어졌었음. 담에 내 가슴 꼭 수선해 주시길...
박소선님 : 2차에서 말씀하신 내용 중에 63빌딩 빨리 오르기 대회에서 1등 남자가 9초에, 그리고 여자는 11초에 올랐다며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진실한 목소리와 누구보다 떳떳하고 자신있는 표정으로 우기신 그 배포에 다들 자지러졌고(실은 9분, 11분), 틀렸음을 확인하자 ‘난 수학에 약하다니까’하며 천연덕스럽게 넘기시는 표정에서 ‘뻔뻔한 백설공주’를 느낄 수 있었음.(실은 엄청 용기내었다는 사실 압니다.^^ ㅋ)
앨리스님 : 유일하게 1차에서 도망가신 분. 나를 보자 활짝 웃어 주신 분.(나 혼자만의 생각임) 밝은 웃음이 트레이드 마크이며, 진지하게 쳐다보는 표정을 보면 간이고 쓸개고 사는데 지장없을 정도만 빼고 다 주고 싶으신 분. 다음 오프모임에 보면 야쿠르트 한아름 안겨드리고 싶으신 분. 담에 꼭 뵈요.^^
이기찬님 : 처음 봤을 때 경비로 오인하기에 충분한 복장과 외모. 모임 장소에 컴백하자마자 단장 부재중임에도 먼저 ‘안면트기’를 했다고 생트집을 잡는 여유. 그리고 배고프다고 그 큰 샌드위치를 우걱우걱 씹어 삼키는 식성까지. 한반도에서 이기찬단장님 같은 분, 몇분 안되리라. 하지만 이런 좋은 시간을 가지게 해주신 그 노력만큼은 가상하기에 앞으로 잘할 때까지 단장으로 모시고 싶다. 담에 보면 친구해야지?
김영훈님 : “우리는 어제보다 나은 가정경제를 꿈꾸고 노력하는 분들과 함께 합니다.” - 경제자립 투자파트너- 내가 꿈꾸고 있는 이상적 모델을 실현해 가고 계신 분. 항상 고민하고 힘들어하지만 앞으로의 삶을 위해서 많은 노력과 힘을 쏟고 계신 분. 현재보다 미래가 더 아름다워 지실 분. 앞으로의 만남을 통해서 한 열수 배우고 싶습니다.
홍승완님 : 홈페이지에서 생각하고 있던 모습과 실제 모습이 달라도 엄청 다르신 분. 배반으로까지 느껴질 정도로 글과 형상이 다르신 분. 그.러.나 가슴의 열정과 뿜어져 나오는 햇살은 그 배반까지 잊어버리도록 해 주신 분. 헤어지는 순간의 포옹은 그리고 ‘재우형’하고 부르던 한마디는 그의 진실함이 가식이 아니란 걸 절실하게 느끼게 해 주었다. 담부턴 내가 으스러지게 안아주마.
박승오님 : ‘옹박’이란 별명이 너무 자연스럽게 어울리신 분. 예전 3기 연구원 레이스 때 보내준 메일에서 직함이 실장이라 지긋한 나이를 가지고 있었으리란 예상을 보기좋게 깨뜨리신 분. 눈에서 뿜어져 나오는 살기(?)가 내 몸을 찌릿찌릿하게 느끼게 해 주신 분. 글에서 느껴지는 여유와 유머는 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담에 보면 해부한번 해보자고 할까?
김귀자님 : 귀한 자식으로 자라서 그런지 귀티가... ㅎㅎ 새벽2시에 깬 걸 일어났다고 표현하는 자유로움. 졸리다고 호프집 탁자에 책 한권 올려놓고 조는 자유분방함. 말을 많이 하는 것 보다 남의 말을 경청하는 당신의 태도에 존경을 느낍니다. 담에 볼때는 졸린 눈 말고 초롱초롱한 눈을 보고 싶습니다.
박노진님 :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시는 분. 피곤과 피로에도 불구하고 경영대학원을 다니시는 학구적 열정. 구본형선생님의 참된 제자가 되고 싶다고 정하셨다는 필명 ‘자로’가 너무 멋지십니다. 물론 기찬님은 ‘딸랑딸랑’이란 표현을 쓰셨지만, 앞으로 많은 것을 배웠으면 좋겠습니다. 한 이십수 가르쳐 주십시오.
주말에는 가족들과 함께 벚꽃 나들이를 갔었습니다.
벚꽃만큼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벚꽃의 반만큼 차들도 많더군요.
하지만 금요일에 받은 정기가 벚꽃의 향기보다 더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만남 속에
연구원은 연구원대로, 꿈벗들은 꿈벗대로 그리고 써포터즈는 써포터즈대로
각자 맡은 바 소임을 다 할 것입니다.
그러나 더욱 더 중요한 건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은 균형과 조화, 상생이 필수적이란 것입니다.
저는 구본형변화경영연구소의 수많은 사람들이 이 ‘놀이터’안에서 유형, 무형의 놀이를 창조해 내고 끊이지 않는 흥겨움과 즐거움의 소란을 즐기며 노는 가운데, 오늘과 다른 내일, 더욱 아름다워지는 사람들로 커나갈 것이라 확신합니다.
2007. 4. 13일은 제게 잊지못할 추억의 시발점으로 평생 남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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