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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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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7월 27일 07시 44분 등록

저야말로 정희근님(저는 '정국장님'이라고 부릅니다만...) 덕분에 얼떨결에 따라간 셈인 변경사모의 영남권 모임이고, 아직도 그 참여의 의미에 대해서는 다소 얼떨떨한 상태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저는 희근님이 올려주신 사진에서 가장 좌측 맨 뒤쪽에 있는 뻘럼하게 생긴 인물입니다.

그리고, 희근님께서 소개해주신대로 월성원자력발전소에서 일을 하고 있고, 회사의 봉사대 운영이 현재의 제 직분이라 월급 받으면서 좋은 일이란 좋은 일은 찾아다니면서 해야 하는 그야말로 인생에서는 행복한 순간의 한 장에 있습니다. 다만, 세상사람들이 피상적으로 생각하듯이 그렇게 좋은 일을 한다는 것이 실행의 이전 단계에서는 많은 생각의 차이들을 극복해야 하고 게다가 이상과 현실의 괴리감은 어디에나 항상 존재하기에 과정이 그리 순탄치만은 않습니다. 제 인생의 여러 순간 중에 결코 쉽지 않은 기회 중의 하나를 얻게 된 대가로 머리와 가슴은 터져 나가는 셈이지요.

이번 모임에 참여하기 전날에도 그런 과정의 하나로 함께 고민하던 분들과 쓴 소주잔을 기울였습니다. 오는 8월에 이사를 오려고 하고 지금은 주말주택처럼 몇달을 쓰고 있는 경주 시내의 집에서 홀로 술에 취한 잠을 자고 아침에 이런 저런 집안 일들을 챙긴 후에 시내 나온 김에 희근님과 점심이나 같이 하면서 또 다른 고민들을 나누고 들어가려고 전화한 김에 이 모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실은 그 전날에 이미 희근님이 제 회사 메일주소로 그런 사연들을 알려놓긴 했지만 저는 미처 확인을 못하고 경주 시내로 나온 직후였지요. 어찌 되었든 간에 그렇게 이번 모임을 알게되었고 채 내용도 모른 채 초아 선생님과 운제 선생님과 함께 한 점심식사 자리에 함께 하게 되었고 이후 주욱 진행되는 흐름을 보면서 대강의 내용을 파악하게 되었습니다.

이 모임에서 제게 별도의 느낌을 전달한 매개는 몇 가지가 있었습니다.
우선 가장 큰 타이틀인 구본형님에 대해서는 이미 제가 즐겨 가는 인터넷 서점을 통해서 혹은 최근 몇 년간 주시하던 경영 패러다임에 대한 자료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이미 알고 있었고 연구소의 명칭도 귀에 익은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그간은 인연이 아니었던 듯 그냥 흘려 넘긴 상태였던가 봅니다.
또 하나의 매개는 온라인상의 인연을 오프라인으로 연결하는 트렌드의 한 형태라는 측면이었습니다. 이전에 제가 즐기는 음악 매니아들이 인터넷이 뜨기 이전부터 온라인 모임에서 오프라인 모임으로 연결되는 과정들을 익히 봐왔지만 이런 매니아들의 모임과는 별도로 일상생활에서도 그냥 온라인이 오프라인으로 연결되면서 제가 다소는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형태로 확산되었기에 최근에는 저도 전체를 싸잡아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모임에 대해서도 전 나름대로 전자냐 후자냐라는 저울질이 마음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짐을 어찌할 수 없었음을 고백합니다. 최종적으로는 참여자들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이것도 매니아들의 만남이라는 쪽으로 판단의 축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제 마음을 동하게 한 또 한가지의 유인은 모임에 참여하신 분들의 진지함이 묻어나고 초아 선생님이나 운제 선생님을 비롯한 많은 분들에게서 삶의 묵직함이 한껏 느껴지고 비범하게 삶을 만들어 가는 노력들이 흘러 넘친다는 점이었습니다. 물론 이 느낌이 오기까지는 제가 평소에 익히 느끼고 있는 정희근님의 자세에서도 많은 영향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전 아직도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전 일을 넓게 펴지않고 한번 파기 시작하면 바닥까지 파헤치는 경향을 가지고 있어서 이 곳도 나의 관심사가 될 수 있을까 하는 물음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해서입니다. 지금 제겐 앞으로의 제 인생에 필요한 것들을 위해서 깊이 깊이 파들어가려고 작정하는 우물이 몇 개 있습니다. 그것들과의 관련성을 깊이 생각해보고 결론을 내리려고요...
혹, 제가 너무 심각하게 생각한다고 느껴지신다면, 그만큼 아직은 섣불리 뭐라고 판단을 하기 힘든 이 모임에의 참여가 매력적이었다고 말씀드리면 적어도 제가 다른 분들에게 실례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용서를 해주신다면 이 모임에 대해서 좀 더 생각을 해보겠습니다. 매일 매일 이 곳을 방문하면서 말입니다...^^

그리고, 雪松이라는 귀중한 호를 만들어 주시고 게다가 귀중한 글을 직접 써주신 초아 선생님께는 너무 감사드립니다. 눈 위에서도 굳건하게 서있는 雪松의 의미가 제게 좀 더 시련에 맞서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감사히 받았습니다. 남들은 별것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전 요즘 제 직분을 수행하면서 시련이라고 느껴지는 양단간의 판단의 기회가 많이 생기고 그때마다 어렵지만 의미있는 길보다는 의미는 없지만 쉬운 길로 가라는 유혹을 많이 받습니다. 그때마다 그 의미를 다시 한번 새겨볼까 합니다.
그리고 주신 책을 가지고 오면서 이 기회에 인생의 길이 담겨있다고 익히 알고 있던 주역을 한자공부에 재미를 붙인 제 초딩 아들과 함께 공부를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초딩 아들이 요즘 유행하는 한자시험을 치기 시작하면서 시험 붙는 재미에 너무 글자 공부에만 치우쳐서 2급시험을 앞두고 중단시켜 버렸습니다. 이러다가 글자만 알고 한자를 다 아는 것이라 생각을 하게 될까봐서요... 주신 책으로 아들과 함께 천천히 의미를 생각해보면서 공부를 해볼까 합니다.



모임에 대한 후기라기 보다는 단편적인 제 생각만 늘어놓은 것 같아서 죄송스러운 마음이지만...
고민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 가치가 느껴진다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 날 뒷풀이에도 계속 있었다면 제 고민이 좀 덜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너무 갑작스레 생긴 일정이라 어쩔수없이 뒷풀이에 참여를 못했던 점도 용서를 바랍니다. 멀리서 오신 분들 앞에 가까이 있는 사람이 먼저 자리를 뜨게 된 것이 못내 죄송스러웠습니다.

즐거웠던 하루였습니다.

IP *.151.14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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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근
2007.07.27 09:06:00 *.124.218.100
샬롬!
역시 우리 과장님은 멋있네요.
너무 쉽게 그리고 칭찬받으면서 갈 수 있는 길이 있음에도 그것의 가치를 생각하고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으로 어렵게 그길을 가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아련하면서도 참 좋다, 멋있다, 좋은 사람이다를 늘 느낀답니다.
갑자기 연락해서 종용한듯한 느낌이 있어서 미안했답니다.
개인적으로 너무 멋있는 이들의 모임이라 생각해서 그 향기들을 좀 나누고 싶은 마음에....
종종 만나서 생각을 나누고 삶을 나누며 살 수 있는 좋은 친구가 되길 바랍니다.
계속 행사가 있으시지요?
저도 정신 못 차릴 정도이네요.
그래도 기쁘고 감사한 마음으로 임하렵니다.
있는 동안에는 최선을 다해야죠.
평안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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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7.07.27 11:23:18 *.75.15.205
김종욱님 안녕하세요? 구본형선생님은 저보다 훨씬 먼저 알아오신 것 같으니 도리어 저희들 중에 단연 선배되시겠는 걸요. 그래요, 모두들 구선생님을 사랑하는 사람들이지요. 훤칠한 사진 보여줘서 고마워요.^^

글을 읽으며 평온했는데 본인의 소개로는 <뚫어 펑>이나 <송곳> 같은 느낌을 주네요.^^ 개인적으로 초아선생님께서 지어 주신 호가 썩 마음에 드는 군요. 雪松이라... 장부의 한 번 맺은 연은 절대로 꺽지 않을 성 싶은 고고한 순결함이랄까, 강직한 아름다움이라고 할까 그런 생각이 드데요. 경주 참 좋은 곳이지요. 나즈막하고 둥근 산세와 너른 평야 고고함과 한가함이 묻어나는 천년의 숨결이 느껴지고요. 아, 부럽다.

우리 변.경.연에서도 눈부시게 아름다운 설송으로 길이 남아주시면 안 될까요? 이미 그리 되셨을 법 하네요. 자주 뵐 수 있기를 ... 인생은 우연한 인연과의 한바탕 만남과 어울림의 잔치가 아닐 런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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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
2007.07.27 11:35:25 *.109.50.48
반갑습니다. 김종욱 님!

우리가 학습과 체험을 추구하는 이유는 우리가 아는 것이 완벽하지 않다는 것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 번에 모든 것을 알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여행의 시작은 전체의 행로에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변경연(변화경영연구소)에 모이는 우리들의 행로의 목적지는 창조적 부적응을 현실화하고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꿈꾸는 사람과 그들의 삶을 자발적 협력을 통해 돕는 것입니다.

님이 변.경.연 에 합류하실 때 참고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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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순성
2007.07.27 14:52:01 *.75.252.139
반갑습니다. [영남권 모임 / 사진에서 붉은색 티셔츠]

저 역시 변경모 게시판에 첫 글을 올리기까지
5개월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왜냐하면 마음속의 그 무엇인가가 느껴져야 했거든요.
'개인의 인생'이라는 명제를 두고서
'도박'이 아닌 '투자'를 하겠다는
스스로의 깨달음을 이제야 알아가기 시작했죠.

자신에게 떳떳하기가 쉬운 일이 아니더군요.
비로소 이제 겨우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기 시작했을 뿐인데
열린 공간에서 같은 고민을 가진 종욱님을 뵈니
더욱 애틋한 마음이 듭니다.

얼마 전 역삼동(한국타이어빌딩 옆)에서 우연히 보게 된 건물의
Sign(건물 벽면의 글자)이 생각나네요.


'Zippo'

"To Make A Fire, You Need A Spark !"


P.S - 상단에 조그만 사진도 올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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