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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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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9월 21일 01시 53분 등록
여전히 '사업계획'이라는 타이틀이 부담스럽습니다.
물론 영훈님께서 새로운 의미로 재정의 하시기는 했지만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사엽계획발표의 의미와는 너무도 상이한 자리였기에 또 한 마디 하고 넘어가게 되네요.
갑작스레 거창한 타이틀을 내세워 사람들 모아 발표한다고 하니 무슨 내용인가 궁금해 하실 분들이 계실 것 같아 몇 자 적어 보려 합니다.

현재 저는 프로그래머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데 그 직업군에 속한 사람들보다 늦게 일을 시작했고 그렇기에 또래들에 비해 경력이 짧은 편입니다. 지식, 기술면에서도 상대적으로 차이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이 직업군의 현 상황이 대략 마흔을 전후로 하여 일을 계속 할 수 있는지 없는지가 결정나게 됩니다. 그리고 객관적으로 봤을 때 저의 경우는 마흔 이후까지 이 분야에 계속 남아 있기는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입니다.

사실 2, 3년 전부터 그 문제로 고민을 해오기는 했습니다.
그런데 혼자서 머리로만 궁리하다보니 무언가 나올 듯 하다마는 상황만 계속 반복되었습니다. 또 그 와중에 인생의 중대한 일들을 겪다보니 아무래도 그러한 고민이 상대적으로 우선 순위에서 밀려나 있기도 했습니다.

지난 7월 중순, 새로운 프로젝트에 투입되어 또 낯선 환경에 들어가니 내가 언제까지 이 일을 계속해야 할까 하는 문제가 좀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동안의 경험으로 봤을 때 혼자서 고민하는 것은 시간도 많이 걸리고 에너지 소모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누군가와 같이 그 문제를 고민해 보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이왕이면 비지니스 마인드가 있는 사람과 함께..

그래서 영훈님을 따로 만나게 되었습니다.
기질과 강점을 좀 더 치열하게 꺼내보고 직업과 관련된 경험, 그 외의 경험 등을 정리하여 적성에 맞는 일의 속성을 정리해 보라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그러면서 그것을 발표할 때 여러 사람 앞에서 할 것을 또한 제안 받았습니다.

사실 저는 어떤 일을 진행할 때 드러내 놓고 하는 타입이 아니기에 선뜻 응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도움 주시는 분의 의지가 그러하니 제가 무작정 거부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한편으로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의견을 구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는 것이 아무 때나 오는 기회는 아닐꺼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모든 제안을 수용했습니다. 그리고 영훈님이 시키는 대로 자료를 작성하여 보내고 미비한 점을 몇 차례 또 보완하여 발표 자료를 만들었습니다.
기질과 강점, 경험등을 정리하면서 들었던 생각은 아직도 내가 자신에 대해 잘 모르는 부분이 참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막연하게 스쳐 지나가는 것들은 있을지언정 구체적인 언어로 옮겨 적으려 하니 쉽지 않았습니다. 저 자신에 대해 꽤 많이 알고 있다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자료를 만들면서 그 생각이 경솔했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정성 들여 만들기는 했는데 아쉬운 점도 많았던 최종 자료를 영훈님께 보냈습니다. 그리고 발표 당일, 열심히 잘 하라는 격려 전화와 메시지를 받고 모임 장소로 갔습니다.

비가 많이 내리는 굳은 날씨임에도 꽤 많은 분들께서 자리를 채워 주셨습니다.
작성했던 자료를 보여주며 간단하게 저에 대한 소개와 경험담을 들려 주었고 자리에 함께 계셨던 모든 분들께서 저의 얘기를 경청해 주었습니다.
또한 마음을 담은 메시지와 진심 어린 조언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아내 선이씨가 그 자리에 함께 했고 저에게 힘이 되는 한 마디를 건내 주었습니다.
그리고 두시간 정도 발표가 진행 되었는데 모두 저녁도 들지 못한 상황에서 모여 주셨기에 고마움이 더했습니다.

그 자리를 통해 저의 고민이 바로 해소되는 것은 아닙니다. 굳이 목적을 말한다면 아주 작은 실마리, 단서를 찾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물론 그것은 그날 함께 해주셨던 분들의 조언, 그리고 저의 영감, 경험 등을 바탕으로 제가 찾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걸릴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그 목적을 떠나 참 소중한 시간을 보냈다고 자부합니다.
지난 시간들 속에서 무거운 장면이 많이 떠오르는 이유를 하나 든다면 너무 고독하게 지내왔기 때문입니다. 혼자서 양 어깨에 너무도 많은 짐을 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그러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IP *.142.17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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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바다
2007.09.21 03:47:34 *.6.5.178
저도 이제는 그러지 않으려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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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아
2007.09.21 05:10:50 *.253.249.89
"재동군의 창업을 축하하며"
생에 있어서 제일 멋있는 것은 도전입니다. 한번도 도전해보지 못하고 생을 마친 사람이 어쩌면 불행한 사람일 것입니다. 그러나 막상 가보지 않은 미지의 세계에 발을 디딘 이는 무척이나 두려울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

"이섭대천(利涉大川)과 과섭멸정(過涉蔑頂) 그리고 리견대인(利見大人)"
도전에는 실현 가능한 일과 불가한 일이 있습니다. 재동군은 실현할 수있는 일을 시작한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재무 설개사인 영훈님의 조언을 받아 시작되었습니다. 리견대인인 "사람에서 구하라"는 주역의 조언과 꼭 맞아 떨어집니다. 부디 모든 성패는 사람에서 비릇된다는 사실을 명심하십시요.

"여설복(輿說輻)"
항상 경영에 연구가 필요합니다. 마케팅. 인적관리. 자원관리.등을 생각하고 연구하고 전문가에게서 조언을 받아야...

"양마축(良馬逐) 리간정(利艱貞) 일한여위(日閑輿衛) 리유유왕(利有攸往)
아무리 훌륭한 명마일지라도 날마다 수레를 끄는 연습을 하여야 기업을 운영할 수 있다.

"유려이기(有려利己)"
나혼자 잘 살겠다는 사리사욕을 버려라.

동우지곡 원길(童牛之梏 元吉)
인재를 구하고 교육하는데 심혈을 기우려라.

분시지아 길(분豕之牙 吉)
자본을 확충하여야 성공의 초석이 된다. 투자를 받고 자본을 넓혀야 한다.

하천지구 형(何天之衢 亨)
하늘이 그대에게 때를 주어야 성공한다.

재동군!
위의 사항이 주역에서 가르치는 성공의 도 입니다.
부디 열심히 하셔서 IT업계에서 최고로 성공한 CEO가 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추신 뒷날 내일도 좀 봐 주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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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7.09.21 06:37:30 *.70.72.121
그 날...
참 아름다운 광경하나 목격했지요. 위에서 재동님께서 언급하신 아내 선이님의 모습(나와 한자까지 이름이 같아서 각별한 정이 느껴짐 ^-^).
"IT업계의 현실성이 현재의 상태로는 지속하기가 여러 모로 어려운 점이 많다. 그러면 지금처럼 유목생활을 하라. 그리고 윤섭아빠를 곁에서 지켜본 바로는, 배우고 탐구하는 과정 자체를 즐기는 사람이다. 그러니 자유롭게 그 상태를 받아들이고, 나아가 자신이 좋아하는 예술성 등을 계속해서 살려나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라고 말하는 것이었어요.

당시에는 어쩌면 저렇게 말해주는 아내가 있을 수 있을까 생각했지요. 너무 느긋한 것 같기도 하고... 다시 생각해 보니 꿈섭아빠를 잘 이해하고 있는 부분이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현실을 받아드리고 그 가운데에서 자신의 일을 지속하며 모색해 나아가라는 조언과, 그리고 짧게 생각하지 말고 길게 자신이 평생에 걸쳐 무엇을 하고 사는 것이 좋은 지를 장기적 비젼을 가지고 묵묵히 실행해 나아가라는. 진짜 원군 같은 지혜로운 대안을 제시해 주더라고요. 참 생긴바와도 같이 복도 많은 남자에요. 어찌 그리 지혜롭고 현숙한 아내를 맞아 드렸는지 신통방통하더라니까요.

초아선생님 너무 심려치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 아직 준비단계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누이가 엄명해서라도 선생님 홈페이지 잘 도와드리라고 압력(?) 넣을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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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종희
2007.09.21 07:13:59 *.163.91.27
이번주 아차 하고 넘어갓더니 수요일이 그날인지 놓쳤네요. 제 불찰입니다. 아쉽지만 다음에 또 기회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날의 자료를 요청해도 될런지요?
papero@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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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곤
2007.09.21 08:21:30 *.92.16.25
너한테 여러번 이야기도 했다만 그날 꿈벗 전체모임 준비만 아니었으면 여러가지를 이야기해주고 싶었는데....구체적인 건 나중에 이야기하도록 하고. 선이의 말이 맞다. 네가 너를 고용할 수 있도록 실력을 키워야 한다. 그래야 유목이 가능하다. 그러려니 넘어가지 말고 하나하나 너의 경험을 꼼꼼하게 분석해보는 게 필요하다. 예를 들자면,

컴퓨터 교육을 했을 때 반응이 좋았던 이유는?
현재 프로그래머라는 직업 자체가 좋은가? 아닌가? 그렇다면 왜 그렇게 생각하는가?
내가 좋아하는 일은? 일의 방식은?

너의 기질로 볼 때 너에게 적합한 일을 형은 다음 세가지로 정리해보았다.
1. 혼자 조용히 성실하게 할 수 있는 일
2. 약간의 몰입과 예술성이 가미되는 신선한 일
3. 조직보다는 개인적으로 하는 일

위 세가지를 포함하여 현재 네가 구체적을 좋아하는 건 컴퓨터, 사진, 악기이니 이 세가지를 공통적으로 가로지르는 것이 무엇인지 분석해보아라.

일단 현재 프로젝트에서 취할 수 있는 건 취하면서 너의 취향과 기질을 살려 여러가지 실험을 해보아라. 그게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거기에 너의 미래가 달려있다. 재동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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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
2007.09.21 08:50:52 *.248.64.238
재동님은 복이 많은 사람인가봐요.
주위에 좋은 분들이 많아요
선이님과 윤섭이 그리고 꿈벗 연구원 기타 많은 분들이 응원을 보내고있지요.
이많은 사람들이 재동님을 좋아하게 할 수있었던 그 매력을 살려서 직업과 연관을 시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병곤님께서 아주 좋은 이야기를 구체적을 잘 해주셨으니 참고 많이 될 것같아요.
무엇보다 선이님의 전폭적 지지가 큰힘이되리라 믿어요. 써니님의 지지도 만만찬아요.
재동님 미래가 어찌될지 궁금하고 기대되고 한편의 영화같아요.
물론 지금보다 더 행복한 진행형 영화가되겠지요.
생각한것을 말로 표현하고 말한것을 행동하는 멋진 삶 기대합니다.
재동님 화이팅!

루쉰의 좋은 시도 합께 올려봅니다.

인생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꿈에서 깨어 났을 때 갈 길이 없는 것입니다.
꿈을 꾸고 있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아직 갈 길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제일 중요한 것은
그를 꿈에서 깨우지 않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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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로
2007.09.21 13:24:06 *.145.231.231
많은 벗들이 재동의 예술성과 창조성을 말한다.
홀로서기를 권유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착잡한 심정을 금할 수 없었다. 벗이란 이럴 때 어떻게 말해야 하는가?
나는 반대의 의견을 던지고 싶다.
창업이란 또는 홀로서기란 아무나(?)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무나란 단어에 감정을 가지고 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프리랜서가 되는 순간 모든 것을 혼자서 결정하고 실행하고 움직여야 한다는 것을 뼛속까지 각인시키지 않으면 할 수 없다.
결정하면 실천해야 하는 일이다.
아! 하면 바로 뛰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내가 아는 재동은 그런 타입이 아니다.
그는 진득하고 재고,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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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동
2007.09.21 15:27:02 *.6.116.84
노진성님.
무슨 말씀 하시는지 지금도 잘 압니다.
하지만 논쟁꺼리는 아닌 것 같아요.
다른 분들께서도 당장 독립하라는 의미로 하신 얘기가 아니고 큰 방향만 한번 제시해 주시 거니깐..
조직에 속해 있던 따로 떨어져 나오던 그건 부차적인 문제라고 봅니다.
어느 길을 가던 제가 선택해서 갈 것이고, 단 때가 되지 않으면 저도 섣부른 행동은 하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예종희님께는 따로 보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저도 아직 프리젠테이션 자료는 받지 못한 관계로 바로 보내드릴 수가 없네요.

오늘은 조금 일찍 퇴근 할 것 같습니다.
피곤하기도 한 명절이지만 그래도 조금 들뜨는 기분도 어쩔 수가 없네요. 명절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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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곤
2007.09.22 10:35:59 *.227.204.96
오늘 아침에 문득 조셉 캠벨의 말이 떠올랐다.
"가장 가슴 뛰는 일을 좇아라. 그러면 문이 없던 곳에 문이 생겨나게 될 것이다."
자신을 믿고 깊숙이 들어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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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영
2007.09.27 10:44:21 *.115.243.72
안녕하세요. 꿈벗 17기 김주영입니다.

저랑 비슷한 경력을 가지고 계시네요.
저도 보험회사에서 실무를 하다가 프로그래머로 전직했고, 올해부터 품질관리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같은 프로그래머로서 멋진 사업을 구상하신다고 하니
저도 가슴이 뜁니다.^^

건승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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