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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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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1월 27일 11시 51분 등록
지난 토요일은 아침부터 몹시 분주하였다.
우리 방과후 교실의 내년 신입생 모집을 위한 학부모 설명회를 1시에 열기로 했다.
부모와 동반하여 오는 아이들을 위해서 빔프로젝트를 활용한 빛그림동화를
2편 보여주기로 하여서 더욱 바빴다.
7세 아이들뿐아니라 그 형제들이 모두 따라와서 교실은 시끌벅적했다.
갓난 4개월된 동생을 데리고 온 엄마도 있었다.
점심으로 준비해 놓은 떡과 김밥 과일을 먹고 아이들은 온 교실을 뛰어다니면 놀았다.
그 와중에 부모들에게 우리가 하려는 교육에 대한 설명을 했다.
3시다.
지금쯤 사람들이 다 모였을래나
영남권모임 생각이 났다.
다행히 모인 사람들이 3시를 좀 넘자 모두 돌아갔다.
딸아이는 아빠와 성당에 가고 나는 서둘러 부산대로 향했다.

아, 부산대라.
내 모교이기도 하고, 우리 아이들과 날마다 산책을 가는 우리 안마당 같은 곳에서 모임이 열린다고 생각하니 약간 설레였다.
본관은 우리가 대학을 다닐 때는 없던 새 건물이다.
301호를 찾느라고 한참 헤매였다.
앞문을 여니 잠겨있다.
밖으로 낭랑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지난번 경주에서 뵈었던 분이 앞에서 강연을 하고 계셨다.
“준비 안된 스피치는 꽝이다”
아, 정말 목소리가 힘있고 자신감에 차 있으시다.
갑자기 오늘 독서토론 진행이 걱정된다.
학부모 설명회 준비하느라 별로 준비를 못했는데... 어쩌나

누가누가 왔나 한번 둘러 보았다.
지난 번 경주에서 보았던 사람들이다. 한 번을 만났을 뿐인데 아주 익숙한 느낌이다.
초아선생님과 정희근님, 운제선생님, 그리고 차순성님과 총무인 그 부인(아, 성함을 모르겠네요)...
정말 열띤 강연이었다.
그런데 도데체 모두들 독서토론은 할 생각도 안 하고 연신 강연에 대한 이야기에만 열을 올린다. 사실 준비라고는 책읽어 온게 전부이지만, 아, 정희근님은 이쯤에서 짤라야 하는거 아냐 하는 생각이 들었다ㅋㅋ

나는 진행자로 앞에 앉았지만, 사실 진행보다는 참가자로 나서서 열심히 이야기하고 싶었다. 그것이 가장 큰 아쉬움이다^^
확인해보지 않았지만 운제선생님이 분명히 이 책을 선정하셨을거란 짐작이 들었다.
우선 책을 읽은 첫인상- 느낌을 나누자고 했다.
장애인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미국과 우리나라의 장애인에 대한 인식의 차이에 대해 말했다.
함장님이 인상깊은 대목으로 꼽은 것은 -인생지도를 찾는 법이었다.
어두운 곳에서 잃어버린 열쇠를 왜 환한 가로등아래에서 찾고 있느냐는 것이다.
희근님은 -그릇을 크게 만들어라 는 대목을 말했다.
상도와 구소장님의 “사람에게서 구하라”에도 그릇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것들과 이 책의 그릇이야기가 약간 차이가 나 보인다는 것을 지적했다.
차순성님은 -네안의 호랑이 대목을 말했다.
순성님은 타이핑까지 해와서 요약 정리한 것을 읽어주는 준비성을 보여주었다.
차순성님은 서울서 근무를 하고 부인은 부산에 있는 주말부부인데
지난번 레인보우 파티에 참석했던 이야기를 나누어주었다.

이야기를 얼마 나누지도 않았는데 밖은 이미 어두워졌다.
모두 6시가 땡하자 저녁식사를 하러 가자고 했다.
이런 이런, 이제부터 본격적인 토론을 시작할 것인데..
그때 운제선생이 “이 책에서 내가 가장 뜻깊게 읽은 것은 단 한줄입니다.
이 박사가 휠체어에 앉아서 겪은 삶과 인생 - 나는 책에서 보다 더 많은 것을 여기서 얻었다 는 겁니다“
바로 이것이었다.
그러니 우리는 책 이야기는 그만하고 어서 가서 책에서는 도저히 얻을 수 없는
밥상과 술잔을 앞에 놓고 이야기를 나누자는 뜻인 거다ㅎㅎ

걸어서 오분. 차를 부산대에 놔 두고 청국장 집으로 향했다.
아, 이런 우리 동네에서 이런 뜻깊은 자리를 하다니
상상도 못할 일이다.
나처럼 100미터 안에 집과 일터와 놀이터가 모두 있는 곳에서 사는 사람에게는 놀라운 일인 것이다.

후식으로 차도 한잔 대접 안하는 야박한 청국장집에서 나와 모두들 서둘러 돌아갔다.
8시다.
남편 마음에 꼭 드는 시간에 귀가를 하게 되었다.
내년 1월에 포항 운제 선생님댁을 꼭 가봐야 할텐데....
IP *.96.229.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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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 정희근
2007.11.27 12:47:41 *.186.7.118
이제서야 글을 올리셨네요.
제가 눈치없이 끊을때 못 끊었죠?
1시간쯤 더 해도 토론은 재밌게 이어졌을텐데....
아쉬움이 있습니다.
토론사회는 고정이니 너무 아쉬워하지 마시고 다음엔 고집을 부려서라도 뜻대로 하세요.ㅋㅋㅋ(책임 못짐)
그냥 너무 좋았습니다.
윤활유였고 자양강장제 였습니다.
1월을 꿈꾸며 열심히 맡은 바 본분을 다 해야지요.
누부얀 줄 알았는데, 동생뻘(생물학적) 이어서 어깨에 힘이 좀 들어가더군요.
하고 싶은것 마음껏 누리세요.
아이들 사랑하는 마음이 너무 이뻐 보입니다.
평안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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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제
2007.11.27 16:55:42 *.157.208.103
나경님은 독서토론회의 영원한 좌장입니다.
토론중에 이야기가 주제에서 벗어나면 옐로카드를 꺼내도 됩니다.
다른 모임과는 다르게 개인들의 속마음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집 청국장 맛있었고, 동동주도 좋았습니다.
한잔 더 마시고 싶었는데 그만 두길 잘 했습니다.
함장님이 운전했는데 부산 시내에서 음주 단속하더군요.
함장님이 딱 두잔 마셨는데 운좋게 통과했습니다.
한잔 더 마셨다면 딱 걸렸을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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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
2007.11.28 09:06:22 *.96.229.115
정희근님, 아무리 제가 노안^^이라도 어찌 그런 말씀을 ㅜ.ㅜ
희근님 동안 맞습니다 맞고요 ㅋㅋ
누누이 말씀드리지만 저는 아이들을 아주 이뻐하는 그런 천사같은 마음씨를 가진 유치원선생님이 아니라구요,
저는 대한민국 공교육과 사교육의 틈바구니에서 숨쉴곳을 찾지 못하는 아이들을 데리고 신나게 놀고 책읽고 어쨋든 그러는 전사입니다ㅎ

운제선생님, 독서토론을 독서"수다"로 풀어보자고
지지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저는 제가 맨날하는게 그런거라
다른모임도 그런 줄 알고 있답니다.
모임마치고 성함이 생각 안 나는데
변아영님 남편되시는 분(차 준비해주신)이 오늘 독서토론을
독서치료의 형태로 푸셨네요~하고 얘기해주셨어요.
어쨋든 참 좋은 분들과 좋은 이야기를 실컷 나누고 올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영남권 모임에 운제선생님이 계셔서 참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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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순성
2007.11.28 11:20:21 *.75.252.142
나경님의 공부방 아이들은 학원에 찌든 아이들보다 얼굴이 많이 밝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세상의 빛과 소금같은 사람'으로 성장할 확률이 훨씬 높아보이죠. 저는 이미 1인 기업가로 활동하고계신 나경님이 부럽기만 합니다.
독서토론은 차분하게 잘 진행해주셔서 대안을 찾기가 힘들어보이네요.^^ 요즘들어 삶이 재밌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되는데요, 다음번엔 음주단속 걱정없이 마셔보죠. 포항에서의 "수다"가 기대됩니다.
PS] 변아영님 부군은 정현덕님 이구요, 제 아내는 최민정 입니다.
아내가 글솜씨 없다고 자꾸만 도망다니는데 조만간 게시판을 벗으로 삼을 날이 오리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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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장
2007.11.28 15:17:47 *.180.230.124
운제 형님께서 아픈 곳을 지적해 주셨네요.
반주로 마신 두 잔의 동동주로 단속에 걸려들 수도 있었지만,
다행히 식 후, 수다가 길어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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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아
2007.11.28 19:07:48 *.253.249.10
"운제와 나경"
너무 정색하고 곧고 바른 나경님, 무언가 어슬프고 유머로 가득찬 운제와의 대화 속에 정과 동이 회호리침을 보았습니다.
조금 어색해하면 운제는 사랑스런 동생다루듯 도닥거리는 대화의 흐름이 넘 좋았습니다.
그리고 조금도 헛트러짐이 없는 나경씨의 자세도 한층분위기 있게 만들었구요.

다음 포항공대에서의 독서 토론회가 기다려 집니다. 특히 연구원과 선생님의 공저한 책으로 다룬 다 하니 더욱 멋있 을 것입니다.

영원한 독서 토론회 좌장의 힘도 한번 보여 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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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
2007.11.29 09:22:22 *.175.144.85
아, 그러니까 그렇게 촌빨날리게 제가 "정색하고 곧고 바른, 허트러짐이 없으려고 하는" 다르게 말하면 -경직된- 모습이었다는거지요 ㅎ
ㅋㅋ 저는 언제쯤이면 "고수"의 유연함을 배울 수 있으래나?
숙제입니다.
그런데 ,참 즐겁고 재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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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훈
2007.12.02 10:46:23 *.109.87.175
희근쌤 소개로 첨 인사하게 되었습니다.
초아쌤의 따뜻한 말씀과 다른 분들의 열정을 느낄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다음모임에도 같이 참석할수 있는 기회가 있길 진심으로 바라며 올해 남은 한달 덤으로 주는 한달로 생각하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즐기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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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희 근
2007.12.03 13:42:29 *.186.7.118
드디어 태훈쌤이 데뷔했네요.
좋은 만남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많은것 배우시고 얻어가시기 바랍니다.
다음번 모임에도 꼭 참석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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