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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정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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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3월 5일 21시 21분 등록




눈 귀하기로 유명한 이곳에 소담스럽게 눈이 내렸습니다.
아침 창밖 진풍경...
쌓인눈에 대숲이 일제히 '읍'하며 조아리고 있고 날개짓 활기찬
까치 서 너 마리 허공을 가르며 메밀꽃송이 펑펑 터지는 듯한
축포의 눈발을 희롱합니다.
새가 있어 풍요롭고 한가로운 풍경이었습니다.
출근하면서 사진 찍는다고 바지가 다 젖었어요.
아침부터 남편이 맞춰 놓은 '눈' 음악과 함께
봄을 시샘하는 것이 아닌 봄의 행진을 축하하는 겨울의 여유에 취했습니다.
눈꽃송이 세레모니로 봄에게 자리를 내주는 겨울 뒷모습이 참 아름답습니다.

꽃샘추위로 대지를 정화하고, 삼월 서설로 갈증을 푼 대지는 곧 가슴 풀어
푸른젖줄 열겠지요.
봄 통과 의례를 마친 푸른 생명들에게 젖줄 물리며 어머니 대지는 한 숨
돌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앞집 홍매화는 벌써 꽃망울 펑펑 터뜨리는데 우리집 매화는 꽃망울만
탱탱히 부풀리고 있습니다.
1월 중순부터 꽃망울 몽글몽글 부풀려 몇 차례의 된추위에도 하나
흐트러짐 없이 그대로더니 어제의 많은 적설량에도 끄떡 없습니다.

자신의 분신을 보듬어 어느 것 하나라도 놓지 않으려는 매화의 모성이
눈물 겹습니다. 장하고도 장합니다.
한파에 일찍 맺은 매화꽃 봉우리가 참 걱정 되어 서성거렸거던요.
곧 꽃봉우리 열어 겨울산고 만큼의 향기를 보내주겠지요.
매화꽃 그늘 아래 서서 향기의 속살거림 들을 때면 벗을 불러
꽃잎 띄워 운치를 낸 맑은 차 한 잔 내고 싶습니다.

행복한 저녁 되세요!

IP *.121.24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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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로
2008.03.05 22:52:35 *.152.82.96
아! 보기 좋습니다.
잘 지내시지요?
지난 번 포항여행때 뵙고 싶었는데...
다음에는 꼭 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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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8.03.06 00:28:53 *.70.72.121
아름다워요. 아름다운 사람들이 사는 집에는 더 예쁘게 내리네요.

꽃샘 추위에 건강하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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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산
2008.03.06 09:14:47 *.246.146.170
음... 보기 좋으네요.
부산에도 함박눈이 내리긴 했는데, 쌓이지는 않더군요.

지난 모임 때 단체로 몰려가서 민폐를 끼치고 왔었는데,
밤에 봐도 아름답던 그 집이 눈에 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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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환
2008.03.06 10:54:59 *.143.170.4
우와~~멋찌네요~~~^^ 아름다운풍경,깊이있는글,분위기있는음악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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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
2008.03.07 20:41:36 *.248.64.174
환상적입니다.
몇년전 그때 만났던 그 눈 같아요.
지금 사진에 보이는 눈이 훨 아름답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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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장
2008.03.09 20:37:03 *.180.230.116
기이한 기상현상으로 내린 축포의 눈이
함장이 사는 부락의 그늘진 담장 아래에 한 주가 자나도록 소복 소복 쌓여 있습니다.
오래동안 녹지 말라는 저의 속마음을 잘 알고 있는 듯이
봄이 되니 그리워지는 집이 가까이 있어 늘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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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
2008.03.10 09:20:58 *.186.4.201
아 그곳이다.
영남권 모임의 연으로 찾아뵈었던 신라직업전문학교 박정호입니다.
밤의 고즈늑함보다 눈의 추억이 더 옛정을 느끼게 하는 아늑함을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다가오는 모임에서 다시 뵐 수 있을 거라고, 매화의 기다림보다는 그 긴 시간을 참지 않아도 될 것 같아 반갑고 또 설레임이 밀려옵니다.
그럼 좋은 글, 좋은 사진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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