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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정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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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3월 13일 13시 09분 등록


바야흐르 우리집 매화가 기인 산고를 이기고 막 출산하기 시작합니다.
지난 1월 중순부터 시작된 산고를 장하게도 잘 이겨내고 꽃송이들을
하나 둘씩 세상에 내보내고 있습니다.
어느 한 송이라도 놓칠세라 보듬어 안은 그녀는 죽을 힘을 다해
분신들을 지켜낸 것 같습니다.
1월을 지나 2월을 거치면서 매서운 한파가 좀 많았나요?
도톰도톰한 껍질로 잘 싸안아 기다릴 줄 알았고 견뎌낼 줄 알았습니다.
삼월 하늘을 이고 있는 화안한 매화꽃송이 감동적입니다.
한파가 닥칠때마다 그녀 앞에 서성이며 두런두런 걱정의 말을 건넸던지라
감회가 남달랐지요.

미안한 마음이지만 막 피기 시작하는 매화를 몇 송이 땄습니다.
작년 지리산 자락 '작은영토'에 들렀을 때 안주인이 내주는
매화차가 인상적이어서 저 역시 그후로 지인들이 때맞추어 오면
매화차를 내곤 합니다.
포르스름한 세작과 순결한 빛깔의 매화는 색채도 잘 어우러지만
꽃잎을 '통' 떨어뜨리는 순간
매화향이 포물선을 그리며 울려퍼지는데......
매화를 만나 환희의 몸짓 울리는 세작,
자연의 대단한 연주가 되어 귀를 즐겁게 한다.
가느슥히(가늘고 그윽하게) 울려퍼지는 봄의 연주곡이 됩니다.

옛부터 선인들은 향기는 聞香 이라 하여 귀로 듣는 것이라 하였습니다.
혼자 향유하기에 아까워 차마시는 시간에 동료 교사들과
함께 '매화차'를 나누었습니다.
찻잔이 머그잔이라 영 아니었지만 다들 매화향에 탄성을 지르십니다.
아이들의 소란에 쫓기면서도 아침나절 함께 나누어 마신 매화차는
행복이었습니다.
행복은 향기로운 차 한 잔을 함께 누린다는 것,
아침 저녁으로 매화를 눈으로 보듬는다는 것,
일상의 조그만 것에서 잔잔한 기쁨을 누릴 때 오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다 떠난 하오의 교실에서 혼자 또 매화차를 즐겼습니다.
찻물 끓는 소리는 적막감을 더하는데
가닥가닥 울려퍼지는 고매한 매화향은 봄입이다.
봄을 만지며 그 속에 들어갑니다.
청아한 매화향이 귀에 쌓입니다.

1, Ben / Michael Jackson
2. Straight From My Heart / Richard Marx
3. Right Here Waiting / Richard Marx
4. I've Been Away Too Long / George Baker Selection
5. 아나스타샤(천상의 사랑)(with 마돈나) / Richard Marx

6. Sorry Seems To Be Hardest Words / Blue
7. Living Next Door To Alice / Smokie
8. Before The Dawn / Judas Priest
9. Lost In Love / Air Supply
10. Sea Of Heart break / Poco

11. Long Long Time / Linda Ronstadt
12. I'd Love You To Want Me / Lobo
13. Midnight Blue / Electric Light Orchestra
14. Forever / Stratovarius
15. Unchained Melody / Gareth Gates

IP *.243.45.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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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놈
2008.03.13 21:00:44 *.129.13.2
서정애선생님.
봄 향기 그윽한 큰 선물을 받은 마음입니다.

저도 매화를 참 좋아합니다.
숲에 터전을 마련하기 위해 이런저런 준비를 하면서
제일 먼저 했던 일 중에 하나가 매화나무 40주를 심는 일이었지요.
들러봐도 녀석은 아직 소식이 없습니다.
다만 이식을 견디고 튼튼히 뿌리를 내려준 것이 고마울 따름입니다.

언제 행복숲 언저리에도 매화 만발하거든
어당팔 꿈벗님과 함께 초대하겠습니다.
두 분 모두 좋은 봄날 보내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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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재 오옥균
2008.03.16 22:06:55 *.180.243.38
음악도 좋고, 글도 좋다. 그리고 사진도 좋다. 언젠가 제가 봄바람 흥에 취해 그 곳으로 가면 형수님! 박주산챌 망정 없다말고 주세요.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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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푸르나
2008.03.18 19:13:12 *.153.211.134
너무도 아름답습니다.
선생님 마음도...
매화 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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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애
2008.03.20 10:40:01 *.243.45.194
햇살 맑은 봄날 아침입니다.
좋은 사람과 매화꽃그늘 아래 앉아 茶談을 나누고 싶은 생각
간절합니다.
우리집 매화는 엊그제 심한 바람에 꽃비가 되어 나무밑을 환하게 합니다. 낙화로 생을 마감하는 것이 아니라 또다른 생명인 꽃눈으로 태어나는 듯, 그 생명의 순환이 아름답습니다.
복수초, 산수유, 매화, 홍매화 앞다투어 피어 납니다.
곧 사라져갈 것들이기에 더욱 아름답고, 다시 볼 수 없는 모습들이기에 또한 애처롭고 슬픕니다.

김용규님, 매화를 40주나 심으셨군요.
그렇잖아도 행복숲이 궁금했었는데 초대 해주신다면 영광이겠습니다.
어머니 대지와 공기, 햇볕과 바람, 나무와 물로부터
무상으로 입은 은혜와 보살핌에 늘 두손 모읍니다.
생명의 숲을 일구시는 님의 모습에 경의를 표합니다.

옥균님,
박주산채가 막걸리에 더 어울리죠. 언제든지 오세요.
막걸리 사발 기울이며 짝을 찾는 새들의 노래를
새잎이 토해내는 아름다운 함성을, 생명의 환희를 즐겨요.

안나푸르나님, 머물러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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