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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4월 2일 22시 35분 등록
식구덕 정려 종길 혹종왕사 무성 - 食舊德 貞厲 終吉 或從王事 无成
<부모의 덕으로 정치에 입문하면 끝까지 어려움에 고통스럽고 견디어 뜻을 이루고 정치에 참여하여도 자신의 이념을 이룸이 없을 것이다.>

아버지가 대통령 또 자식이 연이어 정치를 하는 경우를 우린 종종 본다. 특히 미국의 부시행정부가 그런 경우이다. 주역에서는 부모의 기반아래 정치를 하는 경우에는 엄청스런 시련을 격어면서 뜻을 이루고 간혹 대권을 쥐는 경우가 있다 하더라도 아무런 업적을 남기지 못하고 막을 내린다는 것을 가르친 장르이다. 과연 그를 것인지는 우린 역사의 길목에서 찾아 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의 정치현실도 마찬가지다. 아버지가 정치인인 경우 대부분의 자식들이 그 뒤를 이으려고 한다. 그리고 국회로 행정부로 나아가기도 한다. 그러나 그들은 큰 배경을 등에 업고도 성공하는 경우는 별로 없었다. 겨우 국회의원 정도 그것도 이루지 못하는 어려움을 우리는 본다. 설령 대권을 쥔다 하여도 자신의 이상과 이념을 이루지 못한다고 주역은 이야기 하였다.

상당히 오래된 이야기이다. 나의 먼 친지가 되는 청년이 있었는데 지방의 명문대학의 총학생회장을 지냈다. 정말 똑똑하고 활달한 청년이다. 나는 우연한 기회에 그의 집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그런데 선거 로고가 찍힌 물건이 한방 가득 있었다. 물건에는 현재 최고의 대통령 물망에 오른 분의 아들이름이다. 뒷날 대권에 도전하여 대통령이 되시기도 한 분의 아들이다. 그리고 그는 마치 출세의 줄을 얻은 사람처럼 자신의 일에 들떠 있었다. 허기야 현재에 그의 직위는 청년조직의 팀장이기도 했다. 그리고 거만과 교만이 가득 차 있는 모습이다. 매일 수행하고 다니며 아버지의 조직에 관계를 하며 뒷날을 기다리고 있었다. 힘과 배경 그리고 경제적인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앞날이 창창한 정차지망생을 도우는 일이다. 누구도 그들의 앞날을 의심하는 이는 없었다. 나도 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집안에 큰 인물이 나겠구나 하는 생각도 하면서 집으로 돌아 왔다.

저녁이 되어서 주역쓰기를 하고 있는 중 “식구덕 정려...”라는 구절이 나의 눈에 들어 왔다. 그 순간 낮에 만났던 이들이, 그리고 물건에 새겨진 정치인의 아들 이름이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그리고는 붓을 놓고 가만히 깊은 사색에 잠기기도 하였다. 몇 달의 세월이 흘렸다. 청년이 찾아왔다. 내일이면 서울에 간다고 했다. 그리고 자기의 앞날을 가르쳐 달라고 생년월일을 내밀었다. 나는 거절했다. 같이 온 청년의 아버지가 간곡히 부탁해서 거절치 못하고 어쩔 수 없이 사주를 받아 적었다. 정말 도망이라도 치고 싶은 심정이다. 나는 정색을 하면서 요번 출행을 안 가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였다. 주역에서 가르치는 구절을 보이면서 상경을 말렸다. 청년과 그의 아버지는 엄청 화를 내면서 돌아갔다. 무려 다시는 만나지 말자는 폭언을 하면서 그들은 떠났다.

세월이 흘러 온통 정국이 소용돌이를 쳤다. 전직 대통령이 감옥에 갔다. 매일 TV에서는 청문회 방송뿐이다. 조금 더 지나 대통령의 아들도 감옥에 갔다. 그리고는 그를 따르던 이들은 모두
IP *.217.174.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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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장
2008.04.03 08:56:40 *.180.230.37
포항에도 선생님 말씀과 유사한 출마자가 있습니다.
그의 당선은 따논 당상입니다.

주역의 말씀처럼 그에게 정치적 신념은 필요치 않습니다.
현정부의 희노애략이나 생로병사에 그저 동참하는 정도 일 것입니다.

진정한 귀인은 정치에 뜻을 품지 않으니, 어쩌면 좋을까요?
참으로 아이러니(Irony)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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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바다
2008.04.03 09:50:28 *.223.104.12
초아 선생님, 인사드립니다.
오시는 분 반갑고 기쁨에 맞아 뵈었사오나,
가시는 걸음 배웅을 못 드렸으니
이런 불손함이 또 어디 있을까요?
그 전날 저도 모르게 터진 울음보에..속내음을 너무 가리지 않고
보인듯 하여 다음날 아침 눈을 떴을 때 저이 민망하기 그지 없었습니다만, 그래도 위안이 되는 것은 우리는 '변화를 갈망하는 닮은 꼴을 가졌잖아...그저 말없이 이해해 주실거야'라는 변명아닌 변명이었습니다.

翰西(붓한, 서녘서), 한서는 선생님께서 한없이 부족한 저를 위해 친히 지어주신 아호입니다.
선생님이 그 길한 뜻을 풀이해 주시기를 은근히 고대했었지만,
그 깊은 뜻은 자네가 두고 깊이 헤아려 보게 하셨지요.
내면이 아직 깊지 못해, 그냥 제 나름 의미를 부여합니다.

翰(붓한) :
내 어린 그 시절, 국민학교(지금은 초등학교라 명하지만) 다닐 때 글이란 것을 써서 나름 이름을 날리던 때가 있었지요. 날린 게 날린 게 아니고, 안 날린 게 안 날린 것이 아니다. 이 얘기는 두고 두고 그 이후 제 인생에 조금씩 영향을 미쳤던 것 같은데... 나중에 혹 기회가 되면 이야기를 드리기로 하구요.
암튼 붓을 가지고, 펜을 가지고, 마음을 가지고, 가슴으로, 뜨거움으로 언젠가는 남에게 드러내 보이기 위한 글, 자랑하는 글이 아니라 정말 내안의 모든 것을 쏟아낼 수 있는 진실된 글을 한번 써보고 싶은 꿈이 있어요.

西(서녘서) :
저는 대구에서 태어나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쭈욱 살았지요. 그래고 대학을 졸업하고 이곳 포항공대에 첫 직장을 잡아 지금껏 17년째 살고 있습니다. 대구도 포항도 동쪽이지요. 그런데 왜 제게 주신 아호에 서녘서가 붙었을까? (나름 해석 *^.~*)
동에서도 서를 생각할 줄 알고, 내 안에 나를 몽땅 드러내야 하지만, 그 안의 너의 껍질에서 벗어나 환골탈태하지 않으면 이루지 못할 것을 얘기하신 것으로 알겠습니다.
너 자체도, 너의 생각도, 너의 태도도, 너의 말도, 너의 글도, 너의 행동도...

그런데 혹시라도 초아선생님 이 글을 읽으시면
'예끼 이 녀석아~ 니가 영문을 알 턱이 있더냐!!'
그러시면 숨을 쥐구멍도 없고...어쩌지요?

선생님, 건강히 잘 계십시오.
아마도 큰 이변이 없는 한 2개월 뒤 갖게 되는 영남권 6차 모임에서 뵈올텐데, 고 사이 조금이라도 더 翰西답게 살다가 뵙겠습니다.

Bye~~~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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