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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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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4월 22일 00시 10분 등록
말씀 드리기 전에 먼저 초아 선생님 모친상 소식이 있었네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멀리서나마 빕니다.

그래서 많이 망설이면서 이런 상황 속에서 내 개인적인 문제로 조언을 구해도 되나 하는 생각을 가지면서도 너무나 답답한 맘에 이기적인 생각으로 몇자 적어봅니다. 혹 맘 상하시더라도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차이와 다름과 틀림의 경계는 무엇일까요?
그 기준은 또한 뭘까요?

많은 사람들이 같은 공간 속에 어우러져 부대끼며 살아가는 과정속에 늘상 빚어지는 갈등의 원인이 되는 것이라 생각하면서도 상처 받으며 힘들어하고, 그래서 어떻게 해서든 해결하고 싶은데 해답은 갖기 어렵네요.

인정하라 하는데 어떤 기준에서, 어떤 과정속에서 인정하고 받아 들여야 하는지 참으로 어려운 숙제입니다.

정해 놓은 나름의 결과에 너무 집착하기 때문일까요?
알수가 없네요...

그러면서 그 속에서 너무나 힘들어 하네요.

제 맘 속에 스승님!
어찌하면 좋을까요? 저는....
IP *.216.21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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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형
2008.04.22 05:53:44 *.128.229.228
아마도 이런 것이겠지. 그래서 물었겠지.

어떤 아이가 있었다. 정신적 장애가 있어 말을 더듬고 코를 흘리지.
아이들이 그 아이를 '더러운 놈'이라 놀리고 못 살게 군다. 한 아이가 그 아이의 코를 닦아 주고 그를 돌 보아 준다. 그러자 그 아이를 놀리던 그 반 아이들이 이번에는 두 아이 모두를 따돌린다. '더러운 놈과 그 더러운 놈 곁에서 돌보는 그놈도 더러운 놈' 이 된 것이다.

다르다는 것은 정신적 장애를 가지고 있으면 코를 흘리고 말을 잘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것이 다르다는 뜻이다.

틀리다는 뜻은 이 반 아이들 처럼 행동하는 것이다. 옳다는 것은 이 아이를 도와주는 한 아이가 되는 것이다. 이 아이처럼 행동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선한 일을 하는데는 용기가 필요한 것이다. 진정한 용기 말이다.

다르다는 것은 이 세상이 다양하다는 것이고 다양성을 받아들이는 것은 마음이 열려있다는 뜻이다. 곧 창조적이다.

아마 그대는 그래서 물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무엇이 옳은 것이고 무엇이 틀린 것이지 말이다. 그러므로 그대의 질문은 아마 '용기'의 문제일 것이다.

어쩌면 여러가지 다름 속에서 어떤 것이 옳고 어떤 것이 틀린 것인지 잘 구별 할 수 없다면 , 그때는 '지혜로움' 의 문제에 부딪히게 될 것이다. 지혜에 대하여 공자는 한마디로 표현한다. 나는 그렇게 이해한다.

사무사 思無邪 , 그는 시경의 시들에 대하여 한마디로 이렇게 평했다. 생각함에 사악함이 없다. 이 말을 지금같은 상업주의 시대에 맞게 번역하면 '자신의 이익만을 챙기지 않는다'로 보면 비교적 적합할 것이다.

왜 틀린 것을 강요하게 될까 ?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어떤 목적이 있기 때문일까 ? 자신에게 유리한 것만을 취하려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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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8.04.22 10:27:54 *.36.210.11
와,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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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성
2008.04.22 11:33:59 *.254.107.81
이른 새벽에 저의 부질없는 여쭈움에 이렇게 정성들여 답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용기와 지혜 그리고 욕심!

자신에게 엄하고 타인에게 관대할 수 있는 용기!

타인의 말을 들을 줄 알고 올바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

해야 될 일과 하지 말아야 될 일을 볼 줄 알고 생각 할 줄 알고,
선택 할 줄 아는 지혜!

닭이나 개를 잃어버리면 찾으러 갈 줄 알면서
마음을 잃으면 찾을 생각을 하지 않는다.

마음을 찾는 첫 발자국은 욕심을 버리는 일부터 시작 되어야 하고

욕심을 버리는 구체적인 행동은
행해서는 안 될 것을 행하지 말고,
원해서는 안될 것을 원하지 말아야 한다.
바로 이 방법뿐이다.

스승님(감히 이렇게 호칭해도 될런지요...)의 말씀을 읽으면서
문득 예전에 깊이 담을 말이라 생각하고 베껴 놓은 노트를 펼쳤습니다.
위에 적어 놓은 글귀들이 떠올라서...

다시 한번 마음을 가라 앉히며 써 봅니다만
저도 모르게 한 숨만 나오네요.

공자님이 에이 소인놈아~~~ 하고 호통치시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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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처럼
2008.04.22 11:47:04 *.117.241.251
대성(大成) 하실 분 같습니다.

그런 문제로 고민한다는 자체가 살아 있음이오 바른 것에 대한 용기를 내기 쉽지 않음 또한 인간이라는 것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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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희 근
2008.04.22 17:34:00 *.96.37.17
아주 특 별난(?) 후배놈이 아주 멋지게 사고(?)를 쳤네.
어제 올라온 글을 보고 ㅎㅎㅎ 했는데, 사부님께서 올리신 글을 보며 역시나 했었다.
답답하고 미칠것 같겠지만 길게 보고, 크게 보거라.
그것도 훈련의 과정으로 받아 들인다면 그리 고통스럽지 않으리라.
이제야 깨달았음에....
정신 똑바로 챙기고, 회원들 잘 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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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성
2008.04.23 01:42:54 *.216.212.123
방금 동기 회장 빙부상으로 문상차 대전에 갔다가 왔습니다.
간만에 허물없이 맘을 나누었습니다. 모인 이들과 함께...
그럼에도 아쉬워 대구에 잠시 들렀다 왔네요.

헤어지며 아쉬움에 부둥켜 안고 나누는 악수에 힘도 실어 주면서
그렇게 돌아와 앉아 있네요...

정희근 회장님 !
정말 존경스러운 회장님!
너무나도 대단한 회장님!

때론 넘 긴 여정에 때론 넘 짧은 순간에
방향 잡지 못하는 저는

지나 온 회장님의 발걸음에서
한숨겨운 저를 너무나도 선명하게 그려봅니다.

잘 챙기는 것이 무엇일까?
나의 만족이 아닌 상대의 만족을 줄 수 있는 챙김은 과연 무엇일까?...
헉헉헉...(무지의 힘겨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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