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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4월 25일 21시 56분 등록
나는 딸기 아빠다. (딸 + 기집애)

첫째 딸은 고1인데 장래 희망이 카피라이터다. 글쓰기에 재능이 있고 좋아한다. 순전히 딸 아이의 주장이지만 인터넷 소설을 쓸 때는 제법 고정팬도 있었단다. 오프 모임도 가끔 가지는데 성격상 지가 대장을 해야 한다.

이런 저런 탐색 과정을 거쳐서 스스로 본인의 목표를 정했고, 전공과 가야 할 대학도 찜 해 둔 상태다. 어느 직업이나 마찬가지이겠지만 카피라이터도 주류가 있는 모양이고 자기는 그 쪽 코스를 밟아 올라갈 거란다.

중3인 둘째 아이는 요리 쪽에 관심이 많다. 예술형 재능이 많아서 이것 저것 만들어내는 일은 다 좋아하지만 몇 번의 탐색 끝에 요리를 베이스에 깐 직업군을 염두에 두고 있다.

현재는 요리학원을 다니고 있고, 얼마 전에는 조리기능사(양식) 자격도 땄다. 중학교 졸업 전에 한식, 일식 자격증을 보태서 적어도 3가지 이상의 조리기능사 자격을 딸 계획이란다. 요리 전문 고등학교를 거쳐서 대학에서 관련 분야를 배우고 싶어한다.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다는 게 작은 딸의 주장이다. 선택의 폭이 너무 제한되는 게 아닐까 하는 의문도 있지만 일단 본인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할 생각이다.

어설프긴 하지만 명색이 진로상담 전문가인 관계로 아이들의 진로를 의논하면서 본인이 잘하고, 좋아하면서 평생 가져갈 수 있는 직업을 찾아 주고 싶었다. 몇 가지 검사를 필두로 재능을 찾아내는 작업에만 2~3년이 넘게 걸린 것 같고, 현재의 꿈이 제대로 아이들의 적성을 반영한 것인지는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아이들의 희망을 최대한 받아들여서 본인이 가고 싶어하는 학원만 보내고 있고, 필요할 경우 진로에 도움이 되는 최소한의 조언만 한다. (큰 애는 영어와 수학, 작은 애는 요리와 중국어)

고민이 되는 것은 이 아이들이 찾아낸 일들이 과연 현실성이 있는가 하는 부분이다. 그걸 보완할 방법을 찾다보니 떠오르는 생각은 '실습'이다. 현장을 직접 겪어보게 하는 것이다. (전에 어떤 분이 비슷한 요지의 글을 올리신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이 글을 읽게 되는 세상의 많은 카피라이터 들이여! 우리 딸에게 기회를~

푸드 코디네이터를 포함한 요리와 관련된 일 중에서 기회를 주실 분도 함께~

엉뚱한 내용을 올려 죄송하오며, 홍길동 아빠의 고민을 적은 것이니 너무 미워하진 마시길.

IP *.174.18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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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8.04.26 00:12:10 *.36.210.11
반가워요. 길동씨!

아빠를 닮아 아이들이 명석하군요. 저는 요, 것 멋이 들어서 대학엘 가야 한다고 생각했더랬어요. 오빠들에게 지원하시는 것을 보았으니까요. 하지만 살다보니 내가 진로 결정을 잘못 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상고를 나와 사업을 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거든요. 요즘은 덜하겠지만 산학이 분리된 교육을 우리는 받았더랬지요. 그 많은 과목을 배우고 고작 한 두 권 이나 써먹는 실정이고 보면은 요.

카피라이터를 꿈꾸는 큰 아이에게는 어떤 형식을 배우게 하기 보다 책을 많이 보게 하는 것이 우선이 아닐까 해요. 지금의 우리 1인 대학처럼 저는 제가 대학에서 혹은 대학원에서 해보지 않은 공부와 학습을 지금 이곳에서 하고 있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거짓 없이 내 아이가 원한다면 저는 이 대학에 보내고 싶은 것이 제 바람 중에 하나이기도 해요. 그 마음을 염원 중에 있어요.

그리고 야무진 둘째에게도 방학을 통해 실습을 시켜보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천안의 자로님께 상의해 보고 보내서 밑바닥의 실정부터 배우게 하는 것은 어떨까요?(혜택이 아닌 아르바이트로 생활하면서 실상을 이해 하도록 하는) 현실에서 잔뼈가 굵게 만드는 것이지요. 또 물론 다른 대학도 많이 있겠지만 서울의 숙명여대에 그러한 학과가 있고 사회교육원 과정도 다른 대학과 비교해서 차별화 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그 선생님들께 메일을 보내서 상담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아참, 스승은 대단히 중요하지요. 먼저 어느 분께 배우고 싶은가를 고민해 보는 것도 너무 중요할 것 같군요. 그러니 아이들 스스로가 찾을 수 있도록 책이나 싸이트를 연결해 주는 작업은 또 어떨 런지요.

제 아이들과 연령대가 비슷해서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생각해 봤어요. 아빠의 여러 모색들이 참 아름답게 느껴져서요. 잘 자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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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주
2008.04.26 08:38:18 *.221.78.218
요리에 대한 관심이 날로 뜨거워지는 이즈음입니다.
따님의 재능과 소질을 일찍 파악하셔서 그 길로 갈 수 있도록 도와주시는 부정이 부럽습니다.

요리에 뜻을 둔 둘째 따님에게 혹 도움이 될까해서 몇 자 적습니다.
우선은 다양한 음식 (한식 일식 양식 중식)을 접해보는( 만들어보고 시식해보고) 기회를 많이 갖게 하십시요.
그런 연후에, 본인이 가장 관심과 애정을 갖는 한 분야로 집중해서 공부하는 방법이 좋을듯 합니다.

써니님의 조언대로 숙명여대에 다양한 요리학습 프로그램들이 많습니다. 프랑스요리의 명문 <꼬르동블루> 한국분교의 2년 과정도 개설되어 있는데 수업료는 꽤 셉니다.(이천 삼백 정도)
그리고 최근 신사동에 일본요리의 명문 <츠지원> 한국분교도 개원되었습니다.(단기코스의 프랑스요리 과정도 있습니다. 수강료는 삼백 정도)
한식은 자로선생님께 자문을 구하시면 좋겠습니다.
유명 호텔의 양식 조리부에서도 단기 코스의 요리 현장실습 프로그램을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줄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 최초의 푸드스타일리스트인 박재은님의 푸드에세이 <밥시>도 출간되어 있으니 일독하시면 좋겠네요.

어떤 분야의 요리를 하든 음식의 기본은, 사람의 몸과 마음에 유익한 식재료를 사용해야 하고 정성과 애정을 갖고 조리에 임하다 보면 틀에 박힌 요리가 아닌 창의적인 음식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이 생겨나기 마련입니다. 이렇게 되면 요리는 단순한 기술이 아닌 예술의 경지에 이르는 것이지요.
부지런히 정진하여 대성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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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산
2008.04.27 19:57:30 *.174.185.24
누님 조언 감사~~

큰 아해는 주관이 뚜렷하여 지 꼬라지(?)대로 해야 속이 션합니다.

작은 아해는 관리적 측면의 요리(?)를 바라는 것 같은데, 아무래도 딱 집히는 직업이 없네요. 일단은 기초를 다지고 내공을 쌓는데 주력하면서 더 생각해볼 예정입니다. 자로님 책은 백만년 전에 읽게 했는데 도움은 많이 되었지만 자신의 방향성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듯한 분위기입니다.

기집아이들이 아빠한테 속속들이 얘기 안하는 거 아시죠? 그나마 저는 다른 집 아빠에 비하면 엄청나게 대우해주는 편이라는 데 말이죠 --;

한희주님 귀한 말씀 많이 참고하겠습니다. 여기가 부산인지라 제약이 좀 있지만 신중히 고려해 보겠습니다.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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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로
2008.04.27 20:07:04 *.145.231.77
아이들이 자기 주장이 반듯하군요.
저희집은 아직 구체적인 목표는 커녕 내일 당장 시험걱정이 많은데...
부럽습니다.

둘째 아이의 요리에 대한 관심을 보고 몇 자 올려봅니다.
저는 요리사로 외식업에 뛰어든 것이 아니라 셰프의 길은 잘 모릅니다.
더군다나 한식은 유명셰프와는 조금 차원(?)이 다른 것 같아서 말씀드리기가 더 더욱 조심스럽군요.
계획이 서 있는 경우라면 더 조심스럽게 공부라는 세계에 대한 고민을 더 생각을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현장은 언론에서 책에서 말하는 고상함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거든요.
외국 유명레스토랑의 셰프들의 책도 읽어보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해야 한다면 저라면 '셰프이면서 경영자'인 꿈을 같이 가지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중간에 포기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제 조카가 조리학과를 나와 호텔레스토랑에서 일하다 3년만에 결국 포기하고 평범한 직장에 다닙니다.
몇년을 준비한 것인데 ...

꿈은 구체적인 뭔가를 함께 준비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 제 짧은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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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산
2008.04.28 08:12:58 *.246.146.170
자로님 감사. 그렇잖아도 자로님 글을 은근히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셰프이면서 경영자'는 아이와 많이 다루어 본 주제입니다. 현재는 막연하지만 '요리를 베이스에 깐 어떤 직업'에 자로님의 조언도 포함되어 있는 셈입니다. 셰프는 꿈으로 가는 간이역인 셈이죠. 종류별 요리 기능사 자격을 획득하는 것은 작은 승리들에 해당되겠지요.

저도 꿈과 현실 사이를 따져보는 일이 가장 힘듭니다. 그래서 그 꿈이란 것이 호기심과 차별화된 영역으로 아이의 가슴 속에 심기워 있는지를 집중해서 지켜 봐 왔습니다. 지금은 어느 정도 확신이 서지만 역시 길게 보아야 하는 일인지라 마음 한 구석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아이에게 많이 시도해보라고 할 작정입니다. 단순히 공부가 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정말 그 일이 하고 싶어서 고생을 작정하고 덤벼든다는 각오를 다지게 합니다. 다행이라면, 지금 아이가 가고자 하는 요리고등학교는 일반 인문계 고등학교보다 성적이 높아서 공부 싫어서 선택하기에는 어렵답니다. ㅋㅋ

아무튼 여러분의 관심에 감사드리고, 아이들에게 현장을 경험하게 한 다음에 다시 지켜 봐야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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