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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5월 23일 06시 22분 등록
THE OCEAN

There is a pleasure in the pathless woods,
There is a rapture on the lonely shore,
There is a society, where none intrudes,
By the deep Sea, and music in its roar:
I love not Man the less, but Nature more,
From these our interviews, in which I steal
From all I may be, or have been before,
To mingle with the Universe, and feel
What I can ne'er express, yet cannot all conceal.

大 洋

오솔길 없는 숲에 기쁨이 있고
쓸쓸한 해변이 황홀하구나
누구도 범하지 않은
깊은 바닷가에 사귈 게 있고
파도소리에 음악이 있다네
나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 게 아니나
자연을 더 사랑한다네
이렇듯 자연과 친교하여
내일의 나와 어제의 나로부터
떨어져나와 느끼고 싶구나
우주 속에 녹아들어서
내 표현할 수 없는 것
아직 묻어두지 못한 것을.

George Gordon Byron /홍윤기역 서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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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시절 나를 사로잡았던 [첫사랑]이란 바이런의 시집
그속에서도 유난히 좋아했던 눈물이라는 시.
나의 일기장을 채우던 그의 시
펄펄끊는 파도 아래 깊숙이
물고기뱃속처럼 고요한 장미정원에서 떠올리던 그의 시들.
지금도 너무도 보고픈 친구 현정과 하교길에
바이런에 대해 말한 일이 생생하다
아버지만큼이나 잘생긴, 그래서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거라고 말해주던 그녀의 단발머리
첫 아이를 선물로 받기 며칠 전 긴 국제통화를 통해
나와 거의 비슷한 예정일로 둘째 만날 날을 준비한
그녀 목소리의 청신함과 시원함.
대양을 건너가야 만날 수 있는
얼음비가 내리는 곳에 사는 그녀
(그곳은 나무가지에 내린 비가 쉽게 얼어붙는 날씨도 있다고)
나를 만나기위해 시청역에서 두시간이나 책을 읽으며
기다라고서는 왜 그렇게 늦었냐는 말을 하지 않는 그녀
나와 생일이 같은.
그 이름만 들어도 휴식같은
수다스럽고 지나치게 장식적인 내 글이 싫어서
이렇게 저렇게 글을 쓰다가도
그녀에게 편지 쓸 때는 요새나는 손바닥만한 카드
하나 쓰기가 어렵다.
감격때문에.

휴대폰잃어버리는 바람에 그녀 전화번호를 잃어버린
작년 시월.. 뒤엉킨방에 들어가 메모의 흔적을 찾는다.

힘들때면, 그녀에게 부끄럽지 않는 친구로 남아야한다고
스스로를 설득하고는 했다.

심지어 그녀의 같은 이름으로 일하는 후배에게
쓸데없는 기대를 하기도 했다
그 이름을 자주 부를 수 있을거라는 그 기대를.

오늘 같은 새벽이면, 네 청신함속에 쉬고 싶어진다.



IP *.142.150.131

프로필 이미지
소은
2008.05.23 23:53:58 *.127.99.52
좋은 친구가 있군요.

바이런 시를 홍윤기님이 잘 번역하셨군요.
한글이 더 맛갈스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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