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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킹을 마친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건....
다름아닌 <오래된 미래> 의 저자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였다!
헬레나가 어떤 인물인가? 이 책한권으로 라닥에 대한 이목을 집중 시켰을 뿐 아니라, 개발을 향해 신나게 달려가는 라닥과 우리들에게 지속가능한 개발이 무엇인가란 질문을 진지하게 던진 사람이다. 우린 레에 묵었던 마지막 날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가 세운 '생태센터'와 '여성동맹센터'를 방문했는데, 운좋게도 그녀를 직접 만나게 되었다.
<오래된 미래> 저자와의 인터뷰
라닥은 매력이 많다. 히말라야 설산, 장엄한 스톡레인지, 그리고 밤하늘. 하지만 무엇보다 우릴 매혹한건 그들이 가진 전통의 힘과 전통과 현대화가 싸우는 현장 그 자체였다.
우린 라닥으로 떠나면서 <오래된 미래>라는 책을 함께 읽었다. 그 책을 읽고 지속가능한 발전이 무엇인가, 지구와 공존하기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라닥에서 찾아보고 싶었다. 하지만 레에 머물수록, 라닥에 머물수록 우리의 고민은 깊어져갔다. 한쪽에선 앞장서서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고, 다른 한쪽에선 이를 반대하는 운동이 펼쳐졌다. 트레킹 중 보았던 어린 라다키 소년의 티셔츠에는 "Power of money"란 문구가 버젓이 새겨져 있기도 했다. 자본주의가 이미 깊숙히 들어와버렸다.
# <건축개발 시위장면)
레 시내 한 가운데서 데모가 벌어지고 있었다. 수십명의 사람들이 피켓을 들고 무제한적으로 개발되는 현장을 저지하고 있다. 그들 중에는 현지인과 외국인이 뒤섞여 있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하나, 무자비한 건축물을 올리는 대신, 레의 평화로운 공간을 그대로 놔두는 것이었다. 시위대의 요구가 어느정도 먹혀 건설은 당분간 지연되었다.
# <태양열발전시스템>
한편으로 라닥이 자연과 공존하려는 작은 움직임을 포착할 수 있었다. 트레킹을 하면서 학교건물이나 공공 시설에 태양력 발전 시스템이 설치된것을 볼 수 있었다. 주로 학교건물과 공공시설에서 이 같은 시스템이 설치되었다. 태양열 발전 시스템은 라닥생태계발그룹이 주도적으로 맡아 처리하고 있는 프로젝트로 난방으로 인해 발생되는 공해를 최소화하여 라닥의 생태를 보존하기 위한 것이다. 건물의 한 면에는 태양열 난방이 작동되고 있고 지붕 위에 설치된 태양열 급수가열판에 의해 온수가 공급되고 있었다.
<헬레나와 인터뷰 중>
헬레나는 지속가능한 발전이 무엇인가, 올바른 개발이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에 이렇게 답했다.
생각해보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간의 연결 안에서
우린 좀 더 행복해지고 우리가 원하는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
라닥의 추억? 사자같이 젊은 놈과 똥!
오래된 미래 속으로 걸어들어간 10명의 젊음들. 우린 지상 최고의 교실이라는 히말라야에서 '진정한 자신'과 '새로운 미래'를 찾으려 했다. 하지만 아직 그 답은 좀 더 시간이 걸릴 것 같다.
히말라야를 다녀오니 사람들이 묻는다. 여행 어땠어?
"음..."
솔직히 한마디로 표현할 수 없다. 어렵다. 힘들기도 했고, 지루하기도 했고, 재밌기도 하고, 실망스럽기도 했다. 딱히 해줄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이 여행이 나에게 무엇이었을까? 내가 말할 수 있는 건 딱 두가지다.
<하늘로 날아오른 라닥 원정대!> <보너스 컷!>
첫번째, 사람이다.
혼자서 활동하는 것을 선호하는 내게 10명의 사람들과 석달동안 함께 하는 것은 엄청난 에너지를 필요로 했다. 게다가 리더를 맡았기에 부담감이 더했다. 하지만 수개월동안 함께 밥먹고, 잠자고, 생활하면서 다른 사람들 속에서 나를 발견하는 재미가 있었다. 뭐든지 서로 양보해야했고, 소통하면서 해내야 했다. 그러는 과정에서 내가 가진 능력을 다시 살펴볼 수 있었다.
그들은 취업에 매장돼 핏기없이 경쟁에 내몰리는 대부분의 20대와는 달랐다. 이 친구들은 스스로 삶을 만들어가기 위해 도전하고 꿈꾸었다. 영화감독을 꿈꾸었고, 세계적인 금융전문가를 꿈꾸고, 의식있는 관광개발가를 꿈꾸었다. 나는 그들에게 <사자같이 젊은 놈들>이란 단어를 기꺼이 붙여주고 싶었다. 사자같이 젊은 놈들... 히말라야보다 더 가슴 속 깊이 들어왔다.
두번째, 똥이다.
트레킹을 하는 동안은 쭉 화장실 없이 지냈다. 그 말은 길 어느 곳이나 다 화장실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처음엔 서로 눈치 보면서 몰래 화장실을 다녀왔다. 시간이 지나면서 방귀가 나오면 뀌고, 자연스레 볼일을 해결했다. 고산증이 오면 토하기도 했다. 감출 것이 없었기에 서로가 아주 편해졌다. 방귀 조차 유머의 소재로 쓰며 서로 낄낄대는 동안 난 큰 벽을 하나 넘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트레킹을 무사히 완주한 기쁨보다 더 큰 기쁨이었다.
똥은 단순한 배설물일 뿐 아니라 나의 자연스런 욕구이기도 했고, 문명이란 이름으로 감춰버린 나의 밑바닥 모습이기도 했다.
인도여행기로 유명해진 류시화가 인도 여행을 하면서 화장실 에피소드를 적었다. 하루는 설사가 급히 나는 통에 화장실 없이 볼일을 봐야 했다. 차를 세워 황량한 들판에서 똥을 다누고 나서 그는 짐짓 인도인들의 화장실문화가 형편없다고 비판한다. 그러자 옆에 있던 인도인이 이렇게 반문했다.
자신을, 자신의 욕구를 표현하는 것이 얼마나 자연스러운 것인가? 하지만 우린 얼마나 그것을 인위적으로 만들어버리고 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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