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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2월 15일 18시 37분 등록

이번 모임의 열기 탓인지 후기가 많이 올라왔네요. 저는 올리지 말까 하다가 그래도 영남의 후기 담당(?)이라는 직무를 수행하고자 이렇게 글 올립니다.


1. 도착
부산에서 2명의 처자(최은진, 박다혜)를 픽업하여 올라오다가, 이 처자들 나이가 나이인지라 결혼 얘기로 수다가 한참, 잠시 귀를 기울이다가 고속도로를 잘 못 들어섰다. --; 해가 떠 있는 방향만 보고도 대충 길을 찾아간다고 자부하는 나의 어처구니 없는 실수.

 

우여곡절 끝에 포항공대 지능로봇 연구소를 들어서자 많은 반가운 얼굴과 처음 뵈는 분까지……회의실이 꽉 차 있다. 흐뭇한 풍경이다. 벽 한 켠에는 출판을 기념하는 플랜카드가 화려하면서도 정겹다. 나란히 사이 좋게 어깨를 붙이고 선 4권의 책이 참 보기에 좋았다. 많은 분들의 정성으로 테이블에 놓인 먹거리도 풍성 그 자체다.

 

이번에 모임에 참가하면서는 평소와 달리 메모도 하지 않고, 사진도 회의실 내에서만 찍기로 했다. 온전히 온몸으로 즐기는 게 목적. 따라서 처음 뵌 분들의 이름을 다 기억하지 못했고, 후기 내용도 많이 부실하다. 이해 안 해 주셔도 무방하다. ㅋㅋ


2. 저자 인사 

영남모임의 회장님, 운전 정희근 님의 사회로 본 행사를 시작한다. 간단한 자기소개에 이어 저자들의 한마디 시간. 이번 저자들은 한꺼번에 출간을 해서 나의 주말을 몽땅 뺏어간 분들이지만 정성 들여 서명을 해 주시는 그 모습들이 하나 같이 진지하여 일순 감동을 받았다.

 

먼저 안 시키면 삐칠 게 뻔한 오병곤이 1순위다. ㅋㅋ 병곤이에 이어 공저자인 홍승완의 한마디. 미리 준비를 안 했다고 하면서도 할말 다한다. 메모까지 들여다 보면서 이분들이 그날 한 얘기는 책의 내용을 축약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변경연에서는 워낙 유명한 분들이니 이하 생략.

 

다음으로는 교산 최학수, 여주 정은실 부부 공저자의 차례. 두 분은 조근조근한 톤이며 조리정연한 말 솜씨까지 천상 부부였다. 말 잘하는 분을 뵙기는 힘든데 오늘 두 분이나 한자리, 동 시간대에 만나는 행운을 누렸다.

 

혼자 놀기의 저자 강미영님은 말 솜씨 좋은 분 다음 차례가 잡혔다며 투정을 부린다. 근데 듣고 있자니 다 엄살이다. 하긴 달리 작가일까 싶다. 강미영님은 내내 지켜보니 정말 혼자 잘 즐기는 모습이다.

 

저자의 마지막은 영남의 민도식 샘. 앞 선 저자들이 모두 표준어를 구사하는 반면 민 샘은 45년 묵은 지리산 표준어를 구사하신다. 본인의 표현을 빌자면 외모 또한 9등급 중 6등급이란다. 하지만 아무도 그리 생각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3. 강의 

이어서 저자에서 강사로 순간 변신하신 민도식 샘의 강의. 영남 모임의 강의는 품앗이다. 그래도 역시 강사를 업으로 하는 분의 강의는 남다르다. 평소에 자신이 다루지 않는 류의 내용이라면서도 할 말 다 한다. 강력한 지리산 표준어가 풍기는 열정과 호랑이가 부르짖는 듯한 목청, 청강자들을 당황하게 하는 질문 공세. 자료는 있지만 자료는 단지 참고일 뿐 매번 강의 때 마다 새로운 내용을 가능하게 하는 민도식 BRAND의 강의였다. 내 기억에 남은 한마디는 밥과 존재 사이의 균형

 

4. 즐겁고 소란했던 식사
기념 촬영을 하고 식사자리로 옮겼다.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평양집 영남 모임에서 가끔 이용하게 된다. 즐거운 식사와 한담을 나누고 있는 중에 기념 케잌을 들고 도착한 운정 김기형님 부부. 잘 어울려 보이는 부부. 울산에서 모임이 있으면 장소를 제공하신다. 식당에서는 모임 이래로 가장 시끄러운 분위기가 조성되어 바로 옆 사람 목소리도 잘 안 들릴 정도였다. 즐거움은 나눌수록 커지는가…… 술자리에서는 메뚜기 족으로 변신하는 민 샘은 역시 자리가 파하기 전에 전 테이블을 다 도는 기염을 토했다.


5. 과메기 한담 

즐거운 식사를 마치고 게스트 하우스로 이동. 거실이 꽉 차도록 자리를 잡고 앉아 기념 케이크도 자르고, 건배도 나눈다. 주종도 참 다양하다. 샴페인을 시작으로 종류도 다양한 와인, 소주, 양주. 겨울철의 진미 포항 과메기는 이 날 최고의 안주가 되기에 충분했다. 우리는 즐기면 되었지만 이 모든 것의 뒷바라지를 해주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송현 선생님, 해성 선생님, 세정 선생님, 김희주 선생님……

 

이날의 압권은 건천 JC의 김대성 회장님. 써니를 녹다운 시킨 영남의 전설 귀여운 앙마 권양우를 잠 재워 버렸다. ㅋㅋ

 

기선을 제압당한 귀여운 앙마는 앞에 앉은 승완이가 만만해 보였는지 잔을 돌리기 시작하더니 결국에는 KO 시켜 버렸다. 이후 12시간 동안 홍승완 작가는 수면만 취했다. 진짜 오래 자더라. 이어 앙마의 다음 표적은 오병곤으로 이동하여 노래방 까지 쭉 끌려(?) 다녀야 했다. 병곤이는 영남에 오니 말 빨 세울 기회를 안 준다며 투덜투덜^^; 하긴 그날 모두들 할 말이 많아 보였다. 그 와중에 교산/여주 부부께서는 지긋이 웃고만 계시더라. 그 웃는 모습이 어찌 그리 보기에 좋던지.


6. 그린 노래방에서의 광란(?) 

긴 시간이 짧게도 느껴지고, 영남 모임에서는 최초로 노래방으로 자리를 옮기게 되었다. 먼저 가시는 분들과 대화가 더 필요한 일부를 제외하고 20여명이 참석한 노래방에서는 누가 잘 노는지 콘테스트라도 하는 분위기였다. 운제, 송현 선생님 부부의 화려한 테크닉을 필두로 온 몸으로 노래하던 그 무대. 급기야는 노래방 사장님이 애지중지하는 750만 원짜리 기타를 뺏어서 라이브 무대를 벌이기까지 했다. 그날 저녁의 분위기를 혹자는, 어디 가서 이 얘기 하면 아무도 안 믿을 꺼야 라고 하더군요 ㅋㅋ 운제 선생님 표현을 살짝 도용하자면, 얘기할 때는 법정 스님 같던 분들이 놀 때는 중광 스님으로 변신한 모습에 충격 받은 것 같더군요. 특히 귀여운 앙마의 표적이 된 오병곤은 87학번 동기라는 이유만으로 거의 끌려 다니며 놀았고, 미남 작가 이희석 군은 셔츠 단추를 뜯길 뻔한 인기를 누렸지요. 아무튼 개인적으로는 해성 선생님의 폭발적인 가창력에 최고상을 드리고 싶네요. 노래방 이후에도 부족했던 일부(병곤, 세정, 함장, 희석)는 새벽이 아쉽도록 잔을 기울였네요. 그 강철 체력에 경의를 표합니다.

 

7. 아귀는 생선
다음 날, 아침부터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다 보니 식사시간을 훨씬 넘겨서야 양포로 이동. 초아 선생님이 추천하신
삼거리 아구탕 집은 환상의 아구찌개로 모두를 감탄 시켰다. 전날의 기분 좋은 피로가 확 풀리는 맛. 그런데 아구(아귀)가 생선의 일종이란 걸 모르는 분들이 의외로 많아서 놀라웠다. 국민 여러분~ 아귀는 생선입니다! 생선!!


8. 다시 제자리로 

식사 후에 짧은 여행을 하는 일행들을 뒤로하고 부산으로 먼저 출발하는 것이 못내 아쉬웠다. 하지만 내가 존재의 이유로 이 모임에 투자하는 것 못지 않게 직장인으로서 밥을 위해 지불해야 할 시간도 필요한 것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부산에 들어온 우리 선박을 방문하여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고 집에 돌아 온 시간은 꽤 늦은 저녁이었지만 피곤한 중에도 하루를 온전히 보낸 것에 감사하였다.

 

* 참석 및 도움 주신 분들 (제가 다 기억 못하니 빠진 분은 댓글로)

 

대장급 : 일산 구본형 선생님, 초아 서대원 선생님, 운전 정희근 영남 회장님.

저자들 : 오병곤/홍승완, 최학수/정은실(+ 아들 2), 강미영, 민도식

이하 존칭 생략 가나다 순: 권양우, 권채신, 김기형 내외, 김달국, 김대성, 김희주, 박다혜, 백재욱, 서정애, 오옥균, 윤태희, 이희석, 정현덕, 최은진, 홍정길 내외, 황성일

 

추신) 사진은 언급한대로 온전히 찍은 게 없어 못 올립니다.사실 사진 올리는 법도 모릅니다. --;

IP *.246.14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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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2008.12.15 19:17:22 *.221.152.177
형산님. 책을 들고 내려가지 못해서 많이 죄송했는데,
미리 주문해서 찬찬히 읽으시고 서평까지 하시며 사인을 해달라하셔서 얼마나 감사했던지...
제가 강의할 때에 이외에는 낯가림이 있어서 그날 가만히 있었지만,
그 따뜻하고 활기찬 모임 분위기에 편안히 젖어 있었습니다.
제 낯가림은 그리 오래 가지 않으니, 다음에 뵐 일이 생기면 많은 이야기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

좋은 모임에 참석하도록 제안해주신 구본형 선생님,
그리고 정성스럽게 자리 마련해주시고 늘 보던 얼굴처럼 환하게 맞아주신 초아 선생님을 비롯한 영남권의 모든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포항 바로 옆 경주가 고향이면서도 처음 본 과메기를 배가 불러서 입도 못대어 보다가,
자정 가까운 시간에 살짝 먹어보고는 그 특유의 맛에 반했습니다.
저녁 술자리 때에 제 앞에 앉아 계셨던 운제 선생님. 제가 과메기 싫어해서 안 먹은 것이 아닙니다. ^^;

일요일에 함께 본 겨울바다의 하얀 포말,
감은사지 석탑 위에 펼쳐져 있던 티없이 파란 하늘,
감은사지 석탑 뒤에 한 나무처럼 잘 자라있던 오래된 두 그루 나무,
그리고 좋은 님들의 마음에 담긴 영남의 정서를 가슴에 담고 돌아왔습니다.

늦을까봐 점심도 생략하며 150km로 달려서 바삐 내려갔었는데,
돌아오는 길은 100km로 천천히 달려 돌아왔습니다.
돌아오는 내내 그곳에서의 영상과 소리와 느낌에 자주 따뜻해지곤 했습니다.

많이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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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
2008.12.16 09:13:23 *.96.37.35
샬롬!
영남권모임 전속 후기담당께서 역할을 충실히 하심에 감사드립니다.
이 후기보고 앞으로 영남권 모임에 참석자들이 너무 많이 늘어날까 고민입니다.ㅎㅎㅎ
아직도 그 여운이 남아서 미소짓게 합니다.
아름다운 이들이 만나는 이 모임이 아름답게 변화와 성장을 이루며 이어지길 소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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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애
2008.12.16 13:20:12 *.243.45.194
와우 멋지다! 형산님,
조곤조곤 옆에서 얘기하듯 맛갈스런 후기 올려주셨네요.
영남권모임의 영원한 후기 담당이시다. ㅎㅎㅎ

그날의 분위기가 손에 잡히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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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산
2008.12.16 18:23:00 *.221.152.177
형산님, 글과 말이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군요. 글이 참 경쾌하고 명료하네요. 그날을 다시한번 경험하는 듯합니다. 긴장했는데 말을 잘 했다고 칭찬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좋은 분들을 만나 좋은 기운 나눌 수 있게 초대해 주신 영남 모임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날 참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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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산
2008.12.16 18:44:10 *.246.146.12
여주/교산 선생님, 먼길을 달려오셨는데 헛 걸음 한게 아니시라니 다행입니다. 영남의 많은 분들에게 여러분의 방문은 힘이 된답니다. 기회되면 또 들러 주세요. 언제든 영남 함성인들은 환영할겁니다.

회장님, 멀리 아름답게 가기 위해 필요한 지속성은 회장님 손에 달린 거 아시죠? ㅋㅋ 감사하고, 죄송하고 뭐 그런 복잡한 생각이 많습니다.

송현 선생님, MBTI 일반강사로서의 동료의식이 작은 게 아니죠? 저도 송현님 뵈면 항상 그 생각이 먼저 듭니다. 시트콤 처럼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는 저 자신을 돌아보게 되구요. 많이 배우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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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난이공주
2008.12.16 22:11:37 *.145.183.187
형산오라버니~~
덕분에 너무도 편하게 집까지 왔습니다.
멋진 후기를 그냥 넘길 수 없어 댓글 달아봅니다. ^^
부산 번개 기대하겠습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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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
2008.12.20 10:13:55 *.186.6.89
끊고 맺음이 어찌 그리도 담백한지 참 좋은 분의 글을 보고 또 봅니다. 그날 하루 온몸으로 느낀 소감 마치 제가 브라운관의 배우를 보는 것 같습니다. 형산님이 있어 한번씩 결장을 하도록 하는 것 같습니다. 기축년 긴축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 다음을 기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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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도식
2008.12.20 21:57:19 *.177.102.178
예리한 관찰력으로 그림을 그려 놓으셨습니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진솔한 이야기는 늘 감동을 줍니다. 그 속에 내가 있었다는 사실 또한 더욱 의미가 큽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구경연은 마음의 고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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