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dg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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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낸 욕지기로
마음이 번거로울 새벽,
악몽에 깨어나
나에게 말한다.
튜립처럼
빛이 환할 때
입술을 열어라
내 마음의 빛,
나에게 스스로 띄워보내는
미소가 가득할 때,
그 때에 내 입술을 열어라
어느 공교한 자가
사람 막대기로 나를 다루실 때에
마음을 고르고
힘을 모으기 위해
그 다음 순간의 힘을 아끼기 위해
튜립처럼
가만히
내 입술을 오므리고
빛이 나를 감쌀때까지
고요하리라.
IP *.193.194.22
마음이 번거로울 새벽,
악몽에 깨어나
나에게 말한다.
튜립처럼
빛이 환할 때
입술을 열어라
내 마음의 빛,
나에게 스스로 띄워보내는
미소가 가득할 때,
그 때에 내 입술을 열어라
어느 공교한 자가
사람 막대기로 나를 다루실 때에
마음을 고르고
힘을 모으기 위해
그 다음 순간의 힘을 아끼기 위해
튜립처럼
가만히
내 입술을 오므리고
빛이 나를 감쌀때까지
고요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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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gie
네 답글이 한편의 시다.
꽃을 보면 신기해서 묻곤해.
같은 빗물 먹었는데
왜 개나리는 노랗고
진달래는 분홍이냐구
왜 몸뚱이는 초록인데 빨간 꽃을 피워내냐고
어디에 그걸 숨겨두는 거냐구.
어디에서 그걸 만들어내냐구.
지난 주말 오랜만에 혼자 산책을 하다가 성대앞지하서점 [풀무질]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글쓰기' 라는 보리출판사의 얇은 문고판 크기의 책을 읽었어.
보리 작은책 문고에서 3권 이오덕 윤구병 서정홍 이성인 원종찬 이재관 박영숙 공저.
단숨에 샀지.
서정홍님이 인용한 이오덕 선생님의 글도 짧은 글을
너랑 그냥 나누고 싶어 올려본다.
<무엇을 어떻게 쓸까> 이오덕 지음, 도서출판 보리펴냄. 155쪽
"우리 시인들의 시에서 내가 언제나 불만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왜 시인들이 일하는 삶을 시로 쓰지 못하는가,
왜 일하면서 살아가는 정서를,
그 땀냄새를,
무거운 짐에 짓눌려 헉헉거리는 숨소리를
시로 쓰지 못하는가 하는 것이다.
일하는 삶이 가장 높고 귀한 가치가 있다면
분명히 그것은 시가 되어야 할 것이다.
마치 밀레가 일하는 농민들의 모습을 그림으로 그려 놓았듯이,
시도 일하는 사람들의 세계를 나타낼 수 있어야 할 것 아닌가?
그런데 이상하게도 우리가 새로운 시를 쓰게 되었다는
지난 100년 가까운 역사에서 일하는 삶을 그린 시가 보이지 않는다.
단 한편도!
내가 시인들의 시를 알뜰히 살펴보지 않아서 놓쳤는지 모르지만
아직 그런 시를 찾아내지 못했다.
나라와 세상을 걱정하는 시,
슬퍼하고 원통해하는 시,
무엇을 외치는 시는 많다.
무엇을 그리워하거나 꿈을 꾸는 시,
저 혼자 그 무엇에 취해서 수다를 늘어놓는 시도 많다.
무엇을 썼는지도 알 수 없는 시는 더욱 많고
세상을 관광거리로 삼고 있는 듯한 시는 더더욱 흔해 빠졌다.
그런데 일하는 삶을 보여주는 시는 없다."
전율하듯이 책을 들고서 저녁을 준비해 둔 재디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까맣게 잊고서 읽어 나갔어.
후. 금요일이다.
나의 시는 여기에 지금 이곳에 함께 하는데
눈먼 장님은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듣지 못하고 있다.
꽃을 보면 신기해서 묻곤해.
같은 빗물 먹었는데
왜 개나리는 노랗고
진달래는 분홍이냐구
왜 몸뚱이는 초록인데 빨간 꽃을 피워내냐고
어디에 그걸 숨겨두는 거냐구.
어디에서 그걸 만들어내냐구.
지난 주말 오랜만에 혼자 산책을 하다가 성대앞지하서점 [풀무질]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글쓰기' 라는 보리출판사의 얇은 문고판 크기의 책을 읽었어.
보리 작은책 문고에서 3권 이오덕 윤구병 서정홍 이성인 원종찬 이재관 박영숙 공저.
단숨에 샀지.
서정홍님이 인용한 이오덕 선생님의 글도 짧은 글을
너랑 그냥 나누고 싶어 올려본다.
<무엇을 어떻게 쓸까> 이오덕 지음, 도서출판 보리펴냄. 155쪽
"우리 시인들의 시에서 내가 언제나 불만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왜 시인들이 일하는 삶을 시로 쓰지 못하는가,
왜 일하면서 살아가는 정서를,
그 땀냄새를,
무거운 짐에 짓눌려 헉헉거리는 숨소리를
시로 쓰지 못하는가 하는 것이다.
일하는 삶이 가장 높고 귀한 가치가 있다면
분명히 그것은 시가 되어야 할 것이다.
마치 밀레가 일하는 농민들의 모습을 그림으로 그려 놓았듯이,
시도 일하는 사람들의 세계를 나타낼 수 있어야 할 것 아닌가?
그런데 이상하게도 우리가 새로운 시를 쓰게 되었다는
지난 100년 가까운 역사에서 일하는 삶을 그린 시가 보이지 않는다.
단 한편도!
내가 시인들의 시를 알뜰히 살펴보지 않아서 놓쳤는지 모르지만
아직 그런 시를 찾아내지 못했다.
나라와 세상을 걱정하는 시,
슬퍼하고 원통해하는 시,
무엇을 외치는 시는 많다.
무엇을 그리워하거나 꿈을 꾸는 시,
저 혼자 그 무엇에 취해서 수다를 늘어놓는 시도 많다.
무엇을 썼는지도 알 수 없는 시는 더욱 많고
세상을 관광거리로 삼고 있는 듯한 시는 더더욱 흔해 빠졌다.
그런데 일하는 삶을 보여주는 시는 없다."
전율하듯이 책을 들고서 저녁을 준비해 둔 재디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까맣게 잊고서 읽어 나갔어.
후. 금요일이다.
나의 시는 여기에 지금 이곳에 함께 하는데
눈먼 장님은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듣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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