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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월 24일 07시 51분 등록
뜨신 이불자리 가만히 들추고 
덮인 함박눈 치우며 나는
새벽 나무삽 소리

어느 부지런한 지나가는 이의
뽀드득 뽀드득 발자국 소리에
눈이 떠진다.

이렇게 춥고 눈오는 날
바퀴 두 개, 다리삼아 일하러 
바튼 호흡, 새벽 담배연기가 먼저 깨어난다.
어릴적 담뱃내마저 좋았던 나의 우상,
그 아버지의 오늘 아침이 그려진다.


눈오는 밤,
오렌지 빛 가로등
크리스마스 츄리보다 이쁘게 달고 있는
낙산 성곽에서 남산을 바라다 보며 걷는다.
나,☆,◐,石.. 그리고 엄마, 아빠
둘레둘레 걸으며 따뜻하고 구수한
군고구마를 사주셨던,
골 때리는 세상 웃으며 살려고
이제 머리 굵어졌다고 웃지 않아
자식들에게 하지 않는 농담과 유행어를 즐겨 하시던
그 아빠의 오늘 아침이 자꾸 눈에 밟히는 요즘

낙산꼭대기 시장길 노점들도 
천막안으로 물건들을 넣고 집으로 가고
버스종점쯤에서 일까
군고구마 한 봉지 사서
식을까 가슴에 품고
집으로 사와 모여 앉아서
그 날 하루의 일에 대해서
자세히 말하시기를 즐기시는
아 빠,  아 버 지.


내가 아는
이 세상에서 가장 그윽한 눈동자의 소유자
누가 그 눈동자의 환희를 앗아갔나

차마 못할 말, 죄인인 나로다.

그 래 도
내게 남은 한 가지 일,
다시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일,
죄와 허물로 멍울진 가슴이라도 
사랑하기를 주저하지 않는 일
그렇게 싫어하시던 짓..
제발 울지 않는 것.

그 런 데
지금 나 울고 있다.










IP *.142.180.35

프로필 이미지
차칸양
2009.01.24 07:55:33 *.178.33.220
휴.............
프로필 이미지
써니
2009.01.24 21:29:41 *.36.210.4
아빠, 아버지, 꿈 할아버지, 내 남자의 장인

그리고

영혼까지 녹아드는 눈

피 같은 그리움이 퍼내는 눈물

그저

오래 오래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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