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정 윤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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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만난것은 2007년 어느 마트 서점가에서 였다.
일상의 가장 즐거운 놀이인 책읽기,
늘 마트에 가면 들러는 서점가, 그곳에서 나는 나의 스승을 만났다.
'마흔 세살에 다시 시작하다'
잔잔한 미소와 그의 눈빛이 담긴 표지는 제목만큼이나 나를 매료 시켰다.
서른 여덟, 늦은 나이에 대학공부를 시작한 나에게 그의 책은 자석과도 같은 느낌으로 내게 다가왔다.
'그의 이야기, 그녀의 이야기, 그들의 이야기 밖에 없던 세상에 나의 이야기가 생겨났다.
그리하여 나의 역사, 나의 문명이 존재하게 되었다. 나의 세계가 만들어진 것이다.'
첫장을 열면 만나는 글이다. 나 역시 세상에 나의 이야기를 수놓고 싶었기에 그의 이 말은 나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개정판 서문>에서 그는 10년동안 14권의 책을 썼고 과거를 기록하면서 미래를 얻었다고
10년을 쓰면서 자신이 앞으로 무엇을 할수 있으며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아냈다고 말했다.
자서전과 같은 형식으로 쓰여진 이 책속에서 나는 나를 만났다.
내가 살고자 하는 삶을 그는 살고 있었고 건강한 미래 또한 만들어 가고 있었다.
'미래는 지금 서 있는 이 자리를 딛고 이 자리에서 피어나는 꽃이다.
충분히 썩어 비옥해진 과거가 미래의 수확량을 결정한다는 것은 농사를
한번 이라도 지어 본 사람은 금방 알수 있다. 과거를 충분히 썩혀 소화해
내지 못하면 과거가 살아서 미래를 지배하게 된다.
즉 과거에 갇히게 되는 것이다. 과거의 관성, 과거의 습관, 과거의 자취와 흔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러나 과거의 온갖 흔적, 그 영육을 묻어 깊이 썩혀두면 우리는 지혜를 얻게 된다.
그것이 앞길을 밝히는 불빛이 된다.'
내마음을 무찔러 들어온 글이다.
'과거를 충분히 썩혀 소화해 내지 못하면 과거가 살아서 미래를 지배한다'
난 그때까지도 과거속에서 미래를 만나려 했었다.
그런 나에게 그의 이 말은 나를 깨우고 있었다.
요즘도 마음의 흔들림이 밀려오면 나는 그의 책들을 펼쳐 위로를 받는다.
이렇게 시작된 그와의 인연은 우리를 사랑으로 엮어 주었다.
그를 사랑하는 영남모임의 일원으로 참여하게 되었고,
그를 만나고 싶은 나의 간절함은 현실이 되어 내게 왔다.
그와의 첫 만남.... 그와 눈이 마주쳤다. 그 떨림의 공명을 나는 아직도 기억한다.
그는 따스하고 강한 눈빛으로 나를 안아 주었다.
그리고 초아 서대원선생님의 배려로 그의 옆에 앉는 영광도 함께 했다.
그윽한 눈빛으로 시종일관 사람들을 바라보는 그였다.
제자들과 함께 집필한 책이 출간 되어 출간 기념회를 겸했던 자리이기도 했다.
나의 이름과 함께 그려진 그의 이름, 그에게 처음으로 사인을 받아 안았다.
그는 느낌만큼이나 부드럽고 편안한 사람임이 틀림이 없었다.
나는 그날 그에게서 서른 여덟 시작을 축하하는 꽃다발을 받았고,
그 꽃은 집에 머무르다 지난 가을 자유로운 곳으로 보내었다.
그는 이제 늘 나와 함께 하기 때문이었다.
나는 그를 느낄수 있다. 그리고 그는 멀리서도 나를 읽고 있다.
그의 한 마디 한 마디는 나의 가슴을 찌르고 들어와 나에게 속삭이며,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울림으로 나를 가르친다.
이제 나는 가끔 그를 만나기도 한다.
나의 가장 큰 보물은 그에게서 선물 받은 빨간 노트이다.
지난 가을 경복궁에서 그는 내게 노트를 사주고 싶다고 말했고,
빨간 노트에 '태희에게 아주 많은 생각들을 적어 두어라'라는 글과 함께 주었다.
그날 그는 나의 이야기에 빠져 있었고 진지한 그의 모습은 나을 춤추게 했다.
나는 그를 '말이 아닌 눈으로 나를 가르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는 말이 적다. 그래서 혹자는 그를 나무에 비유하기도 한다.
그는 큰나무이다.
지치고 힘든 삶으로 쉼이 필요한 누구라도 자신의 그늘아래 쉬어가게 한다.
'어제보다 아름다워지려는 사람을 돕습니다'
그의 비전처럼 그는 많은 이들의 좋은 친구이자 스승으로 오늘을 걸어가고 있다.
변화를 꿈꾸는 자들의 영원한 보스 - 구본형
그는 내 인생의 길위에서 만난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다.

경주에서 보낸 짧은 이틀이 좋아 돌아오는 내내 그 즐거움이 따라왔다.
너희들 부부는 사람이 좋아 늘 사람들이 찾아간다. 써니도 가고 혜수와 금희도 가고, 낮에도 가고 밤에도 가고 이른 아침에도 간다. 사람들에게 늘 가장 좋은 것을 주려하니 그들이 또한 너희들을 소중하게 여긴다. 바다가 건물 사이로 보이는 그 곳도 좋고, 정자 앞 바다가 보인다는 그 미래의 곳도 좋고, 어디든 너희들이 있는 곳이 좋은 곳이 되리라. 살아보니 가장 좋은 것은 사람이고, 사람 좋은것이 모든 미덕의 으뜸이다. 좋은 사람에서 더 좋은 사람으로, 날마다 더 선하고 아름다운 사람으로 하늘을 날 듯 그렇게 날아가거라.

악성은 특히 제가 믿는 기독교에서 요즘 화두가 되고 있다.
영남권 모임에는 많은 섬김이들이 있어 아주 자연스럽게 그 의미들을 심어가고 있다고 자부한다.
그 중심에 당신과 당신의 사랑하는 부군이 계신다.
전혀 나타내지 않음으로 그 가치를 더 발하는 당신의 그 섬김이 있어서 부족한 나는 아주 편안하게 회장이라는 직책을 가질 수 있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당신의 세심한 섬김의 효과가 얼마나 나타났는지....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으나 그 마음을 제대로 표현치 못했음에 사과와 아울러 이곳을 통해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너무 고맙고 감사했습니다."
"당신의 섬김이 너무 귀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