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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1월 9일 09시 40분 등록
지리산에 가면 있다
 - 둘레길


순한 애벌레처럼 가는 길이 있다
땀 흐르던 그 길의 저기쯤 마을이 보이는 어귀에는
오래 묵은 당산나무 귀신들이 수천 천수
관음의 손을 흔들며 맞이해서
오싹 소름이 서늘한 길이 있다


두리번 두리번 둘레둘레
한눈을 팔며 가야만 맛을 보여주는 길이 있다
더운 여름날 쫒기듯 잰걸음을 놓는 눈앞에는
대낮에도 백 년 여우가 홀딱홀딱 재주를 넘으며
간을 빼 먹는다는 소문이 무시무시한 길이 있다


서어나무 숲이, 팽나무 숲이, 소나무 숲이,
서걱서걱 시누대 숲이 새파랗게 날을 벼리고는
데끼 놈, 게 섰거랏 싹뚝,
세상의 시름을 단칼에 베어내고
도란도란 낮은 산길이 들려주는 이야기
작은 산골 마을들이 풀어놓은 정겨운 사진첩


퐁퐁퐁 샘물에 목을 축이며 가는 길이 있다
막걸리 한두 잔의 인심이 낯선 걸음을 붙드는 길이 있다
높은 산을 돌아 개울을 따라 산과 들을 잇고
너와 나, 비로소 푸른 강물로 흐르고 흐르는
아직 눈매 선한 논과 밭, 사람의 마을을 건너는 길이 있다. 


                                   
                                                                                        < 그 아저씨네 간이 휴게실 아래 129쪽/ 박남준/  실천문학사>



박남준 시인님께서 사람의 마을을 건너기 위해 낯선 걸음을 하신다네요.

일 년에 몇 번 안 되는 서울 나들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홍대 앞 <더 놀 The Knoll> 에서 오는 11월 19일 금요일 저녁부터~ 늦은 시각까지 일일 마담 하신답니다. ㅋㅋㅋ

시낭송과 공포의 톱연주에 이어 그동안 지리산 악양마을에서 이끌어오신 보컬 그룹의 싱어로서 자작곡도 들려주신다는...으아~ 기대 만땅! 이죠?  

시간되시는 분들은 출간기념파티겸 진행되는 이곳에 놀러 오시랍니다. 정식으로 초대장 발부 하시는 겁니다.

우리는 알고 있죠? 시인님의 영발 있는 싸인도 받아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면 시인님의 악양 편지에서 퍼온 글을 게시해 드리겠습니다. 참고 하시고 많은 참여 바랍니다.


시인님과 더불어 변경연의 모든 벗들 감기 조심(행여 노래를 못 듣게 될가봐 염려 됩니당)하시고 그날 만나요~  ^-^*

 
제목: 홍대 앞에서 일일마담합니다
분류: 일상
이름: * http://www.parknamjoon.com


등록일: 2010-11-04 07:47


ku1.jpg (201.4 KB)
 

어느 분이 그렇게 말했습니다.
나이가 들어 멀쩡하던 눈이 실명을 하게된 사람이야기였습니다.
그 분을 돕고자 지인들이 팔을 걷어부쳤다고 합니다.
홍대 앞에 <놀>이라는 카페를 냈다고 합니다.
앞서 몇몇 분들이 일일마담을 하며 카페를 알렸답니다.
저보고도 일일 마담을 해줄 수 있냐는 것입니다.
마침 시집도 나왔고 해서 출판기념을 빙자하여 놀에 자리를 펴볼까 합니다.
그런데 걱정이 앞섭니다.
술을 많이 마시거나 안주발을 세워야 매상을 올려줄텐데 말입니다.
아무튼 11월 19일 저녁시간부터 저는 <놀>에 있을 것입니다.
간단한 요깃거리들도 준비되는 모양이니 저녁식사를 하지않고 오셔도 될것입니다.




주   소 : 서울 마포구 서교동 404-24
전   화 : (02)334-5519
온라인 카페 http://cafe.naver.com/theknoll

6호선 상수역 1번 출구 또는 2호선 합정역 3번 출구로 나오신 후 온라인카페에 나와있는 약도 참고하세요.
'놀'이 건물 2층에 있어 찾기가 그리 쉽지는 않다고합니다.
같은 건물 1층에  '스페인클럽'이 있답니다. 스페인클럽 확인하시고 2층으로 올라오시랍니다.

11월 19일 금요일 그 저녁무렵부터 새벽이 오기까지
그날 오시면 시낭송과 공포의 톱연주, 제 자작곡 노래도 함께 들을 수 있는데 ...헐헐~

시낭송- 상수리나무 그 잎새 / 박남준



IP *.219.168.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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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석
2010.11.09 12:38:15 *.209.229.14

 구선생님께서는 2007년 음력 초하루에  '10대 풍광'을 다듬으며 그의 시에 깊이 공명한 적이 있지요. 시 한 구절이 독자에게로 건너가 무엇이 되는가를 감동적으로 보여주는 그 부분을 조금 옮기자면...

 

구본형, '나의 10대 풍광, 2007년 버전' http://www.bhgoo.com/zbxe/48441

 

서른 살 10년은 성취에 몰두해야할 시기다. 이때 이루어 낸 것이 없으면 그 다음 마흔 살 10년은 통째로 흔들려 그 허망함을 견디기 어렵다. 서른 살 10년의 긴 세월을 무엇을 하며 보낼 것인가는 개인적 선택의 문제다. 그러나 그 선택이 무엇이든 반드시 하나의 성취를 이루어야 한다. 즉, 다음 질문에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 지금까지의 인생 중에서 당신이 가장 자랑할 만한 성취는 무엇입니까 ? ” 따라서 이때의 10 년은 성취를 위해 모든 에너지가 결집되어야 한다. 돈도 명예도 보장되지 않는 인생의 한 때를 바닥에서 박박기며 정성을 다하는 모습을 연상하면 좋다. 어두움은 늘 위대하고 비옥한 토양이다. 한 시인의 표현을 빌면 “내 안에 들어와 나를 들끓게 하였던 것들, 끝없는 벼랑으로 내몰고 갔던 것들, 신성과 욕망과 내달림과 쓰러짐과 그리움의 불면들......” 이런 것들이 바로 30 대를 만드는 힘들이다.

마흔 살 10년은 모름지기 인생의 가장 중요한 혁명의 시기다. 이때 전환하지 못하면 피기 전에 시든 꽃처럼 시시한 인생을 살게 된다. 사람들은 이때를 후반전의 인생을 위한 인터미션, 혹은 2막이라고 부를 지 모른다. 어림없는 말이다. 실력이 모자라면 후반전의 경기는 또 한 번의 비웃음에 불과하다. 1막에서 시시한 엑스트라가 2막에서 돌연 위대한 주인공으로 돌변하는 연극을 본적이 없다. 다른 사람의 각본으로 다른 사람의 연출에 따라 미리 정해진 배역을 맡은 배우는 꼭두각시일 뿐이다. 인생은 연극이 아니다. 인생은 진짜다. 마흔 살은 지금까지의 연극을 끝내고 진짜 내 인생을 사는 것이다. 스스로 대본을 쓰고, 스스로 연출하고, 스스로 배우가 되는 진짜 이야기, 이것이 마흔 살 이야기다. 이때 10년의 상징은 죽음과 재생이다. 거대한 낭떠러지가 큰 강을 만든다. 낙엽은 나무가 겨울을 나기 위한 아름다운 죽음의 의식이다. 죽어야 다시 하나의 나이테를 만들어 낼 수 있고, 봄에 꽃을 피울 수 있고 열매를 맺을 수 있다. 마흔은 평범한 사람에게는 가을이 아니라 겨울과 또 다른 봄이다. 내가 보고 겪은 바로는 이 때 그 치열함이란 생사를 가르는 비장함이다. 역시 같은 시인의 표현을 빌면, “구비구비 흘러온 길도 어느 한 구비에서 끝난다. 폭포, 여기까지 흘러온 것들이 그 질긴 숨의 끈을 한꺼번에 탁 놓아 버린다. 다시 네게 묻는다. 너도 이렇게 수직의 정신으로 내리 꽂힐 수 있느냐. 내리꽂힌 그 삶이 깊은 물을 이루며 흐르므로, 고이지 않고 비워내므로 껴안을 수 있는 것이냐. ” 이것이 마흔 살 10년의 정신이다. 죽지 않고는 살 수 없다.

쉰 살이 되면 자신의 인생을 미소를 머금고 지켜가면 된다. 커다란 강이 오후의 황홀한 햇빛 속을 눈부신 자태로 유유히 흘러가는 그 장관을 연상하면 좋다. 그 안에 수없이 많은 고기떼를 품고 흐르는 커다란 관용의 강물이다. 자신의 인생에 대하여, 자신의 하루에 대하여, 자신이 이루어 낸 크고 작은 멋진 일들에 대하여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가장 평화로운 시절이다. 역시 시인은 이렇게 표현한다.
“그리하여 거기 은빛 비늘의 물고기떼, 비바람을 몰고 오던 구름과 시린 별과 달과 크고 작은 이끼들 산 그늘 마저 담아내는 것이냐 .....”

 

그리고  몇년 뒤 우연히 시인의 악양집에 들렀다가, 짧은 시간에 사람의 기질을 알아차리는 시인의 직관적인 시선에  감탄한 선생님께서는 6기연구원을  선발할 때 시인면접이라는  기발한 순서를 넣기도 하셨지요.   시를 가지고 놀다놀다 이런 일을 겪기는 박시인도 처음이 아니었을지 싶은데요^^   글과 책 위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보여주는 풍류 한 자락이 참 보기좋았습니다.


카페소개가 예사롭지 않아 클릭해 보았더니,   내가 막연히 꿈꿔오던 바로 그런 공간이네요. 이름하여 '문화와 여유를 꿈꾸는 사람들의 아지트'!   공동지기들이 재능을 기부하여 마담데이를 열거나 공연을 열고, 돌아가며 서빙도 하고. 기자,PD, 영화감독, 출판계 인사들로 이루어진 '놀 공동지기'의 면면이 화려한데요, 그들은 공동운영자라기보다는  연회원으로 서 단순참여를 하는 것으로 보이구요.   

우리도 이런 공간실험 한 번 해 보았으면 싶네요. 십시일반으로 모아서 자본금을 하되, 그것만 들어먹지 않고 회전시키면 되니까 그다지 운영이 어려울 것 같지는 않아요. 돌아가며 재능과 시간을 기부하고.  자기강좌하는 사람들이 사용료 몰아줄 수도 있고. 그 곳에 가면 언제든지 사람과 문화가 있는 곳!위 카페도 카페 멤버 수가 13명에 불과하고, 올 9월부터 올라온 게시물의 조회 수가 모두 다섯 손가락 안팎이네요. 누구나 시작은 그렇게 하는 거지 싶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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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09 13:33:51 *.124.233.1
공명의 공명의 공명이 제게도 전달이 되어 호기심에 그곳을 찾아가 보게 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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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10.11.12 19:26:03 *.88.183.207
클릭을 하는 순간 시인님의 낭송이 나와 깜짝 놀랐다. ㅎㅎㅎ

급하게 올려 놓고 작동도 잘 안 되는 낯선 컴퓨터 앞에서 잠깐식 들여다 보느라 오늘 처음 시인님의 낭송을 지금에야 들으며 왜 이렇게 웃음이 나는지... 크크크

우리가 방문했을 때 낭송해주신 것보다 약간 힘 들어간 시인님의 긴장된 목소리...


안 그래도 탐방기 올려야 하는데 컴퓨터 사정도 안 좋고 해서...

그대는 카페 추진 잘 돼 가시지? 잘 할거야. 기대 만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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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
2010.11.12 13:39:48 *.35.254.135
변경연의 아지트라 써니언니가 함 해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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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10.11.10 07:56:47 *.88.183.207
하여간 행동도 빠르셔. 카페까지 방문해 보셨군요. 안 그래도 매력적이라 취재도 겸하려고 점 찍어두었지요. 괜찮아보이죠?
문여사 아지트라고 소개되었는데, 우리 변경연의 아지트도 하나 있으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지요. 언니 한 번 나서보세요. 경영 경력도 있고 잘 하실텐데.
늦게까지 계셔야 갈 수 있다고 했더니 늦게까지 하신다더니 새벽까지... ㅋㅋㅋ 짬내서 나오세요. 간만에 얼굴 좀 보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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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2010.11.10 05:11:36 *.123.110.13
그래요? 시인님이 저 알아보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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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10.11.10 08:19:47 *.88.183.207
그렇다네. 거상이 될 인물인데 알아보시지 않을까? 다 여쭙지 못한 궁금증도 여쭤보면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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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
2010.11.10 10:25:34 *.30.254.21
수줍어하는 듯한 모습의
박시인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
아..땡기는데...과제걱정과 그날 스케줄이...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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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10.11.10 20:50:26 *.88.183.207
더욱 부지런해 지라고 일찌감치 알려드리는 바이네. 시인님과 함께 호흡을 맞춰보는 것도 괜찮을 듯. emoti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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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옥
2010.11.16 19:04:34 *.10.44.47
무리해서라도 꼭 가서 뵈야겠습니다.
봄부터 미루어 두었던 저자사인을 꼭 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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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10.11.17 11:50:00 *.88.183.207
그러시게. 봄부터 별렀다고 하면 더욱 기뻐하실게야. (뭘 그렇게까지 하시면서... ) 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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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숙
2010.11.18 11:12:40 *.145.204.123
언니 최대한 가도록 노력할께요
사인 받으려고 주문해둔 신간이 오늘 도착한다는데...
내일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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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10.11.18 16:13:31 *.88.183.207
방가방가 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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