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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2월 8일 18시 06분 등록

제목을 써 놓곤 한참을 먹먹하게 앉아 있습니다. 어떻게 써야 할지...................

 

저와 같이 살던 고양이 테리가 20112 6 아침 8에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화장해서 삼 일째인 오늘 늘 녀석과 산보하던 재천에 뿌려주고 왔네요.

 

올해 17살로 저와 식구가 되어 12년을 함께 살았고, 노환인지라 자연사과정을 거치며 큰 고통 없이 떠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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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마
보내지 못하는 저를 걱정해서인지 며칠 버텨주었고 제가 해 주는 마지막 맘마도 다 한 입씩 먹어주었지요.

 

사랑으로 와서 사랑만 주고 사랑으로 간 테리..

제 전우였고, 제 보호자였던 테리...

나는 그를 영원히 기억하고 죽을 때까지 사랑할 것입니다.

 

고양이의 죽음을 알리는 게 좀 그렇지만 이 곳에서만큼은 몇 분인가 테리를 기억하시는 분이 계심을 알기에 이렇게 올립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이은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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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253.6.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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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08 18:28:59 *.122.237.189
점잖으면서도 귀여웠던 테리를 다시 볼 수 없어 슬프네요.
은남 누나와 테리가 서로에게 둘도 없는 친구였음을 기억하고 있어요.
테리는 따뜻하고 좋은 주인, 아닌 친구를 만나 행복했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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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인
2011.02.09 18:46:08 *.253.6.153
기억해줘서 고마워요..테리가 기뻐할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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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산
2011.02.09 06:54:06 *.45.129.180
테리를 본 적은 없지만(오늘 사진으로 처음 보네요) 평소에 누님이 하시는 말씀만으로도 테리와의 인연, 의리 그런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누가 금수라고 했던가요, 오랜 사귐과 시간의 업 속에서 동물도 때론 인간보다 더 가슴벅찬 친구가 될 수 있음을 이제는 조금 알 것 같습니다.

누님, 많이 허전하시겠지만 힘 내세요.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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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인
2011.02.09 18:49:10 *.253.6.153
고마워요. 힘 내볼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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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곤
2011.02.09 09:32:21 *.124.233.1
나야 고양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누나가 테리에게 주었던 그 애정과 보살핌은 늘 느끼고 있었지요.
그래도 설 명절은 지나고 먼곳으로 갔으니 기특하네요.
누나, 적적한 마음 잘 달래시고...
시간이 좀 지난 후에 고양이 이야기를 다시 시작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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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인
2011.02.09 18:51:57 *.253.6.153
이제 가도 된다고 했더니 비로소 가더군요..주변에서도 다들 착한 녀석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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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박
2011.02.09 10:28:16 *.148.95.181
누나... 누나와 테리의 관계를 알기에 마음이 정말 아프네요. 연락 못드린 사이에 그런 일이 있었네요.
누나가 테리를 바라보던 눈이 기억납니다. 두살박이 아이를 보는 것처럼 그 신비로움에 경탄하던 눈동자와 입술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어요. 사람이 동물과 저렇게까지 교감할 수 있구나 하고 생각했던 순간이었기 때문이에요.
누나, 많이 힘드시죠? 힘드실 때 옆에 있어드리지 못해 죄송해요. 곧 찾아 뵐게요.
눈이 멀고 털이 뽑히고 이빨까지 잘려 버려져 불행한 아이였는데, 누나를 만나 행복이 무엇인지 충분히 느꼈을거에요. 분명 좋은 곳으로 갔을 거구요. 남아있는 사람이 힘 내셔야죠 누나.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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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인
2011.02.09 18:53:51 *.253.6.153
우리 테리에게 뽀뽀해주던 모습을 기억하고 있어요. 고마워요. 기도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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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독자
2011.02.10 09:18:16 *.125.87.35
안녕하세요.
연전에 향인님의 맛깔나고 재미있던 글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책을 언제 내시나 기대하고 있어요.

건투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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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인
2011.02.10 18:29:08 *.253.6.153
기억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첫 날에 비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답니다.  따뜻한 마음 감사히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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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주
2011.02.10 10:17:26 *.42.252.67
언니!마음이 어떨지  저는 그대로 느끼고 있습니다.
가족의 상실감, 슬픔......하지만  언니 테리는 더 이상 아프지 않잖아요.
사랑 뿐이 모르는 동물은 죽어서 정말 좋은 곳으로 간다는 믿음.....키운 사람은 알잖아요.
그들이 사는 천국은 정말 사랑이 넘치고 아름다울 것 같아요. 그쵸?
눈이 안 보였던 테리는 이번 구제역으로 아깝게 생을 마감하고 천국에 가 있는
아주 눈망울이 순하고 착한 소 등을 타고 다닐거예요. 
갑자기 그런 느낌이 들었어요.
 
너무 많이 슬퍼하고 있으면  테리 마음이 너무 아플거예요. .
동물은 인간들처럼  모든 것에 욕심도 집착도 하지 않는 거 아시잖아요. 
언니를 위해서가 아니라 테리를 위해서 힘 내세요.
많이 웃고, 많이 먹고 그래야 테리가 울 엄마 걱정 안해도 되겠네 하며.....웃을거예요.
언니 난 두 번이나 일을 겪어야 하니 어떻게 하면 좋아요. 휴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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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인
2011.02.10 18:47:40 *.253.6.153
테리가 소 등을 타고 있을꺼란 상상을 하니 조금 마음이 편안해 지네요.고마워요. 이번 구제역으로 간 아이들도 참 불쌍하지요....오늘은 회자정리(會者定離) 거자필반(去者必返) 생자필멸(生者必滅)...이 말만 생각하고 있네요.  비록 동물친구들이 인간보다 먼저 이 생을 떠나는 숙명이라 가슴이 아프지만 그래도 난 천사와 만났었음을 감사드려요. 은주씨와 아가들도 늘 건강하고 행복한 시간 되길 빌어봅니다. 만약 언젠가 이런 일을 겪게 된다면 연락 주세요. 가슴으로 써 주신 글, 가슴으로 받습니다.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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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현
2011.02.10 22:37:32 *.144.143.116
언니..
테리 편안히 있을거에요.
너무 슬퍼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한번봤지만 순한 테리 모습 저도 기억에 있어요.
힘내시구 잘 챙겨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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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인
2011.02.11 20:41:00 *.253.6.153
그래요,테린 참 순한 녀석이었지요. 힘내고 있어요,나... 걱정 고마워요,은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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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주
2011.02.11 00:37:59 *.221.78.107
향인님!
인연이란 참 신비롭기도  하지요.
이 소식을 들을려고 그랬는지 한동안 뜸했던 이곳을 방문하게 되었고 향인 님의 근황이 궁금하여 이 방 저방을 기웃거리던 차, 향인 님의 글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테리의 소식도 함께......
한데 테리가 이 세상(향인 님)과 작별을 하였다니 애닯은 마음 금할 길이 없습니다.
저도 작년 이맘때 17년간 기르던 멜꼬와 작별을 했습니다.
흰눈이 하얗게 쌓인 날 강아지의 유해는 화장을 하고나니 반 줌의 재로 제게 돌아오더이다.

8일(테리의 재가 양재천에 뿌려지던 날)엔 길상사에서 비명에 목숨을 잃은 동물들의 영혼을 달래기 위한 위령제가 열렸습니다.
간절한 마음으로 이땅을 하직한 동물들의 넋을 위해 기도 드리고 왔습니다.
그렇게라도 하고 나니 겨울 내내 무거웠던 제  마음이 그나마 조금 가벼워지더이다.

향인 님! 
테리는 복이 참 많은 녀석입니다.
좋은 주인을 만나 행복한 생을 누렸으니까요.
그래요, 회자정리, 생자필멸, 애별리고( 愛別離苦)......
낳고 늙고 병들고 죽는 게 중생의 운명인지라 오랜 시간을 함께 한 테리와의 이별이 어찌 덧 없고 슬프지 않으리요.
하지만 낡고 고단한 육신의 고통에서 벗어나는 길이 죽음이라 생각하면 조금 위안이 되시지 않나 싶네요.

유난히 춥고 길었던 이 겨울이 많은 생명들의 근력을 떨어뜨리게 하여 이승과의 작별을 재촉하였지 싶습니다.
향인 님!
부디 마음 잘 다독이시고 오는 새봄 맞이하시길 빌게요.
테리의 극락왕생을 두손모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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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인
2011.02.12 09:13:46 *.253.6.153
고맙습니다.희주님도 가슴으로 멜꼬를 보내셨군요.......
오늘 7일째...많은 분들이 테리의 가는 길에 함께 해주셔서 따뜻합니다. 꿈에 건강한 모습으로 나왔답니다.
여러가지 묘한 인연들...얽힌 이야기들이 참 많습니다만, 가까운 시일내에 한번 뵙고 말씀 나누고 싶네요..제가 연락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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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석
2011.02.11 14:30:57 *.108.82.229
'12년'과 '보호자' 라는 단어 앞에서 잠시 할 말을 잃네요.
그토록 서로를 사랑할 수 있었으니,
둘 다 행복한 존재입니다.
향인의 사랑으로 해서 우리에게도 각별한 존재였던 테리가 편히 잠들었으리라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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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인
2011.02.12 09:32:38 *.253.6.153
"행복한 존재",...."각별한 존재".. 명석님의 이런 말씀 고맙습니다.
테린 이제 자기가 없어도 저 혼자 잘 헤쳐나갈 수 있다고 믿으며 떠난 것 같습니다.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은 스스로 "집사"라고 칭하는 데(고양이의 습성상 키우는 사람이 주인이 아니라 고양이가 주인이라는..)..녀석은 이렇게 저를 해고 시켰네요. 저 졸지에 직장을 잃었다는...^^(오늘 비로소 이렇게 한번 미소를 날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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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gie
2011.02.15 05:22:04 *.46.235.33
그렇다면 제가 회사에서 일한 것은 개처럼 일한 것이 아니라 고양이처럼 일한 셈인가 생각하게 되네요.
어찌됐든, 향인님의 남기신 잔향을 맡아 메모 남깁니다. 멋진 분!!!의 멋졌던 테리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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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인
2011.02.18 12:49:59 *.253.6.153
이쁜 선이씨가 멋지다고 말해줘 테리가 무지 좋아하겠네요. ..감사드려요. 녀석은 이제 제 수호천사가 되었다는데 요런 말들에 깨방정떠느라 임무소홀할까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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