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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아침 뉴스시간에 남자도 갱년기를 겪는다는 보도가 나온다. 증상은 여러 가지인데 그중 호르몬 영향으로 인한 성적 자신감의 하락 등이 중요한 초점으로 다루어졌다. 일반적으로 성적인 자신감과 충만함을 남성의 자존심과 존재 그자체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자의 의미를 보더라도 그 형상이 남성의 상징성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걸 알 수 있다. 男. 이 사내남의 의미는 두 가지로 해석이 된다.
첫 번째는 무슨 힘을 어떻게 쓰는지는 모르겠지만 밭에서 힘을 쓴다는 의미이다.
두 번째는 좀 더 포괄적으로 열 명의 입을 먹여 살릴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이 남자라는 의미이다.
그렇기에 굳이 표현을 하지 않더라도 이 힘에 대한 욕망에 대한 남자들의 욕구는 대단하다. 예전 동남아 여행을 다녀올시 빠뜨리지 않고 사오던 정력제를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동네 목욕탕에 들리면 이점은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으로 다가온다. 일단 자신의 그것(?)에 자신이 있는 남성들은 샤워기 앞에 할 일이 굳이 없는데도 장시간 오래 포즈를 취한다. 흐르는 물줄기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액션을 취하며 물이 아깝지도 않은지 자신의 몸을 적시고 또 적신다. 대신 나같이 날렵한(?) 몸매를 자랑하는 어떤 이들은 으슥한 귀퉁이에 쭈그리고 앉아 바가지에 물을 길어 붓는 행동을 반복한다. 그리고 오래 있지도 않으며 서둘러 욕탕을 나온다. 여탕도 별반 다를 바 없다. 심한 경우 몸매에 자신이 있는 여성들은 목욕탕 안을 제집 안방마냥 길길이 뛰어다니는 경우도 있다니까.
본능적인 욕구상 이렇다보니 세상 어느 누구도 몸의 지배에 자유롭지 않은 이가 없고, 그렇다보니 그 몸을 상품화 하기위해 각종 성형까지 이루어지는 현실이 되었다. 여하튼 이러한 신체에 대한 호기심 나아가 구애의 형태로까지 이어지는 이런 작태는, 남성과 여성 고유의 성을 가리지 않지만 외부로 표현하는 방법과 그 시기에는 확연한 차이점이 있다. 우리가 익히 아는 토끼와 거북이의 우화가 이를 보여주는데 즉, 단거리에 능한 토끼는 남성에 장거리에 능한 거북이는 여성에 비견된다.
결론적으로 말해 남성은 은밀하게 주로 사십대를 기점으로 불꽃의 활화산이 타오르다가 급격히 식어 내리고, 여성은 공개적으로 주로 중년 이후부터 은은한 화롯불처럼 오래오래 불타오른다.
최근 계절이 바뀌어 스산한 바람이 부는 가운데 A연예인 동영상 비디오 파문이 장안의 화젯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대한민국의 불꽃같은 국민성에 힘입어 삽시간에 전파가된 결과 오히려 보지 않은 사람이 희귀할 정도가 되었다. 연예인 신분의 직업적 타이틀 호기심도 있지만 예전 여러 경우를 보더라도, 이런 가십거리가 뜨면 신분과 직위를 막론하고 모두가 인간의 원초적 본능에 충실한 것 같다. 그중에서도 남자들 보다 오히려 여성들 집단이 더욱 열성적인 모습을 보인다. 종교인과 비종교인을 떠나 돌리고 돌리고와 전파활동에 더욱 전투적인 것이다. 급기야는 진원지인 자신에게로 다시 리턴이 되는 경우도 발생이 된다.
“00엄마. 그 영상 봤어.”
“그럼. 망측하게 시리. 브라운관에서 볼 때는 조신하게 생겨 보였었는데. 하여튼 얌전한 X이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다니까.”
“우리 남편도 봤을까.”
“물론이지. 남자들이란 밥숟가락 들 힘만 있어도 그 짓거리를 한다잖아. 평소 그런 내색을 보이질 않아서 그렇지 보고도 남을 족속들이야.”
“혹시 어제 저녁 눈이 벌게 있던 게 그럼?”
생리적 구조상 더욱 밝혀야할 남성들이 오히려 성(性) 이야기만 나오면 공개적으로 떠들기 보다는 쉬쉬하며 어둠속에서 즐기는데 반해, 여성들은 수면 위에서 요조숙녀를 불문하고 대개가 입에 거품을 문다. 남자들은 이를 보고 세상이 바뀌었다라고 혹은 망조라고 이야기 하지만, 오히려 밝음으로 끄집어내어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모습이 현재 여성 상위시대의 또 다른 실체 근원의 하나가 아닐까라는 생각은 나만의 착각일까.
영업부 재직 시 팀장급 주부 조직을 대동하고 태국 시상 여행 인솔을 하였던 적이 있다. 서른 명이 넘는 인원을 여행사 직원과 함께 담당을 하였었는데 기간 내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한분도 힘든데 버스 한대 인원을 관리 하기는 여간 힘들지 않았고, 거기다 늦은 밤 혹시 모를 불상사를 방지하기 위해 불침번까지 서야 했으니. 덕분에 나는 여행 내내 관광은커녕 차에서 밤새 못다 이룬 잠을 청해야만 했다. 그런 와중에 마지막 일정이 다가올 무렵 가이드가 분위기를 살피더니 조심스럽게 옵션 코스를 제안 하였다. 흔히 말하는 남성과 여성이 나와 그렇고 그런 행위를 벌이는 삼류 쇼였다.
“쇼 한번 보시렵니까?”
한심해 보였다. 우리 조직원들 수준을 도대체 어떻게 보고 이런 제의를 하는 건지. 그때까지만 해도 순진함 그 자체였던 나였기에 질펀한 이런 쇼를 당연히 그녀들이 볼 리가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자 그는 자신 있다는 듯 다시금 이야기를 꺼낸다.
“일단 소개는 해보시죠. 개인의 선택사항 이니까.”
다행스럽게도(?) 우리 조직원들의 반응은 나의 예상대로 이었다.
“어머, 망측스럽게. 그런걸 어떻게 봐요. (민망한 듯)”
그럼 그렇지. 하지만 그것도 잠시. 수군대던 그녀들은 작당한 듯 결국은 몸이 불편한 한분을 제외한 전원이 공연 관람 신청을 하였다. 생각지 못한 이런 상황에 적잖이 당황이 되었지만 그녀들의 의사를 무시할 수는 없었다. 환경이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는 실내 좁다란 공간에 버스는 다다랐고 그곳에는 다닥다닥 사람들이 붙어 앉아 공연 시작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게 무슨 상황이람. 나 참.’
투덜대는 나와는 달리 그녀들의 눈은 좋은 먹잇감을 발견한 냥 빛나 보였다. 힘들다고 일정 내내 졸려 하던 평소의 풍경과는 사뭇 달라 보였다.
암전이 되고 정말로 야릇한(?) 실제 광경이 펼쳐지자 나는 시선을 어디로 둬야할지 몰랐다.
‘해외 나와서 어떻게 이런 쇼를 보여 주느냐고 나중에 클레임이 들어오는 건 아닐까?’
하지만 그건 정말 기우였다. 처음에는 얼굴을 숙이며 훔쳐보던 그녀들은 점점 대담해지더니 기를 쓰고 무대의 현장에 몰입하며 진지 그이상의 모습을 보였다.
‘관광 코스가 재미없다고 아우성치던 저분들이 맞나?’
고개를 갸웃거리던 중 절정의 클라이맥스로 치달으며 숨죽이던 찰나 한분이 내지르는 걸쭉한 고함 소리에 나는 더 이상 의심의 눈초리를 닫아야 했다.
“앞쪽 사람들 머리 때문에 보이질 않잖아요. 마카 수구리. (경상도 사투리로 모두 머리를 숙이라는 말)”
그분은 여행 내내 가장 조신하고 얌전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어 이런 분위기와는 절대 어울리지 않다고 확신하고 있던 그녀였다.
일부이긴 하더라도 대놓고 한낮 사우나에 질펀한 차림으로 걸쭉하게 걸터앉아 한손에 고도리를 끼며 성적인 주제로 수다를 떠는 여성들과 달리. 남자들은 나이가 많든 적든 숨어서 몰래 즐기는 경향이 있다. 음지에서 양지를 지향하듯 그리 자랑할게 없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고독을 즐기듯 혼자서 음밀함을 즐긴다. 외근중 지하철 이동 중에 신문을 보고 있는 점잖은 신사 한분을 목격한 적이 있다. 워낙 의상의 젠틀함이 두드러져 눈여겨보게 되었는데 시간이 지나자 그의 태도가 왠지 심상찮다. 갑자기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그는 신문을 조금씩 포갠다. 눈동자가 달라지고. 뭔가 싶어서 흘깃거리니 여성의 비키니 사진을 보기가 민망하니까 혼자서 나름 호구책을 강구하고 있는 것이었다. 이처럼 남자는 조용히(?) 즐기는데 다년간 학습이 되어있다.
소년티를 갓벗은 까까머리 중학교 시절. 형님 방에서 이상야릇한 책을 우연히 발견 하게 되었다. 흔히들 빨간책이라고 불리는 그렇고 그런 책이었는데, 정말로 태어나서 아담과 이브의 벗은 나신을 처음 보듯 가슴 떨리는 순간이 찾아온 것이다.
미지의 처녀지를 발견한 것처럼 왠지 모를 흥분감이 밀려왔다.
못 볼 것을 본 것처럼 얼굴이 벌게졌다.
알싸함, 두 근을 넘어선 쿵쾅거림의 울림이 온몸을 마구 방망이질하며 전율케 하였다.
나는 귀한 보물을 하나 발견한 냥 누가 볼까 그것을 몰래 내 가방에 꼭꼭 숨겨 넣었다. 밤이 되어 잠자리에 누워서도 계속 그 광경이 떠올려지고 아른거렸다. 세상에 이런 묘한 장난감(?)이 있다니. 온갖 상상의 나래가 펼쳐졌다.
지금이야 인터넷 환경이 발달되어 초등학생까지 쉽게 성에 노출되어있는 세상이지만, 그때만 해도 윤복희씨가 미니스커트를 입고 귀국시 난리법석이 나는 시기였었으니 나의 충격은 대단 하였다. 천정에 묘령의 여인 그림이 겹쳐졌다. 종교는 없었지만 죄를 지은 양 어쩔 줄 몰라 하며 빨리 내일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집에서 볼 수는 없으니 학교 화장실에 가서 자세히(?) 혼자 보아야지라는 마음으로.
그런데 이런. 사단이 났다. 정말 재수가 없는 놈은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고 하더니. 담임선생님의 종례시간.
“쉬는 시간 화장실에서 흡연한 놈이 누구야. 연기 나는걸 봤으니까 자수하여 광명 찾자.”
당연히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숨긴다는 이야기지. 좋아. 책상위에 가방 얹어놓고 까뒤집어봐. 걸리면 오늘 줄초상 나는 줄 알아.”
나는 사색이 되어갔다. 이런. 하필 오늘 같은 날 가방 검사를 하다니.
“이승호 이게 뭐야?”
나는 그날 낯을 들지 못하고 반성문을 몇 페이지나 써야했다. 그도 그럴 것이 보기에는 범생이처럼 곱상하게 생긴 녀석이 그런 책자를 가지고 다닐 줄 꿈에나 생각을 했겠는가.
남성은 급하게 펌프질을 쉴 새 없이 해댄다. 그러다보니 정작 즐겨야할 시점 불이 다꺼져가고 그 기분을 함께 누리질 못한다.
반면 여성은 온돌방을 달구듯 뜨뜻미지근하게 서서히 온도계 눈금이 올라가게 조절을 한다. 숨을 깔딱깔딱 거리며 남성이 단거리를 열심히 질주하고 있음에도 여성은 끝 무렵에야 스팀에 열이 오르기 시작한다.
그녀들의 장거리 패턴 레이스에 서서히 불안해 지는 남편들.
마눌 님의 샤워 소리만 들어도 이젠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 행여나 빨리 나올세라 먼저 잠자리에 드는 대한민국의 뭇남성들.
그래서 그들은 오늘도 조용히 즐긴다. A양 사진을 꺼내놓고 키득키득 거리며 마음과는 달리 몸이 따라주지 않는 신체의 안타까움을 달래가며, 자신과 동급인 고만고만한 동료들과 탐닉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