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커뮤니티

자유

주제와

  • 맑은
  • 조회 수 4054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11년 12월 26일 21시 43분 등록
제자가 깨달은 선사에게 묻다. 

'스승님, 깨닫기 전과 깨달은 후 무엇이 다른지요?'

스승은 이렇게 말한다.
'달라진 것은 없어, 깨닫기 전에도 지금도 나무를 하러 가지' 

스승의 이 말을 듣고, 제자는 의아해 한다. 스승은 그런 제자의 마음을 아는지, 이렇게 덧붙인다. 

'깨닫기 전에는 나무를 하러 갈때, 이런 저런 생각을 많이 했어. 오늘 날씨가 어떨까? 앞으로 무엇을 해야하나? 생각이 복잡했지.'

차를 한모금 마신후 말을 잇는다.

'지금은 나무를 하러갈때, 그런 생각을 안해. 나무를 자를때의 나는 없고, '자름'만 존재하지' 

외식업은 음식양이 많아야 하고, 음식이 빨리 나와야 한다. 아무리 맛있어도, 음식이 늦게 나오면 손님은 짜증을 낸다.서빙을 하면서도 몰입을 경험할때가 있다. 테이블과 테이블 사이를 정신없이 왔다갔다 하면, 나는 없고 '손님들의 식사'만 남는 경험을 한다. 이럴때 나는 식당 사장이 아니라, '손님들의 식사' 그 자체가 된다. 이런 경험을 하고 나면, 노련해진다. 

얼마전 힐쓰, 일러스트레이터 학교(결국 입학에서 떨어지다. 꽤 까다로운 학교다.) 입학설명회에 가다. 당시 설립자분의 '작가론'을 들었다. 비범한 마음, 결심, 그림 아니면 안된다'라는 각오가 없다면 꿈도 꾸지 말라는 이야기다. 더불어서, '내가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바로 그림이다'라고 말했다. 

내가 작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곧 글이며, 내가 곧 그림이며, 내가 곧 사업이며, 내가 곧 000다'라는 각오가 없다면 이룰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내 존재 자체가 바로 그것이 되려고 할때, 나는 자연스럽게 완성된다. 질문을 하자. 

나는 누군인가? 라는 질문은 맥아리 없고, 비실비실해 보인다. '나는 누구처럼 되고 싶은가?'라는 질문도 잘못되었다. 나는 다른 사람이 될 수 없다. 대신, '나는 무엇이 되기를 원하는가?'라고 질문하자. 화가가 되는 것도 아니고, 사업가가 되는 것도 아니다. 작업하려고 하는 대상과 일체가 되는 것을 꿈꾼다. 수치로 정해진 목표를 이루는 것이 아니기에 조급하지 않고, 오직 그 작업을 하고 있을때만 나는 존재한다. 이제 막 그 무언가를 시작했다고 해도, 내가 그 작업을 하고 있을때는 이미 나를 이룬 것이다. '나는 가수다'라는 정의는 잘못되었다. 나는 '음악'이여야 한다. 나는 '노래'여야 한다. 

'나는 무엇이 되기를 바라는가?' 
IP *.123.110.9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188 마음을 잃으면 이렇게 되요 홍승완 2003.03.22 4124
3187 [들어보세요] 차칸양's 강의 <잘 산다는 것> file [6] 차칸양 2018.02.06 4105
3186 꽃보다 아름다웠던 사람들~~~ [9] 푸른바다 권양우 2009.12.21 4104
3185 결혼합니다. file [45] 김주한 2010.04.06 4100
3184 그리는 손^^** 강현 2012.03.31 4093
3183 초아 서대원 선생님께 다녀와서 [5] 범해 2010.10.16 4090
3182 변경연 대전 호남권 모임 후기 [6] 효인 2010.02.08 4087
3181 [상시모집]기질에맞는 1인지식기업가 로드맵설계-1대1 원데이 file 수희향 2019.07.12 4086
3180 서울의 아름다운 길과 속살풍경을 같이 걸어요 아름다운 길 연구가 2010.01.05 4086
3179 변경연 CI와 스테이션ID file [9] 맑은 김인건 2010.11.01 4084
3178 [감사와 강연초대] "꿈꾸는 삶, 자기다운 삶의 우리는 누... [2] 열정크리에이터 2009.06.24 4072
3177 <꿈을 실천하는 힘>미루는 습관에 도전하기 [4] 2010.02.01 4066
3176 구변경연-함성 영남권 09년 첫 모임 이번줍니다. [7] 운전 정희근 2009.02.16 4063
3175 3월 17일 안양시 단수로 수영대회 접영 동메달 file [2] 청포로우(신종훈) 2013.03.27 4056
3174 경영 컨설팅 업체 문의 [3] 꿈벗 우종헌 2011.03.18 4056
3173 익숙한 것과의 결별. 김애란 2003.02.20 4056
» 나를 찾기 위한, 질문. 맑은 2011.12.26 4054
3171 매케한 연기...그리고 향냄새.. 신원주 2003.03.08 4053
3170 가을소풍장소 공지 [1] Central Park 2009.09.15 4047
3169 연구원 공저 책 출간을 앞두고 [38] 오병곤 2008.01.31 40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