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커뮤니티

자유

주제와

  • 맑은
  • 조회 수 4432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11년 12월 26일 21시 43분 등록
제자가 깨달은 선사에게 묻다. 

'스승님, 깨닫기 전과 깨달은 후 무엇이 다른지요?'

스승은 이렇게 말한다.
'달라진 것은 없어, 깨닫기 전에도 지금도 나무를 하러 가지' 

스승의 이 말을 듣고, 제자는 의아해 한다. 스승은 그런 제자의 마음을 아는지, 이렇게 덧붙인다. 

'깨닫기 전에는 나무를 하러 갈때, 이런 저런 생각을 많이 했어. 오늘 날씨가 어떨까? 앞으로 무엇을 해야하나? 생각이 복잡했지.'

차를 한모금 마신후 말을 잇는다.

'지금은 나무를 하러갈때, 그런 생각을 안해. 나무를 자를때의 나는 없고, '자름'만 존재하지' 

외식업은 음식양이 많아야 하고, 음식이 빨리 나와야 한다. 아무리 맛있어도, 음식이 늦게 나오면 손님은 짜증을 낸다.서빙을 하면서도 몰입을 경험할때가 있다. 테이블과 테이블 사이를 정신없이 왔다갔다 하면, 나는 없고 '손님들의 식사'만 남는 경험을 한다. 이럴때 나는 식당 사장이 아니라, '손님들의 식사' 그 자체가 된다. 이런 경험을 하고 나면, 노련해진다. 

얼마전 힐쓰, 일러스트레이터 학교(결국 입학에서 떨어지다. 꽤 까다로운 학교다.) 입학설명회에 가다. 당시 설립자분의 '작가론'을 들었다. 비범한 마음, 결심, 그림 아니면 안된다'라는 각오가 없다면 꿈도 꾸지 말라는 이야기다. 더불어서, '내가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바로 그림이다'라고 말했다. 

내가 작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곧 글이며, 내가 곧 그림이며, 내가 곧 사업이며, 내가 곧 000다'라는 각오가 없다면 이룰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내 존재 자체가 바로 그것이 되려고 할때, 나는 자연스럽게 완성된다. 질문을 하자. 

나는 누군인가? 라는 질문은 맥아리 없고, 비실비실해 보인다. '나는 누구처럼 되고 싶은가?'라는 질문도 잘못되었다. 나는 다른 사람이 될 수 없다. 대신, '나는 무엇이 되기를 원하는가?'라고 질문하자. 화가가 되는 것도 아니고, 사업가가 되는 것도 아니다. 작업하려고 하는 대상과 일체가 되는 것을 꿈꾼다. 수치로 정해진 목표를 이루는 것이 아니기에 조급하지 않고, 오직 그 작업을 하고 있을때만 나는 존재한다. 이제 막 그 무언가를 시작했다고 해도, 내가 그 작업을 하고 있을때는 이미 나를 이룬 것이다. '나는 가수다'라는 정의는 잘못되었다. 나는 '음악'이여야 한다. 나는 '노래'여야 한다. 

'나는 무엇이 되기를 바라는가?' 
IP *.123.110.9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576 꿈벗 봄소풍은 언제하려나 [28] [15] 운제김달국 2010.04.07 118643
3575 엑스터시 가설 바람95 2016.08.19 44611
3574 구본형 MBC TV 특강 - 11월 26일 수요일 1:35분 [6] 부지깽이 2008.11.24 39264
3573 Love Virus 그림엽서 신청하세요 file [1] 타오 한정화 2014.10.31 29705
3572 자연을 그.리.다. 생태드로잉 수업합니다! file 미나 2014.09.10 26641
3571 파일첨부 안되는 경우 참고하세요 file [20] [10] 관리자 2008.12.30 24111
3570 <내 인생의 첫 책쓰기>프로그램에 참여할 22기를 모집합니다 오병곤 2022.06.21 22581
3569 한쪽 방향으로만 도는 기어 file [1] [29] 한정화 2009.11.29 22246
3568 -->[re]사이트 개편에 적응이 안되네요^^ [1] 운영자 2003.01.22 22005
3567 연구원/꿈벗 리프레쉬 강좌 참여자 모집 [4] 부지깽이 2012.10.31 16964
3566 이직 이야기 3- 이직 후 적응이 어려운 다섯가지 이유 [2] [1] 교산 2009.02.12 16844
3565 -->[re]사이상에서의 명칭(인격) 대해 [6] 테리우스 2003.01.26 15525
3564 MBC 다큐멘터리 가장슬픈 이야기 풀빵엄마... 강호동 2010.01.06 15505
3563 책을 읽다 보니, [1] 구본형 2003.02.05 15163
3562 꽃동네에서 꽃은 떨어졌다 [2] [1] 꽃동네후원자 2003.01.29 14771
3561 <삼성레포츠센터> 글쓰기입문강좌 4주 [1] 한 명석 2014.12.11 14364
3560 20대를 위한 나침반 프로그램 안내 file [22] 박승오 2008.12.22 13992
3559 책을 다시 읽으며........ [3] 이운섭 2003.01.28 13680
3558 사이상에서의 명칭(인격) 대해 오태진 2003.01.26 13619
3557 자연의 마음으로 구본형 2003.02.03 13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