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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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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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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2월 27일 00시 02분 등록

언젠가 오랜 친구가 내게 말했습니다. “승완이는 지는 게임은 안 해.” 이 말은 10대와 20대 시절의 나에 대해 정곡을 찌르는 평가였습니다. 친구의 말은 반은 칭찬이고, 반은 비판이었습니다. 지는 게임을 안 한다는 건 마음속으로 계산기를 엄청나게 두들기면서 이길 수 없다는 판단이 서면 도전하지 않는다는 의미였습니다.

 

<그리스인 조르바>에서 니코스 카찬차키스는 말합니다. “모든 것이 어긋났을 때, 자신의 영혼을 시험대 위에 올려놓고 그 인내와 용기를 시험해보는 것은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나는 이런 즐거움을 체험해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내년에는 이런 이중적 즐거움을 추구해볼 생각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추구할 좋은 삶의 정의 중 하나로 ‘불가능한 꿈을 꾸고 그것을 향해 불타오르는 삶’을 정했습니다.

 

내게 불가능한 꿈이란 나로부터 시작하되 나를 넘어서는 꿈이고, 불타오름은 열정과 의지를 통한 헌신입니다. 불가능한 꿈을 좇으며 슬픔과 기쁨을 느끼고, 고독과 고뇌에 빠지며, 투쟁하고 사랑하는 삶. 그 길을 새벽에 뜨는 태양의 기운으로 걷고 정오에 쨍쨍 내리치는 햇살처럼 달리며, 붉은 노을처럼 짙은 피로감으로 잠드는 하루. 산들바람에 실려 쾌주하고, 비를 맞고 눈을 만나고 폭풍우를 견디고, 후퇴하고 다시 전진하며 길을 잃고 헤매다 별을 나침반으로 달빛을 앞잡이 삼아 더듬더듬 길을 만들어가는 존재. 길 위에서 만난 모든 것을 온몸으로 소화시키고 싶습니다.

 

불가능한 꿈은 실현할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실현 여부가 아닙니다. 불가능한 꿈을 추구할 때 인간은 확장됩니다. 깊어지고 넓어질 수 있습니다. 스스로를 넘어서는 꿈을 추구하는 과정은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고 확장하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문이 닫혔다고 생각한 곳에서 새로운 문을 만날 수 있고, 괴물이 살고 있다고 두려워했던 동굴 속에서 보물을 발견할 수 있으며, 온통 어둠뿐이라고 절망한 심연에서 한줄기 빛을 얻어 도약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자신 너머 있는 꿈을 향해 나로부터 시작되는 혁명을 꿈꿉니다. 이 과정에서 <그리스인 조르바>의 주인공이 갈탄 사업을 거덜 내고 얻은 깨달음을 나도 맛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외부적으로는 참패했으면서도 속으로는 정복자가 되었다고 생각하는 순간 우리 인간은 더할 나위 없는 긍지와 환희를 느끼는 법이다. 외부적인 파멸은 지고의 행복으로 바뀌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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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코스 카잔차키스 저, 이윤기 역, 그리스인 조르바, 열린책들, 2000년

 

* 안내

<나의 방식으로 세상을 여는 법>의 저자인 박승오와 홍승완 연구원이 <나침반 : 춤추듯 나를 찾아가는 여행>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이 프로그램은 20대와 30대를 위한 내면 탐험 및 직업 탐색 프로그램입니다. 자세한 사항은 여기를 클릭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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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27 06:06:22 *.195.128.242

불가능한 꿈!  돌아보게 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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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27 07:24:09 *.10.140.150

게임이야기 하니 떠오르는 어디선가 읽었던 말..

 

어떤 게임판에 들어서서 삼십분안에 누가 이 게임판의 호구인지 모르면 자신이 호구일 가능성이 높다는 ..

 

이기는 게임인지 지는 게임인지 똥오줌 못가리고 그저 게임만 하려고 했던 것 같네..

 

그리고 졌던 게임은 잊어버리고 이긴 게임만 뇌리에 강하게 남아 있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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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27 11:03:16 *.30.254.21

붉은 노을처럼

짙은 피로감으로 잠드는 하루..

 

멋진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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