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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마음을

2012년 1월 13일 09시 33분 등록

  그리스 신화 속에서 가장 유명한 플레이보이는 제우스입니다. 그는 늘 아름다운 여인의 뒤를 쫒고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그는

그만의 유혹의 비법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가 왕녀 에우로페에게 접근한 방법을 한번 보시지요.

 

 

어느 날 에우로페Europe는 시녀들과 함께 시돈의 해변에서 놀고 있었다. 그녀는 웃음이 꽃처럼 퍼지는 들판에서 수선화와 히아신스, 장미꽃과 백리향을 꺽고 있었다. 벼락과 천둥의 신 제우스가 그녀를 보는 순간 그 아름다움에 반하고 말았다. 제우스는 초승달 모양의 새하얀 뿔이 달린 황소로 변해 에우로페에게 다가왔다. 그 소는 아무도 밟지 않은 눈, 남풍에 녹지 않은 백설처럼 희고, 목의 흰 살은 더할 나의 없이 튼튼하고, 뿔은 장인이 공들여 닦아 놓은 듯 반짝였으며, 눈빛은 부드럽고 표정은 평화로웠다. 황소는 바닷가의 황금빛 모래 위에 그 흰 몸을 눕히기도 하고 다가와 슬그머니 머리를 들어 밀기도 했다. 처음 에는 황소를 두려워하던 에우로페가 살짝 손으로 황소를 만져 보고 두 뿔에 꽃다발을 걸어주었다. 그러다가 점점 대담해져 드디어 엎드린 황소의 등에 올라탔다. 그러자 황소는 등을 등에에게 물린 듯 관능적 신음소리를 내며, 바다를 향해 치달렸다. 흰소는 이내 파도에 휩싸였고, 에우로페는 오른 손으로 수소의 뿔을 잡고 왼손으로는 짐승의 몸을 짚은 채 떠나온 들녘을 뒤돌아보지만, 심술궂은 북풍의 신 보레아스가 입김으로 풋내나는 처녀의 젖가슴을 흔들며 휘파람을 불어댈 뿐이었다.

 

에우로페.jpg

 

수소는 에우로페를 태우고 바다를 헤매다 드디어 크레테에 정착하게 되었다. 황소를 타고 에우로페가 방랑했던 지역이 그녀의 이름을 따서 지금의 유럽 Europe이 되었다. 에우로페는 이 섬에서 미노스와 그 형제들을 낳았다. 그리하여 크레테인들은 황소의 자손들이 되었다. 그레테인들에게 황소는 신성하고 아름다운 것이었다. 크레테의 황소 의식은 현재 스페인의 투우와는 아무런 관련도 없다. 그것은 오히려 늘 크레테의 지축을 흔드는 화산과 지진의 신을 형상화 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들은 아무런 두려움 없이 조금도 흔들리지 않는 시선으로 황소를 바라보았다. 동양에서처럼, 그들은 황소와 하나가 되고 싶어했고, 또 그리스인들처럼 황소로부터 해방되고 싶어했다. 그들의 황소 의식은 그것을 죽이지 않고도 황소와 더불어 함께 희롱하며 지내는 것이었다.

 

그레테인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말한다.

 

"황소와의 직접적인 접촉들은 그레테인들의 힘을 키웠으며 육체가 지닌 유연성과 매력, 활활 타오르면서도 냉정하고 정확한 동작, 욕정의 훈련, 그리고 힘찬 황소에 맞서 싸울 수 있는 샘솟는 정력을 가꾸었다. 이렇듯 길들지 않은 야수와 직접적인 접촉을 통해 인간의 미덕이 두려움에 승리를 거두는 숭고한 놀이로 변형되었다. 크레테인들은 황소를 적이 아니라 동지로 여겼기 때문에 황소를 죽이지 않고도 승리를 거두었다. 만일 황소가 없었다면 크레테인들은 그토록 튼튼하고 매혹적인 육체와 그토록 용맹한 정신력을 얻지 못했으리라. 그렇게 위험한 놀이를 견뎌내려면 잠을 못자는 굉장한 훈련과 담력을 쌓는 훈련을 거쳐야하지만, 경기의 비법을 체득하면, 동작 하나하나가 단순해지고, 확실해지고, 우아해진다. 희망이 없이도 두려움 없이 그렇게 황소와 심연을 마주하는 이 영웅적이고 장난스러운 눈을 나는 '크레테의 시선'이라고 부른다"

 

 

유혹의 기술을 정리하면 이렇게 되는 것 같군요.   

첫째,   흰 소가 되라. 즉 자신의 매력을 충분히 보여줘라. (제비들이 백바지와 백구두를 선호하는 이유를 알겠지요 ? )    

둘째,   조금씩 조금씩 야금야금 접근하라. 즉 충분한 존중을 보여줘라.   

셋째,   하나가 되라. 그러나  해방되라.   즉 집착하지 말고, 사랑을 단순하고 숭고한 놀이로 만들어라.

 

유혹의 기술을 잘 들여다보니, 그게 곧 삶의 기술인 것 같군요.   '여인'의 자리에 '세상'을 대입해도 잘 통할 것 같습니다.

삶이 투우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싸우고  이겨야하는 경쟁의 삶이 전부가 되면,  우리는 사랑이 제거된 삶 밖에는 살 수 없겠지요.

IP *.160.33.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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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13 10:42:05 *.35.224.132

오늘 아침............치명적 유혹에 빠질 듯............................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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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13 20:55:41 *.41.18.176

제비의 백바지와 백구두로 치환되는 제우스의 유혹기술.

선생님의 해석이 압권입니다. ㅎㅎㅎㅎ...

집착하지 않고 단순하고 숭고한 놀이가 될 수 있는 사랑이라니...

다양한 해석을 불러일으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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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17 15:50:14 *.94.155.85

저는 위에 3가지를 정확히 알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ㅋ 그러니, 사고도 안쳤는데 남들이 부러워하는 사랑하는 제일 예쁜 와이프랑

 

4학년 때 결혼을  한 것을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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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 깔리여신
2012.01.26 22:45:31 *.85.249.182

유혹의 기술들은 많은 데, 이것을 삶의 기술로 돌리는 선생님의 사유가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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