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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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회사의 팀장입니다. 꽃 피는 어느 봄날 팀원 한 명이 다음 주 월요일에 휴가를 냈습니다. 휴가 낸 이유를 물으니 남편과 꽃 보러 간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녀가 담당하는 고객사의 요청으로 중요한 미팅이 휴가날 잡혔습니다. 그녀는 꽃구경은 꼭 가야 하는 건 아니니 휴가를 취소하겠다고 합니다. 팀장인 그대는 팀원의 회의 참석 여부를 결정할 권한이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그대라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비슷한 상황에서 <책은 도끼다>의 저자 박웅현은 후배에게 꽃 보러 가라고 했다고 합니다. 꽃에 대한 예의를 지키라고 하면서 짧은 글을 써주었습니다.
“꽃 피어 올라오니 기쁨이고, 곧 꽃 지리니 슬픔이다. 봄은 우리 인생을 닮았다.”
이 일화를 보면서 생각했습니다. ‘이 사람, 남다르다. 참 창의적이다.’ 박웅현은 말합니다. “같은 것을 보고 얼마큼 감상할 수 있느냐에 따라 풍요와 빈곤이 나뉩니다. 그러니까 삶의 풍요는 감상의 폭이지요.” 대상과 상황에 대한 깊고 다른 시선은 풍요의 수준뿐만 아니라 창의성의 수준이기도 합니다. 그의 말처럼 창의적일수록 삶이 풍요로워지고 삶이 풍요로워질수록 창의적이게 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깊고 다른 시선을 가질 수 있을까요? 두 가지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울림과 훈련.
울림의 원천은 일상입니다. 박웅현의 말처럼 “답은 일상 속에 있습니다. 나한테 모든 것들이 말을 걸고 있어요. 하지만 대부분 들을 마음이 없죠. 그런데 들을 마음이 생겼다면, 그 사람은 창의적인 사람입니다.” 창의적인 사람일수록 감탄을 잘하고 감동을 잘 받습니다. 우리 삶은 결국 일상이고 일상이 감동의 무대이고 감탄의 대상입니다.
“나한테 울림을 줬던 것들이 무엇인지 찾아봤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바로 창의성입니다.”
일상의 모든 것은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들어보고 들여다보면 뭔가 발견할 수 있습니다. 얼마나 깊게 다르게 듣고 볼 수 있는지가 관건입니다. 필요한 것은 훈련입니다. 그림에 감탄하기 위해서는 미술에 관한 훈련이 필요하고, 음악과 건축 등 모든 문화와 예술도 마찬가지입니다. 좋은 훈련법 중 하나는 좋은 책을 읽는 겁니다. 잠든 감수성을 깨워주는 책을 읽어야 합니다. 독서 전 보다 독서 후의 나를 더 깊게 다르게 만들어주는 책을 읽고 싶은 오늘입니다.
"책을 왜 읽느냐, 읽고 나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볼 수 있는 게 많아지고, 인생이 풍요로워집니다."
* 박웅현 저, 책은 도끼다, 북하우스, 2011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