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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탕 샤워기 앞에 선다.
거울에 김이 서려있어 나의 본모습이 보이질 않는다.
김으로 얼룩진 외부는 학습된 편견, 장애물, 오해, 자신감 부족, 약함, 당당하지 못함이다.
나를 볼 수 없을 때 당신은 어떻게 하는가?
옆 사람을 바라보는가.
그 사람에게서 당신의 존재와 진정성을 확인 하는가.
그에게서 당신이 바라는 당신이 요구하는 답을 원하는가.
허상을 지워야 한다.
희미해진 모습을 지워야 한다.
꺾여 움츠리고 왜곡되어 있는 자신의 상을 지워야 한다.
당신 손으로.
그리고 발가벗겨진 당신의 본모습을 똑바로 보아야 한다.
당신의 얼굴, 나신을, 본래의 실체를.
그로부터의 출발이다.
그로부터의 시작함이다.
당신의 모습은 당신으로부터 있다.
그것이 진정한 구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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