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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 7일 08시 45분 등록

[월요편지-호외2] 산(山)사나이의 사랑이야기

 

 

  시골 촌놈이 20대 초반, 서울에서 혼자 공부하러 올라왔습니다.  아무런 간섭도 없었고, 완전한 자유였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외롭기도 하였습니다. 1학년 중간고사 이후 저는 한 여자를 사랑하였습니다.  그러다가 1학년 2학기 중간고사 때 완전히 헤어져버렸습니다. 저는 너무 실망한 나머지 죽을려고 했습니다. 그 당시에 저는 그 여자가 없으면 저의 삶에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냥 자살하기에는 너무 불효일 것 같아서 고심에 고심을 하였습니다. 저희 아버지께서 저의 밑으로 종신보험등 보험을 여러 개 넣으신 것을 우연히 알게 된 후, 저는 ‘사고사’로 죽기로 결심하였습니다. 제가 죽어서 조금이나마 부모님께 금전적으로라도 ‘효도’를 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결심 후, 다양한 사고 방법에 대해 찾아보았습니다. 찾아낸 것이 ‘암벽등반’이었고 이것은 사고의 위험이 아주 커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저희 학교에 ‘산악부’라는 동아리에서 인공암장을 설치해, 암벽등반을 하는 것을 본 기억이 있기 산악부로 달려갔습니다. 원래 10월이 지나서 신입회원 모집기간이 지났지만 넣어달라고 부탁부탁을 하여 입회하게 되었습니다. 예상대로 ‘암벽등반’은 아주 위험했습니다. 하지만 죽으려고 결심한 저에게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저의 본능에 있던 ‘모험심’과 죽으려고 하는 ‘굳은 각오’가 결합이 되어 동아리내에서 엄청난 총애?를 받게 되었습니다. 집에도 안가고 산에 미친 굉장히 겁 없는 후배가 들어왔다고 산악부 선배들은 엄청 좋아하였습니다. 학교일은 뒷전이고 매주 북한산 인수봉에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매달렸습니다. 겨울방학때는 9박 10일, 지리산 종주 및 20박 21일 장군봉 적벽 클라이밍 등 산에 있던 시간이 저의 원룸에 있던 시간 보다 많았던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1학년 2학기는 "ALL F" 학사경고를 받았습니다. 이후에도 오로지 암벽등반에만 매진하여 2학년 2학기부터 동아리 회장을 맡게 되었습니다. 제가 웬만한 선배보다 산을 겁 없이 잘 타서 최소학년, 최단기간 회장을 맡게 된 것입니다. 이후로 대학산악연맹 부회장, 이훈등산학교 클라이밍 강사를 하며 학창시절 부수입도 제법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요?  학사 경고를 받은 문제학생으로 ㅋ 학사행정의 여러 가지 일로 왔다갔다 거리다가 인문대 사무실 앞에서 스쳐지나가는 와이프를 처음 보게 되었습니다. 이미지가 너무 좋았습니다. 머릿속에 바로 이 사람 정말 괜찮은데 어떻게 접근하지...하며 실행계획을 세우기 시작하였습니다.  (쓰면 쓸수록 이글은 와이프가 절대 보아서는 안되는 데 하는 생각이 드네요. ㅡㅡ;) 결론적으로 대학교 3,4학년을 이 사람에 올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3학년때부터 '공감대' 형성을 위해 국문과 수업을 듣기 시작하였습니다. 참 국문과 수업 많이 들었습니다. 심지어 졸업할 때쯤 되어서 지도교수님이 한 번은 호출하셔서 도대체 정체가 뭐냐고 물으셨습니다. 영어영문과학생인데, 복수전공등의 신청도 하지 않고, 무작정 국문과 수업을 듣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더 큰 문제는 너무 국문과에 집중하느라 영문과 졸업필수수업도 듣지도 않아서 졸업시킬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결국 4학년 2학기부터 겨울방학 계절 학기까지 정말 고생ㅠ을 많이 하여 겨우 졸업하였습니다. .

 

 

  이제 문제는 산(山)이 었습니다. 제가 정말로 사랑하는 여인(지금 와이프)가 생겼고, 그 사람과 결혼하기로 결심하고 날짜를 받았습니다. 그때부터 생전 느껴보지 못한 두려움이 엄습해왔습니다. 마치 이순신 장군의 ‘죽으려하면 살것이요, 살려고하면 죽을 것이다.’ 필사즉생 필생즉사(必死卽生 必生卽死) 처럼 말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산을 타고 있는데, 혹시 내가 이것을 하다가 죽으면 어떡하지 생각이 들었던 것입니다. 그러면 ‘은지(와이프)’는 어떻하고....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클라이밍을 하다가 그만 발을 헛딛었습니다. 뒤에서 따라오는 후배가 줄을 빨리 땅겨서 크게는 안 다쳤지만 거의 일주일 병원신세를 지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로 제가 가진 암벽장비들을 다 팔아버렸습니다. 그때 중고로 처분해서 100만원 가까이 현금을 받은 것으로 기억이 되네요. 클라이밍이라는 자체가 ‘안전’을 중요시해서 장비들이 거의 다 외국산이었습니다. 물론 국산도 있지만, 산을 좀 탄다는 사람들은 주로 PEZIL등 프랑스제를 애용하는 시기였습니다.

 

 

  아무튼 저의 지난 5년간 암벽등반은 결혼을 끝으로 완전히 끝맺음을 하였습니다. 물론 결혼을 했다고 해서 저의 ‘호기심’과 ‘모험심’은 어딜 가겠습니까?ㅎ 물에 내놓은 아이처럼 와이프가 조마조마한 적이 여러 사건이 있었죠. 끝으로 제가  좋아하는 브랜드의 한 문구로 마무리를 할까 합니다.  "NEVER STOP EXPLORING!!" 도전은 멈추지 않는다!!

 


 

암벽2.jpg 빙벽.jpg 암벽1.jpg  

 

 

페이스북 <우리는 스토리다> 지금 신나는 스토리 경연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10줄 경연  부담없이 참석하세요^^

 

http://www.facebook.com/#!/groups/275857992480051/

 

 농악.jpg

IP *.221.5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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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07 09:41:48 *.169.188.35

사진빨 죽인다..저렇게 안크잖아..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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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07 10:40:58 *.221.51.250

ㅋㅋ그러게요....안그래도 와이프曰

 

다른 것은 다 좋은 데 제 키가 작아서 불만이래요..ㅋㅋ

 

와이프와 키가 똑같음.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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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07 11:16:02 *.169.188.35

크크 키라면 나도 할 말 없지뭐.

 

작은 거인을 목표로 살아야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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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07 12:21:47 *.82.54.163

알아갈수록 점점 더 멋진 우리 진홍이..^^ 내가 항상 가지고 싶었던 모습을 많이도 가지고 있구나.. 담번에 만나면 아직도 못다 들은 너만의 비사를 미리 맛보고 싶구나.. 잠 푹 자고 쌩쌩한 체력으로 오리지널 올나이트를 해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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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08 05:51:40 *.180.232.58

멋진 경력을 갖고 계십니다.

인생의 전환점이 되어준 아내를 만난 것은 그대에게 행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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