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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 20일 11시 50분 등록

나에게 역사란 무엇인가?

 

나에게 역사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받으면서 처음 생각나는 문장은 ‘나에게 역사란 공부해 할 대상이다’라는 말이었다. 그만큼 역사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다. 내가 읽은 역사서는 초중고 교과서와 『한국역사』, 『조선왕조실록』, 『다시 쓰는 한국현대사』, 등이 전부인 것 같다. 그래서 나에게 역사는 미천한 지식의 영역이다. 나는 ‘역사는 사실의 기록’이라고 생각하면서 어린 시절을 보내왔다. 그러나 나에게 ‘역사는 사실의 기록이다’라는 명제에 의문을 가지게 된 사건은 『다시 쓰는 한국현대사』를 읽고 나서다. 그 전에 내가 교과서나 방송 또는 학교에서 배운 역사는 6·25는 이북의 남침야욕에서 발생한 전쟁이었고, 우리가 분단이 된 것은 모두 이북의 책임이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 책에는 그것은 미국과 주변국과의 정세에서 미국이 음모적으로 발발시킨 전쟁일 수 있다는 근거들을 대고 있었다. 또한 내가 교과서에서 배운 박정희 전 대통령은 새마을 운동을 일으키는 등 훌륭한 대통령이었는데, 그 책에서는 부정선거에, 독재에 군부정치를 자행한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대통령일 뿐이라는 것이었다. 내가 그 책을 읽고 받은 충격은 세상에 대한 모든 신뢰가 사라질 정도로 엄청난 것이었다. 나는 그 책을 읽고 역사라는 것이 얼마나 가치편향적일 수 있는가를 처음 알았다. 나에게 그 동안 역사는 객관적이고 사실적인 것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당위일 뿐이었다. 100% 객관적이고 사실인 역사는 불가능하다. 심지어 내가 나의 역사를 씀에 있어서도 기억의 왜곡으로 인해 내가 기억한 것을 쓰는 데 허구가 발생한다. 심지어는 다른 사람의 기억까지 이식시켜 그것이 나의 기억인양 생각하고 나의 역사로 서술하기도 한다. 또한 내가 기억하고자 하는 부분만을 기억하고 나머지 기억은 점차 희미해져 간다. 그러니 기록되는 역사라는 것이 ‘객관적이고 사실적이다’ 라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다. 그리하여 헤로도토스도 그의 책 첫 문장에 “인간 세계에서 일어난 일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망각되기 마련이다”라고 서술하면서 책을 쓰게 됨을 말했다.

즉, 역사는 기록하는 자의 이야기이다. 하나의 사건을 놓고 두 사람이 기록을 남겼다고 하자, 그런데 두 사람이 말하고 있는 것은 다르다. 과거 어느 날 지진이 일어났고 그것을 기록한 두 사람이 있었는데, 한 사람은 지진 났을 때 가족들의 상황을 기록으로 남겼고, 한 사람은 주변 자연 풍경을 남겼다고 하자. 지진이 일어난 하나의 사건으로 후대의 사람들이 알 수 있는 정보는 각각의 기록만큼이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우리의 역사에 남는 것은 이처럼 기록의 내용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기록하는 자의 이야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를 보면 역사는 주관적인 것 같다. 조사와 연구의 시작부터, 기록하고자 하는 행위에서, 내가 기록의 대상을 선택할 때부터, 나의 견해가 들어간다. 그래서 역사를 이해한다는 것은, 역사를 기록한 기록자를 이해하는 것이 다른 어떤 것보다 중요하다. 기록자가 가지고 있는 관점과 가치관이 그의 기록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역사의 기록은 흔적이다. 더 오랜 과거가 될수록 그렇다. 문자로의 기록일 수도 있고, 유물이나, 유적의 남겨짐이 기록이 될 수 있다. 역사를 공부한다는 것은 그래서 흔적을 찾아가는 행위이다. 앞서 말했듯이 기록으로써의 역사라면, 헤로도토스처럼 역사를 기록해 놓지 않았다면, 그 시절 사람들의 생활 모습을 지금 현대의 사람들이 알 수 있었을까? 사실 개인의 역사만 보더라도 일기라는 수단으로 나를 기록해 놓지 않으면 나의 과거는 점점 희미해질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쓴다는 것은 기록을 남기고자 하는 사람들의 본능적 행위인 것 같다. 쓴다는 것은 역사를 만드는 행위이다. 쓰여 있지 않는 것은 과거의 이야기가 될 수는 있으나 역사는 되지 못할 것이다. 그럼으로 나의 쓰는 행위는 나의 역사를 만들고자 하는 나의 본능적 움직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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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20 19:23:57 *.187.211.82

난다님~반갑습니다!

같이 지적 레이스를 하고 있는 터닝포인트입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함께 지적 레이스를 마지고 면접여행에서

뵙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인연이 되어 함께 쓰며 역사를 만들어가게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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