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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 26일 13시 54분 등록

뒤를 돌아다본다는 것.JPG

 

삶을 전쟁으로 여기며 살아가는 이들에게 역사란 삶의 치열한 투쟁의 연속이다.

일상의 주어진 월세 방에서 조금이라도 앞으로 나가기 위해, 한 치라도 남보다 앞서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앞만 바라보는 이들에게 삶은 하나의 목표달성 결과물의 수치이다.

그래서인가. 그렇게 사는 것이 이렇게 사는 것이 당연하다고 학습된 이들에게 삶은 하나의 길들여진 공간의 익숙함으로 다가온다.

오늘도 우리는 남들이 말하는 성공이라는 명예라는 반열에 이르기 위해 기를 쓰고 핏대를 올리며 자전거의 페달을 몸이 부서져라 밟는다.

그러다 레이스의 땀방울 뒤에 잠시나마의 쉼이라는 공간과 시간의 영역에서 호흡을 가다듬고 있을 때, 문득 다가오는 스산한 외로움과 공허감이 무서운 열병으로 번질 때가 있다.

뭐야, 이게 뭐지. 이런 두려움은 무엇일까.

패배자에게서만 느껴지는 이런 감정은 무엇으로 설명하여야 하나.

 

한 소녀의 사진에 시선이 끌렸다.

현재가 아닌 앞으로의 다다르고 싶은 존재의 상징성을 찾고 있을 때 그녀를 발견 하였다.

어떤 상황인 것일까. 뭘 하고 있는 걸까.

사람의 살아온 배경과 보는 시각에 따라 그녀의 행동에 대한 추론의 갑론을박이 있을 수 있겠지만 묘한 여운의 느낌이 나의 가슴에 꽈리 친다.

까만색 피부에 순백의 눈망울을 들이대며 바라보는 소녀는 무언가 할 말이 있는 듯 나에게 이야기를 건넨다.

 

뒤를 돌아다본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요.

남들이 염원하는 앞을 바라지 않고 당신에게로 시선을 향한다는 것은 어떤 까닭일까요.

기다리지 못한 후회일까요.

내 Ego(자아)의 고집스러움에 지친 번민일까요.

모멸 차게 떠나버린 님에 대한 목마름의 그리움일까요.

나를 알아주지 못함에 세상에 대한 절망의 토로일까요.

두려워마세요.

뒤를 돌아다본다는 건

실패도 아니요 뒤쳐짐에 대한 후퇴도 아니요 회한도 아닙니다.

세상의 다른 면을 보기 위해서

놓쳐버린 또 다른 풍경을 잡기 위해서

지친 사람들의 어깨를 토닥이기 위해서

나의 이야기를 들어달라는 목마름에 귀를 기울이기 위해서

멈추어 서서

귀와 눈과 가슴으로 문을 열어젖히는 마음의 발로입니다.

 

뒤를 돌아다본다는 건

당신의 정주(定住)된 마음을 다른 대상으로 옮겨가게 만드는 순수하고 거룩한 행위의 또 다른 모습.

당신과 나는 하나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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