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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 27일 08시 41분 등록

공갈빵을 채우리라 - 나는 누구인가? 

                                                                                                                                              최세린



<나는 속이 빈 공갈빵일까>


 “있잖아...... 나는 공갈빵 같아. 속이 비었달까? 내게 쌓인 무언가가 아무것도 없어. 사람들은 글을 쓸때 자신이 본 영화의 어떤 장면을 떠올리거나, 읽었던 책의 글귀를 떠올리거나 미술작품, 들었던 음악들을 떠올리는데 난 왜 아무것도 떠올리지 못하지? 심지어 난 영화를 많이 봤는데도 말이지. 내가 뭘 봤었는지 조차 잘 기억을 못하니...... 앞으로 무엇을 보거나 들을 때 느끼려고 노력해야겠어. 미술 작품을 볼때도 화가가 무엇을 표현하고 싶었는지, 음악을 들을 때도 내가 계속 듣고 싶어하고 끌리게 되는 것이 무엇인지 느껴봐야겠어. 책을 읽으면서도, 영화를 볼 때도 많이 느끼려고 노력할래. 음...... 난 그동안 뭘 보고, 들으면서 살았던 걸까?” 

 나는 구본형의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이 되기 위해 첫 번째 레이스를 마치고 나에 대한 생각을 친구에게 늘어놓았다. 말하고 나니 속이 진짜 텅 빈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질문 했다.

 ‘내 속에 진정 아무것도 없는 것일까?’

 내가 답을 한다. 

 ‘아니야. 분명 많은 것이 있을거야. 설마 텅 비어 있겠어?’

 구체적으로 내 안에 있는 것들을 꺼내 보고 싶어졌다. 내 속을 파헤쳐보기로 했다. 생각의 꼬리를 물었다. 


<우연을 운명으로 만들기 위한 준비>


 작년 3월 나는 ‘자기주도학습 지도사’가 되기 위해 건국대학교 미래지식교육원에 다녔다. 5주간의 과정을 마치면,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학습 할 수 있도록 돕는 자격증을 딸 수 있었다. 나는 그때 새로움이 필요했다. 새로운 공부를 하든지 새로운 취미를 갖든지 무언가 새로운 것을 하고 싶었다. 왜냐하면 대학 졸업 후 계속되는 실패와 낙방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연히 친구가 소개한 ‘자기주도학습 지도사’ 과정을 신청했다. 교육학을 전공한 나는 그 과정이 어렵지 않았다. 쉽게 배울 수 있으면서 새로움까지 맛볼 수 있었다. 임용고사 공부 외에 다른 공부를 한다는 사실 만으로도 큰 만족감을 얻었다. 


 과정의 3주차가 됐을 때 홍광수DISC연구소 대표인 홍광수 박사님의 강의를 듣게 됐다. 홍광수 박사님은 건국대학교 미래지식교육원의 교수이며 아시아코치센터의 시니어코치 이다. 홍 박사님은 ‘나를 알고, 남을 알자.’와 ‘꿈의 실현’이라는 2가지의 주제를 가지고 3시간 동안 강의를 했다. ‘나를 알고, 남을 알자’ 강의는 DISC 성격유형검사를 토대로 자신의 유형을 파악하고 각 유형에 속한 사람들의 특징을 알 수 있도록 구성됐다. 나는 D/C유형으로 진취적이면서 꼼꼼하며 일 중심적인 사람의 유형에 속했다. 참고로 DISC의 D는 주도형, I는 사교형, S는 안정형, C는 신중형이다. 평소에 내가 관계 중심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스스로에 대해 오해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강의는 시간 가는 줄도 모르게 흥미롭고 재미 있었다. 


 ‘꿈의 실현’ 강의를 통해서는 나의 내면 깊숙한 곳에 존재하는 욕망들을 끄집어 낼 수 있었다. 나는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강의를 하면서 명예를 얻고 싶다’는 욕망을 가지고 있었다. 처음으로 나의 꿈을 한 문장으로 만든 순간이었다. 하고 싶은 것, 되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들을 나열해서 그 중 가장 하고 싶고, 가장 되고 싶고, 가장 갖고 싶은 것을 골라 한 문장으로 만들었다. ‘할 수 있을까? 내가 뭐 될 수 있겠어? 가질 수 있을까?’라는 의심들을 다 내려놓고 내 안에 있는 나의 욕구들을 솔직하게 드러냈다. 내 안에 있는 것들을 발견하는 순간이었다.  


 강의를 들은 후 DISC연구소 사이트를 찾아 들어가 자세한 성격유형 검사를 받았다. 나는 내가 ‘대중강사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나의 비전과 성격 유형이 일치했다. 나는 황홀함에 빠졌다. 그리고 자기주도학습법을 나의 삶에 먼저 적용해 보았다. 꿈을 향해 나아가려면 반드시 배움의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었다. 나는 그때부터 이전의 삶을 버리고 나의 비전, 꿈을 향해 주도적으로 탐구하기 시작했다. 내게 그 시간은 우연처럼 왔지만 단순히 우연으로 끝나지 않았다. 


<야생의 재능을 확인하는 과정>


 5월 첫째 주에 교회에서 청년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할 수 있게 됐다. 2시간 동안 DISC 성격유형검사를 토대로 성경과 접목시켜 강의를 했다. 사람들의 나의 강의를 들으며 즐거워했다. 강의를 준비하면서 나는 신바람이 났다. 관련 서적을 읽고, 배웠던 강의 내용을 기억해 내면서 자료도 만들고 대본도 준비했다. 여름 수련회때는 6시간의 강의를 맡게 됐다. 총 기획자이면서 동시에 강의까지 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두 가지 역할을 맡았다고 해서 힘들지 않았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기회가 생긴 것이 감사했다. 내게 계속해서 새로운 청중을 대상으로 강의할 기회들이 생겼다. 중학교에서 수학 강사로 일하고 있는 나는 평소에도 가르치는 것을 즐거워했다. 2번의 강의로 나는 아무 생각 없이 교사가 천직이라고 생각했던 지난 날들과 이별하고 나의 새로운 가능성을 만날 수 있었다. 나의 강의의 대상이 넓혀지고, 내용도 다양해진 것이다. 


 좀 더 비전을 구체화 하기 위해 관련 책도 읽고 무료 코칭을 받아보기도 했다. 무료 강연, 저자 사인회, 김미경의 파랑새 강의 등을 쫓아다니면서 얻을 수 있는 정보와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대한 구체적인 탐색 과정을 가졌다. 집에서도 ‘TED’강연과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을 동영상으로 보면서 많은 사람들의 통찰과 경험을 배울 수 있었다. 나는 그때 내가 세상에 빚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동안 평범하게 살아왔던 나는 새로운 것에 도전했다. 한라산 등반, 마라톤 10km완주, 휴넷의 주니어 성공스쿨 보조코치 활동, 글쓰기 등 전혀 경험해 보지 않은 것들을 찾아 나섰다. 그 중에서도 글쓰기는 내게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미지의 세계와도 같은 영역이다. 내가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이 정말 놀라운 변화다. 자기소개서 한 장 쓰는 것도 쩔쩔매던 내가 글쓰는 것이 즐겁고, 할 수 있는 분야라고 여기는 것 자체가 신기한 변화이다. 물론 어렵고 잘 쓰지 못하지만 계속 훈련받고 다른 사람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글을 쓰는 경지에 오르고 싶다.


<공갈빵은 채워지고 있다>


 생각의 꼬리를 물어 물어 내 속을 파헤쳐 보니 내 안엔 아주 큰 변화가 있었다. 나는 주도적으로 살지 못했던 지난 과거를 청산했다. 나는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나는 더이상 수동적인 사람으로 살고 싶지 않다. 나는 나의 본래의 모습을 찾고, 야생의 재능을 깨워 하나 밖에 없는 존재로 살고 싶다. 홍광수 박사님의 그 강의는 나에 대한 생각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강의할 때마다 내 안에서 뜨겁게 타오르는 열정은 내게 주어진 재능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나를 바로 알고 나의 재능도 알았다. 이제 나는 침묵의 10년을 견딜 시간 앞에 서 있다. 


 지금은 공갈빵 안에 꿀만 발라놓은 상태이다. 꿀은 꿀도 발려지지 않았던 지난 과거의 빈 공깔빵과 결별을 선언하는 역할을 한다. 앞으로 10년 동안 방대한 양의 지식을 그 안에 차곡차곡 채울 것이다. 어떠한 사물을 보더라도 관심을 가지고 자세히 관찰하며 느낄 것이다. 앞으로 많은 것들을 보고 들을 때 내 감정의 변화에도 주목할 것이다. 그래서 풍부한 감정으로 공갈빵 안을 채울 것이다. 사색과 성찰을 통해 얻은 깨달음으로 공갈빵 겉에 깨를 뿌릴 것이다. 지금은 비어 있는 공갈빵 같지만 침묵의 10년을 견디고 난 뒤에는 속이 꽉 차 스스로 더이상 공깔빵이라 부를 수 없게 되리라. 


<침묵의 10년의 문턱>


 변화경영연구소의 연구원 과정은 이제 막 견딤의 문턱을 넘어서려는 내게 좋은 토양이 될 것이다. 큰 그림은 그렸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깊게 파고들 전문 분야를 만나지 못했다. 다양한 책을 읽으면서 나의 욕망이 나를 이끄는 그 분야를 만나고 싶다. 연구원 활동을 통해 사람들에게서 배우고 싶다. 간디가 마리츠버그 역 사건을 겪고 난 후 더이상 자신이 가진 삶의 지평이 너무 좁아 그의 영혼의 크기에 적합하지 않은 상태에서 벗어나려고 했던 것처럼 나도 나의 삶의 지평을 넓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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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29 11:44:35 *.154.223.199

최세린님 안녕하세요?^^

대중강사가 적성에 맞으시는군요. 신기합니다. 저는 그런 걸 참 어려워하는데 말입니다.

생일이 일러서 일찍 초등학교에 들어갈 수 있는데도 예비소집에서 이름을 묻는 말에 대답을 못해서 한 해 꿇고 입학했거든요. 하하하

최세린님이 새로 발견한 길에 대한 기쁨과 설렘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저도 축하드립니다. 처음 댓글 달면서 대뜸 하기는 좀 쑥스런 말이지만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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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29 19:10:54 *.33.136.150

^^ 댓글 보고 한참 즐겁게 웃었답니다. 

5살 때 어머니가 피아노 학원에 데려갔는데 제가 그랬지요

"나 한글 모르는데?" 

그래서 6살 때부터 피아노를 배웠다는 ㅋㅋㅋ


축하, 응원 감사합니다. 따스함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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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29 12:24:25 *.123.71.120

저도 대중 앞에 서는 것 정말 못하는데...ㅎㅎㅎ

저는 방안퉁수형!!!

만나면 저희 앞에서 멋진 강연 하나 부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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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29 19:09:19 *.33.136.150

ㅎㅎ 방안퉁수라는 말 왠지 공감이 가려고 하는데요.. 

어릴 때 방안퉁수라고 어머니께 핀잔을 들었던 적이 있어서는.. ㅎㅎ


멋진 강연 할 수 있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제 콘텐츠를 꼭 찾아 멋진 강연 하는 날 올 수 있길.. ^^ 

감사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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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29 13:39:26 *.166.160.151

공갈빵..이야기 재밌게 읽었습니다.

꼭 속이 꽉찬것이 때론 좋지 않을때도 있습니다.

천천히 채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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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29 19:06:45 *.33.136.150

^.^ 넵! 

천천히. 채워가겠습니다. 

급하게 채우다 채하면 안되니까. 

감사해요. 재밌게 읽으셨다니 왠지 다음 컬럼을 쓸 자신감이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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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01 07:08:35 *.47.75.74

저도 강의할때 고객의 유형을 DISK로 나누어서 설명하곤 합니다.  

그리고, 가끔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강연장에 들립니다.

만나면 도움받을 내용이 많을 것 같습니다.

세린님의 새로운 변화와 도전에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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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 문윤정
2012.03.03 15:32:45 *.85.249.182

공갈빵을 채운다는그 비유가 너무 시적이라 마음에 듭니다.

열심히 인생을 채워나가시는 모습 정말 멋집니다.

만나게 되면 배울 것이 많을 것 같습니다.

우리 최선을 다해서 좋은 만남으로 이어지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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