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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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
1963년 서울 태생. 민주화 운동이 한창이었던 1980년 대엔 자유실천문인협의회, 출판사, 대학원, 번역직 등 여러 일을 하다가 노동운동에 가담하고,1987년 부정 개표 반대 시위에 참가했다가 구치소에 수감되기도 했다. 이때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소설작가임을 깨닫게 되고 1988년 구치소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쓴 <동트는 새벽>을 내놓아 “창작과 비평”에 실리며 등단했다. 1994년에는 <고등어>, <인간에 대한 예의>,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세 권이 동시에 베사트셀러 10위 권에 오리면서 대한민국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로 등극했고 ‘공지영 신드롬’이라는 용어가 생겨나기도 했다. 이후 자전적 성장 소설 <봉순이 언니>가 인기를 끌었고 7년간의 공백 끝에 사형제 존폐 문제를 다룬 소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영화로도 제작되어 40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성공했다. 많은 인세 수입을 얻었으나 이혼 등의 시견과 특유의 가치관으로 부를 이루지는 못했다. 본인의 경험당을 승화하여 실제 가족을 모델로 한 <즐거운 나의 집>에서는 사생활을 당당하게 공개하면서 젊은 여성들에게 지지를 받아 ‘닮고 싶은 여성 4위’에 오르기도 했다. 2011년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했고 현재까지 내놓은 작품들은 모두 합해 900만부가 팔렸다. 2009냔 출판한 <도가니> 역시 영화로 제작되어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나는 너 없이도 세계를 창조할 수 있었지만 세계는 내 눈에 영원히 불완전한 것으로 보였을 것이다. -7
아이라는 존재. 나 역시 그렇다.
잘 헤어질 남자를 만나라.
•네가 너 보다 먼저 떠나는 게 사실이긴 하지만, 난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때도 계속 이곳에 있을 거다. 멋진 추억으로 네 기억 속에 있을 거야. 나무와 채소밭과 정원을 보면 우리가 함께 보냈던 행복했던 모든 순간들이 생각나게 될 거다. 네가 내 의자 위에 앉을 때도 마찬가지야. -10
수산나 타마로의 책이라는데
•책을 읽고, 거기서 내 마음과 똑같은 구절을 멋들어지게 표현한 것을 발견하는 것은 책을 읽을 때 놓칠 수 없는 환희이지. -12
이것도 경지인 듯. 아직 나는 나 보다 멋진 말을 쏟아내는 것을 보면 아~~~~하는 생각이 드는데.
•조용한 생활을 위해 자신을 속이는 연극이 필요한 그런 결혼은 안 된다는 거야. -13
이것이 그리 싫었던 나.
•잘 헤어질 수 있는 남자를 만나라. -13
•헤어짐을 예의 바르고 아쉽게 만들고 영원히 좋은 사람으로 기억나며 그 사람을 알았던 것이 내 인생에 분명 하나의 행운이었다고 생각될 그런 사람. 설사 둘이 어찌어찌한 일에 연루되어 어쩔 수 없이 이별을 하든, 서로에게 권태로워져 이별을 하든, 마음이 바뀌어서 이별을 하든, 그럴 때 정말 잘 헤어져 줄 사람인지 말이야. -13
이 말이 참 와 닿았다. 헤어짐을 염두에 두고 만나는 것은 우울한 일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이런 남자를 만나는 것이 또 나를 이롭게 할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순간 이런 반항심도 든다. 내가 잘 헤어질 수 있는 사람이 되면 되는 거 아닐까? 진정으로 잘 헤어질 수 있는 사람 말야.
•언제나 누군가를 원망하고 싶을 때 스스로의 내면을 들여다보아야 한다. 그게 어렵게 느껴지면 하다못해 거울이라도 찬찬히 들여다봐야 해. -14
상대를 보지 말고 나를 들여다 보라. 나는 이미 해답을 다 가지고 있는 사람일 걸.
•자기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고 싶지 않을 때,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은 도피처를 찾는 일이란다. 외부적인 죄는 언제나 존재하고 그 책임이 오로지 우리에게 속해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데는 많은 용기가 필요하지. 하지만 네게 말했듯이 그게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란다. 만약 인생이 길이라면, 그건 항시 오르막으로 펼쳐지는 거야. -14
내리막이라고 생각했던 길은 어쩌면 굴러 떨어짐이 아닐까? 내면을 보고 싶지 않을 때 가장 쉬운 일은 도피처를 찾는 것이다. 나는 언제나 도피처를 잘도 찾아다녔다. 고독에 빠져야 하는 순간 고독을 회피할 때 더 큰 대가를 치루며 더 큰 고독 앞에 서게 된다.
•위녕, 삶이 힘들까 봐, 너는 두렵다고 말했지. 그런데 말이야, 그래도 모두가 살아 내는 또 하나의 이유는 오르막은 다 올라 보니 오르막일 뿐인 거야. 가까이 가면 언제나 그건 그저 걸을 만한 평지로 보이거든. 가까이 있다는 이유로 눈이 지어내는 그 속임수가 또 우리는 살게 하는 지도 모르지. -15
•고통만이 성장 할 수 있게 해 주죠. 하지만 고통은 가슴으로 받아들이는 겁니다. 궁지에 빠진 사람이나 불쌍한 사람은 결정적으로 고통을 놓쳐 버리고 맙니다. (중략) 흘러가게 내버려 두십시오. 가야 할 것은 가게 될 것입니다. -15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이 말이 생각나는 부분. 누가 이 말을 했더라?
•네 앞에 수많은 길들이 열려 있을 때, 그리고 어떤 길을 택해야 할지 모를 때, 되는대로 아무 길이나 들어서지 말고 앉아서 기다려라. 네가 세상에 나오던 날 내쉬었던 자신의 깊은 숨을 들이쉬며 기다리고 또 기다려라. 네 마음속의 소리를 들어라. 그러다가 마음이 네게 이야기할 때 마음 가는 곳으로 가거라. -16
길을 너무 빨리 택했던 것은 아닐까. 난 항상 빨리 길을 선택했다. 누군가를 만날 때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급했다. 모든 것이 급했다. 천천히 쉬는 법을 배울 필요도 있다.
•넌 그런 걸 너무도 싫어하지. 그렇지? 하지만 나의 입맞춤은 네가 싫어하든 좋아하든 그런 던 중요하지 않아. 이 순간에도 이미 투명하고 입맞춤은 대양 위를 날아가고 있으니까. 넌 어쩔 수 없을 거야. -16
가볍고 경쾌하다.
그게 사랑인 줄 알았던 거야.
•삶은 다층적이고 복잡한 거야. 안정되어 있는 것은, 설사 그것이 수백억 대의 재산이라 하더라도 하나도 없어. -20
안정되면 또 다른 자극을 바라겠지? 그건 어쩔 수 없겠지? 계속 색다른 재미를 추구하며 그 자리에 있겠지?
•비참이라는 것은 결코 물질의 문제는 아니니까 말이야. -20
백퍼 공감.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은, 이것 하나뿐입니다. 고독, 크고도 내적인 고독뿐입니다. -22
릴케. 고독을 샀던 훈 오라버니가 생각난다. 그러나 우리 모두가 고독을 맛보아야 하지 않을까? 그냥 친해지는 게 좋지 않을까?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 했지~
•비록 우리가 열 번에 열 번을 다 싸구려 위안에 몸을 맡긴다 해도, 우리가 이 어려움을 알고 있으면 어느 땐가 우리는 그 고독과 성장의 관문을 열 수도 있으니까 말이야. -22
고독에 빠지기가 쉽지 않다는 말일까. 고독하면 누군가를 찾게 되는 것이 당연하겠지. 하지만 사람이니 외롭다 했던가?
•보통 사람들에게 삶이 갑자기 쉬워지고 가벼워지고 즐거워졌다면 그것은 벌써 그들이 진지한 삶의 현실성과 독자성을 느낄 수 있는 힘이 끝났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삶의 의미로 봐서는 결코 발전이라고 할 수 없으며, 삶의 모든 가능성으로부터의 결별입니다. -23
릴케. 고독을 회피하고 싶지만 피할 수 없을지도 몰라.
•어려움을 사랑하고 그것과 친해지고 배워야 합니다. 어려움 속에는 우리를 위해 기꺼이 애써 주는 힘이 있습니다. -23
릴케
•사람과 사람이 사랑한다는 것, 그것은 우리들에게 부과된 가장 어려운 일일지 모릅니다. 그것은 궁극적인 마지막 시련이고 시험이며 과제입니다.
•사랑도 배워야 하니까요. 모든 노력을 기울여 고독하고 긴장하며 하늘을 향한 마음으로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사랑이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승화되고 심화된 홀로됨입니다.
•사랑이란 자기 내분의 그 어떤 세계를 다른 사람을 위해 만들어 가는 숭고한 계기입니다. 그리고 자기 자신을 보다 넓은 세계로 이끄는 용기입니다. -24
릴케
•동성애자였다면 화장실까지 같이 가자고 했을지도 몰라. 그게 사랑인줄 알았으니까 말이야. -25
이만한 표현이 있을까. 그래 나도 그랬을 지도 몰라.
•예방주사도 자국이 남는데 하물며 진심을 다하는 사랑이야 어떻게 되겠니. -25
•만일 네가 그와 헤어지는데 그저 쿨한 정도로만 아팠다면 아마 다음 두 가지 중의 하나였을 거야. 네가 그와 한 영혼이 되고 싶지 않아 진정 마음의 실을 섞지 않았든지, 아니면 아픔을 느끼는 네 뇌의 일부가 손상되었든지. -26
어느 미드였던가 중학생? 고등학생? 되는 딸을 키우는 싱글맘의 이야기였지. 딸아이가 처음으로 사귄 남자친구와 헤어지던 날 엄마는 이상하게 여겨 묻는다. 딸은 상당히 쿨하게 대답하는 데 엄마가 그때 그런다. 아이스크림 통이라도 들고 앉아서 사람과 어울려야 하는 것 아니냐고. 그런데 마지막 장면이 그거였지. 티비를 보면서 딸 아이는 아이스크림 통을 들고 있고 문을 열고 들어온 엄마에게 그래. “왜 이제 오는 거야?”
•사랑은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 할 수 있는 최상의 일이란다. 서두르지 말아라. 다만 언젠가 사랑이 왔을 때 덤벼들어 그것을 망치지 않도록 언제나 네 자신의 성숙을 염두에 두렴. -26
많은 실패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사랑이 좋다.
•일시적인 슬픔보다는 훨씬 더 괴롭지만 보다 위대한 것에 도달할 기회와 영원으로 가는 용기를 주는, 진정한 운명을 기다려 본다. -27
사랑에 대한 꼭지에 이런 글이 하나 들어가면 좋겠다. 내 느낌이 물씬 살아나는 문장으로 말야.
칭찬은 속삭임처럼 듣고, 비난은 천둥처럼 듣는다.
•시험이 문제가 아니라, 그 결과가 나올 무렵, 네가 최선을 다하지 않은 네 자신을 싫어하게 될까 봐 사실은 그것이 더 걱정이었던 거야. -29
•엄마가 나무라는 것은 ‘너의 게으름’이지 ‘게으른 너’가 아니라는 거야. -29
나의 행동과 나를 구별한다. 행동이 나의 많은 것을 대표하는 것이 맞을 수 있지만 결국 나를 온전히 대표할 수는 없다. 짜증나지 않나? 내가 한 행동이지만 그 행동하나로 나의 모든 것을 평가받는다는 건 말이야.
•칭찬의 과도한 축소, 그리고 비판에 대한 과도한 민감성은 진정 우리 모두의 문제이다. 그러한 이유 때문에 우리의 자아 존중감이 상처 입는다. 우리는 우리를 거부하는 사람들을 정복하려고 그들을 추적하기에 이른다. 이것이 자아 존중감이 증가시키는 데 도움이 되리라고 믿으면서 말이다. 역석적인 이야기지만 이미 우리 주변에 널려 있는 격려를 감지하는 데 실패하면서 말이다. -30
이 책의 말이 백번 맞는 것 중에 하나가, 이 부분. “자기 자식이니까 예쁘지. 피이~”나도 그랬거든. 그냥 솔직히 좋으면 좋다고 그러지. 좀 바보 같았던 부분.
•그것은 남들을(설사 자식이라고 하더라도, 아니 자식이기에 어쩌면 더) 자기 중독의 충족 수단으로 보는 것입니다. -31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마음에 와닿는 부분. 앞 부분에 공지영이 묘사해 놓은 부분이 있어서 더 그랬나봐. “너희들이 엄마 말을 잘 들어야 하고, 키는 커야 하고, 살집은 적당해야 하고 공부는 잘해야 하고, 위험한 곳이란 절대로 가지 말아야 하지만 운동은 좀 해야 하고, 엄마가 기쁠 때는 같이 웃어 주어야 하고 슬플 때는 같이 울어 주어야 한다는 그런 생각.” 엄청난 통쾌함. 아이를 바라보자구.
•당신이 원하는 것은 안도하는 것입니다. 치유란 늘 고통스러운 것이니까요. 그것은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니까요. 당신은 아무도 사랑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 사람에 대한 편견과 기대라는 관념을 사랑하고 있는 것입니다. -32
안소니 드 멜로. <깨어나십시오> 안도하기. 그 현실에 머물러 있기. 나도 그랬지. 익숙한 자리에 머물러 떠나지 않는 사람들. 나 역시 그랬지.
•충분히 불행했음에도 변화하기가 두려웠단다. 왜냐하면 고통보다 더 두려운 것은 미지이기 때문이지. 설사 여기서 괴로움이 있다 해도 그것이 내가 아는 것이라면 그게 더 나았던 거야 설사 저 너머에 행복이 있다 해도 우리는 선뜻 나아갈 수가 없으니까 말이야. -34
지금 이 상태가 정말 싫은 게 뭔지 알아? 불행해서 그냥 있어도 됐어. 불행하면 그냥 있어도 남들이 그렇게 봐 주었다고. 비련의 여주인공인 척 쓰러져 울고 있어도 되었단 말이지. 근데 이제는 그럴 수 없다는 거야. 이제는 더 이상 그럴 수가 없다는 거. 그 속으로 돌아갈 수가 없다는 거야. 이게 연구원의 싫은 점이지.
•어떻게든 그런 내 자신을 이해해 주고 다독여 주려는 데서 엄마는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얻었어. 화해와 용서를 원했지만 그건 기실 과거에 나를 상처 입게 내버려 둔 내 자신과의 화해였고, 용서를 한 건 그런 내 자신을 용서한 거란다. -35
내가 내 책의 방향은 정말 제대로 잡았다니까.
•죄책감은 우리를 병들게 하고 반성은 우리를 변화시킬 힘을 준다. -35
반성과 죄책감의 차이.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 대로 내 삶을 사는 것, 그건 이기적인 것이 아닙니다.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 대로 남에게 살도록 요구하는 것, 그것이 이기적인 것입니다. -35
나는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 대로 살아가는 거지. 그것에 대해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을 듯. 안소니 드 멜로 신부.
•너는 그냥 너의 말을 하고 그 자리에서 나가는 거야. 그래서 득을 보는 사람이 있다면 좋은 일이고, 아니면 유감이지만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37
힘이 되는 이야기. 어떻게 책을 써야 할지 자신감을 준다.
•모든 것보다 중요한 것은 네가 살아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넌 스무 해를 살았니? 어쩌면 똑같은 일 년을 스무 번 산 것은 아니니? 네 스무살이 일 년의 스무 번이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야. -37
나는 아마 오랫동안 나이를 먹지 않았을 거야. 영원히 스무살인지 알았더라는 그 시절의 이야기가 아마도 맞겠지. 그래서 지금도 철이 없나봐. 으흐흐
•사느냐 죽느냐가 전혀 문제가 되지 않기까지는 전혀 사는 게 아닙니다. 자신의 편협한 신념과 확신들을 들여다 보고 다른 세계를 내다볼 수 없다면 죽은 겁니다. -38
사느냐 죽느냐. 햄릿이 생각난다. 나의 것을 버려야 한다는 것?
•눈을 크게 뜨고 이 세상을 감상하렴. 네가 좋아하는 푸른 젊은 날이 한 순간 한 순간씩 가고 있다. 네가 졸고 있는 그 순간에도, 네가 눈을 뜨고 있는 그 순간에도, 그러니 민감해지렴. -38
흐린 날은 흐린 날대로를 만끽하고. 그냥 현재를 살자. 현재에 깨어있자. 그러고 싶다.
•너는 무언가에 대해 질문을 가지게 될 것이고, 질문을 가진 사람만이 살아 있는 것이다. -38
질문의 중요성은 계속 나오는 구나. 하지만 하나를 해결하면 다른 문제가 달려들고 그때마다 힘들지만 또 해결방법이 생가나는 그 과정이 재미 있기도 하고.
만일 네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내가 창조한 모든 것은 하나의 ‘원본’이다. 따라서 각자 어떤 것과도 대치될 수 없는 거란다.
•나는 네가 너로서 존재하고 나의 고유한 미니멜이기를 원한다. 태초부터 내가 사랑한 것은 남과 다른 너였기 때문이다. 너는 내가 오랜 세월에 걸쳐 꿈꿔 온 유일한 미니멜이다. 따라서 어느 날 네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아느냐? 만일 네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나는 더할 수 없이 슬플 거이다. 영원히 눈물이 그치지 않을 것이다. -42
<내 발의 등불> 닐 가유메트. 작은 천사 미니멜.
•만일 네가 없어지면 우주는 균형을 찾기 위해 얼마나 몸부림치겠니? 어느 시인이던가 그런 말을 했다. ‘한 송이 수선화 화분을 피우기 위해 온 우주가 협력했으니 지구는 수선화 화분이다.’ 라고. -44
그저 한 순간에 지나지 않을 때일망정 소중히 여기지 않으면 안 된다.
•‘아아 이런 때야’라고 생각하는 그 순간을 소중히 여기지 않으면 안 된다. 저마다 ‘아아, 이런 때야’라는 지나가 버린 한 순간을, 슬픔을 간직한 채 살고 있다. -55
<얀 이야기 – 얀과 카와카마스>
네가 어떤 인생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우리는 나이 들수록 의문을 품지 않고 질문을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자신이 배운 삶의 가치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그렇게 되면 어느 날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지는 것이 된다. 절대적이고 당연한 가치들이 존재하는 곳에서 능동적으로 자신의 삶을 개척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네가 온전히 너의 삶을 살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너와 네가 사는 세상을 낯선 시선으로 볼 필요가 있다. 좀 더 객관적인 눈으로 인생을 멋지게 설계하기 위해서 말이다. -64
맥팔레인 <손녀딸 릴리에게 주는 편지>
•삶은 흐르는 강물과도 같아서 잠시 맴돌 수는 있지만 영원히 머무를 수는 없다는 것을 말이야. 흘러가는 것, 흘러가야 하는 것, 흐를 수밖에 없고 흐르기를 원하는 그것들을 흘러가게 내버려 둘 때, 그게 누구든, 그게 설사 나 자신이라 해도 그때 삶은 비로소 자유의 빛깔을 띠게 되지. -68
원하는 목표 지점에 도달하면 다른 목표가 생기는 것. 그렇지 않으면 살아갈 수가 없다. 다른 목표를 꾸준히 만들어 내야 하는 것. 그렇지 않으면 정체되는 주변이 정체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고이는. 그러기에 방향이 중요한 듯.
•세상에 진실이란 없으며 공정함이란 허구에 불과하고 관찰은 철저하게 편파적이며 모든 이론은 정치적 편견에 사로잡혀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진리나 정의 혹은 목적을 발견할 수 없다거나 추구할 가지도 없다고 생각한다면 의미 없는 인생이 되고 만다. -69
그럼에도 불구하고 꿈과 가치는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 그것이 우리를 냉소에서 구해주지 않을까. <손녀딸 릴리에게 주는 편지>
•그래, 상처받지 않기 위해 냉소적인 것, 소위 쿨한 것보다 더 좋은 일은 없다. 글을 쓸 때에도 그게 더 쉽고, 뭐랄까 문학적으로 더 멋있게 꾸미기도 좋아. 그러나 그렇게 사는 인생은 상처는 받지 않을지 모르지만, 다른 어떤 것도 받아들일 수 가 없어. 더욱 황당한 것은 상처는 후회도 해 보고 반항도 해 보고 나면 그 후에 무언가르 극복도 해 볼 수 있지만 후회할 아무 것도 남지 않았을 때의 공허는 후회조차 할 수 없어서 쿨(cool)하다 못해 서늘(chill)해져 버린다는 거지. -71
상처받지 않으려면 고개를 들고 눈을 내리 깐다. 그리고 “그런데?”라고 말한다. 살짝 웃어주면 좋다. 아니면 “세상이 다 그런 거 아니냐?” 라고 말하며 술을 뻑적지근하게 마시는 것도 좋다. 눈을 크게 뜨고 아무렇지 않을 듯 하면 된다. 내가 익숙하게 행동하면 아무도 나를 이상하게 보지 않는다. 허나 차라리 우는 게 맞다. 엉망이 되도록 엉엉 우는 게 나았다. 상처도 받지 않았지만 그것에서 뭐 하나 건질 것도 없었다. 건질 건 둘째 치고라도 웃을 수도 없었다. 웃음 앞에서도 쿨해진 사람이 되었다. 나는 적당히 웃고 적당히 슬퍼하는 내 인생의 방관자가 되었다.
•상처는 분명 아픈 것이지만 오직 상처받지 않기 위해 세상을 냉랭하게 살아간다면 네 인생의 주인 자리를 ‘상처’라는 자에게 몽땅 내주는 거니까 말이야. 상처가 네 속에 있는 건 하는 수 없지만, 네가 상처 뒤에 숨어 있어서는 안 되는 거잖아. -71
삶은 우리보다 많은 걸 알고 있는 거야.
•감옥에서도 울지 않는 날이란 마음이 즐거운 날이 아니라 마음이 완전히 굳어 버린 날인 것이다. -77
오스카 와일드의 <옥중기>
•거기서 삶은 나를 멈추게 했고 고통스럽게 했고, 하는 수 없이 나 자신에게 어려운 질문을 던지게 했고 그리고 끝내는 인생의 궤도를 바꾸어 버렸어. 그런데 그 역설은 크게 나쁘지 않았다는 생각이 자꾸 든단다. -79
네가 있는 자리는 신이 있으라한 자리다.
•네가 원하는 길인가? 남들도 그게 너의 길이라고 하나? 마지막으로 운명도 그것이 당신의 길이라고 하는가? -80
인생의 길을 올바로 가고 있는지 체크할 수 있는 질문
•다만 질문을 품고 있을 뿐이지, 휴지통에 버리지 말고 품고 있어야 한다는 것 말이야. -80
•꿈이 네 속에 있어야지 네가 그 꿈속으로 빠져 버려서는 안 된다는 것. -80
꿈도 조심해야 겠어.
•네가 무엇이 될까라는 생각보다, 어떤 사람이 되어 어떤 생을 살 것인가를 먼저 생각하는 그런 젊은 날을 가지기를 바란다. 답은 그 과정 속에 있는 것이거든. -81
어떤 사람이 되어 어떤 생을 살 것인가? 나는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던가? 이제부터라도 해봐야 겠지. 음. 음.
•사람은 누구나 그리스도의 면전에 서야 할 운명에 있다. 누구든지 그의 생애에 있어서 적어도 한 번쯤은 그리스도와 함께 엠마오로 걸어가게 된다. -82
희망은 파도처럼 부서지고 새들처럼 죽어 가며 여자처럼 떠난다.
•내가 나로 살아가는 그것 외에는 아무 방법도 없다는 걸 이제야 깨달았다고나 할까 말이야. -90
내가 나의 모습으로 살 수밖에 없다는 것. 이것 또한 내가 얻은 것 중 하나. 그러니까 강점이 답이다?
네 자신에게 상처 입힐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네 자신뿐이다.
•가끔 눈을 들어 창밖을 보고 이 날씨를 만끽해라. 왜냐하면 오늘이 너에게 주어진 전부의 시간이니까. 오늘만이 네 것이다. 어제에 관해 너는 모든 것을 알았다 해도 하나도 고칠 수도 없고 되돌릴 수도 없으니 그것은 이미 너의 것은 아니고, 내일 또한 너는 그것에 대해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단다. 그러니 오늘 지금 이 순간만이 네가 사는 삶의 전부, 그러니 온몸으로 그것을 살아라. -98
갑자기 영화 <쿵푸팬더>가 생각나는. 과거는 흘러갔고 미래는 뭐랬더라? 암튼 오늘은 선물이라 했는데. 이 대사가 갑자기 생각나네.
•고통을 당하는 사람은 자신의 고통을 자신과 동일시하기 때문에 고통과 작별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왜냐하면 고통은 그가 알고 있는 것이지만, 그 고통을 놓아 버린 후에 그를 기다리고 이는 거은 그가 모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100
알셀름 그륀 신부 <너 자신을 아프게 하지 마라> 앞의 인용구와 조금 비슷한 느낌이 드는 이유는 뭐지?
•고통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대개는 그 고통이 가해지는 틀을 깨 버려야 할 때가 많으니까. 그건 미지이고 그것은 고통보다 더 두려운 거지. -101
•그토록 중요한 내 인생의 판결을 나를 사랑하지 않은 사람들의 손에 맡기려고 하다니.... -102
사람들의 시선. 얼마나 많이 의식하고 사나요? 나도 그랬는데. 그게 참 힘든 일이더라구.
•사람들은 사건 때문에 혼란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든 사건에 대한 표상 때문에 혼란에 빠진다. -104
에픽테토스
•이왕 피할 수 없다면 끌려가지 말자고. 내가 끌고 가자. 휘둘리지 말고. -106
•치유되지 않은 상처를 가진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계속 그것을 전가한다. -107
에픽테토스. 이런 경우를 많이 보지. 그래서 그런 말이 있는 듯. 자식을 키우는 데도.
•네가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어떤 의미든 너와 닮은 사람일 것이다. 자기 속에 있는 것을 알아보고 사랑하게 된 것일 테니까. 만일 네가 미워하거나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너와 어떤 의미에든 닮은 사람일 것이다. 네 속에 없는 것을 그에게서 알아볼 수는 없을 테니까 말이야. -109
•오늘 아침에 우연히 마주치게 된 모욕에 오늘 하루를 내줄 것인가. 생명이 약동하는 이 오월의 아름다움에 네 마음을 내줄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은 너 자신이지. 그것은 나쁘고 좋고의 문제가 아니라 그저 너의 선택이라는 거야. -110
신은 우리 마음이 더욱 간절해지기를 기다리신 거야
•신은 우리 마음이 더욱 간절해지기를 기다리신 거야. 아저씨와 내가 젊고 튼튼했으면, 넌 아마도 네가 우리한테 얼마나 필요한 아이인지 깨닫지 못했을 테지. 넌 우리가 너 없이도 잘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겠지. 그래서 하느님은 우리가 늙어서 너한테 많이 의지하고, 그런 우리를 보면서 너도 마음 편하게 우리한테 의지할 수 있게 해 주신 거야. 우리는 모두 가족이 절실하게 필요한 사람들이었어. 그래서 우리는 서로를 꼭 붙잡았고 하나가 되었지. 그렇게 단순한 거였단다. -120
난 아이를 내가 떠나보냈다고 생각했어. 내 잘못으로 떠나보낸거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어쩌면 말이야, 하늘이 기다리고 있었는지 몰라. 내가 간절해 지기까지. 그래서 내가 그 아이를 지킬 수 있을 때 까지 말이야. <그리운 메이 아줌마>
•나는 메이 아줌마와 오브 아저씨를 만나 지낸 세월 자체가 죽어서 가는 천당이라고 여겼다. -121
인생에는 유치한 일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고통과 인내가 없는 자유의 길은 없단다. 감히, 단언하건데 그런 건 없어. -129
•인생에는 유치한 일도 없고, 거저 얻는 자유고 없고, 오직 모든 것은 제각기 고유한 가치가 있다는 말 밖에 할 수 없구나. -129
살다가 알았다. 나는 아무도 바라지 않은 인생을 살았다는 것을. 나 역시 상처많고 흠많은 인생을 바라지 않았다. 우리 부모도 형제도 바라지 않았다. 누군가 내가 그리 살기를 바란 적은 없었다. 나는 그리 살 적당한 이유도 없었다. 그저 그렇게 흘러왔다. 그리고 알았다. 내가 아무리 바래도 우리 하니도 그리 살 것이다. 상처 받지 마라고 외쳐도 다치지 말라고 싸 안아도 하니는 깨지도 다칠 것이다. 상처 받을 것이다. 그렇게 배워 나갈 것이다. 나는 단지 그런 순간에도 우리 하니가 자신을 사랑하기를 바랄 뿐이다.
그녀에게도 잘못은 있었다.
•그녀에게도 잘못은 있었다. 여자로 태어났고 너무 시대를 앞서 갔고 이방인을 사랑했고 혼혈아를 임신했다. 무엇보다 자신을 원하지도 않는 조국으로 모든 것을 포기하고 돌아왔다. (.....) 얼마 전 하인즈 워드의 어머니는 ‘그때 내가 워드 데리고 한국으로 왔으면 어떻게 됐을까? 아마 거지밖에 안 됐겠지?’ 하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그녀에게도 잘못은 있었다. 여자로 태어났고 시대를 너무 앞서 갔고 이방인을 사랑했고, 혼혈아를 낳았다.’ -134
전봉관 <경성기담> 공지영의 능력에 감탄하는 중이다.
제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구분하게 해 주소서
•주여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최선을 다해 하게 해 주시고,
내가 할 수 없는 일은 체념할 줄 아는 용기를 주시며
이 둘을 구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소서.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코의 기도문.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는, 나는 그가 걸은 거리를 걸었으니까.
•참 이상하지. 살면서 우리는 가끔 하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하는 때가 있고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때가 있어. -138
•내가 할 수 있는 오직 하나의 일은 내 마음을 어떻게든 조절하려고 노력하는 것, 기다려 주기, 따뜻하게 말해 주기, 너에게는 너만의 고유한 상황과 감정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 주기, 그러나 말하자면 네 마음이 이럴까 저럴까 억지로(결국은 정확하지도 않을 거니까) 생각하지 말고 조용히 책이라도 들여다보거나, 훌쩍 가방을 들고 수영하러 가기. -139
하니를 기다려 줘야 할 때 내가 할 수 있는 것 들. 혼자만의 시간이란 누구나 다 필요한 법이니까. 다행이다. 이런 글을 먼저 읽을 수 있게 되어서.
소망은 수천 가지이지만 희망은 단 하나뿐이다.
•고통받는 자들에게 충고를 하려 들지 않도록 주의하자. 그들에게 멋진 설교를 하지 않도록 주의하자. (...) 다만 애정어리고 걱정 어린 몸짓으로 조용히 기도함으로써, 그 고통에 함께 함으로써 우리가 곁에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 주는 그런 조심성, 그런 신중함을 갖도록 하자. 자비란 그런 것이다. 인간의 경험들 중에 가장 아름답고 가장 정신을 풍요롭게 해 주는 것이다. -144
피에르 신부님이라는 데.
•희망과 소망을 혼동하지 말자. 우리는 온갖 종류의 수천 가지 소망을 가질 수 있지만 희망은 단 하나뿐이다. 우리는 누군가가 제 시간에 오길 바라고, 시험에 합격하기를 바라며 르완다에 평화가 찾아오기를 소망한다. 이것이 개개인의 소망들이다.
희망은 전혀 다른 것이다. 그것은 삶의 의미와 밀접하게 연관 되어 있다. 만약 삶이 아무런 목적지도 없고, 그저 곧 석어질 육신을 땅 속으로 인도할 뿐이라면 살아서 무엇 하겠는가? 희망이란 삶에 의미가 있다고 믿는 것이다. -146
역시 피에르 신부.
•네가 엄마에게 바라는 것들, 엄마가 네게 바라는 것들, 이 모든 것들은 소망이지. 그것들은 모두 우리가 도달하고자 하는 희망으로 가기 위해 우리 스스로 필요하다고 결론 내린 것들이야. 그러나 희망은 한 가지이지. 그건 너와 내가 서로 사랑하는 것이다. -149
작가가 되고 싶다면 돈을 벌어야 해
•모든 창작은 필연적으로 고독을 연료로 한다. -150
•당신은 그처럼 많은 소설을 썼으면서도 아직 군소리가 남아 있느냐구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나는 오늘 이 순간이 오기까지 할 말을 한 마디도 못했다는 괴로움을 안고 있습니다. -153
박경리 <Q씨에게> 그럴지도 몰라. 한 권을 쓰고 나면 또 한 권을 부를지도 모르지. 자꾸만 부족함을 느낄 지도 몰라. 어쩌면 하지 못한 말이 남아 계속 쓰고 있는지도 모르지. 그랬으면 좋겠다.
•모든 작가들의 사람은 파란만장하다. 설사 그들이 외면적으로 아무 일도 없는 듯한 삶을 살았다 해도 그래. 그 내부에서 이는 해일과 번개가 없었다면 그 긴 언어들을 줄줄이 꿰어야만 하는 밤들을 어떤 에너지로 태울 수 있었겠니? -154
이쯤이면 다행이다 해야 하는 거 아닐까?
•글은 말이야, 이게 그림이라도 좋고 음악이라도 좋고 무용이라도 좋고, 어떤 예술 장르이건 말이야. 그건 오는 거야. 만들어 내는 게 아니라구. -157
김용규 선생님이 생각난다. 보고 싶어요~ 선생님.
•이 ‘오는’ 영감을 잡아내기 위해서는 평소 활자에 예민해 있어야 하고, 많은 글들이 어떻게 구성되었는지 알고 있어야 하고, 삶이 어떻게 펼쳐지는지 관찰하고 통찰한 데이터들이 머릿속에 있어야 해. 그러고는 앉아서, 친구가 놀자고 메신저로 아무리 말을 걸어와도, 아무리 재미있는 축구 시합이 있어도 그런 것들을 물리친 채로 앉아 있을 마음의 용기와 엉덩이의 끈기가 필요한 거야. -157
엉덩이의 끈기. 필요하지. 깨어 있어야 한다는 말이 요즘처럼 마음에 와 닿은 적이 없었던 것 같아.
•작가는 현실을 다루는 사람이다. 설사 공상이라 해도 현실의 요소들이 없다면 우리는 전혀 그것과 교감할 수 없어. 그래서 작가는 이 모든 현실을 알아야 하는 거지. 그리고 읽으며 기다리는 거야. 소설이 글이 내게로 올 때까지 말이야. -158
나는 쓰면서 기다려야지. 나에겐 아직 연습이 필요하니까.
행복한 사람을 친구로 사귀렴
•누군가의 생은 한 순간이 아니라 전 생애로 대답해야 하는 것이니까. -161
그렇다면 죽음 앞에서 천상병의 시처럼 이 세상 소풍을 끝내는 느낌이 들 수도 있겠다.
•운명에 대해 승리하는 단 하나의 방법은 그 운명을 받아들이는 것이라는 말을 말이야. 거대한 파도에 휩쓸린 배가 파도를 넘어가는 유일한 방법은 파도 가체를 부정하며 판자로 얼굴을 가리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 파도를 넘어 휘청대면서 앞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는 비유를 하면 좀 이해가 될까. -162
나는 걷는다. 쓴다. 그게 넘는 것이다. 이 파도를 넘으면 다시 파도가 치지 않을까? 아니. 다시 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미 파도를 하나 넘었다. 나에겐 다음 파도를 넘을 수 있다는 자신감과 조금의 노하우가 쌓일 것이다. 나는 또 치열하게 파도를 넘겠지. 하지만 그것이 사는 것일 걸?
•고난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온다. 아니 어쩌면 불공평하게 오지. 착하게 사는 사람에게나 나쁘게 사는 사람에게나 공평하게 닥치니까. -163
•내가 어찌해도 이 일은 일어났다. 그러니 침착하게 생각하자. 자,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164
•결국 모든 것의 끝에 가면, 세상이 끈질기게 던지는 질문에 전 생애로 대답하는 법이네. 너는 누구냐? 너는 진정 무엇을 원했느냐? 너는 어디에서 신의를 지켰고, 어디에서 신의를 지키지 않았느냐? 너는 어디에서 용감했고, 어디에서 비겁했느냐? 세상은 이런 질문들을 던지지. 그리ㅗ 할 수 있는 한, 누구나 대답을 한다네. 솔직하고 안 하고는 그리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 것은 결국 전 생애로 대답한다는 것일세. -165
산도르 마라이 <어느 시민의 고백>
•자네가 아닌 사람이고 싶은 동경이 숨어 있었어. 인간에게 그보다 더한 시련은 없네, 현재의 자기와는 달라지고 싶은 동경, 그보다 더 인간의 심장을 불태우는 동경은 없지. -165
서늘하다. 정곡을 찌른다. 나는 누가 되고 싶었던 걸까? 한 명의 인간과 똑같아 지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여러 명을 합하여 놓은 것과 같은 존재가 되고 싶었겠지? 그런데 그런 사람 어디 있나?
•진정한 우정은 그의 성취에 그의 성공에 함께 진심으로 기뻐해 줄 수 있는가 아닌가에 있고, 이런 일은 대개는 ‘스스로가 스스로임을 좋아하고 행복한’, 스스로와 스스로의 삶에 긍정의 눈을 뜨고 있는 그런 사람들만이 해낼 수 있는 일이더구나. -167
불행에 토닥여 주는 사람은 많다. 남들의 불행이란 그렇다. 때로 나의 위안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하지만 남들의 성공은 아니다. 그로인해 밥을 얻어먹어도 부럽고 고까운 것이다. 그래. 내가 만족스럽지 않으면 남의 성공을 축하할 수 없다.
•사랑하는 딸, 도전하거라. 안주하고 싶은 네 자신과 맞서 싸우거라. 그러기 위해 너는 오로지 네 자신이어야 하고 또 끊임없이 사색하고 네 생각과 말과 행동의 배후를 묻고 또 읽어야 한다. 쌓아 올린 네 건물이 어느 날 흔적도 없이 무너지는 기분이 든다 해도 두려워 하지 말아라. 생각보다 말이야, 생은 길어. -168
그래. 스무살이 지나도 나는 잘 살고 있어.
•삶은 어느 날 그것이 그래야만 했던 이유를 가만히 들려주게 될 거라고. 그날 너는 길을 걷다가 문득 가벼이 발걸음을 멈추고, 아하, 하고 작은 미소를 지을 수도 있다고. 그러니 두려워 말고 새로이 맑은 오늘을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이야. -168
가자. 가자. 알 수 있을 것이다. 알게 될 것이다. 내가 알고자 하니까. 그보다 더 강력한 이유가 어딨어?
사랑은 아무도 다치게 하지 않는다
•사랑은 누군가를 아프게 하는 게 아니란다. 사랑은 아무도 다치게 하지 않아. 다만 사랑 속에 끼워진 사랑 아닌 것들이 우리는 아프게 하지. -175
우리가 때로 사랑이라고 착각하는 것들이 말이야.
•우리는 언제나 열렬히 사랑하기에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서둘러 사랑하려고 하기 때문에 문제를 일으키는 거야. -177
결론을 보고 나면 얼마나 좋을 거라고 말이야.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 하면 끝나 버리는 것을.
•후회는 언제나 상대방이 아니라 자신을 속인 사람의 몫이란다. -179
•더 많이 사랑할까 봐 두려워하지 말아라. 믿으려면 진심으로, 그러나 천천히 믿어라. 다만, 그를 사랑하는 일이, 너를 사랑하는 일이 되어야 하고, 너의 성장의 방향과 일치해야 하고, 너의 일의 윤활유가 되어야 한다. -179
다시 사랑한다면. 이런 사랑을 할 꺼다. 그렇지 않으면 둘 다 휘청거린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니까. 나는 준비한다. 이런 사랑을 할 수 있는 순간에 내가 망설이지 않게 나를 준비한다.
•네 자신을 더 키우는 일, 네 자신에게 노력하는 시간을 내주는 일, 읽고 쓰고 생각하고 그리고 길거리에서 길을 묻는 누군가에게 친절한 것 말이야. -182
사랑하는 채비를 갖추는 방법.
해야 한다는 성명서
•그 규칙들은 당신의 도덕성과 욕구와 가치관을 나타낸다. 다른 사람들은 거기에 동조할 필요가 없다. 사람들의 방식이 달라야 한다고 주장할 때, 당신은 틀림없이 좌절과 고통을 맛보게 되어 있다. -188
다르다. 다들 다르다. 다른 기준을 가지고 있다. 다를 수 밖에 없다. 나와 똑같이 자란 사람은 없다. 당연히 다르다. 하지만 이것을 인정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래서 괴로워 한다.
•당신이 그를 사랑한다고 해서, 그가 왜 꼭 당신을 사랑해야 합니까? 당신이 그에게 헌신하고 잘해 주었다고 해서 그가 왜 꼭 그것을 알고 거기에 보답해야 합니까? -189
그런데 왜 분노하게 되는 걸까? 그래서 쉬운 일이 아닌거다.
•‘인생에서 상처받은 사람들이 한둘이야?’ 엄마는 이런 어법을 아주 싫어한다. 암으로 죽어가는 사람이 있다고 해서 너의 후두염이 경시받아도 된다는 뜻은 아니니까. 인생은 고통 콘테스트가 아니잖아. 엄마의 고통도 너의 고통도 모두가 존중받아야 하니까. -190
그래. 고통은 모두 자기가 느끼기 나름이잖아. 그래서 다들 아픈거잖아. 어디까지는 아파도 되고 어디부터는 아픈 게 아니라는 기준 따위는 아예 없는 거잖아.
•오늘은 오늘만을 데리고 온다. -190
우리 생에 정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사람들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빵이 아니라,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는 것이라는 것을. 설사 우리가 손 쓸 수 없는 병에 걸렸다 해도 그들이 사랑받고 존중받고 있다고 느낄 때 그들은 인간의 존엄을 가지고 행복하게 눈을 감는다는 것을 말이야. -195
사랑. 인간을 살리는 것. 무엇을 가지더라도 우리는 이 느낌 하나를 받기 위해 몸부림 친다. 그래서 나를 사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은 나. 책 피알.
•무슨 일에서든 반대해야 할 이유는 만들면 만들수록 많아진단다. 그래서 그 이유는 많지. -196
반대해야 할 일을 궁리하니까. 발전할 수 밖에.
•모든 위인은, 다시 말해 모든 훌륭한 사람들은 적어도 자신의 시대에는 모두가 진보의 편에 서 있어. 생각해 봐, 이미 있는 것을 지키려고 하는 보수의 편에 서서, 이미 있는 권력을 강화하는 것이 인류의 발전에 무슨 도움이 되겠니? -196
•우리들은 가진 게 아무것도 없지만 이 아이들을 돌볼 수 있습니다. 이것이 기적이 아니고 무엇입니까? -197
데레사 수녀
•인간에게는 가장 잔인한 악마로부터 가장 숭고한 신의 모습까지가 다 들어 있어. 언제든 자신의 의지에 따라 그 무엇이든 꺼내 보일 수가 있다는 걸. -199
악마의 모습이라.
마음은 헤아릴 수 없이 외로운 것 오래전에 울린 종소리처럼
•태풍은 열대의 뜨거움을 강제적으로 온대 지방으로 전달해 내는 자연의 방식이라는 데, 고여 터질 것 같은 열대의 정열이 온대지방으로 오면 거의 폭력으로 변한다는 사실을 엄마는 오래전에 한번 곰곰이 생각해 본 일이 있어. -202
•우리는 가끔 순응하며 더 거대한 것들에 무릎을 꿇어야 한다. 네가 힘들다는 사실보다 힘들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어떻게든 너 자신과 화해해야 하겠지. -206
쾌락과 행복 중에서 선택해야 한다
•가장 매혹적인 것은 금지된 것이기 때문이다. 금지된 것이 무엇이든 나는 참을 수 없는 열정으로 그것에 집착했다. 도덕적인 것들은 모두 지루하기만 할 뿐이었다. 모범 소녀들이 ‘그렇게 하면 안 되지’ 그러면 나는 즉각 이렇게 대답하곤 했다. ‘그러면 나는 그걸 해야지’ 그리고 오만불손하게도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다.’라고 덧붙여 말했다. -209
에마뉘엘 수녀님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왕의 기분을 전환시켜 자기 생각을 못 하게 하려는 생각밖에 없는 사람들로 왕은 둘러싸여 있다. 아무리 왕이라도 자기 생각을 하게 되면 불행해지니까. -211
파스칼, 그래도 나는 자기 생각이 있었으면 좋겠어. 자기 생각이 없는 건 더 불행한 일인 것 같아.
•수녀님, 농담을 즐기시고 웃음도 배우세요. 지나치게 심각해하시지 마시고 아빠에게 모든 것을 맡기는 아이처럼 단순하게 기도하세요. 그리고 수녀님의 가장 귀중한 능력 중의 하나인 식욕을 잃는다면 수녀님에게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어요? -212
에마뉘엘 수녀에게 신부가 해준 충고. 극기 훈련을 하는 그녀에게 이렇게 말하다.
•인간은 천사도 짐승도 아니며, 그래서 천사 행세를 하려 들다가는 딱하게도 짐승 노릇을 한다. -212
파스칼
•쾌락과 행복 사이에서 선택해야 하나. 물거품과 영원 사이에서 선택해야 한다. 탐욕과 우정 사이에서 선택해야 한다. 매 순간 우리는 사랑을 새로이 선택해야 하나. 일단 아주 작은 사랑이라도 그 해방감을 맛본다면 그 길은 그렇게 힘든 길이 아니다. -214
매 순간 사랑을 선택하라. 언제나 유혹은 떠나지 않을지 모르니까. 한 번 두 번 선택해서 나의 것으로 만들어야 겠지? 그리하여 오는 느낌을 내 것으로 잡아야 겠지?
•쾌락을 찾는 사람들 역시 실은 그 쾌락이 행복인 줄 알고 찾아가고 있는 거라고 말이야. -215
쾌락은 아주 비슷해 보이거든. 그건 우리는 헷갈리게 만들어. 하지만 그것에 만족이 되지 않는다면 어느 날 허무함이 찾아오거든 그건 행복이 아닐 거다.
•그들에게 줌으로써 너는 얻게 된다. 네가 필요한 모든 위로와 새 희망을 말이야. -215
•너는 언제나 사랑을 선택해야 한다. 쾌락과 행복 사이에서 행복을 선택해야 한다. 캄욕과 우정 사이에서 우정을, 허영과 진심 사이에서 진심을, 그리고 반항하려거든 열렬히 해야 한다. -215
바랄 나위 없이 만족스럽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온전히 마음에 달려 있어요. 난 행복이란 마음에 달려 있다고 생각해요. -220
타샤
•인생은 보람을 느낄 일을 다 할 수 없을 만큼 짧다. 그러니 홀로 지내는 것마저도 얼마나 특권인가. 오염에 물들고 무시무시한 일들이 터지긴 하지만, 이 세상은 얼마나 아름다운지. 해마다 별이 한 번만 뜬다고 가정해 보자. 어떤 생각이 나는지. 세상은 얼마나 근사한가! -221
타샤 할머니 <행복한 사람 타샤 튜터>
•잼을 저으면서도 셰익스피어를 읽을 수 있는 것을. -224
타샤
•세계 명작 동화에 사람이 저지를 수 있는 온갖 종류의 잔인과 범죄가 나오는 걸 보면 사실은 우리의 바람과는 달리 그저 사실인 거야. -225
명작 동화는 무서워. 알고 보면 엄청 무서운 이야긴 거야. 그래. 그럴지도 몰라. 그래서 아이들이 읽는 그런 동화책도 그런 말들이 나오는 지도 몰라.
•아네스 아줌마는 셰익스피어만 읽는 게 아니라 진중권과 박노자와 장하준도 많이 읽는단다. 그리고 타샤 할머니의 책도 말이야. -227
전업주부가 나쁜 일이 아니야. 결국 일이란 어떤 식으로 해 나가고 있는가가 중요한 것일 뿐이지. 그것을 어떻게 가꾸는가가 중요할 뿐이야. 일은 중요하지 않을지도 몰라.
•복을 받아 여자로 태어났으면서 왜 남자처럼 차려 입으려고 할까? 여성의 가장 큰 매력인 여성스러움을 왜 버리려 할까? 바지를 입고 담배를 피우며 돌아다니는 것보다는 훨씬 더 많은 걸 얻을 수 있다. 나는 남자가 좋다. 멋진 피조물이라고 생각한다. 남자들을 진심으로 살아한다. 하지만 남자처럼 보이는 건 싫다. ‘보일 듯 말 듯 한 발목’이라는 말을 아는지? 요즘 여성들은 내리닫이 속옷을 입고 돌아다닌다. 다리가 미운 여자의 경우 긴 스커트가 단점을 많이 가려 줄 수 있을 텐데. -228
타샤
•앞으로 네가 진정으로 여자일 날들은 그리 많지 않을 거야. 그러니 앞으로 그날이 다할 때까지 너의 여성성을 만끽해라! -228
여자니까. 가질 수 있는 이점들이 많지 않나? 물론 단점들도 있지만. 그래도 나는 내가 여자인게 좋다. 리본을 달 수 있는 게 좋고. 꽃무늬 레이스도 좋다. 그런 것들이 좋다. 높은 힐에서 내려다 보는 것도 좋고 발랄한 플레어 스커트도 좋다. 많은 게 좋다.
매일 내딛는 한 발짝이 진짜 삶이다
•나는 편안히 내 삶에 안주할 수 있었다. 그러나 나는 나이드는 법을,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싶었다. 삶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내 삶을 들여다보고 싶었다. 내 마음 속의 사막 한가운데서 멈추지 않고 반짝이는 오아시스를 향해 행군하고 싶었다. -232
라인홀트 메스너 <내 안의 사막, 고비를 건너다>
•정작 내게 중요한 것은 인간이 자연에 대해 묻는 것이고,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 자신의 방식대로 길을 떠나고 돌아다니는 것 역시 언제나 중요하다. 발로 걸어서 다니고 싶었던 것이다. 이것이 내가 길을 떠난 전제조건이었다. -232
라인홀트
•물론 고비사막을 횡단한다고 해서 내가 현명해진 것도 아니고 녹초가 된 것도 아니다. 늙어 보이게 되었을 뿐이다. 스스로 보기에도 그렇다. -236
라인홀트
•붙박여 있기만 한 삶도 떠돌기만 하는 삶도 실은 그 뿌리는 같다. 그것은 두려움과 무책임이다. -237
두려움. 무책임.
•어디든, 너를 부르는 곳으로 자유로이 떠나기 위해서는 네가 출석해야 하고 대답해야 하는 그보다 많은 날들이 그 밑바닥에 깔려 있어야 한다는 것을 말이야. 매일 내딛는 한 발짝이 진짜 삶이라는 것을. -237
풀잎마다 천사가 있어 날마다 속삭인다. 자라라, 자라라
•만일 천사가 시폰 레이스가 주렁주렁 달린 것 같은 드레스를 입고 자기 몸보다 큰 날개를 달고 있다면 우리가 위급하거나 우리에게 그들의 도움이 필요할 때 어떻게 우리를 도와줄 수 있겠니? -239
그래 상상할 수 없군.
•젊은 시절은 삶의 뿌리를 내리는 계절, 무사태평하게 그 시절들을 보내다가 이미 모든 것이 무겁게 익어버린 가을날에 태풍이 덮치면 그건 정말 어려운 일이란다. -241
젊은 달에 고생하고 말아라? 그래 나도 차라리 이게 낫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어. 차라리 지금이 나은 것 같아. 지금은 그렇게 생각해.
•충분히 거기에 상응한 고통을 겪어 내는 것. 그래야 젊은 시절의 고난이 진정 값어치가 있게 되는 거지. -242
•지금 당신을 적시는 빗물, 지금 당신을 목마르게 하는 뜨거운 햇살은 다 당신을 자라게 하는 우주의 신비한 계획 중의 하나랍니다. 두려워 하지 말고 힘을 내세요. 우리가 당신을 응원할게요! -243
천사들이 있다면 이런 메시지를 전달할 지도 몰라.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다
•안정된 직업와 안정된 직장, 안정된 가정과 실패 없는 인생을 노래하는 친구들 틈에서 내가 돌연변이는 아닐까 걱정할 때, 집에 도라오면 한밤중에 소주잔을 기울이고 있는, 안정된 것이라고는 마음 하나뿐인 다인이 거기 있습니다. 그럴 때 저는 자유롭습니다. 당신의 삶은 분명 괴롭고 험난해 보이지만, 행복해 보입니다. 저는 생각했습니다. 당신처럼 살고 싶다고. -248
이렇게 살아주고 싶었던 것 뿐이야.
•사랑이 나에게 상처 입히는 것을 허락하겠습니다. 넓은 사막에 혼자 버려진 것처럼 방황하겠습니다. 넘치도록 가득한 내 젊음과 자유를 실패하는 데 투자하겠습니다.
수없이 상처 입고 방황하고 실패는 저를 당신이 언제나 응원할 것을 알고 있어서 저는 별로 두렵지 않습니다. -249
이것을 부모가 아니라 신이라 바꾸어도. 하늘이라 해도. 절대자라 해도. 유일자라 해도.
보이지 않아도 널 응원하고 있단다.
•위녕, 언젠가 어두운 무퉁이를 돌며, 앞날이 캄캄하다고 느낄 때, 세상의 모든 문들이 네 앞에서만 셔터를 내리고 있다고 느껴질 때, 모두 지정된 좌석표를 들고 있는 데 너 혼자 임시 대지가 줄에 서 있다고 느껴질 때, 언뜻 네가 보았던 모든 희망과 믿음의 실은 환영이 아니었나 의심될 때, 너의 어린 시절의 운동회 날을 생각해. 그때 목이 터져라 너를 부르고 있던 엄마의 목소리를. 네 귀에 들리지 않는다고 해서, 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야. 엄마가 아니라면, 신 혹은 우주 혹은 절대자라고 이름을 바꾸어 부른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겠지. -255
내가 저자라면
이 글은 딸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의 글이다.
하나의 편지마다 책 소개가 되어 있다. 그 책을 인용하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풀어나간다. 엄마와 딸이기에 더 하기 어려운 이야기들을 편지라는 형식을 통해서 책을 인용하면서 자연스레 이끌어낸다. 엄마로써 딸에게 이야기한다는 주제는 엄마든 딸이든 다 공감할 수 있는 주제다.
이런 저런 주제들이 순서가 없어도 상관이 없을 것 같다. 그래서인지 편지의 말미에는 엄마의 수영도전기가 실려 있다. 단 하루도 가지 않지만 이런 저런 시간의 흐름을 나타내기엔 적절하다 생각된다. “수영을 가기로 했어.” “수영복을 먼저 사야겠어.” “늦어서 가지 못했어.” 이런 이야기들이 나오면서 시간의 흐름을 짐작하게 한다.
중간에 보면 비슷한 느낌을 주는 인용구가 있다. 끄집어 내는 이야기도 그다지 차이가 나지 않는 듯 하다. 하나로 간략하게 추리는 게 낫지 않을까? 물론 딸에게 이야기한다면 똑같은 이야기를 또 하고 또 할 수도 있지만 비슷한 감동을 두 번 받는 듯 해서 별로였다. 어쩌면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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