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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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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 28일 01시 00분 등록

고은 시인의 <순간의 꽃>에 담긴 시를 읽는 시간은 울림과 침묵의 연속이었습니다. 시인의 ‘다른 시선’을 보며 감탄했습니다. ‘아! 이렇게도 볼 수 있구나. 현상의 뒤를 보고, 사물의 옆을 놓치지 않고, 위에서 상황을 볼 수 있구나.’ 그런 몇 개의 시를 아래 옮겨 봅니다. 시와 시의 구분은 ‘*’로 표기했습니다.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

옷깃 여며라

광주 이천 불구덩이 가마 속

그릇 하나 익어간다

 

시인의 ‘자유로운 해석’도 놀라웠습니다. ‘아! 이렇게 이야기할 수도 있구나. 모두가 사연이 있구나. 마음을 열면 보이고 들리는 구나. 세상에 별거 아닌 것들은 없구나. 잠든 정신이야말로 별거 아닌 거구나.’ 그런 시 2개 소개합니다.

 

4월 30일

저 서운산 연둣빛 좀 보아라

 

이런 날

무슨 사랑이겠는가

무슨 미움이겠는가

 

*

함박눈이 내립니다

함박눈이 내립니다 모두 무죄입니다

 

생각했습니다. ‘다른 시선에서 나와 자유로운 해석으로 응축된 시가 진부하지 않은 것은 당연하지만, 그 시들이 괴상하게 다가오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낯익은 것을 낯설게 보고, 낯선 것을 낯익게 표현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요?

 

고은 시인은 <순간의 꽃>의 ‘시인이 쓰는 시 이야기’에서 “시쓰기보다 시를 버리는 시간 속에서 그 모순의 힘에 의한 시가 비극적으로 잉태되었던 것이 아닐까”라고 묻습니다. 그리고 답합니다.

 

“시와 삶 사이의 종종 있는 불화의 되풀이는 결국 다음의 시를 위해서 있어야 할 오르막길 언덕일 것이다. 그렇다면 삶의 뭇 역려(逆旅)인들 어찌 저마다 시의 동산 아니랴.”

 

sw20120228.jpg 

* 고은 저, 순간의 꽃, 문학동네,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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