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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 29일 07시 40분 등록

오늘은 2월 말일 입니다. 연초 다짐했던 새해 계획을 새로이 정립해도 될 듯 한 날 입니다.  겨울은 새해 새계획들을 실행하기에는 너무 추웠습니다. 그러니 새봄을 맞아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 보십시요. 특혜를 드리는 것입니다.

 

포항에는 오어사라는 우명한 절이 있습니다.  오늘은 오어사 절 이름의 유래에 대한 거인의 견해를 전하고자 합니다. 

 

대웅전 앞의 팻말에는 신라 십대 승려에 든, 원효와 혜공 두 스님이 죽어가는 물고기를 살리는 법력 경합을 하였는데 그 중 한 마리는 비실거리고 다른 한 마리는 살아서 힘차게 헤엄치는 지라, 그 고기를 서로 자기가 실린 고기라고 하여 ‘나 오(吾)’’고이 어(漁)’자를 써서 오어사 라고 하였다. 라고 안내 하고 있습니다.

 

이상은 일연 스님이 삼국유사를 집필하면서 주관적인 개념을 많이 실어 붓을 휘둘렀다고 보여 집니다. 거인의 마이너리 리포터는 다음과 같습니다.

 

신라시대 자장스님이 당나라에 약소국으로 굴욕적인 종교적 멸시를 당하고 돌아와서 절을 많이 짓고, 부처를 모시고자 다짐하며, 갠지스강의 모래처럼 않다는 뜻, 또는 유명 승려를 많이 양성하겠다는 결의로 항사사로 이름을 짓습니다.

 

먼저, 원효(617~686) 스님은 십세 정도의 나이에 출가하여 항사사에서 성장하며, 자장(590~658) 스님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혜공(?) 스님은 신라 천진공이라는 귀족의 파출부의 아들로 아명은 우조 였다. 항상 취한 상태로 삼태기를 지고 저작거리를 돌아 다니며 재미난 기행을 많이 일삼은 것으로 전해지며, 말년에 항사사에 머물렀다.'

 

원효 스님은 당시 승려의 출세 코스인 당나라 유학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남다른 깨달음으로 득도(得度)합니다.

 

“어젯밤 잠자리는 땅막(土龕)이라  편안했는데, 오늘밤 잠자리는 귀신의 
집(古塚)이라 생각하니 뒤숭숭 하구나. 알겠도다. 마음이 일어나면 갖가지 
법이 일어나고, 마음이 사라지면 땅막과 무덤이 둘이 아님을. 삼계는 오직
마음이요. 만법은 오직 인식일뿐이다. 마음밖에 법이 없는데 어찌 따로
구하겠는가. 나는 당나라에 가지 않겠다”

 

당나라의 입국 불허 List에 오른 원효는 국경 지대의 땅굴에서 이틀을 머물며 밀입국의 기회를 엿보다가 둘째날에 득도를 하고, 유학은 포기한체 고향으로 돌아와 집필 활동을 수행하지만, 이미 세상의 이치를 깨달은 젊은 혈기를 골방에 가두어 둘 수 없었습니다.

 

'불법(佛法)을 어떻게 백성들에게 알기 쉽게 전할것인가. 깨달음은  어떻게 구할
것이고 대중은 어떻게 교화할 것인가.  고향에 돌아온 원효는 분황사에서
집필활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오래지 않아 중단했다.

'원효가 일찍이  분황사에 머물면서 〈화엄경소〉를 찬술하였는데 제4 
십회향품(十廻向品)에 이르러 끝내 붓을 꺽고  말았다.'

 

'보살이 취해야 할 열가지 회향의 내용을 설명하다가 보살의 삶은 절안 골방
에서 이뤄질 수 없다는 통찰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그의 파격적인 무
애행이 시작됐다.'

 

'백성들의 삶의 현장에서 희노애락을 같이했고, 사변을
일삼는 승려들은 준엄히 꾸짖었다.자신의 고향집은 절로 만들어  초개사
(初開寺)라 불렀다. 이를 시작으로 가는곳마다 절을 만들고는 자신은 또
다른곳으로 옮겨갔다.'

 

'원효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하는 사찰이 많은 것은  이 때문이다.〈송고승전〉
에는 원효의 기행을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발언은 미친 듯 사나웠고,
예의에 얽매이지 않았으며 보여주는 모습은  광망했다. 그는 거사와 함께
주막집이나 기생집에  들어가고 금빛 칼과 쇠지팡이를  지니기도 했으며,
혹은 주석서를  써서 〈화엄경〉을 강의하고, 혹은 사당에서 거문고를 타고,
혹은 여염집에서 유숙하고 산수에서  좌선하는등 일정한 규범이 없었다.'

 

하지만 그의 파격적인 기행은 요석공주와 러브 스캔들 이후로 막을 내립니다.

파문을 당한 원효는 어릴적 수행하였던 항사사에서 근신하며, 버렸던 붓을 다시 잡고 불교 자료를 모아 책으로 만드는 작업을 합니다. 이곳이 원효암 입니다. 자장스님의 별채인 자장암은 절 뒤편의 풍광이 수려한 곳에 자리 잡고 있는 반면, 원효암은 계곡 건너 편, 절에서 보이지도 않는, 산행길 30분 정도의 숲 속에 은둔하듯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한편, 혜공스님은 오어사 앞의 냇가에서 천렵으로 잡은 물고기를 구워 먹고, 곡차를 마시며, 낮잠을 즐기는 생활을 하다가 휴식차 머리를 식히러 물가로 내려온 원효스님과 술과 고기를 같이 즐기게 됩니다.

 

원효스님은 집필하며 혜공스님으로부터 많은 영감을 얻게 됩니다. 두 스님은 나이차가 다소 나긴해도 자연스레 농을 주고 받습니다. 일반 서민이 들어면 땡초라고 욕 먹을 정도 입니다. 스님이 냇가의 물고기를 잡아 먹고 추태를 부리는 것으로 볼 수도 있으니까요.

 

혜공: 원효 스님 오늘 내(吾)가 잡은 물고기(漁) 맛이 어땠습니까?

원효: 맛 있었습니다. 그런데 혜공스님. 스님께서 잡은 물고기는 제(吾)가 예전에 살려준 물고기(漁) 입니다.

 

예전에 살려준 물고기라면 대웅전 팻말에 씌여진 내용과 조금 일치 합니다. 사실, 원효스님은 어릴적 출가한 이곳 항사사에서 수차례 물고기 방생 경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당시의 신라에는 잦은 가뭄으로 왕이 몸소 기우제를 지냈는데, 기우제의 명소로 알려진 곳이 바고 이곳 항사사에서 오리 정도 떨어진 곳으로, 영일만 앞바다가 한 눈에 내려가 보이는 풍광에 기우제 지내는 장소로 적격 이었습니다. 

 

원효는 기우제 행사에 함께 나들이 온 공주를 이때부터 연모 햐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여간 기우제에 대동한 궁녀들은 말라가는 냇가에서 숨을 헐떡이는 고기를 물동이에 담아 머리에 이고, 수량이 풍부한 하류에 방생하는 작업을 수행하였습니다. 물론, 원효 스님도 물지게를 지고 가세를 하였습니다.

 

이쯤되면 법력으로 죽어가는 물고기를 살리는 경합을 하였다는 팻말의 내용은 조금 황당하기까지 합니다.

두 스님은 날이면 날마다 냇가에서 물고기를 잡아 구워 먹고, 곡차를 마시고, 취하면 낮잠 자고, 대소변이 마려우면 자연에 방뇨하는 호사한 날들의 연속이었을 테니까요.

 

이런 추태가 자장스님께 알려지지 않을 리가 없겠지요. 한 번은 뒷간을 오고 가다 마주친 두 스님이 하는 이야기를 자장스님이 우연히 엿듣게 됩니다.

 

혜공: 원효, 자네가 누는 똥은 내(오)가 잡아 구운 물고기(어) 일거야.

원효: 네 맞습니다. 맞고요, 스님이 누는 똥은 제(오)가 방생한 물고기(어) 일겁니다.

 

자장스님은 '갠지스강의 모래' 처럼 들리는 이 절의 이름, 항사사를 개명할려고 고민하던 차에 무릅을 탁하고 치며 "그래 좋아 '오어사'로 바꾸자" 라고 말 하였습니다.

 

PS : 이상의 내용은 거인의 스토리 텔링 입니다. 신라 십성(十聖)으로 추대받는 두 스님의 위상을 흔들려는 의도가 없음을 알려 드리니, 코믹으로 받아 주시기 바랍니다. 개인의 생각으로 불교를 최고의 종교로 믿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IP *.180.231.89

프로필 이미지
2012.03.05 11:36:38 *.75.12.25

네 그런 유래가 있었군요 원효 , 혜공스님의 스토리텔링하는 것을 듣고 결국 '" 오어사"로 지었군요

네 잘 알았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프로필 이미지
2012.03.06 04:38:12 *.180.231.45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다행입니다. 

이곳 포항 시민들도 잘 모르는 내용으로 각색하여 송구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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