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커뮤니티

살다

여러분이

  • 레몬
  • 조회 수 2197
  • 댓글 수 11
  • 추천 수 0
2012년 3월 5일 00시 27분 등록

나에게 시란 무엇인가?

 

 

인생의 변방에서 만나는 벗

 

 

 

누구에게나 잊지 못할 시 한 소절 쯤은 있을 줄 알았다.

 

4주차의 과제를 미리 해보려고 시들을 모으다가, 문득 친구들의 인생의 시가 궁금해졌다. 만약 친구들에게 가장 좋아하는 시를 하나씩만 받아도 33개의 시는 금방 모이지 않을까? 나는 사람들에게 시를 하나씩 알려달라고 메시지를 보내보았다.

 

[없다]

 

내 친동생의 문자였다. 단 두 글자의 성의에 부아가 치밀기도 하고, 당황도 되어 다시 물어보았다.

 

[진짜 없어? 한 개라도 말해줘.]

 

동생은 바쁜지 한 동안 답문이 없었다. 그런 후 세 시간 뒤쯤, 조금 미안했는지 약간은 길어진 답문이 도착했다.

 

[진짜 없어. 생각나는 게 딱히 없네. 미안하다.]

 

시가 없다. 아무리 대학 전공이 인문학 계열이 아니라고는 해도 고등학교 과정까지 죽어라 시를 배우고 수능을 무사히 치른 한국의 인재에게 좋아하는 대표적인 시 한 편이 없다. 그 후, 다른 친구들의 답문도 기다렸는데 거의 동생과 비슷한 반응이거나 제시는 하되 자신은 없는 제안들이 즐비하였다. 오로지 단 한 명, 직업이 프로 작가인 친구만이 자신의 애독시를 메일로 몇 개 보내주었을 뿐이다. 다정한 친구의 도움에 고마워하며 메일을 열어보았다. 시를 읽는 데 눈물이 났다. 함민복의 시였다. 어머니, 중이염, 고깃국물, 그리고 투가리... <눈물은 왜 짠가>.

 

나에게는 시가 하나 (또는 둘) 있다.

 

나는 20대 초반에 소년을 한 명 만났다. 그는 남자이기보다는 남자가 되려는 소년이었다. 갓 대학에 입학하여 버스에 카드를 대면 청소년을 의미하는 알람 소리가 삐-삑 두 번 울렸다. 하얀 얼굴에 웃으면 살에 감겨 올라가는 작은 눈이 귀여운 아이였다.

 

아직도 그에게서 받은 편지들을 가지고 있다. 그는 나를 만나자마자 떠나버린 군대에서 연서도 아닌, 그렇다고 일기도 아닌 편지를 나에게 보내곤 했다. 나는 그 사회학도의 멋진 필체를 폴락의 그림과도 바꾸지 않을 것이다. 그건 내 가슴에 새긴 글씨이기 때문이다. 그 소년이 편지의 맺는 이름으로 쓴 [벗]이라는 글자를 물끄럼히 바라보다가 그 시옷자의 길게 늘어진 선 때문에 가슴이 아팠었다. 그 감정의 형상이 아직도 그 편지를 읽던 내 방에, 웅크린 어깨 그대로 남아 있다.

 

그에게도 나의 편지는 의미였을까? 나는 시집에서 시를 골라 그에게 보내주었다. 연애는 응당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인 줄 알았다. 좋은 것을 전해주고 싶은 선의로, 그리고 사랑으로 나는 세익스피어의 <소네트>를 골랐다. 시를 보내고 나서, 두근대는 걱정과 설렘으로 답장을 기다렸다. 5월의 뜨거운 장미처럼, 시원한 태양의 빛깔처럼 그는 싱그럽고 달콤하고 그랬었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나의 어리석음이 죄가 되어 그와 서투르게 이별을 하게 된 날, 나는 암흑의 꿈을 마치고 잠에서 일어났다. 아름답지만 쓸쓸하고 결국은 슬펐던 꿈에서 일어나 앉았을 때, 나는 곰곰이 꿈작업을 해체하였다. 그를 잃었다. 그래서 내가 이런 우울 속에서 눈을 뜨는구나. 나는 이상하게 너무 슬프면 눈물이 안났다. 그렇게 처연했던 꿈만을 간직한 채 그를 잊었다.

 

소년이 제대를 할 때가 되었다는 것을 알았지만 연락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리움이 호기심이라는 가면을 쓴 날, 나는 자정이 넘은 밤 이불을 뒤집어 쓰고 컴퓨터에서 그의 흔적을 찾아보기로 했다. 그가 니체와, 바흐와, 소박한 자유의 꿈을 논하고 간혹 그림도 그리던 그의 블로그였다. 몇 년만에 결코 잊혀지지 않았던 주소를 쳐보았는데 아직 유효하였다. 그리고 그 곳에서 나는 오랜 친구같은 시를 발견하였다.

 

소네트 18

(Sonnet X VIII)

 

내 그대를 여름날에 비교해 보려네

너 그보다 더 예쁘고 더 화창하구나

모진 바람 5월의 꽃봉오리 떨구고

여름철은 너무나 짧은 것을

때로는 태양빛이 너무 뜨거워

가끔은 금빛 얼굴에 가려지네

우연이지만 자연의 변화로 아름다움은 상하고

아름다운 모든 것도 지나가고 말지만

그대가 지닌 영원한 여름은 바래지 않고

그대가 지닌 아름다움, 가시지 않네

죽음마저 그대 앞에 굴복하고

불멸의 노래 속에서 시간과 함께 살리라

인간이 숨쉬고 눈으로 보는 한

이 노래 살아서 그대에게 생명을 주리

 

 

 

나는 말없이 웃으며 울었다. 이 시가 그토록 아름다운 시인 줄 미처 알지 못했다. 그 후, 그의 블로그도 사라지고 나는 어떤 경로로도 그를 만날 수 없게 되었지만 그는 내 가슴 안에 살아있다. 나의 아름다운 소년이 시로 현현하였으니 그 것으로 족하지 않은가? 그가 지닌 영원한 여름은 바래지 않고 그 아름다움 역시 가시지 않을 것이다. 시가 나와 그의 시간에 생명을 주었다.

 

다른 시 한 편은, 시가 아니지만 시에서 모티프를 따온 것이다.

 

당시 나는 인생에서 손에 꼽을 만큼 심신이 힘들던 시절이었다. 당시 나는 병약한 병아리처럼 굴었고, 상사들은 당연히 나를 싫어했다. 덕분에 나는 진로가 불투명하였으며 남은 인턴 시기도 버텨낼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그렇게 생의 바닥에서 서성이고 있을 때 한 친구가 나를 위로하기 위해 <말러의 교향곡 2번> 표를 구해주었다. 나는 당시 말러에 대해서는 교향곡 5번의 아다지오 정도만을 알고 있었다. 지휘가 시작되었고 나는 앞에서 네 번째 줄 즈음에서 계속 졸았다. 몸을 많이 쓰는 일을 며칠 연달아 하고 오니 도저히 정신을 가눌 수가 없었다. 오직 내가 기억하는 것은 왼쪽의 콘트라베이시스트가 머리를 2:8로 갈라서 우스꽝스러웠다는 것, 그리고 정명훈의 뒷모습이 참 왜소하다는 것 정도였다. 그러다가 마지막 악장에서 정신을 차렸다.

 

교향곡 2번, <부활>의 마지막은 가곡 형식으로 되어 있다. 홀에서는 가사의 해석을 천장의 작은 빔으로 쏘아주었다. 무대 앞에 두 명의 여가수가 서있고 오케스트라의 뒤로는 웅장한 합창단이 공작의 펼친 꼬리처럼 포진해있다. 5악장은 마치, 수십마달려온 강이 마침내 삼각주를 만난 것처럼 시작한다. 오케스트라가 화음의 부채를 펼치자 소프라노와 메조소프라노가 장엄한 노래를 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서서히 합창이 뒤를 크레센도로 따른다.

 

제5악장

 

부활하리라

짧은 안식후! 죽은 내 육신은

부활하리라

그대를 부른 이는

그대를 불멸의 삶으로 인도하리라!

그대는 새롭게 피어 나리라!

수확의 신이 떠나면

우리는 볏단과도 같이

죽어 하나로 맺어지리라!

믿음을 가지라, 내 영혼이여!

그대가 잃은 것, 그것이 전부는 아니요.

지금 그대는, 그대가 바라던 것,

사랑한 것, 싸워서 쟁취한 모든 것들이

그대의 것이지 않은가!

믿음을 가지라.

당신의 탄생은 헛되지 않소.

당신의 존재, 당신의 고통, 모두 헛되지 않음을

믿으라!

피조물은 멸하기 마련이고,

멸한 것은 다시 부활하기 마련이오!

이제 두려움을 버리고

부활할 준비를 하라!

오, 모든 사물에 스며있는 이 고통!

모든 것을 멸하는 죽음,

이제 그 망령에서 벗어나

그것 마저 내 손아귀에 넣었소!

나는 쟁취한 날개를 달고,

타는 듯한 사랑의 열망 속에서

어느 누구의 시선도 미칠 수 없는

빛을 향해 치솟아 오르리!

나는 쟁취한 날개를 달고

날으리!

나는 살기위해 죽으리라!

부활하리라 내 영혼이여

그대는 일순간에 다시 부활하리라!

그리고 그대가 받은 고통이

그대를 신에게 인도하리라!

 

<부활>은 시인 클롭슈토크의 시에 곡을 붙인 노래이다. 거기에 말러 자신이 약간의 개사를 하였다. 독일어 시인데 ‘날으리!’ 그리고 ‘그대가 받은 고통으로 인해 그대는 신에게 인도되리라.’라는 구절에서 감복의 눈물이 하염없이 흘렀다.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그렇게 들썩이며 울어볼 기회가 이번 생에 또 있을까 싶다.

 

세익스피어의 소네트는 나의 비밀의 정원에 남겨둔 시였지만, 말러의 교향곡은 아무리 사람들에게 일러줘도 기대한 반응을 보이지 않아 안타깝다. MP3를 찾아서 보내주고 해석본을 보내줘도 그들은 그저, “좋네.” 내지는 “괜찮다.”라고만 이야기한다. 이해 못할 것도 아니다. 그들은 내가 아니다. 당연히 인생의 어떤 순간, 어떤 마음이 아니었으니 느끼는 감동의 크기도 다를 수밖에. 오히려 내가 친구들에게 말러를 숟가락에 얹어 주는 것이 어떤 면에선 몹쓸짓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너무 싱겁게 말러를 만나고 있다. 그들에게 조우의 충격을 느낄 기회를 박탈하는 것은 아닐까? 딜레마다. 확실한 것은, 그들 스스로 그들의 시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 감성을 싹틔울 열쇠는 예상할 수는 없지만 찾기를 포기해서는 얻어지지 않는다.

 

나에게 시란 무엇인가?

 

시의 효용을 말하는 것과, 시의 정의를 말하는 것은 다른 문제겠지만, 효용을 손가락 삼아 달로서의 시를 정의해볼까 한다. 확실히 시는 나에게 클래식 음악이 그러하듯이 군다. 상처로 균열이 생긴 가슴에 시와 음악이 스며들면 뻐근하다. 그리고 눈물이 흐른다. 내가 예술 비슷한 것을 느낀다면 그건 이처럼 달콤한 슬픔을 경험할 때다. 그런 순간은 연모하던 친구의 결혼 소식을 접한 후 별일 아니라는 듯 운전을 하다가 FM 93.1을 들을 때라든지, 수능 모의 고사를 보다가 [다]의 글로 제시된 한용운의 시에서 얼척없이 한 줄기 눈물을 흘리는 때라든지... 남들과 공유하기는 좀 쑥스러운, 그러나 아름다워서 나 혼자 몰래 숨겨두었다가 두고두고 보고 싶은 소중한 사진첩 같다.

 

그런 게 인생인 모양이다. 시를 굳이 정의한다면, 인생의 엣지(edge)랄까? 엣지가 없으면, 멋이 없는 법이다.

 

동생이 시 좀 읽었으면 좋겠다.

IP *.36.14.34

프로필 이미지
2012.03.05 01:44:16 *.36.14.34
악, 엣지 스펠링 틀렸네요. 딱 하나 쓴 영어가 틀림. 지금 자리에 누워서 아이폰으로 보는 중이라 수정은 불가능하고 낮에 하겠습니다! 모두들 생업 화이팅!ㅜㅡㅜ
프로필 이미지
2012.03.05 12:44:50 *.200.81.18

레몬님의 글에서 힌트를 얻어 저도 지금 방금 친구들에게 문자를 날렸습니다. 안그래도 디지털시집에 대해서 이제 압박이 시작되려던 참이었거든요.^^

프로필 이미지
2012.03.05 13:10:00 *.166.160.151

인생이 멋도 없고 맛도 없겠죠...?

지난해에 말러 열심히 읽고 듣고 했었지요. 저도

감동이란 것은 말씀하신대로 숟가락에 올려줄수 있는 맛있는 반찬은 아니지 싶습니다.

입맛이 다 달라서...

사실 저도 공부하듯이 말러를 보았던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생각보다 시를 접하지 않고 사시는분들 많습니다.

이제 좋은 시를 한수씩 나누시는걸로 방향전환 하심이 어떨까요?

 

프로필 이미지
2012.03.05 14:00:06 *.118.21.146

좋아하는 애송시는?  카톡 감이네요 ㅎㅎ 감사하고 아이디어에

네 모두들 생업에도  열심이리라 믿습니다. !!!

프로필 이미지
2012.03.05 15:19:25 *.161.70.32

글을 시작하는 발상이 좋습니다.

정말 친구나 지인들로부터 좋은 시 추천을 받는 것도 괜찮겠어요.

재밌게 좋은 글 잘 봤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id: 문윤정
2012.03.06 01:59:07 *.85.249.182

오래동안 잊고 있었던  세익스피어의  <소네트> 잘 읽었습니다.

행간마다 감성이 깨알처럼 박혀있어

감성이 되살아나는 것 같아요.

저는 말러의 음악과 좀 친해보려 해도 너무 어려워요.

하이든, 바흐 등등 이런 사람들의 음악을 듣다가

말러를 들으면 머리를 써야 해요.

휴식이 아닌 공부하는 그런 시간이 되어버려요.

만나면 말러 음악에 대한 이야기도 듣고 싶고, 함께 감상하고 싶어요.^^

프로필 이미지
2012.03.06 02:13:15 *.123.71.120
시중에 시... 연시.. 쏘네트..엣지 있으십니다.^^
프로필 이미지
2012.03.06 14:54:38 *.36.72.193

글 중에는 읽다 말아지지는 것이 있고

계속 읽어지는 것이 있는 것 같아요.

계속 읽어집니다.

좋은 시를 추천하는 친구와 힘들 때 표를 구해주는 친구를 두셨으니

부자십니다.

 

잘 읽고 갑니다. ^^

프로필 이미지
2012.03.07 14:16:48 *.41.190.211

"그런 게 인생인 모양이다. 시를 굳이 정의한다면, 인생의 엣지(edge)랄까? 엣지가 없으면, 멋이 없는 법이다. 동생이 시 좀 읽었으면 좋겠다" ... 끝도 압권 이네요.... 읽으면서 엣지????..." 에지"가 나에게 무슨 의미로 다가오나? 여유...쉼터...등등으로 느껴진다...시가 님에게는 약간의 공차를 허용하는 "여유가 있는 곳"이라 생각 했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2012.03.07 19:03:13 *.68.172.4

펄펄님, 길수님, 샐리올리브님, 박정례님, 문윤정님, 난다님, 세린님, 학이시습님, 읽어 주시고 댓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예비연구원들의 글을 모두 다 읽고 감탄하고 즐거워도 했지만 이번 주 일이 좀 많은지라(ㅜㅜ) 댓글을 일일이 못남겼네요. 지금도 정상업무 중.-_-y;; 물론 업무 효율은 떨어짐(이렇게 딴 짓 중). 멋진 글들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얼굴 보는 자리까지 같이 갈 수 있기를 바래요.^^

프로필 이미지
2012.03.08 21:01:06 *.154.223.199

아니 레몬님 03:13에 정상업무중이였더란 말입니까? 이게 무슨 정상입니까? 아고고고. 

레몬님 글을 읽는 게 넘넘 즐거워요.^^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599 내가 빠져있었던 사람들.. 책들 [5] 김나경 2007.10.10 2193
1598 [잡담]그냥 사는 이야기 [2] 햇빛처럼 2009.02.04 2193
1597 시작 [3] 이수영 2011.02.16 2193
1596 인터뷰 – 박경숙연구원 [2] 수진 2018.03.19 2193
1595 궁합 [3] 초아 서 대원 2007.05.04 2194
1594 사람의 마음을 얻어오려면 [9] 한명석 2007.06.05 2194
1593 [99] 계림 여행에서/ 첫째 날 (1) [1] 써니 2008.07.24 2194
1592 [스승님의 시] 아침에 비 정야 2015.04.29 2194
1591 효, 자식과 부모, 한국적인. [3] 김나경 2008.03.10 2196
1590 한 귀퉁이에서 훌쩍이는 사랑 [3] 써니 2010.08.23 2196
1589 [0018]궁금증 - 용혜원 [1] 햇빛처럼 2011.01.19 2196
1588 [8기 지적레이스 3주차/ 정나라] 나에게 시란 무엇인가? [14] 터닝포인트 2012.03.04 2196
1587 어느 동화 작가의 이야기#3_5 [1] 개구쟁이 2008.05.01 2197
1586 칼럼3 나에게 시간이란 [13] 신진철 2010.02.28 2197
1585 딸기밭 사진편지 87 / 이별 file 지금 2010.09.03 2197
1584 나는 코치다 (5. 지금 선택할 수 없다면 끝까지 가라) 백산 2011.09.09 2198
» [예비8기 3주차] 나에게 시란 무엇인가? [11] [1] 레몬 2012.03.05 2197
1582 [예비8기 4주차 김이준] 서문 [3] 레몬 2012.03.12 2198
1581 [꿈지기의 겨드랑이] 5 - 신뢰는 인정받는 순간에... [2] 이철민 2010.07.27 2199
1580 [진영이의 단군이야기] 내 몸의 아침열기 [5] 진영 2012.01.15 2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