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규
- 조회 수 5757
- 댓글 수 1
- 추천 수 0
가뭄 긴 시간의 버드나무는 틀림없이 물을 그리워 할 것입니다. 하지만 뿌리가 숨 쉴 틈도 없을 만큼 큰 물이 자신의 발 아래를 덮으면 버드나무도 잠시 비가 멈추면 좋겠다 바라지 않을까... 오늘은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선물과 형벌이 늘 동전의 양면처럼 함께 붙어 다닌다는 것을 알면서도 오늘은 참 기쁘면서도 고단한 하루였습니다.
KBS에서 식목일을 기념하여 <아침마당> '목요특강'에 나를 초대했고, 강의를 하게 되었는데 이후 전화기에 불이 날 듯 통화가 쇄도하는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쇄도하는 문의에 응대하느라 결국 전화기의 배터리가 방전되고 말았습니다. 어제 방송국 측에서 근처에 숙소를 얻어주었는데 난방용 팬 돌아가는 소리와 인공의 더운 바람 탓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상태에서 피로를 입었고, 때문에 스스로는 만족스럽지 못한 강의를 한 것이 못내 아쉬웠는데, 시청자들은 나름대로 큰 교감을 얻었던 모양입니다.
지금은 오래 전부터 약속되었던 강의를 위해 남쪽 지방에 와 있습니다. 숲으로 돌아갈 체력이 남아있지 않아 결국 다시 하루를 객지에서 머물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단 한 차례도 어기지 않았던 마음을 나누는 편지를 보내지 못할 위기까지 맞았습니다. 눈이 감기면서 유혹이 강력한 힘을 발휘했습니다. 오늘은 특별한 사정이 있었으니 다음 주에 상세히 사정을 밝히고 양해를 구한다면 독자들은 한 주 쯤 걸러도 용서해주지 않으실까?
스승님과 또 독자와의 약속은 물리적 실체를 갖고 있지 않지만 참 무거운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벌떡 일어나 오늘 하루를 넘기기 전에 이렇게 편지를 드리게 됩니다. 미리 편지를 써놓을 여유도 없었던 지난 한 주를 보냈기에 객지 숙소의 인터넷에서 막바로 편지를 드리게 됩니다. 약속이 지닌 무거움은 몇 번이고 마땅합니다. 그 무거움은 지켜지면 깃털처럼 가벼워지는 양면성을 가졌습니다. 너무 늦은 편지 부디 책망하지 말아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깃털처럼 가벼워지지는 못하더라도 이제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몸을 뉘겠습니다. 다음 주에는 꼭 숲의 봄 향기 담은 편지를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376 | [자유학년제 가족 독서 #02] 신화의 힘 [2] | 제산 | 2018.04.30 | 967 |
1375 | 이제 가는 길은 달라도 [2] | 차칸양 | 2018.05.01 | 777 |
1374 | [일상에 스민 문학] - 남북정상회담의 무거움 | 정재엽 | 2018.05.02 | 753 |
1373 | 목요편지 - 새소리를 들으며 | 운제 | 2018.05.03 | 794 |
1372 | [금욜편지 35- 성격이 운명이다] | 수희향 | 2018.05.04 | 988 |
1371 |
가족처방전 – 어버이날 아버지 선물 준비하셨나요? ![]() | 제산 | 2018.05.07 | 960 |
1370 |
당신은 지금 누구를 보고 있나요? - 영화 <라이크 크레이지>를 보고 ![]() | 차칸양 | 2018.05.08 | 846 |
1369 | [일상에 스민 문학] 마음편지의 무거움 [6] | 정재엽 | 2018.05.08 | 772 |
1368 | 목요편지 - 나의 취미 빙상 [2] | 운제 | 2018.05.10 | 773 |
1367 |
[금욜편지 36- 중년들의 인생2막 대처법] ![]() | 수희향 | 2018.05.11 | 1092 |
1366 | 고인돌 [4] | 제산 | 2018.05.14 | 820 |
1365 |
매일 축제처럼 살 수 있다면 ![]() | 차칸양 | 2018.05.15 | 762 |
1364 | [일상에 스민 문학] 미투(Me-Too)시대의 김지영씨. | 정재엽 | 2018.05.16 | 777 |
1363 | 목요편지 - 장미의 계절 | 운제 | 2018.05.17 | 816 |
1362 | [금욜편지 37- 추신: 지난 10년 이야기를 마무리하며] [4] | 수희향 | 2018.05.18 | 821 |
1361 |
가족처방전 – 이상한 정상가족 ![]() | 제산 | 2018.05.21 | 861 |
1360 |
5월의 맛, 고소함과 향내 가득한 아카시아꽃 튀김 ![]() | 차칸양 | 2018.05.22 | 856 |
1359 | [일상에 스민 문학] 물포기의 노래 | 정재엽 | 2018.05.23 | 766 |
1358 | 목요편지 - 5월의 노래 [2] | 운제 | 2018.05.24 | 765 |
1357 | 목요편지 - 5월의 노래 | 운제 | 2018.05.24 | 76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