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햇빛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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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따뜻해지는 것을 어떻게 알았는지 꽃들이 활짝 펴기 시작했습니다. 여러분들에게도 활짝 피는 시절이 찾아 오시기를 소망합니다.
무슨 이야기를 할까 생각을 하며 한 주를 보내는 것이 저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지난 주에 아이가 학교에서 겪은 이야기에 대하여 어떻게 답을 해 줄 것인가를 고민했었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 한 아이가 있습니다. 그 아이가 점심을 같이 할 친구가 없었나 봅니다. 아무도 그 친구와 밥을 함께 먹으려고 하지 않나 봅니다. 큰애랑은 다른 반 아이임에도 불구하고 큰 애에게 와서 밥을 같이 먹자고 간청을 합니다. 한번은 아내가 아이의 옷에서 껌을 발견했는데 사연을 물어 보았더니 껌을 가지고 와서 뇌물(?)을 주면서 같이 밥을 먹자고 했다고 합니다. 저와 아내의 답은 정해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강요하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큰애와 같이 다니는 친구의 어머니가 친구가 전한 말을 듣고 그 애를 따돌리는 것은 너무 한 것 같다라고 말씀 주셨나 봅니다. 우리애도 혼자는 힘들지만 둘이라면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제가 살았던 시절과 지금의 학창시절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고 있었습니다. 더구나 저는 남자라서 그런지 왜 밥을 같이 먹는 것이 그토록 소중한지조차 공감을 하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한번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제가 매주 만나는 중학교 2~3학년 친구들에게 물어 보았습니다. 열 명의 친구들중 한명만 빼고 하나같이 대답합니다. 같은 상황에서 자신은 그 친구와 밥을 같이 먹지 않겠다고 말입니다. 한 친구는 저와 같은 과였습니다. 밥을 같이 먹는 것이 중요하냐고 묻더군요. 그래서 또 물어 보았습니다. 여러분들의 부모님은 그 이야기를 들으면 무엇이라 할 것 같냐구 말입니다. 그랬더니 한 친구가 대답합니다. 부모님은 같이 친하게 지내야 한다고 말씀하실 것이라구 그리고 부모님은 우리 생활을 모르시잖아요 라고.
처음에 이 이야기를 나누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요즘 세태를 한탄하기 위해서 쓰는 글이 아니라고 밝히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세상을 만들어 놓은 어른으로서 가슴이 아프다라고 쓰려고 했습니다. 지난주 일요일 독서관련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김선우 시인이 말했던 것은 이러한 세상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그래서 울 수 밖에 없다는 시인의 흉내를 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계속 생각하다보니 가슴이 아프다 혹은 울고 싶다라고 글을 쓰는 것은 자신을 포장하는 것임을 알아차리게 되었습니다. 반대로 하루중 대부분의 시간 그런 것이 아프지도 않고 슬프지도 않은 채 무감각하게 잘(?) 살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것을 알고나니 자신을 그럴듯한 사람으로 포장하는 것이 낯 간지러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요즈음 회사에서 하는 일이 잘 풀리지 않아 마음이 몸이 많이 복잡합니다. 잘 생각해보니 너무 잘 보이려고 의욕을 보인 것이 오히려 저에게 독이 된 것 같습니다. 실력을 자랑질 하고 싶어하다가 오히려 저의 꾀에 넘어간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는 방법을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있는 그대로를 보여줄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힘임을 조금씩 알아차립니다.
아이의 문제는 있어서도 제가 살아온 경험에만 비추어 판단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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