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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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칼럼은 변화경영연구소 1기 연구원 김미영 님의 글입니다.
연구원 총회 다녀왔어요. 8기라네요. 남자 셋 여자 일곱, 멋지고 예쁘고 그랬어요. 그들의 그 설렘이 그 떨림이 그 새로운 시작이 고스란히 느껴져서 울컥했어요. 그 언젠가의 내가 떠오르고 또 지금의 내가 오버랩이 되면서 내게 물었어요. 나는 과연 나니까 살 수 있는 삶을 살고 있는가, 하고 말이에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바로 나로 살아가는가, 하고.
아이들이 많이 컸어요. 고2, 중3. 교육이란 것이 결국은 부모 호주머니 문제가 되어버린 세상에 부모로 산다는 건, 아니 경제적으로 기댈 수 없는 남편과 사는 나로서는, '엄마'라는 이름이 그저 힘겨움과 한숨이 되어버려요. '나'를 찾는 것이 얼마나 미안하고 못된 짓이냐며 자꾸만 '엄마'라는 이름 뒤로 숨게 되네요.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라는 독한 외면을 하면서.
그냥 이대로 '엄마'라는 이름으로 살아도 괜찮아, 라는 게으름. 그 속에 숨은그림찾기처럼 다 보이게 숨겨놓은 기다림. 힘겨운 하루하루에 지쳐 쓰려져 잠들면서 게으른 기다림에 익숙해 졌어요. 그래서 잠자는 시간이 아깝지도 않았고 헤매지도 넘어지지도 않았어요. 여전히 숨은 그림을 다 보이게 숨겨놓은 채 그렇게 너무 오래 쉬었어요. 더 힘들 걸 알면서도.
남들이 다 하는 것을 자기가 못하면 바보가 되는 줄 알지만 남들이 다 하는 것을 자기가 따라 하기 때문에 오히려 바보가 되는 불편한 진실, 왜 그러는 걸까요? 물에 빠진 사람이 스스로를 구해낼 수는 없어요. 언니가 곁에 있다면 벌써 몇 번은 찾았을 텐데. 알잖아요, 언니가 정성껏 차려준 예쁜 식탁에 마주 앉아 밤새 떠들다 오면 발걸음이 얼마나 가벼워지는지.
자정이 넘었네요. 이제 또 한 주가 시작되는 월요일이에요. 그만 눈을 감고만 싶은 이 시각에 오늘만은 그러고 싶지 않아서 이렇게 언니를 불러봐요. 그리고 내게도 말 걸어봐요. 나는 언제 행복한가, 하고. 아, 가만히 들려오네요. 바로 지금 이 순간, 이라고. 강릉과 정선에서의 1박2일 동안 언니가 아주 많이 그리웠다는 인사 전할게요. 보고 싶고 사랑해요, 언니.
- 글쓴이 : 김미영 mimmy386@hanmail.net, 변화경영연구소 1기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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