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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4월 17일 09시 35분 등록

 

" 내 나이 오십에 읽는 변신 이야기"


내가 어렸을 때 선생님으로부터 들었던 재미있는 신화 이야기가 오비디우스 신화 이야기로부터 나왔다는 알게 되었다
.
예를 들면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신들의 복수, 영웅의 시대에 이르기 까지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었다
.

특히 남녀의 정절에 대한 이야기는 매우 흥미를 갖게 해 주었다.
친구들과 술잔을 기울이며 나눴던 옛 이야기들을 떠올려보았다
.
연애할 때 사귀는 여자 친구와 많은 희로애락이 있었지만, 결국에는 같이 잠을 잤느냐가 중요한 마무리 멘트였다. 남자들의 심리는 사귀는 여자 친구들과 한 이불 속에 정분을 나눠보고 싶은 욕구가 제일 컸던 것 같다
.

한때 인터넷에 직장인들의 조회 건 수가 너무 많아 서버가 다운되었다는 기사의 내용이 생각났다. "빨간 마우라"에 대한 관한 이야기를 알고 계실 거다. 인터넷에 떠돌아 다니는 동영상 파일을 구하고 져 한 때 난리가 난 사건 이였다. 내용은 아주 단순했다. 중학교에 다니는 여학생이 선배오빠 집에 놀려 왔다가 침대에서 그들만의 즐거움을 만킥하고 이를 동영상으로 찍어서 인터넷에 올린 것이다. 이때 여중생의 목에 빨간 스카프가 메어 있었다.

모든 기사의 초점은 어떻게 여중생이 저럴 수가...  한때는 공부도 잘 하고 반장까지 한 아이가 어쩌다가 저런 일까지 하게 되었을까?
같이 행위를 한 남학생 보다는 사회적 관심이 여학생에게 집중된 것은 좀 아리러니 하다. 정절은 여자 쪽에 더 책임이 있다고 생각해서 인지 잘 모르겠다. 아무튼 여학생 부모님의 역할을 은근히 꼬집었다. 여학생 집안 형편이 넉넉하진 못했던 것 같았다. 어머니께서도 낮에는 자영업을 하시고 집안을 비우는 일이 많았고, 그러다 보니 부모님 감시가 없는 상황에서 알고 있는 오빠를 만나 그런 불장난을 한동안 해오게 되었다는 내용이었다. 사회적 충격처럼 생각했던 그 일도 이제 우리들의 기억 속에 사라진 지 아주 오래 되었다.

평소 우리 머릿속에 무슨 생각을 담고 다니는지를 알기 위한 실험을 했는데 남자와 여자가 너무 다르다는 것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남자의 뇌 속에는 섹스에 대한 생각이 70%이고, 여자의 뇌 속에는 쇼핑에 대한 생각이 거의 같은 비율로 채워져 있다는 내용이었다. 퍼센트 숫자는 다소 차이가 나더라도 남자의 주된 관심과 여자의 주된 관심은 분명하게 달라 보인다. 그래서 남자들은 씨를 뿌리고 자기 종족을 넓혀올 수 있었던 것 같다.

영웅의시대 7편에 나오는 케팔로스와 프로크리스의 사랑 이야기는 말 그대로 압권 이였습니다.
케팔로스의 결혼은 아름다웠고, 그 삶의 중심에는 프로크리스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었다. 아우로라 여신이 케팔로스를 끌고 어딘가로 가서 둘만의 사랑을 원 했지요. 그는 여신에게 본인이 간직하고 있는 아내에 대한 순수한 사랑을 고백했다. 나에게 여자는 오로지 '프로크리스' 뿐이라고..... 애원하는 그를 여신은 마침내 화를 내고 돌려 보내면서 이런 말을 했다. " 내가 너희들 앞일을 꿰어보니, 너는 아무래도 프로크리스와 혼인 할 것을 후회 하겠다."

집에 돌아오는중에 케팔로스는 여신의 이야기를 곰곰히 생각해 봤다.
혹시 프로크리스가 자기와의 혼인 서약을 가볍게 여기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이런 마음이 불쑥 고개를 들어...그녀를 시험해 보기로 결심했다
.
아내의 젊음과 아름다움이 그를 불안하게 만들어 버린 것인지... 그가 품고 사는 행복을 시험의 볼무로 사용해 버린다는 것이 나를 슬프게 했다
.

천신만고 끝에 프로크리스를 만나 본인의 정체를 밝히지 않은 채로 집요하게 유혹을 하면서 아내의 정절을 그가 만족하는 수준까지 테스트 했다. 여자가 좋아하는 선물의 양과 질을 높여가면서 하룻밤 만 동침해 줄 것을 졸랐다. 자신의 행복이 거기에 걸린 줄도 모르고 아내를 취하는데 성공한 케팔로스는 이렇게 소리 질렸다. " 이런 더러운 여자여, 여기에 그대를 유혹하던 자가 바로 그대의 서방이다. 이제 그대는 가면을 벗었구나, 이제야 나는 그대가 부정한 여자라는 것을 알았다."
아무말도 할 수 없는 아내...그녀의 당혹과 부끄러움을 어떤 말로 표현 할 수 있으랴 ! 그녀는 도망 쳤다. 자기가 시험에 걸려 무참하게 무너지던 집과, 자기를 시험한 이 사악한 서방을 버리고...끝내 그 실망감은 다른 누구를 혐오하게 만들어 버렸다
.

십대의 사랑은 불장난이라고들 한다. 아마도 책임질 수 없는 시기에 성적으로 해서는 안되는 일을 하게 되어 듣는 이야기 일거다. 우리에게는 기준이 있다. 그 격을 넘어서면 파격적인 일들로 규정하고 배제하는 정글의 법칙 속에 우리는 살아간다.

10년 전만해도 나도 가끔은 아내의 정절을 확인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었다. 젊음을 유지하고 아름다움이 있어서 그랬던 것인지...
내 나이 오십이 되면서 달라진 게 있다면, 무엇이 나를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는지를 이제는 분별 할 수 있는 혜안이 생겼다. 내가 잘 해줘야 하는 상대가 누구인지를 가늠하게 된 것이다. 나는 이것이 나이가 주는 경쟁력이라고 믿고 싶다. 또한 너무 티 나게 사랑하면 질투하는 신들이 그냥 내 버려두질 않는다는 욕망 체계를 받아드릴 수 있게 된 것이다
.

이 책이 나를 잠시라도 지혜로움 속에 머물게 한 것은, 행복을 이어주는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나의 기준으로 판단하고 나의 만족을 확인하기 위해 상대를 시험 하는 일은 잔인하고, 사악한 행위라는 것을 받아드리는 자연스러움을 일깨워 주었다. 또한 자연스러움이 일부가 되어버린 사람들을 보게 되면 희망의 불꽃이 나에게도 옮겨 붙는다. 희망의 불꽃이 나의 일부가 되어버린 모습이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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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17 19:25:13 *.97.72.248

아직 더 멋지게 변신해도 좋을 때는 아닌지요? ㅋ

 

상대를 통해서 무언가를 받으려하고 얻는 일이 아니라, 나로 인해 상대를 기쁘게 혹은 꿈을 꿀 수 있도록 돕는^^(저 역시 아직 말로만 이럴 뿐인 걸 탄식합니다만.)

 

지천명에 이르러 다른 여러 허다한 것들 가운데 학이시습에 도전하는 모습 아름답고 좋은 일이네요.  

 

열공과 더불어 펄떡이는 8기 모두를 챙기고 감싸는 일까지 하셔야 할 테니 변신도 보통 변신이 아닌 단단히 변신하셔야 할 것 같은데요.  인생의 어느 때 보다 행복한 시기가 되실 거라 확신하며 얼마든지 그러하시길 바랍니다.  행복한 연구원생활을 즐감하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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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17 23:01:43 *.229.239.39

사부님 불호령에 8기 연구원들 또 혼줄 나고 있지만, 변경연 전체 모임에서 홍승완 선배의 변은"쎄게 배우고 , 쉽게 풀어라" 의 의미를 다시 새겨 봅니다. 더 큰 변신을 해야 할 것 같다는 선배님의 지적에... 아직은 소인배 입니다. 그러나 즐감하다보면 또 다른 나를 발견하리라 믿고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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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10 19:33:25 *.142.242.20

오, 이 글을 읽고 있는 지금.. 

사모님이 뵙고 싶다는 :) 

저도 케팔로스와 프로크리스의 사랑 이야기를 읽으면서 

아.. 프로크리스 정도껏 했어야 하는데.. 

도를 지나쳤군.. 하며 한탄했답니다. 

동시에 사랑의 바탕에 '신뢰'가 꼭 있어야 한다는.. 

믿음은 보이지 않는 것들의 실상이니.. ㅎㅎ


웨버님 글 재밌습니다. 

앞으론 그때그때 잘 읽도록 하겠습니다.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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