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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4월 17일 11시 58분 등록

1. ‘저자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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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디우스 [Publius Ovidius Nas, BC 43.3.20 ~ AD 17]

 

고대로마의 시인.

국적 : 고대 로마
활동분야 : 문학
출생지 : 중부 이탈리아의 술모나
저서 : <변신이야기 Metamo>,<사랑도 가지가지 Amores>, <여류의 편지>, <사랑의 기교 Ars Amatori>, <비가 Tristia>,

           <흑해로부터의    편지 Epistulae ex Ponto>, <달력 Fasti>, <사랑의 치료법 Remedia Amoris>, <여자의 화장법>

 

중부 이탈리아의 술모나 출생. 기사 계급 집안 출신으로 로마에서 변론술 등 정치가가 되기 위한 교육을 받고, 그리스 등으로 유학하여 법조계 진출이라는 부친의 소망에 따라 한때 관직에 올랐다. 그러나 본인은 법률 공부보다는 시작이나 화려한 사교를 즐겨, 법정변론을 하려 해도 "말이 저절로 시가 되었다"고 전해진다. 결국에는 시작(詩作)에 전념했다.

 

오비디우스는 흔히 후원과 동정의 대상이 되어왔으나, 그의 진정한 성격과 시를 이해하는 열쇠는 그가 합리주의자이며 매우 지적인 사람이었다는 데에 있다. 예를 들어 그는 유물론적인 시인 루크레티우스에게 본능적으로 공감했다. 그는 지나치게 회의주의적이었고 독자적인 지성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시를 제외하고는 어떤 대의명분에도 헌신하지 못했다. 그는 시에 대한 신념 속에서 살고 죽었으며, 이 신념은 〈사랑 Amores〉에서 시작하여 유배지에서 쓴 시에 이르기까지 그의 모든 작품에 스며 있다. 시에 대한 그의 헌신은 절대적이었다. 낱말에 대한 감각적인 이해와 언어를 다루면서 느끼는 기쁨은 바로 사랑하는 사람의 이해와 기쁨이었다. 이런 특성과 함께 그는 넘쳐 흐르는 상상력과 풍부한 독창력도 갖고 있었다. 인간성에 대한 그의 이해는 베르길리우스만큼 깊지는 않다 해도 그보hermes_ovidius-hayan_111다 더 넓었고, 아마 보통 사람에게는 오비디우스가 더 감동적이고 이해하기가 쉬웠을 것이다. 그는 다정한 친구이자 익살스럽고 이해심 많은 연인이었지만, 무엇보다도 문인이자 창조자이며 예술가였고, 가장 완전하고 정확한 의미에서의 시인이었다.

 

고대에 오비디우스가 후세의 시문학에 미친 영향은 주로 기법과 관련한 것이었다. 그는 애가 2행연구(二行聯句)를 완성했고, 6보격을 모든 목적에 맞는 운율과 유창한 의사 전달수단으로 만들었다. 베르길리우스의 영향을 직접 받은 시인들조차도 거의 모든 시행에서 오비디우스의 영향을 드러내고 있다. 중세에 오비디우스는 대다수의 고대 작가들과 마찬가지로 신념과 지식의 원천으로 간주되었다. 특히 〈변신이야기〉은 그리스 신화의 풍요로움에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매력적인 통로를 제공했다. 그러나 중세뿐 아니라 그후에도 그의 주된 매력은 그의 글이 갖고 있는 인간성(쾌활함, 동정심, 생기발랄함, 그림처럼 생생하고 감각적인 묘사)에서 나온다. 그는 여러 시대에 걸쳐 많은 시인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음유시인과 궁정연애를 노래한 시인들, 초서·셰익스피어·괴테 및 에즈라 파운드 등이 그를 좋아했는데, 그 이유는 그가 여자를 하나의 성(性)으로서 순수하게 좋아했다는 사실과 아울러 바로 이런 인간적 특성 때문이었을 것이다.

 

젊은 시절

 

푸블리우스 오비디우스 나소는 로마의 대다수 문인들과 마찬가지로 시골에서 태어났다. 그의 고향 술모(지금의 술모나)는 로마에서 동쪽으로 약 140㎞쯤 떨어진 작은 마을인데, 그는 시에서 이 고향의 아름다운 들판을 애정이 넘치는 어조로 여러 번 언급하고 있다. 그의 가문은 유서 깊은 명문일 뿐 아니라 상당히 부유했으므로, 아버지는 오비디우스와 그의 형을 로마로 유학 보낼 수 있었다. 오비디우스는 고향에서 초등 및 중등 교육과정을 빨리 끝냈기 때문에 로마로 떠날 당시 12세의 소년이었다. 로마에서 그는 당대 최고의 스승들 밑에서 당시 교육의 3번째 단계인 수사학 과정을 밟기 시작했다.

웅변학교에서 로마의 소년들은 어떤 주제에 대해서든 즉흥적으로 유창하게 말하는 기술을 익혔다. 당시 사람들은 철학을 경멸하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에, 대다수 소년들에게는 웅변학교가 교육의 마지막 단계이자 핵심적인 부분이었다. 교육방법은 대체로 법률과 관련된 주제를 미리 설정해놓고, 그 주제에 대한 틀에 박힌 웅변술을 가르치는 것이었다. 이러한 주제는 가상의 상황에 바탕을 두고 있어서 현실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경우가 많았고 때로는 기괴하기도 했다. 오비디우스의 형은 법조인으로서 장래성이 있었으나 일찍 죽어 포부를 이루지 못한 반면, 오비디우스는 형과는 달리 당시 가장 인기가 있었던 법조인의 직업을 조금도 좋아하지 않았다. 이 무렵 오비디우스에 관하여 우리에게 귀중한 자료를 남겨준 대(大) 세네카(BC 55경~AD 37경)에 따르면, 오비디우스는 격식을 차린 논쟁에 염증을 느낀 대신, 도덕적이거나 심리적인 고찰을 요구하는 '윤리적' 주제를 선호했다고 한다. 어쨌든 학창시절의 경험은 그의 문학에 깊은 영향을 주었음이 분명하다.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웅변은 가장 극단적인 의미에서 '수사학적'이었고,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 요점과 궤변 및 역설의 탐색, 개연성을 참신하고 독창적으로 이용함으로써 앞서 연설한 사람을 능가하고자 하는 야망 따위가 학교 웅변을 지배했다. 학교의 이런 경쟁적인 분위기는 오비디우스의 타고난 표현능력을 키워주고 감정 전달에 대한 그의 관심을 더욱 부추긴 것으로 생각된다.오비디우스는 로마 기사계급(평민과 원로원 의원의 중간 지위)의 일원으로서 공직을 가질 예정이었고, 그의 아버지도 아들을 공직자로 만들 계획이었다. 그러나 그는 우선 아테네(당시 아테네는 상류층 젊은이들이 교양을 쌓기 위해 즐겨 찾아가는 장소였음)에서 한동안 지낸 다음, 친구이자 동료 시인인 폼페이우스 마케르와 함께 그리스를 여행했다. 이 경험은 그의 시에서 고전적 풍경에 확고히 뿌리박은 신화적 연상의 형태로 열매를 맺었다. 그후 오비디우스는 공식 계급들을 올라가기 위한 첫 단계인 하급 법관직을 충실히 수행했지만, 곧 공직생활이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렸다. 그가 초기 시에서 보여주는 법률적 구절과 은유에 대한 취향은 공직 생활의 소산인 것 같다. 직업을 떠난 오비디우스는 그때부터 시에 몰두하는 한편, 같은 또래의 섹스투스 프로페르티우스와 선배인 호라티우스 등 여러 시인들과 사귀기 시작했다. 그러나 베르길리우스와는 만난 적이 없었고, 티불루스는 오비디우스와 잘 알게 되기 전에 죽었다. 티불루스의 장례식에서 오비디우스는 애도시를 낭독했는데, 이 시는 그가 동시대 시인에게 바친 가장 따뜻한 찬사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고 의미가 있다. 베르길리우스와 호라티우스 및 프로페르티우스는 모두 아우구스투스 체제를 대변하는 가이우스 마이케나스를 중심으로 한 그룹에 속해 있었던 반면, 확실히 그가 초기에 쓴 시의 유형은 아우구스투스 황제가 장려한 '공식적인' 도덕적 태도와 어긋나는 인생관이나 사랑과 시에 대한 견해를 반영하고 있다 ).

그의 첫번째 시집인 〈사랑 Amores〉은 BC 20년경부터 5편으로 나뉘어 띄엄띄엄 발표되었다. 이 시집은 애가체 운율로 된 일련의 짧은 시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코린나라는 여자와의 연애가 발전하는 다양한 단계를 묘사하고 있다. 그러나 주제에 대한 착상과 기법은 감정적이라기보다 지적이며, 이 시집은 연애시라는 장르를 은근히 희롱한 것에 가깝다. 나중에 그의 몰락을 가져오는 데 한몫을 하게 된 〈사랑의 기술〉은 BC 1년경에 발표되었다. 이 시는 여자를 유혹하여 밀통하는 기술을 메시지로 담고 있었던 만큼, 당시 아우구스투스 황제가 공개적으로 추진하고 있던 도시개혁안과는 근본적으로 상치되는 것이었으며, 따라서 아우구스투스주의의 목표와 야심에 진지하게 헌신하고 있던 사람들은 이 시를 좋게 받아들일 수 없었을 것이다. 이 시는 또한 경박하고 재치없는 문맥 속에 아우구스투스의 개인적 명성을 상징하는 것들을 수없이 언급하고 있다. 그 직후에 오비디우스는 이 시의 주장을 장난조로 철회한 〈사랑의 치료법 Remedia amoris〉이라는 시를 발표했지만,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별로 도움이 되지 못했다. 이무렵에 오비디우스는 전체적으로 보아 단조로운 극적 독백집 〈여주인공들의 편지 Epistulae Heroidum〉를 발표했다. 이 인물 스케치들의 주제는 사랑이나 소재는 신화적이며, 여기에서 〈변신이야기〉의 초기단계를 찾아볼 수 있다.

 

원숙기

 

오비디우스는 사랑을 노래한 시인으로서 자신이 직접 시의 등장인물이 되어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고 심지어는 비밀을 폭로했기 때문에 존경과 주목을 받았다. 〈사랑〉·〈사랑의 기술〉·〈사랑의 치료법〉에서는 그가 젊은 시절에 행한 방탕의 흔적을 읽을 수 있지만, 작품에 나타난 그의 주장은 대부분이 그 당시의 일반적인 문학적 태도에 속하는 것이었다. 사실 오비디우스는 그 당시의 기준으로 보면 존경할 만한 가장이었던 것 같다. 그는 아주 젊었을 때 결혼했다가 곧 이혼했는데, 이 첫번째 아내에 대해서는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았다는 것밖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2번째 아내에게는 아무 비난도 하지 않았지만, 이 결혼도 오래가지 못했다. 그는 지체높은 귀족가문의 딸과 3번째로 결혼했는데, 이 결혼은 안정되어 있었고 상호간의 애정에 바탕을 두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오비디우스의 딸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는데, 이 딸은 아마 2번째 결혼에서 태어난 자식인 듯하다. 오비디우스는 독창적인 작품을 상당히 많이 발표했기 때문에, 이 무렵에는 로마에서 가장 중요한 생존 시인으로 인정받고 있었다(위대한 아우구스투스 통치기간의 마지막 시인인 호라티우스는 BC 8년에 죽었고, 오비디우스와 경쟁할 만한 시인은 아무도 없었음). 〈사랑〉의 마지막 시에서 오비디우스는 이제 곧 좀더 야심적인 주제를 다루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3가지 주요장르에 속한 작품을 발표하여 이 약속을 지켰다.

비극 〈메데이아 Medea〉는 오늘날 남아 있지 않다. 평론가인 퀸틸리아누스와 역사가인 타키투스는 이 작품을 칭찬했고, 같은 주제를 다룬 세네카의 희곡에 영향을 미친 것이 분명하다. 오비디우스의 〈달력 Fasti〉은 로마의 1년과 종교축제를 설명한 책으로, 1개월에 1권씩 12권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오늘날까지 남아 있는 것은 1~6월의 6권뿐이다. 그는 다양한 축제 모습을 묘사하고, 그 축제들의 전설적 유래를 추적하고 있다. 이런 '인과 관계를 다룬' 시는 헬레니즘 시대(BC 323 이후)의 시인들, 특히 칼리마코스의 특징이었는데, 오비디우스가 일부러 이 장르를 선택한 것은 '로마의 칼리마코스'를 자처하는 프로페르티우스의 주장에 도전하기 위해서였다. 따라서 〈달력〉은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문학 프로그램에 한 자리를 차지하려는 의도를 가진 국민시였고, 어쩌면 지배층의 눈에 벗어난 작가가 총애를 되찾기 위해 쓴 시인지도 모른다. 이 작품에는 황실에 대한 아첨과 애국적인 구절이 많이 들어 있으며, 그 때문에 이 작품은 훌륭한 대목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학성이 떨어진다.

〈변형담〉도 당시의 문학적·정치적 배경을 고려하여 해석해야 한다. 아우구스투스 통치기간의 문인들 가운데 가장 '아우구스투스적'인 베르길리우스와 호라티우스조차도, 계관시인이라는 지위에 따르는 일반의 기대와는 달리 공식적인 시(주요전투에서 거둔 승리를 찬양하는 서사시 따위)를 요청받으면 내키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 베르길리우스는 마침내 서사시 〈아이네이스 Aeneid〉를 썼지만, 이 시는 당시 사람들이 기대했던 것과는 전혀 달랐다. 〈아이네이스〉는 발표되자마자 국민적 서사시로 인정받은 유일무이한 작품이었던 만큼 이후 시인들에게 1가지 문제를 제기했다. 즉 베르길리우스 이후, 역사나 신화를 정면으로 다루는 어떤 서사시도 〈아이네이스〉에 뒤처지는 작품이 될 것이었다. 오비디우스의 본능과 지성은 그러한 서사시에 숨어 있는 함정을 조심하라고 그에게 경고했다. 그는 베르길리우스가 그랬듯이, 자기만의 독특하고 개성적인 새로운 계획에 따라 서사시를 쓰기로 결정했다.

〈변신이야기>는  전 15권으로 이루어진 장시로서 오늘날 남아 있는 오비디우스의 다른 작품들과는 달리 6보격 운문으로 되어 있다. 이 작품은 신화나 전설 중에서 변형(변신)의 모티프가 담겨 있는 이야기들을 집대성한 것으로, 이 이야기들은 천지창조(혼돈이 질서로 변한 최초의 변형) 때부터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죽어서 신으로 격상되기까지(이것도 역시 내전이라는 혼돈이 아우구스투스의 평화라는 질서로 바뀐 마지막 변형임) 연대순으로 나열되어 있다. 그러나 변형이라는 모티프의 중요성은 실질적이라기보다 표면적이며, 이 시의 근본적 주제는 열정으로, 이것은 시인이 사용하는 온갖 교묘한 이야기의 연결 및 배열 방식보다도 더 많은 통일성을 작품에 부여하고 있다. 오비디우스의 초기 시를 지배했던 성애에 대한 강조는 인간 감정(그가 묘사한 신들이란 인간에 다름없었음)의 거의 모든 형태에 대한 탐구로 확대되었다. 이러한 작업은 오비디우스의 이전 작품들과는 달리 그의 풍부한 재능을 남김없이 보여주었다. 그의 재치와 수사적 표현의 뛰어남, 신화에 대한 지식, 서술 및 묘사의 타고난 재능, 독특하고 풍부한 상상력 등이 이 작품에서 완전히 모습을 드러냈다. 고대 로마의 시가 대부분 그러하듯 〈변신이야기〉도 매우 문학적인 바탕을 지닌 작품이다. 오비디우스가 읽어서 흡수한 엄청난 양의 그리스와 로마 시는 이 작품에서 창조적인 변용을 거쳐 독창적이고 유례없는 모습으로 바뀌었다. 그의 문체 역시 선조로부터 물려받은 어법을 개성적으로 변형한 것으로, 이 시에 포함되어 있는 장르와 어조의 다양한 변화에 잘 맞추어져서 독자들이 상당히 긴 이 시를 처음부터 끝까지 안정되고 기분 좋은 속도로 읽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소재와 소재를 다루는 기법에서 〈변신이야기〉는 아우구스투스 통치기간의 문학작품답지 않을 뿐더러, 언어를 제외하고는 로마적인 동시에 그리스적이기도 하다. AD 8년에는 이 작품이 아직 정식으로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이미 마무리가 되어 있었다. 오비디우스의 인생에 뜻밖의 재난이 닥쳐온 것은 그가 확고히 성공의 절정에 서 있는 것처럼 보였던 바로 이 순간이었다.

 

후기생애

 

엘바 섬에 있었던 오비디우스는 아우구스투스 황제와 직접 면담하기 위해 로마로 돌아오라는 부름을 받았다. 면담에서 그는 엄한 꾸지람을 받은 뒤, 흑해 연안에 있는 토미스로 추방되었다. 이런 벌을 받는 이유에 대해 오비디우스 자신은 시 〈사랑의 기술〉과 또 1가지 죄 때문이라고 여러 번 언급했는데, 이 죄가 무엇인지는 명확하게 밝히지 않으며 그저 범죄가 아니라 무분별한 짓이었다고 주장했을 뿐이다. 2가지 혐의가 정확히 어떤 관계를 갖고 있는지는 분명하지 않으나, 이미 여러 해 전에 출판되었던 〈사랑의 기술〉이 뒤늦게 작가에게 불리한 증거로 들추어졌다는 것은 그것이 어떤 식으로든 좀더 최근에 저지른 '잘못'과 관계가 있음을 암시하는 듯하다. 이 잘못이 무엇이든 간에, 아우구스투스는 그것을 자신과 자기 가족에 대한 개인적인 모욕으로 받아들였고, 이에 대해 진노했다. 오비디우스 자신이 〈사랑의 치료법〉에서 말했듯이, 성공한 사람은 누구나 적을 갖게 마련이다. 〈사랑의 기술〉뿐 아니라 〈변신이야기〉의 몇몇 대목에서도 그는 공인된 가치관을 명백하게 무시하고 있으며, 이것을 교묘히 이용하면 각자의 이미지를 사회와 정치에 불만을 품은 반체제 분자로 만들어낼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아우구스투스가 전부터 오비디우스에 대해 나쁜 감정을 갖고 있었다면, 또는 당시에 오비디우스가 저지른 '잘못'(그것이 심각한 것이든 아니든 간에)을 계기로 하여 여러 해 전에 그에게 모욕당한 일이 갑자기 생각났다면, 아우구스투스는 위험하지는 않지만 개인적으로 불쾌감을 안겨주는 이 인물을 로마에서 제거할 절호의 기회로 붙잡았을지도 모른다.

오비디우스의 상황은 기묘했다. 그에게 씌워진 혐의는 대역죄(라틴어로는 마예스타스)였는데, 대역죄에는 수많은 죄가 포함될 수 있었다. 그는 황제의 사저에서 재판을 받았고, 황제가 직접 형을 선고했다. 사실 그는 아우구스투스의 뜻대로 억류된 운명이었다. 그는 시민권을 박탈당하거나 재산을 몰수당하지도 않았고, 시를 쓰거나 가족과 친구에게 연락하는 것도 금지되지 않았다. 그러나 그가 쓴 책은 공공도서관에서 사라졌고, 그가 추방된 뒤 처음 몇 년 동안 토미스에서 보낸 시들 가운데 아내와 아우구스투스에게 보낸 것을 제외하고는 어떤 것에도 수취인의 이름이 적혀 있지 않다. 오비디우스와 알고 지내는 것은 분명 위험한 일이었다. 그리고 적어도 아우구스투스가 죽을 때까지, 그의 시는 은밀히 유포되었던 게 분명하다. 지금도 이 사건을 둘러싸고 있는 수수께끼는 아우구스투스가 공공연한 논평을 억누르는 데 성공적이었음을 보여준다.

8년말에 오비디우스는 토미스로 떠나, 이듬해 봄에 도착했다. 이곳(지금의 루마니아 콘스탄차)은 로마 제국의 변경에 위치한 반쯤 그리스화된 항구로서, 주위의 이방 부족들로부터 주기적인 공격을 받고 있었다. 이곳에는 읽을 책도 교양있는 상류층도 없었고, 라틴어는 거의 쓰이지 않았으며, 날씨는 혹독했다. 이따금 외적의 침략으로 위험이 눈앞에 닥치면, 오비디우스는 건장한 시민들과 함께 방어에 참여하기도 했다. 아내는 그의 재산을 지키고 영향력있는 친구들을 통해 중재역할을 하느라 로마에 남아 있었기 때문에, 오비디우스는 혼자였다. 그는 두 번 다시 아내를 만나지 못했다. 고독과 우울 속에서 오비디우스는 다시금 시로 돌아가, 이제 좀더 개인적이고 내향적인 시를 쓰기 시작했다. 〈슬픔〉· 〈흑해에서 보낸 편지 Epistulae ex Ponto〉는 모두 다양한 형태로 자비를 호소하고 있다. 이 글들은 모두, 심지어는 아내한테 보낸 편지까지도 황제와 나아가 세상 사람들에게 자신의 입장을 밝히기 위한 '공개'시이다. 이 작품들은 비록 정신적 자서전으로 의도된 것은 아니지만, 추방당한 시인의 생활에 대한 훌륭한 보고서로서, 지금껏 작가가 쓴 어떤 작품 못지않게 그 자신에 대하여 많은 것을 알려 준다. 〈슬픔〉의 제2권을 이루는 변명은 특히 흥미로운 것으로, 독자를 당혹하게 만드는 이 작품은 그의 처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기는커녕 오히려 해가 되었을지 모른다. 왜냐하면 그는 이 시를 포함하여 유배지에서 쓴 다른 시에서도 황제에게 비굴하게 아첨하고 자신을 비하했지만, 그의 개인적 자존심과 결부되어 있는 입장(시인이라는 지위)에서는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무리 황제라 하여도 시에 대해서만은 어떤 권한도 행사할 수 없다는 것을 그는 되풀이하여 암시하거나, 심지어는 노골적으로 말하기까지 했다. 오비디우스가 역경 속에서 보인 행동을 두고 비굴하다고 여기는 비평들은 작가가 가장 중요한 문제에서는 결코 굴복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다. 그의 시적 재능이 심각하게 손상되지 않았다는 증거는 그의 시 〈이비스 Ibis〉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가 토미스에 도착한 직후에 공들여 쓴 이 장시는 이름을 밝히지 않은 적에 대한 저주인데, 책의 도움을 거의 받지 않고 썼지만 신화에 대한 깊은 지식을 보여 주는 걸작이다. 그러나 고국에서는 그에게 용기를 줄 만한 어떤 반응도 없었기 때문에, 오비디우스는 훗날 자신에게 성공을 안겨준 것과 같은 종류의 시를 계속 쓸 의욕을 잃어버렸고, 그후에 쓴 〈흑해에서 보낸 편지〉는 우울한 분위기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생활이 줄곧 우울하지는 않았다. 토미스에 정착하여 이제 그곳이 집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인 그는 토미스와 그곳 주민들에게서 좋은 점을 발견하기 시작했다. 그는 현지의 역사와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심지어는 현지 언어인 게트어로 시를 쓰기까지 했다. 그는 토미스 주민들이 그에게 바친 경의에 진심으로 감동했던 것 같다. 그리고 죽음이 다가왔을 때, 그는 별 아쉬움 없이 세상을 떠났을 것이다.

 

출처: 한국 브리태니커 온라인 

 

* 개인적 평가
변신이야기의 서사는 다음과 같다.

 

마음의 원(願)에 쫓기어 여기 만물의 변신(變身)이야기를 펼치려 하오니, 바라건대 신들이시여, 만물을 이렇듯이 변신하게 한 이들이 곧 신들이시니 내 뜻을 어여쁘게 보시어 우주가 개벽할 적부터 내가 사는 이날 이때까지의 이야기를 온전하게 풀어갈 수 있도록 힘을 빌려 주소서

 

책을 시작하자마자 나는 오비디우스가 부러웠다. 신화의 힘 이후, 나의 천복은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는데 오비디우스는 이 책에서 ‘마음의 원’에 쫓기어 만물의 변신이야기를 펼친다는 말로 자신은 천복에 따르고 있다고 선언하고 있었으니 어찌 부럽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그 삶의 고난이 어떠했든 오비디우스는 ‘행복한 사람’이었다. 이런 나의 생각이 옳다는 것을 결사에서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제 내 일은 끝났다.
 유피테르 대신의 분노도, 불길도, 칼도, 탐욕스러운 세월도 소멸시킬 수 없는 나의 일은 이제 끝났다. 내 육체밖에는 앗아가지 못할 운명의 날은 어제든 나를 찾아와, 언제 끝날지 모르는 내 이승의 삶을 앗아갈 것이다.
 그러나 육체보다 귀한 내 영혼은 죽지 않고 별 위로 날아오를 것이며 내 이름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로마가 정복하는 땅이면 그 땅이 어느 땅이건, 백성들은 내 시를 읽을 것이다.
 시인의 예감이 그르지 않다면 단언하거니와, 명성을 통하여 불사(不死)를 얻은 나는 영원히 살 것이다.

 

자신의 저작에 대한 이런 단호한 자신감이 멋있었다. 이런 결사를 남길 수 있다는 건, 마지막 남은 힘까지 쥐어짜 최선을 다했다는 뜻이고, 그 원동력은 다름 아닌 천복이 이끄는 마음의 즐거움이었을 것이다. 나도 나만의 천복을 찾아 오비디우스와 같은 단호한 자신감을 선언할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기를 바란다.


2. '내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변신이야기 오비디우스

 

1권

 

제1부 모든 것은 카오스에서 시작되었다
P.15
마음의 원(願)에 쫓기어 여기 만물의 변신(變身)이야기를 펼치려 하오니, 바라건대 신들이시여, 만물을 이렇듯이 변신하게 한 이들이 곧 신들이시니 내 뜻을 어여쁘게 보시어 우주가 개벽할 적부터 내가 사는 이날 이때까지의 이야기를 온전하게 풀어갈 수 있도록 힘을 빌려 주소서

P.16
이 같은 반목에 종지부를 찍은 이는, 이런 요소들보다는 훨씬 빼어난 자연이라는 신이었다. 신(천지창조의 주재자인 신(神)으로서의 자연)에 다름아름 이 자연은 하늘로부터는 땅을, 땅으로부터는 물을, 무주룩한 대기로부터는 맑은 하늘은 떼어놓았다. 자연은, 서로 떨어질 수 없는 지경에서 이들을 때어내고는 서로 다른 자리를 주어 평화와 우애를 누리게 했다 무게라는 것이 없는 창궁(蒼穹)의 불과, 사물을 태우는 힘은 가장 높은 하늘로 날아올라가 거기에 자리를 잡았다. 가볍기로 말하면 불 다음인 공기는 바로 그 밑에 자리했다. 이 두 가지보다도 밀도가 높은 대지는 단단한 물질을 끌어당겨 붙이면서 스스로의 무게 때문에 하강했다. 사방으로 퍼져 있던 물은 맨 나중 자리를 잡고 이미 굳어진 대지를 싸안았다.

P.38
두 사람은 여신이 맡긴 뜻이 이른 대론, 산을 내려가면서 옷으로 머리를 가리고 띠를 느슨하게 풀어헤친 다음 돌을 주워 어깨너머로 던져보았다. 옛 전승(傳乘)이 이를 증언하지 않았더라면 이로써 일어난 일을 믿을 사람은 이 세상에 없을 것이다. 어깨 너머로 던져진 돌은 금방 그 딱딱한 본성을 누그러뜨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후에는 말랑말랑해지기 시작했다. 일단 말랑말랑해지자 돌은 일정한 형태로 변하기 시작했다. 변하면서 돌은 시시각각으로 커졌다. 돌은 커지면 커질수록 점점 더 인간의 모습을 닮아갔다. 그러나 아직은 또라지게 인간의 모습이라고 꼬집어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었다. 말하자면, 정질이 갓 끝났을 뿐, 마무리는 아직 되지 않은 대리석상, 혹은 미완성 석상 같았다. 잠시 뒤 습기가 있는 부분, 돌 중에서도 눅눅한 흙이 묻은 부분은 살이 되기 시작했고 딱딱한 부분은 뼈가 되기 시작했다. 돌의 결은 이름이 같은 베인으로 변했다. 시간이 좀 더 흐르자, 은혜로워라, 신들의 뜻이여, 지아비가 던진 돌은 남자의 형상을 얻었고 지어미가 던진 돌은 여자의 형상을 얻었다. 우리가 힘드는 일도 수나롭게 해내는 강인한 족속이 까닭은 이로써 설명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이 이야기가 우리의 근원을 증거하고 있는 것이므로.

 

제2부 신들의 전성시대
P.62

 

태양신 아폴론.jpg


태양신은 보라색 용포를 입고 빛나는 에메랄드 보좌에 앉아 있었다. 보좌 좌우로는 <날>, <달>, <해>, <세대>, 그리고 <시(時)>가 일정한 간격으로 늘어서 있었다. 사철도 있었다. 머리에 화관을 쓰고 있는 것은 <이른 봄>, 가벼운 차림에 곡식 이삭관을 쓴 것은 <여름>, 포도를 밟다가 나왔는지 발에 보라색 포도즙이 묻은 것은 <가을>, 백발을 흩날리고 있는 것은 <추운 겨울> 이었다.

P.67

파에톤의 추락.jpg


파에톤이 벅찬 가슴을 안고 태양 수레를 만져보며 찬탄하고 있을 쯔음, 붉게 동터 오는 동녘에서는 새벽 잠을 깬 아우로라(<새벽>이라는 뜻. 새벽의 여신)가 장미꽃이 가득 핀 방의, 눈부시게 빛나는 방문을 활짝 열었다. 별들이 달아나기 시작했다. 루키페르(금성.(빛을 부르는 자>라는 뜻)가 긴 별의 대열을 거느리고 천계의 제자리를 떠나고 있었다. 태양신은 루키페르가 떠나는 것과, 하늘이 붉어지면서 이지러진 달빛이 여명에 무색해지는 것을 보고는 발빠른 호오라이(<때>의 여신들)에게 분부하여 천마를 끌고 나오게 했다. 호오라이가 분부를 시행했다. 호오라이들은 천장이 높은 마구간에서, 암브로시아(신식(神食), 혹은 불로초)를 배불리 먹은 천마를 끌어내어 마구를 채웠다. 천마들은 숨쉴 때마다 불길을 토했다.

P.104

인비디아.jpg


여신은 벌떡 일어나 인비디아(그-젤로스, <질투>의 여신)를 찾아갔다. 인비디아는, 어둡고 지저분하기 짝이 없는 집에 살고 있었다. 그 집은, 햇살이 비치기는커녕 바람도 한 점 불지 않는 깊은 계곡에 있었다. 이 집 안은, 손가락이 곱을 만큼 추웠지만 불기가 없는 데다, 햇빛이 비치지 않는 곳에 있어서 늘 어둠에 잠겨 있었다. 전쟁의 여신은 이 집 앞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전쟁의 여신은 이 <질투>의 집 안으로 들어갈 수 없게 되어 있었다. 여신은 창 끝으로 문을 두드렸다. 인비디아는 마침 마성(魔性)을 돋구어주는 배암 살을 먹고 있었다. 미네르바 여신은 눈길을 돌렸다. 인비디아는, 반쯤 남은 배암을 놓고 바닥에서 일어나 발을 질질 끌면서 문간까지 나왔다. 인비디아는, 여신의 아름다운 모습과 번쩍이는 무구(武具)를 보고는 비명을 질렀고, 여신의 한숨소리를 듣고는 눈살을 찌뿌렸다.
 인비디아의 안색은 창백했고 몸은 형편없이 말라 있었다. 게다가 인비디아는 지독한 사팔뜨기였다. 이빨은 변색된 데다 군데군데 썩어 있었고, 기슴은 시퍼렇게 멍들어 있었다. 이 인비디아의 입술에 미소가 감돌게 할 수 있는 것은 남이 고통받는 광경뿐이었다. 인비디아는 잠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밤이고 낮이고 근심 걱정에 쫓기고, 남의 좋은 꼴을 보면 속이 상하여 보는 것만으로도 나날이 여위어가는 것이 인비디아 였다. 남을 고통스럽게 하면 하는 대로, 자신이 고통스러우면 고통스러운 대로 저 자신만 녹아나는 게 바로 이 인비디아였다.
☞ 질투란 이런 것. 자기 마음속이 이렇게 무섭도록 차갑고 괴로운 것. 오비디우스는 질투라는 감정을 어쩌며 이렇게 생생하게 표현했을까... 이 글을 읽으면서 질투란 것이 얼마나 사람을 좀먹을 수 있는 것인지... 추하게 할 수 있는 것인지 다시금 깨달았다.

P.106
인비디아는 멀어져 가는 여신을 눈꼬리로 좇으면서, 여신의 뜻이시니 이루어질 테지요, 하고 중얼거렸다. 안으로 들온 인비디아는 가시장미 덩굴이 감긴 지팡이를 들고, 검은 구름으로 몸을 감싸고는 그곳을 떠났다. 인비디아는 가는 곳마다 꽃이 만발한 벌판을 짖밟고, 풀을 말리고, 나뭇가지를 꺾고, 숨결로 사람들과 도시와 집을 더럽혔다. 이윽고 인비디아는 트리톤 여신의 도시(아테나이. 이 <아테나이>라는 말은 <아테나 여신의 도시>라는 뜻이다. 미네르바 여신의 그리스식 이름이 곧 아테나 여신이다. 따라서 아테나이는 미네르바 여신의 도시다)에 이르렀다. 아테나이는 지혜와 재물이 넘치는 도시, 평화와 번영의 도시였다. 인비디아는 울 일이 없는 데도 눈물을 흘리며 이 도시로 들어갔다.

P.108
사랑을 성취시키려는 마음과 품위를 지키려는 마음은 원래 조화도 양립도 불가능한 법이다.

 

제3부 박쿠스의 탄생 외
P.118
사람은 죽어서 땅에 묻힐 날이 되어봐야, 그 한살이가 행복한 한살이였는지 박복한 한살이였는지, 드러나는 법이다.
☞ 그렇기 때문에 현재 자신이 잘나간다고 해서 잘난 척할 것도, 자신의 시기가 좀 늦어진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가 없다. 행복해질 것을 소망하며 하루하루 성실히 최선을 다해 살아가다 보면 좋은 날이 올 것이니까.

 

제4부 페르세오스와 메두사 외

P.154  
박쿠스는 참으로 무서운 신이다. 그는 실들을 업신여긴 죄를 물어 저 펜테오스와, 쌍날도끼를 쓰는 무사 뤼쿠르고스를 죽였고 뤼디아 뱃가람들을 돌고래로 변하게 하여 바다에 쳐넣었다. 그는, 두 마리의 살쾡이 목에다 고삐를 걸어 자신이 탄 수레를 끌게 한다. 그의 뒤로는 많은 박쿠스의 신도들과 사튀로스(반신반양(半身半羊))들이 따른다. 지팡이를 깊고 비틀거리며, 걷거나, 허리가 휜 노새를 잔등에 어정쩡하게 몸을 싣고 다니는 주정뱅이 노인(박쿠스의 스승인 주정뱅이 실레노스를 말한다)도 늘 그의 뒤를 따른다. 그가 가는 곳이면 어디서든 젊은 청년들의 환호성과 여자들의 함성, 방울북, 바라, 회향 대롱피리 소리가 울려퍼진다. 테바이 여자들은 박쿠스에게,
 「신의 우아하고 다정한 현재(顯在)하시어 영원토록 저희와 함께 하시게 하소서」
이렇게 기도하며 순서에 따라 법도 있게 제사를 드렸다.

P. 161- 퓌라모스와 티스베
신들은 티스베의 기도를 들었고, 양가의 부모도 티스베의 뜻을 알고는 그 뜻이 이루어지게 했대. 이 나무의 열매, 그러니까 뽕나무 열매인 오디가 익으면 검붉은 색깔로 변하는 것은 신들이 티스베의 기도를 들은 증거요, 화장단에서 나온 두 사람의 뼈를 한 골호(骨壺)에 넣은 것은, 부모님들이 이 티스베의 뜻이 이루어지게 한 증거라는 거야

P.162

아프로디테.jpg


베누스- 그/아프로디테, 영/비너스. 사랑과 애욕의 여신. 바다의 포말에서 태어났다. 그리스식 이름인 <아프로디테>는 <포말에서 태어난 여자>, 로마식 이름인 <베누스>는 <매력>이라는 뜻이다.

P.168
신주에 젖은 레우코토에의 몸이 스르르 녹으면서 주위로 향기가 퍼져나갔다지. 이윽고 그 흙에 나무 한 그루가 뿌리를 내리면서 모래 언덕 위로 가지를 뻗는데... 이 나무가 바로 유향목(乳香木)이야.

P.169
클뤼티에는 죽었으면 죽었지 땅바닥에서는 일어나지 않으려고 했대. 앉은 채로 하늘은 지나는 태양신을 눈으로 쫓았다는 거야. 그러다 사지는 대지에 뿌리로 박혔고 살갗에서는 파리한 잎이 돋아났대. 꽃이 되어버린 거야. 발그레한 살빛이 조금 남아 있는 얼굴에서는 제비꽃 비슷한 꽃이 피어 올랐어. 대지에 뿌리를 박고 있는데도 이 꽃송이만은 태양이 움직이는 대로 고개를 돌려. 클뤼티에의 모습은 바뀌었어도 사랑만은 변하기 않았던 거야.
- 그리스 사람들은 이 꽃은 <헬리오트로프>, 즉 <태양을 향하는 꽃>이라고 부른다. 이 꽃이 바로 해바라기다.

P.175
<이제 됐다. 저 소년은 이제 내 것이다.>
요정(물의 요정 살마키스)은 이렇게 중얼거리고는 옷을 벗고 소년을 따라 호수 한 가운데로 뛰어 들어갔어. 소년은 기겁을 하고 이 요정의 접근을 막으려고 하지 않았겠어? 하지만 요정은 소년을 붙잡고, 앙탈을 부리는 소년에게 입을 맞추었지. 손으로 소년의 가슴과 등을 쓰다듬으면서 몸에 달라붙었어. 이쪽으로 피하면 저쪽에서 달라붙고 저쪽으로 피하면 이쪽에서 달라붙고....
 소년은 한사코 이 요정으로부터 달아나려고 했어. 그러나 요정의 집요한 공격을 피할 수는 없어서 이 둘은 결국 한덩어리가 되고 말았어. 새들의 왕 독수리 부리에 물려 공중으로 올라간 뱀을 생각해 봐. 독수리 부리에 물린 뱀은 온몸으로 독수리의 머리와 발톱을 감고, 꼬리로는 독수리의 날갯짓을 방해하려고 하겠지? 소년은 독수리, 요정은 뱀 같았어. 아니, 요정은 나무 둥치를 감고 올라가는 담쟁이 덩굴, 싶은 바다에서 열 개의 다리로 먹이를 사방에서 죄는 문어 같았어. 아틀라스의 외손(헤르마프로디토스의 아버지 메르쿠리우스는 아틀라스의 딸인 마이아의 아들이다.)은 있는 힘을 다래 저항하면서, 요정이 그렇게 집요하게 요구하는 사랑의 쾌락을 거절했어. 하지만 요정은 온몸으로 부딪쳐 오면서, 달라붙으면서 이렇게 외쳤다.
 <이런 아둔패기. 몸부림칠 테면 쳐봐. 내게서 빠져나갈 수는 없을 걸. 오 신들이시여. 이대로 있게 하소서. 이 소년이 영원히 저에게서, 제가 이 소년에게서 떨어지지 않게 하소서.>
 신들은 요정의 기도를 듣고 이를 이루어지게 해주려고 했던 모양이야. 잠시 붙어 있던 이 둘의 육체를 하나 되게 했으니까. 그래, 신들은 이 두 개의 육체를 하나로 만든 거야. 두 개의 가지가 맞붙어 자라다 거의 한덩어리로 굵어진 게 정원사의 눈에 띄는 경우가 종종 있지? 한덩어리가 된 소년과 요정의 몸이 꼭 이런 가지 같았어. 하지만 이들의 몸은 곧 붙은 자국도 보이지 않는, 진짜 하나가 되었어. 남성이라고 할 수도 없고 여성이라고 할 수도 없는 하나의 육체, 남성이 아니라고 할 수도 없고 여성이 아니라고도 할 수도 없는, 그러니까 양성(兩性)을 두루 갖춘 하나의 육체가 되었던 거야.
 헤르마프로디토스는 수면에 비친 제 모습을 보았어. 그러고는, 물에 들어올 때는 남성이었던 자신의 육체가 반남성, 반여성의 육체로 변해 있는 걸 알았어. 몸이 얼마나 연약해졌는지 불면 날고 쥐면 꺼질 것 같았대. 헤르마프로디토스는 팔을 벌리고 기도했어. 물론, 그 목소리는 더 이상 남성의 우렁찬 목소리가 아니었을 테지.
 <아버지시여, 어머니시여. 두 분의 명자(名子)를 방은 이 아들의 간절한 기도가 이루어지게 하소서. 이 호수에 뛰어든 자는 반남반녀(半男半女)로 나오게 하시고, 이 호수의 물에 닿는 자는 그 힘과 살을 잃게 하소서.>
 헤르마프로디토스의 부모는 이 기도를 듣고, 반남반녀, 어지자지가 된 아들의 소원을 이루어 주었어. 그래서 이 후수에다 이렇게 엄청난 마력을 내렸다는 거야.

P.177
이들은 숲에 살기보다는 집에 사는 것을 좋아했다. 디들은 빛이 싫은지 밤에만 날아다녔다. 이들의 이름도 <황혼>이라는 말에서 유래한다 - 이들은 박쥐가 되었다. <박쥐>라는 뜻의 라틴어 <베스페르틸리오>는 <황혼>이라는 뜻인 <베스페르>에서 나온 말이다. 

P.180

복수의 여신.jpg


유노 여신은 <밤>의 딸들인, 무시무시한 세 자매 여신(푸리아에, 즉 복수의 여신들. 그/에리뉘에스)을 찾아갔다. 이 세 자매 여신은 지옥의 강철문 앞에 앉아 올올이 배암인 머리카락을 빗고 있었다.

P.182
인정 사정을 모르는 티시포네(푸리아에 세 자매 중 둘째)는, 피가 뚝뚝 듣는 햇불을 들고, 햇불에서 떨어진 피에 진홍빛으로 물든 옷을 입고는, 배암을 띠삼아 허리에 질끈 동여매고 제 집을 나섰다. 티시포네 옆으로 하나 같이 무표정한 <슬픔>, <공포>, <불안>, 그리고 <광기>가 따라붙었다.
 티시포네는, 배임이 여러 마리 감긴 팔을 내밀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티시포네가 고개를 가로젓자 머리카락의 가닥가닥을 이루는 배암들이 놀라 일시에 쉭쉭거렸다. 티시포네의 어깨로 내려오는 배암도 있었고, 젖가슴을 파고드는 배암도 있었다. 배암들은 하나같이 피가 뚝뚝 듣는 혀를 낼름거렸다. 티시포네는 머리에서 배암 두 마리를 집어 아타마스 부부를 겨냥하고 던졌다.
 티시포네에게는 저승 궁 문지기인 케르베로스의 침, 레르나 연못에 사는, 마녀 에키드나의 딸인 휘드라(<물뱀>. 후일 헤라클레스 손에 죽는다)독에다, <환각>, <망각>, <범죄>, <광기>, <살의> 이런 것들을 잘 섞어 만든 고약이 있었다. 

P.186
넵투누스는 이 기도를 들어, 이노 모자로부터 필멸(必滅)의 팔자를 벗기고 대신 신성(神性)을 부여한 뒤 새로운 보습에 어울리는 이름에 붙여주었다. 이 모자에게 각각 레우노토에, 팔라에몬이라는 이름을 내린 것이다. - 전자는, 출산과 발육을 돌보는 로마의 여신 마투타, 후자는 항구의 수호신 포르투누스에 해당된다.

P.198
영웅은 바닷물로 손을 씻기 전에 뱀으로 덮인 메두사의 머리를 잠시 땅에다 놓았다. 모서리 예리한 바닷가 돌멩이에 머리가 상하지 않도록, 해변에다 부드러운 나뭇잎을 깔고 그 위에 해초를 놓은 다음 이 포르퀴스의 딸(메두사)의 머리를 살그머니 내려놓았다. 페르세오스가 걷은, 그때까지도 살아 있던 이 해초는 이 괴물의 권능을 주리 안으로 빨아들였다. 이 해초는 메두사의 머리에 닿는 순간부터 굳어지기 시작했다. 잎도 줄기도 돌처럼 굳어진 것이다. 바다의 요정들은 이 해초를 걷어다가 이 메두사의 멀에다 대어보고는 같은 일이 일어나자 이를 몹시 재미있어했다. 요정들은 이 해초의 씨앗을 파도에 실어 보내어 이 같은 식물의 종자를 퍼뜨렸다. 오늘날까지도 산호는, 대기에 닿으면 돌이 되는, 이러한 성질을 지니고 있다. 말하자면 물 속에서는 식물인데 수변 위로 나오면 둘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P.201
메두사는 한때 아름답기로 소문난 처녀였더랍니다. 수많은 구혼자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니까요. 다른 부분도 아름다왔지만 그 중에서도 머리카락은 특히 아름다왔던 모양이지요? 나는, 이 시절에 메두사의 머리카락을 직접 보았다는 사람을 만나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사람들은, 바다의 지배자가 이 메두사를 미네르바 여신의 신전으로 데려가 사랑을 했다는 이야기를 합디다. 이 유피테르의 따님(<파르테노스(‘성처녀’)>라는 별명이 있는 미네르바)으로서는 방패로 얼굴을 가려야 할 만큼 무안당하셨던 거지요. 그래서 이 죄값을 물어 이 메두사의 머리카락을 뱀으로 만들어버리신 것이지요. 요즈음도 여신께서는 당쎄서 만드신 이 뱀을 흉갑에다 달고 다니시면서, 적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으신답니다(페르세오서가 미네르바에게 메두사의 머리를 바치고 미네르바가 이 머리를 방패에다 단 것은 훨씬 위의 일이다. 페르세오스가 이 이야기를 할 당시 이 메두사의 머리는 이 나라에 있었다.). 

 

제5부 무우사의 탄생 외
P.218

      무사이들.jpg
음악과 예술을 주관하는 아홉 무사이가 한 자리에서 뛰놀고 있다. 아홉 무사이의 이름은 나팔과 물시계를 들고 다니는 영웅시(英雄詩), 역사담당인 클레이오. 지구의(地球儀)를 들고 다니는 천문시(天文詩) 담당 우라니아. 가면을 들고 다니는 비극시 담당 멜포메네. 웃는 가면이나 목양신 지팡이를 든 모습으로 자주 그려지는 희극시 담당 탈리아, 합창 담당 텔릅시코레. 연애시와 서정시 담당 에라토, 유행가 담당 에우테르페, 늘 입술에 손가락은 대고 다니는 무언극 담당 폴륌니아, 오르페오스의 어머니이자 서사시와 웅변을 담당하는 칼리오페. 이들의 어머니가 <기억>의 여신 프네모쉬네라는 시실은, 고대의 문학 예술이 주로 인간의 기억을 통하여 구전되어 왔음을 암시한다.

P.232
프로세르피나의 운명은, 일 년의 반은 땅속에 묻혀있고, 나머지 반은 지상에 나와 있는 씨앗의 운명을 상징한다.

 

제6부 신들의 복수
P.248
베짜기의 여신인 팔라스 자신은 물론, 잘된 것을 그냥 두고 보지 못하는 리볼(그/젤로스. <질투>)조차도 흠잡을 수 없는 참 완변한 솜씨였다.
 겨루기 상대의 솜씨가 인간의 도를 넘은 데 격분한 이 금발의 여신은, 신들의 비행(非行)을 낱낱이 폭로한 이 베폭을 찢어 버리고는, 들고 있는 퀴투로스 산 회양나무 북으로 아라크네의 이마를 서너 번 렸다. 아라크네는 그제서야 여신으로부터 용서받을 수 없는 죄를 얻은 줄을 알고는 들보에 목을 매었다. 여신은 제 손으로 들보에 못을 맨 이 아라크네를 가엾게 보고 그 끈을 늦추어 주면서 이렇게 일렀다.
 「이 사악한 것아. 네가 누구 마음대로 네 목숨을 끊으려 하느냐? 목숨을 보존하라. 보존하되 늘 이렇게 매달려 있어야 한다. 이것은 벌은 벌이나 겁벌(劫罰)이어서 끝이 없을 것인즉, 네 일족, 네 후손들까지 이 벌을 받아야 할 것이다」
 이 말 끝에 여신은 헤카테(마법, 요술에 능한 여신)의 약초즙을 한 방울 이 아라크네의 몸에 뿌렸다. 이 독초즙이 붇자 아라크네의 머리에서는 머리카락이 빠지면서 코와 귀가 없어졌다. 머리는 눈에 잘 보이지도 않을 만큼 줄어들었다. 이와 함께 몸통도 아주 조그맣게 줄어들었다. 갸름하던 손가락은 양 옆으로 길어져 다리가 되었다. 나머지 부분은 모두 배가 되었다.
 아라크네는 꽁무니로 실을 내어놓기 시작했다. 이 때 거미가 된 아라크네는 지금도 옛날과 다름없이 실을 내어 공중에다 걸고는 거기에 매달려 산다.

P.261
여신의 기도는 이루어졌습니다. 농부들은 문득 호수에 뛰어들고 싶다는 강한 충동을 느끼고는 이 충동이 시키는 대로 했습니다. 스스로 호수 가장 깊은 곳으로 뛰어든 이들은 이따금씩 물 위로 고개를 내밀고는 수면 위를 헤엄쳐 다니는가 하면, 또 이따금씩은 호숫가에 앉아 쉬기도 하고 그러다 갑가지 다시 물로 뛰어들기도 했습니다. 그런데도 이들의 혀에는 남을 헐뜯는 버릇은 남아서, 심지어는 물밑에서까지 부끄러운 줄 을 모르고 지껄이거나 남을 비방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오래지 않아 이들의 모소리가 쉬면서 물이 짤막하게 줄어들고 부풀어 올랐습니다. 버릇 사납게 자꾸 지껄이다 보니 입은 자꾸만 찢어졌습니다. 모리는 못 안에 들어박힌 것 같았습니다. 목이 사라져 버렸으니까요. 뿐만 아닙니다. 이들의 등은 초록색으로 변색했고 몸의 각 부분 중 가장 넓은 부분을 차지하는 배는 하얗게 변했습니다. 개구리로 변한 것입니다. 이들은 이 새로운 형상을 한 채로 지금도 호숫가 뻘 위를 펄쩍펄쩍 뛰어다니는 것입니다.

P.265
그라티아 - 복/그라티아이, 그/ 카리테스. 인간을 기쁘게 하는, <전아우미>의 세 여신. 에우프로쉬네(<희열>), 아글라이아(<빛>), 탈리아(<개화>) 이렇게 셋이 꼽힐 때도 있고, 아우코스(<자라게 하는 자>), 헤게모네(<힘으로 인도하는 자>), 파엔나(<빛나는 자>) 이렇게 셋이 꼽힐 때도 있다.

 

제8부 인간의 시대
P.335
인간은 누구나 저 자신의 신이 되어 저 자신의 뜻을 집행하지 않으면 안된다. 운명의 여신은, 행동하는 인간을 돌보실 뿐, 기도만 하고 있는 인간은 돌보시지 않는다.

스퀼라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동안, 인간의 근심을 치료하는 전능한 의원인 밤이 찾아왔다.
P.348
발빠른 파마 - 그/페메. <소문>의 여신

P.351
이 중에서 역시 돋보이는 것은 테게아의 여걸이자 뒤에 륀카이오스 숲의 자랑거리라고 불리게 되는 여전사 아탈란테였다. 아탈란테는, 반짝거리는 조임쇠로 옷깃을 단정하게 여미고, 머리카락은 한 가닥으로 묶은 채 치렁거리며 늘 왼손에는 활을 들고, 화살이 가득 든 상아 화살통은 어깨에 메고 다녔다. 여걸 아탈란테는, 한 마디로 말하자면, 남자 같다고 하기에는 너무나 여자 같았고, 여자 같다고 하기에는 너무나 남자 같아 보이는 무사였다.

P.375
파메스 - 그/리모스. <기아(飢餓)>.

P.375
오레아스는 파메나를 찾으러 나간 지 오래지 않아. 돌밭에 앉아 손톱과 이빨로, 몇 포기 안 남은 풀뿌리를 캐고 있는 파메나를 찾았답니다. 파메나의 얼굴은 창백했고, 눈은 움푹 들어가 있었으며, 머리카락은 헝클어져 있었고 입술은 쩍쩍 갈라져 있더랍니다. 안에서 음식이 썩는 독기 때문에 목은 잔뜩 쉬어 있었고, 살갗은 딱딱한데도 어찌나 얇고 투명한지 오장육부가 다 들여다 보이더라는군요. 몰골 흉악하기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살이 한 점도 붙어 있지 않은 엉치뼈는 허리 이쪽으로 불쑥 저쪽으로 불쑥 튀어나와 있었고, 배가 있어야 할 자리는 뻥 뚫려 있었으며, 어찌나 말랐는지 뼈의 관절은 마디마다 툭툭 불거져 있었고, 슬개골은 툭 튀어나와 있었으며 발뒤꿈치는 불룩하게 솟아 있더랍니다. 축 늘어진 젖가습은 가슴에 달려 있다기 보다는 등뼈에 달려 있다고 하기가 쉽더라지요.

P.376
솜누스 - 그/휘프노스. <잠>이라는 뜻.

 

2권

 

제9부 헤라클라스 외

P.19

나이스- 물의 요정. 복/나이아스

코피아 여신 - <풍요>를 의인화한 여신. 이 여신의 축복이 내린 뒤로는, 요정들이 아무리 꺼내어도 이 뿔에는 늘 과일과 꽃이 차더라고 한다. 이 때부터 이 뿔은 <코르누코피아>, 즉 <풍요의 뿔>이라고 불린다.

P.23

참된 것에다 거짓된 것을 섞기 좋아하고, 아무것도 아닌것을 눈덩이같이 불리기 좋아하는 파마여신

- 그/페메. <소문>의 여신

P.32

닉시 여신 - 임산부를 수호하는 몸이 셋인 로마의 여신

P.38

헤베- <청춘>이라는 뜻. 유피테르는 헤라클레스가 천상으로 올라오자 이 헤베를 주어 아내로 삼게 했다.

P.55
이나코스 강신(江神)의 딸 이오(유피테르의 사랑을 받았다가 유노의 해코지를 두려워한 유피테르에 의해 암소로 변신했던 여자. 이 이오는 뒷날 이집트로 와서 이집트 여신으로 섬김을 받았다. 크레타는 비교적 이집트와 가까운 곳이라 이 이야기에도 많은 이집트 신들의 이름이 나온다)가 수많은 신들과 여신들을 대동하고 그녀의 꿈속에 나타났다. 머리에 초승달의 모양의 뿔을 달고 이 뿔에다 노란 옥수수 이삭을 매단 이노 여신(이노 여신은 이집트의 퐁유의 여신 이시스와 동일시 된다. 머리는 뿔이 달린 암소의 머리로 되어 있는데 이는 이노가 한때 유피테르에 의해 암소로 변신했던 적이 있기 때문이다) 일행의 거동은 여왕의 행차를 방불케 했다. 
 이노의 옆에는 개의 머리를 한 아누비(이집트 사자(死者)의 신. 개 혹은 자칼의 머리를 한 신이다), 거룩한 부바스티스(달의 여신. 살쾡이 머리를 한 여신. 로마신화의 디아나, 그리스 신화의 아르테미스이다), 살갗에 얼룩 반점이 있는 아피스(이집트 소의 검은 암소 모습인데 얼굴에는 흰 반점이 있고 옆구달 꼴의 무늬가 있다), 그리고 스스로도 말하지 않고, 남들에게도 말하지 말라는 듯으로 손가락을 세워 입술에 대고 있는 실렌사(오시리스와 이시스의 아들인 하르포크라테스. 로마 인들과 그리스 인들은 이 신을 <침묵의 신>이라고 부른다)도 거기에 와 있었다. 거룩한 타악기(이시스 여인이 오시리스 신을 찾을 때마다 울리는, 금속성이 나는 악기)도 보였고, 이오가 그토록 찾아헤매던 오시리스 신(이집트의 저승신. 풍요의 여신인 이시스 여신의 지아비. 저승신이 풍요의 여신의 지아비인 것은, 로마 신화에 나오는 풍요의 여신 케레스의 딸 프로세르피나의 지아비가 저승신 플루토인 것과 비슷하다>, 그리고 엄청난 최면독(催眠毒)을 품은 무수한 이방(異邦)의 뱀도 보였다. 

P.56
루키나 여신 - 그/에일레튀아. <해산>의 여신.  

 

제10부 오르페우스의 노래 외

P.64
트라키아의 시인 오르페우스 - 그리스 최고의 시인이자 음악가. 예술의 요신인 무사이 중 하나인 칼리오페를 어머니로, 오이아그로스를 아버지로 태어난 것으로 전해지나 이 이야기에서는 본인 입으로 자신이 아폴로 신의 아들이라고 말하고 있다. 수금을 잘 탔는데, 이 수금은 아폴로로부터 받았다는 설도 있고 스스로 발명했다는 설도 있다. 오르페우스가 수금을 타면서 노래를 부르면 금수는 물론이고 산천초목까지 감응했다고 전해진다. 아르고 원정 때는 노래로 파도를 잠재웠다는 전설도 있다.
타이나로스 문(門) - 저승 세계로 통하는 것으로 전해지는 전설적인 동굴.
프로세르피나 - 그/페르세포네. 저승 왕비/ 저승왕 - 플루토. 그/하데스
타르타로스 - <무한지옥>, 즉 <저승땅>.

P.66
오르페우스의 노래가 계속될 동안 탄탈로스는 영원히 물러나는 물을 좇으려고 안달을 부리지 않았고(탄탈로스는 하늘의 비밀을 누설한 죄로 이곳에서 영원히 갈증에 시달리는 벌을 받고 있었다. 물을 마시려 할 때마다 물이 도망쳐버리기 대문에 영원히 저승에서 갈증에 시달려야 하는 것이다), 익시온의 불수레 바퀴는 놀랍게도 잠시 멈추었으며(익시온은 천궁의 왕후 유노 여신을 핼금거린 죄로 영원히 도는 불바퀴에 매달려 있었다), 티튀오스의 간을 파먹던 독수리는 잠시 그 부리질을 쉬었고(라토나 여신을 폭행한 죄로 여신의 쌍둥이 남매인 아폴로와 디아나의 화살에 맞아 죽었으나, 저승에 온 뒤로도 독수리에게 영원히 간을 파먹히느 벌을 받고 있었다), 다나오스의 딸들은 항아리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잠시 쉴 수 있었으며(이들은 첫날밤에 신랑을 죽인 죄로, 밑없는 독에 영원히 물을 길어다 부어야 하는 벌을 받고 있었다), 시쉬포스도 바위에 앉아 잠시 쉴 수 있었다(신들을 속인 죄로 시쉬포스는, 굴려올릴 때마다 다시 굴러내리는 바위를 산꼭대기로 다시 굴려올려야 하는 벌을 받고 있었다). 난생 처음으로 저 복수의 여신들인 푸리아에 자매들도 오르페우스의 노래에 감동한 나머지 눈물을 흘렸다.

P.69

오르페우스는 여자보다는 오히려 나이 어린 소년이나 청년들에게 사랑을 기울이는 것을 좋아했다. 말하자면 이들이 어른이 되기까지의 인생의 봄과 갓 핀 인생의 꽃을 사랑한 것이었다. 오르페우스는 트라키아 사람들에게 이런 풍습을 맨 처음으로 전한 사람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P.77


거짓말을 할 줄 모르는 아폴로 신이 이렇게 부르짖고 있을 즈음 휘아킨토스가 흘린 피는 땅속으로 스며들면서 풀잎을 적시더니, 이 피가 굳으면서 모양이 백합과 흡사하고 색깔은 튀로스 산(産) 보라색 옷감보다 더 고운 꽃이 피어났다. 아폴로신이 휘아킨토스를 축복하여 꽃으로 피어나게 한 것이었다. 아폴로 신은 이 소년을 꽃으로 환생하게 하는 데 만족하지 않고 자신의 설움을 그 꽃잎에 아로새겼으니 휘아킨토스의 꽃잎에 <아이(αι)>라는 문자가 새겨져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 <αι>는, <아아, 슬프다>는 뜻의 그리스어 간투사(間投詞)다. 이 문자는 또 후대 트로이아 전쟁에서 활약하는 영웅의 이름인 <아이아스>의 두문자이기도 하다. 위에서는 이 꽃이 바로 백합과의 히아신스인 것같이 말하고 있으나 사실은 붓꽃과의 아이리스라고 하는에 이 꽃에는 그리스어 문자 <αι>와 흡사한 반점이 나 있다고 한다.
P.78

프로포이티데스 - 베누스의 신성을 모독한 죄로 처음에는 창녀가 되었다가 위에 돌이 되어버린 아마토스의 처녀들

 

케라스타이가 이런 벌을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염치없는 프로포이티데스 무리는 가량없이도 이 베누스 여신의 신성을 모독했다. 여신의 분노가 이들에게도 미쳤다. 여신은 이들로부터 <프로포이티데스>라는 이름을 빼앗아버리고 그 땅에서 쫓아내어 뭇 사내들에게 몸을 팔게 했다. 역사상 최초의 매춘부가 된 이들은 수치심까지 잃어 얼굴을 붉힐 줄도 몰랐다. 이들을 돌로 만들어 버리기는, 따라서 간단했다.

P.106

 <운명의 여신들이여, 그대들은 이렇듯이 이 가엾은 것을 죽게  하였다만 그대들 뜻대로만은 안 될 것이다. 아도니스여, 내 슬픔의 징표를 너에게 남기고야 말 터이니, 해가 바뀔 때마다 사람들은 내 슬픔을 흉내내어 너의 죽음을 슬퍼할 것이다. 너는 피는 꽃으로 변할 것이니 죽되 영영 죽는것이 아니다. 프로세르파나가 한 여인의 몸을 멘테로 바꾸었을 때도 시비하는 자가 없었는데, 내가 이 용감한 키뉘라스의 외손에게 다른 몸을 준다고 장차 누가 시비하랴!>

 이 말 끝에 베누스 여신은 아도니스의 피에다 햐기로운 넥타르를 뿌렸다. 신주가 뿌려지자 아도니스의 피에 젖었던 노란 모래에서 거품이 일었고 잠시 후에는 여기에서 핏빛 꽃이 피어났다. 꽃 모양은, 외피가 종가를 싸고 있는 석류꽃과 흡사했다. 그러나 이 꽃은 피기가 무섭게 곧 지고 말았다. 워낙 대가 연약한데다 꽃잎이 얇은지라, 꽃은 산들바람만 불어도 그 대에서 떨어졌다. 그래서 사람들은 바람을 연상하여 이 꽃의 이름을 <아네모네(바람꽃)>라고 부른다.

 

제11부 미다스의 귀는 당나귀 귀 외

P.139

솜누스는 수많은 아들 가운데서 맏아들 모르페오스(꿈의신, 조형하는 자라는 뜻)를 깨웠다. 모르페오스는 인간으로 둔갑하는데 능하고 인간의 흉내도 잘 내기로 이름있는 꿈의 신이었다. 특정인의 걸음걸이, 표정, 목소리를 모르페오스만큼 완벽하게 흉내낼 수 있는 꿈의 신은 없었다. 이 모르페오스는 그 사람의 옷차림, 그 사람이 즐겨 쓰는 말까지도 그대로 흉내낼 수 있었다. 모르페로스는 사람의 흉내를 잘 내는 꿈의 신인 반면에, 신들 사이에서는 이켈로스, 인간들 세상에서는 포베토르(겁 주는 자)라고 불리는 둘째아들은 짐승이나 새나 뱀으로 둔갑하거나 이들을 흉내를 내는 데 능했고, 셋째아들인 판타소스(환영)는 땅, 바위, 물, 나무 같은 무정물로 둔갑하거나 흉내를 내는 데 능했다. 이 삼 형제는 밤이 되면 주로 왕이나 장군들의 꿈에 나타났고 나머지 형제들은 여느 사람들의 꿈에 나타났다. 

 

제12부 트로이 전쟁 외

P.152

이 세상의 한가운데, 말하자면 땅과 하늘과 바다 한가운데, 이 땅과 하늘과 바다가 만나는 곳에는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이 세상의 모든 것이 내려다 보이고 이 세상의 모든 소리가 들리는 곳이 있다. 바로 이곳에 소문의 여신인 파마가 살고 있다. 파마가 거하는 처소는 산꼭대기에 있다. 이 집의 문은 밤낮을 불문하고 늘 열려있다. 이 집에는 문이 수천 개가 있는데 이 많은 문이 다 항상 열려있는 것이다. 그래야 사방의 소문이 잘 드나들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집은, 소리를 잘 울리는 청동으로 지어져 있다. 그래서 오고가는 말로 집 안은 늘 시끄럽다. 침북과 고요라는 것은 이 집 안에 없다. 고함소리 같은 것도 없다. 그저 시끌시끌, 웅성웅성 하는 소리가 있을 뿐이다. 멀리서 들리는 파도 소리, 유피테르가 검은 구름을 치고 난 뒤에 들리는 벼락 소리의 메이리 비슷한 소리라고 생각하면 된다. 파마 여신을 비롯한 이 집 주인들은 청동 거실에 거처한다. 이들은 늘 들락거리면서 이렇게도 들리고 저렇게도 들리는 갖가지 소문, 참말 같기고 하고 거짓말 같기도 한 갖가지 소문을 모아들인다. 이들 중에는, 귀얇은 사람들에게, 모아들인 이야기를 속닥거리는 이도 있고, 들은 이야기를 먼 곳까지 퍼뜨리는 이도 있다. 이야기에는, 이렇게 전해질 동안에 살이 붙는다. 이를 듣고 다른 사람에게 전할 때는, 들은 사람마다 조금씩 보태기 때문이다. 이 집에는 <경거망동>, 생각이 깊지 못한 <실수연발>, 터무니없는 <기쁨>, 소심한 <공포>, 당돌한 <선동>, 어디에서 왔는지 아무도 모르는 <속삭임>이 식객으로 붙어 산다. 파마 여신 자신은 하늘과 땅과 마다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두루 알아내어 온 세상에 그 소문을 퍼뜨린다.

 

제13부 로물루스와 레무스 외
P.261
카넨스 - <노래하는 자>라는 뜻

P.280
기억력이 좋기로 소문난 람누스 여신 - <응보천벌(應報天罰)>의 여신인 네메시스. 이 여신은 요정들의 사랑을 외면한 나르키소스에게 천벌을 내린 바 있다. 

P.285
아물루스 - 프로카의 아들. 형 누미토르를 추방하고 알바 롱가의 왕이 되어 형의 아들인 라우소스를 죽이고 자식을 낳지 못하는, 형의 딸 일리아(<레아실비아>라고 불리기도 한다)를 베스타 여신의 무녀로 만든다. 그러나 일리아는 전쟁신 마르스와의 사랑으로 쌍둥이 형제 로물루스와 레무스를 낳는다. 일리아는, 마르스의 반대로 이 쌍둥이를 기르지 못하고 튀베리스 강에 버리게 된다. 이 둘은 다행히도 목동에게 발견되어 성장한 뒤, 아물루스를 죽이고 왕권을 외조부인 누미토르에게 돌려준다. 그 뒤 이 쌍둥이는 로마를 건설하게 되나 둘 사이에 불화가 일어나 형 로물루스가 아우 레무스를 죽이게 된다. 

누미토르의 외손자들은 외조부가 잃었던 왕권을 찾아 되돌려 주었다. 그리고 팔릴리아(<팔레스 축제>. <팔레스>는 고대 로마의 가축 수호신. 이 축제날은 곧 로마의 건국 기념일이 된다)에 이들은 로마라는 도시를 건설했다. 
 

제15부 카에사르의 승천 외
P.295

피타고라스.jpg피타고라스학파.jpg

 


당시 이 도시에는 사모스 사람이 하나 있었다. - <사모스 사람> 은 오늘날 우리가, 퓌타고라스 학파의 아버지로 알고 있는 유명한 철학자이자 수학자 퓌타고라스를 말한다. 오비디우서가 쓴 이 책에는 <퓌타고라스>라는 이름이 등장하지 않는다. 기원전 550년 전후에 사모스에서 태어난 퓌타고라스는, 530년에 사모스를 떠나 크로톤에서 제자들을 가르쳤다. <크로톤의 철학자>로 불리는 그는 젊은 시절에 이집트 승려들, 동방박사로 유명한 페르시아의 마기, 인도의 바라문으로부터도 가르침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가 가르친 메템프쉬코시스(<윤회설>)는, 아이네이아스가 저승에서 안키세스로부터 배운 것과 일치한다. 수(數)는 만물의 근본 원리이며, 침묵을 사랑하고 살생을 감갈 것을 가르친 그는 제자들에게 질문을 용납하지 않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오비디우스는, 이 퓌타고라스의 철학, 특히 영혼 윤회설에 관한 가르침을 장황하게 소개함으로써 이 『변신 이야기』의 철학적 기초를 돋보이게 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 그는, 사모스에서 태어났으나 전제 정치에 대한 혐오감 때문에 이 섬을 떠나 망명자의 삶을 시작한 사람이었다. 그는 심오한 사상으로, 인간 세계에서는 아득히 먼 신들에게 다가갔으며, 자연이 인간에게는 베풀지 않았던 그 나름의 독특한 심안(心眼)으로 사물을 볼 수 있었다. 희대의 천재성과, 지칠 줄 모르는 탐구의 열정으로 사물의 본질과 원리를 인식한 그는 이를 많은 사람들에게 가르쳤다. 그는, 경탄의 눈길을 보내면서 묵묵히 듣고 있는 제자들에게, 우주의 기원, 만물의 근원, 자연의 정체, 신들의 속성, 하늘에서 눈이 내리는 까닭, 번개와 천둥의 정체, 이 번개 및 천둥과 유피테르와의 관계, 천둥과, 바람이 구름을 찢는 소리와의 관계, 별들의 운행에 관한 법칙, 지진이 일어나는 까닭, 그리고 그 빡의,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것들을 가르쳤다. 처음으로 육식을 금해야 한다고 가르친 사람도 그였고, 처음으로 자신은 <현자>와 유사한 말로 지칭한 사람도 그였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았다. 그의 가르침을 이러하다.
 「그대들이여, 죄많은 식물(食物)로 그대들 육체를 더럽히지 마십시오. 우리에게는 곡식이 있고, 가지가 휘어지도록 달린 과실이 있고, 포도덩굴에서 부풀어 오르는 포도가 있습니다. 멀을 것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단맛이 도는 나물도 있고, 삶아 먹을 수도 있고 구워 먹을 수도 있는 야채도 있으며, 우유도 있고, 꽃향기가 도는 꿀도 있습니다. 대지는 그대들에게 죄없는 식물을 얼마든지 베풀어주고 있고, 도살하지 않고도 피를 보지 않고도 먹을 수 있는 잔치상을 얼마든지 차려내고 있습니다. 고기로 배를 불리는 것은 짐승들 뿐입니다만 짐승이라고 해서 다 고기를 먹고 사는 것은 아닙니다. 말이나 소나 양 같은 가축들은 풀을 먹고 삽니다. 제가 죽인 짐승의 고기를 먹는 것은 성정이 포악하고 잔인한 짐승, 가령 아르메니아의 호랑이나 약탈자인 사자, 그리고 곰과 이리들 뿐입니다. 우리 몸을 살찌우기 위해, 우리의 탐욕스러운 배를 채우기 위해, 다른 동물의 살을 먹다니, 이 어찌 사악하다 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산 것이 죽은 것을 먹다니, 이 어찌 사악하다 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우리들 어머니 중에서도 가장 자비로운 어머니신 대지가 우리에게 모자라지 dskgrp 베풀어 주는데도 불구하고 흡사 외눈박이 거인들처럼 사악한 이빨을 다른 짐승에게 박다니요? 다른 동물을 죽이지 않고는 탐욕스러운 배를 채울 수 없다는 말인가요?
 흔히 황금 시대로 불리는 시절도 있었습니다. 이 시대 사람들에게 자연은 저절로 열매 맺는 과일나무와 대지가 가꾸어내는 곡식이 있었습니다. 이 시대 사람들은 입술을 다른 짐승의 피로 더럽히지 않았습니다. 이 시절에는, 새들은 자유로이 하늘을 날 수 있어쏘, 메토끼는 아무 두려움 없이 들판을 누빌 수 있었으면 물고기는 낚시 바늘에 대한 걱정 없이 물 속을 헤엄쳐 다녔습니다. 이 시절에는 덫도 없었고 속임수도 없어서, 모든 동물이 평화를 누릴 수 있었었습니다. 이런 시대가 지나자, 누군지는 알 수 없습니다만, 누군가가 고기를 그 탐욕스러운 목구멍으로 삼키는 사자를 보고는 이를 부러워하고 나쁜 전례를 만들면서 인간은 죄업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이 자로 인하여 인간이 칼에다 다른 동물의 피를 묻히는 일이 비롯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때는, 우리 인간을 해치려는 동물만 인간의 칼에 희생되었을 것입니다. 따라서 이때의 인간은 아무 죄의식도 느끼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났어야 했습니다. 죽일 이유는 있었지만 먹을 이유는 없었을 테니까요.
 그런데 이 사악한 짓이 계속해서, 더 큰 규모로 자행되었습니다. 아마 인간의 먹이로 제일 먼저 희생된 동물은 돼지였을 것입니다. 돼지는 그 뾰족한 주둥이로 인간이 씨뿌린 밭을 파헤쳐 수확의 희망을 물거품으로 만들었을 테니까요. 염소는 박쿠스의 포도덩굴을 잘라먹었을 테니까요. 돼지와 염소의 경우는 자업자득이라고 할 수 있을 테지요. 하지만, 양은 무슨 죄를 지었다고 이렇게 대접합니까? 인간을 위해 이 땅에 태어난 이 평화스러운 동물이 왜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합니까? 그 풍만한 젖으로 우리에게 양유를 주고, 그 부드러운 털을 우리의 옷감으로 주는 이 양, 죽어서보다는 살아서 인간에게 더 유익한 짐승이 왜 죽어야 합니까? 그토록 양순하고 순진한 동물인 소는 인간에게 무슨 잘못을 저질렀길래 이런 신세가 되어야 합니까? 인간은, 대지가 베풀어 주는 곡식을 먹을 자격도 없는, 참으로 배은망덕한 동물이 아닙니까? 소의 목에다 쟁기띠를 매어 굳은 대지를 갈고, 여기에서 곡식을 수확한 인간이, 이번에는 그 쟁기 때를 벗기고 그 벗길 자리를 도끼로 내려칩니다. 이런 인간이 배은망덕한 동물이 아닙니까?
 인간은 이런 죄를 저지르는 데 만족하지 않고 이번에는 신들을 이 사악한 저희의 수호자로 상정하고, 이런 짐승을 죽여 바치면 하늘의 신들이 좋아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에 이릅니다.
 그래서 보기에 좋은 이 황소, 인간에게 아무 죄도 지은 적인 없는 이 황소는 뿔에다 꽃다발과 금붙이를 건 채로 신들의 제단으로 끌려나옵니다. 제단으로 끌려나온 이 황소는 제관들 이외는, 뜻도 모를 기도 소리를 들으면서, 인간이 황소의 힘을 빌려 땅을 갈아 가꾸고 거둔 곡식을 이마에 던지면, 이 곡시을 맞으면서 죽을 준비를 합니다. 이윽고 제관이 제단 성수 그릇 옆에 있던 칼로 목을 따면 황소는 제 피로 그 칼을 물들이며 죽어갑니다. 제관들은 또 어떻게 합니까? 아직 채 숨을 거두지도 않은 황소의 몸 속에서 허파를 도려내어, 신들이 이 황소의 허파에다 맡긴 뜻을 읽는다고 수선을 피웁니다.
 이런 희생수의 고기를 먹는 풍습은 대체 어디에서 유래한 것이지요? 사람들은, 희생수를 죽여놓고는 우르르 모여들어 이 희생수의 고기를 먹습니다. 그대들이여, 바라노니 내 말을 귀담아 들으십시오. 이러면 안 됩니다. 그렇게 도살한 황소의 고기를 먹는다는 것은 곧 그대들의 밭을 가느라고 수고한 경작자의 고기를 먹는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신들께서 내 입을 주관하시므로 지금부터 그 분들의 뜻을 좇아, 내가 사랑하는, 내 가슴에 있는 델포이의 비민, 하늘의 비밀을 그대들에게 밝히 드러내고, 내 정신의 신탁을 그대들에게 전하려고 합니다. 내가 지금부터 누설하려는 것은 일찍이 어떤 지성도 밝힌 적이 없는, 장구한 세월을 비밀의 너울에 가려져 있던 참으로 중요한 비밀입니다.
 나는 이 땅, 이 무지한 땅을 떠나 저 하늘에 높이 뜬 별 사이를 여행하기를 즐깁니다. 그름 위에서, 저 거인 아틀라스의 어깨 위에서, 아무것도 모르는 채 지향도 없이 우왕좌왕하는 인간을 내려다보며 운명의 두루말이를 펼쳐 보이고, 죽음의 공포와 불안에 쫓기고 있는 인간에게  이렇게 말하기를 즐깁니다.
 그대들이여, 그러니 잘 들으십시오.
 그대들이여, 차가운 저승 땅을 두려워하고 있는 그대들이여. 왜 스튁스의 땅을 두려워합니까? 빈 이름뿐인 어둠의 땅, 시인(詩人)의 망상에나 존재하는 땅, 이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는 이 땅을 왜 그렇게 두려워합니까? 그대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지만, 육체라는 것은 화장단에서 재로 화하건, 땅 속에서 오랜 세월 썩어 없어지건, 한번 없어지면 고통을 느끼지 못합니다. 그러나 영혼은 영원합니다. 이 영혼이라는 것은, 원래 있던 곳을 떠나면 다른 집을 찾아들어가 거기에 다시 거합니다.
 나는 내 전생을 기억합니다. 트로이아 전쟁 당시 나는 파토오스의 아들 에우포르보스였습니다. 아트레오스의 둘째아들 메넬라오스의 창을 가슴에 맞고 죽었지요. 근자에 나는 아바스의 도시 아르고스의 유노 신전에 가본 적이 있습니다. 내가 왼 손에 들고 다니던 방패는 거기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나는 이 방패를 알아볼 수 있었지요.
 모든 것은 변할 뿐입니다. 없어지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영혼은 이리저리 방황하다가 알맞은 형상이 있으면 거기에 깃들입니다. 짐승의 육체에 있다가 인간의 육체에 깃들이기도 하고, 인간의 육체에 있다가 짐승의 육체에 깃들이기도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돌고 돌 뿐, 사라지는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말랑말랑한 밀랍을 보십시오. 미 밀랍으로 새로운 형태를 만들면 거기에는 그 전의 형태가 남지 않을 뿐더러, 그 전의 형태로 되돌릴 수도 없습니다. 이와 같습니다. 영혼은 어디에 가든 처음의 영혼 그대롭니다. 다만 다른 형상 안에 자리잡았을 뿐입니다. 그대들에게 경고합니다. 바람직하지 못한 것을 음식으로 삼음으로써, 인간이라는 고귀한 지위를 더럽히지 마십시오. 잔인무도한 살륙으로, 인간의 혼과 똑같은 혼을 그 거처에서 쫓아내는 짓을 삼가십시오. 피로써 피를 살찌우면 안 됩니다.
  내 말을 더 들어보십시오. 나는 내 배의 돛을 바람으로 부풀리고 넓은 바다를 두루 누벼본 사람이니, 내 말을 더 들어보십시오. 이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모든 것은 끊임없이 변합니다. 드러난 것은 단지 찰나적인 형상으로 존재하는 것일 뿐입니다. 시간이라는 것은 항상 흐릅니다. 강처럼 흐릅니다. 강물에, 어디 가만히 정지해 있는 순간이 있던가요? 물결은 다른 물결에 밀립니다. 그 다른 물결은 또 다른 물결에 밀리면서 앞에 있는 물결을 밀어냅니다. 그래서 순간순간 물결은 밀고 밀리면서 흐르는 것입니다. 앞에 있던 것은 뒤로 처지고, 오지 않았던 것이 옵니다. 그래서 시시각각으로 자리바꿈 하는 것입니다. 바이 끝나고 아침이 시작되면, 빛나는 아침 햇살이 밤의 어둠을 이어받는 것을 아시지요. 만물이 깊이 잠든 한밤의 하늘 색깔과, 새벽별이 나타날 때의 하늘 색깔은 같은 것이 아닙니다. 하늘 색깔은 아침의 전령사(傳令使)인 새벽의 여신이 하늘을 새벽빛으로 물들이 때가 다르고 하늘을 태양신 포에부스에게 넘겨줄 때가 다릅니다. 아침에 땅 밑에서 솟아오를 때도 붉고, 지평선 너머로 질 때도 붉던 태양신의 낯빛도 땅과는 멀리 떨어진 하늘 한가운데 있을 때는, 그곳 공기가 말기 때문에 하얗게 보입니다. 밤하늘의 달도 같은 모양으로 뜨고 지는 것은 아닙니다. 달이 차는 중이면 오늘보다는 내일이 크고, 기울고 있는 중이라면 내일보다는 오늘이 큰 법입니다.
 네 계절이 차례로 바뀌는 것을 눈여겨 보셨습니까? 이 네 계절은 우리의 인생과 비슷합니다. 초봄은 유아기와 같아서 부드럽고 따사롭습니다. 아직은 튼튼하지도 곧지도 못하지만, 초봄의 받에서 자라는 곡물은 농부들의 가슴을 희망으로 채워줍니다. 식물이라는 식물은 다 꽃을 피우고, 기름진 땅은 색색의 꽃을 하아름 안고 봄을 노래하지만, 나뭇잎에는 아직 힘이 없습니다. 봄이 자라 여름으로 접어들면 계절은 젊은이를 연상시키게 됩니다. 일년 중에 이때만큼 튼튼한 계절, 풍부한 계절, 뜨거운 계절, 작영하는 계절은 없습니다. 청춘의 시절이 끝나면 가을이 계절을 이어받습니다. 가을은 풍요와 성숙의 계절입니다. 청춘기와 노년기 사이에 드는 계절, 귀밑머리가 희끗희끗해지는 계절입니다. 이어서 노년의 겨울이 추위에 떨면서, 비틀거리는 걸음걸이로 다가옵니다. 머리가 빠지거나 백발이 된 모습을 하고 다가옵니다.

이와 같이 우리의 육체도 끊임없이 변합니다. 내일의 우리는, 과거의 우리, 혹은 오늘의 우리가 아닙니다. 우리에게는 어머니 때 속에 있던 시절이 있습니다. 인간이 될 것이라는 약속만을 받은, 씨앗같은 상태로 말이지요. 자연은 참으로 섬세한 손질로 이 씨앗을 아나의 형상으로 빚어냅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 곳이 너무 비좁아 우리가 몸부림치면, 자연은 우리를 우리의 집에서 텅 민 공간으로 밀어냅니다. 날빛 아래로 태어난 아기는 연약합니다.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살아갈 수가 없습니다. 이 시기가 끝나면 아기는 짐승처럼 사지로 기어다니기 시작하고, 또 이시기가 지나면 아기는, 떨리는 다리, 불안정한 다리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두 다리로 섭니다. 옆에 무엇이 있으면 잡고서라도 말이지요. 그러다 튼튼한 다리로 홀로서기를 히작하고, 재빠른 다리로 세상을 달립니다. 이윽고 청년을 보내고 중년을 보내면, 우리는 노년에 이르는 비탈길, 인생의 황혼으로 통하는 내리막길에 서게 됩니다.
 나이는, 청년기와 중년기의 힘을 빼앗아버립니다. 한때는 헤라클레스와도 힘을 겨루던 밀론도 노년에는 힘없이 늘어진 자기 팔을 보면서 울었다고 하지 않습니까? 헬레네도 거울에 비치는, 주름살투성이인 제 얼굴을 바라보면서, 이런 것을 왜 두 번이나 유괴했을까, 하고 한탄했다고 하지 않습니까? 탐욕스러운 미식가인 세월은 모든 것을 붓고 갉아 마침내 인간을 죽음에 이르게 합니다.
 우리가 <원소(元素)>라고 부르는 것도 불변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 원소가 어떻게 변하는지 모르시지요? 내가 가르쳐드리겠습니다. 영속하는 우주는, 형상의 질료가 되는 네 가지 원소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중의 두 가지, 즉 흙과 물은 무거워서 가라앉습니다. 반면에 나머지 두 가지, 즉 공기와 공기보다 가벼운 불에는 무게가 없어서, 가두는 것이 없으면 위로 솟아오릅니다. 이 네 가지 원소가 비록 공간적으로는 떨어져서 존재하나 만물은 이 네 원소에서 비롯되고 필경은 이 네 원소로 복귀합니다. 흙은 마멸의 과정을 거쳐 물에 분해되고, 물은 증발하면 공기와 바람이 되며, 밀도가 희박해지면 공기 역시 무게를 읽고 상승하여 불에 합류합니다. 이러한 과정이 역정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네 원소는 같은 순서를 역으로 밟아 원상으로 되돌아오기도 합니다. 농도가 짙어진 물은 응고하여 공기가 되고, 공기는 물이 되며 물은 압력을 받으면 흙이 되기도 하는 것입니다.
 처음의 모양대로 영원히 있을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무궁무진한 자연의 조화는 끊임없이 이 물건으로 저 물건을 지어냅니다. 내 말을 믿으십시오. 이 우주에 소멸되는 것은 없습니다. 변할 뿐입니다. 새로운 형상을 취할 뿐입니다. <태어남>이라는 말은, 하나의 물상이 원래의 형상을 버리고 새 형상을 취한다는 뜻입니다. <죽음>이라는 말은, 그 형상대로 있기를 그만둔다는 말입니다. 이것이 변하여 저것이 되고 저것이 변하여 이것이 될지언정 그 합(合 )은 변하지 않습니다.
 나는, 같은 형상을 영원히 그대로 간직하는 것은 이 세상에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보십시오. 시대도 황금의 시대에서 철의 시대에 이르기까지 변하지 않았습니까? 나는 땅 역시 시대에 따라 변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나는, 한때는 단단한 땅이었던 곳이 바다로 바뀌는 것을 보았습니다. 바다였던 곳에서 땅이 솟아오르는 것도 보았습니다. 조개껍데기가, 바다에서 먼 곳에서 발견되는 수도 있고, 옛날의 닻이 산꼭대기에서 발견되는 수도 있습니다. 흐르는 물 때문에 한때는 벌판이었던 곳이 골짜기가 되는 수도 있고, 홍수에 씻겨 산이 벌판이 되는 수도 있습니다. 늪지가 모래와 자갈뿐인 황무지가 되기도 하고, 사막이 호수가 되기도 합니다. 자연은, 으느 곳에서는 계절이 봄이게 하는가 하면, 또 어느 곳에서는 봄이 오는 것을 막아버리는 수가 있습니다. 강은, 자신의 흐름을 가로막은 따 밑의 장벽에 갇혀 있다가 갑자기 땅 거죽을 뚫고 분출하는 수고 있고, 어느 날 갑자기 땅 속으로 잦아들어 빈 하상(河床)만 남기기도 합니다. 그래서 땅 거죽에 난 틈으로 잦아들었던 뤼코스 강이, 거기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홀연 그 모습을 나타내는 일도 있을 수 있는 것입니다. 에라시노스 강도, 땅속으로 흘러들어갔다가 아르고스 평원에서 깊고 힘찬 강으로 다시 나타납니다. 나는, 뮈소스 강도 카이코스 강처럼, 원래는 하상을 버리고 다른 강에 합류했다고 들었습니다. 시켈리아에 있는 아메나노스 강도 여느 때는 바닥의 모래를 나르며 힘차게 흐르다가도 이따금씩은 물을 말리고 하상을 드러낸다고 합니다. 원래 아니그로스강의 물은 음료수로 쓰이던 물입니다만 지금은 이 물에다 손을 넣는 사람도 없습니다. 시인들의 말은 다 믿을 수는 없겠지만, 그들의 말에 따르면 저 켄타우로스가, 몽둥이를 메고 다니는 영웅 헤라클레스의 화살을 맞고 다친 상처를 이 강물에 씻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퀴티아에 있는 어느 산에서 발원한 휘파니스 강물이 한때는 맑기로 유명했지만 지금은 소금맛이 돈다는 말도 있습니다.
 아티사, 파로스, 포에니키아의 도시 튀로스도 한때는 바다에 둘러싸인 도시들이었습니다만, 지금은 섬이 아니지 않습니까? 옛날에는 육지였던 레우카스가 지금은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섬이 되어 있지 않습니까? 장클레도 원래는 이탈리아와 연결되어 있었다고 합니다만, 지금은 바다가 이 둑을 허물고 파도의 장막을 치고 말았습니다. 한때는 아카이아의 도시였던 헬리케와 부리스가 지금은 바다 밑에 가라앉아 있다는 것은 그대들도 아시지요? 뱃사람들은 요즘도 이 근처를 지날 때면 도시가 있었던 지점을 손가락질한답니다.
 한때 피테오스가 다스리던 트로이젠 땅에는 경사가 급하고, 나무 한 그루 없는 산이 있습니다. 한때는 벌판이었던 이곳이 산이 된 이야기를 들어보십시오. 땅 속 깊은 곳에 있는 동굴에 바람이 갇혀 있었더랍니다. 이 바람은, 나갈 바위 틈만 있으면 바깥 세상으로 나가 빈 하늘을 마음대로 돌아다니겠는데 도무지 나갈 구멍을 찾지 못했다지요. 그래서 땅을 부풀려놓았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돼지의 방광이나 염소 통가죽을 불어서 부풀려놓듯이 말이지요. 부풀어오른 땅은 오랜 세월을 지나오면서 그대로 굳어져 지금의 산이 되었다는 겁니다.

P.311    
그대들이 잘 알다시피, 나라라는 것도 마찬가집니다. 나가 가운데엔 세월이 흐를수록 강대해져 가는 나라도 있고, 쇠퇴의 길을 걷는 나라도 있습니다. 트로이아는 그 많은 인명을 잃으면서도 그 전쟁의 돌개바람을 10년간이나 버틸 수 있을 만큼 국력도 있고 인구도 많은 나라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트로이아가 있던 자리에는 폐허뿐입니다. 이 폐허가 된 나라가 가진 재산으로는 무덤이 있을 뿐입니다. 한때는 만방에 그 이름을 떨쳤던 스파르타, 한때는 번영의 상징이었던 도시 국가 뮈케나이, 그 장하던 암피온의 성채와 케크롭스의 도시도 같은 길을 걸었습니다. 스파르타는 논밭이 되었고, 뮈케나이는 쑥밭이 되었습니다. 테바이에 오리디푸스의 이름 말고 무엇이 남았습니까? 판디온의 도시 아테나이에 그 이름 말고 남은 것이 무엇입니까? 오늘날 우리는, 트로이아 유민들이 일으킨 로마가 융성하여 아펜니노스 산에서 발월한 튀브리스 강 언덕에다 대규모 공사를 시작, 세계 지배의 기틀을 마련하고 있다는 소문을 듣습니다. 이 도시 역시 국력이 신장되면서 변모를 거듭, 언젠가는 이 넓은 세계의 수도가 될 것입니다. 사람들은, 이 나라의 이러한 운명이 이미 오래전에 신들의 뜻을 통하여 드러나 있었다는 말들을 합니다. 내가 기억하기로도 트로이아가 멸망하기에 앞서 프리아모스의 아들 헬레노스는 눈물을 흘리며 아이네이아스에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여신의 아들이시여, 제 예언을 귀담아들어주십시오. 그대가 살아 있는 한 트로이아가 완전히 멸망하지는 않습니다. 그대는 이 땅을 떠나게 됩니다. 불과 칼이 그대에게 길을 내줄 것입니다. 그대는 트로이아 부활의 상징과 더불어 먼 길을 여행하여 마침내 그대의 고향이나 그대가 지키던 트로이아보다 그대를 더 따뜻하게 맞아들이는 이국에 이를 것입니다. 지금 내 눈에 그 이국의 땅이 보이는 듯합니다. 과거에 보았던 어떤 땅보다 넓은 땅, 지금 우리가 아는 어떤 땅보다 더 넓은 땅이 내 눈에 보이는 듯합니다. 다른 지도자들도 그 땅을 차지하려고 나설 것입니다만, 이 땅을 차지할 수 있는 것은, 율루스의 핏줄에서 태어나는 지도자뿐입니다. 그만이 이 세계의 주인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가 나타나면 땅도 그를 찬양할 것이고 하늘도 그를 찬양할 것입니다. 따라서 그는 이세상을 떠나 하늘에서 영생할 것입니다.>
 나는 헬레노스가 아이네이아스에게 이런 말을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아이네이아스는 가정의 수호신과 함께 트로이아를 떠났습니다. 다행히도 트로이아 유민들의 성벽에 다시 오르고 있습니다. 그리스 군의 승리는, 이렇게 해서 트로이아 인들에게는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수도 있었던 것입니다.

P.313
하늘과, 하늘아래 있는 만물은 다 끊임없이 변합니다. 땅과, 땅 위에 있는 만물도 끊임없이 변합니다. 피조물의 하나인 우리 인간도 변합니다. 우리라는 존재는 육체로만 이루어져 있는 것이 아니고, 날개 달린 영혼도 여기에 깃들여 있기 때문입니다. 날개 달린 우리의 영혼은 들짐승의 가슴을 찾아들어갈 수도 있고, 가축의 가슴을 찾아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러한 짐승들을 함부로 죽이지 말아야 합니다. 이런 짐승의 몸에 어쩌면 우리 부모형제나, 우리 친척, 우리와 같은 인간의 영혼이 깃들여 있는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인간이라는 이 예사롭지 않은 지위를 불명예스럽게 하거나 튀에스테스식 식사로 우리의 배를 채우는 일은 절대로 하지 맙시다.
 나지막하게 우는 송아지의 목을 칼로 도리고, 어린아이처럼 우는 어린양을 죽이고, 제 손으로 기르던 새를 잡아먹는 인간..... 이 얼마나 못된 버릇입니까? 같은 인간의 피를 보려고 예행 연습이라도 하는 것 같지 않습니까? 이러한 인간에게 살인은 짓기 어려운 죄가 아닙니다. 자, 이런 식으로 가다가 어떻게 되겠습니가?
 소에게는 쟁기나 끌게 하십시오. 그러다 나이를 먹어 죽게 되면 그 죽음을 슬퍼해 주십시오. 양으로부터는, 우리를 북풍에서 지켜줄 양털이나 얻어냅시다. 염소로부터는 젖을 얻는 것으로 만족하십시오. 짐승을 속이는 함정이나 올가미나 그물 같은 것은 이제부터라도 쓰지 마십시오. 깃털을 꽂아 만든 가짜 새로 새들을 속이지 말고, 소리로 유인하여 사슴을 죽이지 말며, 꼬부라진 낚시 바늘을 미끼로 감춰 물고기를 속이지 마십시오. 해로운 짐승은 죽이되 죽이는 것으로 만족하십시오. 그 고시가 우리 입으로 들어가게 하지는 마십시오. 거친 음식으로 만족하십시오.
 그는 이렇게 가르쳤으나 사람들은 그의 귀한 가르침을 제대로 따르지 않았다.

P.322
코로니스의 아들 - 의신<아스클레피오스>를 말한다. 이 아스클레피오스의 로마식 이름은 <아에스쿨라피우스>. 여기에서는 그리스식 이름 <아스클레피오스>를 취하기로 한다. 아폴로의 아들인 아스클레피오스는 어머니 코로니스의 타다 남은 몸에서 태어났다. 일찍이 의술을 익힌 이 아스컬레피오스는 언젠가 죽은 사람을 살려 저승신 플루토를 몹시 노하게 한 적이 있다. 유피테르 대신은 저승신의 탄원을 받아들여 이 아스클레피오스를 벼락으로 쳐죽였다. 그러나 유피테르는 벼락으로 쳐죽인 것을 미안하게 여겨 이 아스클레피오스를 신위(神位)에 올려주었다.

P.328
베스타 - 그/헤스티아. 부뚜막의 여신. 혹은 불씨의 수호여신. 가정의 수호여신인 동시에 국가의 수호여신으로 섬김을 받았다. 이 요신에게는 신상(神像)이 없는데, 이는 불이 곧 이여신의 신체(身體)이기 때문이다. 이 여신을 모시는 여사제들은 <베스탈리스>라고 불린다. 이 베스타 여신이 <트로이아의 베스타>라고 불리는 것은, 아이네아이스가 이 여신을 섬시는 풍습을 전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P.331
신들도 연세 말은 세 자매 여신(<파르카에> 여신들. 그/모이라이. <운명의 여신들>이라는 뜻)의 뜻을 거스를 수는 없었다. 세 자매 여신들은 뜻을 굽히지 않는 대신 다른 신들이 징조를 미리 보여 이 슬픈 일이 일어날 것임을 예고하는 것은 말리지 않았다.  

P.333
신들의 아버지는 이런 베누스를 몹시 꾸짖었다.
 「베누스여, 네가 네 마음대로, 아무도 거스를 수 없는 운명의 여신들 뜻을 거스르려 하느냐? 운명의 세 자매 여신의 집으로 가서 네가 확인해 보아라. 거기에는 동판과 철판으로 된 운명의 서(書)가 있다. 이 운명의 서는, 벼락도 번개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하늘이 무너져도 끄덕않을 이 운명의 서를 네가 어쩌려느냐? 네 자손의 운명도 거기에 영원한 기록으로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다. 나느 그 기록을 읽어 보았다. 내 그 내용을 너에게 일러주어 앞일에 무식한 너를 일깨우리라.
 베누스여, 내가 관심하는 카에사르는 운명의 서에 기록된 삶을 다 살았다. 이 땅에서 살게 되어 있는 햇수를 다 채웠다는 말이다. 카에사르는 이제 죽어야 한다. 그러나 그냥 죽는 것이 아니다. 죽어서는 신이 되어 하늘에 오르게 되어 있고, 인간은 신이 된 카에사르를 위해 신전을 세우게 되어 있다. 카에사르의 아들은 아버지의 이름을 물려받고, 자신에게 맡겨진 임무를 다하게 되며 아버지를 살해한 자들과 복수전을 시작하게 되는데 이때가 되면 우리를 제 편으로 끌어넣어 싸우게 된다. 뿐이냐, 이 아우구스투스는 위대한 로마의 지도자가 되고, 아우구스투스에게 포위된 무티나 성은 그에게 강화를 빌고, 파르살리아는 그의 막강한 힘을 알고는 땅을 칠 것이며, 마케도니아의 필리피는 다시 한번 피투성이가 된다. 폼페이우스라는 위대한 이름은 시켈리아의 바다에서 사라질 것이다. 내 카피톨리움이 있는 로마를 저의 카노푸스의 노예로 만들겠다는 위협이 하릴없구나. 로마 장군의 아내가 된 그 땅의 여왕은 이 장군의 약속을 과신하다가 패망한다(이집트 여왕 클레오파트라가 로마의 장군 안토니우서의 아내가 되었다가 로마 군의 침공을 받아 나라와 지아비를 잃고는 자살하게 되는 일). 먼 동쪽, 먼 서쪽 바닷가에 있는 오랑캐들 이야기야 구태여 해서 무엇하겠느냐? 이 세상의 땅이라는 땅은 다 아우구스투스의 땅이 되고, 바다라는 바다는 다 아우구스투스의 바다가 될 터인데.
 이 땅을 평정하면 아우구스투스는 백성들에게 눈을 돌리고 더없이 공정한 입법자가 되어 법률을 제정할 것이다. 그는 스스로 본을 보여 백성들을 가르치고, 미구에 올 자손들의 시대를 내다보고 정숙한 아내가 낳은 아들에게 자기 이름과 자기가 지고 있던 막중한 책임을 물려줄 것이다. 이윽고 퓔로스의 네스토르(장수한 것으로 유명)에 못지않게 오래 살다가 때가 되면 우리가 사는 이 천상으로 올라와, 이때 이미 별이 되어있을 터인 저희 아버지와 비슷한 별이 될 게다.
 그러니 슬퍼하지 말아라. 그렇게 되기에 앞서 이 율리우스로부터 그 영혼을 수습하여 별로 전신시킬 것이니.... 그러면 이 율리우스는 하늘의 보좌에서 나의 도시 로마의 카피톨리움과 원로원이 있는 광장을 지킬 수 있을 것이 아니겠느냐」 
  
P.336
이제 내 일은 끝났다.
 유피테르 대신의 분노도, 불길도, 칼도, 탐욕스러운 세월도 소멸시킬 수 없는 나의 일은 이제 끝났다.
내 육체밖에는 앗아가지 못할 운명의 날은 어제든 나를 찾아와, 언제 끝날지 모르는 내 이승의 삶을 앗아갈 것이다.
 그러나 육체보다 귀한 내 영혼은 죽지 않고 별 위로 날아오를 것이며 내 이름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로마가 정복하는 땅이면 그 땅이 어느 땅이건, 백성들은 내 시를 읽을 것이다.
 시인의 예감이 그르지 않다면 단언하거니와, 명성을 통하여 불사(不死)를 얻은 나는 영원히 살 것이다.
 
3. ‘내가 저자라면’

 

- 목차와 뼈대에 대한 평설 및 보완점

《변신이야기 Metamorphoses》 서사시의 형식으로 쓰여진 15권의 작품으로, 신화 ·전설 속의 변신이야기와 케사르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어 신화를 집대성하고 있다. 그 목차는 다음과 같다.
 
제1부 모든 것은 카오스에서 시작되었다.
제2부 신들의 전성시대
제3부 박쿠스의 탄생 외
제4부 페르세오스와 메두사 외
제5부 무우사의 탄생 외
제6부 신들의 복수
제7부 영웅의 시대
제8부 인간의 시대
제9부 헤라클라스 외
제10부 오르페우스의 노래 외
제11부 미다스의 귀는 당나귀 귀 외
제12부 트로이 전쟁 외
제13부 유민의 시대
제14부 로물루스와 레무스 외
제15부 카에사르의 승천 외

 

사실 변신이야기를 읽으면서 이야기가 이어지기는 하지만, 천지창조를 빼고는 그 순서가 뒤바뀌어도 이상하지 않을 독립적인 이야기들이라 구성에 대한 큰 의견이 없었다. 그리고 논리적인 글을 읽는 다는 생각보다는 옛날 이야기를 듣는 기분으로 책을 읽었다. 그런데 마지막 장에 가서 ‘변신이야기’의 철학적 기초가 퓌타고라스의 <윤회설>이라는 것을 알고는 무릎을 탁 쳤다. 아, 그랬구나. 이 변신 이야기도 그 시대를 지배하던 논리적인 철학에 기초한 것이구나 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부끄러워 졌다.

 

그리고 나서 든 생각이 마지막 장에 있는 이 퓌타고라스의 가르침을 초반에 넣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변신이야기의 기초가 되는 사상을 마음에 새기고 읽는다면 이 책에서 얻는 깨달음이 한층 새로울 것 같았기 때문이다.   

 
- 감동적이었던 장절
변신이야기를 읽으면서 내 가슴에 들어온 구절들은 질투, 복수와 같은 감정을 마음에 지녔을 때 어떤 고통을 느끼게 되는지를 여신의 모습에 빗대어 풀어놓은 부분이었다. 이 구절들을 읽으며 질투와 복수가 얼마나 헛된 것이고,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을 힘겹고 고통스럽게 하는지를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다. 

* 질투
여신은 벌떡 일어나 인비디아(그-젤로스, <질투>의 여신)를 찾아갔다. 인비디아는, 어둡고 지저분하기 짝이 없는 집에 살고 있었다. 그 집은, 햇살이 비치기는커녕 바람도 한 점 불지 않는 깊은 계곡에 있었다. 이 집 안은, 손가락이 곱을 만큼 추웠지만 불기가 없는 데다, 햇빛이 비치지 않는 곳에 있어서 늘 어둠에 잠겨 있었다. 전쟁의 여신은 이 집 앞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전쟁의 여신은 이 <질투>의 집 안으로 들어갈 수 없게 되어 있었다. 여신은 창 끝으로 문을 두드렸다. 인비디아는 마침 마성(魔性)을 돋구어주는 배암 살을 먹고 있었다. 미네르바 여신은 눈길을 돌렸다. 인비디아는, 반쯤 남은 배암을 놓고 바닥에서 일어나 발을 질질 끌면서 문간까지 나왔다. 인비디아는, 여신의 아름다운 모습과 번쩍이는 무구(武具)를 보고는 비명을 질렀고, 여신의 한숨소리를 듣고는 눈살을 찌뿌렸다.
 인비디아의 안색은 창백했고 몸은 형편없이 말라 있었다. 게다가 인비디아는 지독한 사팔뜨기였다. 이빨은 변색된 데다 군데군데 썩어 있었고, 기슴은 시퍼렇게 멍들어 있었다. 이 인비디아의 입술에 미소가 감돌게 할 수 있는 것은 남이 고통받는 광경뿐이었다. 인비디아는 잠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밤이고 낮이고 근심 걱정에 쫓기고, 남의 좋은 꼴을 보면 속이 상하여 보는 것만으로도 나날이 여위어가는 것이 인비디아 였다. 남을 고통스럽게 하면 하는 대로, 자신이 고통스러우면 고통스러운 대로 저 자신만 녹아나는 게 바로 이 인비디아였다.

* 복수
유노 여신은 <밤>의 딸들인, 무시무시한 세 자매 여신(푸리아에, 즉 복수의 여신들. 그/에리뉘에스)을 찾아갔다. 이 세 자매 여신은 지옥의 강철문 앞에 앉아 올올이 배암인 머리카락을 빗고 있었다.
인정 사정을 모르는 티시포네(푸리아에 세 자매 중 둘째)는, 피가 뚝뚝 듣는 햇불을 들고, 햇불에서 떨어진 피에 진홍빛으로 물든 옷을 입고는, 배암을 띠삼아 허리에 질끈 동여매고 제 집을 나섰다. 티시포네 옆으로 하나 같이 무표정한 <슬픔>, <공포>, <불안>, 그리고 <광기>가 따라붙었다.
 티시포네는, 배임이 여러 마리 감긴 팔을 내밀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티시포네가 고개를 가로젓자 머리카락의 가닥가닥을 이루는 배암들이 놀라 일시에 쉭쉭거렸다. 티시포네의 어깨로 내려오는 배암도 있었고, 젖가슴을 파고드는 배암도 있었다. 배암들은 하나같이 피가 뚝뚝 듣는 혀를 낼름거렸다. 티시포네는 머리에서 배암 두 마리를 집어 아타마스 부부를 겨냥하고 던졌다.
 티시포네에게는 저승 궁 문지기인 케르베로스의 침, 레르나 연못에 사는, 마녀 에키드나의 딸인 휘드라(<물뱀>. 후일 헤라클레스 손에 죽는다)독에다, <환각>, <망각>, <범죄>, <광기>, <살의> 이런 것들을 잘 섞어 만든 고약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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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18 19:51:22 *.128.229.64

지금 짐싸서 그만 두도록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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