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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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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4월 21일 09시 44분 등록
 

1. 저자에 대하여


1) 저자에 대한 조사는 번역자 이윤기씨가 초판에 부치는 역자 후기로 쓴 ‘오비디우스의 유쾌한 경망’을 베끼다시피 하였다.


그의 긴, 제대로 이름은 ‘푸블리우스 오비디우스다. 오비디우스는 그의 성인가보다. 그러니까 그의 친구는 ’푸블리우스, 한 잔 하게나‘ ’푸블리우스, 돈 좀 꿔줘‘ ’푸블리우스, 이 마차에 꼽사리 껴서 가게‘ 이렇게 말했겠다. 애칭이 있었다면..푸쯤 되려나? 이건 이태리 말을 할 줄 아는 사람이 주변에 없어서 물어보지 못하겠다.


그는 기원전 43년 로마의 술마(이탈리아, 현 지명은 술모나)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부유한 기사였다. 아버지의 희망에 따라 로마에 나가 수사학과 법률학을 공부했다. 짧은 동안 관리로 일했다. 그러나 그 쪽은 적성에 맞지 않았다. 작가가 되어 <사랑의 기술>을 썼다.

또 그는 아우구스투스의 손녀 율리아의 애인이었다. 그가 쓴 책과 그의 행적이 아우구스투스에게 괘씸죄를 얻어 토미스 (지금의 루마니아 콘스탄티아)로 유배보낸다. 거기서 변신이야기를 썼다.


오비디우스 자신은 귀양당한 원인에 대해 ‘어떤 시구와 어떤 과실 때문이었다‘고 고백하고 있는데 바로 이 시구는 큰 율리아를 찬양하는 시구이고, 과실은 율리아의 애인 노릇을 한 일을 말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정신을 번쩍 들었을법한 오비디우스가 유배지에서 정신을 가다듬고 쓴 작품이 바로 이 <메타모르포시스>입니다. - 2권 339


<변신이야기> 의 원제는 <메타모르포시스>다. 변형, 변이, 변모의 뜻이다.


이 책의 원제인 <메타모르포시스>는 사물이 비롯되는 정황을 설명하는 개념입니다. 유대교와 기독교에서는 창조설이 있듯이 많은 문화권의 신화나 설화는 나름의 창조설과 전신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원숭이의 엉덩이는 이러이러한 이유로 빨갛게 되었다느니, 게는 이러이러한 이유로 게걸음을 걷게 되었다느니 수수 대궁이는 이러저러한 이유에서 피가 묻게 되었는데...식입니다. 물론 순진한 신화해석학에 속하는 이 <메타모르포시스>라는 개념은 과학적으로는 더 이상 유효하지 못한 개념임에 분명합니다. 그러나 이 개념이 <시적 메타모르포시스>라는 표현으로 바뀌면 그 성격은 사뭇 달라져서 오비디우스의 시대에는 물로 오늘날까지도 조금도 다름없이 유효한 개념이 됩니다. 따라서 오비디우스의 메타모르포시스는 그 시대 사람들의 시적 상상력이 투사된 시적 메타모르포시스 쯤으로 이해하면 좋을 듯 합니다. 사실 메타모르포시스 라는 개념은 세계의 모든 민족이 나름의 신화와 전설의 체계에서 자연과 인간 사이의 모순을 해소하는 하나의 많은 만병통치약 노릇을 해 온 듯 합니다.- 2권 341


2) 저자에 대한 개인적 평가

번역자 이윤기씨는 초판 후기에서 오비디우스의 유쾌한 경망이 유피테르의 난봉질처럼 필요악이었다고 보았다. 나도 동의한다.

 

 

2.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제1부 모든 것은 카오스에서 시작되었다.


마음의 원에 쫒기어 여기 만물의 변신 이야기를 펼치려 하오니, 바라건대 신들이시여, 만물을 이렇듯이 변신하게 한 이들이 곧 신들이시니 내 뜻을 어여쁘게 보시어 우주가 개벽할 적부터 내가 사는 이날 이때까지의 이야기를 온전하게 풀어갈 수 있도록 힘을 빌려주소서. - 15


말하자면 제 모습을 제대로 갖추고 있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만물은 서로 반목하고 서로 방해만 했을 뿐이었다. 한 가지 질료 안에 있으면서도 추위는 더위와, 습기는 건기와 부드러움은 딱딱함과, 무거움은 가벼움과 싸우고 있었다. 이같은 반목에 종지부를 찍은 이는 이런 요소들보다는 훨씬 빼어난 자연이라는 신이었다. 신에 다름아닌 이 자연은 하늘로부터는 당을, 땅으로부터는 물을, 무주룩한 대기로부터는 맑은 하늘을 떼어놓았다. 자연은 서로 떨어질 수 없는 지경에서 이들을 떼어내고는 서로 다른 자리를 주어 평화와 우애를 누리게 했다. - 16


우선 대지를 그 어느쪽에서 보아도 그 모양이 똑같도록 거대한 공 모양으로 만들었다. 그러고는 바다를 사방으로 펼치고 거친 바람으로 풍랑을 일으킨 뒤 땅 주변에 펼쳐진 해안선을 빠짐없이 둘러싸게 했다. 이어서는 샘, 큰 호수, 그리고 연목을 파고, 흐르는 강 양쪽으로는 꾸불꾸불한 둑을 만들었다. 강은 제각기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강 가운데에는 흘러가다가 대지 속으로 빨려들어가 버리는 강도 있었고, 멀리 흘러가 이윽고 망망한 대해원의 품에 안겨초록빛 강변 대신에 단애의 바위를 씻는 것도 있었다. 신은 또 땅을 고르어 평지를 만들고, 골짜기를 파고, 숲에는 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차게 하고, 험한 산을 세우기도 했다. 신은 이번에는 하늘을 나누어 오른쪽에 두 권역, 왼쪽에 두 권역을 만들고, 가운데에는 이 네 권역보다 훨씬 뜨거운 다섯 번째의 권역을 두었다. 이어서는 이 다섯 권역의 하늘로 덮인 땅덩어리 역시 같은 권역으로 나누었다. 이로써 땅에도 다섯 지대가 생긴 셈이었다. 가운데에 위치한 지대는 너무 더워 산 것이 살 수가 없었고, 양쪽 끝의 두 지대는 아주 눈으로 덮여 있었다. 그러나 신은 그 사이에다 남은 두 지대를 두고 더위와 추위가 번차례로 들게 하여 산 것이 살기에 적당한 기후를 베풀었다. - 17


이렇듯이 모든 것들이 제 몫의 거처에 자리를 잡자, 오랫동안 혼돈의 덩어리 안에 갇혀 있던 별들이 하늘 하나 가득 찬연히 빛나기 시작했다. 빈 곳이 있으면 거기 사는 것이 있어야 마땅한 법이다. 그래서 신들과 별들이 천상에 자리를 잡았다. 물은 아름다운 비늘을 번쩍거리는 물고기들의 거처가 되었고 대지는 짐승들 몫으로 돌아갔다. 흐르는 대기는 새들을 맞아들였다. - 19


남아 있는 흙덩이를 강물에다 이겨, 만물을 다스리는 조물주와 그 모양이 비슷하게 만든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쨎든 이렇게 만들어진 인간은, 다른 동물들이 머리를 늘어뜨린 채 늘 시선을 땅에다 박고 다니는 데 비해 머리가 하늘로 솟아 있어서 별을 향하여 고개를 들 수도 있었다. 이로써 모양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흙덩어리였던 대지는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는 인간이라는 것을 그 품안에 거느리게 된 것이다. - 19


인간도 저희들이 살고 있는 땅의 해변 밖에는 알지 못했다. 마을에 전쟁을 참호 같은 것은 있을 필요도 없었다. - 20


대지도 괭이로 파고 보습으로 갈지 않아도 스스로 알아서 인간에게 필요한 것들을 모자라지 않게 대어 주었다. - 20


지배권이 유피테르의 손으로 넘어오자 이윽고 시대는 변하여 은의 시대가 되었다. 이 시대는 황금의 시대만은 못했지만 그래도 이어서 올 퍼렇게 녹슨 청동의 시대보다는 나았다.  유피테르는 늘 봄이던 계절을 뚝 분질러 겨울과 여름, 날씨가 변덕스러운 가을, 짧은 봄, 이렇게 네 계절로 나누었다. 이 시대에 이르자 대기가 메말라 불볕 더위가 계속 되는가 하면 북풍이 물을 얼리고 나뭇가지에다 고드름을 매다는 혹한이 오기도 했다. - 22


청동시대 인간은 은의 시대 인간보다 성정이 거칠어 더러 무기를 잡기는 했으나 그렇다고 흉악하다는 말과는 잘 어울리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온 시대는 철의 시대다. 이 천박한 금속의 시대가 오자 인간들 사이에서는 악행이 꼬리를 물고 자행되기 시작했다. - 23


금속이 나돌자 사사로운 싸움은 곧 전쟁으로 번졌다. 전쟁이 터지자 사람들은 피 묻은 손으로 무기를 휘둘렀다. 약탈을 생업으로 삼는 사람도 생겨났다. - 23


저 땅 밑 스튁스의 숲을 흐르는 저승의 강에 맹세를 하고, 저것들을 바로잡을 수 있는 수단이라는 수단은 다 강구해 보았소. 그러나 이제는 이 환부에 더는 손을 써 볼 수가 없어요. 이 환부 때문에 온전한 곳까지 상할 위험이 있다면 칼로 이 환부를 도려내어 버려야 하지 않겠어요. - 26


이 자는 내가 잠든 틈을 타서 나를 죽이려 했어요. 이게 바로 내 정체를 밝히기 위한 시험이라는 판정을 내릴 심산이었던 것이지요. - 28


나는 도저히 더는 참을 수 없어서 복수의 불길을 일으켜 필경은 주인에 못지않게 사악할 터인 수호신째 그 집을 홀랑 태웠지요. - 28


지금쯤, 타고난 살육의 근성을 못 잊어 그 주둥이로 다른 짐승을 겨누고 있을 것이오. 이리에게는 피를 보아야 직성이 풀리는 이상한 광기가 있소 - 29


신들 중에는 유피테르의 뜻을 지지하고, 그의 체면을 세워주느라고 소리를 지르는 신들도 있었고, 조용히 침묵으로 찬성하는 뜻을 나타내는 신들도 있었다. 그러나 인류가 절멸하게 된 것을 슬퍼하고 필멸의 존재가 사라진 미래의 땅 모습을 궁금해하기는 어느 신이든 마찬가지였다. - 29


유피테르는 벼락을 한손에 모아들고 하계의 방방곡곡으로 던지려다가 잠시 망설였다. 그렇게 하면 수많은 불기둥이 천상으로 올라와 천궁의 열주에 불길이 옴겨붙을 위험이 없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 30


즉 하늘 하나 가득 비를 쏟아, 물로써 인류를 멸하기로 마음을 고쳐먹은 것이었다. - 30


형제간인 바다의 신 넵투누스가 파도를 몰아와 유피테르를 도왔다. 그는 전령을 보내어 강신들을 모두 불러모았다. 강신들이 모이자 그가 호령했다. ‘길게 말할 것이 없다. 있는 힘을 다 짜내어라.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그 힘이다. 수문이라는 수문은 모두 활짝 열고 담이라는 담은 다 무너뜨리고 물이 제 마음대로 흘러가게 하라’ 명령이었다...넵스누스 자신은 삼지창으로 대지를 때렸다. 대지가 한 번 요동하자 그 진동에 물길이라는 물길이 다 열렸다. - 31


데우칼리온은 그 많은 세상 사람가운데서도 가장 바르고 의롭게 살아온 사람이었고 퓌라는 그 많은 세상 여자들 가운데서도 가장 믿음이 깊은 여자였다. - 34


유피테르는 그 많던 사내들 중에서 오직 하나, 그 많던 여자들 가운데서 오직 하나만 살아있는 것을 보았다. 그는 이 둘에게는 지은 죄가 없다는 사실을, 이 둘이야말로 직심스럽게 신들을 섬겨온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 34


트리톤이 깊은 바다에서 솟아 올랐다. 그의 어깨에는 조개가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넵투누스는 트리톤에게 뿔고둥 나팔을 불어 파도의 신들과 강신들에게 군호를 보내게 했다. 트리톤은 속이 빈 나팔을 들었다. 입을 대는 부분에서 앞으로 나갈수록 넓어지면서 나선형으로 배배 꼬인 나팔이었다. - 34


내 신전에서 나가 너희 머리를 가리고 의복의 띠를 푼 연후에 너희들 크신 어머니의 뼈를 어깨 너머로 던지거라 - 37


신의 뜻은 무류하신 법, 죄업 쌓을 말씀을 아니하실 것이다. 내 짐작이 그러지 않다면, 여신의 뜻이 이르시는 어머니는 곧 대지일 것이요, 어머니의 뼈는 곧 돌이 아닐는지...우리에게, 여신께서는 어깨 너머로 돌을 던지라고 하신 것일게야 - 37


시간이 좀더 흐르자 은혜로워라. 신들의 뜻이여, 지아비가 던진 돌은 남자의 형상을 얻었고, 지어미가 던진 돌은 여자의 형상을 얻었다. - 38


그럴 의향이 없었는데도 대지가 산 것 중에서 크기로 치면 으뜸이 될 만한 왕뱀 퓌톤을 지어낸 것도 이때였다. 이 왕뱀은 누우면 산자락 하나를 덮을 만큼 컸다. 이렇게 큰 짐승을 본 적이 없는 새 인류에게 이 왕뱀은 두려움의 대상이 아닐 수 없었다. 달아나는 사슴 아니면 겁많은 산양에게나 활을 쏘아본 적이 있는 활의 신 아폴로는 이 왕뱀을 상대로 화살통을 비웠다. 왕뱀이 상처로 독액을 모두 쏟을 때까지 수천 개의 화살을 쏜 것이다. - 41


하나는 사랑을 목마르게 구하게 만드는 화살, 또 하나는 사랑을 지긋지긋하게 여기게 하는 화살이었다. - 43


이리를 피하여 어린 양이 도망치듯이, 사자를 피하여 사슴이 달아나듯이, 비둘기가 독수리를 피하여 날갯짓하듯이, 만물이 그 천적 되는 것을 피하여 몸을 숨기듯이, 그대는 지금 그렇게 내게서 달아나고 있소. 달아나지 말아요 내게 그대를 뒤쫒게 하는 것은 바로 사랑이오. 그러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면 어쩌려요. 장미 덩굴에 그 아름다운 발목이라도 긁히면 어쩌려는 것이오. 그대가 달아나고 있는 이곳은 험한 곳이오. 부탁이오. 천천히 달려요. 걸음을 늦추어요. 나도 천천히 뒤따를 것이니. 그대에게 반하여 이렇듯이 번민하는 내가 누군지 그것은 물어보고 달아나야 할 서이 아니오? - 45


사랑하는 마음은 이 젊은 신의 추격 속도를 시간이 갈수록 빠르게 했다. - 46


아폴로와 다프네가 쫒고 쫒기는 형국은 사냥개가 한시바삐 이 추격전을 마무리하고 싶어 주둥이로 토끼의 꼬리를 덥석 물고, 토끼는 사냥개 입에 물렸는지 안 물렸는지 모르면서도 죽자고 몸을 날려 아슬아슬하게 사냥개의 이빨을 피하는 형국과 아주 흡사했다. - 47


아버지 저를 도우소서, 강물에 정말 신력이 있으면 기적을 베푸시어 전신의 은혜를 내리소서. 저를 괴롭히는 이 아름다움을 거두어 주소서 - 48


유피테르의 입장이 난처해졌다. 정부가 된 이오를 본처 손에 넘기자니 애처롭고 달라는 청을 거절하자니 밑도 끝도 없는 의심을 살 판이기 때문이다. - 52


유노를 이 삼소를 몰고 가 아레스토르의 아들 아르고스에게 맡기면서 단단히 지키라고 명했다. 이 아르고스는 머리에 눈이 백 개나 달린 괴물이었다. 아르고스는 머리에 눈이 백 개나 달린 괴물이었다. 아르고스는 잠을 잘 때도 눈은 두 개만 감는다. 즉 나머지 아흔여덟 개의 눈은 뜬 채로 자는 것이다. 이 백 개의 눈은 아르고스의 머리 사방에 붙어 있다. - 52


네가 낳아봐야 송아지일 수 밖에 없으니 이 아니 기가 막히는 일이냐? 내가 죽어버리면 이 기구한 팔자를 더 이상 슬퍼하지 않아도 좋을 터이나, 내가 신이라는 것이 한스럽구나. 신이라서 죽음의 문이 내 앞에서 닫혔으니, 영원히 슬퍼해야 하는 이 팔자를 어쩔꼬- 54


메르쿠리우스는 아르고스에게 이 목신이 쉬링크스에게 말을 걸었다는 이야기, 쉬링크스가 이 추파를 싫게 여기고 길도 없는 숲을 지나 모래가 많은 라돈 강가가지 달아난 사연을 들려주었다. - 56


목신은 이렇게 속삭이며 길이가 각기 다른 이 갈대를 밀랍으로 나란히 붙였다. 그러고는 이 악기를 쉬링크스라고 이름했다. 메르쿠리우스는 이 이야기를 하다가 아르고스의 눈꺼풀이 모두 닫히는 것을 보았다. 백 개의 눈이 모두 감긴 것이었다. - 57


사투르누스의 딸은 이 눈을 수습하여 자기 신조인 공작의 깃과 꼬리에다 달아주었다. - 57


어머니 제가 만일 신의 아들이라면 신의 아들이라는 증거를 보여주십시오. 그래야 태양신의 아들로서 천계에서도 제 권리를 누릴 수 있을 것이 아니겠습니까? - 59


그러니 네 아버지를 찾아가거라, 네가 아버지 처소로 가는 일은 어렵지도 않고 그 길이 그리 먼 것도 아니다. 우리 땅의 지경, 그분이 솟아오르시는 곳, 그곳이 네 아버지이신 그분이 계시는 곳이니 - 60



제2부 신들의 전성시대


1. 태양 수레를 모는 파에톤


보좌 좌우로는 날, 달, 해, 세대, 그리고 시時 가 일정한 간격으로 늘어서 있었다. 사철도 있었다. 머리에 화관을 쓰고 있는 것은 ‘이른 봄’, 가벼운 차림에 곡식 이삭관을 쓴 것은 ‘여름’, 포도를 밟다가 나왔는지 발에 보라색 포도즙이 묻는 것은 ‘가을’, 백발을 흩날리고 있는 것은 ‘추운 겨울’이었다.


태양신의 말이 떨이지기가 무섭게 파에톤은 아버지의 태양수레를 단 하루만 빌려주면 다리에 날개 달린 말을 몰라 수레를 끌어보겠노라고 말했다. 그제서야 아버지 태양신은 스튁스에 맹세한 것을 후회했다. - 63


네가 몰라서 그렇지 네 소원은 다른 신들에게도 이루어질 수가 없다. ..저 무서운 벼락을 던지시는 전능하신 올륌포소의 지배자도 이 수레만은 몰지 못한다...태양 수레의 길머리는 하도 가팔라 아침에는 원기가 충천하는 듯한 내 말들도 오르는 데 애를 먹는다. 길은 여기에서 천공으로 아득히 솟는데, 여기에서 대지를 내려다보면 늘 지나다니는 나도 겁을 집어먹는다. 가슴이 쿵쾅거리고 공포가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것이다. 막판에 이르면 길이 아래로 급경사를 이루는데 여기서는 힘들여 고삐를 잡아야 한다. 물 속으로 나를 받아주시는 테튀스 여신께서도 혹 내가 거꾸로 떨어질까봐 가슴을 졸이신다고 하신다. 뿐이냐? 천공은 엄청난 속도록 잠시도 쉬지 않고 돈다. 그냥 도는 것이 아니고 거기에 박힌 별을 싸잡아안고 도는 것이다. - 65


요행 궤도를 제대로 잡아 여기에서 이탈하지 않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무서운 황소, 하이모니아 켄타우로스, 사자 이빨, 전갈의 으스스한 집게를 피해갈 수 있을 성 싶으냐? - 65


이 태양 수레는 바퀴 굴대도 황금, 대도 황금, 바퀴도 황금이었다. 바퀴살만 은이었다. 마부서에도 포에부스가 쏘는 빛을 반사할 감람서과 보석이 나란히 박혀 있었다. - 67


루키페르(금성, 빛을 부르는 자라는 뜻)가 긴 별의 대열을 거느리고 천계의 제자리를 떠나고 있었다. 태양신은 이 루키페르가 떠나는 것과 하늘이 붉어지면서 이지러진 달빛이 여명에 무색해지는 것을 보고는 발빠른 호오라이(때의 여신)에게 분부하여 천마를 끌고 나오게 했다. - 67


미숙한 너에게 하늘로 오르는 일은 어울리지 않는다. 네가 이 위험한 일을 해보겠다고 우기기는 한다만, 대지에 빛을 나누어주는 일은 나에게 맡기고 너는 그 빛을 누리가나 하는 것이 어떠하겠느냐? - 68


그제야 파에톤은 아버지의 천마에 손을댄 것을 후회했다. 천부를 찾아내고 그 친부로부터 소원성취의 약속을 받아낸 것 자체를 후회했다. 그는 메르프스의 의자로 평범하게 살 것을 그랬다고 생각했다. - 71


고삐는 그이 손에서 천마의 잔등으로 떨어졌다. 이것을 채찍질로 안 처나는 궤도를 벗어나 질풍같이 내달았다. 이제 천마를 다스리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네 마리 천마는 생면부지의 공간을 누비며 그때까지 달려온 것만 가늠해서 그저 진동한동 달리기만 했다. - 71


이티오피아 사람들 피부가 새까맣게 된 것도 이때부터였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열기 때문에 피가 살갗으로 몰려서 그렇다는 것이다.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리뷔아가 사막이 된 것도이때였고, 열기가 물을 말려버리자 물의 요정들이 머리를 쥐어뜯으며 샘과 호수 없어진 것ㅇ르 애통해한 것도 이때였다고 한다. - 73


지상의 열기가 여신의 목을 조르고 있었다. 여신은 힘겹게 말했다. “그을린 이 머리카락을보세요. 이 눈, 이 그을음을 보세요. 이 땅을 풍요롭게 하고 당신을 섬겨온 나에게 내리는 상, 나에게 베푸는 은혜가 겨우 이것입니까? 괭이에 긁히고 보습에 찢기면서까지 참아온 보람이 이것입니까? 한 해 내내 마음놓고 쉬어보지도 못한 나를 이렇게 대접합니까? 육축에게 나뭇잎과 부드러운 풀을 대어주고 인간에게는 곡물을 베풀고, 신들을 위해서는 향나무를 기른 나를 이렇듯이 대접합니까?...이 말을 마치자 대지의 여신은 땅 위의 열기를 도저히 더는 견딜 수 없었던지 땅 속으로 들어가 저승 가까운 곳에 있는 동굴로 그 모습을 감추었다.

- 76


2. 헬리아데스의 변신


헤리아데스 다섯 자매가 이 놀라운 변신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을 동안 나무 껍질은 아미 이들의 허벅지를 덮고 사타구니, 젖가슴, 어깨, 손을 덮으며 올라오고 있었다. 이들은 입이 껍질로 덮이기 직전에 어머니를 불렀다. 어머니인들 무슨 수로 이들을 구할 수 있을까.....어머니 클뤼메네는 달려가, 자신의 입술을 느낄 수 있을 동안이라도 입을 맞추어주는 수밖에 없었다. - 79


3. 백조가 된 퀴크노스


페아톤의 아버지인 태양신은 일식 때 그러듯이 늘 슬픔에 잠긴 채 기가 죽어 지냈다. 그래서 그는 빛을 싫어했고 자기 자신을 싫어했으며 화창한 날을 싫어했다. 아들 일로 몹시 상심한 그는 이 세상에 대한 자신의 의무까지 심드렁하게 여기면서 더러는 이런 불평도 했다. ‘나도 운명의 여신이 내게 맡긴 일을 이만하면 어지간히 한 셈이다. 이 일 때문에 나는 천지창조 이래로 한 번도 쉬어본 적이 없다. 밑도 끝도 없는 이 일, 이제 신물이 난다. 내 노력이 나를 명예롭게 한 바도 없다. 몰고 싶은 신이 있으면 태양 수레를 몰아보라지...’-82


포에부스는 그때까지도 공포에 떨고 있는 천마를 모아다 태양 수레에 매었다. 슬픔에서 다 헤어나지 못한 포에부스는 이천마를 채찍으로도 때리고 작대기로도 때렸다. 천마 때문에 아들이 죽었다고 천마를 욕하며 재앙의 책임을 천마에게 물을 만큼 그의 성미는 사나워져 있었다. - 82



4. 칼리토스를 범한 유피테르


이렇게 분주하게 다니며 일을 하던 그가 아르카디아의 한 처녀를 보고는 그만 그 자리에 우뚝 서버렸다. 정염의 불길이 c일어 골수에까지 옮겨붙은 것 같았기 때문이다. - 82


여기에서 일을 벌이면 내 아내가 무슨 수로 알아내랴만, 알아낸들 어떠냐, 저 정도면 취하고 나서 아내의 잔소리쯤은 들을 만하지 않은가 - 84


디아나 여신 자신이 만일에 처녀가 아니었더라면, 이 아르카디아의 요정에게 무슨 일이 있었다는 것을 첫눈에 눈치챘으리라. 전해지는 말에 따르면 다른 요정들은 모두 눈치를 챘었다고 한다. - 85


요정과 아들을 내려다보는 유노의 눈, 유노의 가슴에는 분노의 불길이 일었다. 유노는 이를 갈았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것들이구나. 자식을 배는 것부터가 나를 능욕하는 처사인데 그 자식을 낳기까지 해서 나를 또 한번 능력하고 내 지아비가 저지른 난봉의 증거로 삼아? 네가 무슨 수로 이 징벌을 피하겠느냐? - 87

상대여자에 대해 질투하고 모욕감 느끼고 복수하는 유노, 제우스에 대한 의존


요정은 유노에게 빌면서 용서를 애걸햇지만 그 소리는 이미 유노의 연민을 살 수 없었다. - 87

요정에게 무슨 죄가 있나? 강간당해 아이를 낳은 여자에게


곰은 숲 속에 외로이 있을 수가 없어서 한때 자기가 살던 집, 뛰놀던 벌판을 찾아가 헤매었다. 사냥개에 쫓겨 바위산을 헤맨 것도 부지기수였고 사냥꾼에게 쫒겨 달아난 것도 부지기수였다. 이따금씩은 자기가 곰이 되었다는 사실도 잊어버리고 하찮은 산짐승과 맞닥뜨리고도 후다닥 몸을 숨기기도 했다. - 87


5. 별이 된 모자


칼리스토는 아들 아르카스를 보고는 우뚝 걸음을 멈추었다. 칼리스토는 아들을 알아보고 걸음을 멈추었던 것이다. 그러나 곰이 이상한 눈치를 보이는 까닭을 헤아리지 못하는 아르카스는 겁을 먹고 몸을 사렸다. 곰이 잠시도 눈을 떼지 않고 자기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 88


칼리스토 모자가 별이 되어 하늘에서 반짝거리는 것을 보았으니 질투심 강하기로 유명한 유노의 마음이 어떠했겠는가? 유노는 바다로 뛰어들어 백발의 여신 테튀스와 연로한 해신 노케아노스를 찾아갔다. - 88


유피테르가 왜 유노와 인연을 끊고 이 게집과 정혼하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유피테르가 왜 이 계집을 제 방에 들어앉히고 뤼카온을 장인으로 섬기지 않는 지 모르겠습니다. - 89


6. 까마귀 깃털이 검어진 내력

큰 까마귀가 이 지경에 이른 것은 순전히 혀를 잘못 놀렸기 때문이다. 쓸데없는 말을 지껄이다가 벌을 받아 이렇게 된 것인데 그 내력은 이러하다. - 90


이래뵈고 어엿한 왕가의 공주였으니까. 나를 아내 삼으려는 구혼자가 문전성시를 이루었어. 하지만 아름다웠던 게 원수지... - 93


나는 미네르바 여신의 신조가 되었던 거야 - 94


오, 포에부스시여, 저를 죽이시더라도 당신의 아기나 낳게한 연후에 죽이실 것을...이로써 한 화살에 두 생명이 죽어갑니다. - 95


손을 쓰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것을 안 아폴로는 애통해했다. 화장할 나무 더미가 쌓였다. 그 아릅답던 코로니스의 사지는 곧 그 나무 더미의 불길 속에서 소진될 터였다. 그러나 아폴로는 눈물을 흘릴 수가 없었다. 신들에게 눈물은 금기였다. 아폴로가 괴로워하는 모습은 백정 앞에 선 송아지 같았다. - 95

불쌍하다. 한편 아폴론들은 이런 잔인한 실수를 할 수 있구나


7. 말이 된 오퀴로에


오퀴로에는 아버지의 갖가지 기예를 배우는 데 만족하지 않고 운명의 비밀을 예언하는 재간까지 배운, 다시 말하면 예언자였다. - 97


운명의 여신들은 저에게, 이제 천기 누설은 그만두라고 하십니다. 아, 운명의 여신들이 제 말을 엿듣고 있었군요. 제가 얻은 이 예언하는 능력은 은혜로 얻은 권능이 아니라 저에게 내린 하늘의 분노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미래를 알지 못한다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만, 제게는 보입니다. - 98


8. 수다쟁이 돌이 된 바투스 노인


‘이런 사기꾼 면전에서는 그러마 해놓고 돌아서서는 딴 소리를 해? 영감은 내 앞에서 나를 배신했어‘ 메르쿠리우스는 이 노인을 단단한 돌로 만들어버렸다. 오늘날 시금석이라고 불리는 돌이 바로 이 돌이다. 그래서 이 돌에는 옛날에 거짓말하던 흔적이 지금까지도 남아있다고 한다. - 101


9. 메르쿠리우스와 헤르세


헤르세에 비하고 보니 어쩐지 초라한 것 같아 메르쿠리우스는 머리카락을 손질하고 옷매무새를 매만져 술이 달린 옷 가장자리와 금장식이 겉으로 잘 드러나게 했다. 그는 오른손에 들고 있던 산 것을 재울 수도 있고 깨울 수도 있는 최면장과 날개 달린 가죽신도 잘 닦아 윤이 나게 했다. - 103


10. 질투의 화신이 된 아글라우로스


여신은 벌떡 일어나 인비디아를 찾아갔다. 인비디아는 어둡고 지저분하기 짝이 없는 집에 살고 있었다. 그 집은 햇살이 비치기는커녕 바람도 한 점 불지 않는 깊은 계곡에 있었다. 이 집 안은, 손가락이 곱을 만큼 추웠지만 불기가 없는 데다, 햇빛이 비치지 않는 곳에 있어서 늘 어둠에 잠겨 있었다. 전쟁의 여신은 이 질투의 집 안으로 들어갈 수 없게 되어 있었다. 여신은 찬 끝으로 문을 두드렸다. 문이 열렸다. 인비디아는 마침 마성을 돋구어주는 배암 살을 먹고 있었다. 미네르바 여신은 눈길을 돌렸다. 인비디아는 반쯤 남은 배암을 놓고 바닥에서 일어나 발을 질질 끌면서 문간까지 나왔다....인비디아의 안색을 창백했고 몸은 형편없이 말라 있었다. 게다가 인비디아는 지독한 사팔뜨기였다. 이빨은 변색된 데다 군데군데 썩어 있었고, 가슴은 시퍼렇게 멍들어 있었다. 이 인비디아의 입술에 미소가 감돌게 할 수 있는 것은 남이 고통받는 광경뿐이었다. 인비디아는 잠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밤이고 낮이고 근심 걱정에 쫒기고, 남의 좋은 꼴을 보면 속이 상하여 보는 것만으로도 나날이 여위어 가는 것이 인디비아 였다. 남을 고통스럽게 하면 하는 대로, 자신이 고통스러우면 고통스러운 대로 저 자신만 녹아나는 게 바로 이 인비디아였다. - 105


인비디아는 멀어져 가는 여신을 눈꼬리로 좇으면서 여신의 뜻이시니 이루어질테지요 하고 중얼거렸다. 안으로 들어온 인비디아는 가시장미 덩굴이 감긴 지팡이를 들고 검은 구름으로 몸을 감싸고는 그곳을 떠났다. 인비디아는 가는 곳마다 꽃이 만발한 벌판을 짓밟고, 풀을 말리고, 나뭇가지를 꺾고, 숨결로 사람들과 도시와 집을 더럽혔다. - 106


11. 소로 둔갑한 유피테르와 에우로파


그 털은 아무도 밟지 않은 눈, 남풍에 녹지 않은 누같이 새하얬다. 목의 흰살은 더할 나위 없이 튼튼했고, 늘어진 살덩어리는 탄탄하고도 실했다. 뿔은 비록 작았어도 장인이 공들여 닦은 듯이 반짝거렸다. 신들의 왕이 잠시 모습을 빌린 소답게 눈빛은 부드러웠고 얼굴은 평화로워 보인다. - 110


공주는 점점 대담해져 황소가 다가와 머리를 들이밀면 그 흰 손으로 쓸어주기도 하고, 꽃다발을 만들어 뿔에다 걸어주기도 했다. 그러다가는 정말로 대담해져 이 황소의 잔등에 올라탔다. - 111



제3부 박쿠스의 탄생 외


1. 카드모스의 망명과 테바이 전설


이 공주의 아버지 아게노르 왕은 딸의 행방을 몰라 노심초사 하다가 아들 카드모스를 불러, 행방불명이 된 누이를 찾아오되 찾지 못하면 돌아오지 말라는 무서운 명을 내렸다. 아게노르는 딸에게는 자애로운 아버지였지만 아들에게는 냉혹한 아버지였다. - 112


가까운 곳에 마침, 도끼가 닿은 적이 없는, 아주 오래 묵은 숲이 있었다. 숲 한가운데에는 동굴이 하나 있었고, 우거진 관목과 고리버들 사이에는 석벽으로 천연의 아치를 삼은 샘이 하나 있었다. 그러나 이 동굴에는 머리에 황금 볏이 달린 마르스의 왕뱀이 한 마리 살고 있었다. - 113


이 때 이 영웅의 수호신인 팔라스 여신이 공중에 나타나 소리없이 땅 위로 내려섰다. 여신은 그에게 땅을 갈아엎고 인간의 씨앗인 왕뱀의 이빨을 뽑아 뿌리면 새 백성이 돋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모스는 여신이 시키는 대로, 보습으로 이랑을 만들고 거기에다, 여신이 인간의 씨앗이라고 했던 왕뱀의 이빨을 뿌렸다. 그러자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일이 일어났다. 처음에는 흙덩어리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어서 이랑 사이에서 창날이 쑥 돋아났고, 다음에는 깃털술이 달린 투구가 솟아올라왔다. 오래지 않아 어깨외 가슴, 그리고 무기를 든 손이 올라왔다....그러나 흙에서 솟아난 무사가 소리쳤다. “무기를 잡지 마시오. 집안 싸움에 끼어들지 마시오” - 117

생명이 이런 식으로 태어날 수도 있다는 상상이 재미있다.


무사들 전부가, 이놈이 저놈을 치고, 저놈이 이놈을 치며 미친 듯이 싸웠다. 저희끼리 시작한 싸움에서 대부분의 병사들이 조금 전에 얻은 목숨을 잃었다. 남은 무사는 다섯뿐이었다. 살아남은 자들은 동아리 무사들의 피로 따뜻하게 데워진 어머니 대지의 가슴에 누워 뒹굴었다. 살아남은 자 중의 하나인 에키온이 팔라스 여신이 시키는 대로 무기를 놓고 나머지 무사들에게 더 이상 싸우지 말자고 하고는, 그들로부터 더 이상 싸우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내었다. 포에니키아에서 온 이방인은 이들과 더불어 포에부스 신탁이 일러준 대로 새로운 도시를 건설했다. 이렇게 선 도시가 바로 테바이다. - 117


2. 디아나와 악타이온


그 많은 자손 중 처음으로 카드모스를 몹시 상심하게 한 자손은 악타이온이다. 악타이온은 여신의 벌을 받아 사슴으로 전신했다가 제 손으로 기른 사냥개의 이빨에 찢기어 죽었다. 그러나 가만히 상상해 보면 악타이온이 이런 변을 당한 것은 그의 팔자가 그래서 그랫지 무슨 잘못을 저질러서 그렇게 된 것은 아니었다. -118


이 산에는 소나무와, 잎이 뽀족한 삼나무가 덮인 골짜기가 있었다. 가르가피에라고 불리는 이 골짜기는 사냥의 여신 디아나에게 봉헌된 성소였다. 이 골짜기에는 또,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즉 자연의 조화가 에술품을 흉내내어 빚어놓은 숲속의 동굴이 있었다. -119


그들은 여신을 둘러싸고 저희 알몸으로 여신의 알몸을 가려주려고 했다. 그러나 여신으 l키는 이들보다 머리 하나가 컸다. - 120


여신의 말투가 특별하게 표독스러웠던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물방울이 튄 곳에서는 장수하는 동물로 소문난 사슴의 뿔이 돋았다. 이어서 그의 목이 늘어났고, 귀의 가장자리가 뾰족해졌으며, 손은 앞발로 변했고 팔은 앞다리로 변했다. 곧 몸에서는 털이 돋아났다. 이어서 여신은 이 청년의 가슴에다 공포의 씨앗을 뿌렸다. 악타이온은 달아났다. 달아나면서도 그는 자기가 그처럼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다는데 놀랐다. 물 위에 비치는 자기 얼굴과 뿔을 보고 그는 비명을 지르려고 했다. 그러나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는 괴성을 질렀다. 지를 수 있는 소리는 그것이 고작이었다. 이미 사슴의 뺨으로 변해버린 뺨을 타고 눈물이 흘러내렸다. 여전한 것은 마음 뿐이었다. - 121


활을 들고 사슴을 쫓던 바로 그곳에서 악타이온은 제 손으로 기른 충직한 사냥개들에게 쫓기어 달아났다. ‘나는 악타이온이다. 주인도 못 알아보느냐 이놈들아’ - 122

사냥꾼의 인과응보


주인이 쓰러지자 나머지 개들까지 합세하여 그 몸에다 이빨을 박았다. 이빨 댈 자리가 모자랄 만큼 몰려와 물고 뜯었다. 악타이온은 비명을 질렀다. 이 비명은 인간의 음석은 아니었으나 그렇다고 해서 사슴이 지를 법한 소리도 아니었다. 그가 다니던 산등성이는 그의 비명으로 낭자했다. - 123


전해지는 말로는 악타이온이 그 많은 사냥개에게 뜯기어 숨이 끊어질 즈음에야 저 사냥의 여신 디아나의 분이 풀렸다고 한다. - 123

분 낼 일이 뭐가 있다고? 실수로 알몸 한 번 보인 걸 가지고


3. 유피테르와 세멜레


유노는 아게노르 집안에 내린 이런 재앙을 내심 고소해했다. 포에니키아의 연적 에우로파에게 품었던 앙심을 에우로파의 자손에게 돌린 것이었다. - 124


내 이년이 좋아하는 유피테르의 손을 빌려 스튁스의 강물에 처박히지 못하면, 사투르누스의 딸이 아니다....얼굴이 주름투성이 토파로 둔갑한 유노는 등을 잔뜩 구부리고 자팡이로 발밑을 더듬으려 안으로 들어갔다. 유노는 에피다우로스 출신인 세멜레의 유모 베로에로 둔갑한 것이다. - 125


유노 여신 앞에 나타나실 때처럼 위대하시고 영광스러우신 신의 모습을 보여달라고 하세요. 위풍당당하게 벼락까지 차고 오셔서 안아달라고 해 보세요. - 126


자네가 원한다면 스튁스 여신에게 맹세하지. 이 스튁스 강에다 대고 하는 맹세는 신들도 뒤집을 수 없네. 자 맹세했으니 이제 말하게 - 126


유피테르는 슬픔에 잠긴 채 천궁으로 올라갔다. - 126


인간의 육체는 이 천궁의 신이 내뿜는 광휘를 견딜 수 없었다. 세멜레는 이 유피테르의 광휘 앞에서 새까맣게 타죽었다.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유피테르는 이 세멜레의 뱃속에 들어있던 아직 달이 덜 찬 아기를 꺼내어 자기 허벅다리에 넣고 실로 기운 뒤, 남은 달을 마저 채워 꺼냈다고 한다. - 127


4. 양성의 쾌락을 경험한 테이레시아스


어느날 대신 유피테르는 넥타르를 깝신거리도록 마시고 유노와 노닥거리며 농담을 했더란다. “사랑으로 득을 보는 것은 남자가 아니라 여자일 게요. 여자 쪽에서 보는 재미가 나을 테니까” - 128


산길을 가던 테이레시아스는 굵은 뱀 두 마리가 사랑을 나누고 있는 것을 보고는 별 생각없이 지팡이로 때려주었다. 이때부터 여자가 되어 7년간을 여자로 살았다. - 128


5. 미소년 나르키소스와 에코


케피소스의 아들은 열여섯 살이 되자 벌써 소년 몫과 사내 몫의 구실을 같이 했다. 그즈음에 이미 이 소년을 보기만 하면 수많은 동남동녀들이 사랑을 느꼈을 정도였다. - 130



에코는 말이 수다쟁이였지 사실은 자기가 들은 말의 마지막 구절을 반복하는 수다밖에는 떨 수 없었다. 이렇게 만든 것은 바로 유노 여신이었다. 유노 여신은 남편인 유피테르 신이 어느 요정과 산자락에서 뒹굴고 있다가 사라지는 것을 보고는 하게로 내려와 이 에코에게 남편의 행방을 물었다. 묻는 말에 대답이나 했으면 좋았을 것을 에코는 되는 소리, 안되는 소리로 수다를 늘어놓았고 이 틈에 유피테르와 요정은 깜쪽같이 그곳에서 사라졌다. 결과적으로 에코가 유노여신을 잡아둔 셈이었다. - 130

나는 유노여신이 매우 마음 아프다. 잘난 남편, 난봉꾼 남편


“이 손 치워. 차라리 죽지, 너 같은 것의 품에 안겨?”

“안겨”

에코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이렇게 말하고는 나르키소스로부터 당한 이 모욕을 참지 못하고 숲속으로 들어가 나뭇잎으로 얼굴을 가렸다. 이때부터 에코는 날빛이 비칠 동안은 동굴에서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 132


나르키소스로부터 박대받은 이들 중 하나가 하늘을 향해 두 팔을 벌리고 이렇게 기도했다. “저희가 그를 사랑하듯이 그 역시 누군가를 사랑하게 하소서. 하시되 이 사랑을 이룰 수 없게 하소서. 이로써 사랑의 아픔을 알게 하소서‘ 람노스(복수의 여신 네메시스의 신전이 있는 곳)의 여신이 이 기도를 듣고 이루어지게 해주려고 마음먹었다. - 133


물에 비친 아름다운 영상이 기이한 그리움을 자아낸 것이다. 그는 물에 비친 그림자를 실체로 그릇 알고 그 그림자에 반해버린 것이었다. - 134


아 그랬구나. 내가 지금껏 보아오던 모습은 바로 나 자신이었구나. 이제야 알았구나. 내 그림자여서 나와 똑같이 움직였던 것이구나. - 136


요정 에코는 샘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나르키소스로부터 받은 박대를 생각하면 고소하게 여겨야 할 판인데도 에코는 슬퍼했다. 나르키소스가 한숨을 쉬면서 ‘아’하고 부르짖자 에코도 하늘을 우러러 보며 ‘아’하고 부르짖었다. - 138


6. 신들을 믿지 않는 펜테오스

7. 돌고래가 된 뱃사람들 광란의 박쿠스 축제


말하자면 이들의 노력이 사태를 악화시킨 것이었다. 장애물이 없을 때는 조용히 부드럽게 산 아래로 잘 흘러가던 시냇물이 나무나 바위 같은 장애물을 만나면 포말을 날리고 소용돌이 치면서 흐르는 것과 같은 이치였다. - 142


배가 바다 한 가운데에서 갑자기 물 빠진 항구로 들어간 것처럼 우뚝 서버렸습니다. 뱃사람들은 대경실색하고 노를 젓는다, 돛을 팽팽하게 편다, 노잡이들을 돕고 돛 펴는 뱃사람들을 돕는다...이렇게 부산을 떨지만 세상에 노에는 덩굴이 감기기 시작하면서 손잡이 쪽으로 뻗어 올라오고 있었고, 돛에는 열매송이가 주렁주렁 열리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신께서는 어느 틈에 포도송이 관을 머리에 쓰시고 포도덩굴이 감긴 신장을 들고 서 계셨습니다. 옆에는 어느새 호랑이, 살쾡이, 얼룩무늬 표범같은 무서운 짐승들이 와 있었고요. - 148


얘들아, 너희 둘다 이리 와서 나를 도와다오. 이 멧돼지 우리 밭을 들쑤셔놓은 이 커다란 멧돼지를 창으로 찔러 죽여야겠다. - 150


펜테오스가 이렇게 비는데도 아우토노에는 이 펜테오스의 오른팔을 잘라버렸고, 또한 이모인 이노는 그의 왼팔을 잘라버렸다. 이제는 팔을 벌리고 애원할 수도 없게된 펜테오스는 팔을 벌리는 대신 어머니에게 팔을 벌리는 대신 어머니에게 팔이 잘린 자리를 보여주며 호소했다 “어머니, 보세요. 아들이 이 꼴이 되었습니다” 이 꼴을 본 그의 어민 아가베는 외마디소리를 지르며 머리가 휘날리도록 머리를 뒤로 젖혔다가는 자기 머리로 아들의 머리를 받아버렸다. 펜테오스의 머리는 산산이 부서져 땅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 151


제4부 페르세오스와 메두사 외


1. 미뉘아스의 딸들

미뉘아스의 딸들만은 집안에 틀어박혀 실 감는 손길을 멈추지 않았다. 그들은 이로써 이 제사를, 이 제사를 흠향하는 박쿠스를 욕되게 했다. 그들은 양털을 빗기도 하고 엄지손가락으로 실을 꼬기도 하고, 베를 짜기도 하는 등, 저희들끼리 바쁘게 일하는 것은 물론 하녀들에게까지 바쁜 일감을 맡겨 문밖 출입을 못하게 했다.... - 155


미뉘아스의 딸들 중 하나가 엄지손가락으로 실을 부드럽게 꼬면서 자매들에게 말했다....이처녀에게는 아는 이야기가 많았다. -155


2. 퓌라모스와 티스베


‘너울이여, 티스베의 피를 마셨으니 이제 내 피도 마셔라. 그럴 때가 되었다.‘

이러면서 퓌라모스는 허리에 차고 있던 칼을 뽑아 자기 옆구리를 푹 찌른 뒤, 있는 힘을다해 이 뜨거운 상처로부터 칼을 뽑아내었더. 그러고는 쓰러졌을테지. 땅바닥에다 등을 대고..-159


내 부모님, 퓌라모스의 부모님들이시여, 원하오니 저희들 소원을 이루어주소서. 뜨거운 사랑과 죽음의 손길이 우리를 하나되게 하였습니다. 그러니 우리를 한 무덤에 묻어주소서. 나무여, 아미 내 사랑의 주검을 보았고 곧 내 주검을 내려다 볼 나무여, 우리의 죽음을 영원히 기억하시어 사람들이 우리 둘이 흘린 피를 되새기도록 그대 열매를 어둡고 슬픈 색깔로 물들여 주세요. - 161


이 나무의 열매, 그러니까 뽕나무의 열매인 오디가 익으면 검붉은 색깔로 변하는 것은 신들이 이 티스베의 기도를 들은 증거요. - 161


3. 베누스와 마르스의 밀통


태양신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것이 없거든. 이들의 괴망한 짓을 괘씸하게 여긴 태양신은 베누스의 남편인 불카누스에게 이 사실을 귀뜸했다. - 162


이 소식을 들은 순간 불카누스가 받은 충격은 굉장했었대. 이 소식을듣는 순간 벼르고 있던 연장을 다 떨어뜨렸다니까 - 163


4. 레우코토에와 클뤼티에


어떻게? 삼라만상을, 온 우주를 내려다보아야 할 솔의 눈길이 레우코토에라는 처녀를 한번 본 뒤로는 그만 이 처녀에게 못박히고 만 거지. 레우코토에에게 반한 이 태양신은 때가 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동쪽 하늘에 그 모습을 나타내는가 하면 바다에 뛰어들어야 할 시각인데도 하늘에서 머뭇거리는 등 도무지 신들이나 인간이 보아도 이해할 수 없는 짓들을 하기 시작했어. 이 레우코토에를 보려고 태양신이 하늘에서 어물거렸으니, 그 짧던 겨울 해가 길어져 인간들을 당황하게 했을 수 밖에...상사병으로 상심하는 바람에 태양빛이 아주 희미해졌을 때도 있었어. - 165


처녀 에루코토에는 이 뜻밖에 나타난 태양신의 모습에 몹시 놀랐지만 그 본모습이 너무 멋져 딴소리 없이 태양신의 품에 안겼지. - 167


클뤼티엔ㄴ 레우코토에가 태양신에게 순결을 잃었다는 소문을 퍼뜨렸지. 이 소문은 오래지 않아 레우코토에의 아버지 오르카모스이 귀에까지 들어갔어. ...하지만 아버지는 이 말을 믿지 않고 구덩이를 파게 하고는 딸을 이 구덩이 안에 넣은 다음 그 위에다 모래 언덕을 하나 만들어 버렸어 - 168

딸의 강간에 의한 경험이 아버지의 재산권에 손해를 입혀서 보복하고 있군. 생사여탈권까지! 놀라운 일이다. 딸에 대한 것은 아내에 대한 것으로 (어머니에 대한 것으로까지?) 확대되었을까?


클뤼티에는 죽었으면 죽었지 땅바닥에서는 일어나지 않으려고 했대. 앉은 채로 하늘을 지나는 태양신을 눈으로 쫒았다는 거야. 그러다 사지는 대지에 뿌리로 박혔고, 살갗ㅇ서는 파리한 잎이 돋아났대. - 169


5. 살마키스와 헤르마프로디토스


헤르마프로디토스는 나이가 열다섯이 되자, 자기를 키워준 정든 이사 산을 떠나 세상 구경, 낯선 산수 구경 하러 나그네 길에 올랐어. 말이 그렇지 나그네 노릇이 좀 어려워? 하지만 헤르마프로디토스에게 그런 것은 문제가 안 되었대. 그만큼 세상 구경에 미쳐 있었으니까 - 171


살마키스, 너도 창이나 알락달락한 화살통 들고 나와서 뜀박질 겨루기에 참가해. 운동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시간 죽이기에도 좋은 놀이야 - 172


신이 아니고 인간이라면, 당신의 부모형제들은 복받은 분들입니다. 누이들이 있다면 그분들도 큰 복을 받은 분들입니다. 당신에게 젖을 빨린 유모가 있다면 그분도 그랬을 거고요. 그러나 이들과견줄 수 없을 만큼 큰 복을 받은 분은 당신과 결혼을 약속한 처녀, 당신이 장차 아내삼기로 마음 먹은 처녀일 거예요. 물로 그런 처녀가 있다면 말이예요. 그런 처녀가 잇으면, 그 처녀 몰래 가만히라도 좋으니 나를 좀 만나 사랑해주세요. 없으면 나를 애인삼아 주면 이보다 좋은 일이 없을 테지요. 애인이 없으면 바라건대 나를 사랑해 주세요. 나와 혼인해주세요. - 173


소년은 한사코 이 요정으로부터 달아나려고 했어. 그러나 요정의 집요한 공격을 피할 수는 없어서 이 둘은 결국 한 덩어리가 되고 말았어. 새들의 왕 독수리 부리에 물려 공중으로 올라간 뱀을 생각해 봐. 새들의 왕 독수리 부리에 물린 뱀은 온몸으로 독수리의 머리와 발톱을 감고, 꼬리로는 독수리의 날갯짓을 방해하려고 하겠지? 소년은 독수리, 요정은 뱀 같았어. 아니 요정은 나무 둥치를 감고 올라가는 담쟁이 덩굴, 깊은 바다에서 열 개의 다리로 먹이를 사방에서 죄는 문어 같았어. - 175


해거름 밝다고도 할 수 없고 어둡다고도 할 수 없는 시각, 사위가 훤한데도 밤이 이미 와 있는 시각이었다. 갑자기 집이 한 차례 기우똥하면서 등잔불이 밝아졌다. 송진 냄새가 코를 찔렀다. 붉은 불빛이 집안이 비추었다. 난데없이 사방에서 야수들이 포효하는 소리가 들려왔다...이들은 숲에 살기보다는 집에 사는 것을 좋아했다. 이들은 빛이 싫은지 밤에만 날아다녔다. 이들의 이름도 황혼이라는 말에서 유래한다. - 177


6. 발광한 아타마스와 이노티시포네


유노여신은 밤의 딸들인, 무시무시한 세 자매 여신을 찾아갔다. 이 세자매 여신은 지옥의 강철문 앞에 앉아 올올이 배암인 머리카락을 빗고 있었다. - 180


유노 여신은 이 푸리아에를 이용해서 아타마스를 쳐서 카드모아 왕가를 아주 쑥대밭으로 만들 참이었다. - 181


인정사정을 모르는 티시포네는은 피가 뚝뚝 듣는 횃불을 들고 횃불에서 떨어진 피에 진홍빛으로 물든 옷을 입고는 배암을 띠삼아 허리에 질끈 동여매고 제 집을 나섰다. 티시포네 옆으로 하나가이 무표정한 슬픔, 공포, 불안, 그리고 광기가 따라붙었다. - 183


티시포네는 배암이 여러 마리 감긴 팔을 내밀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티시포네가 고개를 가로젓자 머리카락의 가닥가닥을 이루는 배암들이 놀라 일시에 쉭쉭거렸다. 티시포네의 어깨로 내려오는 배암도 있었고 젖가슴으로 파고드는 배암도 있었다. 배암들은 하나같이 피가 뚝뚝 듣는 혀를 낼름거렸다. 티시포네는 머리에서 배암 두 마리를 집어 아타마스 부부를 겨냥하고 던졌다. 한 마리는 이노의 젖가슴, 한 마리는 아타마스의 가슴 근처로 날아가 유독한 숨결을 내뿜었다. 왕과 왕비의 몸에 배암에 물린 상처가 생긴 것은 아니었다. 배암의 독니에 물린 것은 그들의 육체가 아니라 정신이었다. 티시포네에게는 저승 궁 문지기인 케르베로스의 침, 레르나 연못에 사는, 마녀 에키드나의 딸이 휘드라의 독에다, 환각, 망걱, 눈물, 범죄, 광기, 살의 이런 것을 잘 섞어 만든 고약이 있었다. 티시포네는 이 같은 재료를 피에 버무려 청동 솥에다 넣어 초록빛 독미나리 대궁이로 저으면서 닳여 이 독약을 만들었던 것이다. - 184

이 장면이 정말 재미있다. 나도 저 초록빛 독미나리 대궁이로 청동 솥의 독약을 젓는 마녀의 조수 한 번 해보고 싶으네 


광기에 사로잡힌 채 아타마스는 자기 아내 뒤를 쫓아다녔다. 아내를 암사자로 본 것이었다. - 184


이노가 울부짖는 소리를 듣고 유노가 코웃음쳤다. - 184


연적에게 지나치게 가혹한 유노여신의 부당한 처사를 원망했다. 유노는 이들의 비난에 짜증을 내면서 이렇게 별렀다. “오냐, 내가 얼마나 가혹한 지 어디 한번 소문을 내고 다녀 보아라”


7. 카드모스와 하르모니아


이리와요, 내 아내 하르모니아여, 내게서 인간의 모습이 사라지기 전에 이리 와서 내 손을 잡아주오. 배암으로 둔갑하기 까지는 아직은 내 손인 이 손을 잡아주오. - 188


아, 당신의 모습은 사라져가고 있군요. 신들이시여. 이 몸도 이분처럼 뱀이 되게 하소서. - 188



8. 영웅 페르세오스와 아틀라스


이 고르곤의 머리는 머리카락 올올이 모두 뱀으로 되어 있는 이 괴물과의 싸움에서 그가 얻낸 전리품이었다. 이 영웅이 리뷔아 사막 위를 지날 때 이 머리에서 핏방울이 떨옂T다. 이 피를 받아 대지는 다른 뱀과는 전혀 다른 뱀 말하자면 독사를 지어내었다. 이 사막에 독사가 많은 것은 이 때문이라고 한다. - 191


‘나를 이렇게 밖에 알아주지 않으니 선물이나 하나 드리고 가겠소’ 이렇게 외치면서 고개를 돌리고, 왼손으로 저 무서운 메두사의 머리를 꺼내어 들었다. - 193


9. 안드로메다와 바다의 괴물


아 나라에서는 비장한암몬 신의 뜻으로 공주 안드로메다가 지나치게 아름다움을 뽐낸 왕비의 죄값을 대신 물고 있었다. 페르세오스는 이 나라 위를 날면서 두 팔이 바위에 묶여 있는 이 나라의 공주를 보았다. - 194


슬픔에 젖은 처녀의 아버지와 어머니도 가까운 해변에 있었다. 처녀의 부모는 울부짖고 있었다. 어머니가 아버지보다 더 크게 울부짖었다. d아들에게는 울부짖고 있는 도리 밖에는 없었다. 다른 방도가 없었기 때문이다. - 196


10. 메두사

이어서 페르세오스는 메두사가 흘린 피에서 날개 달린 천마 페가소스와 이 세가소스의 아우가 태어났다는 이야기마저 했다. - 200


다른 자매들의 머리는 여느 머리와 같은데 어째서 메두사의 머리만 뱀으로 덮여 있느냐고 물었다. ...아름답기로 소문난 처녀였더랍니다...머리카락은 특히 아름다웠던 모양이지요?.사람들은 바다의 지배자가 이 메두사를미네르바 여신의 신전으로 데려가 사랑을 했다는 이야기를 합디다. 이 유피테르의 따님으로서는 방패로 얼굴을 가려야 할 만큼 무안당하셨던 거지요. - 201


제5부 무우사의 탄생 외


1. 피네오스의 반란

그 아이의 삼촌이자 약혼자인 제가 그 아이가 사슬에 묶여 있을 때 멀거니 서서 바라본 것밖에 한 거이 무엇이냐?...보상이 탐났었다면 그 아이가 명재경각이었던 그 순간에 저 바위 위에서 구하려고 햇어야 마땅하지 않으냐? 그너니 그 아이를 구하고 우리 부부로 하여금 자식 없는 늙은이 신세를 면케 해준 저 분에게 양보하도록 하여라, 나는 저분에게 공훈의 보상을 약속했다. 저분은 너를 우선해서 선택된 것이 아니고 모숨을 걸었기 때문에 선택된 것이니 그리 알아라. - 203


자신이 경탄하여 마지않던 친구의 얼굴이 피투성이가 된 것이 억울했던지 처음에는 울음을 내어놓다가 곧 아티스의 활을 잡고는 외쳤다. ‘이제 내가 상대하겠다. 내 친구를 죽인 기쁨을 오래 누리지 못한다. 그를 죽인 일이 너를 영광스럽게 하기 보다는 치욕으로 떨게 할 거니까 - 205


페르세오스의 영웅적인 공훈과 케페오스 왕이 한 약속을 인정하지 않기로 한 폭도들은 사방에서 페르세오스를 에워싸고 그의 목숨을 노렸다. 이제 페르세오스의 편을 들어줄 사람은 장인 케페오스와 장모 카시오페이아 그리고 새색시 안드로메다뿐이었다...도울 힘이 없는 이들은 발을 동동 구르며 소리를 지르는 등 앉은뱅이 용쓰는 듯한 성원 밖에는 보낼 수가 없었다. 병장기 부딪는 소리, 죽어가는 자가 지르는 비명소리가 낭자한 가운데 전쟁 여신 벨로나 만이 정신없이 뛰어다니며 이 집의 수호신들에게 피를 뿌리면서 끊임없이 새로운 싸움을 부추기고 있었다. - 209


벌을 받아야 마땅한 폭도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봉변을 당한 사람도  하나 있었다. 페르세오스를 편들던 아코데오스가 영웅을 위해 싸우다가 메두사의 머리를 보고는 돌이 되어 버린 것이었다. - 211


고개를 돌린 채 피네오스가 애원했다. “페르세오스여 그대가 이겼소. 이제 그 무서운 무기는 거두어 주시오. 보는 자를 돌로 만드는 무서운 메두사의 머리는 치워주시오. 내가 무기를 든 것은 그대에 대한 증오나 권력에 대한 탐욕 때문은 아니었소. 나는 오로지 약혼자를 되찾을 욕심으로 무기를 들고  일어섰던 것이오. 그대의 공훈은 내 약혼자를 취하ㅣ에 넉넉하나 내게는 약혼자와 버릇든 세월이 있고 이제 이렇듯이 그대에게 항복하나, 나는 부끄럽지가 않소. 그대 같은 전능한 영웅에게 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일 수가 없겠소. 영웅이시여, 내 소원은 하나 목숨이요. 그대가다 거두어도 내게는 할 말이 없소. - 212


피네오스는 겁을 먹고 또 한차례 고개를 돌리려다가 목이 뻣뻣하게 굳고 눈물이 굳으면서 대리석상으로 화했다. 대리석상이 되었는데도 겁먹은 그 얼굴, 용서를 애걸하는 그 표정만은 여전했다. 말하자면 이 석상은 손으로는 싸움에 진 것을 인정하고 얼굴로는 굴종의 순간을 증언하고 있는 것이다. - 213


4. 무사이를 괴롭혔던 퓌레네오스

음악과 예술을 주관하는 아홉 무사이가 한 자리에서 뛰놀고 있다. 아홉 무사이의 이름은 나팔과 물시계를 들고 다니는 영웅시와 역사 담당인 클레이오, 지구의를 들고 다니는  천문시 담당 우라니아, 가면을 들고 다니는 비극시 담당 멜포메네, 웃는 가면이나 목양신 지팡이ㄴ를 든 모습으로 자주 그려지는 희극시 담당 탈리아, 합창 담당 텔릅시코레, 연애시와 서정시 담당 에라토, 유행가 담당 에우테르페, 늘 입술에 손가락을 대고 다니는 무언극 담당 폴륌니아, 오르페오스의 어머니이자 서사시와 웅변을 담당하는 칼리오페, 이들의 어머니가 기억의 여신 므네모쉬네라는 사실은 고대의 묺ㄱ 에술이 주로 인간의 기억을 통하여 구전되어 왔음을 암시한다. - 218


6. 플루토의 사랑, 케레스와 프로세프피나


너에게 조금이라도 너와 나의 영토와 직분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거든 이 케레스의 딸과 그 백부를 사랑으로 엮어버려라 - 222


프로세피나는 틈만 나면 이 풀밭으로 나와 오랑캐꽃이나 백합을 꺽었지. 이날도 프로세프피나는 동무들과 함께 나와 동무들을 이기려고 열심히 바구니와 앞치마에 꽃을 따담았구나. - 223


플루토 신께서는 그분의 따님을 납치하실 일이 아니라 그분께 따님을 주시라고 청하여야 했습니다. 견주기가 황송스럽기는 하나 저 역시 강의 신 아나피스의 사랑을 입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그분의 신부가 된 것은 그분이 당신의 신부가 되어 주시기를 저에게 청하셨고, 제가 그분의 청을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저는 플루토 신께서 납치하신 그 처녀처럼 협박을 못 이겨 혼인했던 것은 결단코 아닙니다. - 224


케레스 여신은 아이트나 산에서 불을 붙여온 횃대를 들고 낮비, 밤 이슬을 맞으며 딸을 찾아다녔다. 낮이 별빛을 끄면 해뜨는 동쪽에서부터 해지는 서쪽까지 두루 누비며 가엾어라. - 225


여신은 딸의 행방을 귀띔해 주지 않은 온 땅을 원망했구나. 곡물을 기르게 해준 은혜를 모르는 배은망덕한 것들이라고 했구나. 곡물을 안아 기를 자격이 없는 것들이라고 했구나. 여신을 땅을 원망하다가 이번에는 실종된 딸의 유품을 보여준 트리나크리아를 원망했구나. 그래서 여신은 손을 들어 그 땅을 가는 쟁기라는 쟁기는 모두 그 날이 부러지게 하고, 그 땅을 가는 쟁기를 끄는 황소라는 황소는 모조리 다리가 부러져 그 자리에 주저앉게 만들었지. 여신은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아 이번에는 땅에 명하여 농부들의 믿음을 저버리게 하고 씨앗에 명하여 싹을 틔우지 못하게 했어. 비옥하기로 소문나 있던 그 고장 땅은 여신의 명을 받들어 황무지로 둔갑, 농부들의 희망을 저버려도 철저하게 저버렸고, 씨앗은 여신의 명을 받을어 싹을 틔우지 않거나 싹을 틔우더라도 곧 말라버렸다지. 용케 한동안 자라던 싹이 있었어도, 오래지 않아 햇볕에 말라 버리거나, 폭우에 씻겨가 버리거나 새 먹이가 되고는 했다지. 그래도 자라는 싹은 독보리, 엉거시, 잡초가 거들어 쓰러뜨려싸지. 그러니 옥토가 황무지가 될 수 밖에 - 227


우리 딸을 데려간 행위는 약탈행위가 아니라 조금 도를 넘은 사랑의 몸짓에 지나지 않는 것이오. 그대가 동의한다면 이 사위 되는 자도 우리를 그리 불명예스럽게 하지는 않을 것이오. 비록 그에게 자랑할 것이 없다고는 하나 아무나 이 유피테르의 형제일 수 있는 것은 아니오. -229


유피테르는 슬픔에 잠겨있는 케레스와 정든 아내를 내어놓지 않으려는 플루토를 화해시키려고 애썼어. 어떻게? 일년을 반으로 나누고는, 일년의 반은 어머니의 나라인 땅, 나머지 반은 지아비의 나라인 저승에서 지내게 한 것, 그러니까 프로세프피나는 이 두 나라에서 번갈아가며 살 수 있게 된 것이지 - 232


7. 아레투사가 샘이 된 내력


알페이오스 강의 신이 굵은 목소리로 저를 부르고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저는 옷을 벗어 나무에 걸어놓은 참이어서 알몸인 채로 도망쳤습니다. - 234


여신이시여, 저를 도우소서. 도우시지 않으시면 저는 붙잡히고 맙니다. 화살 가득한 여신의 화살통과 활을 들고 다니던 저를 불쌍하게 여기소서. 제 음성을 들으신 여신께서는 두꺼운 구름 한 장을 만드시고는 이로써 저를 가려주었습니다. 강의 신은 제가 보이지 않으니까 저를 싸고 있는 구름 주위를 돌면서 기웃거렸습니다. 두 번이나 그는 제가 잇는 곳 바로 옆에까지 와서 두 번이나, 아레투사 어디에 있느냐 이러더이다. - 235


제6부 신들의 복수


1. 미네르바 여신과 아라크네의 솜씨 겨루기

이들의 딸은 휘파이파 마을의 오두막에서 태어나 여전히 그 오두막에 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베 짜는 재간으로 온 뤼디아를 흔들어놓을 많나 이름을 얻고 있었다. - 240


이것 보아요 처녀, 나이 먹은 할마시의 말이라고 해서 다 귓가로 흘려들으시면 안됩니다. 나이를 먹은 사람은 본 것 들은 것이 그만큼 많은 법이니 더러 쓸말도 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내 말을 귀담아 들으세요. 인간만을 상대로 겨룬다면 그대가 가장 솜씨 좋은 분임에는 틀림이 없겠지만요, 여신의 신성을 그렇게 욕보이는 게 아닙니다. 그러니 속알머리 없는 제가 실언을 했습니다. 하고 여신께 용서를 비세요. 빌면 여신께서도 너그러운 분이시라니까 처녀를 용서하실 것입니다. - 241


겨루기 상대의 솜씨가 인간의 도를 넘는데격분한 이 금발의 여신은 신들의 비행을 낱낱이 폭록한 이 베폭을 찢어버리고는 들고 있던 퀴토로스 사 회양나무 북으로 아라크네의 이마를 서너번 때렸다. 아라크네는 그제서야 여신으로부터 용서받을 수 없는 죄를 얻은 줄을 알고는 들보에 목을 매었다. 여신은 제 손으로 들보에 목을 맨 이 아라크네를 가엾게 보고 그 끈을 늦추어 주면서 이렇게 일렸다. “이 사악한 것아, 네가 누구 마음대로 네 목숨을 끊으려 하느냐 목숨을 보존하라. 보존하되 늘 이렇게 매달려 있어야 한다. 이것은 벌은 벌이나 겁벌이어서 끝이 없을 것인즉 네 일족 네 후손들까지 이 벌을 받아야 할 것이다.”-248

누가 봐도 비난받을 만한 신들의 행동아닌가? 


2. 니오베의 아들딸들

라토나가 낳은 자식 수는 내가 낳은 자식 수의 7분의 1에 지나지 못한다. 내가 누리는 행복은 요컨대 보름달과 같아서 한 군데도 빈 데가 없다. 이것을 누가 부정할 것이냐? 나는 앞으로도 행복할 것이다. 이것 또한 아무도 부정하지 못하리라. - 252


너희 둘을 낳은 것을 자랑으로 여기는 이 어미는 저 유노 여신을 제외하고는 어떠한 여신에게도 꿀려본 적이 없다. - 253

시앗? 이런 것에 끼어들기가 싫군


날아든 소식을 듣고 울부짓는 백성과 눈물짓는 왕족들을 보고서야 니오베는 그토록 갑작스럽게 자기에게 재앙이 닥쳤다는 사실을 알았다. 니오베는 신들이 그런 일을 할 수 있다는 데에 놀라는 한편 그들에게 그런 권능이 있고, 그들이 그 권능을 자기에게 퍼부었다는 사실에 분개했다. 설상가상으로 아이들의 아버지 암피온은 이 비보를 듣고 칼로 자기 가슴을 찔렀다. 그는 이로써 삶을 마감하는 동시에 자식 잃은 아버지로서 앓아야 하는 모진 가슴앓이를 면했다. - 235

나도 화나네. 신들의 속좁음에 대해


무정한 라토나 여신이시여, 후련하시겠습니다. 이제 내 불행을 즐기시려거든 마음껏 즐기세요. 당신의 그 탐욕스러운 가슴, 이제 뿌듯하시겠지요? 내 아들 일곱과 함께 나 역시 죽은 것이니까요. 이제 적으로 여기던 나를 이겼으니 날뛰면서 춤이라도 추시지요. 하지만 내가 왜 당신을 승리자라고 불러야 하지요? 내 꼴 비록 이렇듯이 비참하게 되었지만 살아 있는 내자식들 수가 기뻐 날뛰는 당신의 자식들 수보다 많은데 왜 내가 당신을 승리자라고 해야 하지요? 당신의 손에 그렇게 많이 잃었어도 아직 내 자식 수는 당신의 자식 수보다 많답니다. -256

신에게 화를 낼 때가 있다. 저런 투가 아닐지 


마지막으로 남은 것은 막내딸 하나뿐이었다. 니오베는 옷자락으로 이 딸을 감추면서 부르짓었다. “이 아이는 14 남매의 막내이니 이것 하나만이라도 남겨주세요. 죽은 아이들이야 죽었으니 그뿐, 이 어린 것 하나만 부탁합니다” - 257


3. 개구리가 된 뤼키아 농부들


남녀 할것없이, 사람들은 신들이 이렇게 공공연히 분을 푸는 것을 보고는 겁에 질리어 이 쌍둥이 신들의 어머니인 라토나 여신을 두렵게 여겨 전보다 지극히 섬겼다. - 258

거부감이 드네. 이런 신


이 자들은 호수에서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손발로 구정물까지 일으켰습니다. 심술을 부리느라고 호수 바닥에 가라앉아 있던 뻘을 마구 휘저어놓은 것이었지요....여신은 하늘을 향하여 팔을 벌리고 이렇게 부르짖었습니다. “원컨대 저들이 영원히 이 호수에 살게 하소서.” - 261


4. 산 채로 껍질을 벗긴 마르쉬아스


미네르바가 만든 피리로 아폴로와 연주 겨루기를 도전했다가 진벌로 껍질을 벗기게 된 것이다. - 262


살려주세요. 어쩌자고 진짜로 내 껍질을 벗기는 것입니까? 다시는 이러지 않겠으니 한번만 용서해 주십시오. 약속합니다. 피리 불기에서 졌다고 이러는 것은 너무 심하지 않습니까? 그가 이렇게 고함을 질렀는데도 불구하고 아폴로는 그의 껍질을 깡그리 벗겼다. 이로써 그이 몸은 전체가 하나의 상처가 된 것이었다. - 263


5. 펠로프스의 왼쪽 어깨

니오베와 오라비 펠로프스의 아버지인 탄탈로스는 신들의 잔치에 초대된 것이 너무나 감격한 나머지 그 감사표시로 아들이 펠로프스를 죽이고 요리하여 그 고기를 신들에게 바쳤다. 신들은 이것을 눈치채고 먹지 않았으나 당시 딸 프로세피나를 잃고 상심하던 케레스만은 어깨부분에 해당하는 고기를 먹었다.


6. 프로크네와 필로멜라


필로멜라를 보는 순간 테레오스의 가슴 속에서는 욕망의 불길이 오르기 시작했다. 이 불길은 마른 옥수수 대궁이 아니면 건초 창고를 태우는 불길만큼이나 빠른 속도록 테레옷의 가슴 속을 번져갔다. - 267


민족성과 테레오스 자신의 성격 때문에 이 불길은 삽시간3


에 도저히 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 267


승리에 도취된 테레오스는 그토록 기다리던 그 사랑의 순간을 더 이상은 기다릴 수 없었던지 안절부절 못했다. 그는 자신의 전리품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의 모습은 발톱으로 메토끼를 채어 제 둥지에다 내려놓고, 오갈 데 없는 이 희생물을 탐욕스러운 눈길로 보고 있는 약탈자인 독수리와 흡사했다. - 270


칼을 본 필로멜라는 죽을 수있겠다는 희망이 생겼던지 그에게 목을 들이대고는 조롱하고 아버지를 불렀다. 그러자 테레오스는 손가락으로 필로멜라의 혀를 잡고는 칼로 사정없이 잘라버렸다. 남은 혀뿌리는 여전히 필로멜라의 입안에서 부르를 떨었고, 잘려진 혀는 검은 대지 위를 뛰어다니면서 못다한 말을 마저 했다. - 272


슬픔과 고통은 사람을 강하게 하고 역경과 곤경은 사람을 창조적이게 하는 법이다. - 273


프로크네는 박쿠스 신의 광란에 쫒기는 신도로 가장하고 있었으나 사실 프로크네가 쫒는 것은 슬픔 뒤에 오는 분노였다. - 274


그대가 찾는 아이는 바로 여기에 있소. 바로 그대 뱃속에 있소 -277

여동생의 복수를 위해서? 아니면 자신을 배신한 남편에 대한 보복을 위해? 제가 낳은 아이를 죽여 먹이는구나. 


테레오스는 이제 자식의 무덤이 되어버린 제 육신을저주하면서 울부짖었다. - 278


사랑이 실패로 돌아간 게 당연하지. 완력과 폭력, 분노와 위협같은 내 비장의 무기를 포기하고 내 성격과도 어울리지도 않는 애원과 호소에 기대를 걸었으니...그래, 내게 어울리는 것은 폭력이다. 나는 폭력을 써서 검은 구름을 휘젓고 폭력을 써서 바다를 둘러엎고, 해묵은 떡갈나무를 뿌리째 뽑고, 눈을 얼리고, 대지를 눈보라로 때려야 한다. 그렇다. 하늘이야말로 나의 무대다.


제7부 영웅의 시대


1. 이아손과 메데이아


이 나라의 공주 메데이아는 이 이아손을 보는 순간 첫눈에 반하고 말았다. 메데이아는 낯선 청년 이아손을 도와 주려면 아버지를 배신해야할 터이라 이아손을 향하는 자신의 마음과 싸웠다. - 283


아이에테스 왕은 이아손에게 불을 뿜는 황소에 쟁기를 메워 전쟁신 마르스의 밭을 간 다음 거기에다 왕뱀의 이빨을 뿌리고 그 땅에서 돋아나는 무사들과 싸워 이기면 금양 모피를 가져가도 좋다고 말한다. - 283


못 갈게 뭐 있어? 내 아버지는 잔인한 분이고, 내 모국은 아직 미개한 나라, 내 동생은 아직 어리다. - 285


메데이아는 헤카테 여신의 여사제다. -285


메데이아는 이아손에게 마법이 걸린 약초를 주면서 그 쓰는 법을 일러주었다. 이아손은 이 약초를 받아들고는 가벼운 마음으로 제 숙소로 돌아가 달게 잤다. - 288


황소가 뿜는 불길도 그에게는 화상을 입히지 못했다. 메에이아로부터 받은 약초가 제 몫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 289


이제 남은 일은 마법을 써서 잠들지 않는 용을 재우는 것이었다. (이 용이 금양모피가 걸려있는 떡갈나무를 지키고 있다) - 290


2. 이아손의 회춘


메데이아는 지아비의 지극한 효성에 마음이 아팠다. 아버지 아이에테스를 배신하고 떠나온 자신의 경우와는 달라도 너무 달랐기 때문이다.- 291


293~297 내가 이 책에서 가장 재미있게, 황홀하게 읽은 부분이다. 반복해서 읽는다. <마녀 메데이아 전> 전문을 베껴보고 싶다. 왜 이 부분이 끌리지? 일단 비룡을 타고 여러 대륙으로 날아가서 각종 약초를 구하고, 내가 좋아하는 커다란 솥에 넣어 끓이면서 휘젓는 마녀(마법사)의 장면이 포함되기 때문인 듯. 게다가 헤카테여신의 여사제였다고 한다. 나는 헤카테 여신을 좋아한다. 갈림길의 여신, 데메테르가 딸을 잃어버릴 때 사실을 확인해보라고 조언해 준 이. 저녁 어스름이 깔릴 때 검은 개들인지 뭐시깽인지를 데리고 산책을 한다고 했지. 한편 이렇게 엄청난 능력을 가지고도 왜 메데이아는 스스로 영웅이 되려하지 않고 영웅 이아손을 사모하는 자의 위치에 머물려고 했을까? 그리고 그녀의 잔인함의 근원은 어디일까? 그녀의 성장 배경과 역사는 무얼까 궁금하다. 만약 그녀가 잔인하지 않고 고결한 어떤 품성을 가졌다면 신화는 엄청나게 달라질 수 있었을까? 내가 만약 스타워즈의 요다같은 사람이라면 이런 이에게 어떻게 할까? 인연없는 중생은 어쩔 수 없다고 했던 것처럼 스스로 발심하지 않는 다음에야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할 수는 없었겠다. 


3. 펠리아스


능수능란한 마법사 메데이아에게 그런  처녀들의 환심을 사는 것은 아닌게 아니라 식은 죽 먹기였다. - 298


칼을 들어 아버지의 몸속을 흐르는 노추를 한 방울도 남김없이 비워내세요. 칼질 한 번이면 몸 속의 피가 남김없이 흘러나올테니까요.-300


효성이 직극한 딸일수록 먼저 아버지를 찌르려 했다. 그러나 차마 아버지의 얼굴은 보지 못했다. - 301


4. 메데이아의 도망


펠리아스를 죽인 죄로 벌을 받았을 것이라는 뜻은 아니다. 메데이아는 잔인한 여자다. 이아손과 함께 금양모피를 가지고 조국을 탈출할 때에도 메데이아는 아버지 군대의 추격 속도를 늦추기 위해 미리 잡아온 어린 동생 압쉬르토스를 죽이고 그 시신을 토막내어 바다에 버렸다. 이아손 일행은 메데이아의 아버지가 아들의 시신을 모아 장례를 치를 동안 무사히 그 나라를 빠져나올 수 있었다. 그 메데이아는 이아손의 두 아들을 낳았다. 그런데 이 이아손이 다른 나라 공주에게 마음두는 것을 알고는 마법을 써서 자기가 낳은 이아손의 두 아들을 죽임으로써 이아손의 배신을 복수하고는 도망치기에 이른다. - 302

그녀의 사랑을 막는 것은 그녀자신이었다. 마음은 물처럼 편안한 곳으로 흘러가겠지. 내 목적을 달성하는데 도움이 되더라도 마음이 저러하고, 다른 이들에 대한 사랑은 전혀 갖지 못했는데 오직 나에게만 맹목적인 사랑을 주는 여자가 내가 남자라면 무섭고 불편할 것 같다.

이아손이 새로 맞아들인 아내가, 메데이아가 쓴 콜키스의 독물에 타죽은 다음의 일이었다. 메데이아는 자기를 버린 이아손에 대한 복수의 손길을 멈추지 않고, 궁전을 불싸지르고 자기가 낳은 자식을 둘이나 죽인 뒤에 이아손의 분노를 피하여 도망친 것이었다. - 304


5. 아테나이의 영웅 테세우스


하여튼 아이게오스는 메데이아가 독약을 타서 건네준 술을 자기 아들에게 권했다. 물론 아들인 줄 모르고 권했던것이다. 테세우스는 영문을 모르고 이 독약이 든 술을 마시려고 했다. 그러나 아이게오스는 그 순간 테세우스가 찬 칼의 상아주루에 자기 왕가의 문장이 박형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달려들어 잔을 빼앗아버렸다. 일이 이렇게 되자 메데이아는 주문을 외어 검은 구름을 일으키고는 그 안으로 숨어들어가 죽음을 면했다. -306


6. 아이아코스와 개미족


구구한 설명 제하고 지난번에 그대가 보았다는 병사들, 지금은 뼈와 재가 되어 무덤에 들어가 있습니다. 이들과 함께 내 왕국 대부분이 파멸을 면하지 못했습니다. 내가 이 나라 이름을 아이기나라고 하니까 잔혹하기 그지없는 유노여신이 자기 연적을 나라 이름으로 삼은 것을 밉게보고 내 나라에 몹쓸 병을 내려보내어 내 백성을 쓰러뜨린 것입니다. -312

유노여신, 신이 뭐 이래? 전염병을 신의 징벌, 변덕으로 보는 시야


그때의 내 심정을 물으실 필요가 있겠습니까? 내게는 삶에 대한 증오, 내 백성과 운명의 아픔을 나누고싶다는 욕망뿐이었습니다. 눈을 돌리는 곳마다 바람에 흔들린 가지에서 떨어진 농익은 능금, 아니면 폭풍우 갠 날 떡갈나무 아래에 소복히 떨어진 도토리같이 내 백성의 시체가 즐비하더군요. - 315


수 많은 지아비들이 그 아내를 위하여 부모들이 자식을 위하여 저 제단 앞에서 기도하다가 태우지도 못한 향을 한 줌씩 쥔 채로 숨을 거두었는지 모릅니다. 더러는 제물로 소가 끌러나오기도 했습니다만 소 역시 칼을 맞기는커녕 사제가 그 뿔 사이에다 포도주를 뿌리며 기도하는데 그만 제단 앞에 무릎을 꿇고는 쓰러져 죽고는 했지요. - 315


내 백성 중에는 스스로 목을 매고 죽은 자도 많습니다. 시시각각으로 다가오는 운명의 순간을 마중하고 이로써 죽음의 공포에서 도망치고자 그랬던 것이겠지요. 장례의식을 통하여 제대로 주검 대접을 받은 자는 거의 없었을 것입니다. - 316

북한의 대량아사 시절의 모습


7. 케팔로스와 프로크리스

모양을 보고 놀라신 모양이나 그 위력을 보면 더 놀라실 것입니다. 과녁에서 빗나가는 법이 없는 창이거든요. 뿐만 아닙니다. 과녁을 맞춘 다음에도 이 창은 그 주인이 회수할 필요도 없습니다. 과녁의 피를 묻힌 채로 임자의 손으로 되돌아오니까요. - 320


프로크리스는 언제나 내 입술에, 내 가슴에 있었어요. 나는 여신에게 혼인에 대한 나의 의무, 내가 겪었던 신혼생활, 새로 꾸민 가정, 나를 잃은 아내에게 내가 했던 약속을 누누이 마랗면서 돌려보내 달라고 애원했지요. 마침내 여신은 화를 내시면서 이러시더군요. “이 은혜를 모르는 자야. 우는 소리 이제 그만 작작 해라. 프로크리스가 그렇게 좋으면 가려므나, 하지만 내가 너희들 앞일을 꿰어보니, 너는 아무래도 크로그리스와 혼안한 것을 후회하겠다” - 321


이런 더러운 여자여, 여기에서 그대를 유혹하던 자가 바로 그대의 서방이다. 이제 그대는 가면을 벗었구나. 이제야 나는 그대가 부정한 여자라는 것을 알았다. - 323


나에게 실망한 크로크리스는 남성을 혐오하며 온 산을 방황하다가 결국 사냥의 여신 디아나를 섬기게 되었지요. - 323


나는 그시절을 잊지 못해요. 신혼 첫 해를. 나는 내 아내와 행복했고, 내 아내도 서방인 나와 행복했을 것이오. 나는 아내를 사랑했고 아내는 나를 사랑했고. 나는 아내를 아꼈고, 아내는 나를 아꼈소. 내 아내는 설사 유피테르 대신이 결혼하자고 조른다고 하더라도 나를 향한 사랑을 나누어 주지 않았을 것이오. 내게도 다른 여자 같은 것은 아무 흥미도 없었어요. 설사 베누스 여신이 오셨다고 해도 나는 그 사랑을 용납하지 않았을 것이오. 요컨대 우리 가슴속에서는 사랑이 똑같은 뜨거움으로 타오르고 있었던 것이지요. - 327


우리가 나눈 혼인의 서약에 걸고, 하늘에서 우리를 내려다보시는 신들의 이름을 걸고, 나를 죽이기도 하고 살릭기도 하는 사랑에다 걸고 약속해주세요. 이렇게 죽어가면서 드리는 부탁이니 약속해 주세요. 내가 그대에게 모자라는 아내였더라도 나 죽은 뒤에라도 아우라 아내로 삼지는 말아주세요. - 329


제8부 인간의 시대


1. 니소스와 조국을 배신한 스퀼라


스퀼라가 이 중에서도 가장 관심을 가지고 살펴서 자세하게 알게된 것은 적장인 에우로페의 아들이었다. 스퀼라는 이 미노스왕에 대하여 필요이상으로 자세히 알고 있다고 해도 좋았다. 스퀼라의 눈에 비친 미노스 왕은 한 마디로 완벽한 인간이었다. - 332


이 전쟁이 터진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할 지, 아니면 불행으로 여겨야 할 지모르겠구나. 사랑하는 미노스 왕이 우리의 적이라는 것이 애석하구나. 하지만 이 전쟁이 터지지 않았으면 나는 저분의 모습을 뵐 수가 없을 것이니 어쩌면 전쟁이 잘 터진 것인지도 모르지. 저분이 전쟁을 이 정도 선에서 끝내고 나를 평화를 보증할 볼모로 잡아 고국으로 가신다면 얼마나 좋을까? - 334


내 소원의 앞을 막는 이는 아버지뿐이라는 것을...아 아버지만 계시지 않는다면..하지만 인간은 누구나 저 자신의 신이 되어 저 자신의 뜻을 집행하지 않으면 안된다. 운명의 여신은 행동하는 인간을 돌보실 뿐, 기도만 하고 있는 인간은 돌보지 않는다. -335


스퀼라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동안, 인간의 근심을 치료하는 전능한 의원인 밤이 찾아왔다. 어둠은 스퀼라를 담대하게 했다. - 335


‘제가 드리는 사랑의 맹세와 이 보랏빛 머리카락을 받으시고 이 머리카락이 사실은 한 오라기의 머리카락이 아니라 제가 바치는 제 아버지의 머리인줄 알아주소서.‘ 스퀼라는 이러면서 그 죄많은 손으로 아버지의 머리카락을 바쳤다. 그러나 미노스 왕은 몸을 사렸다. 스퀼라가 저지른 이 전대미문의 죄악에 기겁을 한 미노스 왕은 이런 말로 스퀼라를 꾸짖었다. “우리 시대에 너같이 더러운 것이 있었구나. 신들이시여, 대지는 저것을 내치게 하시고, 어떤 땅, 어떤 바다도 저것에게는 깃들일 자리를 주지 않도록 하소서. 너 잘 들어라. 나는 유피테르의 요람이었던 크레타 섬에 너같이 더러운 것이들어오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336


‘미노스여 내가 그대를 위해 해준 일 같은 것은 이제 기억해 주지 않아도 좋다. 그대가 아무리 나를 증오해도 나는 그대를 따라갈 것이다. 나는 그대가 탄 배의 뱃전에 붙어서라도 넓고넓은 바다를 건너고 말테다‘ 스퀼라는 이 말과 함께 바다로 뛰어들어 함대 쪽을 향하여 헤엄쳐 가기 시작했다. 스퀼라는 증오에 찬 열정의 힘을 빌려 단숨에 크레타의 뱃전까지 헤엄쳐 가 불청객으로 거기 달라붙었다. 스퀼라의 아버지 니소스 (이때 니소스는 이미 깃털이 고동색인 한 마리 물수리가 되어 하늘을 날고 있었다)가 이른 내려다보고는 그뽀족한 부리로 뱃전에 매달린 딸의 살을 찍었다. - 339

메데이아 과가 또 있네. 여기


2. 미궁과 아리아드네의 관


미노스 왕이 떠나 있을 동안 왕비가 낳았던 이상하게 생긴 아이는 장성해있었다. 말하자면 크레타 왕가의 수치거리인 이 아이가 그 흉측한 혼종물릐 몰골로 만인에게 왕비의 구역질나는 정사의 현장을 떠올리게 하고 있었던 것이다. - 340


테세우스는 크레타 공주 아리아드네의 도움을 받아 이 미궁으로 들어갈 때 명주실을 풀면서 들어갔다가 이 괴물을 죽이고는 그 명주실을 잡고, 아무도 살아나온 사람이 없는 이 미궁을 무사히 빠져나왔다. 괴물을 죽이고 미궁을 무사히 빠져나온 테세우스는 미노스와 와의 딸고 함께 그곳을 떠나 디아섬으로 갔다. 그러나 공주 아리아드네는 이 섬에서 아테나테이로 가지 못했다. 테세우스가 공주를 이 섬에 남겨놓고 떠나버렸기 때문이다. - 343


3. 하늘을 나는 다이달로스와 이카로스


다이달로스의 아들 이카로스는 그렇게 만들어지는 물건이 저 자신의 목숨을 앗아가게 될 줄은 모르고 옆에 서 있다가 재미삼아 바람에 날려가는 깃이 잇으면 주워다 주거나 엄지손가락으로 노란 밀랍을 부드럽게 이겨주거나 정 할 일이 없으면 쓸데없는 장난으로 아버지의 이 작업을 방해하거나 했다. - 344


졸지에 자시을 잃어 이제는 아버지라고 불릴 수 없게 된 팔자 기박한 아버지가 자식을 불렀다. - 346


이렇게 아들 이카로스를 부르던 아버지는 물 위에 뜬 깃털을 보고, 날개를 만들어 하늘을 난 자신의 재주를 저주하고는 아들을 주검을 찾아 그 근처에다 묻었다. - 346


4. 자고새가 된 페르딕스


다이달로스는 이 생질을 질투하여 미네르바의 거룩한 성채 위에서 아래로 떠밀었다. 다이달로스는 이렇게 생질을 죽이고도 사람들에게는 아이가 발을 헛디뎌 성채 아래로 떨어졌다는 말을 퍼뜨렸다. - 347

이카로스의 죽음은 이런 과보가 아닐런지


이 새는 하늘 높이 날지도 않고 나무 꼭데기에 집을 짓지도 않는다. 오래전에 등을 떠밀려 성채에서 떨어졌던 일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새는 날때도 지면 가까운 곳만 날고, 알을 낳을 때도 산울타리 같은 곳에다 낳는다. - 348


5. 칼뤼돈의 멧돼지 사냥


칼뤼돈이 테세우스에게 요청한 것은 와서 멧돼지 한 마리를 없애 달라는 것이었다. 멧돼지 는 원래 디아나 여신의 하녀였다. 여신이 하녀를 멧돼지로 모습을 바꾸어 칼뤼돈에다 보낸 것은 칼뤼돈 사람들의 무례를벌하기 위해서 였다. 칼뤼돈 사람들이 여신께 무례를 범한 내력은 이렇다. - 348


내가 그냥 두고 볼 줄 아느냐? 날 일러 섬김을 받지 못한 여신이라고 할 자는 있을 것이나, 복수할 줄 모르는 여신이라고 할 자는 없을 것이다. - 349


여자 아탈란타는 한 마디로 말하자면, 남자 같다고 하기에는 너무 여자 같았고, 여자 같다고 하기에는 너무나 남자 같아 보이는 무사였다. - 351


산 사면에는 나무꾼의 도끼소리를 들은 적이 없는 울울창창한 숲이 있었다. - 352

툰드라 침엽수림에 바가바야? (바가야바?) 가 살법한 


아이게오스의 아들 테세우스가 그를 불렀다. 테세우스가 그에게 소리쳤다. “내 영혼의 일부인 내 친구, 내 목숨보다 더 사랑하는 친구 페이리토스여, 물러서 잇게. 이 괴물과는 싸워도거리를 두고 싸우는 수 밖에는 없네. 우리의 용기는 그 거리 밖에서만 유효하다는 것일세. 안카이오스의 무모한 용기가 결국은 안카이오스를 죽이지 않았는가? - 355


6. 알타이아의 복수와 멜레아그로스의 죽음


아들에 대한 사랑과 아우들의 죽음에 대한 복수의 맹세가 이 양자의 어머니이자 누나인 알타이아의 가슴을 두 쪽으로 나누는 것 같았다. - 358


이쪽으로 부는 바람과 저쪽으로 흐르는 조류 사이에서 이쪽으로도 못 가고 저쪽으로도 못하는 배처럼 알타이아의 마음도 분노와 연민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했다. - 358


나같이 팔자가 기박한 것이 또 있을까? 아우들아 너희들은 승리할 것이다. 그러나 너희들이 승리하는 순간 얼마나 무서운 일이 이 누이를 기다리고 있는지 아느냐? 그러나 승리해야 한다. 너희에게 승리를 안긴 연후에 나 또한 너희 있는 곳으로 갈 것이다. 너희와 너희 영혼을 위로하려고 내 손으로 죽인 내 아들의 뒤를 따라갈 것이다. - 361

바보같은 죄갚음이다. 모두가 패하는, 죄가 유전되는 방식. 좀 더 현명한 방식이 필요하다.


7. 산비둘기가 된 멜레아그로스의 누이들


멜레아그로스의 아버지 오이네우스는 땅바닥을 뒹굴어 백발과 주름진 얼굴을 진흙투성이가 된 채, 진작 죽지 못한 것을 한탄했다. 멜레아그로스의 어머니는 자기가 얼마나 무서운 죄를 지었는지를 통감하고 칼로 자신의 가슴을 찌름으로써 그 죄많은 손으로 지은 죄에 스스로 합당한 벌을 내렸다.


8. 아켈로오스와 테세우스, 섬이 된 페리멜레


내가 보았는데 황소가 힘이 세다 한 들 물 속에서는 하릴없었고, 말이 빠르다 한들 물 속에서는 소용이 없습디다. 산에서 눈 녹은 물이 내 흐를믕로 흘러들 때면 수많은 젊은이들이 내 강에서 목숨을 잃는답니다. 그러니까 내 강의 물이 줄고, 흐르는 속도가 줄어 얌전하게 둑 안으로만 흐르기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습니다 - 363


맨발의 요정들이 식탁을 펴고 진수성찬을 날라다 차렸다. 식사가 끝나자 요정들은 보석 잔에 따른 포도주를 후식으로 날라다 주었다. - 364


나는 저 처녀에게 마음이 있어서 오래 벼르다가 오느 날 내것으로 만들었습니다. 이를 안 처녀의 아버지 히포디마스는 화를 삭이지 못해 딸을 끌고 바닷가 벼랑으로 가서는 아래로 떠밀어버리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 365


9. 필레몬과 바우키스


늪에서 나는 갈대를 엮어 지붕을 얹은 참으로 초라한 집이었다네. 집 주인은 필레몬이라는 영감과 그의 할멈 바우키스..마음씨 착한 이 노부부는 바로 그 초라한 집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둘 다 백발이 될 때까지 그 집에서 살아온 사람들이었네. 이 노부부는 가난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에 만족하는 사람들이라서 가난하지만 행복하게 살고 있었던 것이네. 이 집에는 주인과 종이 따로 없었지. 식구가 둘 뿐이었으니 명을 내리는 사람 따로 있고, 그 명을 받들어 좇는 사람이 따로 있을 턱이 없을 것이 아니겠나 - 367


이러면서도 영감과 할멈은 계속 수다를 떨어대었네. 왜? 왜는 왜야? 기다리는 길손들이 지루해할까봐 그랬던 것이지. - 368


족족 술병에는 새 술이 차는데 놀랐지. 이런 기적이 일어나는 걸 보았으니 얼마나 놀랐겠으며 얼마나 두려웠겠는가? 그래서 두 사람은 손을 벌리고 신들께 빌었지. 신들이신 줄 모르고 허름한 음식을 대접한 무례를 용서해 달라고, 음식을 공들여 준비하지 못한 비례를 용서해 달라고. - 369


저희들은 대신의 신전을 지키는 신관이 되고자 합니다. 저희들은 한평생을 사이좋게 살아왔은즉 바라옵건대 죽을 때도 같은 날 같은 시에 죽고자 하나이다. 제가 할미의 장사 치르는 꼴을 보지 않고 할미가 저를 묻는 일이 없었으면 하나이다. - 370


이윽고 머리 위로 나무가 뻗어 올라가기 시작하자 이들은 마지막 인사를 서로 나누었네. 말을 할 수 있을 때 마지막 인사를 해두어야 했던 것이네 - 371


10. 아구병에 걸린 에뤼식톤


용감하신 영웅 중에서도 출중하신 테세우스시여, 모습을 바꾸는 데에도 두 가지가 있습니다. 즉 한번 그 모습이 바뀌면 영원히 그 모습으로 있어야 하는 변신이 있고, 수시로 그 모습을 바꿀 수 있는 둔갑술이 그것입니다. - 372


이것이 여신의 사랑을 입은 나무에 지나지 않는 것인지, 아니면 여신이 정말 깃들여 있는 나무인지 이 나무를 쓰러뜨려 보면 안다. ...그러자 이 케레스 여신의 신목은 부르르 떨면서 비명을 지르더라지요. 동시에 잎과 열매가 새하얗게 질렸고, 가지도 실색을 하더랍니다. 이 극악무도한 자는 기어이 나무 둥치를 찍고야 말았지요. 그러자 나무는 도끼에 찍혀 껍질이 찢긴 곳으로 피를 흘리더랍니다. 제물로 제단 앞에서 희생된 황소처럼 말이지요. - 373


살 나무와 숲을 잃어버린 요정들은 검은 상복으로 갈아입고 케레스 여신에게 달려가 에뤼식통에게 벌을 내려 주기를 간청했지요. - 374


이 딸은 아비와 달리 참한 처녀였던 모양입니다. 먹기는 먹어야 하는데 먹을 것이 없게 되자 에뤼식톤은 마침내 이 딸마저 팔았습니다. - 377


처녀의 아비 에뤼식톤은 딸이 둔갑에 능하다는 걸 알고는 번번이 딴 주인에게 딸을 팔았더랍니다. 그러나 그때마다 처녀는 말로 둔갑하여, 때로는 새, 황소, 사슴으로 둔갑하여 집으로 돌아왔고, 에뤼식톤은 이렇게 되돌아온 딸을 되팔아 허기를 메우어나갔더랍니다.. 그러던 어느날 음식을 다 먹고도 성에 차지 않았던 에뤼식톤은 처음에는 제 팔다리, 그것도 모자라 결국에는 제 몸을 모두 뜯어먹었다는 이야기입니다. - 378


제9부 헤라클레스 외


1. 아켈로오스와 헤라클레스

이 세상에 제가 진 싸움 이야기를 하기 좋아할 자가 어디에 있겠습니까? 하지만 말이 나온 김에 말씀드리기로 하지요. 싸운 것 자체의 영광이 진 불명예를 덮을 수 있다면 말씀드려도 좋겠지요. 나는 그 때의 싸움에서 진 것을 몹시 부끄러워 합니다만 싸운 상대가 온 세상이 다 아는 영웅이었다는 사실로 위안을 삼는답니다. -14


나는 말을 잘 못하는 사람이나 손 쓰는 데는 자신이 있는 사람이다. 만일에 나와의 싸움에서 네가 이기면 네 말이 맞는 것으로 하자. - 16


그 친구는 내 목을 아래로 꺽어 뿔을 땅바닥에가 박아버립디다. 이로써 놓아줄 줄 알았지만 어림도 없었어요. 그 친구는 내 뿔 하나를 그 우악스러운 손으로 잡더니만 뚝 분질러버리는 게 아닙니까? - 19


2. 데이아네이라와 마인 네소스


나는 죽되 내 피로 하여금 이 값을 치르게 하리라. 네소스는 이렇게 중얼거리며 천 조각을 이 피로 적셔 장차 요긴한 사랑의 묘약이 될 것이라는 말과 함께 이를 헤라클레스의 아내 데이아네이라에게 주었다. - 22


3. 헤라클레스의 최후

잔인한 유노 여신께서 저에게 난사 맡기는 일에 지친 일은 있을 지언정 제가 그 난사를 해내는 데 지친 일은 없었습니다. - 26


천하에 그 이름을 떠친 유피테르의 아들 헤라클레스는 험한 오이타 산에서 자란 나무를 잘라 스스로 화장단을 쌓았다. ...화장단에게 불을 지르게 했다. 탐욕스러운 불길은 처음에는 그가 장작더미에다 깔고 누운 그의 목, 그리고 그 다음으로는 그의 얼굴로 옮겨 붙었다. 그의 표정은 머리에는 화관을 쓰고 술잔에 둘러싸여 있는 술잔치의 술손님의 표정과 다를 바가 없었다. - 29


4. 알크메네의 해산과 갈란티스


유노의 그리스식 이름은 헤라다. 헤라클레스는 이 헤라가 부과한 열두가지 난사를 무사히 치러냄으로써 헤라를 욕되게 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헤라를 영광되게 했다. 헤라클레스라는 말은 헤라의 영광이라는 뜻이다. - 31


알크메네는 이올레를의지가지로 삼고 틈만 나면 이올레를 붙들고 나이 많은 여자 특유의 신세 타령이나 세상이 다 아는 아들 이야기를 하고는 했다. -32


내가 비명을 질러대는데도 문 앞 제단 앞에 가만히 앉아 계셨으니까, 그냥 가만히 앉아 계신 것이 아니라, 두 다리는 포개시고 두 손을 깍지끼신 채로 앉아 내 해산을 저지하고 있었던 거지. - 33


갈란티스는 이 여신을 속이고도 그 앞에서 웃었다는군. 갈란티스가 웃자 원래 성정이 모지신 이 여신께서는 갈란티스의 머리채를 잡아 땅바닥에 내굴리셨단다 - 34


5. 드뤼오페와 로티스

언니가 꽃을 꺽은 수련 대에서 피가 흐르더군요. 줄기는 바들바들 떨고 있었고요...그 나무는 파리아포스라는 자에게 쫒기다가 로토스 나무로 변한 요정 로티스 였어요. -35


말을 하게 되거든 이 어미에게 슬픈 사연이나마 이런 말을 하게 해다오 ‘우리 엄마는 이 나무 안에 숨어 있대요’ 이 한마디를 하게 해다오. 아이가 물가에 가지 않게 해주고, 나무에서 함부로 꽃을 꺽지 않게 해다오. 열매가 달리는 나무는 모두 여신들의 몸이라는 것을 가르쳐다오. ....저를 사랑하시면 제 둥치를 날카로운 도끼에서 지켜주시고 제 가지를 가축으로부터 지켜주소서. 이제 저는 몸을 구부릴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손을 들어 저를 안으시고 저에게 입맞추어 주소서. - 37


6. 되젊어진 이올ㄹ오스 테바이 전쟁

7. 뷔블리스와 카우노스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처음에는 이 뷔블리스도 자기 마음에 깃들여 있는 감정이 어떤 것인지 잘 모르고는 당연한 것이거니 여기고 오라비에게 다정하게 입을 맞추거나 오라비의 목을 팔로 감아 안거나 했다. 뷔블리스는 자신의 행동에 자연스럽지 못한 구석이 있다는 것을 알고도 꽤 오랫동안 저희가 남매간이라는 것에 기대어 제가 하는 짓을 정당화했다. 그러나 이러는 동안 오라비에 대한 뷔블리스의 사랑은 상궤를 저만치 벗어나고 있었다. -44


누이인 뷔블리스가 쉽사리 포기하지 않으리라는 것을안 카우노스는 그냥 그대로 있으면 부끄러운일을 당하리라고 생각하고는 고향을 떠나 타향 땅에다 새 나라를 세웠다. - 53


실성한 뷔블리스는 제옷을 찢고 제 가슴을 치며 애통해했다. 제 정신이 아니었던 뷔불리스는 만나는 사람마다 붙잡고 자신이 금잔의 욕망에 쫒겼던 사실을 고백하거나 이미 그것을 아는 사람 앞에서는 그것이 사실임을 인정했다. 정말한 뷔블리스는 제 나라, 제 집을 떠나 달아난 오라비를 찾으러 세상을 두로 돌아다녔다. - 53


뷔블리스는 이렇게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다 그 몸이 하나도 남김없이 눈물이 되어 흘러내리는 바람에 그만 샘으로 변하고 말았다. -54


8. 남자가 된 여자, 이피스


텔레투사, 나와 신세가 비슷한 텔레투사여, 너무 근심하지 말고 네 지아비가 그런 명을 내렸다고 너무 야속하게 생각하지도 말아라. 루키나 여신이 점지사거든 사내아이든 계집아이든 괘념치 말고 잘 기르도록 하여라. 나는 기도하는 너희에게 유익한 여신이다. 그러니 섬겨도 돌아보아주지 않는다고 야속하게 여기지도 말고 불평고 하지 말아라 - 57


심한 산고끝에 텔레투사의 무거운 짐은 새 생명으로 태어났다. 딸이었다. 그러나 텔레투사는 태어난 아기가 딸아이라는 사실을 남편에게 알리는 대신 아들이라고 속여, 길러도 좋다는 허락을 받아내었다. - 57


이피스는 그러니까 소녀의 몸으로 손를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 58


실인즉 조금 전까지만 해도 여자였던 이피스는 그 순간에남자로 변한 것이었다. - 61



제10부 오르페우스의 노래 외


1. 오르페우스와 에우뤼디케


혼례식을 갓 치른 새색시가 요정들과 들판을 거닐다가 뱀의 독니에 발목을 물려 즉사한 것이었다. - 64


예술의 여신인무사이 중 하나인 칼리오페를 어머니로 오이아그로스를 아버지로 태어난 것으로 전해지나 이 이야기에서는 본인 입으로 자신이 아폴로 신의 아들이라고 말하고 있다. (오르페우스) -64


오르페우스가 수금을 타며 이런 노랫말로 노래를 부르자 핏기 없는 저승의 망령들까지 모두 눈물을 흘렸다. - 66


오르페우스와 에우뤼디케는 어둠과 적막에 싸인 오르막길을 한없이 올라 이윽고 땅 거죽과 가까운 곳에 이르렀다. 아내가 혹시나 지쳐 쓰러지지 않을까 염려하던 오르페우스는 근심과 걱정과 궁금증을 견디지 못하고 뒤를 돌아보고 말았다. 그 순간 에우뤼디케는 다시 저승 땅으로 떨어졌다. 오르페우스는 아내의 손을 잡으려고 자기 손을 내밀었다. 그러나 그의 손끝에 닿은 것은 싸늘한 바람뿐이었다. - 67


오르페우스는 여자보다는 오히려 나이 어린 소년이나 청년들에게 사랑을 기울이는 쪽을 좋아했다. -69


2. 퀴파리소스의 비극


너무 오래 울고 있어서 그랬겠지만 그의 몸에서는 피가 빠져나가기시작했고 그의 팔다리는 푸른색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 72


3. 미소년 가뉘메데스

4. 꽃이 된 휘아킨토스

5. 봄을 파는 프로포이티데스, 케라스타이

역사상 최초의 매춘부가 된 이들은 수치심까지 잃어 얼굴을 붉힐 줄도 몰랐다. 이들을 돌로 만들어버리기는 따라서 간단했다.--옛날 이섬에는 처녀들이 혼인하기 전에 일정한 기간 동안 항구로 나가 몸을 판 습속이 있었다고 한다. 몸 판 돈의 일부는 혼수를 장만하는 데 쓰고 일부는 베누스 신전에 바쳐 외로운 나그네를 보살피는 데 쓰게 했다. -79


6. 퓌그말리온의 사랑

이들의 혼례식에는 이 혼례식을 있게 한 베누스 여신이 친히 임석했다. 달이 아홉 번을 차고 기우자 퓌그말리온의 신부는 아기를 낳았다. 두 사람은 퓌그말리온의 고향 땅 이름인 파포스를 이 아기의 이름으로 삼았다. -82


7. 몰약이 된 뮈라

신들이시여, 인간이 어찌 제 어머니의 연저이 되고 제 아버지의 연인이 될 수 있겠습니까/ 인간이 어찌 제 아들의 누이로 불리고, 제 형제의 어미로 불릴 수가 있겠습니까? -85


아버지가 뺨에다 입을 맞추는 순간 뮈라는 울음을 그쳤다. 이윽고 아버지가 모여든 구혼자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어떤 신랑감을 바라느냐고 묻자 뮈라는 한숨을 쉬며 이렇게 대답했다. ‘아버님 같은’ 키뉘라스 왕은 딸의 말뜻을 제대로 알아먹지 못하고, 역시 너는 효녀로구나 이런 말로 딸을 칭찬했다. 뮈라는 효녀라는 말을 듣고는 또 괴로워했다. 죄의식을 느꼈던 것이다. -86

이 딸의 어머니는 어디 있나? 그리고 이 신화는 딸이 아버지에게 욕정을 일으켰다고 하는데 그 반대의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늙은 유모는 백발이 된 자신의 머리카락과 말라버린 자기 젖가슴을 보여주며 강보에 싸여 있을 대부터 공주를 길러온 은공을 보아서라도 자기에게 그 까닭을 말해달라고 졸랐다. - 88


이윽고 혼인한 여자들은 모두 케레스 신전으로 가는 케레스 여신의 제삿날이 다가왔다. ...퀴뉘라스 왕의 침소에 왕과 잠자리를 함께 할 여자가 없는 것은 당연했다. 공주의 원을 풀어준다는 길 잃은 충정에 눈이 먼 유모는 키뉘라스 왕이 술에 취할 때를 기다렸다가는 살며시 다가가 말했다. - 90


아비의 씨를 받은 뮈라는 그 죄많은 태 안에다 죄많은 짐인 불륜의 자식을 실은 채 그 방을 나왔다...처녀가 자기의 딸이라는 것을 안 키뉘라스 왕은 분을 이기지 못하여 칼을 뽑아들었다. - 92 


‘바라오니 저를 다른 것으로 바꾸시어 죽은 것도 아니고 산 것도 아닌 몸이게 하소서‘ 하늘에는 회개하는 인간의 기도를 듣는 신이 있었던 모양이었다. - 93


그러나 사실 이 나무에서 가장 귀중한 것은 이 눈물이었다. 그래서 이 나무에서 듣는 수액에는 이 처녀의 이름이 붙어 오늘날까지도 뮈르라고 불린다. (즉 몰약) - 94


8. 아도니스의 탄생


불륜으 lTl로 지은 자식은 나무 안에서 자라 어떻게 하든 그 어미의 몸이었던 나무를 떠나 바깥 세상으로 나오려 하고 있었다. 때가 되자 나무 안에 들어 있던 뮈라의 아랫배는 부풀어오를 대로 부풀어올랐다...뮈라는 해산하는 여느 여자와 똑같은 진통을 겪어야 했다.


이 청년은 이 이야기에 나오는 사건이 시작될 즈음에는 제 어머니를 죽음으로 몰아갔던 사랑의 불길에 복수라도 하듯 사랑의 여신 베누스의 애인이 되어 있었다. -

아도니스가 죽어서 아네모네가 되었다고 뒤에 나온다.

9. 아탈란테와 피포메네스, 아도니스의 변신


아탈란테가 어느 날 아폴로 신에게 결혼 문제를 두고 신탁을 받아보았는데 이 때 신이 내린 신탁은 이러했다 ‘아탈란테여 너에게는 지아비가 소용없구나. 너는 남자 겪는 일을 피해야 한다. 그러나 이 일을 어쩔꼬, 너는 결혼을 피할 팔자가 아니다. 결혼한 뒤에는 산 채로 너 자신을 잃겠구나.’ 아탈란테는 아폴로 신의 신탁에 겁을 집어먹고 독신으로 숲 속에 살았다. - 98


아탈란테의 몸은 내 몸 아니면 아도니스 너의 몸(만일에 네가 여자였다면) 같았기 때문이다. -99


저 청년은 청년이라기 보다 아직 소년이 아닌가? 그렇다. 내 마음을 어지럽히는 것은 저 청년의 외모가 아니라 저 청년의 젊음이다. 게다가 저 청년에게는 용기도 있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배짱도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저 청년이 나를 사랑한다는 것이다...운이 없어 나를 이기지 못하면 저 청년은 목숨으로 그 값을 치러야 한다. 안된다. 가거라 길손이여. 구혼자들의 필가 묻은 나를 버려두고 갈 수 있을 때 너무 늦기 전에 가거라. 나와 혼인하기 위해 그대가 치러야 할 값은 너무 비싸다 - 101 


아탈란테는 사랑에는 경험이 없는 처녀였어. 하지만 아탈란테의 마음속에서는 이미 사랑의 불길이 타오르고 있었지. 물론 자기에게 이러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어. 알지 못하면서도 아탈란테는 이미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었던 거야 - 102


아도니스 너도 생각해 봐라. 이 히포메네스가 나에게 감사표시로 제물을 바쳤어야 마땅하지 않겠느냐? 그런데도 이 지각없는 것은 나에게 제물을 바치기는커녕 그 명예를 내게 돌이는 데도 인색했다. - 104


나는 이 곳에서 쉬는 둘을 보고는 신력을 풀어 히포메네스의 가슴에다 아내 아탈란테에 대한 음욕을 일으켰다...히포메네스는 제 아내를 이 곳으로 데리고 들어가 금단의 욕망을 채운 것은 좋지만 이 자는 이로써 이 성소를 유린한 것이 아니냐? 신들의 목상이 이 남녀에게서 일제히 고개를 돌렸으니 이 얼마나 무서운 일이냐? - 105

그래서 두 사람이 퀴벨레 여신이 타는 수레를 끄는 사자가 된 건 처음 알았네


11. 미다스의 귀는 당나귀 귀 외


1. 오르페우스의 죽음

나무는 모두 그 잎을 벗고 알몸이 되어 오르페우스의 죽음을 슬퍼했다.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강물은 스스로 흘린 눈물 때문에 물이 불어 둑을 넣었고, 물의 요정, 숲의 요정들은 머리를 풀고 검은 상복을 입어 그의 죽음을 슬퍼했다고 한다. 오르페우스의 사지는 갈가리 찢긴 채 사방으로 흩어졌다. 그의 머리와 수금을 받아들인 것은 헤브로스 강이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그의 머리와 수금이 강 위를 떠가면서 나직한 가락을 지어내었고 강둑은 그 노래를 듣고 눈물로 화답했다는 것이다. - 111


2. 미다스 왕의 봉변

바쿠스 신이 소원을 하나 대라고 하자 미다스 왕은 이렇게 말했다. ‘제 손에 닿는 것이면 무엇이든 황금이 되었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114


황금에 눈이 어두웠던 너의 그 어리석은 욕망을 씻으려거든 사르디스에서 가까운 강으로 가거라. 그 강으로 가서 뤼디아 물길을 따라 계속해서 올라가 그 물이 발원한 곳에 이르거든 네 머리와 몸을 담그고 네 죄를 정하게 씻어라. 미다스 왕은 박쿠스 신이 가르쳐준 강의 발원지로 갔다. 그가 머리와 몸을 씻자 모든 것을 황금으로 변하게 하는 그 권능은 그의 손에서 강물로 옮겨가 그 물빛을 바꾸어 놓았다. - 116


3. 미다스 왕의 귀는 당나귀 귀

우리나라에도 이런 이야기가 있는데 왜 그럴까?


4. 라오메돈과 트로이아 축성

5. 프로테오스의 에언, 펠레오스와 테티스

물의 여신이여 아이를 가지세요. 그 아이는 장차 아버지의 명예를 저만치 앞지르는 영웅이 될 게고, 아버지보다 더한 칭송을 받게 될 게요‘ 유피테르 역시 이러한 예언을 소문으로 들어서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바다의 여신들에게 뜨거운 마음이 일어도 아비 될 자기 이상의 영웅이 태어날까봐 자제해 오던 터였다. - 121


테티스 여신은 돌고래를 타고 종종 이 동굴로 와서 쉬었다 가고는 했다. - 121


6. 케이크스에게 몸붙인 페레로스 다이달리온의 변신

7. 돌이 된 이리

8. 케위크스의 난파

해변으로밀려온 난파선의 잔해를 왕께서는 못 보셨습니까? 이름만 있을 뿐 시신은 없는 빈 무덤을 왕께서 못 보셨습니까? - 130


이익고 파도는 배 안으로 들어닥치고 있었다 수십 차례의 공격으로 뚫어진 성벽 앞에서 병사들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병사가, 불타오르는 명예욕을 주체하지 못하고 마침내 수많은 병사들을 젖히고 성벽을 돌파하는 것처럼, 파도도 십중팔구는 뱃전의 돌파에 실패하다가 마침내 부서진 뱃전에다 치명타를 가하고 선복으로 뚫고 들어왔다. 밖에서 돌파 공격을 계속하는 파도가 있는가 하면 이미 안에 들와 있는 파도도 있었다. - 135


케위크스의 입가를 맴돈 것은 오직 알퀴오네라는 이름뿐이었다. 케위크스에게 소원이 하나 있다면 알퀴오네를 다시 한 번 만나고 싶다는 것뿐이었다. 그러나 케위크스는 알퀴오네를 보고 싶어하면서도 알퀴오네가 그 배가 타고 있지 않은 것을 큰 다행으로 여겼다. -135


그는 알퀴오네를 생각하며서 파도가 자기의 시신을 알퀴오네 앞으로 밀고 가주기를 바랐다. 그래서 알퀴오네의 손에 묻힐 수 있게 되기를 빌었다. - 136


지아비가 돌아오마고 약속한 날을 손꼽아 기다리면서 지아비가 입을 옷과 자신이 입을 옷을 지었다. - 136


알퀴오네는 유노신전에 갈 때마다 지아비를 무사히 돌아오게 해주기를 기도하는 한편 다른 여자에게 가는 일이 없게 해달라고 빌었다.- 136


아무래도 죽은 케위크스의 모습으로 알퀴오네에게 현몽하여 이제는 이 세상ㅇ 사람이 아닌 것을 깨우쳐 주어야겠다더라고 - 137


9. 잠의 신과 꿈의 신


이 흑단 침대가 바로 잠의 신 솜누스의 잠자리였다. 솜누스는 여기에 누워있었다. 솜누스의 옆에는 수많은 꿈의 신들이 누워 있었다. 꿈의 신들은 벌판에서 거둔 옥수수, 숲의 나뭇잎 혹은 해변의 모래알만큼이나 수효가 많았다. 138


모르페우스는 인간으로 둔갑하는 데 능하고 인간의 흉내도 잘 내기로 이름있는 꿈의 신이었다. 특정인의 걸음걸이, 표정, 목소리를 모르페우스 만큼 완벽하게 흉내낼 수 잇는 꿈의 신은 없었다. -139


둘째 아들은 짐승이나 새나 뱀으로 둔갑하거나 이들의 흉내를 내는데 능했고 셋째아들인 판타소스는 땅, 바위, 물, 나무 같은 무정물로 둔갑하거나 흉내를 내는데 능했다. - 140


10. 알퀴오네와 케위크스의 전신


얼굴을 알아볼 거리까지 접근한 알퀴오네는 자기 눈을 의심했다. 바로 남편의 주검이었기 때문이다. 알퀴오네는 비명을 질렀다. “아 그대였군요“ 알퀴오네는 재빨리 자기의 겉옷을 벗어 지아비에게 덮어주었다. -143


신들이 이 둘을 가엾게 보고, 케위크스까지 새로 변신시킨 것이다. 둘의 사랑도 그때까지 유효했다. 날개를 얻었는데도 혼인의 서약은 그대로 남아있었다.-144


제12부 트로이 전쟁 외


1. 이피게네이아

그는 처녀신의 분노를 삭이려면 처녀를 제물로 바쳐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 151


여신은 이피게네이아가 제물로 바쳐진 것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여신은 이피게네이아를 구름으로 감싸고 제관들이 웅성거리는 틈을  타서 이 처녀를 배돌리고는 그 자리에다 암사슴 한 마리를 세워 놓았다. - 151


2. 퀴크노스의 전신


이 세상의 한가운데 말하자면 땅과 하늘과 바다 한가운데 이 땅과 하늘과 바다가 만나는 곳에는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이 세상의 모든 것이 내려다 보이고 이 세상의 모든 소리가 들리는 곳이 있다. 바로 이곳에 소문의 여신인 파마가 살고 있다. - 152


퀴크노스의 숨이 끊어질 즈음이었다. 아킬레오스는 퀴크노스의 목을 조르다 말고 기겁을 하고 물러섰다. 퀴크노스는 어디로 가고 빈 갑옷만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해신 넵투누스가 이 아들을, 깃털을 눈같이 흰 퀴크노스로 전신시킨 것이다. - 156


3. 카이네오스가 남자가 된 내력

카니이스가 한때 혼자서 해변을 산보하다가 해신의 품에 안긴 적이 있다는 소문이 돌았네. 소문에 따르면 해신 넵투누스가 이 새 애인에게 무슨 소원이든지 말만 하면 들어주겠다고 했다는 것이네. 카이니스는 이렇게 대답했다는 것이네 “해시께서는 이렇듯이 저를 사랑하여 주셨으나 저에게는 이것이 그렇게 견디기 어려운 일일 수가 없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을 당하지 않았으면합니다. 그러니 여자만 아닐 수 있다면 저에게 더 바랄 것이 무엇이 있겠습니까?”


4. 라피타이와 켄타우로스족(익시온이 유피테르가 만든 가짜 유노를 취해 낳은 상반신은 인간, 하반신은 말)의 싸움

술에 취한 자의 눈에 신부가 얼마나 아름답게 보였겠나 그래서 그만 이성을 잃고 만 것이네. 이 에우뤼토스가 신부의 머리채를 끌고 나가려고 하는 바람에 식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고 말았지. 술상이 뒤집어 지고 술잔이 날았으니까...켄타우로스들은 제각기 걸리는 대로 하나씩 손님으로 온 부인네들을 끌고 나가는 것이 아니겠나? - 161


테세우스는 이 술잔을 집어들고 번쩍 쳐들었다가 에우뤼토스의 얼굴을 향해 던지더군. 그는 이 술잔을 맞고 쓰러져 부러진 이빨과 술과 피를 토했네. 그가 죽자 켄타우로스들은 한목소리로 외치더군. “무기를 들라, 형제가 죽었다” 술이 이들의 용기에다 불을 지른 것이었네. 싸움이 시작되었지. - 161


포르바스는 이러면서 창을 던졌네. 아피다스는 밪듯이 누운 채 손만 내밀고 있다가 목이 창에 꽂히는 바람에 죽는 줄도 모르고 죽었네. 아피다스의 목에서 쏟아진 피는 와상의 깔개를 적시면서 술잔에 고였네 - 165


이것을 보고 있던 나머지 켄타우로스들도 우르르 몰려다니며 나무를 뽑아 카이네오스에게던졌지. 얼마나 뽑아 던졌던지 오트뤼스 산과 펠리온 산이 벌거숭이가 되었을 지경이었네. 당황한 카이네오스는 나무 무더기에 깔린 뒤에도 그 튼튼한 어깨로 한동안 버티었네. 하지만 나무는 한정없이 쌓이고 또 쌓여 급기야는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네. 아무리 장사인들 그 지경에 이르면 힘을 쓰지 못하는 것은 당연지사. 카이네오스는 머리 위로 쌓이는 나무를 헤치면서 이따금씩 머리를 밖으로 내밀고 숨을 쉬려고 몸을 뒤척였네. 그럴 때마다 나무 더미가 우르르 무너지는데, 그 광경은 흡사 지진 때의 이다 산 같았네. - 173


5. 넬레오스의 아들 12형제

6. 아킬레오스의 죽음

아킬레오스의 어머니 테티스는 아킬레오스가 태어나자마자 이 아기의 발목을 잡고 스튁스 강물에다 담그었다가 꺼냈다. - 177


수많은 트로이아 영웅들을 이겨내었던 저 유명한 영웅 아킬레오스는 이렇게 해서 그리스 땅에서 남의 아내를 꼬드겨온 비겁한 자의 손에 죽었다. 아킬레오스는 자신이 여자만도 못한 파리스 같은 자의 손에 죽으리라는 것을 알지 못했을 터였다. 진작에 알았더라면 아킬레오스는 차라리 아마존의 도끼에 맞아 죽는 편을 택했으리라 - 179


아킬레오스의 유품을 두고 소유권을 주장할 자격이 있는 사람은 오직 텔라몬의 아들 아이아스와 라에르테스의 아들 울릭세스 뿐이었다. 어쩌면 불화의 불씨가 될지도 모르는 이 문제의 결정권을 쥔 탄탈로스의 자손 아가멤논은 그리스 장수들을 한자리에 모이게 하고 이 문제를 중의에 따라 심판하게 함으로써 자기 몫의 짐을 벗었다. - 180



제13부 유민의 시대


1. 아킬레오스의 유품

여기에 있는 나는 트로이아 원정이 시작된다는 말을 듣고는 자진해서 원정대에 합류한 사람이고, 이 오뒤세우는 어쩔 수 없어서 합류한 사람입니다. 이런 내가 이 오뒤세우스에게 유품을 양보해야 하겠습니까? - 184


내가 함대를 지켰으니 그 대가로 아킬레오스이 유품인 무기를 주십시오. 솔직하게 말씀드리리다. 사실 아킬레오스가 남긴 무기가 그 상속자에게 요구하는 명예를 내가 얻은 명예로도 부족합니다. 아킬레오스의 무기는 나 이상의 명예를 가진 자가 임자가 될 것을 요구합니다. 그러나 그나마 이무기의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 것은 나밖에 없습니다. 이 아이아스가 무기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무기가 이 아이아스를 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 189


그대의 방패만 해도 그렇습니다. 제대로 싸워보지 못한 그대 방패이니만큼 아직은 말짱한 것으로 압니다. 하지만 내 방패는 전장에서 수천 개의 창을 받은 방패라 상태가 말이 아닙니다. 따라서 새 방패가 있어야 하는 사람은 바로 납니다. 이런 이야기를 해보아야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행동으로 누가 유품의 임자가 되어야 하는 지 보여주기로 합시다. 이 영웅의 우퓸을 적진에다 숨겨두고 우리 둘을 보내어 이를 찾아오게 해주십시오. 이로써 찾아오는 사람을 임자로 정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 190


우리는 누가 이 아킬레오스의 두리르 이을 수 있느냐는 문제보다는 누가 과연 이 아킬레오스를 트로이아 원정군에 합류하게 했느냐는 문제를 따져보아야 할 것입니다. - 191(오뒤세우스)


아킬레오스의 어머니 되시는 네레이드게서는 아들이 이 전쟁에 참가하면 천수를 누리지 못한다는 것을아시고 아들을 여자로 꾸며 은밀한 곳에다 숨기신 일이 있습니다. - 193


나는 남의 공을 낮추어 보려고나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러나 나는 아이아스는 마땅히, 자기가 혼자서 세웠다고 하는 공을 여러분에게도 나누어주어야 한다고 행각하는 것입니다. - 201


아이아스는 이뿐만 아니고, 우리의 사령관이 있었고 여러분 장수들이 있었고 또 내가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헥토르를 맞아 싸운 것은 오직 자기뿌닝었다는 환상에 잡혀 있습니다. - 201


아이아스는 저 방패에 새겨진 참으로 의미심장한 부조, 가령 바다와 땅과 땅에 산재하는 도시, 별 박힌 하늘, 플레아아데스 성단, 휘아데나스 성단, 바다에는 들 수 없는 곰자리, 그리고 오리온의 저 빛나는 칼날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러니까 아이아스는 그 의미와 가치를 알지도 못하는 아킬레오스의 유품을 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 202


아직도 우리가 해야할 위험하고 어려운 일이 있거든 트로이아를 멸망시키는데 필요한 일이 아직도 남아있거든 이 오뒤세우스를 기억하십시오. 여러분이 아킬레오스의 무기를 나에게 주지 않으려거든 여기에다 바치십시오.....오뒤세우스는 미네르바의 성상을 가리키며 연설을 끝마쳤다. 장수들은 오뒤세우스의 웅변에 술렁거렸다. 웅변의 힘은 과연 위대했다. 영웅 아킬레오스의 유품인 무기는 이 웅변가인 오뒤세우스의 차지가 되었으니까...혼자서 헥토르를 대적했고, 불과 창칼과, 심지어는 유피테르 대신과 맞서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던 아이아스는 분노로 마음을 가누지 못했다. 슬픔과 분노가 어느 누구도 정복하지 못하던 아이아스를 정복한 것이다. -207


2. 트로이아 왕비 헤쿠바의 최후


프리아모스 와의 막내아들에게는 많은 돈이 있었다. 돈이라는 것은 성한 사람도 유혹하는 법인데 마음이 맑지 못한 사람을 그대로 둘 까닭이 없다. - 211


아킬레오스의 전우였던 아가멤논은 유령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폴뤽세나를 제물로 바칠 준비를 했다. 가엾은 앙비 헤쿠바의 희망이었던 폴뤽세나는 아가멤논의 명령 일하에 어머니 품에서 끌려나왔다. 그 지경에 이르렀어도 폭뤽세나는 용감했다. 폴뤽세나는 당당하게 자신이 희생제물로 바쳐질 화장단 앞으로 걸어갔다. 화장단 앞에선 폴뤽세나는 자신 이 희생제물이 될 거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자세를 허물어뜨리지 않았다. -212


폴릭세나는 옷을 찢어 가슴을 드러내고는 말을 이었다. “이 폴뤽세나는 마침, 남의 노예로서는 죽지 않겠다고 생각하던 참이다. 그러나 너희가 알아야 하는 것은 이런 식으로 가라앉힐 수 있는 신의 분노를 없다고 하는 사실이다. 그러나 내게 마지막 소원이 하나 있다. 내 어머니에게만은 내가 죽어다는 것을 당분간 알리지 말아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내 어머니가 정말 두려워해야하는 것은 나의 죽음이 아니라 당신의 죽음이겠지만. 내 죽음으로 크게 상심하실 것이기 때문이다....부탁할 것이 또 한가지 있다. 내 말에 일리가 있는 듯하거든 나는 처녀의 몸이니 내 주검에는 남정네의 손이 닿지 않게 해주기 바란다. 바라건대 자유인 처녀의 몸으로 스튁스의 땅으로 내려가게 해주기 바란다. 나를 죽여 마음의 평정을 얻으려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 말하겠다. 노예를 죽이는 것보다 자유인을 죽이면 더 낫지 않겠는가? 이 말을 하는 것은 노예 폴뤽세나가 아니라 프리아모스 왕의 딸인 자유인 플뤽세나다. 마지막 소원을 더 듣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말하겠다. 만일에 내가 죽었다는 사실을 내 어머니에게 알려야 할 경우 내 주검은 다치지 말고 그대로 다 내 어머니에게 돌려주기 바란다. 내 어머니는 물론 돈이 있으면 돈으로도 사실 것이지만, 돈이 없으니까 아마 눈물로 내 주검을 사실 것이다. - 213

아름답다


아가야, 이 어미의 희망이던 아가야, 너까지 이렇듯이 죽었으니 이제 내게는 아무것도 남은 거이 없구나. 네 몸에 난 상처는 너의 상처이자 나의 상처이기도 하다. 다시는 자식이 피흘리는 꼴을 보지 않으려 했더니 결국은 너마저 피를 흘리고 죽었구나. 너는 여자로 태어났는지라 너만은 칼날 아래 이슬 되는 신세만은 면할 줄 알았더니 너마저 이런 신세가 되었구나 - 214 


궁전까지 함께 온 트로이아 여자들을 부르면서 헤쿠바를 왕에게 매달려 손가락을 왕의 두 눈에다 찔러넣고는 눈알 두 개를 한꺼번에 뽑아버렸다. 헤쿠바가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분노가 헤쿠바에게 기이한 힘을 샘솟게 했기 때문이다. 헤쿠바는 더러운 왕의 피가 묻은 손가락으로 다시 한 번 눈알이 빠진 자리를 찔렀다. - 217


4.아니오스이 식객이 된 아이네이아스

호메로스이 일리아드에서는 별로 주요한 인물로 다루어지지 않은 이 아이네이아스가 후일의 로마 신화에서는 신화적인 영웅으로 대접받는 것은 바로 이 아이네이아스가 트로이아 유민을 이끌고 이탈리아 반도로 이주, 로마 건국이 기틀을 닦게 되기 때문이다. - 221


딸들이 입은 은혜가 무엇인고 하니, 이 아아들이 만지기만 하면 무엇이든지 옥수수가 되게 하고, 무엇이든지 포도주가 되게 하면, 무엇이든지 올리브 기름이 되게 하는 능력있었습니다...아가멤논은 제 딸들에게 하늘이 내린 은혜를 이용해서 그리스 함대에 탄 군사들 먹일 양식을 마련하라고 했답니다. - 222  


5. 스퀼라


좌우로는 각각 뱃사람들을 위협하는 스퀼라와 카륍디스가 보였다. 카륍디스는 아시다시피 소용돌이로 배를 감아들여 바다 밑까지 끌고 들어갔다가는 다시 토해내는 무서운 괴물이고, 스퀼라는 허리에 개대가리가 주렁주렁 달린 괴물이다. 이 스퀼라는 그런데도 얼굴만은 처녀의 얼굴을 하고 있다. - 227


폴뤼페모스, 나그네에게는 공포의 대상인 폴뤼페모스, 심지어는 올륌포스 신들에게도 대든 폴뤼페모스가 아니더냐? 그런데 이 폴뤼페모스라는 괴물도 사랑을 알고 나니 참으로 희한해지더구나. 사랑을 알고 난 뒤부터 폴뤼페모스는 가슴에 불이 붙었는지 휼측한 제 외모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하고 남들 눈에 들려고 애를 쓰기 시작한 게 이즈음부터였어. 나뭇가지를 꺽어들고 머리를 빗는가 하면 낫으로 수염을 깍고는 맑은 물에 제 모습을 비추어보고는 울지를 않나, 웃지를 않나, 이러기 시작하고부터는 이 피에 굶주려 있던 것 같던 폴뤼페모스는 아무것도 죽이지 않았어. 지나가는 배들도무사히 그 섬을 지나갈 수 있었고 - 230

아, 사랑스럽다.


이 산꼭데기에는 배의 돛대감으로도 넉넉한 소나무가 한 그루 있었어. 하지만 폴뤼페모스에게는 이게 지팡잇감 밖에는 안되었을 거야. - 230


그대가 내게서 달아나는 것은 나를 모르기 때문. 그대가 나를 알면 달아난 것을 후회하리라. 그대가 나를 알면 낭비한 시간을 아까워하고 그대가 나를 알면 내 품에 안기기를 말ㅇ설이지 않을 것이다. 내게는 굴이 있으니까...내게는 포도송이 늘어진 포도나무가 있고...내게는 모든 것이 넉넉하다. 내 집에 오면 그대는 그대 손에서 응달에서 익은 딸기도 딸수가 있다....갈라테이아여 여기 있는 양은 모두 네 것이다....그대가 데리고 놀 짐승 또한 얼마든지 있다....나는 내가 어떤 꼴을 하고 있는 지 그것도 알고 있다. 얼마 전에 맑은 물이 고여 있길래 거기에다 내 모습을 비추어 보았다....-233

이 말도 사랑스럽다. 비록 받아들여지지 않았더라도  


7. 글라우코스

나는 그 풀밭에 앉아 내 그물에 걸려든 고기, 의심없이 내 낚시를 물었다가 걸려든 고기를 세기 시작했다. 바구니에서 한 마리씩 꺼내어 풀밭에 놓으면서 센 것이다....내가 풀밭에 놓자마자 고기는 몸을 뒤척이면서 물 속을 헤엄치듯이 풀밭 위를 기어가기 시작했다....나는 어쩌면 풀에 신비한 효능을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풀잎을 하나 뜯어서 씹어보았다. 풀에서 나온 즙이 혀끝에 닿자마자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갑자기 가슴이 쿵쾅거리면서 물이 그리워지기 시작한 것이다. - 239



제14부 로물루스와 레무스 외


1. 스퀼라와 마녀 키르케

키르케의 궁전은 온 산을 덮고 있는 약초와 키르케가 이 약초로 전신시킨 짐승들 한 가운데 시있었다. - 241


처녀에 대한 이 사랑에 죄가 잇는 것이 아니고 처녀에게 죄가 있으니, 처녀도 내가 당한 만큼의 고통을 당하게 해주시면 되는 것입니다. -241


그런 여자를 두고 가슴에 앓기보다는 그대를 원하고 그대를 따르고자 하는 여성, 그대가 사랑하는 만큼 그대를 사랑하는 여성을 찾아내면 되는 것입니다. 그대는 남의 짝사랑을 받기에 충분한 분이니까요. ...그러니 이 사랑을 던질 생각이 있거든 나를 믿고 나를 사랑하세요. 아직은 늦지 않습니다. 자기 자신에 대한 의혹과 우유부단한 태도를 버리세요....게다가 내가 가진 약초의 효험도 만만찮고 내가 풍기는 매력 도한 만만찮답니다. 그러니 나를 차지할 생각을 해보세요. 그대를 능욕한 계집일랑 잊어버리고, 그대를 따르고자 하는 나를 따르세요. -242

케르케는 거절 당했다.


키르케는 글라우코스에게 분풀이 하는 대시 자기보다 나은 대접을 받고 있는 인간 스퀼라에게 분풀이할 결심을 했다. 사라을 거절당한 키르케는 이를 악물고 밖올 나가 무서운 독초를 모아들인 다음 이를 가루로 만들고 헤카테 여신으로부터 배운 주문을 외며 이 독초 가루를 섞었다. 이윽고 독약 만들기를 끝낸 키르케는 검은 옷을 입고 궁전을 나가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흐르는 이곳의 급류를 마른 땅 밟듯 지났다...키르케는 머지 않아 스퀼라가 오겠거니 여기고 스퀼라가 자주 멱을 감는 웅덩이에다 가지고 온 독초 가루를 풀면서 아무도 들은 적이 없는 주문을 아홉 번씩 세 차례 읋었다. - 243

나는 마녀의 이 장면이 매번 흥미진진하다.


허벅지에서 사타구니에서 돋아나 하반신을 이루는 수많은 개 무리의 등에 타고 있는 셈이었다. 글라우코스는 스퀼라의 이 무서운 변신과 기구한 스퀼라의 팔자를 슬퍼하며 약초를 쓰되 지나치게 잔인하게 쓴 키르케의 구애를 피해 멀리 도망쳤다. - 244


2. 원숭이가 된 케르코페스

디도 여왕은 제물은ㄹ 바친다는 거짓 명목으로 화장단을 쌓게 하고, 그 위로 올라가 칼로 자결하고는 그 화장단 불에 자신을 태웠다. - 245


3. 쿠마의 시뵐레

나는 순진했는지라 흙덩어리 하나를 가리키면서 저 흙덩어리에 든 흙의 낱알 수만큼 생일이많았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만 나는 큰 실수를 저지른 것입니다. 영원한 청춘을 함께 요구하는 것을 잊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아폴로 신께서는 만일에 자기가 요구하는 사랑을 받아들이면 그만한 수명은 물론이고, 영원한 청춘까지 주겠다고 했습니다. 나는 그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이 날 이때까지 처녀의 몸으로 살고 있습니다. - 250

아폴로 신은 사랑에서 협상한다. 그리고 싫다고 하면 물러선다. 유피테르는 싫다고 하면 몸을 바꿔서라도, 폭력을 써서라도 취한다. 두 신의 차이다. 


4. 아이네이아스, 아카이메니데스를 구하다.

그리스 인들을 저주했다. 오뒤세우스도 좋고 오뒤세우스의 부하라도 좋다. 한 놈만 내 손에 걸린다면 그래서 그놈을 찢어먹을 수 있다면 산 채로 가랑이를 찢어 피는 마시고 살과 벼는 씹어먹을 수 있다면..아 이런 소원만 이루어질 수 있다면 장님이 된 것도 그렇게 억울하지는 않겠다...이렇게 소리 지르면서 돌아디는데 이걸 보고 있는 내 정신이 어디 정신이었겠나, 제 손으로 잡아 찢어먹은 우리 전우들 살점이 묻는 괴물의 입, 그 무서운 손, 뻥 뚫린 눈구멍, 우리 전우들의 피가 묻은 수염을 보고 있으려니 눈앞이 캄캄했네 - 253


5. 풍신 가이올로스의 선물 오뒤세우스와 키르케

약초즙이 조화를 부렸던 것일세. 하녀들은 모두 이렇게 형상이 변해 버린 우리를 돼지우리로 몰아넣었네. 키르케의 방에서 나가면서 보니까 에우륄로코스만은 돼지로 변하지 않고 온전한 사람으로 남아 있더군 이사람은 키르케가 권한 약초즙을 마시지 않았던 거일세 - 258


6. 피구스와 카넨스


카넨스는 노래를 어찌나 잘 불렀는지 이 색시의 노래를 들으면 나무와 바위도 감동했고, 사나운 짐승들은 성질을 눅이고 고분고분하게 말을 들었으며, 강은 노래가 끝날 때까지 흐름을 멈추었고 새들은 날개를 접고 노래를 들었더랍니다. - 261


그러나 키쿠스 왕은 키르케 여신의 애원을 일언지하에 거절했어요. “그대가 누군신지 모르나 나는 그대 사람이 될 수가 없어요. 나는 이미 다른 여성의 포로가 된 몸, 오래오래 이렇게 포로로 머물고 싶어하는 사람이랍니다. 그러니 운명의 여신이 나와 냐누스이 딸 카넨스를 떼어놓지 않는 한 혼외의 사랑을 유혹하여 사랑의 맹세를 깨뜨리게 하지 마시오”

불쌍한 키르케


7. 새가 된 디오메데스의 부하들

우리가 겪은 것보다 더 견디기 어려운 고초는 이제 없다. ..두려움은 인간을 허약하게 만드는 법이다. 그러나 역경을 두려워하지 않는 인간은 오히려 그 역경을 짓밟을 수 있는 법이다. - 269


이 야생 감람나무 열매를맛보면 누구든 그 목동이 얼마나 야비한 인간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고 한다. 말하자면 욕지거리를 한 야비한 혀가 녹아 이 열매의 맛이 되었다는 것이다. - 271


8. 아이네이아스의 배, 아르데아

아이네이아스의 함대의 대부분이 이렇게 해서 바다의 요정이 된 것이었다. 이 요정들은 처녀들이 으레 그러듯이 일단 바다 속으로 들어가자 그토록 두려워하던 바다에서 물장구를 치고 놀았다. -273


9. 신이 된 아이네이아스

10. 포모나와 베루툼누스, 아낙사레테의 전신

과수원은 포모나가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사랑한 것이자 자랑거리이기도 했다. -277


포모나는 그런 자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과수원 안에다 울타리를 만들어놓고 그 안에서 살았다. - 278


베르툼누스는 능한 변장술 덕분에 사랑하는 포모나에게 접근하여 그녀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선까지는 어느 정도 성공하고 있었다. -278


저 느릅나무가 포도 덩굴과 결혼하지 않고 저 혼자 덜렁 서 있다면 잎밖에는 사람들에게는 보여줄 게 뭐 있겠어요. 포도 덩굴도 그렇지요. 느룹나무와 혼인해서 저렇게 가지를 감고 올라가 있으니까 보기에 좋잖아요? 아무리 포도덩굴이지만 느릅나무와 혼인하지 않았더라면 땅바닥이나 기고 있지 별 수 있어요? - 279


이피스는 처녀의 유모를 만나 처녀에 대한 사랑을 고백하고는 이떻게든 처녀의 마음을 좀 누그러지게 해달라고 청을 넣는 한편 처녀의 시중을 드는 시종들에게도 자기를 도와달라고 부탁했지요. - 281


하지만 내 사랑에는 그대로 어쩔 수 없는 힘이 있어요. 그대도 언젠가는 내 사랑을 자랑스럽게 여기지 않으면 안될 것이오. 그대로 언젠가는 내가 그대로부터 부당한 대접을 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할 것이요. -282


나는 그대가 볼 수 있도록 여기 이 자리에서 죽겠소 - 282

무서운 집착


자기 손으로 자주 꽃다발을 걸었던 처녀의집 문을 바라보았어요. 그러다 떨리는 손으로 문의 상인방에다 올가미를 걸고는 다시 외쳤어요. “여기에 그대가 좋아할 만한 꽃다발이 여기 있고. 무정한 사람이여!” - 283


이미 복수의 여신들은 이 처녀 방에 와 있었어요. - 283

오랫동안 처녀의 가슴 속에 있던 돌 같은 응어리가 온몸으로 퍼졌던 것이지요....자 요정 아가씨 이 이야기를 마음속에 따담고 남의 사랑은 본 척도 않는 그 오만한 마음을 버리세요. - 284


마르스는 창을 장대삼아 짚고는 발굽에 피가 묻은 말들이 끄는 수레에 뛰어올랐다. - 288


제15부 카에사르의 승천 외

1. 뮈스켈로스, 크로톤

일어나거라, 일어나서 네 아버지 나라를 떠나 머나먼 아이사르 강의 자갈이 많은 지류를 찾아가거라. 헤라클레스는 이 말만 한 것이 아니고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경을 칠 것이라면서 이 젊은이를 위협하고는 사라졌더랍니다. - 293


2. 퓌타고라스의 가르침

모든 것은 변할 뿐입니다. 없어지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영혼은 이리저리 방황하다가 알맞은 형상이 있으면 거기에 깃들입닏. 짐승의 육체에 있다가 인간의 육체에 깃들이기도 하고, 인간의 육체에 있다가 짐승의 육체에 깃들이기도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돌고 돌 뿐, 사라지는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 300


나는 같은 형상을 영원히 그대로 간직하는 것은 이 세상에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보십시오. 시대도 황금의 시대에 서 철의 시대에 이르기까지 변하지 않았습니까? 나는 땅 역시 시대에 따라 변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 304


하늘과 하늘 아래 있는 만물은 다 끊임없이 변합니다. 땅과 땅 위에 있는 만물도 끊임없이 변합니다. 피조물의 하나인 우리 인간도 변합니다. 우리라는 존재는 육체로만 이루어져 잇는 것이 아니고 날개 달린 영혼도 여기에 깃들여 있기 때문입니다. 날개 달린 우리의 영혼은 들짐승의 가슴을 찾아들어갈 수도 있고 가축의 가슴을 찾아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러한 짐승들을 함부로 죽이지 말아야 합니다. 이런 짐승의 몸에 어쩌면 우리 부모형제나 우리 친척, 우리와 같은 인간의 영혼이 깃들여 잇는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인간이라는 이 예사롭지 않은 지위를 불명예스럽게 하거나 튀에스테스식 식사(자식 셋을 죽여 아비에게 식사로 마련한 것)로 우리의 배를 채우는 일은 절대로 하지 마십시다. 313


아드님은 로마의 초대 황제가 되었던 아우구수투스를 가르킨다. 카에사르이 조카였던 아우구스투스가 카에사르의 유언에 따라 대를 잇게 된다. 저자 오비디우스는 아우구스투스에게 대를 물린 것이야말로 카에사르가 한 일 중 가장 잘 한 일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 오비디우스는 이 황제의 비위를 건드려 먼 땅으로 유배되어 있을 동안에 이 책을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그런지 의도적으로 카에사르의 후계자인 황제 아우구스투스를 미화하고 있는 것 같다. - 330 각주


7. 결사

이제 내 일은 끝났다. 유피테르 대신의 분노도 불길도 칼도 탐욕스러운 세월도 소멸시킬 수 없는 나의 일은 끝났다. 내 육체 밖에는 앗아가지 못할 운명의 날은 언제든 나를 찾아와 언제 끝날지 모르는 내 이승의 삶을 앗아갈 것이다. 그러나 육체보다 더한 내 영혼은 죽지 않고 별 위로 날아오를 것이며, 내 이름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로마가 정복하는 땅이면 그 땅이 어느 땅이든 백성들은 내시를 읽을 것이다. 시인의 예감이 그르지 않다면 단언하거니와, 명성을 통하여 불사를 얻은 나는 영원히 살 것이다. - 336 

와 맞는 말이다.


초판에 부치는 역자 후기 [오비디우스의 유쾌한 경망]


오비디우스 자신은 귀양당한 원인에 대해 ‘어떤 시구와 어떤 과실 때문이었다‘고 고백하고 있는데 바로 이 시구는 큰 율리아를 찬양하는 시구이고, 과실은 율리아의 애인 노릇을 한 일을 말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정신을 번쩍 들었을법한 오비디우스가 유배지에서 정신을 가다듬고 쓴 작품이 바로 이 <메타모르포시스>입니다. - 2권 339


이 책의 원제인 <메타모르포시스>는 사물이 비롯되는 정황을 설명하는 개념입니다. 유대교와 기독교에서는 창조설이 있듯이 많은 문화권의 신화나 설화는 나름의 창조설과 전신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원숭이의 엉덩이는 이러이러한 이유로 빨갛게 되었다느니, 게는 이러이러한 이유로 게걸음을 걷게 되었다느니 수수 대궁이는 이러저러한 이유에서 피가 묻게 되었는데...식입니다. 물론 순진한 신화해석학에 속하는 이 <메타모르포시스>라는 개념은 과학적으로는 더 이상 유효하지 못한 개념임에 분명합니다. 그러나 이 개념이 <시적 메타모르포시스>라는 표현으로 바뀌면 그 성격은 사뭇 달라져서 오비디우스의 시대에는 물로 오늘날까지도 조금도 다름없이 유효한 개념이 됩니다. 따라서 오비디우스의 메타모르포시스는 그 시대 사람들의 시적 상상력이 투사된 시적 메타모르포시스 쯤으로 이해하면 좋을 듯 합니다. 사실 메타모르포시스 라는 개념은 세계의 모든 민족이 나름의 신화와 전설의 체계에서 자연과 인간 사이의 모순을 해소하는 하나의 많은 만병통치약 노릇을 해 온 듯 합니다. - 2권 341


개정판 후기


이 <변신 이야기>는 연대순으로 비교적 후대에 씌어진 것이기는 하나 역자의 손에서 이루어질 고대 신화 면역 총서의 한 시발점을 이룬다. 이 작업은 호메로스의 <일리아드><오뒤세이아> 그리고 베르길리우스 <아에네이스> 아폴로도로스 <황금나귀> 로버트 그레이브스의 <그리스 로마신화>로 이어질 것이다. 실로 평생 소원하여 마지않던 대장정이다. 험할 것으로 예감하나 이 대장정이 끝날 때까지 붓을 놓지 않을 것을 다짐한다. 이로써 한국의 독자들을 위한 고전 교실이 하나 우뚝 세울 수 있다면 이 또한 우리 문화, 우리 문학의 한 초석이 될 터이다. 세계의 고전문학의 고삐를 잡고 우리 문학으로 끌어들이는 일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나는 민음사의 <세계문학전집>이 이것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 2권 344

 

 

3. 내가 저자라면


1) 전체적 뼈대와 목차


<변신이야기>는 카이사르 후계자로 로마의 실질적인 황제 위치에 있었던 아우구스투스에게 유배명령을 받았던 시인 오비디우스에 의해 씌어졌다. 천지창조부터 시작해서 그리스신화와 비슷한 이야기들로 흘러간다. 로마사람이니 로마를 세운 로물루스와 레무스가 신들의 계보와 관련을 가지도록 자신들의 근원을 그리스 신화 끝자락에 박음질 했다. 그들의 첫 번째 황제인 카이사르마저 승천했다고 써서 신격화했다. 신들의 이름이 그리스식 제우스에서 로마식이라기 보담 라틴어식으로 유티테르로 바뀐 것 말고 그리스신화와 로마신화를 떼어서 완전 다른 것으로 생각할 수 있을까? 나는 굳이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전체 15부였다. 나중의 두 개, ‘14부 로물루스와 레무스 외, 15부 카에사르의 승천 외‘이 로마가 들어간 부분이다.


소제목은 이야기의 주인공 이름이다. 소제목을 보고 대략의 줄거리가 떠오르는 것들은 어릴 때부터 꽃말 관련된 전설, 문고판 ‘그리스로마신화’에서 읽은 이야기들이다. 거기에 성인판이 들었다. 어른이 읽어도 좋을, 인간의 본성 중 공격적이고 잔인하고 성적인 이야기다. 이러한 오비디우스식 구성이 매우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순서라고 생각한다. 중간중간에 이야기를 하는 이가 바뀐다. 오르페우스가 해 주는 이야기, 실 잣는 처녀가 해 주는 이야기 식으로 화자가 등장한다. 재미있는 방식이었다. 

2) 보완점

오비디우스가 아우구스투스로부터 유배명령을 받고 귀양지에서 이 운문을 썼다. 15부에서 카이사르가 이룩한 업적 중 그의 후계로 아우구스투스를 세운 것이 제일 잘 한 일이라는 부분이 나온다. 각주에 달린 번역자 이윤기씨의 해설을 감안하여 이해를 한다. 그러나 작가에게서 입에 발린 말 잘 하는 능수능란한 아첨꾼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인류의 공통 자산에서 비롯된 신화를 채록하는 입장이었는데 그런 정치권력에 아첨하는 작가의 입장이 책에서 티가 된다고 생각했다. 이 부분은 밑줄 안 그으면 되는 거고, 상황참작하여 가려 읽으면 된다. 만약 그런 아부 덕분에 이 책이 발간될 수 있고 전해내려올 수 있었다면, 각주 참조하여 읽으면 된다. 


3) 감동적인 장절


① 오비디우스의 결사

그는 BC 어쩌고 근처의 사람이라는데 2012년 봄에 내가 그의 책을 읽으며 그의 이천년 묵은 결사가 참임을 증명하고 있다.


이제 내 일은 끝났다. 유피테르 대신의 분노도 불길도 칼도 탐욕스러운 세월도 소멸시킬 수 없는 나의 일은 끝났다. 내 육체 밖에는 앗아가지 못할 운명의 날은 언제든 나를 찾아와 언제 끝날지 모르는 내 이승의 삶을 앗아갈 것이다. 그러나 육체보다 더한 내 영혼은 죽지 않고 별 위로 날아오를 것이며, 내 이름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로마가 정복하는 땅이면 그 땅이 어느 땅이든 백성들은 내시를 읽을 것이다. 시인의 예감이 그르지 않다면 단언하거니와, 명성을 통하여 불사를 얻은 나는 영원히 살 것이다. - 2권 336 


② 번역가 이윤기씨의 1998년 개정판 후기


그는 많은 신화책을 번역했다. 4월에 우리가 읽는 책 3권이 모두 그의 손을 거쳐 한국독자에게 왔다. 2010년에 타계한 소식을 나는 뉴스에서 읽었고, <신화와 인생>을 같이 읽던 이에게서 ‘이윤기선생님이 돌아가셨다. 슬프다’는 전화도 받았다. 개정판 역자 후기에서 그가 신화 시리즈의 완역을 꿈꾸었다는 걸 읽었다. 이 책 뒤의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에 그의 다른 번역 신화책은 아직 포함되지 않았다. 그럼 그의 꿈은 실현되지 않았나? 번역가인 그의 딸이 대를 이어서 만들어갈까? 신화번역이 자신의 천복임을 알아챈 다른 번역가가 해나갈까? 죽음이 언제 찾아들었든, 그 꿈이 실현되든 말든 그 비젼이 아름다웠다. 영어 까막눈인 나는 고마운 마음으로 그 이야기 책들을 읽어나갈 거다.


이 <변신 이야기>는 연대순으로 비교적 후대에 씌어진 것이기는 하나 역자의 손에서 이루어질 고대 신화 면역 총서의 한 시발점을 이룬다. 이 작업은 호메로스의 <일리아드><오뒤세이아> 그리고 베르길리우스 <아에네이스> 아폴로도로스 <황금나귀> 로버트 그레이브스의 <그리스 로마신화>로 이어질 것이다. 실로 평생 소원하여 마지않던 대장정이다. 험할 것으로 예감하나 이 대장정이 끝날 때까지 붓을 놓지 않을 것을 다짐한다. 이로써 한국의 독자들을 위한 고전 교실이 하나 우뚝 세울 수 있다면 이 또한 우리 문화, 우리 문학의 한 초석이 될 터이다. 세계의 고전문학의 고삐를 잡고 우리 문학으로 끌어들이는 일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나는 민음사의 <세계문학전집>이 이것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 2권 344


③ 제목을 <변신이야기>로 지은 이유의 설명일 법한 피타고라스의 영향 부분 (2권)


오비디우스는 피타고라스의 영향을 받아 이런 가치관을 가지고 있었나보다. 그리고 그리스신화를 ‘전신’ ‘변신’ 이야기로 읽었다. 그건 만물을 형제로 생각하는 인디언의 가치관과도 비슷하다. 나는 <변신이야기>의 에피소드를 더 많이 기억해서 강물의 황금 물결을 보면서 만지는 족족 황금으로 되었던 탐욕스런 미다스왕을 떠올리듯 내 주변의 사물들 안에 내장된 이야기를 상상해 보면 매우 즐거울 것 같다. 한편 매우 소중해질 것도 같다. 


모든 것은 변할 뿐입니다. 없어지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영혼은 이리저리 방황하다가 알맞은 형상이 있으면 거기에 깃들입닏. 짐승의 육체에 있다가 인간의 육체에 깃들이기도 하고, 인간의 육체에 있다가 짐승의 육체에 깃들이기도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돌고 돌 뿐, 사라지는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 300


나는 같은 형상을 영원히 그대로 간직하는 것은 이 세상에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보십시오. 시대도 황금의 시대에 서 철의 시대에 이르기까지 변하지 않았습니까? 나는 땅 역시 시대에 따라 변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 304


하늘과 하늘 아래 있는 만물은 다 끊임없이 변합니다. 땅과 땅 위에 있는 만물도 끊임없이 변합니다. 피조물의 하나인 우리 인간도 변합니다. 우리라는 존재는 육체로만 이루어져 잇는 것이 아니고 날개 달린 영혼도 여기에 깃들여 있기 때문입니다. 날개 달린 우리의 영혼은 들짐승의 가슴을 찾아들어갈 수도 있고 가축의 가슴을 찾아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러한 짐승들을 함부로 죽이지 말아야 합니다. 이런 짐승의 몸에 어쩌면 우리 부모형제나 우리 친척, 우리와 같은 인간의 영혼이 깃들여 잇는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인간이라는 이 예사롭지 않은 지위를 불명예스럽게 하거나 튀에스테스식 식사(자식 셋을 죽여 아비에게 식사로 마련한 것)로 우리의 배를 채우는 일은 절대로 하지 마십시다. 313


④ 마녀들의 특제 마법 엑기스 제조 과정 묘사에 뿅 갔다.


메데이아, 티시포네, 키르케가 나오는 부분이었다. 반복해서 읽고 상상하며 즐거워했다. 나는 이런 장면을 가까이에서 목격하는 마녀의 조수 노릇 한 번 해보면 소원이 없겠다. 그런데 아주 안타까운 것은 특별한 능력과 지혜를 가진 여자들이 스스로 영웅의 길을 나서는 게 아니라 영웅의 조력자나 여인이 되고자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에게 보낸 마음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자신의 특별한 능력을 누군가를 죽이고 괴롭히는데 사용하는 점이었다. 아리아드네는 마녀는 아니었지만 누군가의 조력자가 되려고 했다는 점에서는 같다. 그녀도 버림받았다. 매우 안타까웠다.


특히 1권 293~297쪽은 내가 이 책에서 가장 재미있게, 황홀하게 읽은 부분이다. 반복해서 읽는다. <마녀 메데이아 전> 전문을 베껴보고 싶다. 왜 이 부분이 끌리지? 일단 비룡을 타고 여러 대륙으로 날아가서 각종 약초를 구하고, 내가 좋아하는 커다란 솥에 넣어 끓이면서 휘젓는 마녀(마법사)의 장면이 포함되기 때문인 듯. 게다가 헤카테여신의 여사제였다고 한다. 나는 헤카테 여신을 좋아한다. 갈림길의 여신, 데메테르가 딸을 잃어버릴 때 사실을 확인해보라고 조언해 준 이. 저녁 어스름이 깔릴 때 검은 개들인지 뭐시깽인지를 데리고 산책을 한다고 했지. 한편 이렇게 엄청난 능력을 가지고도 왜 메데이아는 스스로 영웅이 되려하지 않고 영웅 이아손을 사모하는 자의 위치에 머물려고 했을까? 그리고 그녀의 잔인함의 근원은 어디일까? 그녀의 성장 배경과 역사는 무얼까 궁금하다. 만약 그녀가 잔인하지 않고 고결한 어떤 품성을 가졌다면 신화는 엄청나게 달라질 수 있었을까? 내가 만약 스타워즈의 요다같은 사람이라면 이런 이에게 어떻게 할까? 인연없는 중생은 어쩔 수 없다고 했던 것처럼 스스로 발심하지 않는 다음에야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할 수는 없었겠다. 메데이아 부분은 인용문을 따로 갖고 올수 없었다. 


티시포네는 배암이 여러 마리 감긴 팔을 내밀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티시포네가 고개를 가로젓자 머리카락의 가닥가닥을 이루는 배암들이 놀라 일시에 쉭쉭거렸다. 티시포네의 어깨로 내려오는 배암도 있었고 젖가슴으로 파고드는 배암도 있었다. 배암들은 하나같이 피가 뚝뚝 듣는 혀를 낼름거렸다. 티시포네는 머리에서 배암 두 마리를 집어 아타마스 부부를 겨냥하고 던졌다. 한 마리는 이노의 젖가슴, 한 마리는 아타마스의 가슴 근처로 날아가 유독한 숨결을 내뿜었다. 왕과 왕비의 몸에 배암에 물린 상처가 생긴 것은 아니었다. 배암의 독니에 물린 것은 그들의 육체가 아니라 정신이었다. 티시포네에게는 저승 궁 문지기인 케르베로스의 침, 레르나 연못에 사는, 마녀 에키드나의 딸이 휘드라의 독에다, 환각, 망걱, 눈물, 범죄, 광기, 살의 이런 것을 잘 섞어 만든 고약이 있었다. 티시포네는 이 같은 재료를 피에 버무려 청동 솥에다 넣어 초록빛 독미나리 대궁이로 저으면서 닳여 이 독약을 만들었던 것이다. - 184


약초즙이 조화를 부렸던 것일세. 하녀들은 모두 이렇게 형상이 변해 버린 우리를 돼지우리로 몰아넣었네. 키르케의 방에서 나가면서 보니까 에우륄로코스만은 돼지로 변하지 않고 온전한 사람으로 남아 있더군 이사람은 키르케가 권한 약초즙을 마시지 않았던 거일세 - 258


⑤ SF 영화 CG로 나올법한 괴물들& 불륜으로 분류되지만 여러 ‘사랑’, 잔인한 살육 장면

속이 좀 시원하면서도 이 모든 것이 인간성, 바로 내 안에 있다는 게 신기하고 두려웠다.  그리고 나는 특히 괴물들 모습이 사랑스러웠다. 금양모피를 구해오던 길에 이아손이 죽이던 뱀 이빨에서 태어나 나자마자 죽임을 당한 이들, 반지의 제왕을 볼 때 절대반지를 나르는 일행과 악의 전투 즈음에 흰 잇몸을 드러내며 울부짖던 괴물들이 연민스러웠다. 요정보다 오래 기억 남았다.  


폴뤼페모스, 나그네에게는 공포의 대상인 폴뤼페모스, 심지어는 올륌포스 신들에게도 대든 폴뤼페모스가 아니더냐? 그런데 이 폴뤼페모스라는 괴물도 사랑을 알고 나니 참으로 희한해지더구나. 사랑을 알고 난 뒤부터 폴뤼페모스는 가슴에 불이 붙었는지 휼측한 제 외모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하고 남들 눈에 들려고 애를 쓰기 시작한 게 이즈음부터였어. 나뭇가지를 꺽어들고 머리를 빗는가 하면 낫으로 수염을 깍고는 맑은 물에 제 모습을 비추어보고는 울지를 않나, 웃지를 않나, 이러기 시작하고부터는 이 피에 굶주려 있던 것 같던 폴뤼페모스는 아무것도 죽이지 않았어. 지나가는 배들도무사히 그 섬을 지나갈 수 있었고 - 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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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21 10:03:47 *.107.137.43

윤정아 ..내가 네 글을 이리도 기다려 본것은 첨이다

암튼 수고했고...천의 얼굴은 다 읽었다매..

바로 다시 시동을 걸어야 겠네? ㅎㅎ 애썼음이여..

우리맘을 좀 적셔줄.....예쁜 봄 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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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21 10:14:50 *.154.223.199

아, 언니 감사합니다. 어제 길수형님이 어제 퇴근 길에 빨리 올리거라. 다른 이들이 떨고 있다 하셨어요. 저랑 같은 자일에 묶인 길수형님과 재용랑이겠구나 했는데 아니군요. 많은 분들이 기다리고 지켜보고 계시네요. ㅠㅠ 네, 바로 시동 걸어서 오늘 내일 열심히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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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21 10:51:59 *.70.64.222

콩두,

곧바로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이 올라오길 바랍니다.

2009년 5기 현역 이었을때

주말마다 징징 울며 독수리타법으로 30쪽 넘게 북리뷰를 써내려가곤 했었지요.

 

어느 날, 이렇게 살다간, 내 인생도 별 볼일 없겠다 싶더군요. 그래서 내마음대로 수요일로 마감일을 바꿔버렸습니다.

물론, 학교에서 밤을 새웠지요. 그 새벽에 마침표 찍고 교문을 나서며 정말 상쾌했었습니다.

눈이 휘둥그래진 댓글도 많이 받았지요. 오기 연구원, 최연多자 로서의  작은 성취였습니다. 2009년 9월 9일의 일이었어요.

 

문장 옮겨적기 보다 내가 저자라면에 신경을 많이 쓰면 꼬꼬라면에 버금가는 판매량이 따라나올지 모릅니다. 

 

비오는 날, 레이스 중에 응원 못해준 것  마음에 걸려서 긴 답글 달고 나갑니다. 봄비 맞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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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21 16:45:09 *.107.137.43

선생님 ㅎㅎ 그런 역사가 있으셨네요.

마감일을 바꾸는 것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되네요

저도 월욜일이 일이 있는 날은 제 마감일은 일욜 자정..이렇게 정하긴했는데..

역시 변경연의 최연多자  선생님으로부터 오늘  또 배워갑니다

꼬꼬면의 버금가는 판매량은 예언처럼 들리걸요?

봄비 맞으며 석촌호수 한바퀴 휘 돌고 왔는데 ..덤으로 놀이한마당도 구경하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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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24 14:36:44 *.114.49.161

밥잘선생님^^ 댓글이 늦어 죄송합니다.

잠깐 누웠다가, '바로 영웅 리뷰가 올라오길 바랍니다'는 이 댓글을 읽고 한판 울고서 바로 짐싸서 카페로 나갔습니다. 가는 길에 약 지어 먹구요. 앉아서 내리 쳤습니다. 못 낼까봐 조마조마 했습니다. 어제 처음으로 출근 전에 리뷰를 올렸습니다. 레이스때부터 저의 제출시간은 마감 5분 전이었습니다. 독수리타법으로, 최연다자로서 수요일로 마감을 옮기셨다는 말씀 읽고, 우리 팀에서 제일 취약하고 불안불안한 내가 서둘러 일찍 내면 좋겠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해 보았습니다. 마감을 언제로 옮길까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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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21 15:05:13 *.151.207.149
콩두님. 조마조마 죽는 줄 알았어요. ㅠㅠ 연구원들의 당사자는 얼매나 피를 말리는 시간들이었을까요?
힘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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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24 14:38:25 *.114.49.161

우산님 북리뷰를 올리던 날 써주셨던 저 댓글을 보고서, 지켜보는 분들이 많이 있음을 알았습니다. 자올님,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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