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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4월 30일 00시 32분 등록
 

두 번째로 읽는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조셉 캠벨


1. 작가에 대하여


내가 존경하는 작가, 조셉캠벨에 대한 외부의 시선은 어떠한지 궁금하였다. 그래서 이런저런 책을 뒤지다가 ‘낸시 헤더웨이’가 쓴  <세계 신화학 사전>을 발견했다. 낸시 헤더웨이는‘영웅을 바라보는 13가지 방식’이라는 제목 아래, ‘조셉캠벨의 영웅’을 포함시켰다. ‘조셉캠벨의 영웅’은 조셉의 철학과 신화관을 아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 거의 전문을 싣는다.(푸른색 부분은 나의 생각을 적었다.)


   칼 융의 많은 추종자들 중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은 조셉 캠밸이었다. 조셉캠벨은 칼융에 기반을 두고 신화를 심리학적으로 접근했다. 그러나 그는 아버지 살해에 관한 프로이트의 견해가 옳다고 주장하면서 ‘융주의자’임을 스스로 부인했다.

♣♣♣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을 읽다보면 조셉캠벨은 칼융의 추종자같이 보이는데 좀더 면밀히 검토해 보아야겠다.

캠벨은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에서 전세계 신화를 이용하여 영웅의 원형적인 모험을 추적하고 있는데, 여기서 제임스 조이스의 단일신화(monomtth)라는 명칭을 붙였다. 평생토록 캠벨은 이 개념을 추구하면서 사실상 모든 신화의 유사성을 탐색했다. 각종 신화의 저변에 깔린 동일성이 캠벨의 커다란 주제였으며 영웅의 역할은  주제의 중심테마였다. 그의 견해에 따르면 개인이 직면한 도전은 이른바 영웅의 여정을 선택하여 무의식적인 부분을 발견하는 것이다. 여정에 착수한 영웅은 외부으 일상세계에서 한 걸은 물러나 정신의 불모지에 발을 들여놓는다. 신화는 그런 영역에서 지도(地圖)와 같은 역할을 한다.

영웅의 여정은 마치 우연처럼 발생하는 사건을 통해 모험에 나서는 것으로 시작했다. 여정을 떠나는 것은 곧 미지의 세계로의 진입을 의미한다. 곧이어 그는 고래뱃속에 들어간 요나처럼 심각한 곤경에 휘말린다. 캠벨이 고래의 뱃속이라 부른, 이런 에피소드는 낡은 자아의 탈피와 새로운 자아의 등장을 상징한다.

 그 후 영웅은 시험의 길로 들어선다. 그는 적과 대면하고 용을 살해하며, 지하세계를 떠돌아다닌다. 도한 여신들과의 신성한 결합, 사랑과 자의식을 상징하는 승리의 행위, 자아의 남성적 측면과 여성적 측면의 통합은 성취한다. 그리고 마침내 그는 보상을 받는다.

이아손은 호아금의 양털을 다시 찾고, 프시케는 사랑과 평등을 발견하며, 아프리카 영웅 므윈도는 동정과 지식, 준수해야  할 법을 얻는다. 영웅은 줄곧 반대세력과 마주치고, 때로는 장애물과 맞닥뜨리며 또 때로는 주춤하며 걸음을 옮기지 못한다.

그러나 영웅은 줄기차게 나아가며 종국에는 페넬로페와 재회한 오디세우스처럼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고 일상샐활로 돌아간다.

  캠벨의 주장에 다르면 보편적인 인간들으 경험에 비추어 볼때 영웅의 여정은 삶에 대한 간단한 비유를 나타낸다.

  그 여정이 자발적으로 시작되었건 강제적으로 시작되었건 영웅은 위험과 대면하고 패배와 유랑, 불확실함과 맞서고 미궁과 지하세계, 동굴 또는 사자굴에 뛰어들며 보란 듯이 그런 난관들을 척척 해치운다.

  캠벨은 개념의 효용성뿐만 아니라 신화의 기적적인 치유력까지 확신했다. 칼융은 치료요법과 신화를 상호보완적으로 바라본 반면 캠벨은 굳이 치료요법이 필요 없을 정도로 신화의 효과가 탁월하다고 주장했다.

♣♣♣안타깝게도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을 두 번이나 읽었는데, 캠벨이 신경증적인 정신분열증 환자에 대해 어떻게 신화의 효과가 탁월하다고 주장했는지 발견하지 못했다.

캠벨은 많은 상들을 수상한 영예, 사라로렌스대학에서의 오랜 교편생활 그리고 타인의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을 갖고 있었지만, 신화학자들은 그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듯하다. 그들은 캠벨의 학문이 조야하고 사고가 불분명하며 위대한 신화이야기를 시종 듣기 편한 종교, 즉 뮤잭(muzak 사무실, 공공장소, 여객기 따위의 전화 또는 라디오에 의해 전달되는 배경음악) 같은 신화로 변화시켰다고 힐난했다.

♣♣♣신화를 어렵고 모호하게 포장하지 않고 평이하게 쓰여졌다는 것과 의미부여가 약하다는 의미로 조셉캠벨을 힐난한 것 같다.

즉 하나의 영웅에서 다른 영웅으로 정신없이 옮겨다니고 이야기들 간의 유사성에 집중한 반면 차이를 무시하며 그리스와 로마 신화에 대한 관심이 미미하다는 것이다.

♣♣♣캠벨의 연구는 전 우주적이며 전 지구적이었기에 그의 신화는 곧 인류의 역사이기도 하다. 서양의 관점에서 보면 그리스와 로마 신화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지 않은 것이 불만스러울 수도 있겠다. 캠벨은 연구대상을 한정짓지 않고 지구의 구석진 것이라도 마다않고 탐구의 대상으로 삼았기에 그의 연구결과는 보편성을 가지는 것이 아닐까 싶다.

캠벨의 명성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자신의 명성이 차곡차곡 쌓이고 현자의 역할까지 떠맡게 되자 캠벨은 신화를 통해 위기와 시대를 헤쳐나가는 법과 생존하는 법을 우리에게 가르칠 수 있다고 점차 확신하게 되었다. 그는 비록 학자이자 교수였지만 지적(知的)인 분석은 의뢰하지 않았다.

  그는 또한 이렇게 말했다.

 “단지 이성적 능력에 영향을 주는 신화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신화는 심금을 울려야 한다. 당신은 신화를 흡수하여 그것에 적응하고 당신의 삶의 일부로 만들어야한다.”

  그는 신화를 그 무엇과도 관련있는 열정에 휩싸인 주제로 바라보았다.

그는 타인을 위해 신화에 생명을 불어넣었고, 그는 <천의 열굴을 가진 영웅>에서 다음과 같은 유명한 글을 남겼다.

“오이디푸스의 가장 최근의 화신은 미녀와 야수의 끊이지 않는 로맨스가 오늘 오후 42번로 5번가의 한 모퉁이에서 신호등이 바뀌기를 기다리며 서 있다.”

이런 식의 인식이 바로 그의 성공의 비결이었다.

낸시 헤더웨이는 조셉캠벨을 두고 ‘신화 전도사’라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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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셉캠벨이 어떻게 글을 쓰고 어떻게 학문을 연구했는지 궁금했다. 간략하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신화와 인생>에서 발췌)

   “성배가 상징하는 것은 인간의 삶에 있어 가장 높은 영적 성취다. 각자의 삶에는 여러 가지 높은 성취들이 있으며, 그 각자의 삶은 성배로부터 은총을 부여받는다. 나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며,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때, 나는 내가 성배의 성에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나는 그런 성취가 이루어지는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맹세코 내가 그 성을 잃어버렸다고 느끼게 되는 것도 순식간이다. 가령 어느 칵테일 파티에 참석하기만 해도 성배는 사라져 버린다. 내가 그런 행사에 결코 참석하지 않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조셈캠벨이 자신의 학문을 위하여 불필요한 것들은 모두 차단해 버린 채 연구에 몰두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 흔한 칵테일파티에 한 번 가지 않고 연구에 몰두했음을 알 수 있다. 크고 좋은 한 가지를 얻기 위해서는 다른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만 한다. 할 수 있는 것만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도 힘든 결단이요, 선택이다.

  “변화하는 사람은 거의 누구든지 옛 허물을 벗어버리는 경험을 하게 마련이다. 변화를 원하는 사람은 인도의 출가제도를 따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점진적 출가는 권할 만 하다. 이는 여러분이 하던 일을 천천히 그리고 단계적으로 중지하는 것이다.

   나 역시 책을 세 권 쓰려는 계획을 품고 숲으로 떠났다. 정확히 말하면 하와이로 떠낫다. 이것 역시 출가다. 나는 강연을 중단했고, 책과 노트만 들고 그곳에 머무르며 그저 연구에만 집중했다. 출가는 말 그대로 죽음과 부활을 의미한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 나와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편지를 써서 이번 순회강연을 할 수 없게 되었다고 말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한시적이긴 해도 책 세권을 쓰기 위해서 출가를 단행한 것을 통해서 조셉 캠벨의 연구에 대한 열정과 집중력을 엿볼 수 있다. 한 가지를 성취하기 위해서는, 잔가지는 다 쳐버리고 오로지 성취하고자 하는 굵은 가지만 남겨두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탐내는 것도 버릴 줄 알아야 한다.

나는 그의 이러한 태도를 닮고 싶다. 한가지에 천착하여 불굴의 의지로 밤낮없이 공부하고 연구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3. 내가 저자라면

조셈캠벨은 <천개의 얼굴을 가진 영웅>서문에 쓰면 좋음직한 내용을 본문에서 이렇게 말했다. 말하자면 <천개의 얼굴을 가진 영웅>을 읽고 받아들이는 독자의 자세에 대한 바람이랄까 혹은 이 책을 즐기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필자는 이 책 전반에 다양한 예를 소개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프레이저가 <황금가지>에서 그랬듯이) 이 책의 각 장을 풍부하게 꾸밀 수 있었다. 이 책을 쓰면서 필자가 자료를 체계적으로 정리했으니만큼 독자 여러분은 다양한 유형의 갖가지 예화들을 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말미에 이르면 독자 여러분은 방대한 양의 신화를 읽게 될 것이다. 독자는 모든 신화가 각 원질 신화를 인증하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싶겠지만, 필자가 바라기로는, 각주에 실린 책들을 일별하면서 방대한 이야기 중의 일부를 한가하게 즐겨주었으면 한다.” (80페이지 각주) 

  조셈캠벨은 우리에게 한가하게 책을 즐겨주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한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참으로 산만하게 방만하게 써졌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내용이 어려운 만큼 문장을 좀더 쉽게 풀어서 서술했더라면 독자가 좀더 재미있게 읽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주술사의 언어처럼 그 뜻이 모호하고 함축적인 문장이 많아서 의미 전달이 어렵다. 신화이기에 모호하고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처럼 쓸 수밖에 없을까?

저자는 책 여기저기 신화의 필요성과 목적에 대해 쓰고 있다.

  “신화의 목적은 개인의 의식과 우주적 의지를 화해시킴으로써 생명에 대한 그 같은 무지를 추방하는데 있다. 이 목적은 덧없는 시간적 현상과 삶의 죽음이 혼재하는 불멸의 삶과의 진정한 관계를 자각해야 달성이 가능하다.” (308페이지)

신화를 왜 읽고 공부해야하는지를 명확하게 알려주는 글이다. 신화를 읽는 궁극적인 이유는 우리의 무지(無智)를  없애는데 있다. 불교에서는 삼독심이라 하여 탐욕, 분노, 무지를 우리를 병들게 하고 번뇌에 빠지게 하는 요인이라 한다. 지혜와는 반대인 무지, 무명(無明)은 우리의 삶을 어둡게 한다. 불교에서는 연기법을 깨닫지 못하는 것을 어리석음이라 하며, 연기법을 모르기 때문에 번뇌 속에서 허덕인다고 보는 것이다.

  저자는 불교사상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가 보아내지 못하는 것을 보아낸다. 그리고 붓다와 관세음보살에 대해 신선한 단어로 새롭게 표현 한 것이 마음에 든다. 같은 내용이라도 다르게 표현하면 얼마나 신선하게 다가오는 가를 보여주는 좋은 글들이다.

  진부한 방식으로 진부한 단어를 사용해서 쓴다면 그 글을 누가 읽겠는가? 글을 쓰는 이는 항상 좀더 신선한 생각과 그 느낌을 어떻게 표현해 낼 지를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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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 문윤정
2012.04.30 05:07:40 *.85.249.182

마음을 무찔러드는 문장과

내가 좋아하는 문장 50개는 첨부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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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03 16:07:20 *.114.49.161

내가 좋아하는 50개의 문장과 거기에 대한 소감이나 해석을 저렇게 따로 모아두어도 좋겠습니다. 역쉬 책을 읽다가 나의 소명에 대한 칼럼 주제를 얻어오시는군요. 잘 읽었습니다.  제가 맨 처음 이 북리뷰를 얼렁뚱땅 열어본 건 월요일 아침이었어요. '엇, 숙제를 이렇게 하라는 거였어?' 하면서 땀 삐질삐질 흘렸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그리고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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