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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4월 30일 23시 17분 등록

알랭 드 보통

1969년 프랑스 취리히에서 태어났으며,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수학했다. 1993년에 발표한 처녀작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부터 <키스하기 전에 우리가 하는 말들>에 이르기까지 발표하는 소설마다 큰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뒤이어 <여행의 기술>을 출간하며 평단으로부터 찬사뿐만 아니라 독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다음 작품이 가장 기대되는 작가고 꼽히는 드 보통의 저서들은 현재 20여 개의 언어로 번역 출간되어 세계 각국에서 수십만 부씩 팔리는 베스트셀러이다. 2000년 역사를 꿰뚫으며 경제적 능력으로 규정되는 사회적 위치에 대한 불안의 문제를 다룬 <불안>2004년 발표한 최신작이다. 알랭 드 보통은 20034월에 프랑스 문화부 장관으로부터 슈발리에 드 로드르 데자르 에 레트르라는 기사 작위를 받았다. 같은 해 11월에는 유럽 전역의 뛰어난 문장가에세 수여하는 샤를르 베이용 유럽 에세이 상을 수상했다.

 

아직 나의 언어로 그를 표현할 자신이 없다.

 

 

정의

세상이 자신을 존중한다는 사실을 확인하지 못하면 스스로도 자신을 용납하지 못한다. -9

 

실패에서 굴욕감이 생긴다. 이것은 우리가 세상에 우리의 가치를 납득시키지 못했고, 따라서 성공한 사람들을 쓸쓸하게 바라보며 우리 자신을 부끄러워할 처지에 놓였다는 괴로운 인식에서 나온다. -9

실패. 우리의 감정과 상황을 담담하게 그리다.

 

이런 상황에 대처하는 가장 유익한 방법은 이 상황을 이해하고 그것에 대하여 이야기해보려고 노력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10

상대를 모르는 순간이 패닉이다. 알고 있는 것을 두려워하지는 않는다. 단지 불편해 할 뿐이다.

 

 

원인

사랑결핍

불편은 모욕을 동반하지만 않으면 오랜 기간이라도 불평 없이 견딜 수 있다. -17

병사나, 탐험가. 불편하다는 것이 불평은 아니다. 단지 불편한 것일 수도 있다. 불편이 자랑거리가 되기도 한다. 다른 이들이 우와~”하는 시선을 보낼 때 불편은 우리를 빛낸다.

 

돈만큼이나 돈을 모으는 과정에서 파생되는 존경을 추구한다. -17

부자가 단지 돈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 가게 점원의 상냥한 태도까지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지.

 

미래 사회가 조그만 플라스틱 원반을 모으는 대가로 사랑을 제공한다면, 우리는 오래지 않아 그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물건으로 인해 열렬한 갈망을 느끼기도 하고 불안에 떨기도 할 것이다. -17

 

아무도 우리에게 주목하지 않는다는 것은 곧 인간 본성에서 나오는 가장 열렬한 욕구의 충족을 기대할 수 없다는 뜻이다. -18

 

다른 사람의 관심이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우리가 날 때부터 자신의 가치에 확신을 갖지 못하고 괴로워할 운명을 타고났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 결과 다른 사람이 우리를 바라보는 방식이 우리가 스스로를 바라보는 방식을 결정하게 된다. -21

사회를 구성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혼자만 있다면 우리는 불안하지 않을지 모른다.

 

남의 애정 덕분에 우리 자신을 견디고 사는 것은 아닐까?

우리의 에고나 자아상은 바람이 새는 풍선과 같아, 늘 외부의 사랑이라는 헬륨을 집어넣어 주어야 하고, 무시라는 아주 작은 바늘에 취약하기 짝이 없다. -22

반대로 생각하기. 우리가 괜찮은 자신을 남들이 인정해 주지 않는다고 느끼는 것이 아닐 수도.

 

이 자리는(세상에서 차지하는 자리) 우리가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는지 결정하며, 결과적으로 우리가 우리 자신을 좋아할 수 있는지 아니면 자신에 대한 신뢰를 잃을 수 밖에 없는지 결정한다. 이 자리는 우리에게 전례 없는 중요성을 가지게 된 일용품, 즉 사랑을 얻는 열쇠다. 사랑이 없으면 우리는 자신의 인격을 신뢰할 수도 없고 그 인격을 따라 살 수도 없다. -23

 

 

속물근성

어른이 된다는 것은 냉담한 인물들, 속물들이 지배하는 세계에서 우리 자리를 차지한다는 의미이다. -27

 

정말 새로웠던 것은 속물근성이 아니라, 속물들의 그런 전통적인 차별행위를 이제 용납할 수 없는 것으로 여기게 된 적어도 새커리 같은 사람들에게는 평등 정신이었다. -28

 

우리는 이런 조건적인 면 때문에 괴로운 것인지도 모른다. 어른끼리 하는 사랑도 부모의 자식에 대한 무조건적 사랑을 원형으로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30

사랑하니까로 정의되는 많은 행동들. 어디까지 바랄건지. 공지영이 그랬다. 동성이었으면 화장실까지 동행하기를 바랬을지도 모른다고. 그런건 아닐까?

 

신문은 매일 작위가 있는 사람과 유명한 사람이 존엄한 존재라고 역설하는데, 이는 결국 작위가 없는 보통 사람들은 시시하다고 역설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것이다. -34

 

자신의 자리에 확신을 가지는 사람은 남들을 경시하는 것을 소일거리고 삼지 않는다. 오만 뒤에는 공포가 숨어 있다. 괴로운 열등감에 시달리는 사람만이 남에게 당신은 나를 상대할 만한 인물이 못 된다는 느낌을 심어주려고 기를 쓴다. -35

자신이 드러나기 위해 남을 낮춰야한다는 것은 결국 자신이 낮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거만한 사람에게 무시를 당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우리를 무시하는 사람들의 관심을 얻고자 하는 갈망이 생기기 때문이다.(어떤 사람들을 싫어한다고 해서 그들이 우리를 좋아하는 것도 싫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36

 

두려움에서, 존엄에 대한 욕망이 채워지지 않은 상태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어쩌면 경멸하기보다는 슬퍼하고 이해하는 것이 옳을지도 모른다. -36

자기 자리에 확신이 없는 사람들

 

사치품의 역사는 탐욕의 이야기라기보다는 감정적 상처릐 기록으로 읽는 것이 더 정확할 것 같다. 이 역사는 남들의 경멸에 압박감을 느껴 자신에게도 사랑을 요구할 권리가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텅 빈 선반에 엄청난 것들을 전시하려 했던 사람들이 남긴 유산이기 때문이다. -38

내 생애 가장 화려한 생일 연회를 벌였던 그녀. 3일 동안 그치지 않는 향연을 베풀며, 누군가의 한 달 알바비를 하룻밤에 쏟아부었다. 정작 생일 당일, 그녀는 조용히 계산을 한 뒤 사라졌다. 5년쯤 지나 그녀와 술을 마시며 물었다.

그렇게 화려하고 싶었던 거 아니었잖아. 그 녀석만 있으면 되는 거 아니었어?”

“XX. 넌 진짜 짜증난다.”

녀석이 떠나간 생일이 초라했던 거다. 당일까지 연락이 없었을 때 화려한 연회는 더 견디기 힘든 초라함이 되었다.

 

 

기대

실제적 궁핍은 급격하게 줄어들었지만, 역설적이게도 궁핍감과 궁핍에 대한 공포는 사라지지 않았고 외려 늘어나기까지 했다. -56

 

오직 우리가 함께 자라고, 함께 일하고, 친구로 사귀고, 공적인 영역에서 동일시하는 사람들만큼 가졌을 때, 또는 그보다 약간 더 가졌을 때만 우리는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 -57

우리 자신이 같다고 느끼는 사람들만 질투한다. 우리의 준거집단에 속한 사람들만 선망한다는 것이다. 가장 견디기 힘든 성공은 가까운 친구들의 성공이다. -59

친구란 아플 때 함께 아파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아닌, 기쁠 때 함께 기뻐해 주는 사람들.

 

사회는 불평등했지만 그것 때문에 인간의 영혼이 타락하지는 않았다. -68

계급 사회.

 

무제한의 기회가 있는 것처럼 느껴지면 처음에는 특히 젊은 하인들 사이에 명랑한 분위기가 조성될 수도 있다. 실제로 그들 가운데 가장 재능이 뛰어나거나 운이 좋은 사람은 목표를 이룰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다수는 상승에 실패한다. -69

 

우리의 자존심과 가치관을 걸고 어떤 일을 했는데 그 일을 이루지 못했을 경우에만 수모를 느낀다. 무엇을 승리로 해석하느냐, 무엇을 실패로 간주하느냐를 결정하는 것은 우리의 목표다. -70

시도가 없으면 실패도 없고, 실패가 없으면 수모도 없다. 따라서 이 세계에서 자존심은 저적으로 자신이 무엇이 되도록 또 무슨 일을 하도록 스스로를 밀어붙이느냐에 달려 있다. 이것은 우리가 상상하는 자기 자신의 잠재력에 대한 실제 성취 비율에 의해 결정된다.” -71

윌리엄 제임스

 

자주성가한 영웅들의 자서전이나 아직 자수성가 하지 못한 사람들을 겨냥한 조언집, 인격을 일괄적으로 개조할 수 있고 금세 엄청난 부와 큰 행복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교훈담으로 독자들에게 영감을 주었꼬, 또 의도와는 달리 그들을 슬프게 했다. -74

 

부란 우리가 갈망하는 것을 소유하는 것이다. 부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 부는 욕망에 따라 달라지는 상대적인 것이다. 우리가 얻을 수 없는 뭔가를 가지려 할 때마다 우리는 가진 재산에 관계없이 가난해진다. 우리가 가진 것에 만족할 때마아 우리는 실제로 소유한 것이 아무리 적더라도 부자가 될 수 있다. -81

루소는 사람을 부자로 만드는 법을 말했다. 더 많은 주거나 욕망을 억제하는 것.

 

우리는 조상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기대한다. 그 대가는 우리가 현재의 모습과 달라질 수 있는데도 실제로는 달라지지 못하는 데서 오는 끊임없는 불안이다. -82

 

 

능력주의

문학과 과학에 세습제를 적용하면 이 두 분야가 얼마나 우스꽝스러울까를 생각하며 혼자 웃음을 짓곤 한다. -103

토머스 페인 <인간의 권리>

 

능력주의자들은 상당한 불평등을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는 점에서 과거의 귀족과 생각이 같았으며, 처음 일정 기간에는 기회의 완전한 평등이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점에서는 급진적인 평등주의자들과 생각이 같았다. -106

 

 

불확실성

전통사회에서 높은 지위에 오르는 것은 대단히 어려웠지만, 그 지위를 잃는 것 또한 어려워 행복할 지경이었다. -123

 

불안은 현대 야망의 하녀다. -124

 

고대 그리스 인은 우리와 변덕스러운 재능 사이의 괴로운 관계를 뮤즈라는 선명한 이미지로 표현했다. 그리스 신하에 따르면 뮤즈는 9명인데, 그들은 각각 특수한 재능을 통제하거나 자기 멋대로 나누어 준다. 서사시, 역사, 연애시, 음악, 비극, 찬가, , 희극, 천문학을 담당하는 뮤즈가 다 따로 있는 것이다. 이 가운데 어느 분야에서 성공을 거두었든 그 사람은 자신의 재능이 진정한 자기 것이 결코 아니며, 이 예민한 신들의 마음이 바뀌면 한 방에 날아갈 수도 있다는 사실을 늘 기억하고 있어야 했다. -125

 

승리는 행운덕으로 돌리는 것은 지나치게(또 심지어 수상쩍을 정도로) 겸손하게 보일 수고 있다. 이 맥락에서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패배를 불운 탓으로 돌리는 것이 궁색해 보인다는 점이다. -127

 

우리의 지위의 문제를 우연적인 요소들에 맡긴다는 것은 불안한 일이다. 그러나 합리적 통제라는 관념에 완전히 물들어, ‘불운이 실패를 설명하는 그럴듯한 이유가 될 수 있다는 관념을 폐기해버린 세상에 산다는 것은 더 힘든 일이다. -127

 

행복한 삶을 영위하려면 고용주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 자신을 위해, 자신만의 속돌, 자신의 행복을 위해 일해야 한다는 것이다. -128

 

조직의 피라미드를 성공적으로 기어올라가는 등반가는 자신이 맡은 일에서 최고라기 보다는 문명화된 삶에서는 지침을 얻기 힘든 여러 가지 음침한 정치적 기술에 가장 숙달된 사람들이다. -130

조직에 가보니 그랬다. 간부가 된 사람들은 골드 미스였다. 그들은 말했다. “애인 없으면 토요일까지 일하는게 어때?” 그들에게 말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애인이 없는 거잖아요.” 조직은 내가 큰 차를 타고, 넓은 집에 사는 걸 좋아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아내가 되고 엄마가 되는 것은 좋아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내로써 남편을 배려하는 즐거움과 아이를 안는 기쁨을 빼 버린 한 사람의 삶은 반쪽짜리 아닌가?

 

우리가 실패에 대한 생각 때문에 괴로워하는 것은 성공을 해야만 세상이 우리에게 호의르 보여준다고 믿기 때문이다. -136

 

다른 무엇보다도 일을 기준으로 남들이 우리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수준이 결정되는 것이다. 무슨 일을 하느냐하는 질문은 우리가 어떤 대답을 하느냐에 따라 사람들은 우리를 대접하는 방식을 결정한다. -143

 

 

해법

철학

결투는 우리이 지위는 우리가 알아서 할 일, 우리가 결정할 문제이지 다른 사람들의 변덕스러운 판단에 좌우될 문제는 아니라고 믿지 못하기 때문에 벌어진다. 결투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맞추어 자신을 바라본다. -150

다른 사람의 머리는 진정한 행복이 자리를 잡기에는 너무 초라한 곳이다. -154

쇼펜하우어

 

나를 부유하게 하는 것은 사회에서 내가 차지하는 자리가 아니라 나의 판단이다. 판단은 내가 가지고 다닐 수 있다. (...) 판단만이 나의 것이며, 누구도 나에게서 때어낼 수 없다. -154

에픽테토스 <어록>

 

안 괜찮으면? 당나귀가 나를 걷어찼다고 내가 화를 내야 옳겠소? -156

무시가 아닌 안스러움.

 

이성의 규칙에 따르면 타당성 있는 최초의 전제에서 출발하여 일련의 논리적인 사고를 거쳐 도출되었을 경우에만, 오직 그런 경우에만 참으로 간주된다. -157

 

칭찬을 받으면 더 나아지는가? 에메랄드가 칭찬을 받지 못한다고 더 나빠진다더냐? , 상아, 작은 꽃 한 송이는 어떤가?” 마르쿠스는 칭찬을 받고 싶다는 유혹에 빠지지 말고, 모욕을 당했다고 괴로워 움츠러들지 말고, 자신이 스스로에 대해 알고 잇는 것에서 출발하여 자신을 파악하라고 권한다. -158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명상록>

 

어떤 문제이든 다수의 의견에는 혼란과 오류가 가득하다. -163

 

만일 청중이 한두 사람만 빼고는 모두 귀머거리라면 그들의 우렁찬 박수 갈채를 받는다 해서 연주가가 기분이 좋을까? -166

쇼펜하우어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떤 무작위 집단에게 어떻게 보이느냐가 아니라 우리가 우리 자신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느냐하는 것이다. -168

 

 

예술

예술은 삶의 비평이다. -174

 

예술의 역사는 지위의 체계에 대한 도전, 풍자나 분노가 서려 있기도 하고, 서정적이거나 슬프거나 재미있기도 한 도전으로 가득하다. -175

 

그녀는 자신이 우선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어서 나머지를 읽기 위해 저녁을 후딱 먹어치울 만큼 마음을 사로잡는 재미있는 이야기의 맥락 안에서 그 이유를 보여준다. -182

제인 오스틴의 소설 <맨스필드 파크> 어떤 소설이라도.

 

한 마을 서너 가족에 대한 연구를 통해 우리 삶을 비평하고, 그럼으로써 그 삶을 바꾸려는 시도다. -182

 

세상의 선은 역사적으로 거창하지 않은 행동들 덕분에 확장되기 때문이다. -187

 

나는 웨이터가 아니다. 나는 학생이었고, 과학자였고, 군인이었다. 집사람 이름은 알사나이며, 우리는 런던 동부에 살지만 북부로 이사하고 싶다. 나는 이슬람교도지만 알라가 나를 버렸거나 내가 알라를 버렸다. 어느 쪽인지는 잘 모르겠다. 나한테는 친구 아치가 있고 또 다른 친구들도 있다. 나는 마흔아홉이지만 지금도 여자들이 거링서 나는 보고 고개를 돌린다. 가끔은. -188

나는 웨이터, 이혼녀, 간통자, 도둑, 교육받지 못한 사람, 이상한 아이, 살인범, 죄수, 낙제생, 스스로 아무 말도 못하는 소심한 사람이지만, 그렇다고 단지 그런 사람인 것만은 아니다. -189

제이디 스미스 <하얀이>

 

실패의 물질적 결과에 대한 두려움은 세상이 실패를 바라보는 냉정한 태도, 실패한 사람을 패배자로 지목하는 집요한 경향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더 심각해진다. ‘패배자라는 말은 졌다는 의미와 더불어 졌기 때문에 공감을 얻을 권리도 상실했다는 의미까지 담고 있는 냉혹한 말이다. -202

 

비극을 본 관객은 훌륭한 삶을 살아가는 일의 어려움 아에서 슬픔을 느끼고, 그 일에서 실패한 사람들 앞에서 겸손해진다.

변태와 정신병자, 실패자와 패배자를 이야기하는 신문이 이해의 스펙트럼의 한쪽 끝에 있다면, 비극은 반대편 끝에 있다. 비극은 죄 지은 자와 죄가 없어 보이는 자 사이에 다리를 놓으려는 시도이며, 책임에 대한 통념에 도전하고, 인간이 수피를 당한다 해도 자신의 이야기를 할 권리까지 상실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존중하는 그 사실을 심리학적으로 세련되게 표현해 낸다. -204

어딘가의 책에서 그랬다. 비극이야말로... 진정으로 삶에 필요한 한 가지라고. 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 이해의 장면으로 다가온다는 말도 그랬다. 이 말이 비극에 대한 나의 이해를 도운다. 갑자기 우행시가 생각나는 이유는 뭘까?

 

농담은 비판의 한 방법이다.

 

유머는 불만을 제기하는 데 특별히 효과적인 방법이다. 겉으로는 즐거움만 주는 거처럼 보이면서도 은근히 교훈을 전달하기 때문이다. -223

 

우리는 조롱을 하고, 웃음을 통하여 불의와 과잉을 비판한다. -224

 

걱정이 은밀하고 강렬할수록 웃음의 가능성도 커지며, 이때 웃음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을 꼬챙이에 꿰어내는 솜씨에 바치는 찬사가 된다. -231

 

 

정치

규정은 영원하 것도 아니고 보편적인 것도 아니다. 어떤 곳에서는 높은 지위를 얻을 수 있는 기술이나 자질이 다른 곳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거나 경멸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239

 

다른 사람들에게 필요한 일을 해주지 못하는 집단은 지위를 잃게 된다. -235

 

높은 지위를 결정하는 요인들이 계속 바뀌면서, 자연스럽게 지위에 대한 불안을 촉발하는 요인들도 바뀌어간다. -245

 

이상적인 지위는 오래전부터 계속 바뀌어 왔고, 앞으로도 계속 바뀔 수 밖에 없다. -246

 

필수품이라고 할 때는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상품만이 아니라, 나라의 관습에 따라 아무리 계급이 낮다 해도 평판이 좋은 사람으로서 그것이 없으면 품위를 지킬 수 없다고 여기는 모든 것을 가리킨다. -250

필수품이라고 할 때는 자연적 요구만이 아니라 기존의 품위 유지와 규칙 때문에 가장 낮은 계급에 속한 사람들도 필수적이라고 여기게 된 것들을 가리킨다. -251

 

전에는 있지도 않았기 때문에 원하지도 않았으나 이제 교역에 의해 그들에게 필수적인 물건이 된 많은 것들. -261

인디언의 사례

 

새로 산 자동차는 우리가 이미 소유한 경이로운 물건들과 마찬가지로 곧 우리 생활의 물질적 배경 속으로 사라져, 특별히 눈길을 주게 되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다가 강도가 창문을 깨고 라디오를 훔쳐가는 역설적인 봉사를 해줄 때에야 비로소 우리는 감사할 것이 얼마나 많았는지 깨달을 것이다. -268

표현이....

 

아무리 우아하고 세련된 자동차라도 그 만족감은 인간관계가 주는 만족감에 상대가 되지 않는다. -269

 

선망을 멈추지 못한다면, 엉뚱한 것을 선망하느라 우리 삶의 얼마나 많은 시간을 소비할 것인가. -269

 

제도는 사실 일시적으로 임시변통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것이다. -279

 

도서관에 입장이 허용되지 않다니 나에게 무슨 문제가 있을까?” 하고 묻는 대신 나를 들여보내지 않다니 도서관 문지기에게 무슨 문제가 있을까?” 하고 물었다. 관념이나 제도가 자연스럽다고 생각할 때는 고통의 책임을 아무에게도 묻지 못하거나 고통을 겪은 당사자에게 묻게 된다. 그러나 정치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우리가 아니라 관념의 문제일지도 모른다고 상상하게 된다. 수치감에 싸여 나에게 무슨 문제가 있을까[여자라는 것일까/피부색이 검다는 것일까/돈이 없다는 것일까]?” 하고 묻는 대신 나를 비난하다니 나른 사람들이 틀렸거나, 부당하거나, 비논리적인 거이 아닐까?” -281

버지니아 울프

 

정치적 어려움을 이해하는 것은 기후 위성으로 기상 상태의 위기를 파악하느 것과 같다. 그것이 늘 문제를 막아주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거기에 접근하는 최선의 방법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유용한 것을 가르쳐준다. -288

 

 

기독교

죽음을 생각하자 이전의 야망들이 과연 타당한 것인지 의심이 생겼다. “그래, 사마라에 땅 600데샤티나, 300마리가 있다 치자. 그래서 어쨌다는 건가? 그래, 고골이나 푸슈키니나 셰익스피어나 몰리에르보다, 세상의 모든 작가들보다 더 유명해진다고 치자.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나는 답을 착을 수가 없었다.” -295

톨스토이

 

바흐의 칸타타 BWV 106(하느님의 때가 최상의 때로다) -296

들어보고 싶어서

 

자신의 소멸을 생각하다 보면 우리가 마음속으로 귀중하게 여기는 생활방식을 향해 눈길을 돌리게 한다. -299

 

우리가 시간에 도전할 수 없다는 사실, 우리는 파괴의 힘의 장난감일 뿐이라는 사실 316

 

우리 자신이 중요한 존재가 아니라는 느낌은 우리 자신을 더 중요한 존재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상대적으로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인식함으로써 극복할 수 있다. -321

 

다른 사람이 우리와 같은 요구와 약점을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는 데서 나오는 낯설다는 인상만 있을 뿐이다. -330

 

 

보헤미아

보헤미아는 어디에나 있을 수 있다. 그것은 장소가 아니라 마음의 태도다. -352

 

세상을 예민하게 받아들일 수 있느냐, 감정의 중한 저장소인 예쑬에 관람자나 창조자로서 헌신할 수 있느냐 355

 

어떤 사람이 이해받지 못하는 것은 이해할 것이 많다는 뜻이다. -372

 

이제 규칙은 없다. 재능 있는 사람이 개인적 독창성을 포기한다는 것은 신이 하인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372

 

많은 보헤미안들이 영적인 관심을 삶의 전면에 내세우는 데 몰두한 나머지 실제적인 문제를 태만히 했다. 이 때문에 그들은 생존할만한 일을 찾는 데 안간힘으 써야 했으며, 이렇게 되자 영을 생각할 시간은 줄어들도 몸 생각을 해야 하는 시간은 늘어났다. 심지어 물질주의적이라고 욕하던 바쁜 판사나 약사보다 나을 것이 없는 신세가 된 것이다. -380

 

최소한의 부르주아적 규율조차 완강하게 거부한 결과 이상주의 마저 맛이 가버리게되었다는, 귀에 익는 보헤미안의 실패담을 남기고. -381

 

지위에 대한 불안의 성숙한 해결책은 우리가 다양한 사람들로부터 지위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데서 시작한다. 산업가로부터 인정받을 수도 있고 보헤미안으로부터 인정받을 수도 있으며, 가족으로부터 인정받을 수도 있고 철학자로부터 인정받을 수고 있다. 누구로부터 인정받기를 원하느냐 하는 거은 우리의 의지에 따른 자유로운 선택이다. -384

 

창피를 당할 걱정을 하게 되는 것은 어떤 집단의 판단 방식을 우리가 이해하고 존중하기 때문이다. -384

 

우리의 상상력이 너무 조심스러워 대안을 생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385

 

 

옮기고나서

알랭 드 보통의 관심은 언제나 개개인의 일상적인 삶이었다. 사랑 이야기고, 여행 이야기도 늘 일상에서 출발해서 일상으로 돌아오고, 철학이나 문학적인 사유를 할 때도 일상에서 생겨나는 문제들을 해결한다는 목적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389

 

 

내가 저자라면

군더더기 없는 문장에 할 말이 없다.

명확한 구성에 말문이 막힌다.

꼭 이의를 제기해야 한다면 기독교 말고 다른 종교 이야기까지 해주면 안 되나요?” 정도.

깔끔하고 간결하고. 하나의 단어가 한 권의 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 준다. 그 사람의 노력이 보이고, 사람이 보인다. 그의 책을 아직 다 읽지 않았다는 것에 감사한다.

IP *.246.73.188

프로필 이미지
2012.05.05 06:53:45 *.154.223.199

이 사람의 불안, 여행의 기술이 2년째 책꽂이에 있는데 선뜻 읽혀지지가 않아서 아직 못 읽고 있습니다. 그의 책을 계속 읽으실 것 같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2012.05.11 01:16:22 *.223.3.237

전 아마 이 사람의 책 다 읽을 것 같아요. 아까우니 조금씩 읽으려구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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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0 [두번 읽기] 변신이야기 1,2 - 오비디우스 file [2] 세린 2012.04.30 2689
1829 두번읽기 -천의얼굴을 가진 영웅- 진성희 file [1] [1] 샐리올리브 2012.04.30 2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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