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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5월 1일 00시 56분 등록

누구나 쉽게 이해하는 사진강의노트 / 김성민/ 소울메이트/ 2012

 

저자에 대하여

김성민

경희대학교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했고, 교내 학보사에서 학생기자로 활동하면서 시위 중 최루탄 직격탄을 맞고 심하게 부상당한 여학생 사진을 찍게 되었다. 이 사진이 대자보 등을 통해 공개되면서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는 과정을 지켜보게 되었고, 사진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시각 미디어임을 깨닫게 되어 전공을 바꿀 결심을 하게 되었다. 뉴욕의 국제사진센터(ICP)에서 다큐멘터리사진/포토저널리즘 과정을 마치고 사진 에이전시 블랙스타(Black Star)에서 에디토리얼사진 편집자로 지내면서 실무를 익혔다. 뉴욕의 프랫대학(Pratt Institute)에서 사진학 석사를, 경희대학교 대학원에서 영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5년부터 아시아나, 네이버, 종근당 등의 잡지와 사외보에서 프리랜서 사진가로 활동했고, 1996~1997년에는 공보처(현 국가홍보처)의 ‘한국이미지 전문 사진가’로 선정되었다. 1995년부터 현재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청강문화산업대학, 경주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면서 사진과 이를 통한 세상과의 소통에 관심을 가지고 작품 및 저술 활동을 하고 있다. 2009년 〈국민일보〉에 사진칼럼 ‘풍경탐험’을 연재했고, 2010년 네이버 ‘오늘의 포토’와 조선닷컴 ‘사진마을’의 심사위원을 했다. 2009년 국민일보에 사진컬럼인 <풍경탐험>을 1년 동안 연재하였고, <무위적 시선의 진솔함>(고토갤러리, 2000), (한마당화랑, 1994), 〈Streets〉(한마당화랑, 1994), 〈Young Photographers〉(Ledel Gallery, 1993) 등 개인전을 비롯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으며, 『조지 이스트먼』, 『사진의 진화』(2006, 포토커뮤니케이션), 『디지털 시대의 사진』(눈빛, 2000), 『디지털 사진』, 『비주얼커뮤니케이션』 등의 저서와 다수의 학술 논문을 발표하여 사진을 통한 비주얼커뮤니케이션 이론 구축에 힘쓰고 있다.

 

 

경력1991 ~ 1993 : 사진 에이전시 Black Star 에디토리얼 편집인1995 ~ 1996 : 공보처 선정 한국이미지 사진가 활동1995 ~ 1997 : 국립현대미술관 사진아카데미 강사1994 ~ 1997 : 아시아나, 월간 네이버, 종근당사보 등 사외보 사진촬영1997 ~ 1998 : 청강문화산업대학 교수1999 ~ 2010 : 경주대학교 사진영상미디어학과 교수2008 ~ 현재 : 현대사진영상학회, 한국사진교육학회 부회장2009 : 국민일보 사진컬럼 <풍경탐험> 연재2010.5 ~ 2011.1 : 오늘의 포토 심사위원 역임

 

 

내 마음을 무찔러 든 글 귀

 

지은이 말 : 누구나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사진 개론서

7, 사진이 질적으로 발전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은 아마추어사진과 예술사진의 극단적인 이분화 때문이다.

7, 지나치게 테크닉적인 측면만을 다루고 있거나, "귀신 싯나락 까먹는 소리" 같은 미학 위주의 도서들...

8, 사진이 다른 예술과 다른 것은 바로 매일 찍고, 나누고, 즐길 수 있는 모든 사람을 위한 예술이라는 점이다. 결국 모든 사람이 읽어서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사진 개론서를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1장 사진에 바짝 다가서기

18. 모든 사람들을 위한 사진이라는 개념을 지속적으로 이야기할 것

20. 니엡스가 발명하고, 다게르가 개량하고, 아라고가 공표한 사진은 즉각 프랑스 정부가 공식적으로 구입했고, 즉시 인류가 이 위대한 발명품을 사용해도 좋다는 역사적인 결정에 따라 전 세계에 알려졌다.

22. 사람들은 '자연의 연필' 인 빛만이 이 세상에 진실을 가져다줄 수 있고, 완벽함을 달성할 수 있는 수단이라 믿기 시작했다.

 ☞ 저렴한 비용 덕분에 복제 예술의 가능성이 열림!

23. 여러 장의 사진을 계속 촬영할 수 있는 롤 필름을 개발하면서부터 그가 내세웠던 '모든 이를 위한 사진' 사업은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기 시작했다.

 ☞ 코닥 1호 카메라, 1888년 100장 25달러, 현상 10달러

25. 조지 이스트만이 꿈꾸던 '모든 이를 위한 사진'은 현대에 이르러 디지털사진이 그 문을 열고 있다.

 ☞ 예술의 민주화

25. 사진이 '모든 이를 위한 예술'이라고 해서 모든 이가 최고의 예술가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도 기억해야 할 것이다.

 ☞ 예술가란 무엇인가? 최고의 예술가?  모든 이가 최고의 예술가가 될 수 는 없는 걸까? 모두가 예술을 즐기고 그 중에 탁월한 어떤 사람이 생기는 거고, 그걸로 그는 밥벌이를 하는 거고, 그렇게 서로 즐기는 것이 아닐까?

31. 헨리 피치 로빈슨 "사진가에게는 요령이나 속임수 또는 마술 같은 모든 수단들이 허용된다. 사진가에게는 일상적이고 원초적이며 보기 흉한 것들을 피해야 할 의무가 있고, 그런 것들 대신에 촬영 대상을 강조하고 어색한 형태를 제거하고, 회화적이지 않은 것들은 수정해야 한다."

31. 그의 이야기에서 우리는 예술로서의 사진은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감상자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을 목적으로 삼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사진의 역사, 요즘 다시 전문 작가들은 그 예술사진으로 회귀하는 분위기

35. 사진은 촬영했을 때의 의도도 중요하지만, 촬영된 사진의 의미를 발견하고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사후 해석의 능력도 중요하다.

 ☞ 사진가와 평론가

37. 미국 선생님들왈 "이 사진을 어디에 팔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어디에 출판/전시할 것인가?"

37. 사진을 촬영한다는 것은 일종의 여행을 하는 것이며, 이는 단순히 바라보는 것이 아닌 주시하는 것을 의미한다.

39. 사진가는 평범함 속에서 비범함을 드러낼 줄 알아야 하고, 언제나 머릿속에 물음표 하나를 간직하고 살아야 하는 사람들이다.

 ☞ 일상사진가의 사명

40. 뉴욕 현대미술관 사진 큐레이터이자 디렉터였던 존 자코우스키 "사진가는 두 가지 방법으로 사진예술을 배운다. 첫째, 자신의 도구와 재료들을 세심하게 이해하는 것에서 배운다. 둘째, 다른 사진가들이 찍은 사진들에서 배운다."

 ☞ 사진기 매뉴얼을 자주 읽자

42. 모든 예술은 '흉내 내기'에서 시작한다는 것은 어느 시대에서도 변하지 않는 진리다.

45. 풍경사진가인 로버트 아담스는 이에 대해 사진은 그 자체로 새롭다고 말한다. 왜? 사진은 본질적으로 기존의 다른 예술과는 달리 매일 힘겹게, 혹은 즐겁게 살고 있는 바로 우리들의 삶의 모습에서 시작되는 예술이기 때문이다.

46. 확신은 자신이 하고 있는 작업에 대한 자신감을 말하는 것이며, 이는 자신의 작업을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이끌어낼 수 있는 추진력이 된다. 물론 시작은 추상적인 꿈이겠지만, 자신과 자신이 하고 있는 작업에 대한 확신은 그 꿈을 실현할 수 있게 한다.

 ☞ 지금의 나에게 필요한 말, 확신을 가지고 끝을 내자. '일곱살 민호'의 기록을 지금의 시점에서 바라보고, 다른 부모들에게 편지쓰듯이 써보는 거다. 민호 학교가는 날까지.

47. 한가지의 피사체를 거듭해 촬영하지 않은 사람에게 2만 8천 장의 사진은 거의 하루 종일 촬영만 하고 다녔다는 의미다. -로버트 프랭크 이야기-

47. 자기 확신이 성공을 위한 첫 번째 원칙이다. 다른 훼방꾼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지 않는 것이다.

48. "이 작품들은 한 사람이 만든 거야? 아니면 여러 사람들이 만든 거야?"라고 말하면 100% 탈락이다.

 ☞ 작업의 일관성, 완결성

51. 디테일은 사진을 더욱 리얼하게 만들 수도 있지만, 오히려 초현실적으로 보이게도 만들 수 있는 마술을 부린다.

54. 개리 위노그랜드, "사진은 프레임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를 발견하는 작업이다. 사진가는 네 개의 모서리를 이용해서 어떤 사실을 변화시킬 수 있다."

54. 셔터를 누른 바로 그 순간만이 우리가 현재에 공유할 수 있는 과거의 모습이다.

56. 시점을 다양하게 구사하기 위해서는 일단 사진을 촬영하는 과정 자체를 일종의 유희로 생각하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

59. 사진의 진정한 힘은 사진을 만든 사람이 의도한 것보다 훨씬 더 큰 영향력을 보는 사람에게 줄 수 있다는 것이다.

 ☞ 사진에 글을 덧붙임으로써 사진 해석의 확장성을 막는 것은 아닐까? 조심스럽다.

60. 메시지는 자신이 의도하지 않아도 만들어질 수 있다.

60. 뉴욕 종합병원 말기 암 환자 "당신이 죽을 때 꼭 가져가고 싶은 세상의 이미지가 있다면?" 압도적으로 많은 환자들이 알프레드 스티글리츠나 에드워드 웨스턴과 같은 모더니즘 사진가들의 클래식한 사진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다고 했다. 사진의 힘은 바로 우리 기억 속에 아름다운 추억으로 영원히 간직하고 싶은 대상이라는 점

 ☞ 클래식한 사진이 뭘까? 이 질문을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했다면? 나라면 어떻게 대답했을까? 골목길 풍경, 우리나라 풍경, 가족사진... 사진 자체 보다는 마음 속 이미지에 대한 애착이 아닐까.

 

2장 좋은 사진에 대한 중심 잡기

64. 사진은 세 가지 시각적 증거를 제공, 1/ 사진 속에 담긴 사물 그 자체, 혹은 있는 그대로의 주제를 보여준다. 2/ 사진은 단순히 세상을 들여다보는 유리창이 아니라 사진을 만든 저자인 사진가의 반영된 모습을 볼 수 있는 거울, 3/ 집단적 세계관을 보여준다, 사진은 사회/문화적으로 결합된 태도, 신념, 가정들을 반영하게 된다.

 ☞ 사진이란 무엇인가? 에 대한 대답

65. 예술사학자 곰브리치 " 실제로 예술이라는 물건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예술가들만이 존재할 뿐이다"

67. 데스 크롤리 교수는 사진을 단순한 기록의 사진과 이미지로의 사진으로 구분해 설명한다. 단순한 기록은 있는 그대로의 기록 혹은 사실적인 이미지를 말한다. 이미지로서의 사진은 가상적이거나 개념적인 이미지로, 창의적 예술사진이다.

 ☞ '찍은 사진'과 '창조된 사진'

68. 사진이 표현력을 가지려면 우리가 카메라를 통해 본 것을 단순히 묘사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해석할 수 있어야 한다.

69. f.64 그룹 "표현하기 위해서는 묘사하라. To express, to describe"

70. 추상은 사진 속에서 설명적인 요소들을 모두 제거하고, 가장 필요한 부분만을 극대화해 보여주는 것을 의미한다.

71. 비키 골드버그 사진속 아이러니를 "말보다 더 간결하고 빠른 효과, 즉각적이고 강렬한 효과"

71. 추상, 부조화, 인간적 가치 = 표현력이 풍부한 사진의 요소 + 적절한 광선, 타이밍, 공간

77. 아름다움을 아름다움 자체로만 표현할 수밖에 없다면 우리는 단지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오퍼레이터에 불과하다. 아름다움 그 너머에 있는 또 다른 무엇인가, 즉 다른 측면의 본질을 드러내는 것은 카메라가 아니라 그 카메라 너머에 있는 사진가인 우리 자신이다.

 ☞ 전문가의 주장이다. 자신의 영역을 지키려는 마음이 들어가 있다. 그런데 그게 당연한 거지.

79.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중요한 것은 사실들 중에서 선택하는 일이고, 사실의 진면목을 심오한 현실과의 연관성 속에서 포착하는 일이다. 사진에서는 아주 작은 대상도 커다란 주제가 될 수 있고, 사소한 인간적 디테일도 중요한 모티브가 될 수 있다."

80. "사진가는 머리, 눈, 그리고 가슴을 모두 한 축에 놓아야 한다.  "

86.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는 것이 번거롭고 부끄럽게 느껴진다면, 그 사람은 더이상 사진가가 될 자격이 없다.

 

3장 사진으로 바라보기

93. 사진은 디테일의 예술이다. 사진가는 사물 안에 숨어 있는 의미를 찾아내기 위해 바라봐야 한다.

 ☞ 일상 생활 속에서 누군가의 옷매무새와 단추, 칼라, 손 재스처 등을 상세하게 보는 것은 불가능하다.

94. 보통 사람들이 그냥 지나쳐버린 작고 수많은 단서들 가운데에서 가장 중요한 단서를 찾아내는 경험 많은 탐정처럼 유능한 사진가 또한 다른 사람들이 찾지 못한 곳에서 아름다움과 의미를 찾아내야 한다.

 ☞ 좋은 비유!

95. 사진의 관점 : 대상에 대한 생각, 감정, 그리고 감동을 표현하는 촬영 스타일

97. 촬영 위치를 결정하는 것은 최고의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필요한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요한 요소다.

 ☞ 여러 위치에서 찍어보라.

98. 흑백 사진에서는 회색의 톤들과 이 톤들 간의 관계를 봐야 하고, 컬러 사진에서는 컬러들이 만들어내는 추상적인 형태들과 색상들 간의 조화를 살펴봐야 한다. 사진에서는 사물 그 자체의 속성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사물과 사진 속 다른 요소들 간의 조화, 혹은 색상이 더 중요하다. 회색 혹은 컬러 톤의 조화는 빛이 좌우한다.

98. 피사체 스스로 완벽한 모습을 드러낼 때까지 기다리고, 또 기다려야 한다.

99.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가?"

 

103.  인간은 자신이 처해 있는 환경을 총체적으로 인지할 수 없기 때문에 정보가 적은 사진을 볼때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것이다. 더 아이러니한 것은 때로는 작은 사진 안에 있는 내용조차도 모두 파악하지 못할 때가 많다는 것이다. 

105. 사진 안에서 그 의미가 만들어지고 자라나는 것

107. 사진은 톤으로 의미를 나타내는 예술이다. 

107. 렌즈의 조리개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서 관심의 중심을 결정하게 되고, 사진 안에 있는 작은 부분 속으로 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들일 수 있게 된다.

 

4장 짜임새 있는 사진 구성하기

113. 작업이 성숙해질수록 이러한 구성 요소들과의 관계, 사진 속 사물들과의 관계성을 보여주는 작업으로 옮겨간다. 이때 비로소 사진은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118. 주제의 중요도에 따라 크기를 다르게 설정하는 방법은 주제를 돋보이게 할 뿐만 아니라 사진에 깊이를 더하는 데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

119. 앙드레 케르테츠, 리 프리들랜더, 질 페레스, 유진 앗제 -- 겹치기, 늘어놓기, 중첩 등의 효과

120. 원근감을 창출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측광을 활용해 부피감을 살리는 것이다.

125. 1839년 윌리엄 헨리 폭스 톨벗, 'photography'는 두 개의 그리스 단어의 합성어로, '빛'이라는 뜻의 'photo'와 '그리다'는 뜻의 'graphy'가 결합된 말이다. 결국 '빛으로 그린 그림'이라는 뜻이다.

126. 광선은 사진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프레임 안으로 끌어들이는 역할을 한다. 반면에 시선을 분산시키는 광선은 사진을 해치는 요소가 된다.

131.되도록 아침 일찍 촬영하고, 해가 질 때까지 촬여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또 해가 지고 20분 정도까지는 강렬한 색상이 지속됨을 기억해야 한다.

135. 게슈탈트 심리학, 1912년경 독일에서 막스 워트하이머와 그 동료들이 시작했다. 인지는 환원할 수 없는 형태들에 근거하고 있다는 인지 원칙에 대한 근거로서 형상 혹은 외형이라는 의미의 '게슈탈트'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135. 게슈탈트란 단일 형상으로 시각 요소들이 통합되는 것을 의미한다. 전체는 부분들의 합과 다르거나 그 이상이다.

136. 우리는 형상과 배경을 동시에 보는 것이 아니라, 배경에서 형상을 우선 분리해낸다고 볼 수 있다.

138. 전경과 배경 등의 주변 요소가 관심의 중심이 되는 형상과 시각적으로 다투게되면 사진의 '의도된 메시지'는 약화되거나 왜곡될 수 있다.

140. 사진 요소들을 따로따로 보이도록 만드는 것이 아니라 유기적인 관계망 속에 이어질 수 있도록 설정하는 것이 바로 좋은 사진의 조건이다.

140. 우리는 예술을 하는 것이지, 이미 충분히 아름답고 흥미로운 사물을 그대로 옮겨내는 '찍사'가 아니다.

142. 프레이밍을 강조한 작업은 뉴다큐멘터리 사진가 중 한 명인 개리 위노그랜드가 대표적

143. "사진은 디자인이 아니다" 이는 단순히 사진을 예쁘게 치장하고 꾸미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사진의 요소들 하나하나가 전체로서 큰 메시지를 구성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144. 드러내고자 하는 부분과 다른 요소들과의 관계성을 찾아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

146. 사진 이론가들의 대다수가 문학가들이었다는 점은 사진이 단순히 기술에 좌지우지되는 매체가 아니며, 메시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147. 텍스트로서의 사진이 시간을 근간으로 하고 있는 예술

148. 현대에서는 시간과 이야기, 그리고 허구적인 가상의 세계를 제공하는 매체로 사진이 발전했다는 것이다. 즉 사진이 의미를 생산하는 도구가 되었다는 뜻.

149. 사진은 현실 세계에서 나온 하나의 이미지이기 때문에 본래의 현실적인 맥락에서 분리되는 순간, 수많은 다른 의미를 가질 수 있다.

150. 다의적 의미가 있는 이미지의 부유하는 의미를 붙잡고 고정시키기 위해서 언어를 사용해야 하는 것

 ☞ 사진에세이의 지점 , 글과 사진이 서로 협력해서 의미를 만들어 나가는 것

153. 앤젤 아담스, 컬러사진은 조율되지 않은 피아노를 연주하는 것과 같은 것

155. '진지한' 컬러 예술사진의 시작은 뉴욕 현대미술관에서 1976년 5월에 열렸던 윌리엄 이글스톤의 전시부터다.

157. 컬러사진에서는 컬러들이 만들어내는 추상적인 형태들과 색상들 간의 조화를 살펴봐야 한다.

158. 색상을 제거해도 사진의 의미가 전혀 손상되지 않고, 음영과 형태만이 중요하다면 당연히 흑백사진을 선택해야 한다.

158. 우리의 눈은 무엇보다도 보색에 우선적으로 끌린다. 즉 상반되는 색상의 구성 요소가 사진 속에 있을 때 우리의 눈은 즉각적으로 이 둘의 관계를 읽어내려고 집중하게 된다.

159. 강렬한 드라마를 원한다면 강렬한 색상 대비로 가는 것이 당연하지만, 좀더 부드러운 느낌과 함께 생각할 기회를 주고 싶다면 차분한 색상 간의 관계로 넘어가야 할 것이다.

 ☞ 컬러의 조화가 우선이냐, 혹은 컬러의 대비가 우선이냐.

 

5장 사진의 주제 잡기

166. 메리 엘렌 마크 "가슴을 때리는 주제는 절대 놓치지 마라"

171. 자신과 가장 가까운 것, 혹은 자신이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에서부터 사진 작업을 시작하라는 의미다.

172. 자신의 가족과 애완동물을 촬영해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일이 아닐까? 사진이 아니고서는 절대 해낼 수 없는 일이다.

176. 일정한 기간을 정해놓고 철저한 사전 조사와 중간 점검, 그리고 마무리에 이르는 전 과정을 모두 그 기간에 맞도록 작업해야 한다.

 ☞ + 보충촬영 / '일곱살 민호'는 독서목록을 정하고 리뷰를 해나며, 매주 두개의 꼭지글을 쓴다. 한 개는 길게, 하나는 짧게. 그렇게 민호가 학교가는 날 까지 작업한다.

180. "악하건 그렇지 않건 간에, 강력하게 찍고 싶은 것을 찍지 않으면 절대로 사진을 찍지 못한다."

 

6장 사진적으로 성장하기 위한 훈련법

195. 오늘부터 매일 하나의 사물을 놓고 100컷 이상의 사진을 촬영한다면 얼마 가지 않아 프레이밍의 달인이 될 것이다.

198. 내가 사랑하는 것은 아주 개인적인 것일 수도 있지만, 공적인 개념으로 발전할 수 있다.

199. 100장의 사진을 붙여나가면서 시간이 지나 싫증이 나거나 불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사진들을 제거하고, 또 새로운 사진들을 붙이기를 반복하면서 늘 일정한 개수의 사진들을 벽에 붙이라. 한마디로 자기 자신을 설득해보라.

 ☞ 즉시 시작하자.

200. 비용이 더 들어도 전체 사진들을 한 눈에 보면서 사진을 선택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점은 잊지 말아야 한다.

200. 요셉 쿠델카는 자신이 작업해서 선택한 사진들을 가지고 다니면서 일일이 자신이 알고 있는 전문가들에게 보여준다고 한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이 어떤 사진들을 좋아했는지 모두 사진 뒤에 기록하고, 나중에 최종 선택 할 때 이들의 의견까지 고려하는 방법을 이용.

 ☞ 사진의 전달력을 높이는 방법을 고민하는 자세. 나는? 아이폰/사진벽/블로그/변경연 게시판...

204. 매일 한두 시간이라도 꾸준히 촬영하는 사람은 사진적 비전이 확장될 수 있다.

204. 어떤 장면을 만나면 첫인상에 압도되어 무조건 셔터를 누르지 말고, 장면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분석하라.

204. 트라이포드를 사용하라. 엄청난 결과물의 차이가 있다.

207. 에두아르 부바 "뒷모습은 촬영된 사람의 의지에 따라 꾸미거나 속이거나 감추지 않는 그 자체로 존재하는 세계"

209. '사진'은 낯익었던 세상을 문득 낯설게 한다. 잠시 전까지만 해도 살아 움직이던 것이 문득 멈추었다. 영원히 그렇게 멈추어 있을 것이다.

 ☞ 그 돌연하고 집요한 정지...매력적

213. 윌리엄 클라인 "사물에는 움직임이 있는데, 왜 다른 사진가들은 이러한 사물의 움직임을 사진에서 표현하지 못하는지 모르겠다."

216. 철저한 관찰자적 입장을 고수했던 브레송의 시각에서 벗어나 촬영 대상 속으로 뛰어드는 공격성을 보여주었다는 것. 이전 거리사진에서는 볼 수 없었던 장면 속으로의 '개입'이라는 새로운 개념.

218. 프레임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가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진다.

 

7장 포트레이트와 스냅쇼트 찍기

226. 현실을 포착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실과는 단절된 예술품으로서의 그림 그 자체다.

228. 스냅쇼트는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과거의 한 순간을 보여주는 데 반해 포트레이트는 사진 속에서 생명을 표현한다. 즉 스냅쇼트와는 달리 포트레이트에서는 작가가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어 창작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 내가 이렇게 구분해서 찍을 수 있을까? 일상의 순간은 스냅쇼트로 삼각대를 놓고 가족사진을 찍는 것은 포트레이트로 생각하고 창작해보는 것.

230. 인물사진 속에는 한 시대의 삶의 지표나 삶을 담을 수 있어야 한다. 인물사진은 본질적으로 사회적이어야 한다.

230. 고착화된 성 정체성을 표현하기보다는 인물 자체의 특징을 표현하는 것이 창의적 사진 표현이 될 수 있다.

245. 셀프 포트레이트는 때로는 내가 되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 원하지만 억압되어 행하지 못했던 것 등 다양한 개인의 욕망과 의견을 표현할 수 있다.

246. 사진 속에서 우리 자신의 모습을 보거나 우리와 관련된 다른 것들을 발견할 수 있다.

 ☞ 상호 투영 효과

252. 눈 깜짝할 새에 사라지고 마는 우리 삶 속의 순간에 대한 이야기

253. 중요한 것은 바로 내 삶 속으로 많은 사람들을 초대한다는 점

 

8장 여행사진과 풍경사진 찍기

257. 항상 상황에 맞는 카메라 조절 능력, 렌즈의 선택과 같은 적절한 장비의 선택, 오버레이 노출, ND, GND, PL 필터의 적용.

259. 해가 뜨기 바로 직전부터 시작해서 하늘의 색상은 보라색과 선홍색을 띄기 시작하다가 붉은색, 오렌지, 노란색으로 변한다.

260. 어두워지는 것에 당황하지 말라.

267. 사진은 단순할수록 좋다. 산만함으로 인해 많은 사진들이 커뮤니케이션 효과를 잃어버리게 되는 것을 종종 보게 된다.

267. 배경의 많은 부분들이 흰색이나 강렬한 원색일 경우 우리 시선은 바로 주제가 아닌 이런 부분으로 빠져나간다.

268. 사진은 기다리는 예술이다.

271. 나는 피사체에게서 무엇인가 배우고 느끼러 온 것이지 판단하러 온 것은 아니다.

275. 모르는 사람들의 일상 속에 들어가서 그들의 일상의 일부가 되고, 그들의 일상을 나만의 작품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 이만큼 매력적인 예술 활동이 있을까?

276. 사진가는 '어슬렁거리는 산책자'여야 한다. 여기저기 기웃거리면서 관찰하고, 참견도 하면서 거닐어야 한다. 그러다가 재미있는 장면들과 조우하게 되고, 이러한 재밋거리를 발견했을 때는 주저하지 말고 집중하면서 기다리면 되는 것이다.

 

9장 사진 크리틱, 이렇게 하면 된다

282. 사진을 놓고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는 것을 사진 크리틱이라고 한다.

 ☞ 사진 비평과 비슷한 말

284. 새롭게 보는 방식을 제시하는 사진, 그런 사진이 좋은 사진

285. 무조건적인 객관적 평가보다는 주관이 가미된 평가가 더 중요한 작용을 할때도 있다.

286. 어떤 사진이라도 비평을 위해서는 반드시 분명한 기준이 존재해야 한다.

287. 사진에 끌리는 것은 일순간이지만, 그 끌림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심사위원 혹은 비평가의 몫

288. 일차적으로 기술적인 부분들인 앵글, 구성과 관련된 사진의 형태에 대해 논의하고, 사진가가 주제를 다루고 있는 방식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

293. 비평은 긍정적인 면을 먼저 드러내고, 그 후에 부정적인 비판에 일부분을 할애해야 한다.

295. "좋은 사진은 독자를 멈춰 서서, 바라보고, 생각하게 한다."

295. 사진이 분명히 주장을 하는 메시지가 있는가? 사진의 구성이 잘 짜여져 있고 미학적으로 장점이 있는가? 촬영 후반 작업 테크닉이 사진의 메시지를 강화하고 있는가?

302. 사진은 태생적으로 취미와 직업의 경계가 모호했던 매체다.

303. 누구나 글을 쓸 수 있고, 누구나 그림을 그릴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다 최고의 작가나 화가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 영역이 넓어져야 한다. 최고의 작가는 그 폭넓은 아마츄어를 발판삼아 서있는 것이다. 그것이 전업 작가의 밥벌이도 보장해 줄 것이다.

306. 이제는 우리 자신을 사진가에 국한하지 말고 디지털 아티스트 혹은 이미지 메이커라고 불러야 될 시대에 다다른 것은 아닐까?

313. 스냅사진의 진정한 의미는 가족생활의 모든 단면들과 기억하기 위한 순간들을 기록하는 데 있었다.

314. 과거나 현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상화된 가족상의 앨범을 만들고 있다.

 ☞ 선입견을 깨는 가족앨범을 만들자. 의미있다.

320. 콘트라스트가 강한 날씨에는 1스톱 과다 노출, 약한 날씨에는 1스톱 부족 노출

322. 오브제로서의 사진은 크게 세 가지 주요 구성요소가 있다. 1/사진이 인화된 인화지/프린트용지, 2/앨범, 마운트, 프레임 같은 사진을 프리젠테이션 하는 형태, 3/사용감과 시간의 흐름을 보여주는 흔적

325. 폴라로이드는 촬여한 자리에서 사진을 바로 보고, 서로 돌려볼 수 있고 화제를 거기에 집중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사람들을 한 자리로 모으는 파티장의 매력이 있다.

 

 

내가 저자라면

 

전체적인 구성에 대하여

이 책은 사진을 전공하고 사진교육에 몸 담아온 저자의 말 그대로 '사진강의 노트'다. 전체 10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사진에 대한 태도로 부터 시작하여, 사진을 바라보는 법, 찍는 법, 크리틱(비평)하는 법, 사진의 미래에 대한 저자의 생각으로 채워졌다. 사진보다는 사진에 대한 생각, 태도에 집중하여 글에 힘을 실었다. 이와 유사한 책으로 사진평론가 진동선의 <좋은 사진>을 들 수 있다. <좋은 사진>은 카메라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여 좋은 사진을 찍는 방법들에 집중하여 풀어 가는데, 본 책보다는 사진에 힘을 실었다는 점이 다르다. <좋은 사진>이란 책을 보고 나서는 감동이 컸다. 진동선 작가가 쓴 글이 그의 사진과 적절히 상승효과를 내어 좋은 사진이란 이런 것이구나를 직접 체험하게 했다.

김성민의 <사진강의 노트>는 폭이 넓다. 사진에 대한 전반적인 것들을 다룬다. 기본적으로 '모든 사람을 위한 예술'이라는 사진의 특성에 집중하여, '누구나 쉽게 이해하는 사진 강의'라는 컨셉을 가진다. 사진에 대한 기본적인 태도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볼만한 것들이 많다. 하지만 너무 넓은 것을 다루려다 보니 전문적인 개념을 자세한 설명 없이 불쑥 등장시킨다는 점이 아쉽다. 예를 들어,....

사진과 글의 조화가 아쉽다. 글에서 주장하는 사진에 대한 태도나 방법을 저자의 사진을 보고 깨닫기 어려웠다. 사진의 크기도 작고 매 절의 구성이 똑같다. 의도에 따라 사진의 편집(크기나 위치)이 달라질 수 있었을 텐데, 사진에서 너무 힘을 뺐다.

 

이 책의 좋은 점은 전문가인 저자가 '사진이 모든 사람을 위한 예술'임을 인식하고 누구나 쉽게 이해하도록 도와주려 한다는 점에 있다. 공부 꽤나 했다는 전문가들이 전문 용어와 번역 용어를 남발하며 이해할 수 없는 말들로 가득 채운 책과는 다르다. 사진교육에 몸담은 저자의 경험이 녹아들어 인자한 교수님이 쉽게 풀어주는 느낌이 든다.

 

저자가 전문가이기 때문인지, 전문가와 비전문가의 경계를 강화하려는 태도가 있다. 저자가 "사진이 '모든 이를 위한 예술'이라고 해서 모든 이가 최고의 예술가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도 기억해야 한다."(25p) 라고 말했듯이 아무나 최고의 예술가가 될 수 없다는 그의 인식은 나에게 저항감을 일으켰다. 최고의 예술가가 아니라 탁월함을 이루는 길은 어렵다고 말했다면 수긍했을 것이다. ‘누구나 사진으로 밥벌이를 할 수는 없다’ 라는 점은 분명하지만, 누구나 사진 예술을 즐길 수 있다고 해놓고는 아무나 제대로 사진 예술을 할 수는 없다는 인식은 모순을 일으킨다. 제대로 사진을 한다는 것은 누가 결정하는 건지가 의문이다. 일상 사진가의 관점으로 보면 사진을 즐기는 것이 사진을 제대로 하는 것이다. 단어 사용의 미묘한 차이일 뿐일 수 있으나, '개인이 즐거운 것이 예술이냐, 타인이 즐길 수 있는 것이 예술이냐?'는 예술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이기도 하다. 사진을 즐기지 못하면서 진짜 사진을 한다는 작가적 마인드는 대중의 공감을 일으키지 못한다. 그래서 아마추어 일상사진가가 사진을 즐기며 사진 매체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다양한 창작 시도를 해보는 것이 의미 있어 보인다. 그런 시도를 하는 아마추어들을 돕는 방법은 없을까? 역시 아마추어인 내가 독자들에게 공감 받을 만한 사진에세이를 쓸 수는 없을까? 이것이 스스로에게 묻는 질문이다. 사진 문화의 폭을 넓히고 밥벌이는 아니지만 진지하게 사진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는 것은 사진으로 밥벌이를 하는 사람들에게도 좋은 일이다. 프로 야구가 탄탄해 질려면 진지하게 야구를 하는 아마추어 동호회,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팬클럽이 활성화 되야 하는 것과 같다. 쉬운 일은 아니다.

 

현대사진의 중심, 뉴욕

저자가 미국에서 사진을 시작한 뉴욕 국제사진센터는 1974년 코넬 카파(Cornell Capa)가 설립한 사진 전문 전시관 및 교육기관이다. 개관 당시에는 뉴욕 센트럴파크(Central Park) 동쪽 뮤지엄 마일(Museum Mile)에 있었으나 2000년 뉴욕 6번가로 옮겨졌다. 부설기관인 ICP 스쿨은 2001년 뉴욕 미드타운 맨해튼(Manhattan)에 설립되었다. 이곳은 중앙대 사진학과 교수인 임영균 작가가 나온 곳이다.  저자가 석사학위를 한 뉴욕 플랫 인스티튜트는 얼마전 귀국해 <필립 퍼키스의 사진강의노트>를 쓴 사진가 박태희가 나온 곳이기도 하다. 이곳은 도올 김용옥의 막내딸 사진가 김미루가 회화를 전공한 곳이기도 하다. 김미루는 "나는 돼지를 좋아하고, 돼지는 나를 좋아한다(104시간)"의 누드 퍼포먼스로 국내에 알려졌다.

내가 알기로 뉴욕 유학파들은 우리나라 사진학교 교수진이나 사진작가들 중에 큰 축을 담당하고 있다. 어디서 공부하고 왔는지 살펴보면 뉴욕이다. 현대 미술을 장악하고 있는 곳이 뉴욕이니 당연한 것이기도 하다.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마추어 사진가인 내가 제대로 공부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상상의 나래를 펼칠 때 꼭 등장하는 곳이 뉴욕이기 때문이다. '이 나이에 유학이 가능할까?', '영어도 잘 못하는데 사진을 어떻게 배우겠어', '경제적인 것은 어떻게 해결 할 수 있을까?' 등등 고민을 한다. 결국 내 마음을 살펴보면 나의 욕망은 제대로 사진 예술을 공부하고, 사회적으로 실력을 인정받고 싶은 것이다.

 

원효의 길, 의상의 길

원효와 의상의 해골바가지 사건이 떠오른다. 두 스님이 중국 유학을 가는 길에 큰 비를 만나 길가의 토굴에 몸을 숨겼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그곳은 무덤이고, 그들이 자고 일어난 옆에는 해골바가지들이 뒹굴고 있었다. 밤사이 목마른 원효가 그 해골바가지에 괸 물을 마신 것이 생각나 구역질을 했다. 다음날 또 비를 만났고 이번엔 어두워지기 전 헌 집을 구해 잠을 잤다. 지난 밤의 일이 떠올라 잠을 이루지 못했던 원효가 탄식하며 이렇게 말했다 한다.

“지난밤 잘 때는 토굴이라도 편안하더니, 오늘은 잠들 자리를 제대로 잡았어도 귀신들 사는 집에 걸려든 것 같았네. 아, 마음에서 일어나 여러 가지 법이 생기고, 마음이 사라지면 토굴이나 무덤이나 매한가지. 또 삼계(三界)가 오직 마음이요, 모든 법이 오직 앎이니, 마음의 밖에 법이 없는 걸 어찌 따로 구하리오. 나는 당나라에 들어가지 않겠네.” ([송고승전]에서)

원효는 '마음의 밖에 법이 없는걸 어찌 따로 구하리오'라는 깨달음을 얻고 발길을 돌려 신라로 왔다. 이성적이었던 의상은 마음에 흔들리지 않고 갈 길을 갔고, 중국 화엄종의 제2조 지엄을 만나 득도를 했다. 원효가 직관적인 사람이었다면, 의상은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현실적인 사람으로 보인다. 이 둘은 한국불교의 양 대 기둥이 되었다.

원효와 의상의 두 길 중 나는 원효의 길이 편하게 느껴진다. 오른손잡이가 왼손잡이보다 훌륭한 것이 아닌 것처럼 편한 것이지 더 낮다는 평가를 하는 것은 아니다.  난 직관형의 사람이다. (MBTI에서는 육감에 의존하느냐, 오감에 의존하는 냐에 따라 직관형과 감각형으로 나누는데 이 부분을 심리적 주 기능으로 본다. 주기능이란 가장 많이, 능숙하게 사용하는 심리적 기능이다.)

이 이야기를 길게 하는 이유는 나 자신의 상황에 대한 합리화를 위한 것이다. 의상처럼 세계 최고의 교육기관에 가지 않더라도, 원효처럼 자신 내면을 살펴보며 도를 이룰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싶다. 바로 이곳에서 일상을 버리지 않고도 원하는 탁월함의 길로 갈 수 있다는 믿음 말이다. 난 이상적인 사람이지만 나이가 들다보니 현실적인 상황이 중요해 졌다. 스스로 현실을 인정하고 할 수 있는 일을 찾는다. 그러나 이상적인 성향이 사라지지는 않기 때문에 이 와중에도 높은 꿈을 이루기 위해 이런 저런 궁리를 한다.

 

 

일상사진가의 길

어떻게 내가 일상사진가로서 공감을 받을 수 있을까? 구본형은 <내가 바라는 그 사람이 되는 법>이란 칼럼에서 자기 혁명을 이루는 방법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첫째는 다른 머리들은 다 자르고 남은 머리 하나를 잘 키우는 것이다. 실천을 막는 가장 큰 장애는 머리가 많은 것이다. 이것저것 생각이 많으면 실천은 더디고 한번 실천했다하더라도 끝까지 가지 못한다. 의심하기 때문이다. ... 재능이 많은 사람들은 한 곳에 몰입하기 어렵다. 이 일도 좋아 보이고 저 일도 재미있어 보이면 어떤 하나도 경지에 이르기 어려워진다. 하나에 전념하라. 이것이 바로 경영의 기초인 '선택과 집중'이다. 이때 유의할 점은 무엇을 선택하더라고 그 수준은 예술적 경지를 추구해야한다는 것이다. 예술이란 사물을 더 잘 만드는 것이다. 예술은 필요를 넘어선다. 더할 수 없는 경지, 즉 완벽을 향해 나가야 한다. 그러면 그 일이 무엇이든 그 사람은 그 분야의 예술가가 된다. 예술이야 말로 가장 화려한 변모의 체험이다.

두번째는 자신만의 성소에서 매일 두 세 시간 씩 보내는 것이다. 이것은 자신의 정열을 '단 하나의 성스러운 예술'에 바치는 의식과 같다. 이 두 시간만은 다른 삶을 살기 위한 주의로부터 해방되어야 한다. 삶과 격리된 명상의 시간이라 여겨야 한다. 지금 쓰고 있는 이 두 시간의 실용적 용도를 묻지 마라. 그저 넘쳐나게 하라. 이 성스럽게 넘쳐남이 바로 성스러움을 경험하게 하는 경배의 시간이다. 나는 새벽에 일어나 이 시간을 갖는다. 내게 글쓰기는 성스러운 의식과 같다. 나는 생각하지 않는다. 정신이 이끄는대로 빨려든다. 그곳에는 일상이 없다. 누구도 이 의식을 방해하지 않는다. 오직 우주에 홀로 있듯이 아무 거침없이 글에 빠져든다.... 이 시간에 당신이 무엇을 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나처럼 글을 써도 좋고, 아마추어 화가가 되고 싶은 직장인은 그림을 그려도 좋다. 언어에 대한 흥미 때문에 외국어 공부를 하고 있어도 좋고, 사진작가가 되기 위한 스터디 시간이어도 좋다.

대중에 머물러서는 대중을 도울 수 없다. 무엇보다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묻지 않으면 범인에 머물고 말 것이다. 나는 본능적으로 사진 예술에 관심이 많고, 특히 사진을 잘 찍는 것 뿐 아니라 '사진으로 낯설게 생각하는 방법'을 보여줄 수 있다고 믿는다. 사진으로 나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세상을 보는 다양한 틀을 가지는 것이다. 이것을 잘하기를 원한다. 그냥 관심에만 머물면 소비자에 머물 것이다. 좋은 장비가 나오면 지름신이 강림하고, 좋은 책이 나왔다고 하면 읽고 이러쿵 저러쿵 말하고 마는 정도에 만족하는 사람. 이런 인식에서 구본형의 조언은 붙잡고 반드시 실천해야할 지침이다. 그는 나의 스승이다. 스승의 조언에 따라 노력하는 것이 제자다. 그래서 난 '사진' 하나에 집중하기로 했다. 사진으로 내 삶을 바라보는 데 모든 에너지를 쏟을 것이다. 그 길로 탁월함을 추구하기로 했다. 생각보다 오래 걸릴지도 모른다. 거의 시작에 불과하고 아직 투자한 시간이 얼마되지 않기 때문이다. 물은 웅덩이를 채워야 넘쳐 다음 단계로 흐른다. 이제 더 몰입해야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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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04 15:52:03 *.114.49.161

오호 저 이가 전문 사진가가 된 건 최류탄을 직격으로 맞은 여학생을 찍은 경험 때문이었군요. 인용문은 거의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패스^^ '내가 저자라면'을 한글 빈문서에 붙여넣고 읽어봅니다. 일단 1.5쪽 쓰기도 어려운 저한테는 4페이지나 되는 양에서 감동이 확 밀려옵니다. 원효스님은 유학 가던 길에 바가지 깨달음을 이뤘지요. 뉴욕으로 가시게 될까요? 저도 뉴욕에 대한 로망이 있습니다. 센트럴파크처럼 큰나무가 있는 공원에서 달리기하는 소망 정도입니다. 한 달 살아보고 싶은 도시들 중 하나예요. 일단 성소에서의 2~3시간을 다짐하신다면 혹 단군의후예를 하시는 건 아닐까? 혼자 생각해봅니다.^^ 육체노동자인 저의 하루 일과를 마치고 청소를 해놓고 변경연 북리뷰를 읽는 게 저의 요즘의 즐거움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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