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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5월 7일 02시 41분 등록

아이스킬로스 Aeschylus BC 525~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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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3대 비극 시인 중 한 명. 비극의 아버지로 불리운다. 기원전 525년에 태어났다. 그가 태어난 엘레시우스는 비옥한 계곡 지방으로 아테네에서 불과 27킬로미터 떨어진 곳이었다. 그의 아버지 에우포리온은 귀족 출신으로 생각되며 덕분에 아이스킬로스는 부유한 가정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었다. 그가 비극 시인이 된 경위에 대해서는 재미있는 기록이 남아있다. 아이스킬로스가 잠들어 있는 사이, 디오니소스신이 찾아와 그에게 비극 시인이 되라고 일러주었다는 것이다. 신의 명을 받든 그는 BC 499, 그의 나이 26세 때 자신의 비극 작품을 최초로 상영하였다.

BC 490년에 그는 자신의 형과 함께 페르시아 전쟁에 출정하였다. 그 중 마라톤 전투에 참전한 사실을 시인은 평생 자랑으로 생각하였다. 그의 형 귀네게이로스는 이 전투에서 페르시안 전투함이 해안에 들어오는 것을 방어하다가 치명상을 입고 사망하였고 이는 아이스킬로스 지방에서 영웅적 행적으로 대접받았다. 그 후, 480년에 45세의 아이스킬로스는 다시 군의 부름을 받아 살라미스 해전에 참전하여 승리를 이끌었다. 이처럼 아테네의 사회지도층으로서 아이스킬로스는 직접 전쟁에 참전하여 목숨의 행방을 행운에 걸어야 했다. 전쟁이 야기한 애국주의는 이후 아테네가 번영하면서 제국주의의 초석이 되었다. 아이스킬로스의 작품에서 드러나는 장엄하고 웅장한 스케일과 보수적 색채는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닮은 것이다. 그러나 당시는 막 연극의 형태가 틀을 잡아가던 시점으로, 이후 소포클레스가 보여준 균형미와 원숙미는 나타나지 않았다.

아이스킬로스의 인생에 영광만 함께 했던 것은 아니다. 그는 고향 엘레우시스를 기반으로 하는 신비 종교의 일원이었다. 이 종교는 비밀을 공유하고 있었는데 발설하는 경우 죽음에 처하는 것이 원칙이었다.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하면 아이스킬로스는 그 비밀 중 일부를 누설한 것으로 간주되어 혹독한 시련을 겪었다. 아이스킬로스는 살의가 모의되던 현장을 도망다녔으며, 심지어 그의 연극이 상영되는 동안 관중들은 아이스킬로스에게 돌을 던지기 위해 기다리기도 했다고 한다. 그는 재판에서 무죄를 주장하였으며 마라톤 전투에서 입은 상처들을 보여줌으로써 배심원들의 동정심을 유발하였다고 전해진다.

그는 그의 최대 라이벌이었던 프리니쿠스가 BC 473년에 사망한 이후, 아테네의 최고 인기 작가가 되었다. 그는 BC 484년에서야 겨우 첫번째 우승을 하였는데 그 이후에는 계속 승승장구하였다. BC 458네 그는 시실리로 돌아와 BC 456년 경에 사망하였다. 그의 업적은 아테네에서 추앙받았다.

그는 결혼하여 두 명의 아들을 두었는데 그 아들들과 조카도 역시 비극 시인이 되었다. 첫째 아들 에우포리온은 BC431에 다른 두 명의 대시인 소포클레스와 에우리피데스를 제치고 경연에서 일등을 차지하기도 했다.

 

 

소포클레스 Sophocles, B.C. 496~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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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 근교의 콜로누스에서 부호 소필로스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무기 제조업자였다. 아이스킬로스와 마찬가지로 유복한 환경 덕에, 소포클레스는 당시 위대한 음악가 람프로스 등 최상의 스승들에게 교육을 받았다. 그는 아이스킬로스보다 이른 나이에 작가로 데뷔하였다. 소포클레스는 아이스킬로스가 참전한 살라미스 해전 당시 16세에 불과하였다. 그는 해전의 승리를 기념하는 축제에서 신에게 감사하는 송가의 코러스를 리드하였다고 한다.

 그는 외모도 준수하여 15세 때부터는 배우로도 활동하였으나 목소리 성량이 부족하여 무대 출연은 곧 중단하였다. 아이스킬로스가 26세에 시인으로 데뷔하여 41세에 첫 경연 우승을 한 데 반해, 소포클레스는 29세 때 처음으로 비극 경연에서 우승하였다. 그 경쟁자 역시, 운명을 나눌 수 밖에 없었던 아이스킬로스였다. 그는 열여덟번이나 일등상을 수상하였으나, B.c.441년에는 후배 에우리피데스에게 승리를 내주어야 했다. 소포클레스의 작품성은 기복이 없어서 우승을 한 이후에는, 1등을 놓친다 하더라도 항상 2등에 머물렀으며 단 한번도 3등 이하의 상을 받은 적은 없다고 한다. 그의 작품은 작가 자신이 기교적이고 엄숙한 것, 성격 묘사에 알맞은 것으로 분류한 작품군만 남아있다. <안티고네>, <아이아스> 등이 이에 해당한다. 주제에서 철학적 완성도가 높아졌으며, 성격 묘사가 치밀해지면서 인물 간의 갈등 구조가 뚜렷하다.

소포클레스는 90세까지 장수하는 동안 아테네의 민주정치에 활발하게 참여하면서 극작가로서 가장 지속적인 성공을 거둔 인물이다. 아이스킬로스와 마찬가지로 전쟁에도 참여하였다. 아테네의 대사이자 장군, 델리아 연맹 당시의 재무상으로 활동하였다. 아이스킬로스의 시기는 연극 형식이 생겨나던 시기임에 비해, 소포클레스의 시기는 그리스 극문학의 전성기였다. 이 둘을 잇는 에우리피데스의 시기는 쇠퇴기로 분류된다. 이 세 명의 시인이 살았던 시대는 BC 5세기 계몽주의의 시대로 일컫어진다. 그는 에우리피데스와 같이 BC 406년에 사망하였다. 그 후, 아테네는 서서히 패망의 길로 접어들었다.

 

 

 

에우리피데스 Euripides BC 48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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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BC 480년 경 살라미스 섬에서 태어났다. BC 480년이 바로 아테네와 페르시아 간의 전쟁이 한창이었으며 당시 살라미스 해전이 있었음을 감안할 때, 에우리피데스는 역사의 현장에서 생을 시작한 셈이다. 그의 아버지는 부유한 상인이었다. 아버지는 자신의 아들이 승리의 왕관을 얻게 될 것이라는 신탁을 받고는 에우리피데스에게 운동 선수로 훈련 받게 했다. 그러나 썩 좋은 성과를 보이진 않았다. 신탁은 운동이 아닌, 그의 시인으로서의 명성을 의미하는 것이었으리라. 에우리피데스는 두 명의 부인과 결혼을 하였는데 두 부인 모두 정조가 바르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불우한 결혼 생활을 뒤로 한 채, 에우리피데스는 자신의 살라미스집에 은신처를 만들고 은둔자의 생활을 시작하였다. 이 곳에서 그는 자신만의 도서관을 만들고 자연만을 벗삼아 지냈다고 전해진다. 이 때문에 에우리피데스의 작품은 당대의 지식들과 분리된 성향을 보인다.

그의 첫 연극은 소포클레스의 데뷔가 있은 지 13년 후에 이루어졌다. 에우리피데스의 작품은 두 명의 대가보다 완결성과 자신감이 결여되어 있다고 평가된다. 그러나 화려한 격정의 전개가 탁월하다. 비극을 통한 비전 제시보다는 사회적 사건에 대한 문제 제기에 비중을 두고 있다. 그는 <트로이의 연인들>과 같은 작품에서 현실을 있는 그대로 재현함으로써 계몽의 목적보다 문학의 성질에 더욱 치우쳤다. 이는 에우리피데스가 당대의 정치적 입장과 제국주의로부터 초연한 삶을 살았기에 입장표명의 강압으로부터 자유로웠기 때문이다. 에우리피데스는 재무상까지 지낸 소포클레스와 달리 선출에 의한 공직에 임한 일이 없었다. 그는 오로지 작품을 통해서만 정치에 참여하였다. 이미 <트로이의 연인들>에서 보여준 것과 같이, 패전국 여인들의 비인도적 처사를 주제로 다룬 행위 자체에서 정치성을 엿볼 수 있다.

 

 

 

 

 

 

내 마음을 무찔러드는 글귀

 

 

 

아이스킬로스

 

프로메테우스

 

12 피를 피로 갚는 보복의 되풀이에서는 영원히 정상적인 평화로운 사회 정의를 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스킬로스가 이 3부작에서 나타내려 한 것은 단순히 이러한 사회극이나 윤리극이나 사상극이 아니었다. 그것은 기픈 종교적인 바탕에 의해, 또 정의에 대한 사랑으로 침투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그것들 이상으로 훨씬 강하게 3곡 다 저마다의 취향을 가지고 장대한 구상 아래 깊은 인생에 대한 통찰과 힘찬 초자연적인 인물의 움직임을 화려한 환상의 비상과 늠름한 문구의 구사로 그리고 있다. 이 오레스테스 극을 가리켜 인간의 심성이 만들어 낸 최대의 제작(스윈번)’이라고 하는 시인이 있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15 코러스 오케아노스의 딸들로 구성, 모두 온순하고 관습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평범한 소녀들이지만 유사시에는 누구보다도 용감해진다.

è 평범한 사람들의 힘. 평범한 사람들을 평범하게만 바라보는 것이 평범한 행위이다.

 

16 그대는 신의 처지에 있으면서도 다른 신들의 노여움을 두려워 않고 인간들에게 당치도 않은 선물을 주었네.

 

17 새로 왕이 되면 누구나 무자비해지는 법이니까.

è 제우스는 새롭게 왕이 되었다. 제우스는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 신을 숙청하는 단계를 거쳤다.

 

17 여태껏 나는 이 기술로 그 누구도 해친 일이 없었는데.

 

18 이 뾰족한 쐐기를 가슴에 박으세요. 마구 쳐요.

è 예수의 심상과 겹친다.

è 왜 헤파이스토스와 힘이 말하는 동안, 프로메테우스는 한 마디도 하지 않을까?

 

네 이름이 미리 생각한다는 뜻이라지?

 

20 그 무엇이 다가오건 내게는 두려울 뿐이야.

 

그 소리에 놀라 처녀의 수줍음도 잊어버렸죠.

 

21 이제 나는 바람의 노리갯감이 되어 버렸어.

 

자유로운 몸만이 할 수 있는 그런 말을 하시는군요.

 

정의도 제 구미에 맞게 꾸미고 있지.

 

앞으로의 승리자는 폭력이나 무력으로 정복하는 것이 아니라 교묘한 술책으로 이룰 수 있다.

 

23 그러면서고 가엾은 인간은 거들떠 보지도 않았지. 인간을 말살해 버리고 새로운 종족을 만들어 내려는 속셈에서였지.

è 오비디우스의 신화와 내용이 상통함

 

인간들이 앞날의 운명, 다가올 재앙을 내다보지 못하도록 만들었지. … 그들에게 맹목적인 희망을 불어넣어 주었지. … 그 뿐 아니라 불도 주었어.

è 이것이 인간을 사랑하여 신이 한 일인가?

è 불이 있으면, 인간은 행복해지나? 불이 없었다고 해서 불편했다 하더라도 불을 상상할 수 없는 상태라면 당연한 불편이라 생각하고 불행하지 않았을텐데?

è 이런 은 어떤 수준까지 건네받을 수 있는가?

 

불행을 모르는 사람이 고생하는 놈에게 충고를 하고 꾸짖기란 쉬운 것이야.

 

27

오케아노스 그렇지만 잘 알다시피 분노가 극도에 달했을 땐 부드러운 말로 설득을 해 보는 것이 약이 된다지 않소.

프로메테우스 화가 가득 차 폭발할 지경일 땐 억지로 눌러 봐야 아무 소용도 없는 걸세. 때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지. 그러면 수그러질 테니까.

è 다른 전략

 

어리석을 정도로 친절하군.

 

신의를 지키는 친구가 될 수만 있다면야 어리석게 보여도 무방하니까.

è 프로메테우스는 사슬에 묶인 후에도 상황을 감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 자신이 살 방도를 생각해야 하는데 오케아노스의 부탁도 거절한다.

è 신화 = 공식문서, 프로메테우스 = 비공식문서(권력에 항거한 역사)

 

29 그러나 이것만은 들어 두시오. 인간이 겪고 있는 고통이 어떤 것이었는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 인간을 보고 그들에게 생각하는 능력을 주었지. 나를 통해서 그들은 이해력을 얻은 거요. 그들을 원망하지는 않소.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들에게 내가 선심을 베풀고 훌륭한 선물을 주었다는 그 사실뿐이오.

그들은 앞을 보지도 못하고 소리를 들을 줄도 몰랐지.

마치 꿈속에서처럼 되는 대로 살고 있더군.

è 흑인인권운동에 참여한 백인운동가? 그러나 희생이 담보되어야 한다.

è 꿈 속에서 사는 것이 어때서? 신이 아니면 자아를 찾지 못했을까? 다른 동물들을 보자. 짐승들은 자아개념이 없다고 생각된다. 그렇다면 짐승은 자아를 모르므로 가여운 존재인가?

 

30 모든 예술의 어머니인 상상력도 주었지.

 

30 자신의 병을 고치지 못하는 의사처럼 수치를 당하고 계시는군요.

 

점괘, 과학의 세계를 인간에게 소개

è 이 두 가지를 동시에 가르치는 것이 가능한 것인가?

è 왜 그리스인들은, 인간이 기술을 가지는 것에 적대적인 신이 재위했다고 생각했을까?

 

31 그럼, 아무리 제우스라도 이미 운명지어진 것에 반항할 수는 없으니까.

è 운명을 바꿀 수 없다면, 도대체 신의 권능은 무엇인가?

 

23 제우스의 이름을 듣고도 두려워할 줄 몰랐기 때문이로다. 제우스의 뜻대로 하지 않고 자기 마음이 내키는 대로 고마워할 줄도 모르는 인간에게 과분한 선물을 보낸 탓이지.

è 우리는 프로메테우스에게 고마워해야 하나?

è 프로메테우스는 문익점과 같은 존재인가?

 

35 날마다 밤이 되면 꿈 같은 것이 나타나 홀로 자고 있는 제 침실로 들어오는 거예요.

è 이오의 무의식이 아니었을까? 이오 자신의 것이라고 부를 수 없었던, 그녀 자신도 의식하지 못했던 욕망. “밖으로 나가고 싶다. 그리하여 제우스와 같은 남자를 만나 여자로서의 가능성을 진탕 즐기고 싶다.” 마치 아무런 제한 없이 태어난 초원 위의 소처럼. 그래서 이오는 초원으로 나가고 싶었다.

 

36 저는 불안했어요. 마침내 용기를 내어 아버지에게 꿈 얘기를 한 거예요.

è 차라리 이오가 자신의 꿈을 대수롭지 않은 양 여기고(개꿈) 이 꿈을 아버지에게 말하지 않았더라면. 그것도 제우스의 이름을 빌어 말하지 않았더라면! à 그 대상이 굳이 제웅스여야 했던 이유 역시, 아버지를 이길 강한 존재여야 했기 때문. 이 일은 없던 일이 되었으리라.

è 오히려 발설함으로서 돌이킬 수 없는 신탁을 받았다. 이오가 발설하지 않았더라면 신탁도 없던 일이 되었으리라. 왜냐하면, 신탁녀는 불길한 꿈에 대해 개꿈이야라고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38 거기서 유럽땅을 떠나 아시아로 가십시오. , 이쯤 하면 신의 통치자인 그자가 누구한테나 마찬가지로 악하게 군다는 걸 아시겠지요?

è 프로메테우스는 이오에게 운명은 정해진 것이라면서 아시아땅으로 가라고 하고 있다. 이것이 그녀의 운명이라면서.

è가라, 이것이 너의 운명이다.”??? 운명은 정해져 있는 것인데, 운명을 명령할 수 있는가? 이는 이오가 자신의 마음 속 갈등을 모두 잠재운 후 최종적으로 선택하게 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는데 프로메테우스는 그저 그녀의 등을 절벽에서 살짝 밀어준 것에 불과한가?

è 이오를 조상으로 모시는 민족이 아시아로 이주했음을 의미하리라.

 

39 그 여자가 낳은 아들이 제 아비보다 힘이 셀 겁니다. … 13대째 후손이죠.

è 아버지는 아들을 두려워한다. 여기서 아버지와 아들은 혈연의 관계가 아니다. 단지, 이전의 것과 이후의 것이다. 득세하던 세력은 새로운 세력이 자신을 소멸시키는 것을 두려워한다. 아들의 번영은 곧 아버지의 쇠락을 의미한다. 멀리 갈 것 없이, 한 나라의 왕이던 자들은 아들에게 후세를 물려주는 것을 싫어했다.

è 이를 현대에서 가족 단위에서 설명하는 것은 어렵다. 아들이 아버지의 것을 직접적으로 가로채지는 않는다(가령, 왕권은 한정적인 재화지만, 현대는 다르다).

 

41 그곳에서 제우스는 아가씨를 손으로 어루만져 다시 제정신을 찾게 해 줄 것입니다.

è 모진 운명으로 내몬 것도 신이요, 지친 영혼을 위로하는 것도 신이다.

 

그러나 50명 중 단 하나만이 사랑의 위력에 눌려 계획을 바꾸게 되지요. 그리하여 옆에 누운 사나이이 죽이지 않고 살인자가 되는 대신 비겁자란 이름을 받는 겁니다. 그 여자가 아르고스의 왕족을 잉태할 것입니다. … 그 여자의 후손 중에서 영웅이 하나 태어날 것입니다.

è 나의 외할아버지는 6.25 전쟁 때 탈영을 했다고 들었다. 그런 외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부끄러워하던 나는, 그 분 없이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겠지?

 

42 결혼이란 같은 지위와 같은 신분끼리 하는 것이 최상이라고. 가난한 집의 딸들은 부나 문벌을 자랑하는 남자와 결혼을 하려 들어서는 안 된다고 했지. … 바라옵기는 무서운 제우스의 침실에 저를 가까이 가지 않게 하여 주옵소서. 올림피아의 왕과 혼인을 하지 않도록 하여 주소서.

 

45

프로메테우스 적에 대한 증오심을 광기라고 부른다면 나는 미친놈이다.

헤르메스 이런 고통을 겪으면서도 이 모양이니, 그렇지만 않았던들 너는 그야말로 당해 낼 수 없는 존재일 게다.

è 이게 무슨 뜻일까? 헤르메스는 제우스의 심부름꾼으로서 규격에 맞는 언행을 보이면서, 동시에 무엇인가를 알고 있다. 만약 프로메테우스의 고통에 임하는 자세가 보다 승화된 것이었다면, 프로메테우스는 예수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적에 대한 분노가 아닌, 적을 용서하는 신 위의 신이었다면 어떠하였을까?

 

프로메테우스- 때가 되면 알겠지. 세월은 흘러가면서 모든 것을 가르쳐 주는 법이니까.

헤르메스 하지만 시간이 아직 네놈에게 지혜를 가르쳐 주질 않았구나.

 

헤르메스 이 못난 놈아! 아주 망해 버리기 전에 굴복을 하고 좀 현명해지란 말이야.

è 헤르메스는 제우스의 전령으로서 만약 프로메테우스가 기를 꺾는다면, 살아날 방도가 있음을 넌지시 알려주는 셈이다. 다시 말해, 프로메테우스의 비극은 자처한 셈이기도 하다.

 

46 차라리 저기 가서 밀려오는 파도나 설득해보지 그래.

è 명문장

 

어리석은 녀석이 게데가 고집만 부리면 결국은 지상 최대의 약자밖에는 안 되는 법이니까.

 

47 그러나 적의 손에 당하는 고통이 다 수치스러울 건 없다.

! 번개야, 내려 쳐라! 꿈틀꿈틀 덩굴손 같은 불길을 내 머리에, 천둥아, 천지를 울려 보아라. 폭풍아, 지구를 뿌리째 흔들려무나.

사나운 흙탕물아, 밀어 올려라. 저 하늘의 별과 바다의 파도를 함께 반죽이라도 하려무나.

잔인한 소용돌이 속에 내 몸을 휘어감아 지옥의 구렁텅이에 내동댕이치려무나.

그려도 나를 죽이지는 못하리니.

 

헤르메스 갑자기 당하는 것도 아니다. 비밀리에 다가오는 것도 아니다.

 

è 극에서 제우스는 프로메테우스와 대치되는 직접적 인물이지만 나오지 않는다. 오로지 헤르메스에 의해 간접적으로 나온다. 가장 강력한 신은 거동을 함부로 하지 않는다. 그가 천둥과 비바람으로만 현현하는 것은 가장 위대한 신이 곧 자연이라는 의미와 닿아있다.

è 프로메테우스가 자신의 고통에 대해 음미하고 의미를 부여했더라면 더욱 작품성이 있었을 듯. 제우스에게 말하듯이 사실상 독백하는 내용을 넣었더라면 어땠을까?

è 이오는 도대체 왜 나오는거지?

 

 

아가멤논

 

50 본편의 중요 부분은, 강인한 의지로 심한 증오와 원한을 능란한 말 솜씨 뒤에 숨기는 클리타임네스트라의 움직임과, 그와 반대로 본디 트로이의 왕녀였으나 지금은 포로로 굴욕을 당하는 아폴론 무녀(신을 배반한 벌로 그 예언을 사람들이 믿어주지 않는다) 카산드라의 절규에 있다.

 

아이스킬로스 특유의 높은 모럴, 깊은 종교적인 사념

 

53 새끼들의 잠자리를 지키려는 노력

 

몇 명씩 사나이를 거느리는 여인을 위해

 

56 새끼를 밴 토끼들을 잡아먹고 있었다. 거의 다 보금자리에 와닿은 토끼를

가엾어라, 하지만 행운이 이길 수 있도록 해 주소서.

è 후렴구인 듯. 모럴을 강조하는 게 이런 건가?

 

58

고뇌를 통하여 깨닫는 일을 이 세상의 법칙으로 정하시고 인간을 깊은 생각으로 인도한 신이시니

잠든 사이에도 마음 속의 아픔과 쓰라림을 잊지 못하는 고뇌야말로

피를 흘려서 바라지 않고도 스스로 올바름 마음을 가져온다.

이는 거룩한 힘으로 조종하시는 신의 은혜시리니.

è 고통스러운 과오에 대한 위로, 그 과오가 가슴에 사무쳐 내 몸과 같은 교훈이 되리라.

 

59 비겁한 마음은 사람을 앞뒤 생각 없이 마구 덤비게 만드나니 무참한 화근을 가져오는 비뚤어진 생각이니라.

 

60 어쨌든 국왕은 아내의 원수를 갚으려는 싸움을 도우며, 또한 배를 나아가게 하기 위한 첫 희생물로 자기 딸을 죽이는 자가 되려고 하셨다.

è 아이러니다. 아내를 위해서는 전쟁을 불사하면서, 이 전쟁을 위해 딸을 자기 손으로 죽이다니.

 

62 ‘불의 신헤파이스토스요. 이데 산에서 불을 밝혀 횃불에서 횃불로 불의 파발을 이곳까지 전해 온 것이오.

è 신화의 문법을 이해하는 중요한 자료.

 

63 그 도시가 지닌 만큼의 아침식사

대부호처럼 파수병도 필요없는 하룻밤을 깊이 잠들 수 있을 것이오.

 

67 몸을 황금으로 바꾸는 군신 아레스가 사고 파는 것은 사람의 몸이요 그 저울은 창을 휘두르는 싸움터와 싸움터 사이에 걸려있다.

 

68 군중들이 말하는 저주는 반드시 보상을 요구한다.

 

72 노인이라도 배움에 있어서는 언제나 젊은 법이니까.

 

è 수려한 글, 극적 효과는 항상 같이 하지 않는다. 이 그리스 비극과 셰익스피어의 극본에는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현대의 극본은 어떻게 쓰여지지?

 

76 (아기 사자) 온 집안은 피로 물들고 하인들에게는 어찌할 수 없는 고민의 대상. 수많은 사람들을 해친 그 재난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다. 하늘의 뜻에 따라, 말하자면 재난의 성직자로서 집에 빌붙어 자라난 자다.

è 헬레네를 의미한다. 그녀의 아름다움이 곧 사자의 숙명과 같은가?

 

가슴을 찌르는 애련의 꽃과 같이

하지만 순식간에 변해 버려 혼례의 뒤끝을 쓰디쓴 종말로 만들었다.

눈물의 신부인, 복수의 여신인 까닭에

è 트로이 전쟁은 한 여인에 의해 불거진 전쟁인데, 의외로 헬레네는 지극히 아름답다는 것 이외에는 캐릭터 연구가 잘 되지 않은 것 같다. 헬레네는 트로이라는 이름보다 인지도가 떨어진다. 분명 세계 최고의 팜므파탈인데

 

79 입에 의하지 않은 정의의 요구è 입에 의해야 하지 않았을까?

 

80 이렇게 말함은 일찍이 경험이 있어서이다. 이미 충분하게 거울에 비치는 그림자에 지나지 않는 인정을 깨닫고 있기 대문이다. 지금은 더없이 친절하고 다정해 보이는 이들도 그저 그림자의 그림자,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오디세우스만은 본디 자신의 뜻과 달리 전쟁에 참가했으면서도, 우리의 전우가 된 뒤로 언제나 나의 좋은 벗이 되어 주었다.

 

80 클리타임네스트라 남의 힘을 빌리지 않고 지금까지 나의 쓸쓸한 생활을 말씀드리겠습니다.

è 이런 이야기를 원로들 앞에서 정말 하지는 않았을 터. 아마 그리스 비극에서는 무대의 장소를옮기는 것을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왕비는, 마치 왕과 침대에서나 할 수 있을 법한 이야기도 공식 무대 앞에서 해야 한다.

 

81 쓰러진 이를 더욱 짓밟으려는 게 사람들의 본성이니까요.

 

82 (수레에 앉은 채로) 하지만 정도에 맞는 칭찬이라면, 그 칭찬은 마땅히 다른 사람으로부터 나와야 하오. … 찬란하게 꾸민 비단 위를 언젠가는 죽어야 할 인간의 몸으로 걷는다는 것이 나는 두렵소. 나를 신이 아닌 남편으로서 공경해 주오.

è 비단을 밟지 않기 위해서. 철저하다.

 

83 하지만 국민들 가운데에서 일어나는 비판에는 큰 힘이 있소.

 

86 그 수레에서 내려라.

è 카산드라에게 명령하는 왕비. 왕에게 수레에서 내리라고 말하는 것과 전혀 다른 뜻이다. 왕은 어서 내려서 자신이 깐 비단을 밟으라는 환영의 뜻. 카산드라에게는 그 뽐냄을 관두고 어서 내려오라는 뜻이다. 그러나 둘 다, 자신의 명령에 따르라는 뜻이 담긴 것 같다.

è 나의 어머니는 자신이 간 음료수를 나에게 먹으라고 한다. 안먹으면 매우 실망하시지.

 

87 여 여자는 함락된 고장을 떠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도 입에 재갈을 물리게 될 것도 알지 못하는 모양이군. 자기 힘을 피투성이 거품으로 애써 뿜어 낼 때까지는.

è 재갈을 물리면 저항하겠지. 저항하기 전까지는 깨닫지 못할 모양이군. 피투성이 거품?? 왜 거품일까?? 입에 무는 거품을 의미하나?

 

이 부득이한 운명에는 복종하여 새로운 고삐를 받아들이는 게 좋을 게야.

 

90 , 탄식하는 꾀꼬리의 운명이라니. 하지만 그 새를 신께서는 날개 있는 모습으로 꾸미셨다, 즐거운 생애를 눈물 없이 보내라고.

 

92 이번에는 수수께끼 같은 말로 하지 않고 확실히 말하겠어요.

è 갑자기 무녀가 은유를 버리니 우습다. 그러면 처음부터 좀 알아듣게 말을 하든지.

 

92 설마 신의 몸으로 연모의 정에 빠져 그러신 것은 아니겠지?

è 아마, 아폴로신에게서 사랑을 받았다는 의미는, 정말로 아폴로가 사람의 몸으로 내려왔다는 뜻이 아니라, 카산드라에게 신기가 나타난 상황 자체를 아폴로에게 사랑을 받았다라고 표현한 것이리라. 카산드라는 초기에 자신의 신내림을 거부하였고(= 즉 아폴로를 거부하였고) 덕분에 사람들은 자신의 점괘를 믿지 않는 저주를 받았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95 그 날이 왔어요. 피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è 카산드라의 예언은 생각보다 직접어법인데, 왜 사람들은 이 무녀의 말을 듣지 않지?

è 코러스 대장은, 특정 인물이 아닌 대신에 주요인물들의 말을 되받아줌으로써 독백의 어색함을 무마시켜주고 있다. 다만 주요인물들과 갈등구도를 보이지 않고 추임새만 넣어주고 있어서 사람 사이의 극적 긴장감은 떨어뜨린다.

 

96 , 덧없음은 세상의 인간사, 행복하다는 것도 알고 보면 그림자와 같은 것.

또한 운이 나쁘다 해도 젖은 걸레로 한두 번 훔치면 당장에 지워질 그림과 다를 바 없다.

그러니 이것이야말로 사람들의 운명보다 더욱 슬픈 일.

 

97 부귀영화를 누린다는 것은 모든 인간에게 만족할 시기를 알지 못하는 것, 비록 그 집을 가리키면서 누구 한 사람 결코 들어오지 말라고 하며 행운을 물리치는 자는 없다. 그러므로 우리 왕에게 행운을 가져다 주는 신들이 프리아모스의 성을 함락시킬 것을 허락하고 거룩한 명예를 얻어 고국에 돌아오게 했다. 이번에는 옛사람들이 흘린 피의 대가를 치르고 자기의 죽음을 과거의 사자들 틈에 가담케 하여 이미 죽어 간 생명의 보복을 성취시킨다면 도대체 사람의 몸으로 그 누가 이것을 들으며 재난을 모르는 운명 아래 태어났다고 자랑하리.

 

99 아까 여러 가지로 그 자리에 합당하게 한 말에, 지금 또 반대되는 말을 하는 것을 나는 별로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겠소.

è 무서운 여자다. 복선이라고는 카산드라의 복선밖에 없었다. 전혀 내색하지 않다니?

 

하지만 그때 칼자국 상처에서 피가 몹시 흘러 새빨간 핏줄기가 검붉게 내 몸을 물들였는데, 나는 그게 어찌나 기뻤는지, 마치 하늘에서 내리는 자비로운 비를 받아 기뻐하는 통통한 껍질 속의 보리알처럼 말입니다.

è 왕비가 왕을 죽인 것에는 감정적 보상이 분명히 있었으리라. 아까 보니, 왕이 접대하는 왕비에게 비꼬는 조로 말하는 것에서 나는 이 둘의 사이가 원만하지 않을 것임을 눈치챘다. P.82 “어지간히 긴 이야기였으니 말이오.”에서 왕은 왕비를 제대로 비꼬지 않는가? 이는 위트라고 치부하기엔 꺼림칙하다. 분명히 왕비는 왕이 자신을 업신여기는 것에 대한 앙심을 품고 있었으리라. 반드시 정치적 술수라든가 남녀간 애정문제만 연계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왕비가 정부를 만든 것 역시, 왕을 처단하기 위한 수단이었을 것 같다.

 

100 이 사람이 아무 거리낌없이 마치 가축이라도 죽이듯, 털북숭이 가출 떼 속에 양들이 많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자기 딸을, 내 배를 아프게 한 귀여운 자식을 몰아치는 트라키아 태풍을 가라앉히기 위해 제물로 바쳤을 때, 이 사람이야말로 이 나라에서 추방시켰어야 하지 않았나요?

è 바로 여기에 동기가 있다.

è 왜 아버지는 딸을 제물로 바치고, 어머니는 그런 아버지를 죽이는가? 같은 자식인데. 아마도 아버지는 자신의 존재방식을 고수하는 것이 딸보다 더 중요했을 테다. 만약 아들이었다면, 아들은 자신의 분신이니 죽이지 못했으리라. 바다가 처녀의 피를 원한다는 미신 역시 남성중심의 시각이다. 여자는 물건으로 환원 가능하지만 아들은 아니다. 아들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è 물론 아가멤논도 고민했으리라. 그는 수장이었고, 군대를 이끌어야 하는데 딸을 포기하는 자기희생을 강요당하는 그 선택압을 이기기가 쉽지 않았으리라. 그가 만약 딸을 희생하면서, 또는 전쟁터에서 돌아오는 길목에서 단 한 번이라도 딸의 상실을 감정적으로 받아들이고 그 왕비를 위로했더라면, 증오의 대상을 되었을지언정 죽임을 당하지는 않았을지 모른다. 상대가 자신과 동일한 인간이라는 인식 하에서는 죽음의 복수가 쉽지 않으리라.

è 왕비의 입장에서 딸은 자신의 자식임과 동시에 자신의 분신이다.

è 왕비는 왕이 국가의 영웅으로 추앙받을만한 시점에서 그를 죽였다. 정치적 입지가 매우 불리하다. 왕비가 조금 더 머리를 썼더라면 좋았을텐데. 그녀에게는 복수가 주된 명분이었으므로, 살인 이후 자신의 거취까지는 수를 헤아리지 않은 듯하다.

 

è 왜 왕비가 왕을 죽이는 장면은 다루지 않았을까? 이는 금기였기 때문에?

 

104 자기 손으로 자기 남편을 죽여 놓고 울음까지 울고자 하오?

è 아무리 왕비가 왕을 죽였다지만, 이렇게 왕비에게 직언을 할 수 있다니? 왕권이 부실하다.

è 혹은 그저 극작가의 생각

è 코러스의 캐릭터는 작가의 캐릭터인 듯. 다시 말해 극 중 캐릭터가 정확하지 않다. 인물로서의 역할을 안한다.

è 노래를 함으로써 극의 클라이막스에 감정을 더욱 고조시킨다. 대개 아가멤논의 죽음을 슬퍼하고 왕비를 꾸짖는 내용이다.

è 내가 보기엔 통쾌한 복수극인데?

 

106 그러나 다시 고국으로 화해를 구하려 돌아왔을 때, 티에스테스가 발견한 것은 움직일 수 없는 좋은 운명이었다. 그 자리에서 살해되어 조상의 침상을 피로 물들이지 않아도 좋은 운명이었다.

è 무시무시한 반어법이다.

 

109 겉만 꾸미는 자는 희망을 양식으로 산다는 것을.

è , 번지르르한 희망으로 꾸미고 사는 속없는 자들.

 

108 정중한 장로님들이여. (운명에 의해 주어진) 자기 거처로 돌아 가시오.

è 이렇게 죽이고 끝난다. 그리고 왕비는 원로들을 돌려보낸다. 뭔가, 굉장히 사실적이면서 멕아리가 풀린달까?

 

 

제주를 바치는 여인들

 

è 나는 이해가 안 된다. 엘렉트라와 오레스테스. 이들은 자신들과 같은 자식이었던 큰딸 이피게네이아를 아버지가 제물로 희생시켰음에도 그 아버지를 죽인 어머니에게 분노하고 있다. 그 어머니가 이이기스토스라는 정부와 함께 공모하지만 않았더라도 그렇게 어머니에게 분노했을까?

 

115 교활하게 행동하는 것, 그것만이 만인의 신이요, 신 이상으로 숭상받는 일이 되었도다.

 

그 죄인을 쫓아 영원히 떨어지지 않는 끊임없는 고뇌를 초래하는 저주야말로 그 죄인을 쫓아 영원히 떨어지지 않는 근심으로 가득 채우리라.

 

è 찾아보니 크리타임네스트라가 큰 딸 살해 이후 아가멤논에 대한 애정이 식어 이이기스토스와 불륜이 되었고, 결국 아가멤논과 자신의 두 자식, 엘렉트라와 오레스테스까지 버리게 된 것이라는 것. , 복수에 초점이 있는게 아니었던 듯. 자신의 변심에 맞는 환경 조정을 했던 것. 만약 자식의 죽음에 대한 복수였다면, 엘렉트라와 오레스테스까지 저버리는 건 이해가 안돼. 전략적 후퇴인가? 아니면 딸 살해 이후, 아가멤논에 대한 인식이 변하였으므로 그의 자식들도 다 꼴보기 싫어졌기 때문일까?

 

118 또 내게는 어머니보다 더 절도 있는 마음과 신을 공경하는 손을 갖게 해 주소서.

è 어머니를 경쟁 상대로 생각한다. 내 인생을 반추해보았을 때 잘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다.

 

119 자식에 대한 모정이라고는 손톱만큼도 없는 사람, 신들마저 두려워하지 않는걸요.

è 모정?

 

è 모두 이기적인 인물들이라 감정 이입이 잘 안 된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죄 많은 아버지를 애도하는 자식들이 가증스럽다. 그냥 유배되었으면 거기서 새 삶을 찾으면 안되나?

 

122 그리고 무엇보다 세계에서도 으뜸으로 명예로운 국민이, 영광스러운 정신으로 트로이를 정복한 사람들이 두 여자에게 이토록 좌우되고 있는 것을 구해야겠습니다. 두 여자라고 한 것은, 다른 한쪽도 마음은 여자나 마찬가지니까요. 여자가 아니라고 우긴다면 당장에라도 결판을 내 보여주지요.

è 여성성이 욕으로 쓰이는 예.

 

125 그러나 죽은 자의 피가 땅을 적시면 또 다른 피를 부르게 되는 법

 

 

è 이 극을 보고 감정 이입을 할만한 사람들은 누구일까? 돌아가신 아버지를 향한 절규에서, 그 아버지가 일제에 의해 살해당한 무고한 아버지였다면 나 역시 굉장한 감정 소모를 했을 것 같다. 그러나 이 상황은 내 입장에서는 자못 정당해보이는 어머니에 대한 자식들의 분노가 아니던가? 집에서 어머니나 아내에 대한 분노를 키우고 있던 자들에게 어필했을 것 같다.

 

132 그러나 끝없이 커지는 인간의 교만심을 그 누가 알랴. … 대담무쌍한 그 애욕을 정들었던 부부의 인연도 여심을 사로잡는 끔찍한 욕망 때문에 깨어짐은 짐승이나 인간이나 마찬가지.

è 아가멤논을 살해한 크리타임네스트라가 큰 딸 때문이 아니라, 정부와의 애욕 때문에 남편을 살해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135 그 애는 사려가 깊어 파멸의 구렁에는 발을 들여놓지 않도록 해 두었는데 집안의 심한 소동을 고칠 수 있는 오직 하나의 희망이던 그 애를 눈앞에서 없애버리다니.

è 그래서 유배보내었던 것??

è 영화 <알렉산더>에서처럼, 교묘하게 지아비 왕(필립 왕)을 죽이고 바로 자신의 아들을 즉위시켰더라면 괜찮았을텐데

 

136 그 슬픔은 삯도 받지 않고 당신을 따라다니는 것 같구려.

 

하인들 앞에서는 슬픈 얼굴을 지어 보였지만, 눈 구석에는 틀림없이 기쁨이 도사리고 있었어요.

è 죽이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아들도 죽였으면 되지 않았나?

 

139 인간의 눈에 밤의 어둠을 덮으시면 한낮에도 밤낮을 분간하지 못하게 하시는 신이니

 

è 코러스는 지극히 한쪽을 편애한다.

 

142 살아있는 분을 죽은 사람이 죽였습니다.

 

143 클리타임네스트라 하지만 마찬가지로 네 아버지 잘못도 생각해봐라.

오레스테스 밖에서 고생하는 사람을, 집 안에서 편히 앉아 탓하다니.

클리타임네스트라 여자로서는 남편과 떨어져서 사는 것만큼 괴로운 일은 없단다.

è 오레스테스의 말에 휘둘리고 있다. 아가멤논의 잘못은 자신을 놔두고 전쟁에 출정한 것이 아닌데. 답답하다.

 

147 코러스 대장 , 이 무슨 끔찍한 소행, 불길한 죽음을 마치셨을까. 그러나 남은 사람 또한 머지않아 괴로운 변을 당할 거요.

è 도대체 코러스는 왜 이리도 왔다갔다 하는거야.

 

148 그 말씀에는, 내가 비록 복수를 해치울지라도 심한 벌은 받게 되지 않으리라는 분부였소.

è 복수가 그렇게 가치있는 것이라면, 그 대가를 응당 치뤄라!

 

149

코러스 무슨 환상이 괴롭히는 걸까. 아버지께서 누구보다도 사랑하신 도련님을. 정신 차리세요, 겁내지 말고. 위대한 승리를 얻었으니까요.

오레스테스 아니오, 이것들은 나에 대한 재난의 환상 같은 것이 아니오. 똑똑히 보시오, 이건 어머니의 원한을 품고 있는 개들이오.

코러스 아닙니다. 손에 묻은 생생한 핏자국 때문에 마음이 흐려진 것뿐입니다.

è 오레스테스에게 환상이 보이고 있다.

 

 

자비로운 여신들

 

151 이 곡에서는 코러스가 단순히 코러스일 뿐만 아니라 구성의 요점을 이룬다.

 

154 방금 내가 금줄로 장식한 신전에 들어갔더니 성스러운 신의 돌 온파로스 옆에 죄로 더렵혀진 사내가 용서를 비는 모습으로 앉아 있었다. 손에는 아직도 핏방울이 떨어지는, 땅에서 갓 뽑아든 칼을 들고 있었으며, 또한 손에는 우거진 올리브의 우듬지 가지를 들고 있었다. 그것에는 무척 큰 금줄이 둘려져 있었다. 새하얀 양털로 된 것이라고 하면 잘알아들을 수 있을까.

그리고 그 사람 앞에 무어라 말할 수 없이 괴상한 모습을 한 여자들 무리가 계단 위에 앉아 졸고 있었어.

è 더러운 승리 : 올리브 가지와 칼, 그리고 그의 자세. 복수의 여신 에리니에스들은 이런 자들을 하도 많이 보았기 때문에 긴장감을 상실한 채 졸고 있다.

 

155 공포에 져서 의지가 좌절되지 않도록.

 

156 마음의 눈으로 심장의 피가 쏟아진 이 상처 자국을 봐요.

 

157 코러스 (전보다 더 요란한 소리를 낸 다음 저마다 외친다) 잡아라, 잡아라, 놓치지 말고.

è 망령(왕비)의 복수의 의식이 깨어나는 순서이다. 점점 신음 소리가 커지는 코러스.

 

è , 코러스는 등장 인물들의 의식이다.

 

159 지금은 구원을 받았더라도, 언젠가는 앞길에서 다른 복수자를 만날 것이다. è 사필귀정

 

, 나가라. 목자도 없이 헤매는 무리들이여, 너희 같은 짐승의 무리들을 즐겨 보살펴 주는 신은 없을 것이다.

 

160 그 죄는 피를 나눈 가까운 사람을 죽인 것과는 다를 것입니다.

è 존속살해 가중처벌법

 

è 왜 아폴론 신은 오레스테스의 편을 드는가? 이 때의 아폴론은 무슨 신이지? 복수의 신은 오레스테스를 추격하는데이 때 아폴론은 어떤 미덕을 표방하는가?

 

164 복수의 여신들, 아테네 상을 에워싸고서 오레스테스의 주위를 손을 잡고 노래하며 춤을 춘다.

è 마치 마녀들의 제사같다. 발푸르기스의 밤 만세!

 

이성과 의지를 물러서게 하는 광기 어린 에리니에스들의 축제의 노래이다.

 

168

아테네 그렇다면 그 살인자가 발길을 멈출 곳은 어딘가?

코러스 지금까지 기쁨이라는 것이 통용되지 않은 곳이라면.

 

170 살인자의 이유가 통한다면은 예부터의 율법은 있으나마나

 

사람들은 이렇게 외체기 될지도 모른다. ‘, 슬픔이 사라지기를 바라는 자들이여, 검은 그림자가 몰려와 그대를 억누른다. 사라지는 것만이 구원의 길 모든 위안은 헛된 욕망일 뿐.

è 복수가 위안이다.

 

171

고통당하기가 싫어서 도리를 지켜 나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 어떤 인간이, 그 어떤 국가가 마음 속에 공포를 지니지 아니하고 정의를 경모한 적이 있는가.

 

무릇 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은 진실로 교만에서 생기는 것

è 오늘날 우리는 법을 두려워하지 신을 두려워하지는 않는 것 같은데늘 완전범죄를 꿈꿀 뿐, 신이 보고 있기에 반드시 사필귀정 되리라고 생각하던가?

 

172 스스로 자진해서 정의를 숭상하는 자에게는 복과 덕이 있으리라.

 

173 하늘 높이 낭랑하게 에코르스키의 나팔을 인간의 숨결로 채워 우렁찬 목소리를 시민들에게 전하라

 

175

신의 증언에 따르면 제우스 신께서는 부친 쪽을 더 소중히 생각하신 듯한데, 그러면서도 제우스 신께서는 부친인 크로노스 노신을 옥사에 가두었습니다. 그러니 어떻게 지금 하신 증언에 모순이 없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아폴론 어머니란 그 어머니의 자식이라 불리는 자의 혈친이 아니라, 그 태네이 새로 깃든 씨를 기르는 데 불과한 것이다.

è 아 이 무식한 신을 봤나. 당시 고대 그리스인들의 인식을 보여준다. 자식이 어머니의 모습을 닮아도 그 어머니의 살에서 나왔음을 인정하지 못했을까? 보고자 하는 것만 보니 어리석다. 생물학적으로 여성은 남성과 동일한 양의 유전자를 후손에게 주며, 미트콘드리아의 유전자도 줄 뿐 아니라, 10개월 동안 자신의 몸을 내어준다. 아이를 낳을 때는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생명을 나누어주는데 어찌 아버지의 역할에 비할 수 있을까?

 

176 저희도 이제 갖고 있는 말의 화살을 다 쏘아 버렸습니다.

 

177 코러스 신께서는 자신의 담당도 아닌 피묻은 일에 집착을 하시는데, 그래서야 어떻게 신을 찾는 자에게 결백한 예언을 내려 줄 수 있겠습니까?

 

178 아테네 그러므로 투표가 같은 수로 결정되면 오레스테스의 승소로 한다.

è 이게 무슨 재판이란 말인가.

è 배심원 제도인 모양인데, 진정한 정의란 과연 무엇일까?

 

è <페미니즘 시각으로 본 비극의 세계>

아이스킬로스, 에우리피데스와 라신 비극 속의 이피게네이아, 김덕희

아이스킬로스의 <오레스테이아> 3부작에서, 오레스테스의 모친 살해와 그에 대한 아레오파고스 법정의 무죄 판결을 근거로, 인류문명사상 모권 패배와 부권 승리의 메커니즘을 읽는다. 실존주의 페미니스트인 보부아르는, “이런 피 흘리는 승리에 의해 남성의 힘, 질서와 광명의 태양의 위력은 여성의 혼돈을 깨뜨린다. 오레스테스를 무죄로 하기 위하여 여러 신들의 법정은 그가 클리타임네스트라의 아들이기 전에 아가멤논의 아들이었다는 것을 선포한다고 적고 있다. 여성의 실존자로서의 위치회복을 목적으로 제시하는 보부아르와는 달리, 정신분석학에 기반을 두고 여성성에 대한 근원적 탐색을 추구하며 차이의 페미니즘을 주장하는 이리가레는 프로이트가 <토템과 터부>에서 부친 살해가 원시씨족을 출현시킨 것으로 기술할 때, 더욱 오래된 살해, 도시 국가에서 특정한 질서를 확립하는 데 요구되는 모친 살해를 잊고 있다고 한다. 잉리가레는 클리타임네스트라는 확실히 수 세기에 걸쳐 우리에게 이성으로 권해진 처녀-어머니의 이미지에 복종하고 있지 않다고 한다. “그녀는 계속해서 열정적인 연인이다라고 말하며, 단지 어머니로서의 클리타임네스트라가 아니라, 욕망을 가진 여성으로서의 클리타임네스트라를 주목한다. 그녀의 열정적인 사랑과 더불어, 그녀의 남편 아가멤논 살해의 동기를 지적한다. “그녀는 그[아가멤논[을 질투 때문에, 아마도 공포 때문에, 그리고 오랫동안 충족되지 않고 좌절당했기 때문에 죽인다.” 그리고 또한 그녀는 남성들 간의 갈등에 그들의 딸을 희생시켰기 때문에 그를 죽인다. 잉것은 비극 작가들이 종종 잊어버리는 동기이다라고 지적한다. 이리가레가 지적하는 클리타임네스트라의 이러한 살해 동기들은, 아이스킬로스의 작품에서도 설명되기는 하지만, 이미 철저한 가부장적 가치들로 무장된 시각에 가려져 있다. 그녀의 살해 동기는 군왕살해, 남편살해, 그리고 감히 여성이 남성을 죽였다는 사실에 가려져, 악인으로 그리고 죄인으로 낙인 찍혀버린 상태에서, 여성의 위험성, 혼란, 비이성, 광기, 히스테리를 드러내는 요소로 치부된다. … 이처럼 정신분석학 이론에 기반을 둔 페미니스트들은 프로이트의 그 유명한 오이디푸스구조에서 망각되고 소외된 어머니/여성을 다시 주목한다.

 

 

 

180

심장에서 뿜어내는 독소 방울은 이 고장을 석녀로 만들 것이니, 그로 인해 나뭇잎도 말리는 곰팡이가 피면 모든 생물의 종자도 말라 버린다.

 

183

아테네 나는 끝까지 너희들을 위해서 말하겠다. 예부터 있던 여신이 젊은 여신인 나한테서, 또 이 땅에 사는 시민들한테서 멸시와 모욕을 받고 쫓겨났다는 둥, 이 땅이 나그네를 푸대접하는 나쁜 땅이니 하는 소리를 하지 못하도록.

è 이 부분에서 아테네의 이득이 잘 드러난다. 그는 지도자가 아니다. 아테네를 섬기느니 에리니에스를 섬기리라. 오로지 복수만이 정의를 이해한다면!

 

설득의 여신 = 페이토

 

è 결코 동의할 수 없는 결론이다.

è 에리니에스는 귀양 살이를 떠나면서 어찌 그리 감격해한단 말인가!

è 미쳤다.

 

 

소포클레스

 

è 도대체 어디까지 관용을 베풀어야 하는거지?

è 나의 정의와 다른 세상과 굳이 부딪히며 살아야 하나?

 

è 왜 그리스인들은 비극에 집착하였나?

194 그러나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는 사람으로서, 왕으로서 항상 옳은 모습이다. 그는 자기가 정당하다고 믿을 때는 무슨 일이든 겁내지 않고 돌진한다. 그 때문에 분노했고, 분노에 내맡겨 라이오스를 죽였으며, 분노에 못 이겨 스스로의 눈을 찌른다.

è 이런 사람을 알고 있다.

è 자신이 무조건 옳기 때문에 자신을 거역하는 모든 것에 극도로 분노한다.

 

특히 무서운 것은 신의 의지가 분명하게 미리 표시되고, 그것을 피하려는 노력이 모두 허사로 돌아가는 일이다. 톱니바퀴소포클레슨느 마치 인간의 몯느 덕의 무가치함을 나타내려 하고 있는 것만 같다. … 그러나 오이디푸스의 모습은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자세히 바라보면, 결코 완전한 패배자는 아니다. … 닥쳐올 운명에 감연히 맞설 용기를 지니고 있다. 어떤 운명이든지 올 테면 오너라, 나는 그것에 견디어 내 보이겠다는 마음의 자세가 그의 불공평한 재앙에 짓눌린 참혹한 모습 뒤에 깃들여 있다.

è 욥과는 뭐가 같고 다를까?

 

오이디푸스는 숙명론자는 되지 않았던 것이다. 조용한 체념 같은 경지에는 결코 편안히 들어안지 못한다. 신들의 길은 신들의 길이고, 사람인 나는 나대로 꿋꿋이 걸어가겠다고 외치고 있는 것 같다.

 

196 털실을 늘인 올리브 가지 è 이건 승리가 아니라 탄원의 의미인가보다.

 

è 그리스 비극은 참 말이 많다. 수많은 음표로 이루어진 교향곡들처럼. 모든 말이 의미가 있지는 않다. DNA 전사를 하지 않는 RNA의 부분들처럼. 물론 후에는 그 의미를 찾을 수도 있겠지만.

 

198 크레온 한 사람을 쫓아내거나 피를 피로 갚으라는 것입니다. 바로 그 피가 이 나라를 더럽히고 있으니까요.

 

201 거센 불길보다도 빨리 목숨에 목숨을 이어 서녘 신의 강가로 날아가고 있음을.

 

205 테이레시아스 , 지혜가 아무 쓸모도 없을 때, 안다는 것은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

 

206 테이레시아스 당신이 찾는 그 살인자는 바로 당신이란 말입니다.

 

è 신과 신탁녀와 예언자가 없는 현대의 연극과 무엇이 다를까?

 

207 오이디푸스 너희들에게 붙어다니는 질투심이란 얼마나 큰 것이냐. 내가 바라지 않았는데도 이 나라가 내게 맡긴 권세 때문에, 내 충실한 크레온, 오랜 친구인 크레온이 은밀히 나를 쫓아낼 궁리를 하여, 이욕에 눈이 팔리고 예언에는 눈이 먼 이 교활한 협잡꾼, 이 간악한 놈을 선동하다니.

è 증명할 수 없는 것에 대한 합당한 오해

 

208 테이레시아스 나는 왕의 노예가 아니고, 내가 섬기는 분은 록시아스님이십니다.

 

오늘의 이날이 당신을 낳고, 당신을 망칠 것입니다.

 

209 바로 그 행운이 당신을 망친 것입니다.

 

214

적어도 내 일에서는 정신을 차리고 있다.

내 일에서도 그렇게 좀 생각해 주시죠.

뭣 대문에, 너 같은 악당을 위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계시다면.

그래도 나는 지배해야 한다.

잘못된 지배라면 해선 안 됩니다.

 

è 운명을 피하려는 움직임 때문에 오히려 운명으로 걸려들고 있다.

è 만약 신탁을 대수롭게 여겼더라면, 운명을 피했을텐데그러므로 운명을 믿는 자에게는 운명이 있고, 운명을 믿지 않는 자에게는 운명이 없다.

 

221 오만은 폭군을 낳는다.

 

224 저울대가 조금만 기울어도 노인은 가고 맙니다.

 

225 이오카스테 인간이 걱정해 본들 무엇하겠어요? 인간에게는 운명이 절대적이라서, 무엇 하나 앞일은 분명히 알 수 없으니까요. 그저 마음 내키는 대로 살아가는 것이 상책입니다. 어머니와의 결혼이라는 것도 무서워할 것이 못 돼요. 꿈에 어머니와 동침했다는 사람도 많습니다. 하지만 그런 따위 일들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이 가장 속편하게 세상을 살아갑니다.

 

228

하지만 제 말씀 좀 들어 주세요. 제발 그만해 두세요.

그럴 수는 없어. 이 일은 밝혀내야 해.

è 밝혀낸 일의 내용이 비극일 수도 있으므로, 이미 왕인 오이디푸스는 일을 밝히지 않는 것이 현명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강박적으로 진실을 밝히려 한다.

그렇지만 저는 당신을 위해서 가장 좋은 길을 권해 드리고 있는 겁니다.

그 가장 좋다는 것이 이젠 나를 괴롭히고 있단 말이야.

- 불행도 하셔라! 자기가 누군지 모르고 지내시기를!

è 오이디푸스는 자신의 역할놀이()을 정체성으로 삼지 못하고, 자신이 모르는 자신을 알아내려 한다.

 

228 그러나 나는 은총 많은 행운의 신의 아들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니, 조금도 부끄러울 것이 없다.

è 자신이 무엇으로 밝혀지더라도 자신이 자신임은 달라지지 않는다. 바로 그런 자신감 때문에 출신을 들추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아이러니.

 

231 오 빛이여, 다시는 너를 보지 못하게 해다오! 이 몸은 저주스럽게 태어나서, 저주받은 혼인을 하고 해쳐서는 안 될 분의 피를 흘렸구나!

 

234 불쌍하게도 남편에게서 남편을, 자식에게서 자식이라는 이중의 출산을 본 그 혼인을 통탄하셨습니다.

 

너희들이 내게 덮친 수많은 재앙, 내가 저지른 수많은 죄업을 보는 것도 이것이 마지막이다. 내가 보아서는 안 되었던 사람을 보고, 내가 알고 싶었던 사람을 알아차리지 못하게 했던 너희들은, 이제부터는 영원한 어둠 속에 있을 것이다.

 

236 무엇 때문에 나는 보아야 하나? 눈이 보인들 무엇 하나 즐거운 것이라곤 없는데.

 

240 그렇게 되면 누가 결혼을 해 주겠느냐. 얘들아, 너희는 자식도 없는 처녀로 시들고 말겠지.

 

241 그러나 나는 신들께서 가장 미워하시는 자가 되었소.

 

 

콜로노스의 오이디푸스

 

243 그러나 맏딸 안티고네는 방랑의 나그네 길에서 눈먼 아버지의 손을 잡고, 비렁뱅이 생활 속에서 아버지를 돌보며 함께 고생하다가 마침내 아티카의 콜로노스에 있는 어느 신전 숲에 이르렀다.

 

244 신들은 잔인해서 인간의 어떠한 노력도 그것이 옳다든가 나쁘다든가 하는 것에 관계 없이 신들이 정한 길을 바꾸는 데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 그가 그린 어둡고 무서운, 내일이라는 날에 대해 아무 안심도 가질 수 없는 인간의 덧없음도 이 인간성의 강함을 통해 버티어지고 있다. 인간은 신들에게 굴복하고 있지 않는 것이다.

 

248 내 말은 다 눈을 뜨고 있소이다.

 

253 비참한 우리의 운명을 신께 의지하듯이 여러분에게 의지하고 있습니다.

 

259 그러나 세월이 흘러 내 괴로움도 이제는 다 누그러지고, 한때의 분노가 지나간 잘못을 지나치게 벌 주려고 했었다고 느끼기 시작했을 무렵, 바로 그 무렵에 내 나라는 억지로 나를 쫓아내려 했던 것이다. 그 기나긴 동안을 내버려 둔 뒤에 말이다.

 

262 나는 선물을 받았지만 얼마나 불행한 것이었나!

 

265 나의 친구인 아이게우스의 아드님, 오직 신들만이 늙지도 죽지도 않습니다. 그 밖의 모든 것은 온갖 것을 극복하는 시간에 굽히고 맙니다.

 

269 그 좋은 나이에 시집도 못 가고, 처음 검ㄹ리는 자의 좋은 밥이 될는지도 모릅니다.

 

277 , 앞장서라. 잡은 자가 잡히고 포수가 운명의 올가미에 걸렸다. 옳지 못한 수단으로 얻은 것은 곧 잃고 만다. 그리고 네 목적으로는 남의 도움은 얻을 수가 없다.

 

286 아들이 아니라고 하신다면, 흉한 운명이 낳은 아들로서, 이름만이라도 아버지의 아들인 제가 두려움을 모르는 아르고스의 군대를 이끌고 테베로 향합니다.

è 관객들은 근친상간이 뒤얽힌 이 상태를 은근히 즐기고 있다.

è 오이디푸스의 주요 상황이 마무리된 후, 뒷 이야기가 이처럼 이어지는 이유 역시 관객들이 후속편을 원했기 때문이리라.

 

287 그러고서는 이제 제놈도 나와 같은 궁지에 빠지니까 이 옷을 보고 눈물을 흘리고 있구나. 울 때는 지났다. 아니, 내가 살아 있는 한 나를 죽인 놈이 네놈이라고 생각하고 잊지 않을 테다.

 

어버이를 공경할 줄 알고, 이런 자식들을 낳은 아비가 장님이 되었다고 해서 어버이를 업신여겨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닫도록 말이다.

 

289 죽어야 한다면 죽을 수밖에 없지.

 

292 아아, 빛 없는 빛이여, 전에는 그대도 내 것이었는데, 이제는 내 몸에 그대의 손이 닿는 것도 이것이 마지막이로구나.

 

294 애들아, 오늘 너희들의 아비는 이 세상을 떠난다. 내 모든 것은 끝이 났고, 앞으로는 나를 봉양키 위해서 너희들은 더 고생을 안해도 될 것이다. 애들아, 무거운 짐이었지. 그러나 단 한 마디가 이 모든 고생을 풀어 준다. 나만큼 너희들을 사랑한 사람은 없으니까. 그러나 앞으로 내내 아비 없이 평생을 살아가야 하겠구나.

è 영화 <마농의 샘>에서 소베랑이 죽던 때와 비슷하다. 소베랑은 자신의 과오를 깨닫고 삶의 희망을 잃는다. 소베랑은 죽음을 예견한다. 신변을 정리한 그는, 침대에서 다른 도구의 도움 없이 예언대로 죽는다. 나는 오이디푸스가 사그라질 때, 그의 쇠약해진 심신을 생각한다. 데친 고사리처럼 색이 바래고 등이 굽은 영혼은 예견된 죽음으로 귀의한다.

è <마농의 샘>, 소베랑 가문이 재산을 지키기 위해서 근친상간을 지속해왔다는 점, 그 덕분에 장애를 지닌 아들 위골랭을 얻게 된다는 점에서 오이디푸스와 비슷한 구석이 있다. 특히, 소베랑은 자신이 사랑했던 여인과 운명이 비극적으로 엇갈리게 되고, 자신의 아들인 꼽추를 연적의 아들인 줄만 알고 미워하고 그를 고통스러운 죽음으로 이끈다. 꼽추의 딸이자 소베랑의 친손녀인 마농은 이 사실을 알게 된 후 소베랑 가문에 복수를 하게 된다. 마농이 자신의 친손녀이자, 그의 아버지인 꼽추 역시 자신의 아들임을 알게 된 소베랑은 충격을 받고 마농과 관계를 개선해보려 하지만 실패한다. 절망한 소베랑은 죽음을 맞는다.

 

295 그 분을 그때 마지막으로 가게 한 것은 신의 벼락불도 아니고, 갑자기 일어난 바다의 비바람도 아니었습니다. 신들께서 보내신 길잡이라도 왔었는지, 아니면 저승이 그분을 환영해서 괴로움이 없도록 대지가 열렸는지, 그분은 번뇌도 없고 병고를 치르는 일도 없이 사람으로서는 가장 놀라운 마지막을 보내셨습니다.

 

 

안티고네

 

302 어떤 뜻에서 이것은 문제극이라고 할 수 있다. 말하자면 인위법과 자연법, 인간이 제정한 법칙의 힘과 신이 또는 인성이 스스로 구하는 것과의 대립이라고도 할 수 있다. 또는 불관용에 대한 훈계라고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311 실은 이렇습니다. 누군가가 그 시체를 파묻고 가 버렸습니다.

è 왜 시체를 묻는거지? 어차피 발견한 자가 다시 파헤칠텐데시체를 가지고 도망을 갔어야지.

 

313

파수병 - 참 슬픕니다. 판단하시는 분이 잘못 판단하시다니.

크레온 – ‘판단이니 하는 말장난은 네 마음대로 하여라. 그러나 이 사건의 범인을 데려오지 못하는 날엔, 추악하게 얻은 이득이 화근이 된다는 것을 알려 주마.

 

317 글자로 기록된 것은 아니지만, 확고한 하늘의 법을 사람으로 태어난 몸이 넘어설 수 있을 만큼 임금님의 법령이 그렇게 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는 생각지 않았어요. 하늘의 법은 어제 오늘 생긴 것이 아니라 불멸한 것이며, 그 시작은 아무도 모르지요.

 

318 저승에서는 그것이 옳게 보일는지 누가 아나요?

 

나는 서로 미워하는 게 아니라 서로 사랑하도록 태어났어요.

 

320 네가 지혜롭다고 할 사람들도 있고, 내가 지혜롭다고 할 사람들도 있다.

 

이스메네 왕이시여, 나날이 불행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은 천성이 현명해도 분별을 잃고 맙니다.

è 이스메네와 안티고네의 성격이 확연히 다르다. 탁월한 묘사.

 

è 왜 이렇게 인물들의 대사가 길까? 인물들의 속내를 모두 대사로 표현해야 하기 때문이리라.

 

324 그러하오니 한 가지 기분에만 집착하지 마십시오. 아버지 말씀만이, 아버지만이 옳다고 생각하시지는 마십시오. 자기만이 현명하고 말에서나 정신에서나 자기 만한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알고 보면 언제나 아무것도 아닙니다.

 

아무리 현명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여러 가지를 배우고 때에 따라 굽히는 것은 조금도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사람은 천성적으로 무엇이고 잘 아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그렇기는 어려운 일이옵고, 그렇지 못할 바에는 바르게 말하는 사람들에게서 배우는 것도 좋은 일입니다.

 

325 한 사람의 소유물이라면, 그건 국가가 아닙니다.

 

326 아버지께서는 말씀만 하려 하지, 들으려 하진 않으시는군요.

 

아버지를 참고 견뎌낼 수 있는 친구들에게 헛소리나 하십시오.

 

335 이것은 신들에 대한 당신의 폭행입니다.

è 이 때 신은 자연법을 의미한다.

 

340 그리고 아직 숨이 있는 동안, 그 아가씨를 억지로 껴안고 숨을 헐떡거리면서 그 아가씨의 핼쑥한 볼에 왈칵 피를 토했습니다.

è 하이몬은 아마도, 그 동굴로 가서 안티고네를 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 모양이다. 안타깝다.

è 하이몬의 이야기를 따로 떼어내어 장편으로 만들어도 매우 훌륭한 사랑 이야기가 될 것 같다.

 

340 그러나 너무 조용한 것 도 심하게 울부짖는 것만큼이나 불길하게 생각되는군.

 

341 아아, 인간을 괴롭히는 지겨운 고생이여.

è 고생이라는 번역, 제대로 된 것일까? 크레온이 한 고생이 도대체 뭐란 말인가? 고생의 뜻도 모르는 자이다. 크레온은.

è 크레온은 자신의 고집이 어디까지 통하는지 실험을 하였을 뿐.

è 아들과 어머니가 둘 다 죽는다.

è 에밀 뒤르켐의 <자살론> , 숙명론적 자살에 해당한다. 개인의 삶이 사회에 의해 과도하게 규제될 때 느끼는 무력감에 의한 자살.

è 자살론 중 복수를 위한 수단적 자살론은 없나? 있었던 것 같은데

 

342 어서 오게 하라, 어서.

내 운명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이여,

내 마지막 날을 가져오는 것,

가장 좋은 운명, 어서 오게 하라.

다시는 내일의 빛을 못 보게!

è 죽으면 끝인가? 죽음으로 죗값을 모두 치른 것인가?

è 무책임한 자살. 심지어 나르시스틱해보이기까지 한다. 자신을 비극의 주인공으로 만들어 연민이나 자극하려는 심산처럼 보인다. 그는 왜 뉘우치지 않는가?

 

343 이제 더 기도하지 마십시오. 사람에게 정해진 운명은 피할 길이 없습니다.

è 이제 더 기도하지 말라는 말, 압권이다.

è 대단원의 클라이막스가 부실하다.

 

 

엘렉트라

 

345 그리스의 고전 작가들은 같은 전설을 가지고 저마다 개성이 강한 창작 세계를 열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è 그리스 비극에서부터 이미 신파의 속성이 드러난다.

è 신파는 어쩔 수 없는 인간의 욕망인가보다.

 

347 ‘방패나 군대를 쓰지 말고, 계략으로 은밀하게 제 혼자의 손으로 원수를 갚으라. 이런 신탁을 받았으니, 할아범은 기회를 잘 봐서 이 집으로 들어가, 거기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잘 ㅈ살펴보고 우리에게 자세히 알려주게.

è 계략이 창과 방패보다 낫다는 뜻은 아이스킬로스의 프로메테우스에서도 나오는 내용.

 

351 아가씨, 괴로움을 겪은 것은 당신뿐이 아니죠. 그런데도 당신은 집안의 누구보다 더 더욱 슬퍼하시는군요.

 

353 대체 무슨 까닭으로 스스로 불러들인 괴로움에 빠졌는지, 아가씨는 모르시나요? 마음을 어둡게 가지면, 싸움이 싸움을 낳고 당하지 않아도 될 불행을 당하십니다.

 

355 그 살인자와 동침하는 여자를 어머니라고 불러야 한다면, 그 한심스런 어머니와 함께 지내는 것을 보는 내 생활을.

è 엘렉트라는 아버지를 이성적으로 사랑하는 딸로 잘못 해석되고 있으나, 사실 엘렉트라가 분노하는 가장 큰 이유는 어머니에 있다. 그녀는 어머니와 자신을 동일시했었는데 어머니가 불륜을 저지르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여자로서의 명예도 훼손당하였으므로 어머니를 증오하였다.

è 엘렉트라의 분노를 보면, 우리나라 마지막 왕녀 덕혜옹주의 딸이 연상된다. 덕혜옹주의 딸은 자신의 어머니의 신분을 부끄러워하여 자살하였다고 전해진다. 덕혜옹주의 부군은 적국이었던 일본의 관리였다.

 

356 다만 자유롭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힘 있는 사람에게 맡기고 따를 수밖에 없잖아요?

è 아이러니네. 힘 있는 자에게 불복종하는 자유는 어떠한가?

 

358 엘렉트라 너와 될 수 있는 대로 멀리 떨어져 있기 위해서이다.

è 이성의 상실

 

359 지금은 날 귀찮게 여기지만, 일이 어렵게 되면 또 나를 찾을 거예요.

 

362 그건 그렇고, 알고 싶구나. 누구를 위해서 그애를 희생시켰는지, 아르고스 사람을 위한 것이었단 말이냐? 하지만 그 사람들에겐 내 자식을 죽일 권리가 없었을 게다. 또 자기 아우인 메넬라오스를 위해서 내 딸을 죽였다면, 내게서 응분의 갚음을 받아도 마땅하지 않으냐? 그 사람에게는 두 애가 있었고, 내 애보다는 그 편에서 죽는 것이 당연했어. 그 아버지와 어머니야말로 저 원정을 일으킨 장본인들이 아니냔 말이다.

 

362 꽃사슴을 쏘아 죽였는데, 레토의 따님께서 화를 내며 그 짐승에 대한 보상으로, 아버지께서 딸을 바치게 하려고 아카이아 군대를 저지시켰다는 것입니다.

è 그렇게 기꺼이 희생할 각오가 되어 있다면 자신의 의지와 반대로 죽은 큰언니 대신 엘렉트라 자신이 죽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지 않았을까?

 

363 코러스 매우 격분하고 계신 것 같군요. 하지만 그렇게까지 화를 내는 것이 당연한지 도무지 생각하지 않으시는 것 같군요.

è 바로 내 말이 그러하다. 소포클레스는 나와 생각이 비슷한 듯.

 

371 오레스테스가 와 있어요.

è 소포클레스는 복선도 치밀하게 까는 등, 구성력이 더 탁월하다.

 

374 하지만 여러분, 언니가 분별이 있었다면 이런 말을 하기 전에 조심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조심성이 없었단 말입니다.

è 관객(코러스?)에게 말하고 있다. 언니에게는 말할 수 없는 자신의 속내를 표현.

è 아마 당시에는 혼잣말이 개발되지 않았던 듯하다.

 

374 무턱대고 하는 일에선 망하기가 쉬우니까요.

 

375 그건 앞으로 오랜 세월이 결정해 줄 거예요.

 

그렇진 않아요. 언니에게서 배울 마음이 없을 뿐이예요.

è 크리소테미스는 정말 바른 말만 하는구나. 아마도 소포클레스가 빙의된 사람 아닐까?

 

옳은 것도 해로울 수가 있거든요.

 

380 엘렉트라 폭력이며 학대며 온갖 나쁜 짓은 다

è 엘렉트라는 정말 분별없는 아이같다.

 

387 엘렉트라 자기는 그 아들도, 아들의 아버지도 불쌍히 여기지 않았으면서.

è 엘렉트라는 어떻게 자신의 어머니가 죽어가는 과정 중에도 이리 말할 수 있을까.

 

390

이이기스토스 - 왜 날 집안으로 데려가느냐? 너 하는 짓이 떳떳하다면, 어째서 어둠이 필요하냐? 왜 당장 죽이질 않느냐?

오레스테스 군소리 마라. 네놈이 우리 아버지를 죽인 곳으로 가는 것이다. 같은 자리에서 죽여 주마.

è 훨씬 잔인하고 극적이군. 등장 인물들이 가진 증오심이 느껴진다.

è 비극이지만, 사실 살인을 통한 폭력적 욕구의 해소에 가깝다.

 

 

에우리피데스

메디아

 

400 불행을 당하고서야 고향 땅의 소중함을 아시게 된 거야.

è 불변할 가치와 가변 가능성이 큰 가치의 교환. 감수해야 할 고통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이 되자 충격을 받다니 어리석다.

 

402 그걸 이제 알았단 말인가요? 이치에 닿건 닿지 않건 사람이란 너나할 것 없이 곁에 있는 인간보다는 자기가 더 중한 법이라오. 그 때문에 이 아이들만 해도 이아손 서방님의 이번 혼사로 버림을 받게 된 것이라오.

 

408 산다는 것이 재미가 없어져서 이제는 그저 죽고 싶을 뿐입니다. 너무나 믿었기 때문에 목숨같이 생각하던 사람, 남편 말입니다만, 그 남편이 세상에 둘도 없는 지독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으니까요.

 

408 만금을 쌓아 돈으로 남편을 사야 하고

è 정말 와닿는다.

 

여자들은 집에서 편안하게 살고 있지만 남자들은 창을 들고 전쟁터에 나가야 한다고 그들은 말하죠. 하지만 그것은 아주 잘못된 생각이에요. 한 번 아이를 낳기보다는 세번이라도 전쟁터에 나가는 것이 나을 테니까요.

è 이런 진취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니. 에우리피데스가 당대에 인기가 없을만도 하였다. 어떻게 이런 생각이 가능하였지?

 

409 폭풍을 피해 기항할 항구조차 가까이 없으니

 

410 공연히 영리하다는 이유 때문에 어떤 사람에게는 원한을 사고, 어떤 사람에게는 쓸모없는 인간이라고 욕을 먹으며, 또 그 반대로 생각되거나 다루기 힘든 여자라는 말을 듣기도 하죠.

 

411 고생은 제가 하고 있어요. 지긋지긋할 정도로요.

 

416 그 때의 하느님은 자리를 물러나고 이 세상에 새로운 법이라도 생겨난 줄 아시나요? … 나에게 한 그때 그 맹세를 깨버렸다는 것쯤은 스스로도 아실 테니 말이에요.

è 메디아는 이아손에게 자신의 계략으로 사랑을 구걸하였으니, 이아손이 메디아에게 책임감은 느꼈을지언정 사랑을 느끼기는 힘들었으리라. 이아손은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였다. 뻔뻔하지만 솔직하다.

 

416 내가 알기로는 이 목숨을 보전해주신 분은 여러 신들과 사람들 사이에서 오직 한 분 아프로디테 신뿐이오.

è 이아손은 정녕 합리화의 대가로구나. 신의 쓰임은 과연 놀랍다. 모든 인과 관계를 무시한 핑계, 변명을 위해 신이 쓰이다.

 

417 메디아가 영리하다는 것이 알려지다.

è 이게 어째서 이아손의 덕인가? 아전인수군. 올림픽 경기장을 지어서 김연아가 우승했으니, 그 공로가 경기장 건축가에게 있다는 소리나 다를 바 없다.

è 이아손 자신에게는 명성을 얻는 것이 큰 가치일지 모르나, 메디아에게는 전혀 상관없는 것일 수 있다. 자신의 가치로 환산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425 나에게 낳게 한 자식들의 무사한 모습을 두 번 다시 보지 못할 것이오.

è 현대에도 어그러진 혼사 후에 남은 자식을, 그 어머니는 미워하리라. 하지만 법과 도덕이 대리복수를 금하고 있으므로 미움을 억제하고 있는 것이겠지.

è에우리피데스는 복수3부작을 완성한 박찬욱 영화 감독과 비슷한 면이 있다. 특히 친절한 금자씨같은 작품처럼, 자신의 인생을 망친 남자에 대한 치밀한 복수극. 그 통렬한 카타르시스를 다루었다.

 

429 아아 숨어있는 재앙이 이 가슴을 엄습하는구나

è 자식의 죽을 운명을 생각하며.

 

433 사람으로 태어난 이상 팔자소관으로 찾아오는 액운이라면 마땅히 참아야만 합니다.

è 만약, 정말로 자식만 남기고 메디아 자신만 떠나면 안되었던 것일까? 꼭 복수를 해야했나?

 

435

아이 없는 몸은 자식이라는 것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그것을 모르므로, 여러 가지 고생으로부터 벗어나 있는 거예요. 거기에 비해 집안에 귀여운 자식을 가진 부모의 몸은 끊임없이 고생만 하고 있어요.

è 에우리피데스가 살아줘서 너무 고맙다. 그는 사상의 천재가 아닐까? 가장 급진적인 페미니즘의 발언도 서슴없이 할 수 있다니 용기가 훌륭하다. 그 당시에는 용기까지는 필요하지 않았을까? 아이를 낳는 것이 여자의 신성한 의무로 거의 대부분의 역사에서 받아들여졌다. 아이를 낳지 않으면 죄의식까지 느껴야 하는 것을 고려하였을 때 충격적인 발언이다.

 

436 아이들이 들어오는 것을 보자 매우 마음이 언짢으신 듯이 눈을 내리깔고 파리해진 얼굴로 외면해 버리고 말았습니다.

 

438 인간이라는 것이 그림자같이 덧없는 존재임을 어제 오늘 처음 느낀 것은 아닙니다만, 현자나 변설의 대가인 척하는 사람들이야말로 으뜸가는 슬픔을 자초하는 분들임을 거리낌없이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행복한 사람 따위는 세상엔 없으니까요. 복이 굴러들어오면 남보다 운이 좋다고는 할 수 있겠지요. 그러나 그것이 진정한 행복이라고는 할 수 없으니까요.

 

442 그 숱한 여자들을 제쳐 두고 하필이면 나는 그대를인간의 여자가 아닌 암표범, 시칠리아 바다에 사는 여괴 스킬라보다도 사나운 천성을 가진 그대를 아내로 맞아 가증스러운 화근의 인연을 맺었던 것이었을까.

è 사건의 원인이 자신에게 있는데 여자에게 뒤집어 씌우고 있다.

è 아마 이아손과 메디아의 기대가 달랐던 것이 가장 큰 문제이리라. 이아손은 자신이 새로운 여자를 얻어도 인내하고 참아낼 여자를 골라야 했다. 그런 힘없는 노예 같은 여자를.

 

 

트로이 여인들

 

453 그래서는 덮어놓고 미워했다 사랑했다 하는 것으로밖에 안 보이는데.

 

457 , 이 늙은 몸 어느 누구의 종이 될 것인가. 남을 의지하지 않고는 지낼 수 없는 송장이 다름없는 이 꼴을 하고 문간을 지키는 노비가 되거나, 어린 아이를 보살피는 유모가 되어 종노릇을 해야만 하게 되다니. 전에는 트로이 왕비로서 공경받던 이 몸이.

 

465 그럼 내 몸은 옷이 벗겨진 채 낭군님의 몸 옆, 계곡에서 흐르는 시냇가에 버려져서 야수들의 밥이 될 거예요.

è 자신의 운명을 이리 덤덤하게 말할 수 있다니.

 

467 참으로 사람의 팔자가 좋고 나쁨은 생애를 마칠 때까지 헤아릴 길이 없구나.

 

472 얘야, 그러나 죽는 것과 사는 것은 역시 다르단다. 죽으면 모든 것이 끝장이지만, 살아만 있으면 그래도 희망이라는 것이 있는 법.

 

저는 죽는 것과 이 세상에 태어나지 않은 것을 같다고 알고 있습니다.

 

479 그러나 나는 트로이에서는 헬레네를 죽이지 않을 것이다.

 

480 그 여자의 얼굴은 보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소. 만나면 다시 그리움에 마음이 끌리게 될 것이오.

 

482 그러나 아프로디테를 응징하거나 제우스를 능가할 자가 도대체 이 세상에 어디 있겠습니까? 다른 신들은 뜻대로 할 수 있는 제우스도 아프로디테 앞에서는 고개도 못 든다고 하지 않습니까?

è , 사랑의 마음은 어쩔 수 없었다는 뜻?

 

483 내 아들을 본 그대의 마음이, 바로 키프리스가 된 것이다. 인간이 저지르는 모든 치정 행ㄹ위를 아프로디테 이름으로 돌리는데, 여신의 이름이 미친 증세를 뜻하는 아프로시네와 비슷한 건 까닭이 있지 않은가?

 

492 오오, 신들이여! 그러나 이제 신의 이름을 부른들 무슨 소용이랴. 지금껏 수없이 그 이름을 불러 기도하였건만 일찍이 들어준 적이 없는 신들이 아니었던가.

 

è 에우리피데스는 여성이 주인공이 되는 전설을 주로 다루고 있다.

è 그리스 비극을 관람하는 이들 중 여성이 배제되지 않았더라면, 아마 여성들에게는 이 그리스 비극이 오늘날의 드라마와 같은 역할을 했을 것이다.

è 트로이 여인들 자체는 비극에만 초점이 있고, 기승전결이 없다.

 

 

바쿠스의 여신도들

 

501 그들을 벌하기 위해 미치게 하여 집을 뛰쳐나가 방황케 한 것은 내과 꾀한 일이다. 그들은 어쩔 수 없이 나를 예배해는 제례복을 입고, 미친 채 산에서 살고 있다.

è 벌로서 여신도가 되다니. 마치, 벌로서 학생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군. 여신도가 된다는 것은 영예로운 일 아닌가?

è 이모들은 바쿠스의 출생이 사람이라고 하였는데, 바쿠스는 자신이 신임을 어떻게 알았을까?

è 부르스 윌리스가 나오는 영화 <언브레이커블>에서는 부르스 윌리스 자신이 영웅의 운명을 타고 났음을 깨닫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그 과정이 디오니소스에게도 분명히 있었겠지? 그걸 드라마화해도 재미있을 것 같은데.

è 아마도 여신도가 먼저 있고(즉 미친 여자의 무리) 그 후 바쿠스가 탄생했을 것이다. 이 여자들을 설명하기 위해.

 

508 내가 늙은 주제에 머리에 포도덩굴을 장식하고 춤을 춘다고 더러 욕하는 이도 있겠지만, 사실 나이에 따라 춤을 추어서는 안 된다든가 좋다든가 하는 구별을 하실 까닭이 없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한결같이 숭배되고, 이 사람 저 설마 구별없이 경배받고 싶은 것이 신의 뜻임에 틀림없으니까요.

è 에우리피데스 본인의 생각이 담겨있다. 이 극본을 쓸 때 그의 나이도 연로하였다.

 

509 새로운 신을 쳐들고 나서서 새를 보거나 내장을 살펴보거나 해서 또 한 번 벌어 보자는 속셈이겠지.

 

511 디오니소스는 여자들에게 색정의 잘못을 저질러서는 안 된다고 특별히 엄하게 훈계하지는 않습니다. … 절개바른 여자라면 바쿠스 잔치에 참가할지라도 몸을 더럽힌느 짓은 하지 않을 테니까요.

 

512 어리석은 자 같으니. 자기가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지조차 모르고 있어. 완전히 미쳤구나.

è 서로가 서로를 미쳤다고 하는 형국.

 

513 많은 신들 가운데서도 즐겁게 축복하는 잔치에는 이 신만한 신이 없으니, … 술잔이 돌고 도는 동안 잠이 사람을 엄습하면 번민도 걱정도 사라지니, 이 모두 신의 공덕이라네.

 

사람들이 말을 삼가지 않고 무엄한 행동을 할진대, 종말에는 기어코 화근을 부르리라. 조용한 삶을 보내며 명심해서 절도를 지키면 위험한 재난을 만나지 않고 집안 또한 평안하리라.

è 바쿠스와 맞지 않는다. 오히려 펜테오스의 말이 아니던가?

 

516 아무리 좋은 말을 해도 어리석은 자는 그 뜻을 모르니까요.

 

è 디오니소스는 바쿠스의 몸인가? 예수와 하나님의 관계처럼? 이상한 어법.

 

524 늙은이도 젊은이도 처녀고 섞여 있었는데, 그 정연한 규율은 정말 놀랄 정도였습니다.

è 에우리피데스의 바쿠스 해석이 마음에 안 든다. 내가 이해를 잘못 하고 있는 걸까?

 

525 개중에는 아기사슴이나 아기늑대를 안고 흰 눈 같은 젖을 드러내어 젖을 먹이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è 자연주의?

 

526 여인들은 그 살덩이를 찢어발겼습니다.

è 러시아의 야성녀 전설과 비슷하다.

 

528 , 그러나 아무래도 보고 싶구나. 나무 뒤에 숨어서 보면 어떨까?

è 이 부분이 펜테우스의 에로틱한 관음증?

 

532 아까 궁전에서 바쿠스 춤을 추어 보이느라고 머리를 앞뒤로 흔들었더니, 그래서 풀어진 모양이다.

è 관음증 때문이라 하더라도 바쿠스 신도의 흉내까지 내는 펜테오스는 분명 디오니소스에게 관심이 있다. 펜테오스를 자신의 세계로 끌어들여 동화를 시킨 후 처단하는 것은 잔인하다. 그저 설득한 후, 함께 지내어도 되었을텐데.

 

533 여신도들이 당신이 생각하셨든 음란한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신다면, 나를 참으로 기특한 놈이라고 생각해 주시겠지요?

è 에우리피데스는 음란함으로는 신의 가치를 인정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è 펜테오스가 죽는 장면을 실시간으로 직접, 다루지 않을까?

 

538 이 비밀의 축제 광경이 새어나가서는 안 된다.

 

546 그러나 신이 인간들과 마찬가지로 화를 내셔서야 될 말입니까?

 

547

신의 뜻은 신비로움으로 나타나고,

신께서는 수많은 뜻밖의 일 하시네.

인간이 바라는 것은 이루어지지 않고

뜻밖의 일을 신은 이룩하시네.

이렇게 하여 지나가노라, 오늘 일도.

 

 

히폴리토스

 

554 신이나 인간이나 제각기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선택하게 마련이지.

 

555 바라시는 것이 항상 흔들리고 있어요.

 

556 이 손을 좀 잡아 줘. 그리고 머리에 쓰고 있는 관이 너무 무거워, 그걸 벗겨 줘. 그래서 어깨 위로 머리카락을 내려뜨려 줘.

 

기운 차리세요, 아씨. 그렇게 언짢다고 몸을 움직이지 마시라니까요. 아씨, 안정과 거룩할 정도의 체념이 견디기에 편하실 거예요. 사람에게 괴로움이란 필연적인 것일까?

 

557 인간에게 서로 마음 깊숙한 곳까지 스며들지 못하는 어중간한 정은 곧 깨부수는 게 낫지요.

 

삶을 갈망하는 나머지 선행보다는 악행을 저지르기 쉽고, 또 그것이 건강을 해친다는 말은 정말이예요.

 

561 인간 위에 덮인 이 고통

 

562 처음에는 입을 다물고 불행을 숨겼어. 그 이유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을 비난하고 흉볼 수는 있지만, 자기 자신에게 많은 불행을 가져오는 혓바닥을 믿을 수는 없었으니까. 그래서 나는 이 미칠 듯이 솟아오르는 정열을 용기로 억제하려 했고, 지혜로 길들이려고 결심하기도 했지. 그러나 이런 방법으로 키프리스를 정복할 수는 없다는 것을 알게 되자, 내가 할 일은 그저 죽는 길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지.

 

563 당신은 사랑을 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무슨 이상한 일이란 말입니까?

 

그들이 정복한 사랑의 불길에 몸을 맡긴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è 불륜의 감정을 억누를 수 없어 결국 죽음을 택할 바에야 사랑을 택한다. , 죽음에 이르는 사랑이어야만 면죄부를 얻는다.

 

è 히폴리토스는 여성에게 상처를 입은 것일까? 여성이 남성을 거부하는 것과, 남성이 여성을 거부하는 것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무엇일까?

 

575 ! 불행한 도시여! 히폴리토스는 제우스의 신성한 눈을 피해서 완력으로 내 침실을 더렵혔다.

è 기가 막힌 복수로구나.

 

! 인간의 정신, 그것이 과로하면 어떻게 될까? 이 정신의 대담성과 철면피는 본질적으로 DEJG게 다른 것일까?

 

577 채식을 지상의 최고로 삼고 으시대려면 그렇게 하려무나. 오르페우스를 섬긴다는 걸 자랑하고, 그가 쓴 변변치 못한 책들을 칭송하고 싶거든 그렇게 해라.

è 평소 자기 아들의 성향을 알고 있는데 너무 쉽게 오해한 것은 아닐까?

 

584 멈춰 줘! , 살려 줘. , 무서운 아버지의 저주다. 아무라도 나를 도와서 이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 줘.

è 자살이 아닌가?

 

587 그리고 키프리스는 너의 결벽을 싫어했지.

 

 

592 죄는 개인의 독립 선언이므로, 그는 일반적인 질서를 희생시키고 스스로를 제 자신의 행동원리로서 세우는 것이다.

 

599 구체적인 것과 보편적인 것이 이처럼 완전하게 섞이고 결합하는 것이 바로 그리스 고전 시대 작품의 정수요, 놀라운 장점일 것이다.

 

601 그녀는 인간의 강제보다도 신의 명령을 택하고, 타협을 필요로 하는 인생을 거부하고 죽음이라는 절대를 취한다. 그녀의 역설적인 표현에 의하면, 이런 절대야말로 늘 살아 있는 것이다.

 

607 왜냐하면 안티고네의 여자다운 성격의 다소곳이 받아들이는 방법, 핏줄과 애정의 정리에 대한 절대적인 평가야말로 크레온의 고정관념이 되어 있는 남성적 합리주의에 대한 절대적 부정이기 때문이다.

 

608 이스메네는 자기가 여자라는 것을 부정적인 하나의 약점으로 느끼고 있다. 그러나 안티고네는 거기에서 히의 원천을 발견한다.

 

610 아마도 아이스킬로스나 프로타고라스는 그렇게 할 수 있었을 텐데. 소포클레스는 아이스킬로스처럼 이성이나 기술적인 지배에서 인간 자유의 원천을 보고 있지는 않다.

 

613 크레온은 의견의 차이를 참지 못한다. 안티고네처럼 혼자서 견뎌내지를 못한다.

 

623 시민이 어떠한 방법에 있어서건 남보다 뛰어났을 적에는, 특원으로서가 아니라 가치에 대한 보수로서 공공의 임무를 맡을 것을 명령받는다.

 

625 그는 괴로워하고, 그리고 견딘다.

 

위대한 것은, 괴로움이나 재액 없이 인간을 찾지 않는다.”

 

628

è 번역을 성의껏 하지 않았다. 말이 이상하다.

 

630 디오니소스적인 것의 참된 본질을 아직 배우지 못하여 그것을 망념인 줄로 착각하고 스스로 미친 사람처럼 행동한 사람의 경우, 그것도 또한 디오니소스의 영향이었던 것이다.

 

637 수난의 그리스도의 저자인 그리스도교 시인이, 그리스어로 전해진 가슴이 터질 것 같은 모든 말보다도 더한 신의 어머니의 한탄의 말을, 아가베가 아들의 시체를 끌어안고 자기로서는 모르는 희생의 죽음을 슬퍼하고 있는, 오늘 날 절반은 잃어버린 그 장면에서 빌려 왔다는 사실이 이상할 게 없어지게 된다.

 

645 그러나 배우의 비용은 국가의 부담이라, 그 사례와 의상 비용 등이 모두 다 코레고스에게는 부담되지 않았다. 작자에 대한 상금도 역시 국가가 제공했는데, 그 액수는 알려져 있지 않다.

 

647 기원전 468, 소포클레스와 아이스킬로스가 상을 겨루었을 때는 민중들의 감정이 너무나 흥분되어서 공평한 판정이 기대되지 않았으므로, ... 따라서 판정의 기준도 작품 자체의 예술적 가치보다는 상연 방법에 중점이 있었던 것 같이 생각되므로,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이나 에우리피데스의 <메디아>가 우승하지 못했던 것도 이런 여러 가지 사정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651 마스크는 눈의 움직임, 얼굴 표정을 완전히 연기에서 제외하였으며, 이 무표정은 극중 인물의 성격과 본질적으로 결합되고 있었다. 아이스킬로스 이래, 심한 감정의 폭발이나 격렬한 동작을 비극에서 나타낼 경우, 말투나 언어 표현으로 나타내도록 노력하고 있다. 따라서 비극은 인물의 감정과 동작을 말 자체에 의해서만 자세한 설명을 하고 있으므로, 현재 우리도 역시 비극의 대사에 의하여서만 등장하는 인물의 마음의 움직임을 짐작할 수 있다.

 

656 그리스의 비극은, 현재의 영화가 대사를 극단적으로 단축시켜서 배우의 행동에 따라 줄거리의 진전을 알리려고 하는 것과는 반대로, 독백이나 대화로 줄거리를 알렸으며, 등장 인물의 생각이나 감정을 말하여 다투고 토론하고 화해한다. 그러나 셰익스피어식으로 인문ㄹ의 감정이나 의지나 음모 같은 마음 속의 일을 독백으로 나타내는 일은 적으며, 그리스 극에 있어 독백이란 관람객에 대한 일종의 프로그램 역할을 하여 신들에 대한 기원의 형식에서도 독백이 말하는 자의 감정이나 소망을 나타내는 일은 드물다. 이미 알고 있듯이 코러스는 한번 등장하면 끝까지 오케스트라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에 독백도 독백이 되지 않는다. 게다가 셰익스피어식의 독백은 아직 발명되어 있지 않았다. 이와 반대로 코러스는 노래와 춤의 부분에서는 배우가 모두 퇴장하여 무대가 비기 때문에 완전히 자유스럽게 자기의 생각을 노래로 부를 수가 있었다. 따라서 작자는 여기서 그들의 생각을 노래로 부르게 할 수가 있었던 것이지만, 코러스는 극이 발달될수록 점점 작자에게는 방해로운 존재가 되었기 때문에, 작자는 이 특유한 자유를 이용하기 보다는 코러스 부분을 줄이는 쪽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내가 저자라면

 

무엇이든 장점이 되는 부분이 동시에 약점이 되기도 하는데, 이 책만큼 강점/약점의 동전의 양면을 여실히 보여주는 예도 드물 것이다.

 

우선, 세 시인을 한데 묶어서 한 권의 책으로 만들었다. 시인들의 대표작을 한 번에 볼 수 있다는 간편함과 작품성의 밀도가 좋다. 그러나 만약 내가 소포클레스에게 관심이 생겨서 그의 작품을 다 보고 싶다면, 나는 다른 책을 뒤적여야 한다. 이 세 명의 시인이 남긴 작품이 비단 이 책에 수록된 것 이외에도 많이 있다. 각 작가별로 따로 심도있게 책을 만들었다면 어떨까? 굳이 세 명의 작가를 한꺼번에 모을 필요가 있었을까 싶다.

 

작품에 앞서 시인 소개와 작품 소개를 하였다. 독자에게 이해력을 증진시키고 흥미를 유발한다. 마치 연주회 전에 나눠주는 브로셔와 같은 역할을 한다. 사전 지식이 있을 때, 사람들은 더욱 흥미를 가지는 법이다. 그러나 동시에 상상력을 제한한다. 즉 독자마다 동일한 텍스트를 다르게 읽을 여지를 차단한다. 이들 소개를 작품 뒤에 실었더라면 어떠하였을까? 이 역시 장단점이 있다. 독자들은 사전 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작품을 보게 되고, 동일한 시간을 투자하여 텍스트를 읽어도 많은 정보를 얻지 못할 수 있다. 그리스 비극에 대한 현대인의 사전지식이 전무하다는 점을 고려하였을 때, 앞쪽 배치가 적당할 듯하다.

 

역주를 작품의 맨 뒤에 한꺼번에 실은 것은 크게 불편하였다. 이를 찾아보기 위해서 책장을 뒤적거리는 동안 읽음의 흐름이 깨진다. 역주는 그 페이지 바로 아래에 달아야 한다. 이 편은 지저분하기는 하지만 독자가 수선거리는 것을 방지하여 오히려 독서 몰입도를 높인다.

 

매우 친절하게도, 그리스 비극에 대한 학자들의 논평을 책 뒤에 실었다. 큰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학자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모르므로 짤막한 소개글이 첨부되었더라면 좋았을 것 같다.

 

우연히 그리스 비극의 다른 해석본을 본 적이 있다. 개인적으로 동서문화사의 번역보다 다른 해석본의 극적인 번역이 더욱 마음에 들었다. 번역의 호불호를 따지는 것은 주관의 문제이기는 하지만, 원본의 단어가 무엇이었으며 왜 이리 해석하였는지, 학술적인 설명이 각주로 좀 더 첨부되어 있어도 좋았으리라.

 

여기까지가 책의 형식에 관한 생각이다.

 

보다 상상력을 발휘하여, 내가 이러한 주제의 책을 쓴다면 이렇게 하겠다.

 

현재 가장 비슷한 형식으로 상영되고 있는 연극의 장면들을 사진으로 넣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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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관련된 다른 장르의 예술 및 학문들을 링크하겠다. 가령, 엘렉트라에 관해서는 프로이트의 엘렉트라 콤플렉스에 관한 이론, 트로이의 여인들에서는 트로이 전쟁에 대한 배경 지식 등을 작품의 뒤에 각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아예 내가 그리스 비극 시인이라면, 그들이 몰랐던 다양한 예술 장치들을 이미 알고 있으므로 유감없이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코러스를 빼고 극사실주의에 입각한 영화 시나리오를 쓰는 것이다. 그러나 시대의 작품은 시대의 것으로 남길 수 밖에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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