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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5월 11일 06시 39분 등록

 

바디드 칼리 글 / 세르주 블로크 그림/ 안수연 옮김/ 문학동네 출판

 

 

책은 나는 누가 지었고, 누가 그렸소라는 말을 하기도 전부터 이야기를 시작하고 있다. 

그림책들은 '여기서부터 시작이예요'라고 일러주지 않고 먼저 시작하는 것 같다. 이 책도 그렇다.

텍스트 책들은 본문이 시작되면서 이야기를 전하기 시작하지만,

그림책들은 그림이 보여지기 시작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 그림책의 내용은 연극의 1인극 같다.

등장인물은 단 한 사람이다.

제목은 '적'이라고 하는 데, 그 적이 실제로 등장하지 않는다.

내가 적과 대치하고 있는 상황과

적의 속성과 내가 적을 대하는 행동이 나온다.

 

그리고 기막힌 반전.

 

처음엔 그림이 촌스럽다고 생각했다.

멋진 그림들이 그려진 책들이 아주 많으니까, 눈이 그런 것들에 익숙해져서

내용을 보지 않고 내린 판단이다.

그림과 내용이 잘 어울리는 그림책의 수는 그림책 수만큼 되지는 않는 것 같다.

 

적은 괴물이고,

적은 전쟁을 일으켰고,

적은 여자와 아이들을 죽이고,

적은 동네의 모든 동물들을 죽이는 잔혹한 놈이다.

그렇게 전쟁 지침서에 나와있다.

 

인간이 아닌 괴물이기에  그곳에 총질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적의 실체를 알고 나면 혼란스럽다.

적이 가진 전쟁지침서에는 '적'에 사진으로 '나'의 사진이 붙어 있다.

적은 심지어 가족도 있다.

 

 

책의 앞뒤의 표지까지 이용해서

그림책을 접하는 순간부터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깊이 생각하게 하는 구성은 정말 멋지다.

 

책의 맨 마지막 그림이 인상적이다.

 

한 사람이 전쟁을 그만하고자 하는 생각을 시작할때가 아닌,

전쟁을 그만하려고 하는 마음을 담은 행동을 시작할 때,

그때에 적은 사라진다. 2명의 적이 사라진다.

 

A_003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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