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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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나를 바라보는 세 개의 시선
첫 번째 시선.
"너 우울증 같아. 정신과 상담 한 번 받아봐."
친구가 내게 말했다. 요즘 기획중인 일로 SNS 전문가인 그녀의 도움을 받아볼 생각으로 나간 자리였다. 저 말을 듣고 화가 나지는 않았다. 친구도, 나도 이미 우울증으로 가까운 사람을 잃어본 적이 있었고, 그런 처지를 너무 잘 알고 있기에 친구가 내게 직접적으로 저런 말을 할 정도라는 것은 그녀의 눈에 내가 엄청 걱정스럽게 보이고 있다는 증거였다. 심지어 얼마 전에는 1년만에 만나는 다른 친구와 만나는 자리에서 80%는 내 걱정을 했다는 다른 친구의 이야기에 뜨악한 적이 있었다. 이런 친구의 걱정이 고맙다. 또 한편으로는 걱정시키는 게 미안하기도 하다. 그리고 친구가 나를 걱정하는 정도가 내 생각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내가 받으려는 도움에 대해서는 이미 할인쿠폰어플 회사를 다닐 때 많은 도움을 줬던 터라, '이미 다 알려줬다'며 친구는 내게 정신과 상담 받아보라는 말 하려고 나왔다며, 다시 논문을 쓰러 돌아갔다. 돌아가기 전 친구는 역시 내게 두 가지를 신신당부하고 갔다. "이런 거 할 시간에 이력서를 써. 그리고 너 공무원 시험 준비 하는 거 어떠냐?"
친구가 가고 나는 '친구의 괜한 걱정'은 가볍게 넘겨 버리고, 또 다시 내가 하고 있던 일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며칠 뒤, 그녀가 내 페이스북 담벼락에 글을 남겼다.
" 너한테 권하는 2권의 책이다.
피로사회, 긍정의 배신. 요즘 열심히 책 읽는 거 같은데 한 번 봐."
두 번째 시선.
어느 금요일, 카페에서 떠오르지 않는 아이디어 때문에 머리를 쥐어 뜯고 있다가 불현듯 '전지를 사야겠어! 아이디어를 정리하기에 노트는 너무 작아!'라는 생각이 들었다. 곧장 문구점으로 향했다. 그리고 전지 두 장, 테이프와 풀을 하나씩 사서 집으로 향한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허기진 배를 대충 채우고, 내 방 한쪽 벽에 전지 두 장을 붙였다. 그리고 우선 머리 속에 있는 것들부터 하나 둘씩 적기 시작했고, 머리 속이 고갈되자 책을 꺼내어 도움이 될 만한 내용들을 포스트잇에 옮겨 적기 시작했다. 몇 시간째 종이 앞에서 이것저것 하는 중에 엄마가 퇴근했다.
"딸, 오늘 웬일로 집에 있어?"라며 방문을 연다. "응, 할 일이 있어서"라고 시큰둥하게 대답하고, 다시 엄마를 불렀다.
"엄마~~ 이것 봐. 나 지금 사업 계획 정리하고 있어." 그러자 엄마는 종이를 스윽 보고 내게 한 마디 한다. "이게 다 니가 쓴 거야? 잘해 봐~" 큰 칭찬도 아닌데 5살 꼬마마냥 엄마의 말에 으쓱해져서는 신이 나서 다시 작업을 시작한다.
회사에 다니면서 생활비와 용돈을 줘야 할 과년한 딸이 돈도 안되고 말도 안 되는 짓을 하고 있어도, 엄마는 잔소리를 하지 않으신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니가 내 노후는 책임질거라고 점쟁이가 얘기했어."라며 지금 투자하는 거라고 말씀하신다. 물론 잔소리를 전혀 안 하는 것은 아니다. 반 백수 상태인데도 바쁜 나. 가끔 저녁에 약속이 있어서 친구들을 만나고 늦게 들어오는 날이면 "무슨 친구를 맨날 만나? 만나자고 하면 시간 있다고 무조건 나가지 말고, 니 인생에 도움이 될 사람인지 잘 생각해 보고 만나. 니가 지금 그렇게 좋다고 만나도, 너 어려워져 봐라. 지금 만나는 사람 중에 도움 줄 사람이 있는지!" 라고 오랜 삶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말씀을 해 주시곤 한다. 물론 엄마 말대로 살면 인간 관계가 너무 삭막해질 것 같다. 그러나, 나는 오늘도 엄마 앞에서는 언제나 'Yes'다.
세 번째 시선.
요즘 내게 무한 신뢰를 주고 계신 그 분. 그 분 덕분에 내가 꿈 꾸고 있는 '아이디어 컴퍼니'의 첫 번째 프로젝트를 잘 해낼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가 생겼다. 그래서 매일 쉽지 않지만, 그래도 행복한 고민에 둘러싸여 살고 있다. 물론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없을지는 내가 하기 나름이겠지만 말이다.
얼마 전 내가 그 분께 물었다. "제가 잘 할 수 있을까요?" 대답은 너무나 바로 나왔는데, "모르지."였다. 아주 명쾌한 대답이다. 사실 나도 내가 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다른 사람은 어찌 알리오. 하지만 이럴 때면 가끔 엄마가 내게 던져 주시던 말씀이 기억난다. "미나, 쟤가 안 해서 그렇지. 하면 잘 해."라는 말.
사실 내가 고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고, 그 고민으로 나올 결과물을 실제로 실행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가장 감사한 일은 '나를 신뢰해 주신다'는 것이다. 나는 '믿고' 기회를 주신다는 것. 이것이 진짜 아무것도 없는 내게 가장 큰 힘이 되고 있다.
나를 바라보는 세 가지 시선을 보면서, 당황스럽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다. '나'라는 존재는 하나일 뿐인데, 왜 내 주변에서 나를 바라보는 것은 이토록 다른 것일까? 도대체 무엇이 이렇게 나를 보는 시선을 다르게 만들었을까? 이 질문에 답을 구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측면을 고려해야겠지만, '나'를 중심에 두고 생각해 봤다.
친구가 나를 불안하게 보고 의미심장한 책 두 권을 추천해 준 것.
보험영업을 할 때 나는 항상 내가 아는 사람들 앞에서 좋고 행복하고 만족해하는 모습만을 보이려고 애를 썼다. 영업을 하는 동안 실적을 맞추기 위해 부탁을 한적은 손에 꼽을 정도인데, 그 때 부탁을 했던 사람 중 한 명이 바로 이 친구였다. 그리고 내 부탁을 거절했던 그 날 친구 앞에서 펑펑 울었던 기억이 난다. 그 전부터 그랬지만, 그 때부터 친구는 내게 더욱 강력하게 '일을 그만두라'고 얘기했다. 힘들어 하면서도 일과 사람 만나는 것이 재미있다고 늘 얘기했던 내 모습이 친구에게는 100% 거짓으로만 보였던 모양이다. 얼마 전에 고객들에게 보낸 메일에 대해서도 친구는 "행복하지도 않은데, 행복한 척하는 메일 좀 보내지 마."라고 얘기했다. 사실 친구에게 들은 이야기 중 가장 충격적인 말이었다. 그 메일을 보내던 당시에 나는 진심을 담아서 보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하나 연구원 생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친구.
지금 친구의 대학원 공부만큼이나 내 인생에 중요한 시간이었던 지난 1년간의 연구원 생활. 이 시간을 친구는 그렇게 중요한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이상한 사이비집단이라고 생각하고 있기도 하다. 얼마 전 사부님 프로필을 보냈다가 "사이비 단체 교주구만? ㅋㅋㅋㅋ" 이런 반응을 보일 정도니. 솔직히 만날 때마다 내 걱정 해 주는 건 고맙지만, 늘 너무 현실적인 조언을 많이 해줘서, 작년에 친구와의 만남이 좀 뜸하긴 했다. 더불어 대화도 많이 줄었다. 하지만 앞으로 내가 하는 일들에 있어서 누구보다 인정받고 싶은 사람이기도 하다. 그래서 내가 친구에게 보여줄 만한 성과를 내기 전까지 하는 일들을 좀 숨기고, 다시 거리를 두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엄마 역시 푸르덴셜에서 겪었던 나의 이중적 감정에 대해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친구와 다른 점은 '비록 돈은 못 벌고, 오히려 빚만 잔뜩 남겼어도, 어린 나이에 보험영업을 한 건 대단하고, 그 경험이 앞으로 내가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다'라고 믿는다는 것이다. 연구원 생활에 대해서도 얼마 전 연구원 생활하면서 더 늘었던 빚을 보고 '버럭'하긴 하셨지만, 그래도 지난 1년간 술도 멀리하고 매 주 과제하느라 바쁜 나를 보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 1년간 가장 가까이에서 나를 지켜봐 주신 분. 지난 1년간의 시간만큼은 가족이나 친한 친구들에게 보여준 내 어떤 모습들보다 더 솔직하게 보여주었다. 그래서 내게 주시는 그 신뢰는 내게 정말 큰 힘과 용기가 되고 있다.
나는 스스로를 잘 드러내지 않는 사람이다.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많이 변하지는 않을 것 같다. 하지만 과거와 다른 점이라면 나를 표현하고 타인과 소통하는 방식이 더 다양해질 것이라는 것이다. 나를 바라보는 주변 사람들의 너무나 다른 시선을 느끼면서 '나를 드러내지 않는 것'이 살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지, '나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삶에 또 얼마나 큰 도움이 될 수도 있는지를 알게 되었다. 사람은 타인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고, 살면서 용기 내고 도전하게 되는 것이 생길 때, 그 관계들에서 지지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은 무척 큰 힘이 된다. 하지만 그 '지지의 정도'는 평소에 내가 그들의 시선에 어떻게 비춰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거울이 되어 줄 지도 모른다.
#65. 아무것도 못 버리는 우리 엄마
"아니, 이건 학생이사가 아니잖아요? 4인가족 이삿짐인데??"
7년 전, 아빠가 돌아가시고, 나와 내 동생들은 서울에 있는 고시원 두 개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운이 좋게 아파트로 이사를 갈 수 있게 되어 '학생이사'라고 말하고 기사님을 불렀다. 트럭에 산더미처럼 쌓인 짐을 보고 아저씨가 했던 말이다. 여동생과 내가 함께 쓰던 방, 그리고 남동생 혼자 쓰던 방 안에 있던 물건들만 실었다면 아주 단촐했을 것이다. 그러나 20년 가까이 살았던 대구 집을 정리하면서 엄마가 보내 온 짐이 고시원 건물 지하주차장에 쌓여 있었다. 거기에는 식당에서 쓰던 엄청 커다란 주방기구들부터 치킨 배달할 때 쓰던 오토바이까지 '언제가는 쓸지도 모르는 물건들-하지만 몇 년째 존재조차 잊혀진 물건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 때의 짐들은 그대로 7년 째 살고 있는 집안 구석구석에 쳐박혀 좁은 집의 공간을 엄청나게 차지하고 있다. 당시에 가져왔던 오토바이는 주차해 둔 위치조차 까먹었다.
엄마 혼자 쓰고 있는 큰 방의 한쪽 벽은 옷으로 가득 차 있다. 그 옷들 중에 1년 혹은 2년 넘게 세상 구경을 못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아무것도 못버리는 사람>이란 책에서는 보통 우리가 가진 옷의 20%의 옷만 입는다고 하는데, 우리 엄마는 10% 정도만 입는 것 같다. 그 많은 옷들을 두고 계속 옷을 하나씩 사오는데, 그렇게 되면 그나마 기존에 입던 옷들도 벽장 속으로 사라져 버리고 만다. 얼마 전에는 집에 있던 빨래 건조대가 망가져서 새로운 물건을 주문했다. 물건이 도착하자마자 조립을 하는데, 엄마가 고장난 건조대를 버리지 않겠다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너무 황당한 나는 도대체 이유가 뭐냐고 물었다. 엄마 왈, "이불 빨래해서 널 때 써야 해." 그래서 나는 새로 산 건조대가 꽤 크고 넓어서 이불 널기에 충분하다고 설득했다. 하지만 결국 우리의 말다툼을 싸움으로 번지고, 망가진 빨래 건조대는 지금도 티비 위에 자리하고 있다.
새로운 물건을 사면 기존의 하나는 버려야 한다는 내 생각과 달리 엄마는 늘 '언젠가 쓸 일이 있다.' 혹은 '버리고 나면 꼭 쓸 일이 생긴다'는 생각으로 절대 버리지 못한다. 그러면서 좁은 우리 집은 하루가 다르게 더 좁아지고 있다. 사람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보다 물건들, 그것도 몇 년 째 사용하지 않고, 존재조차 까먹은 물건들이 차지하는 공간이 훨씬 더 많다. <아무것도 못 버리는 사람>이란 책에서는 집안에 쌓여 있는 잡동사니들이 사람의 기를 가로막고 있다고 하는데, 매우 공감한다. 집안 곳곳에 먼지가 뽀얗게 쌓인 물건들을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오면서, '이 집에서 얼른 나가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 그리고 가슴이 답답해진다.
얼마 전에는 견디다 못해 내 물건들만 싹 정리했다. 옷, 책, 가방 등 쓰지 않는 것들은 모조리 버리고, 겨울 옷도 주로 입은 옷들만 옷장 속에 정돈했다. 호주 친구가 다녀간 이후로 어지럽혀져 있던 작은 방을 깨끗하게 치우고 다시 나만의 공간으로 만들었다. 다른 엄마의 물건들을 몽땅 버리고 싶지만, 이미 몇 차례 대청소를 하면서 버렸다고 엄마와 싸운 적이 있어서 이제 다시 엄마 물건은 함부로 버리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 이렇게 마음을 먹은 후에 세탁기와 에어컨을 수리하기 위해 기사님이 다녀갈 일이 있었다. 베란다에 있는 것들과 방을 대충 치웠는데, 그 이후에 엄마가 격앙된 목소리로 내게 전화를 걸어왔다.
"베란다에 있던 대추 왜 버렸어? 호박 말린 건? 그건 또 왜 버렸어? 넌 그게 니 눈에 보이지 않든? 그거 지금 사려면 만원이 넘는다고! 니 돈 안 든다고 이렇게 막 버릴거야?"라고 다짜고짜 화를 버럭 내는 엄마.
나는 본 적도 없는 대추를 왜 버렸냐고 화를 내는데, 어처구니가 없었다. 찾아 보고 없으면 돈을 물어내라는 엄마의 말에 맘대로 하시라고 얘기하고선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리고 몇 시간 뒤, 화를 내던 엄마는 온데 간데 없고, 맛있는 찌개 끓여놨다며 빨리 밥 먹으라고 웃으며 전화를 한 엄마가 있었다. 내게 찾아내라던 것들을 냉장고 냉동실에서 찾은 것이었다.
할머니 장례식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 오는 날, 마침 장례식장이 옛날 집 근처여서 나는 엄마에게 주인이 바뀐 집을 구경하자고 했었다. 하지만 엄마는 꼴도 보기 싫다며 고개를 저었다. 20년 가까이 아빠와 함께 살면서 집에 대한 추억의 대부분은 '행복'보다는 '불행'이었을 엄마. 그런 엄마가 예전 집에 가보기도 싫다는 것이 너무나 이해가 되었다. 물건에는 그것을 사용한 사람들의 기가 담긴다고 한다. 그렇게 몸서리치게 떠올리기 싫은 기억들이 담긴 그 시절의 물건들이 지금 집에 너무 많이 쌓여 있다. 엄마의 나쁜 기억들이 담긴 물건들을 버리고, 집안에 새로운 공간들을 만들고 싶다. 그 공간이 엄마의 새로운 행복의 기운들로 가득 채워졌으면 좋겠다.
재경언니~ 맞아. 내가 봐도 우울증 증세가 있어.
술은 훔... 요즘 거의 매일 맥주를 마시다시피 하지만. ;;; 조절하고 있어요. (자제하겠습니당.;;)
자주 울기도 하지. 우는 건 요즘 좀 줄어들긴 했어.
우울증 환자를 오래 봐와서 그 끝이 어떨진 너무나 잘 알고 있기도하고.
하지만 그렇게 걱정할 정도는 아니에요.
다행히 우울증의 근원들을 하나 둘씩 인지하고 있거든. 상담은 한번 생각해볼게요~!
작년에 받았던 상담이 그런면에서 좀 도움이 됐던 것 같기도 하고.
재경언니는 참 예리하다. (나를 잘 아는 사람들은 다 비슷하게 느끼는 건가 싶기도 하고.)
나도 요즘 내게 가장 필요한 것은 '작은 성공'이란 생각이 들거든.
그래서 더 잘 해보고 싶고. ㅎㅎㅎ
공수표 날리는 대신. 그냥 열심히 해서 보여드리겠습니다~~!!! 하하하.
고마워, 재경언니~~~!!!^^
승완선배가 멘토구나.....를 확인하며... ㅋㅋㅋ 선배 미앙~~~
나는 관계가 어려운 사람이었지.
내가 보기에 너는 관계가 좋은 사람이었지.
근데 너도 힘들구나.... ㅋㅋㅋㅋ 위안받는 나는 뭐니? 이래서 너는 나의 희망? ㅋㅋ
영화 <캐스트 어웨이>에 보면 톰 행크스틑 배구공에 얼굴을 그리고 대화를 나눈다.
탈출을 시도하면서도 배구공은 들고가지...
나는 그게 그 사람을 살게 한 거라고 생각한다.
관계는 지긋지긋하지만 뗼 수 없는 마력을 소유하고 있지.
네가 생각하는 사업도 관계가 없으면 탄생할 수가 없잖니. 모든 생활이 그러하듯.
그래서 나는 네가 오늘도 좋은 관계를 맺으며 그 안에 자유로울 수 있기를 바란다.
쓰다보니 노인네 같잖아. 한살차인데... ㅋㅋㅋㅋㅋ
나는 네가 "언니"라고 하면 속으로 '옹?' 한다.
사는 건 니가 언니인 것 같은데 말이얌.... ㅋㅋㅋㅋ
ㅋㅋㅋ..
관계. 다음 칼럼 주제는 관계다. ㅎㅎㅎ.
어제 뭔가 일이 하나 있었지. 그래서 다시 관계의 어려움을 생각하고.
희망이라니. 좋쿠나. 어떻게든 누군가에게 희망이 된다는 건 좋은 거지.
영화 캐스트 어웨이 보진 않았지만, 그 장면은 알고 있지. 워낙 유명한 장면이니까.
서울이고, 언제든 연락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관계에 연연해 하지 않고, 있는 것일지도.
그런데, 오늘 카잔차키스의 <영혼의 자서전>을 읽으며 완전 공감하는 부분을 발견했어.
'나는 염세주의자였던 적이 없었으며, 항상 사람들을 (먼발치서) 사랑했고, 누구라도 나를 찾아오기만 하면 크레타인의 기질이 눈을 떠서 그를 집 안으로 맞아들이기 위해 하루를 쉬었다. 얼마 동안 나는 즐거워하며 그의 얘기에 귀를 기울이고, 그의 사상에 젖었으며, 혹시 도울 길이 보이면 기꺼이 그렇게 했다. 하지만 대화와 접촉이 길어지면 곧 나는 자아 속으로 물러나고, 혼자 남기를 바랐다.'
어때?? 요즘 내가 딱 저런 상황이거든.ㅋㅋㅋ. 특히 저 마지막 문장. 하지만 대화와 접촉이 길어지면 (급 피곤을 느끼며) 곧 나는 자아 속으로 물러나고, 혼자 남기를 (몹시) 바라지.
그러게 나도 관계 안에서 자유로워졌으면 좋겠군. 나도 가끔 언니를 '언니'라 부르면서 '옹?'이란 생각을 해.ㅎㅎㅎㅎ
그치만 우등생 루미로 거듭나면서 아주 자연스럽게 잘 받아들이고 있지.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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