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햇빛처럼
- 조회 수 2899
- 댓글 수 0
- 추천 수 0
세 달을 넘게 마무리를 짓지 못하는 일이 있습니다. 될 듯 될 듯 하면서도 한고비를 넘기면 또 다른 고비가 나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마음이 편치 않는 저에게 아내가 이렇게 이야기를 해 줍니다. 당신이 하지 못하는 일이면 다른 사람도 못 해 너무 걱정하지마. 아내가 저를 이렇게 믿어준다는 사실이 참으로 고마운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저의 마음이 편치는 않습니다.
아침에 업체를 방문하려고 걸어가면서 스스로를 꼭 안아 주었습니다. 괜찮아 그래도 괜찮아 하면서 말입니다. 지난 시절을 돌아보면 시간만 주어지면 그 어떤 것이라도 할 수 있다는 만용을 부리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단지 시간이 부족할 뿐 내가 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남의 도움을 청하는 능력도 부족한 편입니다.
나이가 하나 둘 더 늘어가면서 이제는 자신을 좀 더 냉정하게 바라볼 준비가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시절은 지나가고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무한하지 않다는 것을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무한하지 않는 시간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는 것도 조금씩 받아들이게 되었지요. 제약된 시간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내가 할 수 없는 일에 대하여 생각해 보는 시간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요즘처럼 저의 중심을 잃을 때 일수록 세상으로 시선을 돌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꾸만 도망가려하는 자신을 잡아두기가 쉽지 않습니다. 저의 중심을 잃을 때면 세상의 부조리를 욕하면서 혹은 비난하면서 나에게 주어진 무한하지 않은 시간을 소비하는 시간이 늘어가고는 합니다. 그것이 나 자신의 문제를 회피하려는 반응이라는 것을 이제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93 | [금요편지] [2] | 효인 | 2012.10.26 | 2542 |
292 | [목요편지] 잠시 쉼표 [2] | 깊고맑은눈 | 2012.03.22 | 2547 |
291 | [금요편지] [2] | 효인 | 2012.03.23 | 2549 |
290 | [목요편지] 프롤로그 [3] | 깊고맑은눈 | 2012.02.09 | 2554 |
289 | [화요편지]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 햇빛처럼 | 2012.12.18 | 2560 |
288 | [수요편지] 일상의 행복 [2] | 탑거인 | 2012.03.28 | 2561 |
287 | [금요편지] short story [1] [1] | 효인 | 2012.09.21 | 2563 |
286 | [금요편지] 나는 왜 쓰겠다고 했을까? [8] | 쇠북 | 2012.04.13 | 2565 |
285 |
[월요편지] 모바일 오피스.. ![]() | 새벽산책 | 2012.10.01 | 2565 |
284 | [목요편지] 가족여행 | 깊고맑은눈 | 2012.12.27 | 2565 |
283 | 시 한편 [4] | 햇빛처럼 | 2012.02.04 | 2566 |
282 | [금요편지] 3월 새로운 시작 [1] | 효인 | 2012.03.16 | 2567 |
281 | [수요 편지] 출장 | 포거인 | 2012.09.05 | 2567 |
280 | [화요편지]나눔 - 제가 "살 수 있는" 방법 [2] | 햇빛처럼 | 2012.02.07 | 2568 |
279 | [화요편지]동물왕국. [2] | 햇빛처럼 | 2012.10.02 | 2568 |
278 | [수요편지] 조직형 인간의 스펙 [2] | 탑거인 | 2012.03.14 | 2569 |
277 |
[월요편지] "화들짝~" 피는 야생화 ![]() | 새벽산책 | 2012.04.01 | 2569 |
276 |
[화요편지]봄소식 ![]() | 햇빛처럼 | 2012.02.28 | 2570 |
275 | [목요편지] 하루... 웃음 [2] | 깊고맑은눈 | 2012.10.04 | 2570 |
274 | 꿈벗 23기인데요... [3] | 크레피오 | 2012.12.06 | 2571 |